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부_19 (19/41)

" 나에게 무슨 짓을 한거냐?... "

" 모르는게 나을텐데, "

깨어난 당여월의 입을 풀어줬을 때, 물론 그가 다짐을 받기는 했지만, 그녀는 소란 따위는 벌이지 않았다.

" 오, 그래, 네가 무엇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원하는것은 알 수 있지. 그리고 나는 그걸 줄 생각이 없어. "

"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니 그것 참... "

하지만 번서는 그 말을 끝마칠 수가 없었다. 당여월이 혀를 깨물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늦지 않아허 혀를 절반쯤 씹어 잘랐을 때 그녀의 턱을 느슨하게 만들어 저지할 수 있었지만, 그것으로도 그녀가 다른 여자들보다 훨씬 더 독하다는 사실을 절감할 수 있었다.

"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거야. 다른 의원들이면 네 잘라진 혀를 붙여놓기는 커녕 상처가 썩어가는 것을 방치할 수 밖에 없었겠지만, 나는 네 혀를 원상 복구 시킬 수 있거든. 물론 이런 짓을 한 것을 충분히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지만, 그 시도는 높이 사지. "

그 일도 있고 당여월의 상처 치료를 겸하는 의미에서, 번서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그녀를 다루기로 했다. 그녀의 기억을 되짚어 가는 것은 그녀를 노예로 만든 다음에 할 일로 미루고, 본격적으로 자기 식으로 그녀를 다루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식으로 다루기 시작한다]는 말의 의미는, 당여월이 그날부터 인간 취급을 받지 못했다는 말과 동의어였다.

전용 도구를 새로 만들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서봉과 국무령을 조교할 때 썼던 나무 틀에 그녀를 결박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엉덩이로의 식사와 금삭 착용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항문 마개가 채워지고 금삭이 요도를 파고들어왔을 때 당여월은 비로소 번서가 단순히 그녀의 몸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를 부수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그때는 이미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번서는 그녀를 범하지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당여월이 느낀 굴욕은 배가 되었다. 그는 매일 기계적으로 그녀를 재우고, 깨우고, [식사]를 주고 배설을 시켰다. 깨어 있을때도 늘 끊이지 않는 정욕에 시달렸으며, 그녀가 잠들어 있을 때도 무슨 수를 쓴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음악한 악몽에 시달리게 만들었지만, 번서 자신은 그녀를 범하기는 커녕 제대로 건드리지조차 않았다. 그녀가 손을 대서는 안되는 더러운 물건인양 취급했던 것이다. 자신의 용모에 자신, 아니 확신을 가지고 있는 그녀같은 여자에게 있어서는, 강간을 하는 것 보다 훨씬 더 굴욕적인 처사였다.

그러나 그런 굴욕과 수치, 그리고 정욕에 시달리면서도, 당여월의 눈빛은 죽지 않았다. 풀려난다면 당장 달려들어 이빨로 그의 목줄기를 물어뜯을 태세가 되어 있는 맹견과 같았다. 번서는 쓰레기 집단인 쾌락당을 만들고 이끌었다는 사실 때문에 그녀를 죽이거나 부술 생각이었지만, 무엇이 이렇게까지 이 여자를 [독하게]만들었을까 하는 사연도 궁금하기 이를데 없었다.

" 혀가 다 나았기 때문에, 지금 네 재갈을 풀거야. 다시 혀를 물 건가? 그럴거라면 미리 말해주길 바래. 이번엔 말리지 않을 거거든. 사실 나도 니 똥오줌을 구경하는데 짜증이 나기 시작했고 말이야. "

당여월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다만 불타는 듯한 증오를 담은 시선으로 그를 쏘아봤을 뿐이다. 그 시선을 맞상대 해 주면서, 번서는 그녀의 입에 물려져 있던 대나무 재갈을 뽑아 냈다.

