소설리스트

1부_27 (27/41)

이인규가 처리되는 것을 확인하고 돌아온 길에, 번서는 손님이 방문한 사실을 알았다. 그것도 젊은 여자 손님이었다.

번서의 노예들을 키 순서대로 일렬로 세우면, 서봉이 제일 앞이고 그 다음이 예하랑, 당여월, 국무령&둗무향 자매 순이다. 물론 제일 작은 국무령 자매들도 그의 노예들 중에서 그렇다 뿐이지 황국의 평균치에서는 상위권에 속했다.

찾아온 손님은 서봉과 비슷한 키를 가지고 있었다. 다만 외공 단련에도 열심인 서봉만큼 당당한 체구를 가지고 있지는 않고, 군살도 없지만 그렇다고 근육도 두드러지지 않는 적당한 것이었다. 기름을 바른 듯이 윤기가 나는 가무잡잡한 피부와 색이 옅은 금발, 그리고 안경 너머로 보이는 회색의 눈동자는 그녀가 색국인의 혈통을 강하게 이어받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해주고 있었다. 그 미모 역시 특이한 피부와 체모 색 만큼이나 한눈에 확 뜨이는 것으로, 시원스러운 인상이었다.

황국에서 안경이라는 도구는 그리 드물지 않았다. 이미 수십년 전에 색국에서 전래된 것이지만 지금에 와서는 총이나 대포와 마찬가지로 황국 내에서도 생산되고 있었다 다만 유리를 깎아 안경알을 만드는 공정이 숙련된 장인의 솜씨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보석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비쌌고, 테도 주로 비싼 재료인 상아나 거북의 등갑을 이용해 만든다. 정성스럽게 자수가 들어간 비단 안경집까지 합해지면 거의 예술품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손님으로 찾아온 여자의 차림새도 물론 훌륭했지만,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상대가 비범한 재력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것이었다.

" 안녕하세요? 저는 금여화(金呂華)라고 해요. "

금여화는 금탑삼상의 대리인 자격으로 번서를 방문한 것이라 했다. 지금까지의 일 때문에 금탑삼상에 그리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찾아온 것이 미모의 젊은 여자인 만큼 그 용건이라도 들어 주기로 했다. 의자를 내 주고 국무령이 차를 끊여오는 동안, 금여화는 품 안에서 몆장이나 되는 서류들을 꺼내어 살폈다.

" 그래서, 대체 무슨 용건으로 찾아오셨는지 들을 차례인 것 같소. "

" 음... 단도적입적으로 용건부터라, 좋네요. 저도 말을 빙빙 돌려가며 하는데는 그다지 재주가 없거든요. "

금여화가 맨 먼저 제시한 것은 하나의 지도였다. 그것은 월영포와 인근의 지리를 담고 있었고, 붉은 먹선으로 포구 인근에서 시진까지 무엇인가 덧붙여 그려진 모양새였다. 번서는 한눈에 그 그림이 시장을 사들여 무언가 새로운 건물을 지을 생각을 담은 계획이라는 사실을 알아 보았다.

" 시진을 사들여 뭔가 하려는 것이구려. "

" 네, 그리고 그 [뭔가]가 중요한데... "

금여화의 장황한 설명(그러나 필요했던)을 줄이자면, 그녀는 5일마다 열리고 있는 월영포의 시진을 상설 시장으로 바꾸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부두 인근에 거대한 창고를 세우고, 거기서 시진까지의 길을 포장하고, 시진의 점포들을 사서 새로 2층 건물로 만들어 올리는 것이다.

중주와 상주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해운포는 육로와 수로를 통해 두 주를 연결하는 요충지였다. 이런 곳이 아직까지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까닭은 모두들 지나가기만 하고 이곳에서 거래하거나 머물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잠시 붙잡을 만한 무언가를 만들수만 있다면, 제대로 돈이 모이는 곳이 되리라는 것이 금여화의 에상이었다.

이 계획을 위해 토지 매입 담당으로 임명했던 것이 이인규로, 그는 금여화가 제공한 돈을 사용해 합당한 가격에 상인들을 매수하지 않고 그 돈을 착복하고 나서 관인이라는 위치를 이용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제시했기 때문에 인심을 잃었다. 그만 인심을 잃으면 다행인데, 죄가 공표되는 바람에 금탑삼상의 평판까지 같이 급전직하했다. 

