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려버려! -
펑! 펑펑! 퍼퍼펑! 물살이 튀기며 선체가 흔들거렸다. 내 대신 키를 조정하는 데미안의 손놀림이 빨라졌고, 포를 장전하는 해적들의 움직임 또한 분주했다.
- 선장이 있는 후미를 노려라! -
퍼퍼퍼펑! 장거리 포격이었지만 정확도도 우수했다. 정확히 내가 서있는 후미를 향해 포들이 날아왔다. 나도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거대한 포탄이 내 눈앞을 뒤덮으며 날아왔다. 그때 노을빛이 내앞을 스쳐갔다.
츠캉!
“서, 서리하!”
“보호해 달라면서요?”
짧게 뽑아낸 한설로 나를 노리고 날아오는 포탄을 반토막 내버렸다. 바닥에 쿵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쇠구슬은 반으로 깨끗이 갈라져 있었는데 얼어붙은 것처럼 하얀 서리를 머금고 데굴데굴 구르다 바다로 풍덩 빠져버렸다.
- 주인공들의 현재 위치
- 플로렌스 호 : 크라샤 크로우 , 시르케 , 로리안, 카시아
- 골든스페로우 호 : 랑스, 에이미, 칼리오페, 예니, 서리하, 페르시아스, 데미안
- 핏빛 섬 : 에랄다, 쿡, 레이하이딘, 란제이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43&WTV1471013=302572830&WTV1392781=31699261&WTV1357910=273489&WTV1357911=2881646&WTV246810=105&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10. 동쪽으로&WTV9172643=적들의 포격이 이어졌다.
펑 퍼퍼퍼펑! 마흔대 가까운 선박이 한번 에 집중시킨 화력 때문에 바다가 출렁이며 선체가 90도 각도로 흔들렸다. 그 탓에 배안의 모든 집기들이 쓸어 내려갔고, 사람들은 황급히 주변의 것을 끌어 당겨야했다. 우리가 다급해진 탓에 플로렌스호가 우리 앞을 가로 막으며 적들을 교란시켰지만 이 상태로 가다간 둘 다 넝마가 되어버릴 것이다.
가까스로 배의 균형이 잡히자 선원들을 살피며 소리쳤다.
“모두 괜찮아!?”
키를 힘겹게 잡은 데미안이 이를 갈며 소리쳤다.
“으으… 랑스 선장! 어떻게 좀 어서 해봐!”
투덜거리는 선원들. 선실 내에 있는 칼리오페와 에이미, 예니가 걱정되는 걸.
“선장! 이러다 다 죽겠습니다요!”
서리하가 물에 젖은 머리를 쓸어 올리며 다급히 소리쳤다.
“랑스 서둘러요!”
“으윽! 예!”
서둘러 실프를 부르기 시작했다. 페르시아스는 너무 엄청난 힘을 짜낸다며 땀을 작은 몸에 땀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정령의 반지는 푸른빛을 지나 투명한 색에 가까운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게 느껴졌다.
- 우아아앗! 돌풍이다! -
- 닺을 접어라! -
적들의 배가 정신없이 기우뚱 거리며 균형을 잡지 못하기 시작했다. 물론 카시아의 선박과 함께 있는 우리들은 전혀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거리를 넓히기 좋은 동남풍이 불었다. 거센 바람은 적들의 영역과 우리 영역을 기준삼아 반으로 갈라지며 각자 다른 풍향으로 격렬하게 불어대고 있었다.
마치 신이 그들을 배신한 것 같은 느낌 마저 들 정도였다. 카린소 해적들이 쾌재를 올렸다.
"와아아 하늘이 우릴 돕는다!"
"크하하! 해 볼만 하겠어!"
눈을 뜨고 명령을 내리려 했으나, 현기증이 핑 돌았다. 으... 너무 힘을 과격하게 사용했나.
여유가 돌아온 틈에 서리하가 내 어깨를 부축하며 나를 일으켜 세웠다.
"랑스! 바람이 변했어요. 당신이 부린 힘이죠? 괜찮아요?"
"아, 예 괜찮아요. 이 기회에 어서 포격을..."
카시아의 선박은 우릴 돕는 바람의 풍향을 타고 적함의 겉방향으로 맴돌며 치고 빠지기를 반복했다. 데미안이 기운이 빠져버린 날 대신해 명령을 내렸다.
