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앙새란 이름을 가진 여인은 홀로 해변가에 집을 짓고 살고 있었다. 앞뜰로 나온 그녀는 붉은 사과를 아작아작 씹어먹으며 파도소리를 감상했다.
"아, 후련해."
시원한 바람. 탁트인 바다. 그 동안 자신을 억압하던 새장을 벗어 던진 것 처럼 말끔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 난리가 났겠지..."
피앙새는 피식 웃고 말았다. 자신은 너무 사랑만 받으며 철저한 감시 속에 곱게만 자라왔던 그녀였다. 만약 자신을 도와주었던 신비의 난쟁이가 아니었더라면 철통 같은 새장의 감시를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름 모를 난쟁이는 피앙새를 새장 안에서 꺼내어주었을 뿐만아니라, 지금 그녀가 머무는 아름다운 통나무 집으로 안내해 주었다. 그리고 난쟁이는 주기적으로 음식과 옷을 배달해주었다. 피앙새가 이름을 물어보아도 난쟁이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어쨌든 그녀는 새장을 벗어났다는 즐거움이 극에 달해있는 상태다. 더 이상 아무것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멋지게 생긴 왕자님만 있다면 좋을텐데..."
실제 동화 속 공주님처럼 아름다운 그녀였다. 새까만 곱슬머리가 길게 파도치며 싱그러운 윤기를 머금었다. 까만 머릿결에 대비되는 새하얀 피부는 하얀 산호의 색과 비슷했다.
육감적인 매력은 없었지만, 새콤한 풋사과처럼 청조하고 매력적인 이미지가 극에 닿아 있었다. 바람에 춤추는 하늘색 원피스는 그 매력을 더했다.
세상의 때가 전혀 묻지 않은, 장차 자신에게 덮칠 비극은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철없는 동화 속 공주님. 사실 이곳이 누군가의 강력한 손길로 치장된 곳이라는 것을 그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아이러브 애플!"
사과를 베어물며 해변을 노닐던 그녀가 걸음을 문득 멈췄다.
"어머?"
처음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최근들어 사람을 본 일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 아름다운 해변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남자를 발견한다는 사실은 더욱 동화같은 이야기였다.
"이봐요?"
쓰러진 남자. 긴 군청색 머리가 어지럽게 뒤엉켜 있었다. 남자의 귀에 여인의 손길이 닿았다.
"이봐요. 정신차려봐요!"
*
랑스는 깨어질 것 같은 머리를 붙잡고 몸을 일으켰다.
"으으으... 머리야..."
눈앞에 있는 피앙새를 발견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어? 유희야... 너 갑자기 엄청 예뻐졌네!?"
"예?"
"유희... 아... 가만..."
랑스는 혼란스런 기억을 되짚어 보았다. 기억하는 것은 우칼딘에게 심장이 꿰뚫리는 것으로 마무리 되어 있었다. 랑스는 털이 쭈뼛서는 기분을 느끼며 심장을 찾았다.
가슴은 멀쩡했다.
"아아..."
아직 혼란스런 기분에 휩싸인 랑스는 침착히 생각을 되짚어 보았다. 이내 머릿속에서 발버둥치는 카자파흐의 잔류를 느끼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카자파흐 녀석이었구나. 운이 좋았어...'
며칠 째 바다의 조류에 휩쓸려 떠돌아 다니던 랑슨느 매우 배가 고팠다.
"저, 저기..."
"예?"
"먹을 게 지금 이거 밖에 없어서..."
다소곳이 사과를 내미는 피앙새를 빤히 올려다 보았다. 사과와 예쁜 그녀를 번갈아보다가 결국 사과를 받아들였다.
"고, 고맙습니다."
아작 아작.
피앙새는 남자에게서 호기심을 느꼈다. 자신이 머물던 새장은 너무 억압이 심한 탓에 남자와의 대화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마음껏 남자들과 대화할 수 있다.
"생각보다... 기운이 넘치네요? 전 죽은 사람인 줄 알고 걱정했어요."
"예? 예.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랑스는 몸을 일으켜 머리를 숙였다. 굽신거리는 성격은 아니었으나 어쨌든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에게 예우를 갖추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랑스는 서둘러 몸을 뒤척거렸다. 스탐블링거는 여전히 허리에 매달려 있었다.
"아차... 다이아몬드..."
주머니에는 겨우 다섯 알갱이의 다이아몬드만 남아있었다. 소량의 다이아는 유희가, 또 대량의 나머지는 선박에 놔뒀었다. 안타깝게도 유희의 행방을 불명했고, 다이아와 금괴를 놔둔 선박은 박살이 나버렸다.
"제길... 해적질 한번 해먹기 더럽게 어렵군..."
"예?"
"아, 아닙니다. 그나저나 여기가 어디지요?"
"리스본... 에서... 음."
그녀 또한 위치를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몰랐다. 단지, 자신이 도망쳐 나온 새장. 리스본 항구와 인접한 곳이라는 것 밖에. 피앙세가 손가락을 물며 어물쩡 거리며 시간을 끌고 있을 때 랑스가 되물었다.
"리스본이요?"
"예. 몰라요? 포르투칼 사람이 아닌가봐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이 세계의 나라들은 아무리 들어도 익숙치 않았다.
"일단... 전 떠나야 겠네요."
"예? 어딜요?"
"저랑 함께 다니던 동료가 있어요. 그녀는 에스파니아 사람인데... 으음."
유희에 대한 설명을 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쫓기는 입장에서는 어쨌거나 말을 아끼는 게 좋다.
"아! 그래요? 당신도 에스파니아 사람이셨군요!"
아니라도 대답하려다가 고개를 끄덕여 버렸다.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우겨보았자 자신은 고향에 대한 기억도 없었다. 랑스는 피앙세에게 제안했다.
"저랑 같이 가볼래요?"
"예?"
피앙세는 뜬금없는 제안에 주저하고 말았다. 랑스에 대한 호기심과 모험에 대한 기대감이 일순간 솟아 올랐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모습을 드러내선 안된다.
"죄송해요."
랑스는 고개만 살짝 끄덕인 채, 주저없이 문밖을 나섰다. 피앙세가 다시 마음을 돌릴 틈도 없었다.
피앙세가 문밖을 마중나가며 손을 흔들었다.
"잘가요오!"
여전히 대답없이 손을 흔드는 랑스였다.
*
밤이 찾아왔다. 피앙세는 시간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 시간이라면 틀림없이 난쟁이가 찾아올 시간이이었다.
누군가 문을 두들겼다. 똑똑똑.
"왔어요!?"
피앙세는 자신의 허리쯤에 눈높이를 맞추며 반갑게 문을 열었다. 역시 기다렸던 것 처럼 난쟁이가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 정상적인 누군가가 서 있었다.
"어!?"
마치 늑대를 연상시키듯 털이 덮수룩한 남자였다. 남자가 이를 드러내며 탐욕스런 눈으로 피앙세를 바라보았다.
"안녕하십니까. 피앙세 프리실라."
피앙세는 자신의 정체를 알아보는 남자에게서 섬뜩한 기분을 느꼈다.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당신은 누구...?"
"사냥꾼입니다."
"사냥꾼...?"
"당신을 사냥하기 위해 찾아 온...!"
피앙세가 눈을 크게 뜨며 비명을 질렀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61&WTV1471013=528246680&WTV1392781=34384779&WTV1357910=273489&WTV1357911=3125720&WTV246810=169&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새장 안의 파랑새&WTV9172643= 랑스는 점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계속 같은 지역을 맴도는 느낌이었다.
"그렇군... 결계야."
기억을 잃은 자신은 결계를 뚫는 법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그러니 그가 향할 곳은 한곳 뿐이었다. 랑스는 피앙세의 통나무 집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서 들려오는 뜬금없는 비명소리에 눈살을 찌푸리며 달려나갔다.