하여, 금여화의 용건은 죽은 이인규를 대신해 번서가 그 일을 맏아 줬으면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가 조현오 패거리를 시진 한복판에서 물리친 덕에(그리고 그를 살려서 시약원까지 데리고 갔던 덕에), 상인들 사이에서 심강이라는 이름이 좋게 알려져 있었던 것이다. 

번서는 잠시 생각해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금여화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

" 받아들이겠지만, 조건이 있소. "

" 무엇이든 말해 보세요. 들어드릴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

" 내 보수와는 별도로, 상인들에게 웃돈을 줘야 할 게요. 적은 액수가 아닐텐데 마련하실 수 있겠소? "

인간성의 불미스러운 현실이지만, 부모의 원수는 잊고 살아도 돈을 빼앗은 놈은 기억하는 법이다. 그걸 반대로 뒤집어 보면 조금 기분나쁜 상대라도 후한 돈이 관련되는 상황이면 얼마든지 과거를 잊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번서가 대리인으로 선다고 해도 금탑삼상의 추락한 평판은 쉬이 회복되지 않을 것이고, 잃어버린 평판을 때우기에 가장 빠른 방법은 돈을 더 지불하는 것이다. 금여화도 모자란 여자가 아니라서 번서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금방 알아들었다.

" 미련할 수 있어요. 잃어버린 평판을 다시 회복하는데 드는 비용인셈 치죠. "

" 그리고 내 보수는 돈으로 주실 필요가 없소. "

" 그러면 달리 원하시는 것이라도 있나요? "

" 부두에 세워지는 창고. 그걸 내가 관리하게 해 주시오. "

번서가 창고 관리인을 하고자 하는 이유는 물론 금탑삼상에 들어가 출세할 생각이 있어서가 아니라, 창고 관리인을 함으로써 얻어지는 이득이 자신의 당면한 목적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첫째로 창고 관리인이 되면 월영포로 드나드는 물품의 종류와 수량, 그리고 그 출처와 판매처를 알 수 있게 된다. 어디에서 어떤 물건이 나고 그 물건이 어디에서 팔리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는 뜻이고, 이는 장사의 공부가 된다.

둘째는 창고를 드나드는 상인들로부터 각지의 정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금탑삼상은 보부상부터 강상인, 심지어는 바다건너 토국과 금지된 사무역을 하는 밀수업자들까지 엮여 있는 거대한 상회다. 그런 상회의 정보망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대단한 이점이었다.

세째, 창고를 담당하는 만큼 필요할 때 무언가를 숨기기도 쉬워진다. 번서는 이미 누선을 가지고 있지만, 누선에 숨기는 양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금탑삼상이 투자해 만든 거대한 창고 안이라면 그 양은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게다가 항상 가까이 두고 관리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은닉처는 없을 것이다.

" 저를 위해 일해 주시겟다는 건가요? "

" 만약 그것이 소저의 의향이라면, 이미 나는 소저를 위해 일하는 것에 동의하고 있는 것 같소만. "

잠시 생각해 보다가, 금여화는 동의했다. 그녀로써도 비범한 무예를 보여 준 수하를 데리고 있고 근처 상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번서가 월영포에 남아서 자신을 위해 힘써 주는 것이 이득인 것이다. 합의가 이뤄지고 계약서가 작성된 후, 서로의 인감으로 날인을 마치는 일까지 신속하기 그지없는 순서로 해치운 번서는 금여화를 그녀가 타고 온 누선까지 배웅해 주었다. 

그녀가 타고 온 누선은 무지막지하게 크고 화려했다. 그리고 비로소 번서는 금여화의 신분을 알 수 있었는데, 그녀는 바로 금탑삼상의 현재 주인인 만상대인 금탑의 딸이었다. 보기보다 훨씬 거물이었던 것이다.

