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꺄아아아 -
한참 요염하게 몸을 비틀던 인큐니아가 비명을 지르며 플로렌스호를 노려보았다. 그곳의 선상에서 연이어 시위를 먹이는 크라샤가 보였다. 고대 종족, 드로우 엘프 크라샤가 소리쳤다.
"하하하! 오랜만이다 섹시한 박쥐 악마년아!"
"너! 기형 귀!"
"기형 귀라니 변색된 피부년아!"
이어서 화르륵 타오르는 화염구가 세이버스의 함선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세이버스의 함선에서도 검붉은 빛이 소아져 나가며 화염구와 충돌했다. 시르케의 파이어볼, 검붉은 빛은 세이버스의 마법이 틀림없었다.
"마녀끼리 싸워야 하지 않겠니? 나보다 못생긴 년아!"
시르케가 빗자루를 타고 허공에 떠오르며 세이버스의 함선을 유린했다. 옆에 있던 서리하가 나를 불렀다.
"랑스. 저를 키리우스에게 보내주세요."
"예? 혼자요?"
"예. 혼자면 충분해요. 어차피 정령술은 부리지 않을거죠?"
무슨 말인지 접수했다. 나는 실프를 부려 왕녀의 몸을 떠오르게 했다. 왕녀의 작은 몸이 키리우스의 선박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혼자 보낸 것이 걱정이되서 몇분 지켜보았으나, 환상적인 검놀림으로 함선에 위치한 해적들을 빙결시키고 있었다. 하하! 키리우스 녀석 화가 난 왕녀님에게 맛 좀 보라고!
우리 선박은 오로지 훅스턴의 선박을 향해 물살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도중에 우릴 향해 포격을 가하는 선박들이 있었으나, 나는 실프와 운디네를 급격히 부려서 포문의 방향을 돌려버렸다. 훅스턴이 여유롭게 소리쳤다.
"하하하. 랑스 오랜만이구나! 와라!"
훅스턴은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 선박을 피하지 않았다. 쿵! 부딪치는 함선. 다다닥 이어지는 판자와 서로 검을 부딪히는 선원들.
"모두 멈춰라."
"모두 물러서!"
훅스턴과 내가 거의 동시에 한 말이었다. 선박과 선박을 있는 나무 판자위에 훅스턴이 가볍에 발돋음 했다. 요란한 소음사이로 내 목소리가 송곳처럼 퍼져나갔다.
"오랜만이네요. 훅스턴."
우리 둘이 마주보고 있자 요란하던 모두가 침묵을 지켰다. 간간히 들려오는 목소리래봐야 이런 것들 이었다. 랑스 선장, 힘내라고!
"생각해보면 그리 오랜만은 아닌데. 겨우 이주가 지났을 뿐이지."
예전과 같은 턱수염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몸에 두른 고급스런 비단은 과연 내가 아는 훅스턴이 걸친 옷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무겁게 보이는 겉옷을 벗어 던졌다. 정갈한 복장의 그가 한쪽 손을 길게 옆으로 뻗었다. 저번에 내 가슴을 베었던 검. 숨겨진 마법 검과 오른쪽 OPG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럼 재회를 시작해 볼까?"
선박들의 포격 속에서 검이 부딪혔다. 검이 부딪힌 마찰은 어떠한 불꽃보다도 눈부셨다.
녀석은 오른쪽 OPG였기 때문에 한손으로 가볍게 휘둘렀지만 나는 겨우 왼손에 의지해야만 했다. 그래서 두손으로 손잡이를 움켜잡고 휘둘렀다. 그러나, 충분히 가능성은 있었다.
까까강! 가강! 훅스턴이 예사롭지 않은 내 모습에 감탄하며 쉼을 두었다.
"호오... 그것이 정령술이라는 것인가? 여러모로 유용하군. 지파르그의 선박을 곤란하게 만들더니 자신의 몸에도 두를 수 있는 건가?"
역시 녀석은 내게서 느껴지는 기운을 꿰뚫어 보았다. 놈의 말처럼 오기 전부터 실프의 기운을 몸에 둘르고 노움의 단단함으로 검을 치장했으니까. 덕분에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어서 놈의 오른손 OPG를 커버할 수 있었다. 노움의 단단함 때문에 먼저 번 처럼 검이 부러질 염려도 없었다. 셀레멘더의 기운으로는 검날을 더욱 뜨겁게 달구었고, 운디네로는 발바닥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덕분에 검술의 기초가 되는 보법이 물흐르듯 움직였다.
제 아무리 훅스턴이라 해도 지금 날 이길 수 없을 것이다.
"훅스턴이 검을 무르며 고개를 저었다."
"이 상태로라면 널 이길 수 없겠군."
"잘 알고 있군요."
"그래도 시간을 끌면... 후후후.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냐 랑스?"
치잇! 거기까지 알고 있었다. 지금 난 엄청난 무리를 하고 있으니까. 애초에 정령술이라는 건, 검을 휘두르며 부릴 만한게 아니다. 왜 마녀들이 무기를 동시에 사용하지 않는 것인지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단번에 죽일 수 있어!"
까까가강! 폭풍처럼 휘두른 나의 검격에 주변에서 바람이 크게 일어나며 선체가 흔들거렸다. 선체를 이은 나무판자가 뚜둑 소리가 나며 뜯겨진 탓에 나는 훅스턴의 선박안으로 뛰어들며 검을 휘두를 수 밖에 없었다.
선박안에서 지켜보던 오디세이아 녀석들이 나를 포위하며 검을 휘둘렀다. 젠장! 비겁하군. 운디네의 기운을 쏱아냈다.
"우어어엇!"
운디네의 기운이 바닥을 뻗어나가자 나를 덮치려던 놈들이 주루룩 바닥에 미끄러졌다. 나는 간단히 녀석들의 목을 향해 검을 찔러넣었다. 크악! 크아악! 우억!
훅스턴이 혀를 쯧쯧 차며 고개를 저었다.
"모두 가만 있엇! 결투중이잖냐!"
내가 죽인 놈들의 얼굴을 보니 다름아닌 카린소 해적들이었던 놈들이다. 비겁하게 나온 행동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여유롭게 고개를 젖는 훅스턴이었다.
"쯔쯔. 역시 해적의 피는 속일 수 없지. 자잘한 틈만 있어도 이렇게 난리 법석을 피운다니까. 쯔쯔쯔... 그래서 해적은 모두 죽어야 될 지도..."
"닥쳐!"
적어도 너 보단 나으니까. 구제 불능 이었다. 처음엔 어떻게 해서든 그를 사로잡아 내가 기억하는 훅스턴으로 전향시키려 하였다. 그러나... 이미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 그는 이미 오디세이아의 왕이었다. 그가 행여라도 봉인을 풀기 전에 이 자리에서 죽여야 한다.
훅스턴은 휘두르는 내 검을 피하지 않았다. 검을 허리에 집어 넣더니 맨손으로 내 검을 붙잡았다.
"너!?"
OPG를 기지 않은 왼손이었다. 훅스턴의 손에서 피가 흐러내렸지만 그는 침착했다. 그가 말했다.
"랑스."
"뭐... 뭐하는거야!"
"랑스. 내편이 되어라."
순간 멍하니 그를 보고야 말았다. 그의 실력이라면 이 틈에 나를 벨 수 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은 걸로 보아 지금 하는 말은 진심이었다.
"이말을 하려 했었다 랑스. 봉인을 풀기보다 이 말을 전하기 위해서 이곳을 침략했다."
"말도 안돼는 소리하지 마! 넌 카시아를 죽이려 했어!"
그의 손을 파고드는 검날의 감촉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나는 무심코 힘을 빼고 말았다. 그럼에도 그는 변함없이 말을 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널 구하려면 그럴 수 밖에 없었지."
"너 무슨 뚱단지 같은 소리를...!?"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45&WTV1471013=323438304&WTV1392781=31767494&WTV1357910=273489&WTV1357911=2887842&WTV246810=112&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11. 배반의 그늘 속에서&WTV9172643= 아무래도 녀석이 왕이 되더니 뭔가를 잘못 드셨나보다. 나는 놈에게 잡힌 검을 거둬들이며 방어태세를 취했다. 아침밥을 무얼 먹었는지 들어볼 심산이다.
"훅스턴. 앞으로 아침 제대로 먹고 다녀요."
"그게 무슨 말이냐?"
"이상한 거 먹고 헛소리 지껄이지 말란 소리."
휙! 이번엔 검을 뽑지도 않고 옆으로 피해버렸다. 훅스턴은 흐뭇한 표정으로 말한다
"아무리 컷어도 여기선 항상 실수하는구나."