남자의 손아귀에 사로잡힌 피앙새는 도저히 움직일 수 없었다. 그것은 그녀가 신비롭다고 여기던 난쟁이의 짓이었다. 사냥꾼이 피앙새에게 손을 뻗기 시작했다. 피앙새는 겨우 입술만 움직여 말을 더듬었다.
"무, 무슨 짓을..."
"사냥꾼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크크크."
사냥꾼은 대번에 피앙새의 발목을 붙잡고 위로 들어올렸다. 가냘픈 허벅다리 끝에 순결한 피부와 솟옷이 보였다. 사냥꾼은 솟옷의 가냘픈 끈을 붙잡았다. 피앙새는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이게 뭐야. 이 남자는 누구길래! 지금 무슨 짓을 벌이려는 거야!
난쟁이는 멍한 눈빛으로 피앙새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난쟁이의 눈은 누군가가 피앙새의 모습을 전달해 주고 있었다. 새장을 벗어난 것이 아니었다. 작은 파랑새는 새장보다 더욱 철저한 함정에 고립되고 말았던 것이다. 단 한번도 닿아보지 못했던 순결이 사냥꾼의 손에 닿기 시작했다.
"싫어!"
필사적으로 힘을 주자 몸이 움직였다. 속옷을 잡아당기는 사냥꾼의 가슴을 걷어찼다.
"큭..."
덕분에 사냥꾼의 손에 잡혔던 손옷 끈이 뜯겨졌다. 피앙새는 얼릉 피마자락을 무릎사이에 찌르며 사냥꾼을 노려봤다.
"크크.. 그래. 반항해야 재미있지."
사냥꾼이 밧줄을 꺼내들었다. 밧줄 끝에 무거운 추가 달려있어 조절할 수 있게 만든 포박류였다. 사냥꾼은 밧줄을 허공에 빙빙 돌리더니 능숙하게 집어던졌다. 좌르륵.
"싫어!"
마치 뱀처럼 움직여 피앙새의 사지를 포박해버리는 밧줄. 피앙새는 발버둥치다 넘어지고 말았다. 움직일 때마다 밧줄이 심하게 뒤엉켜 이제는 도저히 반항할 방법이 없었다.
"누가 좀 도와...!"
그때 난쟁이가 요란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침입자 발견, 침입자 발견! -
전혀 말을 못하던 난쟁이가 기계처럼 입을 벌리자 피앙새는 그제서야 난쟁이의 정체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게 되었다. 저 난쟁이, 인형이었잖아...! 엄마 무서워...
그러했다. 공주인 피앙세 프리실라. 음흉한 계획을 품고 있는 여왕은 피앙세를 주시하기 위해 난쟁이를 만들어 낸 것이다. 난쟁이를 통해 피앙세가 왕궁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돕고, 자신이 마련해 놓은 결계에 피앙세를 가둬둔 것이다.
- 침입자... 입... 치이... 피시시식... -
소름돋는 인형의 소리를 내던 난쟁이는 갑자기 바람빠지는 소리와 함께 알람을 멎었다. 그리고 곧 이어 반쪽으로 깨끗이 갈라져버렸다. 사냥꾼은 긴장하며 활을 꺼내들었다. 이곳, 여왕이 펼친 결계는 여왕의 허락이나, 마법적인 이해가 없다면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구역이었다. 그런데 이 구역에 자신들을 제외한 누군가가 있었다.
"누구냐!"
어두운 문밖. 그곳에서 붉은 눈동자가 번뜩였다.
"말해도 모를 걸. 난 이 세계 사람이 아니거든."
목소리를 들은 피앙세가 반갑게 소리쳤다.
"당신!"
"후후. 당신 피앙세라고 했지? 내 목숨을 구해줬으니까 뭐, 이번엔 내가 도와주도록 하지."
사냥꾼은 코웃음을 쳤다. 여왕이 비밀리에 고용한 실력있는 청부업자였다. 그런 자신이 듣보잡에게 당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결계에 들어올 수 있는 걸 보니 꽤 실력이 있는 모양이군. 후후후... 덤벼보시지."
사냥꾼이 재빨리 활을 당겼다. 랑스는 날아오는 활촉의 경로를 정확히 살피며 한발 옆으로 움직였을 뿐이다.
"호오. 제법이군."
핑! 피피핑! 연사적으로 %26#50161;아지는 화살. 피앙새가 질끈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랑스는 발의 앞축을 살짝 비틀어 %26#50161;아지는 화살을 모조리 피했다. 사냥꾼은 점점 약이 오르며 이가 갈렸다. 빠르게 시위를 당기던 사냥꾼은 날아가는 화살에 뒤섞이며 검을 빼들었다.
파캉!
"큭!"
사냥꾼은 뒤로 주루룩 물러났다. 검을 빼드는 사냥꾼의 모습을 보며 화살을 잡아 암기처럼 날렸기 때문이다. 검을 휘두르던 사냥꾼은 가까스로 그것을 받아칠 수 있었다.
랑스는 사냥꾼을 무시하고 피앙세를 보며 말했다.
"당신, 중요한 여자구나?"
"예?
"결계안에 갖혀있는 걸 보니까... 더군다나 마법으로 만들어진 인형의 감시를 받고 있다니... 이 남자는 또 뭐지? 더럽게 약하네."
사냥꾼은 점점 마음이 다급해졌다. 저 남자!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강했을 뿐더러, 벌써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있는 것이다. 여왕의 계획은 절대로 세어나가서는 안돼! 이쯤되자 사냥꾼은 죽음을 각오하고 품에서 양피지를 꺼냈다. 여왕이 무슨일이 생길 경우에 사용하라고 했던 것이다. 양피지 안에는 심각한 마법이 담겨있었다.
"어어, 그거 위험한거지?"
"헉..."
사냥꾼은 신음을 흘렸다. 앞에서 들려오던 남자의 목소리가 어느새 뒤에서 이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비장의 카드로 꺼내들었던 양피지는 어느새 상대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랑스는 양피지를 단호하게 찢어버리며 말했다.
"이 여자가 상당히 중요한 사람인가보네. 그리고 알 수 있어. 이 여인을 노리는 너희들이 악당이라는 것을."
*
피앙새가 말했다.
"당신... 왕궁에서 본 적 있어요. 그쵸?"
"큭..."
랑스의 등장으로 상황은 완전히 뒤바꿨다. 사냥꾼은 밧줄에 꽁꽁 묶여 포박 당한채로 피앙새의 추궁을 당하고 있었다. 그녀의 말을 듣던 랑스가 탄성을 질렀다.
"호오... 공주라고?"
"...비밀이에요."
"공주... 공주라..."
공주라는 말에 피앙세는 정색했지만, 랑스는 뭔가 짚이는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랑스의 입술이 중얼거렸다. 서리하 왕녀... 공주라는 단어에 자연히 따라붙는 이름. 그게 누구였더라.
피앙세의 추궁을 받던 사냥꾼이 이를 드러냈다.
"피앙세... 당신이 아무리 그래보았자 별 수 없어. 이곳은 결계의 내부라고, 왕비의 힘이 없다면 이곳을 벗어나지 못해. 후후후..."
랑스는 무표정한 얼굴로 팔짱을 꼈고, 피앙세는 왕비라는 말에 눈을 반짝였다.
"역시, 계모가 당신을 고용했군요? 그렇다면 왜 왕비님이 저를..."
사냥꾼은 생각했다. 비록 자신이 이들에게 붙잡혔다고 해도, 어차피 이곳은 결계안이었으며 누구도 벗어날 수 없다. 랑스라는 남자가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곧 있으면 찾아 올 왕비의 적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한 생각에 사냥꾼은 더욱 더 의기양양해져서 비밀을 누설하기 시작했다.
"후후후... 그렇지. 나는 오필리아 왕비님의 충실한 종이다. 곧 무너져 내릴 포르투칼을 개혁하기 위해 노력중인 것이지. "
"그게 무슨 소리에요?"