" 나에게 뭘 원하는 거지? "

" 그냥 궁금할 뿐이야. 대체 어떤 생을 살면 너같은 여자가 되는가가 말이야... "

" 그걸 말해주면 풀어 줄건가? "

" 그게 농담이라면 내가 이 시점에서 호쾌하게 웃어야 하겠군 그래... 하지만 적어도 지금같은 꼴은 면하게 해 줄 수 있지. 계속해서 대나무 틀에 꽁꽁 묶인 채로 엉덩이를 사용해 식사를 하고 싶다면, 맘대로 하라고. 네가 망가질 때 까지 계속해 주지. "

사실 당여월에게도 혀가 낫는 이 며칠동안 겪은 일들은 그녀의 한계에 아슬아슬하게 근접하고 있었다. 엉덩이로 식사를 주입받는 것도 상상조차 해볼 수 없었던일이고, 배설을 통제당하는 상황이 주는 굴욕과 고통도 인간세상의 온갖 막장을 다 경험한 그녀에게 인간의 한계란 것이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 주는 끔찍한 경험이었다. 혀를 물어 씹었던 일도 생전 처음이라 가능했던 것이지, 이제 그 끔찍한 고통을 안다. 다시 시도할 마음은 없었다.

" 내 몸을 원한다면 나를 범하면 될것이지 왜 이런 복잡한 짓을 하는거지? "

" 그러면 재미가 없거든. "

" 악취미군. 지독한 악취미야. "

번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 인정하지. 하지만 단순히 내가, 너를 범하고 죽여버린다고 네가 만든 쾌락당이 나를 비롯해 너희들이 유희거리로 삼았던 구암도의 죄수들에게 한 일들, 대사막에서 너희들의 습격을 받아 죽거나 포로로 잡혀 노예로 팔려간 사람들에게 행한 온갖 잔학들이 보상되거나 바로잡아질 수 있을까? "

" 내가 한 일들을 부정하지는 않겠어. 그래, 내가 쾌락당을 만들었고 그놈들이 쾌락이라는 한가지 신조에 따라 살도록 가르쳤지. 그래서, 너는 복수를 원하는 건가? "

" 아니 내 복수의 대상은 다른 놈이야. 너는 그저 거쳐가는 잔챙이일 뿐이지. "

" 잔챙이 치고는 대단한 정성을 들이는군. 이런 불편하기 짝이없는 도구에... 구차한 질문에... 인정하라고, 넌 그저 종류가 다른 변태일 뿐이야. 쾌락당은 그런 놈들이 넘쳤었... 흐윽!... "

당여월이 말을 다 끝맺지 못하고 헛바람을 사킨 이유는, 번서의 손 끝이 그녀의 유두를 스쳤기 때문이다. 그동안 먹여진 약과 악몽을 통해 해소되지 않는 정욕 때문에 그녀의 몸은 자신의 몸에 맺힌 땀방울이 흘러내리는 것만으로도 벼락이 스치고 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맛보는데, 여자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유두에 남자의 손이 스쳤으니 아무리 그녀라 해도 버텨낼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잠깐 눈앞에 별이 번쩍이는 느낌을 받은 후에, 거친 숨을 몰아쉰 당여월은 다시 번서를 쏘아보았다.

" 하아하아... 그래, 이제 말로 안되니 실력 행사를하시겠다?... 어디 한번 해 보시지 그래, 약이든 뭐든 잔뜩 썼으니 아마도 네놈이 원하는 대로 울어줄 수 있겠지.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둬. 한순간이라도, 한순간의 틈이라도 내가 널 죽일 기회가 생긴다면, 넌 죽은 목숨이야. "

" 석녀인줄 알았더니 아니군 그래. 그리고 아직은 아니야. 예쁜 목소리로 우는건 네가 용서를 구걸하고 나서라고. "

" 그럴성 싶냐? "

번서는 당여월과 시선을 맞춘 다음, 아주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게 될거야. 내 장담하지. "

다음 순간, 당여월의 머리에 금침이 꽂히며, 그녀의 의식이 급격히 잦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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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아침, 성문이 열렸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에 서봉과 경운경이 시장을 보러 간 사이, 번서는 배에 진법을 설치하는 작업에 바빴다. 아무래도 아직은 인원수가 넉넉치 않다 보니 비워놓고 외출할 때의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항구의 거간꾼에게 돈을 주고 부탁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고, 자산성을 벗어난 다음의 일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자들이 돌아왔을 때는 그 작업도 거의 완료되어 있었다.

경운경은 환술이나 진법에는 완전히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배에 설치된 환상의 진을 통과하는 법을 가르치는데 약간 애를 먹긴 했지만, 그녀는 빨리 배웠다. 서봉에게서는 밥 짓는 법도 배워서 그날 저녁 식사를 만들기까지 했다. 물론 약간 꼬들밥이었지만, 초심자의 작품 치곤 대단하다고 할 수 있었다. 즐겁게 저녁식사를 마친 다음 보통이라면 이야기를 나누거나 장기를 두거나 하면서 그녀의 상대를 해 주어야 했겠지만, 이번에는 방문해야 할 곳이 있었다. 정보꾼에게서 신호가 왔던 것이다.