"뭐?"
훅스턴이 어깨로 날 부딪혀왔다. 나는 균형을 잃고 몇 발작 뒤뚱뒤뚱 밀려나고 말았다.
"내가 말했지 랑스. 검을 휘두를때는 앞에다만 무게 중심을 두어서는 안된다고. 언제든 달아날 수 있게 뒤축에 힘을 주고 휘두르는 게 가장 이상적인 검술이지."
"큭!"
"네가 아무리 정령으로 몸을 둘러다 한들 네게 검을 가르친 건 나다."
놈의 지적대로 뒤축에 힘을 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검을 크게 휘두르는 데 팔 안쪽으로 접근해온 것이다.
"또 빈틈. 전력으로 검을 휘두르는 자세는 내가 가르쳐 준 것이지. 하지만 이렇게 흥분한데다가 좁은 곳에서 큰 동작은 스스로 목을 내 놓는 짓이다."
나는 놈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음에도 뒤로 주르륵 밀려 넘어졌다. 몸을 벌떡 일으키려는 찰라 놈은 날 일으키려고 손을 뻗고 있었다.
나는 그의 손을 뿌리치며 벌떡 일어났다. 제길! 다리가 부르르 떨렸다. 항상 이런 식이다. 어린애 대하는 말투, 정말 어린애가 된 나. 아무리 왕이라고 깔끔을 떨어보았자 녀석과 나 사이는 변함이 없었다.
해적과 귀족이 아닌 어른과 아이의 차이.
"어디까지 알고 있으냐 랑스. 네가 믿고 있는 해적들에 대해서 말이다."
"또 무슨 헛소리야!"
"방금 전 해적을 죽인다는 말은 생명을 끊겠다는 소리가 아니지. 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로 해적들을 구하려고 하는 것이다."
"말도 안되는 헛소리."
이번엔 운디네를 훅스턴이 밟고 있는 바닥에다 뿌리며 검을 휘둘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녀석은 물 흐르듯 몸을 흐느적 거리며 내 검을 피해버렸다.
"네가 알다시피, 로즈마리의 주민들을 살려두라 명령을 내린 것도 나였지."
그럴 수 밖에. 녀석은 왕이고 로즈마리의 주민들은 그의 신하였으니까. 녀석의 관점에서 따지고 보면 간단한 일이었다. 그런데 녀석의 눈빛은 내가 생각하는 그런 눈빛과 약간 달랐다. 말은 이어졌다.
"미망의 섬과 악령 섬의 해적들을 죽인 건 어쩔 수 없었어. 놈들을 속이려면 어쩔 수 없었지. 카린소 해적들까지 모조리 수장 당하는 것보단 훨신 나은 선택이었다."
앞뒤가 맞질 않는다. 놈의 행적으로 보아 섬들의 봉인을 풀어 카린소 섬을 함락시키려는 목적이었다. 그런식으로 해적들을 굴복시켜 자기 수하로 끌어들이려는 속셈인가? 놈은 내 생각을 읽듯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런 게 아니다. 네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놈의 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바다를 헤엄쳤는지 흠뻑젖은 키리우스 호프만이 줄을 타고 갑판으로 올라온 것이다. 서리하는?
역시 주변을 둘러보니 놈의 배는 하얀 서리가 낀 채로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꼴 좋군! 키리우스.
백병전을 벌이던 망치 호 또한 한척의 배를 가라앉히고 있었고, 시르케와 크라샤의 집중 공격을 받는 세이버스의 배 또한 꽁무늬를 배고 있었다. 주요 선박들이 발이 묶인 탓에 나머지 오디세이아 함대들도 핏빛 해적단들의 포격에 간간히 버티고 있을 뿐이었다.
세이버스의 함선을 물러나게 만든 플로렌스호가 훅스턴의 배와 부딪히려 했다. 멀리서 카시아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랑스!"
훅스턴이 혀를 쯧차며 내게 무언가를 던졌다. 나는 그것을 잡아채서 조심스레 살폈다.
"이건?"
작은 빈병이었다. 앞쪽에 붙은 작은 쪽지에는 오디세이아 글자로 상표와 글씨가 자잘하게 쓰여있었다.
"랑스. 그것에 진실이 담겨있다. 진실의 병이라고 해두지."
아무것도 없잖아? 라며 의아한 말을 하려는 찰라, 놈이 갑작스레 나를 붙잡고 집어던졌다.
"뭐? 너!"
"헤어질때다."
오른쪽 OPG의 힘으로 날 집어던진 훅스턴. 덕분에 나는 나의 선박으로 굴러 떨어지게 되었고, 녀석은 급히 배를 선회했다.
"랑스! 열흘 뒤에 다시 봉인을 찾으로 오겠다. 그때는 말이 통했으면 좋겠구나! 하하하핫"
멋모르는 카린소와 핏빛 해적들이 함성을 질렀다.
"적이 도망간다!"
"이겼다!"
전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애초부터 너무 부실한 공격이었다. 겨우 열 대의 선박이라고?
하... 하하... 뭐야 훅스턴! 도대체 네가 말하려는 바가 뭐냔 말이야!
*
구리빛 자태의 란제이가 일행들 앞에서 옷을 벗었다. 배꼽아래 새겨진 황금 열쇠의 문신을 확인하고 다들 안도의 한숨을 쓸어내렸다.
"봉인은 무사하군."
핏빛 섬에서 가장 큰 움막에 다들 모여있다. 카시아가 이끌던 인원들까지 모조리 모인 탓에 그 수는 굉장히 많았다.
거대한 망치를 어깨에 짊어지고 에랄다를 곁에 둔 레이하이딘. 에랄다를 보며 내가 미소짓자 그녀는 얼굴이 붉어지며 고개를 돌렸다. 에랄다 옆에는 그 동안 바빠서 제대로 인사조차 건너지 못했던 로리안이 손을 흔들었다.
깨끗한 천을 꺼내 한설 검을 닦아내는 서리하. 시르케는 이리저리 삐친 머리를 베베꼬며 요정 페르시아스를 품에 안고 장난을 치고 있었고, 페르시아스는 고통스런 표정을 지으며 시르케의 풍만한 품안에서 발버둥치고 있었다. 예니는 커다란 가슴을 양손으로 받친 채, 자신의 신체조건을 부럽게 바라보는 여인들의 시선을 부담스럽게 받아내고 있었다.
잘싸워준 크라켄을 칭찬하고 돌아온 쿡은 여전히 크라켄과 교신하는 지 멍한 표정을 지은채 있었고, 데미안은 많아진 일행들이 적응되지 않는 지 무표정한 얼굴을 더욱 딱딱히 굳히고 있었다.
칼리오페와 에이미는 다친 해적들을 보살피느라 이자리에 없었다.
드로우 엘프 크라샤 크로우도 내가 훅스턴에게 건네받은 병을 조사하느라 이자리에 없다. 녀석은 포션도 사용하던 연금술의 대가라고 하니까 그 정체 모를 병을 조사하는 일에선 마녀인 시르케보다 전문가가 틀림없었다. 단, 모두에게 비밀로 해달라는 걸 철저히 명시시켰다.
란제이의 봉인을 살펴보던 카시아가 입을 열었다.
"랑스의 말에 의하면 놈은 열흘 뒤에 다시 공격해 올 거예요."
"하하핫! 열흘 아니라 열번이라도 공격해 오라고 하지 뭐! 크하핫"
레이하이딘의 웃음소리에 몇 몇은 웃음 지었지만 서리하는 표정을 굳혔다.
"이번 공격은 너무 쉬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벗었던 옷을 입던 란제이 린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여러분들이 오기 전 첫 날은 포격을 해오긴 했지만 직접적인 교전은 없었어요. 랑스와 카시아님이 올때 쯤에야 본격적인 공격이 시작됐지요. 그러한 행동으로 보아 아무래도... 정찰 정도의 의미가 아니었나 싶어요."
데미안도 한소리 덧붙였다.
"다음엔 베이카논도 함께 오겠군."
"살려보내준 지파르그의 함선들과 함께요."
모두가 침중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카시아의 얼굴에는 긴장한 낮빛이 없었다.
"그렇게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제게 어느 정도 방법이 있으니까요."
자포자기하던 란제이 린이 일말의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물었다.
"무슨 방법인데요?"
"포투가."
"예? 포투가라면..."
포투가라면 사막으로 둘러쌓인 호전적인 나라. 삼각 대륙의 남쪽에는 오디세이아가 위치해 있고, 북서쪽 에는 지파르그. 동쪽에는 포투가가 있다. 두 나라와 균형을 이루며 자리잡은 포투가는 굉장히 호전적인 민족이며 동시에 강압적인 공산주위 국가라고 한다. 카시아는 그런 포투가를 입에 올리고 있었다.