"적의 돚대만 노리고 포격해라!"
골든 스페로우호의 가장 큰 장점은 트리플 케논. 세개의 구슬에 체인이 감겨져서 포가 명중하면 적의 돚대든, 뭐든 걸리적 거리는 무엇이든 휩쓸어 버린다. 역시 데미안의 명령은 주효한 것이었고, 적함들이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세네 척의 배의 돚대를 부러트려서 제자리를 맴돌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잠시 신경쓰지 않았던 크라켄이 활동에 개시했다.
다름 아닌 적의 정 중앙에 위치한 최고 명령권자의 선박을 통채로 잡아채서 바닷 속으로 수장시켜버린 것이다. 크라켄의 포효에 적들이 동요했다.
"크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 으아악! 바다 악마다! -
- 옥토퍼스다!-
- 아니! 크라켄 크라켄이야! -
동요에 휩싸인 수십척의 적함들의 대열이 보기 좋게 흐트러졌다. 처음 카시아를 쫓던 당시 오십척에 해당하던 선박들이 이제는 서른 척 가까이로 줄어 있었다.
이쯤에서 도주할까도 생각했지만 이들이 전열을 가다듬어 훅스턴과 베이카논과 합류하여 핓빗섬으로 공격한다면 제대로 귀찮아 질게 틀림없었다. 서리하에게 부축받는 몸을 일으켜 세우며 크게 외쳤다.
"이 상태로 적을 괴멸시킨다!"
"와아아아아아!"
카시아의 함선에서도 사기 충만한 함성이 크게 메아리쳤다. 적들은 역방향으로 불어오는 바람과, 그들이 우회온 탓에 뒤쪽에서 급격히 휘몰아치는 소용돌이. 중앙을 빠른 속도로 휘젓는 크라켄까지. 비록 그들의 함선 숫자는 까마득히 많지만 자연재해 앞에서 처철하게 무너져 가고 있었다. 그때 적들의 중심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
"함선을 하나로 이어라! 모두 당황하지 마!"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 인가 싶어서 눈을 가늘게 뜨며 살폈다.
"엇... 저 여자!"
"아는 사람이에요?"
그때 그 여자가 틀림없었다. 스카디 데 사이르. 지파르그의 검술대회에서 나와 결승전부딪혔던 그 여자. 백합기사단의 단장인 그녀가 함선의 중심에 서서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그녀의 명령대로 함선들끼리 나무 판자가 이어지며 하나의 거함이 만들어져가기 시작했다. 역방향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던 그들의 함대가 안정되었고, 적함을 한 척씩 차근 차근 삼켜가던 크라켄 또한 그렇게 이어진 거함 앞에서 섣불리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크라켄의 위용은 대단했지만, 한척에 200명 가량이 승선한 서른 척 가량의 선박이 하나로 이어졌다면 6천명에 육박하는 병력이었다. 행여 크라켄이 모습을 드러낸다면, 이제는 모두 연결된 선박안에 자리잡은 적들이 모조리 검을 들고 백병 전으로 응할 태세인 것이다. 크라켄은 섣불리 무리해서도 안되며 상처를 입어선 더더욱 안된다. 훅스턴에겐 옥토퍼스가 있기 때문에.
역시 핏빛 섬에서 크라켄과 교신하는 쿡도 이런 점을 염두해 두었는지 크라켄을 후방으로 이동시켰다.
단단히 이어진 하나의 요새가 바람의 저항을 뚫고 바다를 달려오기 시작했다. 물론 배가 서로 이어진 탓에 포격을 할 순 없겠지만, 이대로 플로리스호와 골든스페로우 호에 부딪혀 백병전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역시 만만히 볼 수 없는 그녀, 백합기사단의 단장이었다. 카시아가 설명을 덧붙였다.
"지파르그의 병력들은 해상보다도 육상에서 그 진가를 발휘해요. 그래서 저렇게 배를 이어서 백병전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아아... 현기증이 나는 군. 나는 적들의 위용을 보며 전위를 상실한 해적들을 보며 크게 웃었다.
"하하하하! 하하하하!"
"라, 랑스?"
선장이 미쳤다. 랑스? 제 정신이에요? 갖가지 목소리가 들려오는 와중에 나는, 조용히 살라멘더를 불렀다.