" 저도 같이 가겠어요! "

경운경을 말릴 이유는 없었다. 어쨌든 그녀도 복수의 권리가 있고, 자기몸 하나는 건사할 수 있는 실력자엿으니까. 번서는 그녀와 국무령을 데리고 약속장소로 갔다.

" 마영달은 죽었습니다. 지금은 그 아들 마봉춘이 마왕 행세를 하고 있지요. "

정보는 간략했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번서는 잔금을 치렀다.

" 계산이 확실한 고객이시군요. 공자님의 인품의 훌륭함을 존경하는 의미에서 추가로 한가지 정보를 더 제공하겠습니다. "

" 어떤 정보요? "

" 어제 성의 비밀통로를 통해 침입하려던 자가 잡혔습니다. 젊은 여자고, 총을 주 무기로 사용했다고 하더군요. "

그 말을 끝으로 정보꾼 소녀는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남겨진 번서의 뇌리에 떠오르는 자는 하나밖에 없었다. 진소아가 성으로 침입을 시도했던 것이다. 아마 그녀도 소식을 듣고 마영달의 죽음을 확인하려 했을 것이다. 그런데 잡혀 버렸으니 어떤 꼴을 당하게 될지 그림이 그려졌다. 잠시 그녀를 노예 후보 목록에 올려뒀었던 기억이 떠오른 그는 쓴것을 잔뜩 입안에 넣은 기분이 되었다.

" 상공, 진언니께서... "

" ...경솔했군. "

모름지기 복수는 확실해야 한다. [복수는 복수를 부른다]는 말처럼 어중간한 복수는 증오심만 키울 뿐이다. 그런 복수의 반복이 일어나게 두는 것은 모든 의미에서 낭비요 손해다. 때문에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말은 그런 복수의 고리가 이어지지 않도록 만든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면 도저히 복수할 수 없을 정도로 확실하게 상대를 박살내거나, 도저히 복수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공포에 질리게 만들어야 한다. 번서는 마음 속으로 이 거사를 치르기 전에 마영달의 가족관계에 대해 조사하지 않은 스스로를 멍청이라고 책망하며 잠시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른지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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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서의 약속대로, 당여월은 대나무 틀에서 풀려났다. 하지만 상황이 나아진 것은 딱 거기까지였다. 여전히 그녀의 요도에는 금삭이 박혀 있었고, 항문 마개도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추가로, 목에는 그녀가 정상인 상태라도 맨손으로는 절대 끊을 수 없을 정도로 견고한 철심이 박힌 개목걸이가 채워졌고, 무게만으로도 그녀를 짓누르기에 충분할 정도로 튼튼하고 굵은 주철 사슬로 바닥에 연결되어 그녀를 붙박아 놓고 있었는데, 그 사슬은 닺과 연결되어 있어서 그녀가 사슬을 바닥에서 뽑아내는데 성공하면 닺의 무게로 목이 졸리도록 만들어져 있기도 했다.

번서는 이런 사실을 그녀에게 충분히 주지시켜서 쓸데없는 자살 시도를 막았는데, 물론 그 전에 [목이 졸린다]는게 어떤 것인지 충분히 맛보여 주고 난 다음의 일이었다.

보통이라면 이 시점에서 입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 허용되어야 하겠지만, 엉덩이의 구멍으로 [식사]를 해야 하는 상황 역시도 변하지 않았다. 그녀가 음식을 거부하고 단식투쟁을 시도했기 떄문이다. 물론 반나절에 걸쳐 번서의 환술에 빠져서 육개월간 단식을 하는 극한의 경험을 하고 난 다음에는 그럴 마음을 접긴 했지만, 처벌의 일종으로써 그녀의 [항문 식사]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번서를 그녀의 꿈 속에서 튕겨 내었던 악몽, 그것이 잠들 때 마다 반복되었다. 그는 그 꿈이 정체모를 무언가에 끊임없이 범해지는 내용의 음몽(淫夢)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수단이라 보았고, 그의 예상은 정확했다.