"이곳으로 오면서 약간 손을 써두었습니다. 그 나라로 밀사를 보냈거든요."
"설마...!"
"예. 대륙의 세 나라 중 오디세이아와 지파르그가 손을 잡은거나 다름없어요. 수 백년이나 균형을 이루며 지내오던 세 나라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포투가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난처해 하고 있음이 틀림없어요."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45&WTV1471013=326439259&WTV1392781=31778516&WTV1357910=273489&WTV1357911=2888843&WTV246810=113&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11. 배반의 그늘 속에서&WTV9172643= 해적의 입장에서 본다면 오디세이아가 가장 적대적이었고, 그 다음 지파르그. 포투가 순이다. 포트가 같은 경우에는 녀석들이 너무 호적적이고 집요해서 우리도 잘 건들지 않는다. 물론 기가막힌 미녀가 동승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여지없이 공격하고는 했지만, 결국 포투가나 우리 해적입장에서도 서로 피하는 입장이다.
서리하가 짧게 물었다.
"그래서요?"
"우리 해적들과 동맹을 맺자고 제안했습니다."
허억... 들려오는 신음소리. 알고 보니 내 입에서 나는 소리였다. 멀쩡한 나라와 해적들이 동맹이라고? 그것도 그 고지식한 포트가 녀석들하고?
"그들이 처한 현실을 꼬집었습니다. 오디세이아와 지파르그가 동맹을 맺었고, 해적들을 말살시키려고 한다고. 그뒤 목표는 당연히 포트가. 당신들이 될 것이라고요. 실제로 지파르그가 오디세이아와 동맹을 맺은 건 해적들을 몰살시킨 후, 포트가를 치려는 계획이었던 것 같습니다. 훅스턴을 쫒던 중 그러한 밀서를 발견해서 포트가 쪽에 함께 동봉해 주었어요. 포트가는 결국 협력해 올 것입니다."
모두의 표정이 밝아졌다. 정말 그렇게만 되면 일개 나라의 조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가장 밀폐적이고 호전적이라고 소문난 포트가 녀석들의 조력을!
레이하이딘이 환호했다.
"우하하하! 굉장한데!"
더불어 다 죽어가던 일행들의 얼굴에서 화색이 돌았다. 어지간해선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 서리하 마저도 그를 칭찬했다.
"굉장한데요 카시아?"
"물론 가능성은 크지만 아직 그들이 조력해 올지 확정된 건 아니에요. 십일 뒤에 결정이 나겠죠. 그리고 쿡?"
"응?"
"몸조리 잘하세요. 당신이 없으면 큰일 나는 거 알죠? 제가 훅스턴 이라면 옥토퍼스와 유일하게 싸울 수 있는 당신을 제일 먼저 노리려고 할 거예요."
"응. 나도 잘 알어."
모두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렇지만 나는 미심적인 부분을 버릴 수 없었다. 아무런 확신도, 근거도 없지만...
훅스턴의 말이 자꾸만 귓가에 맴돈다. 그 녀석이 하려던 말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녀석의 태도로 보아선 이번 공격은 정찰 뿐만이 아니라 내게 무언가 알리러 온 것이 틀림없었다. 이제와서 그게 무엇이었을까.
난 조용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카시아가 날 불렀다.
"랑스 어디가니?"
"바람 좀... 답답해서요."
혼자 멀뚱히 앉아있는 예니를 보았다.
"예니도 같이 갈래요?"
예니가 방긋 웃으며 내 손을 잡았다.
*
내 상태로 보 듯, 유능한 사제인 칼리오페의 진료가 그러하듯. 중독되었던 최음독은 말끔히 해독되었다. 내가 예니를 끌고 온 이유는 그저 복잡한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였다.
이 곳은 다름 아닌 섬의 깊은 곳. 정령술을 연습하려고 찾아 두었던 작은 폭포였다.
나는 옷을 집어던지며 예니에게 말했다.
"예니 같이 안할래요?"
"뭐... 뭘요?"
"뭐긴요. 수영이죠."
그녀가 부끄럽게 대답했다.
"저, 저는 못해요..."
"예? 수영을 못해요?"
"으음... 예. 물에 안떠요."
나는 그녀의 커다란 가슴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크큭! 물에 안 뜰만하군. 나는 옷을 모조리 벗어 던졌다. 풍덩.
"예니? 안들어와요?"
"수영 못한데도요!"
"깊지 않아요. 봐요. 허리밖에 안오죠? 어서 들어와요!"
예니는 난감한 듯 발을 담갔다. 옷을 입은채로 들어오려고 하길래 나는 황급히 그녀의 다리를 붙잡아 물위로 도로 올리며 말했다.
"벗고 들어와요!"
"아..."
마지못한 척 옷을 벗었다. 언제봐도 황홀한 몸매였다. 햇빛에 반사되는 깨끗한 피부가 물에 잠겨들기 시작했다. 가녀린 발끝이 담가졌고, 넓은 골반과 날씬한 허리. 보기 좋은 유방이 물에 잠길까봐 걱정했는데 역시 수면은 허리까지 밖에 잠기지 않았다.
"차가워..."
나는 피식 웃으며 그녀를 안아주었다. 그녀가 웃었다.
"그래도 차가워..."
물컹 물컹 가슴에 뭉개지는 유방이 황홀하다. 이러한 육체를 아무때나 스스럼없이 탐할 수 있다는 게 한없이 행복한 특권을 누리는 것 같아 문득 겁이 난다. 하지만 이렇다고 해서 모든 충족을 다 채운 건 아니었다. 언제나 마음 속 한 구석에는 한 여인이 자리잡고 있었으니까.
카시아와 그녀의 얼굴이 겹쳐보였다. 그리고 카시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하고 싶니? ... 섹스해도 돼 ... 마음대로 가지고 놀아도... -
목소리는 잠시 멈췄다. 그리고 접시가 깨지는 것처럼 소름 돋게 들려왔다.
- 대신 마음을 강요하지 마. -
제길! 이럴 줄 알았다니까.
영원히 닿지 못할 것 같은 욕구 때문일까. 강제로 소유하면 영원히 떠나버릴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일까. 그럴 바에 나는 대신을 원하고 있었다. 예니의 연녹색 머리빛갈이 카시아처럼 흑발이었으면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야 말았다.
"하아..."
가슴을 쓸어 만졌다. 카시아보다 훨신 우월한 가슴이었다. 이처럼 나는 충분히 많은 여자를 소유하고 있다. 카시아나 서리하 왕녀가 내 손에 닿지 못할 곳에 있다 한들 어쩌면 이것으로 충분할 수 있다.
에이미, 칼리오페, 예니, 페르시아스, 에랄다, 로리안, 시르케. 일곱이나 돼는 여자가 나와 결합했다. 이제 에랄다가 레이하이딘의 여자가 됐다 한들 여섯이나 되는 여자를 언제나 쉽게 탐할 수 있다. 죽은 얀스까지 포함해야 겠지만 죽은 사람을 성욕의 대상으로 포함시키고 싶지는 않다.
사실 훅스턴의 문제로 마음이나 풀어보고자 수영을 하러 왔지만 나의 하반신은 그런 것 따위에 관심 없나보다.
"예니 밖으로 나가자."
예니가 내 의도를 벌써 파악한 듯 내 손에 이끌려 호수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호수에서 상체를 숙이며 나오는 예니의 큰 가슴이 아름답게 흘러내렸다.
맨발이라 바닥이 따가울 것 같아서 노움을 다그쳤다.
부드러워져라.
흙이 흩어지며 자연이 남긴 자잘한 잔여물들을 모두 치워버렸다. 노움의 배려인지 발에 흙이 달라붙지도 않았다. 요즘들어 정령술이 굉장히 강해진 것 같다. 동화율이 커진 탓이겠지.
실프, 주변을 따뜻하게.
역시 발가벗은 몸에, 흐르는 물기를 닦아줄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왔다. 따뜻한 바람이라 감미롭기 그지 없었다.
"예니 나무를 붙잡아요."
"여기서... 할려고요...? 누가 보면요."
"정령들이 알려줄 걸요."
사실 정령들이 사람처럼 말을 걸진 않는다. 누가 숨어서 지켜본다 한 들, 알아낼 방도는 없었다.
"뒤 돌아서서 이 나무를 붙잡아요."