"멍청한 너희 왕 때문이라는 소리다! 광활한 대항해시대인 지금! 영국은 무적함대를. 에스파니아는 성녀회와 해적들을 끌어모으며 강대한 해군력을 만들고 있다. 오스만 제국 또한 삼각%26#46042;대로 유명하며 노르웨이의 바이킹과 이탈리아, 네델란드는 서로 든든한 해상 연합군을 구축하고 있지. 그런데 우리 포르투칼은? 뭘하고 있는거지?"
"평화를 선호하며, 신항로를 개척하고, 또 교역품을 거래하는 일에 힘쓰고 있어요."
"그게 문제다!"
"선량하게 잘 살고 있는 우리 나라가 뭐가 문제가 되는데요!?"
"맘에 들지 않아! 조금 더 강압적이고 압도적인 힘이 필요하다! 평화? 신항로? 교역? 웃기는 소리. 그러니 무적함대의 먹잇감이 되지. 그렇게 온순한 양처럼 풀만 뜯어먹다가는 지금 같은 시대를 살아가지 못해! 지금 이 시대는 대항해시대다. 해적과 각 나라의 사략선들이 서로를 물어뜯기 위해 해군력을 기르는 시대!"
랑스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무슨 말인지 대충 이해했어. 역시 마음에 드는 시대구나. 근데... 궁금한게 있거든. 왜 너희 나라의 공주를 가둬두었던 거지?"
피앙세도 그점이 매우 궁금했나보다. 사실 랑스가 아니었다면 자신은 지금즘 사냥꾼의 몸아래 깔려 눈물과 신음을 흘리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사냥꾼은 비열한 웃음을 지었다.
"이러한 추세로 간다면 우리 나라는 곧 끝나게 될 것이다."
"뭐 난 관심없지만, 그래. 그렇다고 쳐."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나만 짐작하는 게 아니었지. 왕비는... 나를 불렀다. 그리고 영국에 협상을 제시했다. 먼저 우리 포르투칼 쪽에서 기가막힌 선물을 주겠다고. 그러니 그걸 받고 동맹을 맺자고 말이지. 크크크..."
사냥꾼의 눈빛이 피앙새를 빠르게 %26#55133;겨보았다. 랑스는 벌써 말의 내용을 눈치챘고 피앙새 또한 어깨를 감쌌다.
"저를... 영국에게 재물로 보낼 생각이었나요? 대가는요?"
"그뿐만이 아니야. 조건은 한 가지가 더 있지. 왕의 죽음."
"뭐, 뭐라고요?"
"포르투칼의 왕, 프리실라 3세의 죽음. 그때가 되면, 왕이 없어진 포르투칼은 즉. 오필리아 왕비가 통치를 맡게된다. 초식동물 같은 왕은 사라지고 강대한 힘을 추구하는 왕비가 포르투칼을 이끌어 가는 것이지. 무적함대인 영국은 우리를 도울 것이고 말이야. 나 뿐만이 아닌 많은 대신들이 그런 왕비를 따르고 있다."
영국의 무적함대가 포르투칼을 대상으로 갑작스레 사략행위를 선포한 이유는 역시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포르투칼의 공주, 영국에게 충실한 오필리아 여왕이 다스리는 포르투칼. 이 두개의 요소는 바로 왕비가 영국과 거래한 뇌물이었다. 피앙세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반복되는 일상, 숨막히는 새장을 벗어나고 싶어하던 마음은 철없는 공주의 생각일 뿐이었다.
그때, 랑스는 크게 하품을 했다.
"별거 아니네. 뭐."
"뭐라고...?"
"예!?"
"피앙세라고 했지? 공주... 공주님. 그러니가 그 왕비라는 여자만 죽여주면 되는거지?"
모두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랑스를 보았다.
"내 목숨을 구해줬으니 그 정도 보답이야 해 줄수 있어. 그런데 나도 한 가지 요구해도 될까?"
"무, 무슨...?"
"왕비라는 여잘 죽이면 나랑 같이 항해 좀 하자. 재미있을거야. 어때?"
피앙세는 차마 대답하지 못했고 포박된 사냥꾼도 어처구니 없는 웃음만 흘릴 따름이다.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군. 아까도 말했듯이 이곳은 결계... 이곳을 빠져 나가려면 마법의 이해가 없다면... 어!?"
사냥꾼이 랑스의 발밑을 바라본 순간 비웃음이 싹 가셨다. 랑스의 주변에는 수많은 도형들이 즐비하게 그려져 있었다. 랑스가 그 동안 말이 별로 없던 탓은 결계를 해제할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던 중이기 때문이다.
"그, 그건...!"
결계가 부서지기 시작했다.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61&WTV1471013=531372740&WTV1392781=34384812&WTV1357910=273489&WTV1357911=3125722&WTV246810=170&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새장 안의 파랑새&WTV9172643= 결계가 깨어지자 세상은 피앙세가 기억하는 리스본의 밤거리로 뒤바꿔 있었다. 그녀는 경악하며 주변을 두리번 거렸지만 랑스는 이런 현상은 익숙한 것처럼 반응을 보였다.
"이곳이 어디지?"
수도 리스본. 피앙세는 손가락을 들어 왕궁을 가리켰다.
"저기가 제가 살던 왕궁이에요. 저를 가둬두었던 여왕과... 또 아버지가 있어요."
피앙세는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오필리아 여왕, 그녀는 나라를 장악할 생각으로 아버지와 자신을 영국에 팔아넘겼다. 아버지가 무사해야 할텐데...
"아빠..."
피앙세는 눈물을 흘렸고 랑스는 까만 밤거리를 둘러보았다. 포르투칼의 수도라서 그런지 밤거리도 활기찼다. 간간히 지나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민들이라 공주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다. 아직 공주의 실종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여왕을 죽이면 되는거지? 내가 도와줄게."
랑스의 의로에 피앙세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리 남자가 강하다고 해도 한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걸 알았다.
피앙새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훗... 도대체 당신 정체가 뭐에요? 보니까 결계라는 것...? 오필리아 어머니... 아니! 마녀들이 부리는 거 아닌가요? 어떻게 그곳을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우칼딘의 검에 심장을 꿰뚫렸던 랑스. 목숨을 잃어가던 랑스는 반사적으로 카자파흐의 힘을 끌어다 썼다. 그 결과 카자파흐의 힘은 아직 자유자재로 부릴 수 없지만, 내면을 읽는 지경에 이르러 버린 것이다. 카자파흐는 마법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드래곤이라는 종족이었다. 인간이 펼친 결계를 빠져나올 방법은 너무도 간단하게 읽을 수 있었다.
"내가 누구냐면... 나도 잘 몰라."
"예?"
"난... 이세계가 아닌 먼 세상에서 건너왔어. 결계 따위와는 비교도 안되는 엄청난 차원을 거슬러 온거지... 결계따윈 나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어. 사실 결계 안에서 다시 널 찾아간 건, 네가 마음에 들어서야."
랑스는 자신의 처지를 먼저 설명했다.
"기억을 잃었어. 내가 행동하는 것은 오로지 본능에 의한 것 뿐이야. 단 한 가지... 남아있는 그것을 붙잡고 난 이세계를 걷고 있지. 그러니까 내가 누구냐면..."
피앙세는 랑스의 얼굴을 잠자코 올려다보았다. 피앙새의 하얀 피부가 달빛을 받아 반짝였다. 곱슬거리는 가만 머리가 싱그러운 향기를 내뿜었다. 랑스가 말했다.
"나는 해적이야."
그때, 요란한 폭발소리가 들려왔다. 퍼어어엉! 그 소리에 어두운 거리가 반응하며 불이 반짝였다. 피앙새와 랑스는 황급히 밝아오는 성을 바라보았다. 피앙새의 눈에서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아... 아빠."
포르투칼 왕성이 불에 타고 있었다.