함선이 하나로 연결된 적들의 요새에서 불길이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며 나는 완전히 졸도하고 말았다. 힘을 너무 많이 부렸거든.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43&WTV1471013=305584114&WTV1392781=31712725&WTV1357910=273489&WTV1357911=2882869&WTV246810=106&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10. 동쪽으로&WTV9172643= "랑스 굉장하던데요? 예전에는 그렇게까지 강하지 않던 걸로 알고 있었는데... 기껏해야 모래를 달구는 정도 였다고 들었어요."
내가 눈을 뜨자 들려온 서리하의 목소리였다. 아마도 엄청난 자연재해를 이끌어낸 정령술에 대해서 말하는 거겠지. 사실 나도 이렇게까지 대단한 힘을 부릴 수 있을 지 몰랐다.
예전 일이었다.
선박내에서 따뜻한 물을 끓이려고 여유롭게 눈을 감고 셀레멘더를 불렀는데 주전자 안에 담겨졌던 물이 폭발해 버린 것이다. 나는 곧바로 근처 섬에 정박하여 페르시아스를 데리고 폭포로 다가갔다. 그곳에서 정령들로 많은 실험을 해보았다. 그 결과 몸을 움직이며 정령을 부릴 때하고, 몸을 움직이지 않은 상태로 정신을 집중했을 때하고는 천지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정령들과 얼마만큼 융화를 이룰 수 있느냐에 따라서 자연재해 급의 위력을 부릴 수도 있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얼마 전에 얻은 정령의 반지는 정령들과의 교류를 더욱 살갑게 도와주었다.
그 뒤로 난, 항상 거함들을 상대로 홀로 싸우는 모의 훈련을 머릿속으로 그렸었다. 마침 이러한 상황이 왔고, 위력은 내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대단했다. 그런데.
"도, 도망쳤다고요!?"
"예. 계속 싸웠다면 이겼을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증원 군이 또 가세하는 바람에…."
"윽…."
침대에서 일어난 나는 우리가 결국 도망쳤다는 사실에 이를 꽉 물었다. 제길…. 더군다나 경악한 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오디세우스의 함대들이었어요."
오디세우스….
지금 내 방에는 서리하와 예니, 칼리오페와 에이미가 함께 있다. 데미안은 아마도 선박의 키를 운전중이고, 페르시아스는 서리하의 어깨위에 올라가 있었다. 곧 이어 누군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긴 흑발머리. 지독히 아름다운 여인들로 둘러싸인 가운데 유독 내 눈에 뛰는 그녀의 이름은 카시아였다.
물론 예쁘다라는 관점으로만 판단하자면 몸매는 예니가, 얼굴은 서리하가 더욱 예쁘게 생겼다고 말 할만 하지만 역시 얼굴과 몸매가 최상의 기준선에서 어울려 빗어진 아름다움으로 평가하자면 카시아가 최고의 미인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가슴으로 예전부터 염원하던 그녀였다. 카시아가 침대에 누운 나를 훑어보더니 생긋 웃었다. 이내 심각한 표정으로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증원군으로 도착한 오디세우스의 함대... 그 가운데 프란시스호가 있었어."
"베이카논 프란시스..."
"그래. 그가 오디세우스의 함대들을 이끌고 있더라고. 무슨 말인지 알겠니?"
오랜만에 보는 카시아의 미모를 감상하려다 뜬금없이 들려온 경악스러운 사실에 몸을 벌떡 일으켰다. 정령술을 너무 과도하게 부렸는지 머리에 현기증이 몰려왔다. 아직 중화돼지 않았던 나의 성기는 미친듯이 팽창했다. 덕분에 난 다시 이불을 뒤집어쓰며 자리에 누워버렸다.
"그게 무슨 말인데요!"
"훅스턴, 그자가 오르네우스의 왕좌에 올랐어."
순간 서리하의 안색이 굳어지는 게 느껴졌다. 예니가 공주님... 하는 신음 소리를 내었고, 원래 지파르그 사람인 칼리오페와 에이미는 난처한 얼굴로 어떤 위로를 해야할지 모를 표정을 지었다.
서리하가 고개를 저었다.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예전부터 그러려던 그자의 계획이었으니까요. 단지... 적들의 함대가 너무 거대하다는 걱정이 되는군요. 방금도 전투를 치뤘듯이 지파르그의 함대까지 그들과 손을 잡은 것 같으니까요."
"남은 곳은 포트가..."