부끄러워서 그런가. 꼿꼿이 서서 나무를 붙잡았을 뿐이다. 하아, 예니. 어른이면 그 정도는 알아야지. 라고 생각하다가도 일부러 부끄러운 척 능척을 떠는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그래서 나는 제대로 교육시켜 주리라 마음먹었다.
훅스턴에 대한 의문, 카시아에 대한 갈급, 일말의 기대를 품고 있는 왕녀에 대한 욕구까지. 모두 모아서 열정의 몸짓으로 표현해 주기로 마음 먹었다.
"아... 이 자세는...!"
벌린 다리 안쪽으로 아랫쪽으로 늘어난 유방이 드러났다. 연녹색 머릿결과 일그러진 예쁜 얼굴이 벌려진 삼각꼴 안에 훤히 펼쳐졌다.
허리를 조금 더 아랫쪽으로 누르고, 엉덩이를 위로 치켜 들었다. 쭉 뻗은 종아리, 섹시하게 관능미가 넘치는 허벅지 사이에는 갈라진 비밀스러움이 예쁜 모습으로 펼쳐져 있었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 앞에 무릎을 꿇고, 혀를 앞으로 뻗었다.
"하앙!"
혀끝에 닿아 흔들리는 크리토리스가 이미 달아올라 있었다. 아래로 흘러내리는 애액이 점점 더 많아졌다.
"흐잇! 핫!"
이미 수 차례 관계를 맺은 그녀였다. 처음 관계 당시 그녀도 처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처녀를 완전히 상실 한 채 음부를 실룩이고 있었다. 안으로 살짝 숨겨져 들어가는 핑크빛 살들이 다시 밖으로 펴지며 투명한 애액들이 흥건히 맺히며 흘러나왔다.
엉덩이 사이의 검은 소용돌이 또한 꿈틀거렸다.
다리사이로 보이는 유방에 가려진 얼굴은 예니가 틀림 없다. 그녀가 이토록 야한 여자가 되어버린 것이다.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45&WTV1471013=329392740&WTV1392781=31784764&WTV1357910=273489&WTV1357911=2889410&WTV246810=114&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11. 배반의 그늘 속에서&WTV9172643= 농락하는 혀 위쪽으로 손가락을 뻗어보았다. 이미 내 침이 아래족으로 흘러내렸어도 그부분은 예니의 흥분에 의하여 한없이 젖어있었다. 길게 뻗은 중지 끝이 부드럽게 흘러들어갔다.
손가락을 왕복하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아아! 아! 하아!"
예니는 전혀 저항하지 않았다. 오히려 엉덩이를 더욱 위로 치켜들며 내 왕복에 맞춰 흔들어 대고 있었다. 손가락에 엉켜드는 애액과 살결이 적나라 했다. 혀 끝에 튕겨지는 크리토리스가 한없이 부풀어 있었다.
"하앙! 하앙! 흐아!"
점점 손가락을 빠르게 지속했다. 침과 뒤석인 체액이 턱끝에 맺혀 바닥에 길게 늘어졌다.
가슴이 격하게 흔들이던 예니가 비로서 흥분하기 시작했다.
"하앙! 좋아! 랑스! 흐앗! 좋아!"
좋단다.
쾌감을 못이기는 듯 몸을 부르르 떨더니 음부를 수축했다. 삽입하는 통로가 확실히 좋아진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나는 손가락을 뺄 생각이 없다. 또 삽입된 중지 사이로 검지손가락을 밀어넣었다.
"흐잇! 이상해요! 하윽! 랑스! 뭐, 하앙! 뭐에요!"
"두 개 넣었어."
사실을 말한 내 목소리에 부끄러워서 못참겠다는 듯 괴상한 신음을 흘렸다.
"히이이이잇..."
두개의 삽입된 손가락이 음부를 가르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흐이익! 히익! 하윽! 하윽!"
혀끝에 닿는 크리토리스는 터져버릴 것처럼 발기되어 있어 눈으로 봐도 예전보다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쾌감 때문에 허벅지를 요란하게 떨던 예니가 두 손을 뒤로 뻗어 자신의 엉덩이를 쫙 펼쳤다. 덕분에 더욱 손가락의 삽입은 부드럽게 진행됐다.
"흐아앙! 흐앙! 흐아앙!"
그녀의 머리가 온몸에 뒤 엉켰다. 호수에 닿은 방울들이 흩어졌고, 다시 땀이 맺혀 흩어졌다. 실프는 그러 때마다 자연히 서늘한 바람을 불어 달아오른 몸을 식혀주었다.
나는 손가락과 얼굴을 음부에서 뗐다.
"하아... 하아..."
거의 쓰러지듯 주저앉는 예니. 노움과 운디네의 영향으로 바닥이 침대처럼 부드럽게 출렁이고 있었다.
격렬한 몸짓을 하면서도 정령술이 자연스러워 져야한다. 훅스턴과의 싸움에서 그걸 개달았지.
"하아..."
나는 미끌미끌하게 젖어버린 두 개의 손가락을 보았다. 쓰러진 예니의 엉덩이 펼치며 그곳에 다시 혀를 뻗었다.
"히익! 안돼!"
그녀가 사뭇 놀라며 엉덩이 사이에 힘을 주려 했지만, 이미 내 양손을 엉덩이를 활짝 펼치고 있었고, 혀는 부드럽게 그곳을 쓸어올리고 있었다.
엉덩이 사이의 좁은 구멍은 생각보다 깨끗한 느낌이었다. 예니가 몸부림 쳤다.
"싫어요! 지저분해... 하응!"
"입으로만 해줄게. 가만 있어봐."
"하응... 으흥..."
내 말에 안심하 듯 그녀는 몸에 힘을 뺐다. 오히려 젖은 음부가 실룩거리는 게 또 다시 느껴졌다. 손가락으로 크리토리스를 자극하며 엉덩이 사이의 작은 구멍을 혀로 농락했다.
자꾸만 꿈틀거렸다.
혀를 데어내고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손가락에는 이미 예니의 음부에서 엉켜든 미끄러운 애액들이 흥건했기 때문에 삽입은 간단했다.
"흐아앙! 안돼!"
입구 쪽에서는 굉장히 좁은 느낌이 들더니 한번 들어가고 나니까 소용돌이처럼 쑥하고 빨려 들어갔다. 새로운 감각을 받아들인 예니가 경악한 비명을 질렀다. 약간 요동이 심했지만 그렇다고 손가락이 빠지진 않았다. 오히려 손가락 마디를 좁혀오는 살결에 손가락이 간지러워질 지경이었다. 나머지 한손으로도 손가락을 뻗어 그녀의 음부 안으로 삽입해 넣었다.
“하아아아앙! 랑스 안 돼!”
“가만 좀 있어요. 제대로 해줄 테니까!”
뒤로 누워있는 자세였다. 그런데 곧 손가락의 왕복이 시작되자 약간의 신음을 흘리며 앞으로 돌아누운 자세를 취했다. 어깨로 그녀의 다리를 위로 밀어내며 활짝 펼쳤다. 춤을 추는 무희라서 유연한 탓인지 펼쳐진 다리는 무리 없이 위로 추켜올려졌다. 삽이 되는 손가락에 맞춰 커다란 가슴이 지나치게 출렁거렸다.
“흐잇! 히익! 흐이이익!”
처음엔 저항이 심했지만 지금 그녀의 표정은 이미 잔득 일그러진 채 신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토록 아름답고 성숙한 육체는 내 손가락에 두 개의 구멍을 내준 채 출렁이고 있었다. 음부와 뒷부분에 들어간 손가락이 연한 속살을 경계에 두고 서로 맞닿아 뭉개졌다. 좁았던 뒷부분은 왕복이 지속되자 점점 넓어져 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 정도라면...
나는 손가락을 빼내었다. 주루룩... 음부에선 야한 액체가 흘러내렸고, 뒷부분에선 찌걱 소리와 함께 손가락이 뽑혀 나왔다. 좁은 소용돌이가 활짝 문을 열고 있다. 다시 스르르 좁혀지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예니는 자포자기 한 상태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나는 손에 묻은 애액을 팽창한 내 것에 문질렀다. 그리고 뒤로 돌린 예니의 하체를 위로 들어올렸다.
커다란 엉덩이, 펼쳐진 곳에 좁은 소용돌이가 보였다. 보기에는 좁아 보였지만 이미 손가락에 의해서 넓어진 탓에 어쩌면 가능도 해 보였다. 나는 무릎을 굽히며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그녀의 엉덩이 사이에 귀두를 갖다 대며 엉덩이를 펼쳤다. 삐긋삐긋.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귀두가 조금 삼켜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다시 튕겨져 나왔다.
“하아... 랑스, 그만, 안들어 가!”