" 그럼 앞으로 잘 부탁 드려요, 심공자님. "

" 나 역시 잘 부탁드리겠소, 금소저. "

두명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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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자산성 인근에는 눌러 앉아 장사하는 색국인들도 많아서 혼혈이 드물지 않다. 그래서 자산성에서 모집했던 번서의 노예 중 절반(서봉과 예하랑)은 확실한 혼혈이고, 당여월은 혼혈로 의심되는 혈통을 가지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완전히 색국인을 떠올리게 만들 정도로 이국적인 용모를 가진 서봉과는 달리, 예하랑의 미모는 황국인과 색국인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도자기 같이 하얀 피부와 시원하게 트인 눈매, 그리고 은회색의 체모와 눈동자 색은 분명히 색국인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었고, 우아한 곡선을 이루는 콧날과 광대뼈가 드러나지 않는 도톰한 뺨, 그리고 새침한 느낌을 주는 작고 붉은 입술은 전형적인 황국 미인의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체형도 마찬가지여서, 키는 크지만 갸냘픈 인상을 주는 체형과 골격은 황국인의 느낌이 강하게 풍겼지만, 자랑스럽게 내밀 수 있는 가슴은 서봉의 그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크기와 모양, 그리고 탄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번서는 일찌감치 약을 써서 그 훌륭한 유방으로부터 모유를 짜낼 수 있도록 개조했고, 채화술을 통해 그녀의 내공도 그지없이 유용하게 쓰고 있었다. 또한 그녀의 무공 역시도 번서에게는 무척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다른 무공도 많이 알고 있었지만, 예하랑이 가장 즐겨 쓰는 무공은 암영각(暗影脚)이라 불리우는 권각술에 단검술이 가미된 것이었다. 이 무공은 특별한 신체적인 기예를 요구하는 무공, 즉 어릴적부터 근골을 특별한 방식으로 단련할 것을 요구하는 [상승 무공]이 아니었기에 번서는 자연스럽게 신체의 단련을 겸해서 예하랑에게 암영각을 사사받게 되었다.

" 타핫!... 차!... "

" 네 거기서 다시 나락 쓸기, 다음은 풍신각으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훌륭하시군요. "

" 쉽다더니 전혀 쉽지는 않군... "

" 여월의 참사검(斬四劍)이나 무령의 탄검술보다야 훨씬 낫지요... 그리고 시작하신지 이제 겨우 일주일(황국의 일주일은 우리 세계의 열흘이다)째인데 벌써 한번에 24식을 다 연결하실수 있다면 제가 슬퍼질 거에요. "

나이도 있고 무림에서의 배분도 있는지라, 예하랑은 어느새 노예들의 큰언니 역할을 하고 있었다. 번서로써도 노예들 중에서 중심을 잡아 줄 만한 인재가 있는 것이 관리가 편한지라, 예하랑이 다른 노예들과 살갑게 지내며 언니동생 하는 것을 말리지 않았다. 귀엽게 툴툴대는 그녀의 코 끝에 걸린 코뚜레를 살짝 튕겨준 후, 뒤로부터 그녀를 끌어 안고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집어 넣어 탐스러운 유방을 아래로부터 쓸어올리듯이 손에 넣고 주무르면, 잘 훈련된 애완 노예의 얼굴은 금새 벌겋게 달아올라 버리는 것이었다.

" 아앙... "

" 무공 단련도 좀 했으니 이제 즐길 차례겠지. "

이의는 있을 수 없다. 유방으로부터 치미는 쾌감에 자기도 모르게 군침을 흘려내 턱을 적시며, 예하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동시에 그가 있는 쪽으로 엉덩이를 밀어붙여 오는 것을 보며, 번서는 자신의 노예 훈련 방식에 확신을 가지고 웃었다.

" 아응!... "

예하랑을 뒤에서 끌어안은 채 찰진 탄력을 보이는 그녀의 커다란 유방을 주무르면서 선실로 들어간 번서는, 먼저 그녀를 침대에 던져놓은 다음 손짓 한번으로 그녀의 옷을 제거했다. 어차피 속옷도 입지 않은 단벌의 옷이다. 금새 나체가 되어버린 그녀는 약간 부끄러워 하는 몸짓을 보이며 몸을 일으켰지만, 곧 번서의 뜻에 따라 순순히 몸에 가해져 있은 음구(淫具)들을 제거했다.