" 제발... "

상자에서 풀려난지 나흘이 채 되지 않은 저녁의 당여월의 상태는 최악이었다. 물론 눈 아래 끼인 검은 기미를 빼고 그녀의 외적인 당당한 아름다움은 거의 쇠퇴하지 않았지만, 그 정신이 극도로 피폐해져 있었던 것이다.

가장 떠올리기 싫은 기억을 악몽의 형태로 강제로 반추 당하는 덕분에, 잠을 잘 수가 없었고, 게다가 강제로 반추된 기억이 갈수록 선명해지는 탓에 깨어있을 때조차 되살아난 기억으로 괴로워 했다. 게다가 육체에 가해지는 수치와 학대로 체력까지 점점 소진되는 상황에서 이런 정신력의 쇠퇴는 그렇게 강하던 반항심마저 급격히 누그러들게 마들었던 것이다.

" 차라리 날 범해...죽이라고. 이건 더이상 못견디겠어... "

" 이제 겨우 사흘 지났을 뿐이야. 이제부터 재미있어 질 참이라고. 그리고 죽고 싶다면 전처럼 혀를 깨물수도 있고, 조금 더 수고를 한다면 목을 매달아 죽을수도 있어. 널 가두고 있는 이 쇠창살도 두개골 보다 단단하니까 열심히 머리를 들이받다 보면 언젠가는 죽게 되지 않을까? "

" 으아아악!... "

비명을 지르며 발광하듯 몸부림치던 당여월은 번서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는 철창 밖에 앉아 있었다. 그의 눈앞에서 목에 걸린 개목걸이에 달린 사슬에 의해 목이 졸린 다음, 그녀는 뒤로 주저앉을 뿐이었다. 쓰러지듯이 뒤로 넘어지면서 다리를 활짝 벌리는 바람에 부끄러운 부분을 온통 드러내는 꼴이 되었지만, 이미 그녀는 노출에 무감각해져 있었다.

" 좋은 경치군. "

" 그래 마음껏 보고 즐기라고 이 변태야...  너 혹시 고자는 아니지?... "

먼서는 고개를 저었다.

" 그런 오해를 받다니 내 마음이 아프군. "

" 그렇지 않다면 왜 나를 범하지 않는 거지?... 내 몸이 마음에 들지 않는거야?... "

" 그래,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건 네 몸이 아니라 마음이지. "

" 흥... 말이라면 뭘 못할까... "

" 직접 보여주지. "

번서가 손가락을 퉁기자. 어둠 속에서 서봉이 걸어 나왔다. 아직 얼굴을 포함해 전신을 가리는 헐렁한 비단 장포를 걸친 채로였지만, 당여월은 그녀가 여자라는 것을 한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 벗어. "

번서의 명령 한마디에 서봉은 금방 나체가 되었다. 장포 아래에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은은한 노란색의 조명을 제공하는 굵은 황촉의 빛 아래, 서봉의 나체가 숨김없이 드러났을 때, 당여월은 자기도 모르게 숨을 집어삼켜야 했다.

" 맙소사... "

서봉의 이국적인 미모도 그녀의 놀라움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그보다는 그녀의 몸에 베풀어진 장식이 더 확실하게 시선을 끌고 있었다. 코에 채워진 코뚜레, 유두를 덮은 젖마개, 그리고 정조대가 번서의 손에 의해 벗겨지자 마자 드러난 금삭과 항문 마개... 그것은 당여월 자신도 하고 있는 물건이었지만, 다른 여자가 착용하고 있는 것을 보니 새삼 그 괴이한 아름다움에 놀라게 되는 것이다.

정조대가 벗겨지고 나자, 서봉은 자연스럽게 번서 앞에서 [대기 자세]를 취했다. 아랫배를 내 미는 변형된 형태의 기마자세를 취한 후 두 손을 머리 뒤로 올려서 맞잡는 것이다. 그녀가 노예가 되면서 처음 배운 완전한 복종의 표시다.

" 오늘은 일과를 마쳤느냐? "

" 네 주인님. 오늘은 일과를 마쳤습니다. 보지와 항문 개폐 각 이천 회, 보지나 항문에 손대는 일 없이 주인님께 범해지는 망상만으로 스무번 절정했습니다. "

" 스물 한번째를 허락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저년이 보는 앞에서다. 할 수 있겠나? "

서봉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며 순식간에 황홀한 표정이 되었다.