“예니! 힘 좀 빼!”
“흐익. 아파...!”
귀두가 다시 삼켜졌다. 버섯머리가 안보일 때 쯤에 잠시 덜컥 멈춰졌다가 이내 깊숙이 빨려 들어갔다.
“흐아아아아!”
예니의 몸이 충격을 받은 듯 부들부들 떨렸다. 엉덩이 사이에 내 것이 분명히 꽂혀져 있었다. 천천히 허리를 움직여 보았다.
“우웃!”
엉덩이 사이의 살결이 진득하게 달라붙는 게 보였다. 내 것을 꼭 물고 늘어지는 좁은 부위는 내 둘레에 맞춰 늘어나 있었다. 촉감 또한 정상적인 곳에 비해 별다를 바 없었다. 단지 내 둘레를 꽉 물고 있는 근육들이 섬세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쭈우욱. 찰싹. 근육들이 내 표피에 미끄러졌다. 예니의 엉덩이가 바닥을 향해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
“하악! 하악! 하아아악!”
그녀의 머리가 격렬하게 요동쳤다. 뒤 엉킨 연녹색 머리가 내 얼굴앞을 스쳤다. 내 아래 깔린 그녀의 다리가 내 등을 쿵쿵 두드렸다. 진득하게 늘어나며 다시 내 것이 삼켜졌다. 삽입되면 삽입될수록 좁았던 구멍이 넓어졌는지 왕복은 부드러워졌다.
“히익 히익 히이이익! 이상해! 느낌이 이상해!”
정말 미묘한 느낌이다. 그토록 좁은 이곳이 이토록 부드러울 줄 상상도 못했으니까. 부드러운 탓에 왕복은 점점 더 빨라졌다. 철퍽 철퍽 철퍽! 찌걱 찌걱 철퍽!
손을 앞으로 뻗어 그녀의 가슴을 짓뭉개다 유두를 꼬집었다.
“하악! 하악! 이상해! 망가질 것 같아! 흐이이익!”
예니의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경악한 신음소리가 숲을 울렸다. 아마 예니의 비명이 마을까지 닿진 않을까 생각이 든다. 어쩌면 하늘을 날수 있는 시르케가 이 광경을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예니? 흐윽! 느껴?”
“힉! 히이익! 이상해! 힉! 좋아! 하아! 챙피해!”
실성한 것처럼 여러 말을 정신없이 내뱉었다. 덕분에 내 하반신은 정신없이 왕복을 거듭했고, 예니의 그곳은 한없이 넓어졌다. 이내 절정에 이르렀다.
“아학! 예니! 나와 나와!”
“흐윽! 흑! 흑!”
찍 - 찌이이익 - 비정상적인 곳에 분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시원한 느낌은 별 차이가 없었다.
“흐아아아아악...”
내가 뽑아내지 않아도 성기는 조여드는 근육에 서서히 밀려나왔다. 아직 팽창한 귀두가 걸린 듯 멈칫했으나 내가 뒤로 허리를 빼자 뽕하는 높은 음율과 함께 튕겨져 나왔다.
“하아아아... 이상해...”
뻥 뚫려 버린 채 다물어지지가 않았다. 손가락 하나는 들어가고도 남을 구멍이 생겨버렸다. 그 틈사이로 하얀 애액이 흘러나왔다. 삐직 삐직- 음란한 소리와 함께 흘러나왔다. 그리고 이내, 넓어진 소용돌이가 다시 오므라들며 좁혀들었다.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46&WTV1471013=332282265&WTV1392781=31784786&WTV1357910=273489&WTV1357911=2889411&WTV246810=115&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11. 배반의 그늘 속에서&WTV9172643= 우리는 해가 기울 때까지 이 상태로 뒤엉킨 채 여운을 되뇌었다. 노움의 배려로 인하여 침대에 누워있는 것만 같다.
“예니? 괜찮아?”
“후... 후... 응...”
이젠 존댓말 따위는 쓰지 않는다.
“좋았어?”
“모, 몰라...”
부끄럽게 몸을 뒤로 돌리는 그녀. 피식 웃으며 그녀의 가슴을 주물렀다.
“늦었어... 랑스. 가봐야지.”
“그래. 가야지.”
예니가 커다란 유방을 양손으로 바치며 몸을 일으켰다. 그녀가 옷입는 걸 한참동안 감상하다가 다 입었을 쯤에야 나도 몸을 일으켜 옷을 입었다. 결국 수영은 하나도 못했군.
*
깜깜한 밤에 이르러서야 예니와 나는 마을에 돌아왔다. 도착하자 웬일인지 마을이 소란스러웠다. 무슨 일이지? 에랄다가 나를 발견하고 달려왔다.
“랑스 큰일이에요!”
“예!?”
무슨 일인지 듣고 싶었으나, 그녀의 손에 들린 물수건이 급한 환자를 기다리는 것 같아서 그녀의 뒤를 쫓았다. 움막안으로 서둘러 들어갔다.
“이런! 쿡!”
쿡뿐만이 아니었다. 데미안도 쿡과 함께 침대위에 눕혀져 있었다.
그들 주변에는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둘러 앉아 있었다. 서리하를 보며 물어보았다.
“서리하! 어떻게 된 거에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산책을 하고 오겠다던 그들이 갑자기 쓰러진 채로 서쪽 해안에서 발견됐거든요.”
말도 안 된다. 쿡이? 크라켄을 다루는 위대한 해적 왕 쿡이? 카시아가 씁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훅스턴이 분명해...”
“카시아! 도대체 뭐에 당한 거예요?”
“독 묻은 검.”
“말도 안돼요!”
정말 말도 안 된다. 비록 나에게 뒤떨어지지만 내가 아는 데미안이. 그토록 뛰어난 검술 실력을 자랑하는 녀석이 남에게 도움도 청하지 못할 만큼 간단히 제압당했다고? 근처에 크라켄을 두고 있는 쿡이 이렇게 조용히 당해버렸다고?
“생명에 지장은요!?”
“아직 몰라.”
짧게 대답하는 카시아였지만 그 이유는 납득할 만 했다. 종이에 갖은 약명을 적어넣고 있었다. 비록 베이카논에게 배운거라 하지만 그녀는 약간의 약학에도 조예가 있다.
나는 옆에 서 있는 칼리오페와 에이미를 보았다. 그녀들은 검술 대회에서 중독되었던 내 독을 해독 한 적이 있었다.
“해독할 수 없어요?”
“그런 종류의 독이 아니야... 나도 처음 보는 거라서...”
제길! 나는 레이하이딘을 확 쏘아보았다.
“레이! 뭐하고 있었어요!”
“나야 뭐... 흠. 허흠.”
그가 민망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의미지? 서리하는 쿡의 땀을 닦아내는 에랄다를 눈짓했다. 아! 그렇구나? 에랄다와 함께 있었다고? 그 짓을 하고 있었겠지! 화를 벌컥 내려다가 주먹을 꼭 쥐고 애써 가라앉혔다. 나도 예니와 함께... 젠장! 너무 태평하게 있었어! 열흘 뒤에 찾아오겠다는 훅스턴의 말을 믿은 게 잘못이다!
서리하가 조용히 몸을 일으켜 문밖을 향했다. 그녀를 바라보지도 않은 채, 쿡의 작은 이마를 쓸어올릴 때 쯤, 서리하의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랑스. 이야기 좀 해요.”
*
“...! 다시 한 번 말 해봐요.”
“내부에 첩자가 있습니다.”
내부의 배신자는 베이카논으로 족하다고 생각한다.
“훅스턴의 첩자요? 첩자였다면 베이카논이...”
“아니, 그 말도 또 있는 게 틀림없어요. 쿡과 데미안을 공격한 자가 훅스턴이나 패거리였다면 크라켄이 가만있지 않았겠죠? 데미안을 발견했을 당시 검은 검집 안에 그대로였습니다. 그말은 그 들이 믿고있는 누군가에게 불시의 일격을 당했다는 의미로 해석되요.”
나는 곰곰이 생각을 정리했다. 수긍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었다. 냉정을 되찾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는 훅스턴이 아니라 틀림없는 내부 소행이었다.
“그렇다면 누가!”
“...한둘이 아니라고 생각 되요.”
“예?”
여기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다고, 비록 많아 보이지만 다들 여자들 뿐, 남자라곤 데미안과 크라샤, 레이하이딘 뿐이고... 레이하이딘이 첩자? 그럴 리 없다. 레이하이딘이 첩자였다면 이미 란제이의 봉인은 해제 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크라샤? 드로우 엘프인 그 녀석은 여자를 밝히지만 명예나 그런 쪽으로는 그리 큰 관심이 없다. 300살 동안 숲에만 머물러 살았으니까.