" 아아읏!... 하응!... 하아...하아... 다...다했습니다... 으응... "

특별히 (성적으로)민감한 신체를 가진 덕분에 예하랑은 음구를 제거하는 작업만으로도 두번 이상 가벼운 극치를 맛보았다. 이제 완전히 발정이 나 이성을 잃어버린 노예를 밀어 쓰러뜨린 후, 번서는 그녀의 몸 위에 올라타고 그녀의 전신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진인이라 그런지 예하랑은 모든게 좋은 여자였다. 피부의 맛, 그 아래서 배어 나오는 향기, 혀와 입술을 가져다 대면 바르르 떠는 수줍고 탄력 넘치는 반응까지. 한동안 걸신들린것 마냥 그녀의 전신을 탐하며 그녀를 침과 땀 범벅으로 만든 번서는 이제 비몽사몽의 경지가 되어버린 예하랑을 일으켜 세우고 자신이 대신 침대에 누웠다.

" 하응...보...봉사 하겠습니당... "

간신히 노예로써의 대사를 생각해 내는 예하랑. 허락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마자 그녀는 굶주린 작은 짐승처럼 번서의 자지에 달라붙었다.

" 음음... 웅움... 응움... "

노예 중 구음의 기교라면 단연 국무령이 제일이고 예하랑은 아직 노예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서툴었지만, 그 열의와 서투름이 또한 매력인 것이다. 웅크려 엎드린 그녀의 풍만하고 아름다운 곡선을 가진 하얀 엉덩이 위로 손을 뻗어 항문 안으로 손가락을 하나 집어 넣으면, 자지로 느껴지는 압력이 순간적으로 강렬해 지면서 동시에 따뜻하고 축축한 항문의 점막이 손가락을 열렬히 환영하며 조여오는 것이 느껴졌다. 기뻐하는 것이다. 그리고 순간적인 경직의 시간 후에는 다시 교태를 부리듯이 천천히 엉덩이를 흔들며 구음이 재개되었다.

" 츕... 응... 춉...  "

자지의 끝까지 빈틈없이 핥아 올리고 혀로 귀두를 쓸어내듯이 애무하는 농염한 기교까지 선보이는 예하랑. 번서는 그녀의 입 안에다 한발 사정할까 하다가. 손짓 하나로 그녀의 상반신을 일으켜 세웠다. 자지로부터 해방된, 구음으로조차 쾌감을 느낀 노예의 허덕이는 입술 사이로 진한 군침이 실을 이루며 흘러내렸고, 예쁘고 깨끗한 분홍색의 혀가 붉은 색의 입술 사이로 잠깐 모습을 비쳤다.

" 이제 보지로. "

" 네... 네에에... "

넋을 잃은 것 같은 목소리와 함게 예하랑은 명령에 순응했다. 즉시로 번서의 자지에 자신의 보지를 가져다 댄 그녀는 허리를 천천히 앞뒤로 움직이며 그의 자지에 자신의 보지를 비비기 시작했다. 진주빛을 띄고 있는 예쁜 음순과 그 사이로 빼꼼히 고개를 내민 음핵이 번서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것들이 점점 붉은 색을 띄는 동안, 예하랑의 교태가 섞인 허덕임과 신음성도 점점 고조되어 갔다. 

" 아아으응!... 아으응!... "

수줍은 듯이 간간히 떨리는 허리, 보지로부터 배어 나오기 시작하는 음액이 자지를 흥건하게 적시는 모습은 연기가 아니다. 번서가 자지에 힘을 주어 보지에의 마찰을 강하게 하자, 잠시 전신을 경직시키더니 허덕이는 소리와 함게 보지로부터 대량의 음액을 쏟아 냈다. 자극이 너무 강해 절정한 것이다. 

" 하아... 하아... 죄송합니다. "

" 계속 하도록. "

" 네... "

주인의 허락도 없이 삽입하기도 전에 절정을 맞은 것을 사죄한 예하랑은, 비로소 그의 자지를 자신의 보지 안으로 인도했다.

" 으음... "

이미 절정을 맞아 충분히 적셔지고, 달아올라 있는 예하랑의 보지는 그녀가 알고 있는 유일한 자지를 지극히 열렬하게 환영했다. 딱히 타고난 [명기]가 아니라도, 이 상태의 여자의 보지는 마치 별개의 생물마냥 끈적하고 강렬하게 남자의 자지를 조여 오며 지극한 쾌감을 선사한다. 덕분에 삽입의 순간에 그가 아찔한 쾌감을 느끼며 신음을 흘린 것은 어쩔 수 없는 반응이었다. 그리고 그가 그정도 쾌감을 얻었다면, 예하랑은 그 이상의 쾌감을 얻었다는 말이 된다.