훅스턴이 손뻗지 않은 남은 나라는 동남쪽에 위치하는 포트가 밖에 없었다. 카시아가 고개를 저었다.
"아마 그곳은 손대지 않을 거야. 시민들이 자유로운 오르네우스와 지파르그와는 달리, 철저한 공산주위를 고집하는 포투가는 굉장히 고립적이라서 설득하기 쉽지 않거든. 오르네우스와 지파르그가 동맹을 맺어버린 탓에 아마 잔득 경계하고 있겠지. 병력은 오르네우스와 지파르그의 것으로도 이미 충분해. 문제는 그 많은 병력을 가지고 동쪽 섬의 봉인을 풀러 올 것이란 말이지."
모두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훅스턴의 계획은 완벽했다. 설마 베이카논이 배신자였을 줄은...! 젠장! 모두가 동쪽 섬으로 쳐들어 올 것이라고 예상한 사이에 훅스턴은 여유롭게 오르네우스의 왕좌에 앉았고, 베이카논은 지파르그의 함대를 끌여들였다. 카시아는 위기에 처해있었고, 만약 내가 뒤쫓아 오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사로잡혀...
나는 눈을 부릎뜨고 말았다.
"잠깐만요 카시아!"
"왜 그래?"
"훅스턴! 녀석은 지금 어디 있죠?"
"어디 있긴 당연히 오디세우스에서 편히..."
녀석은 결코 그럴 녀석이 아니다. 해적왕이 되었으면서도 하루도 쉬지 않고 해적들에 나선 그였다. 만약 내 생각이 맞다면 지금 우린 엄청난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카시아의 안색이 크게 변했고 나는 일행들을 밀치며 밖으로 나갔다. 드로우 엘프 크라샤가 멋모르고 나를 반겼다.
"여어 랑스!? 굉장히 좋은 독에 중독됐다면서? 나도 그 독약좀 어떻게... 어라? 간만에 만났으면서 표정이 왜..."
"크라켄! 크라켄! 어디있지?"
"뭐야? 그 괴물 오징어라면 아까 동쪽으로 급히 헤엄쳐 가던데?"
"으윽! 데미안!"
잠시 정박한 탓에 상갑판 위에서 시르케와 잡답을 나누던 데미안이 고개를 돌렸다. 짧은 보라색 마녀 시르케가 날 반기려 했지만 심각한 상황을 이내 감지하고 손바닥만 펴서 헤헤 웃으며 흔들었다.
"왜 그래 선장?"
"어서 핏빛 섬으로 출항해! 어서!"
데미안이 멋도 모르고 선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이어 카시아가 갑판으로 뛰어 올라왔고, 하늘에선 흰독수리 하울러가 그녀 어깨에 내려 앉았다.
전령이 도착했다.
나는 서둘러 카시아에게 달려가 전령을 함께 펼쳐 보았다. 내용을 먼저 정리한 카시아가 종이를 꾸깃 꾸겼다.
"말도 안돼... 벌써 공격받고 있어...!"
나는 이를 악 물며 소리쳤다.
"출항!"
상황은 의외로 간단하다. 베이카논이 지파르그의 함대를 설득하고, 카시아를 유인해 없애려 했다. 훅스턴은 우리가 동쪽섬에 잠시 머물러 있는 동안 왕이 되었고, 가장 강한 전력인 나를 동쪽 섬에서 떼어내기 위해 카시아가 위험해 처해있는 걸 공개적으로 암시해주었다. 나와 크라켄이 섬에서 빠져나간 틈을 이용해 훅스턴은 오르네우스의 함대를 이끌고 동쪽 섬을 공격한다.
그리고 이후, 동쪽 섬의 봉인이 풀려나면 그곳에서 얻은 귀신선과 옥토퍼스, 지파르그의 함대까지 합세하여 곧바로 카린소 섬을 칠 것이다.
마음이 다급해졌다. 어서! 어서! 핏빛 해적단이 위험하다!
다급한 와중에서도 아직도 독은 중화돼지 않았다. 팽창하는 성기와 머리에는 현기증, 더군다나 정령술까지 무리하게 부린 바람에 열까지 펄펄 들끓었다. 서리하가 내 이마를 쓰윽 만져보며 고개를 저었다.
“랑스, 아직도 최음독이 중화돼지 않은 건가요?”
“...젠장. 그런가봐요.”