“남자라고 하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여자? 에이미, 칼리오페, 예니, 서리하, 페르시아스는 요정이고. 시르케와 로리안? 내게 있어 여자라 함은 모두 처음부터 지금까지 나와 함께 해온 동료들이다. 함께 잔 것은 둘째치더라도 배반자라면 나를 살해할 시간을 충분히 있었다. 그런 듯 했지만 서리하의 추측은 말도 되지 않았다.
서리하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저도 추측일 뿐입니다. 증거도 없이 모함하기는 싫어요. 단지 당신이 조금 더 주의를 기울였으면 하는 바램이라서 드리는 말씀이에요. 누구도 믿지 마세요.”
배신자라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 배신자는 훅스턴과 베이카논이라면 족하다. 서리하와 헤어진 난 크라샤를 찾아갔다.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훅스턴은 어쩌면 이 일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크라샤!"
"오호. 랑스! 마침 왔구나."
미간사이에 걸쳐진 안경을 추켜올리는 녀석. 녀석도 마침 그 빈병의 용도를 알아냈는 지 날 반기는 투였다.
"알아냈어!?"
"위대한 드로우 엘프에겐 불가능이란 없어. 마침내 밝혀냈지."
"뭔데?"
"염색약."
"뭐...?"
"염색약이라고."
"염색약? 옷을 물들이는 염색약?"
"아니, 머리를 물들이는 염색약이 들어있던 같은데... 귀족들 물건이야. 뭐 우리 짐작대로 독약이나 그런 건 절대 아니고 평범하게 머리를 물들이는 약품인데... 너희 해적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귀족들 사이에선 자주 애용하는 물건이거든."
"거기 들어있는 약물로 머리 색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이야?"
"그래. 이걸 훅스턴이란 놈이 줬다고? 녀석이 널 가지고 장난치는 거 아닐까?"
"장난...? 젠장...!"
그래. 머리를 염색시키는 약 따위에 무슨 의미가 있을 까. 그래도 나는 한가지를 분명히 알고 싶었다.
"무슨 색으로 염색하는 약인데?"
"거기까진 모르겠는 걸? 너도 알다시피 빈병이라서 성분이 별로 묻어있지 않아서 말이지. 염색약이란 걸 알아낸 것만해도 굉장한 거라고."
"그래... 수고했다."
크라샤 녀석에게 빈병을 건네받았다. 염색약이라... 훅스턴 녀석, 역시 아무 의미 없는 걸 건네준 걸까?
크라샤가 말했다.
"랑스."
"응?"
"훅스턴이란 녀석을 죽인 후, 뭘 할거야?"
"뭘 하긴... 녀석을 죽인 후..."
생각해보니 구체적인 행동을 정한 건 아니었다. 해적들을 위해서 나라를 얻으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걸 어떻게 실행해야 할지...
"왕을 죽였으니 네가 왕이 되는 건 어때?"
"뭐...?"
"하하. 훅스턴이란 녀석과 똑같은 놈 취급한다고 욕하지는 마라. 근데 결국 그렇게 하는 게 가장 좋아보여서 말이지. 여자들한테 이야기는 다 들었거든. 너 해적을 변화시키고 싶다면서."
"그렇긴 하지."
"내가 제시하는 왕이 되는 법은 훅스턴 처럼 간사하거나 치졸하지 않아. 훅스턴을 죽인 후, 서리하 왕녀를 원래의 자리에 앉혀라. 그런 후, 그녀와 결혼해."
"뭐...? 결혼?"
"그래. 그렇게 되면 당연히 넌 왕이 되는거지. 인간들의 방식이 그런거 아니냐. 탁월한 방법 아니야?"
잠시 동안 크라샤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결혼? 내가? 아니, 그 보다 내가 충격을 받은 것은 결혼이야기 따위가 아니었다. 이제까지 다짐했고, 이제는 보다 직접적으로 눈앞에 닥친 현실 때문에 잠시 혼란에 휩싸여 버렸다.
훅스턴을 죽인다고...? 그랬지. 그래야 하는거구나. 놈의 말대로라면 앞으로 9일후 놈이 찾아온다. 그리고 나는 그때에 반드시 놈을 죽인다.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46&WTV1471013=335312848&WTV1392781=31798184&WTV1357910=273489&WTV1357911=2890628&WTV246810=116&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11. 배반의 그늘 속에서&WTV9172643= 그 후, 서리하를 왕좌에 앉히고 그녀와 결혼하면 나는 나랄를 얻게 된다. 그 힘을 이용해 카린소 해적들과 문명을 교류하고 해적들을 점차 변화시킨다. 굉장히 이롭고 그 동안 내가 바래왔던 계획이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불안하다. 내 길이 과연 맞게 가고 있는 것인지, 앞을 보며 뒤로 걷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불안감이 몸서리 쳤다.
"랑스 괜찮아?"
"으윽..."
녀석이 나를 부축하며 밖을 나섰다. 내가 머물 움막으로 걸음을 옮기자 뾰족한 귀를 쫑긋 세우더니 나를 돌아봤다.
"왜, 왜 그래 크라샤?"
"호오라... 무슨 소리 안들려?"
"무슨 소리?"
"흐히힛. 떡치는 소리!"
"떡? 너 떡 좋아하니?"
"응! 무지!"
"무슨 떡 좋아하는 데?"
크라샤는 한심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더니 쯧 혀를 차고, 부축하던 내 몸을 이끌었다.
"무슨 떡 좋아..."
"쉿! 이래도 안들려?"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정말 가냘픈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은데... 실프를 이용해 주변의 바람을 모조리 고막으로 끌여들였다. 그제서야 바람에 뒤섞은 음성이 미묘하게 들렸다. 나는 사뭇 놀라며 크라샤를 힐끔 보았다. 역시 소문대로 시청각이 굉장히 발달한 드로우 엘프였다. 삼백살 먹은 고대 종족이라는 말이 이제야 실감이 나는데. 그나저나 이 소리...
- 하앙! 흐이잇! 커! 너무 커요! -
- 크크! 가만 있어! 오오! 쪼인다. 흐으으! 흐으으! -
퍽 - 퍽 - 퍽 -
눈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이 소리는 틀림없었다. 나 말고 도대체 누가? 크라샤와 나는 대번에 걸음을 옮겼다. 어지럽던 머리도 훔쳐 본다는 미묘한 흥분에 젖어 말끔해졌다.
창문으로 고개를 빼죽 내민 크라샤가 작게 환호를 질렀다.
"오오! 저 여자."
"헉..."
다름 아닌 레이 하이딘과 에랄다였다. 창문의 위치가 교미 하는 그들의 아래쪽에 자리잡은 탓에 그들의 아랫부분이 송두리채 공개되어 한눈에 들어왔다.
덩치 큰 레이하이딘 위에 에랄다가 쓰러져 있었다. 에랄다의 풍만한 엉덩이가 레이하이딘의 손에 붙잡힌 채로 마구 들썩이고 있었다.
레이하이딘의 긴 육체가 윤기를 머금고 모습을 들어냈다. 질퍽이는 소리와 함께 에랄다의 음부가 갈라지며 레이하이딘의 성기가 송두리째 삽입됐다. 레이하이딘의 고환 주머니가 에랄다의 아랫부분에 짓뭉개지며 부풀어 올랐다.
음부에서 흘러나온 하얀 애액이 굻은 테에 흥건히 맺히며 흘러내렸다. 에랄다의 엉덩이를 붙잡은 레이하이딘의 손길이 느슨하게 행위를 즐기기 시작했다.
"하윽! 하으윽!"
찌걱 찌걱 퍽퍽 - 굵은 기둥에 엉켜서 늘어나는 핑크빛 살결이 지나치게 요염하다 레이하이딘의 크기가 굉장히 큰 탓에 에랄다의 것이 너무도 비좁아 보인다. 레이하이딘의 그곳이 실룩거리다 분사가 시작됐다.
"오오오오! 역시 형님 멋지다. 오오!"
크라샤는 자신의 그곳을 발기시킨 채 조용히 환호를 질렀지만 나는 사라졌던 현기증이 도 다시 몰려왔다.
레이하이딘의 모습에서 훅스턴이 보였고, 기다란 육체에 뒤엉키는 에랄다의 얼굴에선 훅스턴에게 다리를 벌리고 당하던 물빛 머리의 귀족소녀가 겹쳐보였다.
에랄다의 신음소리에서 그 소녀의 목소리가 섞여 들려오는 듯 하다.
"윽... 크라샤... 난 이만 갈게."