*
결계에 가둬두었던 피앙세. 그리고 피앙세를 팔아넘기기 전, 사냥꾼은 공주의 몸을 맛보려고 결계안을 파고 들었다. 그것은 여왕의 명령이 아니었을 뿐더러, 피앙세의 몸이 탐났던 사냥꾼의 독자적인 행동이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랑스의 등장으로 여왕의 계획은 세어나가게 되어버렸다. 더군다나 피앙세 프리실라가 결계밖으로 도주해버린 것이다. 원래였더라면 왕을 암살하려는 오필리아 왕비의 계획은 곧 있으면 해안에 도착할 영국의 무적함대와 함께 미루어졌어야 했다. 그러나 이렇게 된 지경에서라면 조금 더 일을 빨리 시작했야한다.
랑스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리고 오필리아 왕비는 만만한 여자가 아님을 인정했다.
"도와주려고 했는데... 의외로 강적이었네. 피앙세라고 했지? 복수는 나중에하고 일단 도망쳐야겠어. "
피앙새의 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왕궁에서 역적들의 외침이 크게 터져나왔다.
- 왕은 죽었다. 모두 오필리아 왕비님께 무릎꿇어라! -
왕궁의 높은 테라스에 왕비가 걸어나왔다. 왕비가 치켜든 손에 왕의 잘려진 목이 들려있었다.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피앙세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여왕은 발 아래 엎드린 신하들에게 선포했다.
"피앙새 프리실라 공주를 잡아라!"
여왕의 손가락은 어둠속에 숨어있는 피앙세를 정확히 가리켰다.
"공주는 저곳에 있다!"
여왕의 대처는 굉장히 신속했다. 와아아아! 함성소리와 함께 병사들이 표적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랑스는 쓰러진 피앙새를 안고서 달리기 시작했다.
"저기있다! 잡아라!"
"젠장!"
랑스에게 포르투칼의 수도는 너무도 낮선 곳이었다. 길을 모르는 상태로 숙련된 병사들과, 마을 사람들의 제보를 피하기에는 너무도 힘겨운 싸움이었다.
랑스가 도주하는 좁은 골목에 병사들이 가득 대기하고 있었다.
"사격!"
탕! 타타타탕! 랑스는 조총을 발사하는 사병들을 보며 반사적으로 바닥을 굴렀다. 총알이 뺨을 스치며 찰과상을 입혔다.
"젠장... 공주 앞에서 총을 사용하다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더러운 놈들..."
랑스는 침착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거대한 가로수였다. 랑스는 피앙세를 놔둔 채, 단번에 오른 손 주먹으로 가로수를 후려쳤다.
우찌지직 쿵!
OPG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병사들은 나무가 부러지는 모습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 설마 평범해 보이는 남자가 부러진 나무를 자신들에게 집어 던지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채, 방아쇠를 천천히 당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의 뇌가 상상하지도 우려는 현실로 일어나 버렸다.
"으아아악! 피햇!"
쿵! 가슴이 으깨진 놈들. 당황해서 허공에 총을 쏴대는 놈들. 운좋게 깔리지 않은 놈들은 상식을 불허하는 공포에 질려 달아나고 있었다.
"후..."
한숨을 내쉰 랑스가 다시 피앙새를 안고 달리기 시작했다. 수많은 병사들이 자신의 뒤를 쫓는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랑스는 이를 갈았다. 아무리 자신이 OPG와 스탐블링거를 가지고 있다 한들, 이대로 쫓기다가는 틀림없이 왕비에게 사로 잡히고 말 것이다.
"빌어먹을! 바다가 도대체 어느 방향이야!"
랑스의 유일한 계획은 바닷 속으로 뛰어들려는 것이었다. 수영이라면 어떠한 파도앞에서도 자신이 있었으니 리스본을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급한 와중에서도 걸음을 늦추며 바람을 느꼈다. 바람의 방향, 바다의 냄새를 찾아 코끝을 실룩거렸다.
"서쪽이다!"
서쪽에 해변이 있었다. 그곳을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랑스는 걸음을 우뚝 멈출수 밖에 없었다.
수많은 병사들과 함께 묘령의 여자가 랑스와 피앙세를 기다리고 있었다.
"호호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잘 생긴 남자로군요."
화장이 굉장히 화려하고 짙은 여자였다. 언젠가 보았던 악마, 베나로즈 처럼 굉장한 요사스러움이 깃들어 있는 여자였다. 가슴을 절반가량 드러낸 파인 드레스, 치마가 굉장히 짧아 두툼하고 육감적인 허벅지가 요염하게 드러났다. 랑스는 대번에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 챌 수 있었다.
"여왕... 오필리아?"
"호호. 제 이름을 알고 계셨습니까?"
여왕은 랑스를 살폈다. 뜬금없이 나타나 자신의 일을 방해하는 변수.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놈에게선 이상한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만약 그것이 터져나왔을 경우에는 아무리 자신이라해도 절대 감당할 수 없는 그러한 기운이었다.
여왕은 병사들 앞을 지나치며 랑스에게 말했다.
"당신을 살려주겠습니다. 단 조건이 있지요."
랑스 또한 긴장했다. 자신이 만나 본 가장 강한 적수, 우칼딘과 흡사한 기운이 풍겨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여왕은 자신을 살려주겠다며 한발짝 양보를 한 것이다.
랑스는 잘 됐다 싶어 고개를 끄덕였다.
"조건이라고?"
"사냥꾼을 만나보았지요? 놈의 %26#49461;부른 판단을 한탓에 죽여버렸지요. 그래서 충실한 부하가 필요합니다."
랑스의 등에 업힌 피앙세가 의식이 돌아오는 지 뒤척거렸다. 오필리아는 말했다.
"그러니 먼저 프리실라를 넘겨주십시오."
랑스는 씨익 웃어보였다. 그리고 그 동안 움켜쥐고 있었던 스탐블링거를 뽑아들어 휘둘렀다. 엄청난 방전이 %26#50161;아져 나갔다.
좌좌좌좌좍!
여왕은 눈을 번쩍 뜨며 허리에 차고 있던 채찍을 휘둘렀다. 채찍이 뱀처럼 요동치며 뇌전을 모조리 상쇄시켰다. 여왕의 채찍은 이어서 랑스의 뒤를 노렸다.
"어딜!"
파캉!
이어서 여왕의 신호를 기다리던 조총수들이 방아쇠를 당겼다. 타다다다다탕!
"크윽..."
랑스가 손을 앞으로 뻗으며 뒤로 주루룩 밀려났다.
그 모습을 본 모두가 경악한 신음을 흘렸다.
"초, 총알을 마, 막아냈다..."
랑스의 뺨에서 피눈물이 줄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비록 총알까지 막아낸 그였지만 이제 한계였다.
"젠장... 기억만 돌아온대도..."
기억이 돌아왔다면 카자파흐의 힘을 마음껏 개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상태로는 이것이 한계였다.
여왕이 채찍을 후려쳤다. 랑스는 힘없이 눈을 감았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61&WTV1471013=534498975&WTV1392781=34384856&WTV1357910=273489&WTV1357911=3125725&WTV246810=171&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새장 안의 파랑새&WTV9172643= 유희 프랑디아는 틀림없이 죽을 목숨이었다. 그러나, 유희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두르던 나비유의 팔이 멈추고 말았다. 자의가 아닌 누군가의 방해가 분명했다.
그녀의 얼굴에 분노가 서렸다. 카탈리나를 노려보았다.
- 너... -
카탈리나는 여유롭게 팔짱을 꼈다.
"난 아무짓도 안했는데요?"
나비유는 다시 침착을 가다듬고 카탈리나의 상태를 살폈다. 향취를 내뿜는 머리카락은 묶여 있었고, 총과 칼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자신에게 손을 쓸 여건도, 틈도 없었다.
나비유는 다시 높이 팔을 들어 검을 휘둘렀다.
"......"
다시 팔은 허공에 우뚝 멈췄다.