" 감사합니다! 물론 할 수 있습니다. 주인님. "

그리고 서봉은 그대로 뒤로 돌아서 다시 올바른 대기자세를 취한 채로 자신의 나체와 그 위에 번서의 취향으로 베풀어진 장식들을 과시해 보인 다음, 반쯤 넑을 놓은 표정으로 망상에 빠졌다.

" 하아...하아응!... 다른이에게 보이는 것이 이렇게나..기분... 좋을줄은... 주인님!... 주인니이이임!... "

푸슛!... 푸슈슛!...

엉덩이를 부르르 떨며 절정에 달해버리고 마는 서봉.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으려는 그녀를 뒤에서 받아서 끌어안은 번서는 이미 바지를 벗은 상태였다. 그것은 딱 주저앉아 있는 당여월의 눈높이쯤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황국 남자의 표준정되 되는 크기라 볼 수 있는 그의 자지도 황촉 불빛의 역광을 받는 채로 눈높이에서 보면 꽤 위협적으로 보인다.

여담이라고 할 수 있지만, 번서는 자신의 성기를 크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은 충분히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소위 [기술]역시 역시 새로운 채화공의 도움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필요없다고 생각하여 따로 색공을 연구해 연마하는 일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러니 엄연히 따지자면, 그는 [보통 남자]라고 할 수 있었다. 다만 지구력 하나는 발군이어서, 한번 시작하면 몆시간이나 상대를 바꾸어 가며 즐기는 통에 비록 조교되었다고는 하지만 무림고수라 불리우는 서봉이나 국무령 쪽이 언제나 먼저 나가 떨어지곤 했다.

" 아으아!... 아히!... 아히이!... "

다시 삽입만으로 절정을 느끼며 자지러지는 서봉. 완전히 자신에 대한 통제력을 잃은 그녀는 당여월이 갇힌 철창 앞에 머리를 기대고 배달린 채 무릏을 꿇었고, 번서에게 뒤치기로 범해지는 형국이 되었다. 땀에 젖은 채 몸부림치는 여체, 비명과 함께 튀어오르는 군침과 눈물. 어느 틈엔가 꿇어앉은 무릎 근처에서부터 서서히 그 영역을 넓혀 가기 시작하는 애액의 웅덩이. 눈이 풀린 채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비명을 지르며 연신 쾌감을 호소하는 그녀는 이미 혼백이 달아난 것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압도당하는 기분이 되면서, 동시에 발정하기 시작한 당여월의 눈 앞에서 격렬한 정사는 계속되엇다.

시간이 흐르면서 서봉의 자세는 바뀌고 있었다. 작은 절정은 셀 수가 없고, 한번 큰 절정이 올 때 마다 체위를 바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위가 바뀌어도 언제나 똑같았다. 일방적으로 비명을 지르는 것은 서봉이었고, 짐승과 같이 거칠게 여자를 밀어 붙이는 번서의 지구력에는 한계가 없어 보였다. 마침내 자궁에 사정받은 서봉이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거품을 물고 졸도했을 때, 당여월의 무릎 아래에도 작은 웅덩이가 만들어져 있었다.

일부러 천천히 자지를 닦아 내고 바지를 챙겨 입은 담은, 번서는 기절한 서봉의 몸을 닦아 주었다. 비단 수건으로 보지부터 시작해서 허벅지를 거쳐 종아리와 발 끝까지 닦아 준 다음, 다시 아랫배에서 시작해 유방과 목을 거쳐 얼굴을 닦아주고, 뒤집어서 등과 엉덩이를 닦아 주는 것이다. 금삭의 마개를 뽑아서 소변까지 시켜 주면, 뒤집어졌던 여자의 눈동자가 제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아직 몸을 움직일 기운은 없고, 목을 쓰다듬어주면 마치 고양이같은 소리를 흘린다. 그러면서 그녀는 철창 너머의 당여월을 향해 우월감 넘치는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마치 [넌 이런거 못하지?]라고 말하는 듯이...

주인인 번서가 가장 좋아하는 모습을 유지한 채로 언제 어디서나 그의 명령에 따르고 그가 원하는 형태로 범해지고 울어 주는 것. 그것이 생명도 영혼도 그에게 맏긴 양순한 애완 노예이다. 거기서 초래되는 성적인 쾌감이 넘치는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당여월을 향해 그녀가 우월감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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