"왜? 2차전 하는데? 와우, 밤새도록 할 것 같아. 히히힛."
"변태같은 놈."
"윽! 너한테 그런 소릴 듣다니!"
그러면서도 끝까지 그들의 장면을 눈에 담는 녀석이었다. 나는 어지러운 머리를 붙잡으며 움막안으로 들어와 잠을 청했다. 눈을 뜨자마자 정신이 번뜩 들만한 소식이 들려왔다.
"랑스, 데미안이 눈을 떴어."
나를 깨워준 카시아와 함께 데미안에게 재빨리 달려갔다.
"데미안!"
"아... 선장."
쿡은 안타깝게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정신을 차린 데미안 곁에는 밤새 그들을 간호하던 칼리오페와 에이미, 서리하와,란제이, 카시아가 있었다. 나머지 일행들은 이른 아침이라 아직 일어나지 못한 모양이다. 레이하이딘과 에랄다의 경우가 특히 그러하겠지. 에랄다의 딸인 로리안도 레이하이딘이 머무른 움막에서 함께 지내는 모양이다.
"데미안.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봐."
잠시 멍한 눈초리로 주변을 살피던 데미안은 내 말에 정신을 바로잡으며 입을 열었다.
"랑스, 선장이 만한데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지."
서리하는 그 임무가 무엇이었냐며 물었고, 나는 데미안에게 쿡을 옆에서 보호하라는 임무를 주었다고 설명해주었다. 크라켄을 다루는 것을 배면 쿡은 실제로 평범한 소녀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이럴 때 일수록 믿을 만한 호위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런 데미안 마저 당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서리하나 크라샤에게 부탁을 했어야 하는 거였다.
"어느 날 편지를 받았다면서 종이를 읽더라고, 누구에게 온 거냐고 물어보았지만 대답도 해주지 않은 채. 매우 비밀스럽고 중요한 거라면서... 뭐 원래 그녀가 말없는 성격이라서 그러려니 했지... 모두 잠든 한밤 중이 되자 그녀가 말하는 거야. '데미안 가자' 나는 경의도 모른 채 따라나섰지. 그리고 서쪽 해안가를 걷던 중에... 나는 불시에 정신을 잃었어. 이게 다야."
다들 한숨을 쉬었다. 내부의 배신자가 드러날 것이라 기대를 품었지만 결국 아무런 단서도 얻을 수 없었다.
"칼리오페! 쿡은요?"
쿡의 이마에서 수건을 갈던 칼리오페는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네. 데미안보다 상태가 안좋아. 상처는 거의다 나았는데 정신적인 면에서 타격이 큰것 같아."
쿡은 도대체 누구에게 편지를 받은 걸까. 왜 모두가 잠든 한밤 중에 누군가를 만나러 갔을 까.
꾸루루루루룩 - 상처입은 주인이 애처롭다는 듯이 크라켄이 우는 소리가 섬을 울렸다. 카시아가 긴머리를 뒤로 넘기며 말했다.
"큰일인데. 옥토퍼스를 막을 전력이 사라진 거나 다름없어..."
제길, 아니야. 데미안이 일어났으니 쿡도 이제 곧 정신을 차릴거라고! 서리하가 카시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포트가에선 연락이 없나요?"
"예. 아직요. 생각보다 연락이 늦는대요."
마침 그때였다. 삐이이익 - 호울러였다. 카시아는 단번에 밖으로 달려나가 호울러를 받았다. 호울러의 발목에 묶여있는 밀서를 펼쳐 읽기 시작했다. 그녀가 생긋 웃으며 날 바라보았다.
"됐다! 그들이 제안을 받아들였어요!"
침체됐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밝아졌다. 란제이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크라켄의 공백을 메울 수 있겠네요. 그래도 포트가의 병력들은 옥토퍼스 따위에게 허비되어선 안돼요. 저는 옥토퍼스를 잡을 수 있는 함정을 만들겠습니다."
"함정이요?"
"예. 바다에 쇠사슬을 연결해서 그물을 만들거예요. 힘이 많이 들것 같아서 구상만 하고 있었지만 쿡이 깨어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준비해야 겠어요."
함정을 만들겠다던 란제이는 곧바로 섬의 해적들을 불러모아 일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레이하이딘과 에랄다는 여전히 움막안에 들어가 신음을 토하고 있었고, 크라샤는 세이버스가 소환한 고대 악마인 인큐니아를 반드시 잡겠다고 결의를 다지며 대장간으로 들어가 활촉을 만들고 있었다.
마녀 시르케는 나와 카시아가 만났던, 류지아의 봉인에 대해서 알아본다며 사라져 통 보이지 않았고, 데미안은 칼리오페와 에이미와 더불어 쿡을 돌보고 있었다.
예니는 에랄다가 레이하이딘의 여자가 된 후로부턴, 로리안과 함께 식사를 도왔다.
카시아가 한밤 중에 나를 찾아왔다.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46&WTV1471013=338354055&WTV1392781=31812352&WTV1357910=273489&WTV1357911=2891915&WTV246810=117&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11. 배반의 그늘 속에서&WTV9172643= "랑스. 자니?"
"아, 아니요."
역시 카시아 였다. 그렇지 않아도 이야기 좀 나눠보려고 했는 데. 나는 태연히 그녀를 맞았다.
"이 밤에 어쩐 일이예요?"
"예전에 말 안했니? 너와 하루밤 지내려고 왔지."
"그런 장난 안통해요. 이제는 장난으로 안 받아들일 거니까."
"후후... 어른이 됐다는 걸 그렇게 증명하고 싶니. 알어. 호수가에서도 네 모습을 봤으니까."
"훔쳐보는 악취미가 있나봐요."
"아니. 그런 의도가 아니었어. 이 섬의 곳곳을 살펴봐야 할 의무가 있잖아? 데미안과 쿡이 당한 일을 생각해봐."
"카시아도 내부에 첩자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 그리고 그것은 너 또한 예외가 아니라고 생각해."
나는 피식 피식 웃었다. 모두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있었다. 그녀가 내 얼굴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나 또한 예외가 아니겠지."
"전 당신을 믿어요 카시아. 단지..."
"단지?"
"무언가 제게 숨기고 있는 게 많다는 것도 알아요. 그리고 그건 저를 위한 것이겠죠? 솔직히 말해서 시르케는 당신을 의심하고 있거든요."
"후후. 꼬마 마녀가?"
"예. 봉인 된 류지아를 만났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래요. 설명해 주실래요?"
카시아는 잠시 말이 없었다. 머리를 뒤로 졸라매고 예쁜 이마를 드러냈다. 셔츠 위에 걸친 자켓을 벗어 옷걸이에 걸었다. 풍만한 가슴이 두드러진 해적셔츠. 윗단추가 몇개 풀어져서 위쪽 가슴의 윤곽이 예쁘게 드러났다. 나는 램프를 하나 더 켜서 이야기하기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녀가 셔츠 단추를 조금 더 풀었다.
"읏. 뭐해요 카시아!"
"이걸 봐."
"단추 잠궈요."
"그게 아니라니까."
카시아는 단추를 몇개 더 풀어서 윗가슴 쪽을 내게 내밀었다. 그리고 그곳에 붉은 오망성이 작게 새겨져 있었다.
"이건... 문신?"
"그래. 해적왕으로 임명 받을 때, 가슴에 새긴 문신이야. 이곳에 선조의 피가 들어가 있어."
"선조의 피라고요?"
"류지아를 봉인한 카린소 해적의 초대 여덞장로의 피. 그들의 혈액이 담긴 이 문신 때문에 류지아의 봉인을 오갈 수 있어. 나의 첫 번째 임무는 그것이었거든. 섬 내부에서 마법이 약해져가기 때문에 류지아의 봉인된 영역을 조금 열어두는 것이었어. 너도 봤겟지만 지금 현재 여덞장로로 앉은 사람들은 노약자 뿐이야. 비밀리에 은둔하고 있지만 그들은 힘이 없거든. 그래서 봉인된 류지아의 힘을 끌어다 써야할 필요성을 느낀거지. 네가 해적왕으로 임명받을 류지아가 주었던 단검 또한 섬의 마력을 상승시키는 용도야."
"그러니까 섬의 마력이라는 게..."
"맞아. 카린소 섬을 수호하는 소용돌이. 그게 사라지면 카린소 섬은 끝장이니까. 훅스턴의 배반으로 다급해진 사람은 여덞장로 뿐이 아니었겠지? 이 섬을 만든 류지아도 그렇고 또 나도 그랬어. 사실 해적왕이 만들어 진 것 또한 이와 비슷한 돌발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였기도 하지. 그러한 해적왕 중 벌써 두명이 배신을 해서 지금 이렇게 골치가 아프지만."