" 아!... 아아아...아히아아아아아!!! "

잠깐의 시간이 지난 후, 그녀는 길고 강렬한 비명으로 절정의 시작을 알렸다. 기다려 왔던, 아니 갈망해 왔던 삽입이다. 마침내 삽입당했다는 정신적인 해방감 까지 합쳐진 강렬한 쾌감은 예하랑을 다시 절정으로 밀어올렸다. 이번에는 작은 절정이 아니라 큰것이었다. 

그리고 예하랑은 시간 감각을 잊었다.

그녀가 다시 정신을 수습했을 때는 침대 위에 동반자가 둘이나 더 있었다. 하나는 침대 위에서 무슨일만 벌어지면 언제나 함께 하는 국무향이고, 다른 하나는 서봉이었다. 번서는 전신을 땀과 애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는 그녀들의 유방이나 보지에 손가락을 넣어 희롱하는 중이었고, 예하랑 자신도 다시 배와 가슴을 번서의 베개로 제공하는 중이었다.

" 아... 주인님, 제가 얼마나?... "

" 기절해 있었냐고? "

" 네. 아응... "

" 반시진 정도 됐군... 오늘은 제법 오래 버텼어. 칭찬해 주지. "

" 감사합니다. "

칭찬의 의미로 유방을 쓰다듬어지자, 예하랑은 다시 속절없이 발정하고 말았다. 하지만 반시진 이상 기절해 있었다고는 해도 제대로 분위기를 탔다면 두시진 이상을 번서에게 범해진 후일 것이다. 아무리 단련된 여자라도 이런 격렬한 정사를 견뎌낼 재간은 없다. 그녀의 전신은 물먹은 솜처럼 힘이 들어가지 않고 있었다.

" 가만히 있어. "

" 넹... 아앙... "

다시 예하랑의 유방을 쥐어 짠 번서는 유두로부터 새어나오는 모유를 혀 끝으로 핥아서 맛보았다. 기진맥진한 참이라 양이 많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농염한 희롱이다. 예하랑은 아찔한 쾌감에 다만 좋아 죽을 뿐이었다. 그 와중에 서봉이 깨어나서 번서에게 자신도 희롱해 달라는 듯이 그 압도적인 육체를 밀어붙여 왔기 때문에, 번서의 즐거움은 멈추는 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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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장장 네 시진(8시간) 동안을 실컷 즐기고 난 후 아직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난 번서가 아침 운공을 시작했을 무렵, 겨우 기력을 되찾은 예하랑은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부얶으로 향했다. 침대 위는 아직 서봉과 국무향이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채 어질러져 있었지만, 곧 밤동안 번을 선 국무령이 선실로 와서 청소를 시작했다. 노예들을 깨워서 욕실로 보내고 침대보를 갈면서 어질러진 것을 정돈하는 것이다. 국무령은 몹시 깔끔한 성격이라 이런 일이 체질에 맞았다. 그러는 동안 운공을 마친 번서가 자리에서 일어섰을때, 그녀는 공손히 인사를 했다.

" 주인님, 밤사이 즐거우셧는지요? "

" 그래, 너도 이제 자야 할 시간이겠구나. "

" 네. "

주인 앞에서 배설과 자위를 보이는 것은 노예의 의무다. 허락을 받아 음구를 제거한 다음 배설을 보이고, 곧바로 자위를 시작하는 국무령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번서는 그녀의 넋놓은 얼굴을 감상했다.

예전에도 자세히 묘사한 적이 있지만, 국무령은 전통적인 황국의 미인, 그것도 조금 기가 드세 보이는 미인상을 하고 있었다. 그 기가 드세 보이는 미인이 만면에 쾌감에 찌든 표정을 떠올리며 허덕이는 모습은 번서로 하여금 강한 여자를 지배하는 쾌감을 일깨워주는 바가 있었다.