- 이게... 도대체... -
감지력이 뛰어난 나비유의 능력에는 아무런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한 노릇이었다. 유희의 목을 자르려던 자신의 팔이 어느 한계점 이상으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나비유는 다시 카탈리나를 노려보려고 했다. 방해 요소라면 틀림없이 그녀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언제 수를 부렸지. -
카탈리나는 양 어깨를 으쓱하며 한탄했다.
"정말 나는 아무 짓도 안했다니까?"
- 거짓말... -
"검은 장미회의 대장이라더니 생각보다 바보로군..."
-...무슨 말이지. -
"유희를 잘봐. 지금 뭘 하고 있나."
나비유의 시선이 유희를 보았다. 유희는... 자신을 올려다보며 웃고 있었다. 유희가 소리쳤다.
"잡았다!"
이제 껏 잠을 자는 척 능청을 떨었던 유희가 몸을 벌떡 일으켰다. 나비유는 몸을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납득이 가지 않는 얼굴로 유희를 노려보았다.
- 어떻게... -
유희가 빙긋 웃으며 품에서 지팡이 하나를 꺼내들었다. 모든 걸 납득한 나비유가 태어나 처음으로 좌절감을 느꼈다.
- 그것은...! 미스틸테인! -
성녀들은 자신보다 높은 권의자에게 절대 반항할 수 없다. 그것은 철저한 위계질서라기 보다도 성녀들의 근원을 통제하는 성물의 힘 때문이었다.
1급 성녀들은 주교의 명령을 따를 수 밖에 없다. 법을 집행하는 검은 장미들의 힘 도한 1급 성녀를 제압하기에 충분하였지만, 주교보단 한 단계 아래일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유희는 가장 먼저 대주교 비슈누를 찾아간 것이었다. 처음부터 목적은 비슈누가 아니라 그녀가 가진 성물이었다. 처음부터 나비유를 사로잡을 함정을 파기 위해서, 자신의 자유를 강제적으로라도 인정받기 위해서 미스릴테인을 훔쳐왔던 것이다.
카탈리나가 붉은 머리를 풀어헤치며 떨어진 무기를 챙겼다.
"대단해 유희... 나비유를 사로잡다니."
- ....... -
카탈리나는 성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귀족, 잘나가는 기사 가문이었기 때문에 그러한 성녀들의 질서를 잘 알고 있었다. 유희는 잠들기 전에 카탈리나에게 전음했다. 카탈리나는 그 말을 떠올렸다.
- 저에게 미스틸테인이 있어요. 걱정마세요. -
작전이 따로 오간 것은 아니었다. 만약 그 이상 대화를 나누엇다면 나비유가 눈치 챘을 것이다. 아주 자연스레 납득한 결과가 나비유를 사로잡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
나비유는 묶여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도망갈 수도, 유희와 카탈리나에게 해를 끼칠수도 없었다. 유희가 미스틸테인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스틸테인을 잊어버리지 않는 한, 나비유는 유희가 마음 먹은대로 따를 수 밖에 없다.
카탈리나가 해변에서 물고기를 잡아왔고, 유희는 모래를 파 게와 조개를 꺼내왔다. 불을 지피며 음식을 먹었다.
"자! 너도 먹어. 나비유"
미스틸테인을 가진 유희의 말에 어쩔 수 없이 음식에 입을 댔지만, 나비유의 마음은 행동을 혐오하고 있었다.
- 내 마음은 널 따르지 않는다. 추락한 성녀여. -
카탈리나가 나비유를 힐끔 봤다. 아직도 복면을 쓰고 있어서 암살자의 풍모가 번져나오고 있었다. 카탈리나가 검을 빼 들었다.
"카탈리나 왜 그래요?"
"이 여자 얼굴 좀 보려고. 넌 궁금하지 않니?"
카탈리나가 검을 그었다. 유희의 하얀 얼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유희의 얼굴이 반사적으로 옆으로 돌아가며 단발머리가 찰랑였으나, 짧은 탓에 얼굴을 가릴 수 없었다.
"우와..."
"...아..."
둘다 탄성을 질렀다. 유희가 생긋생긋 웃으며 나비유에게 다가갔다.
- 보, 보지마. -
"꺄, 귀여워!"
"그러게! 정말 귀여워 죽겠네."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이유가 있었다. 저런 얼굴로는 상대방이 우습게 여길 것이다. 통통한 볼살과 커다란 눈동자, 앵두같은 입술은 귀여움의 극치를 달리고 있었다. 거기에 반비례하는 불만섞인 표정이 오히려 귀여움을 북돋았다.
- 내 볼을 잡지마라 타락한 성녀! -
"꺄르르르, 귀여워 귀여워!"
"귀여운 나비유! 많이 먹어라!"
나비유는 치욕스런 기분을 느끼며, 음식을 먹을 수 밖에 없었다.
*
다음 날, 그녀들은 항구도시를 찾아 해변을 걸었다.
"그나저나 랑스를 어디가서 찾지... 무사할까..."
"걱정 마. 일단 세빌리아로 가서 우리 집에 들리자. 다시 배를 준비하고 출항해야지. 선술집에서 정보를 얻으면 랑스라는 남자는 금방 찾아낼거야."
어느새 카탈리나는 랑스라는 남자에게 호감을 갖고 이는 중이었다. 자신과 잘 맞는 유희 프랑디아가 그를 극찬했을 뿐만 아니라 그 덕분에 우칼딘에게 붙잡힌 자신이 도망 칠 수 있었다. 카탈리나는 확신했다.
'그와 협력하자. 그와 함께라면 우칼딘을 잡을 수 있어.'
카탈리나는 확신했다. 그 당시 배가 불에 타고 모조리 침몰하는 걸 봤지만, 우칼딘과 랑스. 그들은 쉽게 죽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나비유를 바라보았다.
"귀여운 나비유, 너 우리일에 협력할 생각은 없니?"
- 내 임무는 오로지 타락한 성녀를 처단 하는 일. -
유희는 머리를 긁으며 베시시 웃었다.
"내 임무는 널 타락 시키는 일!"
유희는 랑스가 함께 없다는 게 한탄스러웠다. 랑스와 함께 였다면 나비유에게 여자의 정체성을 심어줄 수 있었을 텐데. 카탈리나가 모르겠다는 투로 말했다.
"타락?"
"호호... 그런게 있어요."
그녀들의 망막에 멀리 떨어진 항구마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행이다!"
도착한 마을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굉장히 서정적인 곳이었다. 유희 프랑디아는 이곳의 정경을 보며 자신이 다스렸던 프랑디아 도시를 자연히 떠올려 버렸다.
- 그립지? -
"전혀."
유희는 씁쓸한 기색을 전혀 내색하지 않고 카탈리나의 뒤를 쫓았다. 복종의 사슬에 얽메인 나비유는 그저 유희를 따를 뿐이었다. 카탈리나는 마을의 중심을 가로질렀다. 빼어난 미안 셋이 나란히 걷는 통에 마을 남자들의 시선을 대번에 잡아끌었으나 별 문제는 없었다.
카탈리나는 저택의 문을 두드렸다.
"엔시아 가문에서 왔습니다. 카탈리나 엔시아입니다."
이곳은 카탈리나가 잘 아는 라울 자작의 저택이었던 것이다. 라울 자작은 카탈리나가 살아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카탈리나! 당신 죽었다고 소문났어요!"
"죽을 뻔 했죠."
"우칼딘하고 싸웠다는 이야기가 정말! 아니, 우칼딘의 선박이 박살났다는 말이 정말입니까!"
"그래요. 하지만 제 작품은 아닙니다..."
라울은 카탈리나와 함께 온 두 여자를 살폈다. 카탈리나도 그렇지만 둘다 넋을 놓고 쳐다봐야만 예의일 정도로 아름다운 미녀들이었다. 라울은 역시 그녀들이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라는 것을 짐작했다.
"함께 오신 미녀분들은...?"