“도착하려면 하루가 걸려요. 그 동안 쉬고 오세요.”
나는 뒤돌아서는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그녀의 손목을 조심스레 끌어당겼다. 그녀는 잠시 멍한 눈초리로 내 손에 이끌리듯 몸에 힘을 뺐으나, 이내 플로렌스 호에서 들려오는 카시아의 목소리를 듣고 황급히 내 손을 뿌리쳤다.
“...미안해요.”
제길! 이쯤 됐으니 나는 직접적으로 말을 하기로 하였다.
“당신과 하고 싶어요. 서리하.”
어지간하면 표정에 변화가 없는 서리하가 마치 심한 모욕을 들은 것처럼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의 손이 한설을 붙잡으며 뒤로 한발짝 물러섰다.
“무례하군요.”
나는 예상치 못한 그녀의 표정을 마주보며 당황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내 그녀가 고개를 숙이며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미안해요 랑스...”
어쩔 수 없이 그녀에게서 멀어져 갔다. 어느정도 거리가 벌어졌을 때 그녀를 보았는데, 그녀는 카시아를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등장인물 -
플로렌스 호(선장 - 카시아 플로렌스) : 카시아 플로렌스, 크라샤 크로우, 시르케 아루렐리아, 로리안
골든 스페로우 호 (선장 - 랑스 클란츠) : 랑스, 에이미, 칼리오페 , 서리하 에스메랄다 왕녀. 데미안, 가슴 큰 예니.
프란시스 호 (선장 - 베이카논 프란시스)
망치 호 (선장 - 레이하이딘)
나비렐라 호(선장 - 쿡 나비렐라) : 크라켄
골든 스페로우 호(선장 - 훅스턴) : 훅스턴, 세이버스 , 인큐니아 , 키리우스 호프만
핏빛 섬 : 란제이 린 , 쿡 , 레이하이딘 , 에랄다.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44&WTV1471013=308577300&WTV1392781=31724077&WTV1357910=273489&WTV1357911=2883900&WTV246810=107&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11. 배반의 그늘 속에서&WTV9172643= 노을빛 왕녀와, 흑발의 카시아를 뒤로하고 난 선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 짓을 하고 싶다 보다도, 앞으로 다가올 훅스턴과의 전투를 위해서 체력을 완전히 회복해야 한다. 물론 일반인들은 섹스를 하면 기운이 빠지기 마련이지만 최음독이란 게 섹스를 안하면 기운을 차릴 수 없다. 거의 해독되었나 싶었는데 과도한 정령술을 부린 탓에 남아있던 독 기운이 퍼졌나보다. 이왕 하는 겸 페르시아스를 데리고 칼리오페의 선실을 두드렸다.
“칼리오페?”
“으으음...”
잠을 자고 있는 그녀였다. 술을 잔득 먹고 잔득 몸 질을 한 듯, 잿빛머리가 요염하게 흐트러져 있었고, 어깨선을 드러낸 야한 사제복이 한없이 흘러내려 커다란 가슴 굴곡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옷깃을 들춰보았다.
잠들어 있는 그녀의 눈커플처럼 흘러내리는 살결들이 숨결에 맞춰 부드럽게 흔들리고 있었다. 재밌는 생각이 들어서 페르시아스를 한쪽 구석에 놔둔 뒤, 깨지 않도록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대놓고 옷을 벗기는 것 보다 이렇게 은밀하게 행동하는 게 훨씬 가슴이 설래었다. 조심조심. 깨지 않게...
그녀가 스르르 내려가는 옷깃에 닿아 움츠리는 탓에 풍만한 유방이 출렁이며 미동했고, 옆으로 돌아누웠던 탓에 벗기기 힘들었던 하반신이 이제는 정면을 드러내며 오히려 벗기기 쉬운 자세를 취했다.
조심조심 간질이며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칼리오페의 성숙한 몸은 예전에도 겪어보았지만 정말 가슴과 엉덩이에 비해서 허리가 얇다. 허리를 스치며 흘러내려온 사제복이 통통히 오른 허벅지를 지나 종아리를 드러냈다. 검은 음모가 뭉쳐있는 곳엔 깔끔한 삼각꼴을 이루었으며 굴곡이 갈라지는 아래쪽에는 전혀 털이 없고 깔끔했다. 그녀를 모두 벗긴 나는 조심스레 근처 수납장으로 가서 밧줄을 꺼냈다.