" 하아... 아... 하아... 하... 그, 두번, 절정 했습니다... "

노예들에 대한 조교시에는 망가뜨릴 목적도 있고 해서 하루 백번의 자위를 요구했지만, 완전히 번서의 노예가 된 지금은 거기까지 할 필요는 없어서 열번으로 횟수를 낮추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보통의 여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치욕적이고 가혹한 대접이라 할만 하다. 하지만 노예들의 입장에서 보면 백번에서 열번으로 줄었으니 그것을 주인의 자비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천국을 지옥으로, 또는 지옥을 천국으로 느끼게끔 만드는 능력과 권위, 그것이 여자들을 노예 상태로 떨어뜨리고 지배할 수 있는 힘이었다.

" 아...아응!... 으윽!... 아...하...홉... 번... 하응!... "

" 이제 곧이다. "

" 네, 네이 주인님 감, 감사합니다...하응!...으응... 응윽!... 아아아앙!... "

번서로부터 격려를 받아서인가, 열번째 절정은 화려했다. 전신을 격렬하게 경련하다가 균형을 잃고 앞으로 엎어지는 국무령을 받아 주었을 때 보지로부터 강렬한 기세로 분사해 내는 애액에 방광에 새로 고이기 시작하고 있던 약간의 오줌이 섞였다. 그것이 노예용의 요강 밖으로 튀었기 때문에, 그녀는 몹시 공손하게 사죄하면서 자신이 더럽힌 바닥 부분을 혀로 [청소]했다. 그만한 미인이 땀 투성이의 상기된 알몸을 드러낸 채 마치 개처럼 바닥에 엎드려 스스로가 흘려낸 애액과 오줌을 핥는 것이다. 이만큼 남자의 지배욕을 만족시키는 구도가 또 있을까.

연속 자위 절정에 취해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면서도 필사적으로 의무를 끝마친 국무령을 품에 끌어당겨 안아 준 번서는, 그녀가 요강을 비우고 오는 것을 기다려 준 다음 자신의 무릎 위에 누이고 수혈을 짚어 주었다.

" 아응... "

마치 소녀같은 얼굴로 잠든 국무령을 그녀의 선실 침대로 옮겨 준 다음, 번서는 아침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잠들어 있던 당여월을 깨워서 번을 세운 번서는 서봉과 예하랑을 데리고 시진으로 나갔다. 금여화와의 계약을 수행하기 위해서였다. 

시진의 점주들의 분위기는 대체로 번서가 합당한 가격에 웃돈까지 얹어서 점포를 매입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자리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이 아직은 여럿 있었다.

이후 보름 동안, 번서는 점포를 매도하기를 거부하는 점주들을 설득하는데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완강하게 거부하는 점주들에게도 물리력을 행사하거나 협박하지 않고 금여화와의 만남을 주선해 점포를 매각하는 대신 새로 지어질 상설시장에 점포 하나를 내주는 조건으로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결국 마지막 점주의 동의까지 얻는데 보름이라는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금여화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였다.

금여화가 고용한 목수 무리들이 몰려와 상설시장의 공사가 시작되었을 때 그녀는 다시 한번 번서와 만남을 가졌다.

" 대단한 수완을 가지셨군요. "

" 웃돈을 얹어주지 못했다면 어려웠을거요. 생각해 보면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은 투자인데, 괜찮소이까? "

" 절대로 괜찮아요. 나는 확신이 있으니까요. "

자신감이 넘치는 여자, 그것도 아름다운 여자란 번서의 기호에 맞는 존재였다. 게다가 황국 제일의 거부의 외동딸이다. 훗날 도모할 일을 위해서라도 필요가 있는 여자라, 번서는 이 여자를 어떻게든 자신의 손에 넣을 생각을 했다. 물론 아직은 금여화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니, 기회를 잡는 것은 장차의 일이 될것이다.

계약대로 번서가 해운포의 창고 책임자가 된 것은 그로부터도 몆달이 지나 상설시장이 다 지어진 후의 일이지만, 그동안에도 번서는 전혀 한가하지 않았다. 혈석 광산의 관리 문제로 경운경이 거주하고 있는 합포도 정기적으로 방문해야 했고, 상주와 중주를 넘나들며 걸리적거리는 자들(주로 엣날 밀채꾼들과 관련이 있는 불량한 무리들)도 정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 진소아와도 다시 인연을 맺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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