"안녕하세요? 지금은 퇴직한 성녀, 유희 프랑디아라고 합니다."
"헉... 당신이 소문에..."
카탈리나가 사늘한 눈치를 주자 라울 자작은 금세 입을 다물었다. 이어진 나비유의 소개에 라울은 더욱 기가막힐 지경이다.
- 검은 장미 결사대. 나비유. -
카탈리나는 혼잡에 휩싸인 라울에게 짧게 본론을 전했다.
"배를 준비해 주세요. 라울. 금괴는 은행에서 엔시아 명의로 이체 될 겁니다."
뒤에서 눈치만 보던 유희도 카탈리나에게 윙크를하며 한 마디 더 건넸다.
"란디르 백작에게도 소식 좀 전해주실래요? 당신이 내린 임무는 실패했다고... 송구스럽지만 랑스의 소식을 알아내면 연락 좀 달라고 전해주세요."
*
랑스의 코끝에 미혹적인 향기가 스쳐지나갔다. 그것을 감지한 랑스가 눈을 떳다.
"제길... 너무 쉽게 잡혔어."
랑스는 너무도 분했다. 결국 오필리아 왕비에게 피앙세를 빼앗기고 자신마저 사로 잡혀 버린 것이었다.
틀림없이 포박되어 있을 줄 알았던 랑스는 몸이 포박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오히려 몸은 기운이 넘쳤다.
"여기가 어디지...? 피앙세는...? 아, 어서 유희도 찾아야 하는데... 무사할까."
뿐만 아니었다. 자신이 깨어난 곳은 향긋한 향내가 침대, 고급 경대와 수납장, 거울이 반짝이는 고급스러운 방이었다. 몸을 포근하게 감싸는 이불의 원단은 최고급이었다.
방문이 열렸다.
"후후후... 깨어나셨군요."
"너...!"
들어 온 여자는 바로 자신을 제압한 오필리아 왕비. 그녀가 교태스런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어떤가요. 생각은 해 보셨어요?"
생각? 여왕이 말하는 생각이란 바로 그녀의 부하가 되는 것이었다.
랑스는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 자신이 알몸이라는 사실에 잠시 주춤했다.
"후후후... 당신의 존슨은 정말 징그럽군요."
랑스는 문득 부끄러움을 느꼈다. 이상하게 자신의 성기가 빳빳하게 팽창해 있었던 것이다. 여왕이 말했다.
"그리고 매우 마음에 들어요. 괜찮다면 지금이라도 섹스를 허락할 수도 있습니다."
"뭐? 섹스...?"
"예. 저를 따라주겠다고 약속한다면 언제든 저와 할 수 있습니다. 저를... 먹고싶지 않나요?"
랑스의 시선이 오필리아 왕녀를 담았다. 화장이 짙었지만 그 상태로 원숙미가 철철 넘치는 얼굴이었다. 깊게 파여진 드레스의 상의 안쪽으로 유방의 둥그런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의자에 앉아 다리를 천천히 꼬았다. 두툼한 허벅지가 접혀지며 풍만한 내음을 풍겼다.
남자는 성기를 바짝 세우며 말했다.
"당신과 하, 하고 싶어."
여왕이 교태스럽게 입을 가리며 허락했다.
"그럼 하세요."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61&WTV1471013=537682148&WTV1392781=34388541&WTV1357910=273489&WTV1357911=3126059&WTV246810=172&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새장 안의 파랑새&WTV9172643= 왕비는 몸을 일으키며 어깨는 내렸다. 몸에 걸친 가녀린 드레스가 요염한 허벅지와 매끈한 종아리를 드러내며 흘러내렸다. 풍만한 가슴을 겨우 더 받친 속옷과 수풀의 실루엣이 하얀 천아래 은밀히 드러나 있었다. 랑스가 손을 뻗으려고 할 때 그녀가 뒤로 살짝 물러나며 말했다.
"저를 갖는 대신 당신은 제 명령을 따르는 겁니다. 후후후..."
랑스의 눈에는 오로지 풍만한 유방의 굴곡만 보일 뿐이다. 유희의 것도 굉장히 컷지만, 왕비의 숙성된 유방은 차원이 달랐다. 랑스가 다시 손을 뻗으려 하자 왕비는 다시 뒤로 몸을 뺐다. 랑스는 안달이 나서 소리쳤다.
"알았다고. 네 명령을 따를 테니까 어서!"
"호호호호... 드디어..."
처음 여왕은 사냥꾼을 사로잡고 자신의 계획에 끼어든 랑스를 죽여 버리려고 했으나, 직접 대면을 하고나서 마음이 바뀌었다. 대면한 랑스에게서는 흑마술에 몸을 담근 자신이 읽어내지 못하는 대단한 내력이 숨겨져 있었다. 그의 잠재력은 장차 자신이 이끄는 포르투칼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 여긴 것이다.
그러나 랑스가 지키려고 했던 공주, 피앙세는 반드시 영국의 제물로 바쳐야한다. 랑스가 피앙세에게 집착하는 마음을 돌리기 위해 왕비는 자신의 몸을 랑스에게 던지려고 마음 먹은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랑스를 사로잡아 몸을 살필 때, 그의 성기가 어지간히 컷으며, 그곳에선 자신의 음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이 흘러나왔던 것이다. 그것을 느낌 왕비는 몸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왕비는 마음 먹었다. 반드시 이 남자와 관계를 맺기로. 앞으로도 할 수 있는 만큼 음욕을 발산하기로...
실룩대는 랑스의 성기를 보며 이제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는지 남자 앞에 무릎을 꿇었다.
"으읏...!"
랑스는 이번 차례도 왕비가 뒤로 물러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순순히 무릎을 꿇고 자신의 성기 앞에서 입을 벌리기 시작했다. 랑스는 일순간 주저해 버렸다. 피앙세. 그녀를 구출해야하지 않는가! 왕비는 피앙세를 영국에 팔아넘기려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여자의 유혹은 너무도 달콤한 것이었다.
"뭘 꾸물거려요? 어서 내 입술 안으로 들어와봐..."
왕비는 어린아이를 달래듯 남자의 고환을 쓸어만졌다. 팽팽하게 솟은 남성의 핏대가 터질듯 꿈틀거렸다. 오필리아는 터질듯한 귀두를 혀끝으로 쓸어올렸다.
"으으으읏!"
랑스의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며 엄청난 쾌락을 더이상 절제하지 못했다.
"읍!"
성숙한 여인의 입안을 가로지르는 남성. 딱딱한 각목 같으면서도 입안 벽에 닿으면 부드럽게 뭉개지며 미끌어진다. 커다란 귀두가 여왕의 목젖 끝까지 닿기 시작했다. 쑤걱쑤걱쑤걱쑤걱
"하읍 흡 흐읍!"
여왕의 머리가 움직임에 맞춰 조율하기 시작했다. 오필리아의 테크닉이 능숙한 탓에 여유가 있을 때마다 요도를 쓸어 올리며 최상의 쾌락을 주기위해 애를 썼다. 그러한 테크닉에 녹아내린 랑스는 여왕의 머리를 움켜잡고 사정없이 왕복을 강행했다.
"우아아악!"
랑스는 성기를 뽑아내고 여왕의 남겨진 솟옷을 모조리 벗겼다. 여왕의 머리를 땅바닥으로 눕히며 그녀의 음부 쪽으로 몸을 돌렸다. 랑스의 성기를 다시 입에문 여왕이 기대에 벅찬 신음을 흘렸다.
"하아앙..."
랑스의 코앞에 무성한 수풀. 여왕은 이미 어떤 행위든 허락하려는 것 인지 다리를 활짝 벌렸다. 능숙한 자태의 검붉은 음순들이 요동쳤고, 정점에는 크리토리스가 한것 발기되어 있었다. 랑스는 그녀의 안쪽 무릎에 팔을 끼워놓고 혀를 뻗기 시작했다.