"애초에 류지아의 봉인은 완전히 해제해버리면 되잖아요?"
"봉인을 푸는 방법은 아무도 알 지 못해. 단지 봉인을 만든 사람의 피로 그녀와 교류를 할 수 있을 뿐이야. 해적왕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임무였었지. 언니는 사람을, 아니, 남자를 믿지 못하니까 더더욱 더. 더군다나 여덞장로는 한편으로 그녀를 두려워 하고 있어."
"두려워 한다고요?"
"그래. 어쨌든 류지아는 죄 없이 마녀로 몰리고 봉인당한 거니까. 원한이 없을 수 있겠니?"
"정말 그러지 않을까요?"
"랑스. 난 철없는 네가 날 강간한다고 해도 원망하지 않을거야."
"...이해했어요."
무슨 말인지 알겠다. 자신이 키운 자식같은 해적들에게 봉인을 당했다고 해도, 류지아의 눈엔 영원히 자식같은 해적으로 보일테지. 철없을 때의 잘못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틀림 없었다.
일말의 의문이 모두 해소됐다. 이들은 모두 섬을 위해서. 우리 카린소 해적을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애초에 서로가 의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미안해요."
"뭘?"
"누구도 믿고 싶지 않았었거든요."
"훗... 믿지 말래도. 그게 옮은 행동이라니까."
"카시아."
"응?"
"플로렌스 호에 놀러가도 돼요?"
"언제?"
"지금요. 같이..."
"못할 것도 없지. 내 배인데."
해적 왕들의 배들은 은밀한 곳에 숨겨져 있었다. 핏빛 섬 곳곳에 파놓은 해안동굴. 자연 동굴 같지만 인력이 동원되어 만들어진 곳이다. 플로렌스 호로 향하던 중, 란제이의 모습도 보였는데, 많은 해적들을 동원해서 바다에 쇠사슬을 던지고 있었다. 심지어는 작은 어선까지 끌고나가 작업을 수행하는 이들도 있었다.
"옥토퍼스를 잡기 위한 함정이랬죠?"
우리 배들을 지키는 보초들은 굉장히 많았다. 예쁜 황금 참새가 반짝이는 골든스페로우 호. 황금 꽃이 화사하게 피어있는 플로렌스 호. 망치호와 쿡의 나비렐라호는 다른 곳에 숨겨져 있다.
"어어? 이 한밤 중에 왠 일이야?"
시르케였다. 나와 카시아가 손을 곡 잡고 나타난 걸 보고서 사뭇 놀라는 표정이었지만, 우리는 태연히 그녀에게 웃어보이며 출항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
"이 밤중에 출항이라고?"
"응. 밤 바다가 보고 싶거든. 네가 키를 잡아. 잡을 줄 알지?"
선박에 남겨진 선원들도 있었기 때문에 출항하기 위한 선원들은 충분했다. 시르케까지 합쳐서 대충 열 다섯명 정도 있으니. 그녀가 선장자리에 앉아서 키를 잡는 다는 게 내심 못미더워 옆에서 지켜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마법을 중얼거리더니 키가 살아 있는 것처럼 혼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으앗? 귀신이다!"
"마법이라고! 호호호. 복잡한 운전은 할 줄 몰라. 그냥 요 앞에 둘러보는 정도로 경로를 설정해 둔거지."
빗자루를 타고 다시 장루위로 올라가는 그녀였다. 카시아와 나는 잠시 불안한 눈빛으로 키의 움직임을 관찰했으나, 역시 마법이란 위대했다. 한템포 느렸지만 핏빛 섬의 앞 마당을 둘러보기에는 충분한 조정이었다.
우리는 안심하며 선상에 앉아 바다를 보았다.
"카시아는 이번 일이 잘 되면 뭘할 거예요?"
"글세... 류지아 언니랑 오두막에서 편히 살아볼까 생각하고 있는데? 간간히 보물도 찾아나서면서. 원래 그랬었으니 변한 건 없겠네. 그건 왜?"
"그냥요..."
"넌 뭘 하고 싶은데?"
"훅스턴처럼 왕이 되고 싶어요."
"뭐어어? 풋. 하하하하! 누가 안닮았다 그럴까봐서!"
"훅스턴처럼 그런 왕이 아니에요. 전... 해적들을 위해서, 해적들을 변화시키기 위한 그러한 왕이 되고 싶어요."
"우리 해적?"
"예. 해적들은 비록 욕심이 많고 성욕이 왕성하고, 뭐 저도 결국 그러한 해적이 되버렸지만 이번 일이 끝나면 변해야겠죠. 몸도 깨끗이 싯고, 약탈도 그만하고, 여자를 강간하는 짓을 금지시킬 거예요. 저도 해적 왕이니까 그만한 권리는 있겠죠. 나아가서... 카린소 섬의 왕이 될 거예요. 아니, 해적 섬이었던 카린소를 지우고 그곳에 나라를 건국하고 싶어요."
카시아는 아무 표정없이 내 이야기를 들었다. 긍정도 부정도 아니었다. 그녀가 간단히 말했다.
"내가 반드시 도와줄게. 레이하이딘도 네 말이라면 앞장 설거야."
"처음엔 그런 생각도 해봤어요. 서리하 왕녀와 결혼하면 왕이 되는 건 식은 죽 먹기니까. 훅스턴을 죽인 후, 그녀를 왕좌에 앉혀주면 전 그 대가로 결혼을 요구할 생각이었죠. 그런데... 그건 너무 치졸한 생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부터 그런 잘못을 해버리면 해적이었던 제 자신을 바꿀 수 없곘죠. 훅스턴과 마찬가지가 되는 거예요."
"후후..."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뭔줄 알겠죠?"
"모르겠는 걸?"
거짓말이 틀림없다. 머리좋은 그녀는 이미 내가 하고싶은 말의 의도를 파악했다.
"전... 왕이 된 후."
"응..."
그녀를 마주보았다. 찰랑이는 미풍이 내 볼을 가볍게 어루만졌다. 카시아의 부드러운 손이었다.
"당신과 결혼하고 싶어요."
카시아의 맑은 웃음소리가 바다의 미소와 섞여 들려왔다. 수줍게 들렸다.
"훗... 하, 하하하! 우리 해적들은 결혼이라는 관례가 없잖니?"
"그걸 위해서 왕이 되는 거잖아요?"
한참 웃던 그녀가 눈웃음 치며 내 볼에 작은 키스를 했다.
"멋진 해적이네."
잠시 침묵.
난 그녀의 마음을 확실히 확인하고 싶다.
"훅스턴 보다 더요?"
"그래..."
"......"
"혼란스러웠던 나를 이해 할 수 있겠니? 네 어린 마음을 우습게 생각했었나봐. 아니 어쩌면 그가 나에게 손을 내밀어 줄지 알았지. 오르네우스의 왕비로 만들어 주겠다고... 여자는 그러한 환상을 품고 있어. 그리고 나는 누구보다 현실적이고... 만약 그랬다면 나도 베이카논 처럼 너와 해적들에게 등을 돌렸을지도 몰라. 그런데..."
잠시 말을 멈춘 그녀가 분한듯 미간을 찌푸렸다.
"굉장한 라이벌이 있더라고. 그게 너. 랑스 클란츠야."
"라이벌이요?"
"훅스턴은 나에게 손을 내밀어 줄줄 알았던 손을 네게 내밀었어. 그는 오르네우스의 왕으로서 널 왕자로 만들어줄 심산이었던 거지."
내 검을 맨손으로 붙잡고 말하던 훅스턴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내 편이 되어라. 너를 구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고.'
나를 구하려고 했다는 의미가 그런 의미였을 까? 날 해적들의 손아귀에서 건저 올려준다는?
"그 광경을 목격한 순간 나는 꿈꾸던 동화에서 눈을 떳지. 내가 아무리 그를 원한다 해도 그는 이미 나를 잊었어."
카시아가 슬퍼보였다. 나는 조심스레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그녀의 몸이 조금씩 떨렸다.
"그리고 이제 알겠어. 넌 내가 받아야 할 손길을 받았으면서도 그를 따라나서지 않았어. 항상 한결같았지. 언제나... 지금도..."
카시아가 내게로 고개를 돌렸다.
"랑스. 지금은 아무도 방해꾼이 없어."
그녀의 입술이 나와 맞닿았다. 깊은 키스가 세상이 멈출때 까지 지속돼었다.
마침내 세상이 멈추었을 때, 우리는 손을 맞잡고 선실로 내려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