랑스의 성기를 입에 문 오필리아는 음부에 와닿는 남자의 혀를 음미하며 성기를 빨기 시작했다. 음란한 소리가 방안을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읍컥. 읍! 흐읍."
쯔압. 쪽. 낼름 낼름. 여왕의 몸 위에 올라탄 랑스. 그의 아랫베에 풍만 유방이 출동하며 뭉개졌다. 바딱 선 유두가 민감한 피부를 간질였다.
"히이이이익!"
"으아아아악!"
한참 행위를 지속하던 둘은 몸을 떨며 한 차례 절정을 맞이했다. 사실 오필리아는 이 방에 성욕과 자극을 증대시키는 최음제를 뿌려놓았다. 랑스가 향긋하다고 느낀 것은 왕비가 뿌려놓은 최음제의 향기였다. 피앙세를 지켜야 한다는 목적 의식을 잃은 채, 여왕의 몸에 완전히 빠져들고 있는 랑스였다.
랑스는 오필리아를 일으켜 세워 침대의 모서리를 붙잡게 했다. 여왕이 상체를 숙이며 엉덩이를 높게 쳐들었다. 솟아오른 자신의 음부가 남자의 손에 쫘악 벌려지기 시작했다. 검게 펼쳐진 날개. 이제까지의 경험을 증명하듯 검게 뚫린 구멍. 그곳은 요염하기 그지 없었다.
"구멍이 잘 보이는데..."
"하윽... 어서 넣어줘..."
"발정났군..."
랑스의 머릿속엔 아무것도 없었다. 유희도, 프리실라도, 간혹 생각나던 훅스턴이나 카시아란 이름조차 완전히 잊어버렸다. 눈앞에 있는 오필리아. 그녀와 항상 이런 하루를 보내는 것이라면 그녀의 부하로 있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무심코 하게됐다.
그리고 자신의 팽창한 기둥을 잡았다.
"넣는다!"
"하아... 하앙...!"
귀두가 오필리아의 입구에 닿았다. 성숙한 검은 빛 날개가 움츠려 들며 귀두를 요염하게 감샀다. 랑스의 것이 너무 큰 탓에 입구에서 조금 주춤거리며 살들이 엉켰다.
"우웃!"
"하응! 조금 만 더...! 흐응!"
입구에서 행위가 멈추자 여왕은 스스로 손을 뻗어 풍만한 엉덩이를 더욱 넓게 펼쳤다. 음부의 입구가 넓게 확장되며 귀두가 미끌어지기 시작했다. 그녀가 고개를 비틀며 신음을 토했다.
"히이이%26#51084;!"
천천히 미끌어지는 허리. 그리고 남자의 기둥을 뱀처럼 감싸며 달팽이처럼 끈덕이게 미끌어졌다. 귀두가 벌어지며 꿈틀거리는 돌기들이 민감한 속살을 간지럽혔다.
랑스가 뱉어내는 체액과 오필리아의 것이 뒤섞이며 밖으로 거품을 머금고 흘러내렸다. 랑스는 크게 소리를 지르며 쑤셔박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
"하응! 흐아아앙! 하읔!"
점점 박동이 빨라졌다. 풍만한 엉덩이가 사타구니에 부딪혀 거세게 출렁였다. 양쪽으로 쫙 벌어진 여왕의 다리사이로 화장이 번지고 표정관리가 안되는 얼굴이 거울에 적나라하게 비췄다.
그녀의 구멍안으로 거대한 남성이 쑤걱쑤걱 왕복을 가하고 있었다.
"히익! 으히이이익! 너무 좋아! 흐익!"
사실 그동안 오필리아는 조루였던 왕과 지내며 욕구불만에 시달려 있었다. 제대로 임자를 만난 여왕은 마음껏 쾌락을 갈급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히익! 조금 더 빨리해줘!"
여왕은 스스로 자세를 바꿨다. 엉덩이를 치켜든 자세에서 정면을 보며 다리를 높게 들었다. 남자가 그 위에 포개어지자 다리를 어깨위로 걸치며 랑스의 엉덩이를 세게 움켜잡았다.
"빨리! 흑! 아흑! 히이이익!"
오필리아는 자신의 음부가 이상해지는 것을 느꼈다. 한계점 이상으로 늘어나고 깊숙히 들어오는 기분. 여왕은 저질러지는 음부를 관찰했다.
"히이이익! 변했어! 흐익! 아윽! 좋아!"
오필리아의 크리토리스가 너무 발기해서 새싹처럼 여물이 달린것처럼 변해있었다. 음부의 살들이 마찰에 팽창하여 짐승처럼 부풀어 올라있었다. 마치 자신이 더 이상 타락할 대가 없는 요녀로 변해버린 기분이 들었다. 어느새 오필리아의 몸은 정점을 넘어섰다.
"히이이이익! 으히이이익! 꺄으으윽!"
바들바들바들. 바들바들바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리를 펼치는 랑스의 손은 놔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여왕이 몸을떨며 실신할 지경에 이러렀음에도 속도를 전혀 늦추지 않았다. 오히려 반동은 더욱 강해졌다. 퍽. 퍼퍼퍼퍽. 퍼퍼퍽. 요도가 벌어졌다 다시 닫혔다. 고환이 거칠게 흔들리며 흘러내리는 애액과 부딪혔다. 자신의 엉덩이를 붙잡고 흔들림을 조절하던 여왕은 이젠 촛점잃은 눈초리로 자신의 크리토리스와, 유방을 거칠게 주무르며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오필리아가 또 다시 정점에 치달았다.
"꺄아아아아아앙!"
그녀의 음부안에 박혀있던 기둥에서 뜨거운 것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울럭. 찌이이이익. 울럭 울럭. 찍 찍 찌이이익.
사정이 끝났음에도 성기를 뽑지 않았다. 둘다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아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랑스는 성기의 힘이 빠지고 있음에도 간혹 허리를 들석여 여왕의 비명을 이끌었다.
"하윽! 하으으응...! 히익!"
마침내 랑스의 것이 뽑혀나왔다. 음부를 꽉 채운 그것이 빠져나오자 상쾌한 소리가 울퍼졌다. 포옹. 연이어 흘러내리는 하얀 액체. 주룩, 주루루룩. 피지지직. 찍.
"하응... 하으으으응..."
쾌락에 취해, 묘약에 취해 잠들어 버리는 그들이었다.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62&WTV1471013=540812532&WTV1392781=34388827&WTV1357910=273489&WTV1357911=3126084&WTV246810=173&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새장 안의 파랑새&WTV9172643= 다음 날이 왔다. 랑스가 눈을 떴을 때, 여왕은 사라지고 없었다.
"하아... 꿈은 아니었나보군."
침대의 시트가 얼룩져 있었다. 어젯 밤 너무도 거칠게 일을 치룬 탓에 귀두는 벌겋게 부어있었다. 랑스는 여왕의 행위가 자신을 현혹시키려는 잔꾀임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랑스는 비웃을 뿐이었다.
'난 여자가 몸을 내어준다고 항복을 선언하는 약한 남자가 아니다.'
옷은 한켠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OPG와 스탐블링거를 찾았으나 역시 그대로 있었다. 채비를 갖춘 랑스는 긴장했다.
'쉽게 보내주지 않겠지. 틀림없이 저번처럼 결계라던가 뭔가 있을거야.'
또한 자신의 목적은 피앙세를 구출하는 것이었다. 이 건물 어딘가에 있겠지.
"음!?"
마음을 다잡던 랑스는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방이 기울어져 있었다.
"그렇군... 배였구나."
건물의 내부라고 생각하던 랑스는 그제서야 안심하며 걸음을 옮겼다. 건물이 아니라면 오히려 다행이었다. 배가 커봤자 얼마나 크겠어.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었다. 배의 하층, 선실인 모양이었다. 흔들리는 복도를 걸었다.
"겔리선인가... 생각보다 크군."
걷는 중에 아무도 마주칠 수 없었다. 하지만 걸으면 걸을수록 많은 사람들의 요란스런 웅성거림이 희미하게 들려오는 듯 했다. 조금 걷다보니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였다. 웅성거리는 소리는 계단 아래서 드려오고 있었다. 랑스는 계단 아래로 걸음을 옮겼다.
"읏...!?"
랑스는 흠칫했다. 그곳엔 여왕, 또 귀족들로 짐작되는 많은 사람들이 둘러앉아 있었다. 그들이 바라보는 곳에는 커다란 무대가 자리잡고 있었다.
오필리아 여왕이 랑스를 맡이했다.
"후후후... 오셨군요."
"무슨 꿍꿍이지...?"
"어머 쌀쌀맞아라. 어젯밤 제 몸이 마음에 안드셨나봐요?"
근처에 있던 남자 귀족들이 음탕한 웃음을 흘리며 랑스를 곁눈질 했다. 랑스는 불쾌함과, 불안함을 느끼고 검의 손잡이를 잡았다. 여왕이 비웃었다.
"후후후... 겁낼 것 없어요. 당신에게 좋은 구경을 시켜주려고 하는 것 뿐이니까."
여왕이 사람들을 향하여 손짓하자 무대가 훤하게 밝혀졌다. 그리고 무대에 묶여진 여자를 보며 눈을 번쩍 떴다.
"피앙세...!"
-
여왕이 교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어젯밤 제 몸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그로인해 제 명령을 따르기로 했지요."
랑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단지 무대위에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있는 피앙세를 바라볼 뿐이다. 단숨에 검을 뽑아 여왕을 죽이려고 마음 먹었다. 그러나 영왕은 그런 랑스의 생각을 눈치채고 말했다.
"지금 당신은 힘을 쓸수가 없어요."
"...무슨 소리지?"
"제가 아무 생각없이 몸을 허락했을 거라고 생각합니까?"
랑스는 그제서야 눈을 부릎뜨며 몸에 힘을 줘 보았다. 그러자 근육이 뒤틀리는 강렬한 통증이 몰려왔다.
"이게 무슨...!"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오늘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오니까. 어젯밤 당신이 맡았던 향기는... 그런 약이었죠. 성욕을 극대화 시키지만 여자와 관계를 맺게되면 하루 동안 근육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만들지요. 고통을 참고 검을 휘둘러봐야 상대를 베기 전에 검을 떨어트리고 말거예요."
주변에 앉아있는 귀족들이 랑스를 보며 비웃음을 건넸다. 고급스런 테이블과 의자. 향긋한 안주와 술. 마치 좋은 공연을 감상하러 온 사람들 같았다. 랑스를 비웃던 그들이 다시 피앙세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피앙세는 속이 훤히 비치는 야한 옷을 입고 손발이 묶여진채 침대위에 눕혀져 있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모두 영국인 입니다. 무적함대의 선장들이지요."
"너...!"
"예. 맞아요. 왕의 목숨과 피앙세를 이들에게 팔아 넘기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이제 곧 피앙세는..."
무대위로 남자 한명이 천천히 올라갔다. 남자는 아예 옷을 다 벗고 피앙세를 탐욕스런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곧 이어 피앙세의 몸위로 포개어지기 시작했다. 피앙세가 눈을 떴다
"꺄악!"
"흐흐흐흐..."
모인 남자들이 저질스런 웃음을 머금으며 술을 들이켰다. 피앙세에게 손을 뻗는 남자는 공주의 비명에 오히려 흥분을 했는 지 옷을 벗기는 손놀림이 거칠어 졌다.
"그만 둬...!"
"그것을 제 권한이 아닙니다. 피앙세는 이제 저들의 것이에요. 저들에게 공주의 처녀가 바쳐지는 순간 영국의 무적함대는 포루투칼과 연합할 것입니다."
피앙세의 상의가 모조리 찢겨졌다. 하체를 가리던 가냘픈 천은 넝마가 되어가고 있었다. 눈부시도록 하얀피부위에 더러운 손이 닿았다. 랑스가 낮은 목소리로 다시 한 번 말했다.
"마지막으로 말할 게. 멈춰."
여왕은 대답하지 않았다. 랑스의 낮은 목소리는 멀리퍼져 피앙세를 겁탈하는 남자의 귓가에 까지 전달되었다. 남자는 움직이던 손길을 멈칫하더니 비웃음을 머금고 다시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시... 싫어... 흑..."
피앙세는 이제 완전히 자포자기 한채로 몸에 힘을 빼고 있었다. 그동안 자신이 갖혀살던 새장이 얼마나 소중하고 안전한 곳인지를 뼈저리게 실감했다. 애초에 새장을 벗어나지 말았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되기 전에 스스로 목숨이라고 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 가장 고귀한 여인의 다리는 남자에게 벌려지기 시작했다. 아직 몇올 자라지 않은 수풀이었기 때문에 순결한 핑크빛은 모든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반짝이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랑스가 침중히 말했다.
"너희가 내 말을 듣지 않았어. 살아 날 기회는 끝났어."
남자의 빳빳한 귀두가 피앙새의 순결한 곳을 찾고 있었다. 거리가 닿는 즉시 단숨에 뚫어버릴 셈이다. 랑스는 스탐블링거를 뽑아들었다. 그리고 그러한 랑스의 무모함에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봤자 소용없어요. 당신의 근육은... 어! 멈춰!"
랑스의 행동을 관찰하던 여왕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랑스를 저지하려 했다. 모든 이들이 행동을 멈추고 랑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들이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랑스의 심장에 스탐블링거가 박혀있었다.
"저런... 자살이군."
"쯧... 멋진 청년인걸."
"그래도 저 여자가 더럽혀지는 일은 벌어질 텐데... 차라리 오필리아에게 협력했으면 좋으련만. 무모하긴."
피앙새의 음부를 노리던 남자가 다시 행동을 이어갔다. 남자의 귀두가 피앙새의 음부에 닿아 문질러지기 시작했다.
"이봐, 어서 넣으라고!"
"후후후... 포르투칼의 공주... 끝났군."
피앙세의 음부에 닿은 귀두가 압력을 가했다. 남자가 한번도 닿지 않았던 피앙세의 음부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찰라, 피앙세를 노리던 남자의 성기는 피를 뿌리며 허공을 날아오르고 있었다.
"크아아아아아악!"
남자의 처절한 울부짖음. 그러나 비명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남자의 목이 바닥을 굴렀기 때문이다.
피앙세의 추락을 기대했던 모두가 예기치 못한 광경에 박차고 일어나며 눈을 비볐다.
"저 남자! 어떻게...! 어떻게!"
여왕조차 끔찍한 것을 본 다는 듯 몸을 떨었다. 자신이 심각하게 일을 실수했다는 것을 그제서야 뼈저리게 깨닫고 말았다.
"이, 인간이 아니야!"
스스로 심장을 찔렀던 랑스. 그렇다. 약에 중독되어 근육을 사용할 수 없는 이지경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 바로 스스로 심장을 찌르는 일. 카자파흐는 랑스의 죽음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랑스가 죽어갈 때, 즉, 봉인의 힘이 약해져 갈때. 카자파흐의 힘은 당연히 터져나올 것이다.
랑스의 오른쪽 눈에선 잔혹한 핏방울이 흘러내렸다. 잔혹한 악마가 되어버린 그가 사람들을 노려보며 말했다.
"너희들의 목숨은 끝났다."
랑스의 목소리는 침착했다. 그렇다. 예전처럼 미처있지 않았다. 예전엔 우칼딘의 예기치 못한 일격으로 심장이 찔린 것이라 당황하여 힘을 주체할 수 없었던 것이지만, 지금은 만반의 준비를 다짐하고 스스로 심장을 찔렀다. 랑스는 드디어 발견해낸 것이다. 기억을 되살리지 않고 봉인된 카자파흐의 힘을 끌어쓸 방법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