“하아... 하아...”
언젠가 음흉한 마녀 시르케에게 한번 배웠던 기술과 비슷한 짓을 하려한다. 이제 나는 소년 따위가 아니니까. 이왕 즐기기로 작정한 거, 다양한 시도를 즐겨보기로 하였다. 칼리오페의 다리를 양쪽으로 펼치며 밧줄로 침대 기둥에 묶기 시작했다. 깨지 않도록 조심조심.
“으으음...”
칼리오페가 뒤척이려 했지만, 이미 양다리가 양쪽으로 묶인 탓에 자세가 변하지 않았다. 나는 이어서 양쪽 팔도 침대 기둥에 묶었다. 으하... 이거 짜릿하다. 앞으로 그녀는 내게 어떤 짓을 당해도 저항할 수 없다. 나는 펼쳐진 그녀의 다리사이로 천천히 접근했다. 양손을 뻗어 갈라진 틈을 벌려보았다. 좌아악 - 음란한 소리와 함께 많은 기관들이 날개를 펼쳤다. 펼쳐진 그곳의 정점에서 진주같은 핑크빛 보석이 빛나고 있었다. 나는 혀를 뻗기 시작했다.
“으으음... 음...”
칼리오페가 신음을 흘리며 몸을 뒤척였다. 무의식중에 손으로 내 머리를 밀어내려 했으나 손이 묶여있는 탓에 밧줄만 당겨지며, 그러지 못하였고 또 다리로 나를 밀어내려 무릎을 굽히려 했으나, 다리 역시 묶인 탓에 그녀의 몸만 출렁거렸다. 나의 혀를 더욱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으음... 음... 하아... 흠...!”
그녀의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에 엉켜든 잿빛머리가 더욱 요란하게 흔들렸다. 이윽고 그녀가 가늘게 뜨기 시작했다.
“으음... 어... 음.. 하... 어? 랑스.. 으읏?”
칼리오페가 깜짝 놀라며 입술을 활짝 벌렸다. 자신의 음부를 빨고 있는 날 마주보며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당황하며 벗어나려고 했으나. 사지가 밧줄에 묶여 대짜로 공개돼있는 자신의 처지에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랑스! 너 언제 나를 이렇게...”
나는 성숙한 그녀를 마주보며 험한 말을 했다.
“흥분되지 않아? 크크크. 어떤 짓을 해도 달아날 수 없어. 칼리오페.”
“으... 너 랑스! 변태 같아...!”
그녀가 벗어나려고 몸을 또다시 뒤틀었지만 헛일이었다. 나는 벗어나지 못하는 살덩어리를 지켜보며 묘한 쾌감을 느꼈다. 한없이 성숙한 여인이 열여섯 꼬마 앞에서 발가벗고 밧줄에 묶여 요동치는 모습이라니, 나는 혀끝에 닿은 그녀의 음부를 쓸어 올리기 시작했다.
“읏...! 흐읏...!”
양손을 잡아당겼으나 밧줄 자국이 선명하게 찍힐 뿐이다. 그런데 반항에 요동치던 몸은 곧 쾌락을 저항하기 위한 것으로 바뀔 것이다.
“랑스! 흐잇! 해도 되니까 이것 좀 풀어줘!”
“이게 좋은데요? 쪽. 낼름.”
크리토리스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혀끝에 튕겨지며 요동치는 이곳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내 뺨에 닿은 그녀의 허벅지가 부들부들 경련이 일어나며 나를 간질였다. 아직 시작일 뿐인데 너무 느끼는 게 아닌가? 아무래도 그녀 또한 사로잡힌 흥분감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양이다.
양손으로 더욱 힘껏 음부를 펼치며 실룩이는 크리토리스를 더욱 빠르게 쓸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운데 중지 손가락을 길게 뻗어 그녀의 질내에 깊숙이 찔러 넣었다.
“흐이이익!”
그녀의 사지가 밧줄을 팽팽히 잡아당겼다. 혀를 움직이며 손가락을 천천히 왕복하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찌걱, 낼름 낼름 낼름
“힉! 히이익! 으아아아아아!”
가슴이 위로 올라가며 머리를 뒤로 젖히기 시작했다. 덕분에 아래서 올려다보는 풍만한 가슴의 굴곡이 더욱 두드러졌고, 나는 그런 언덕을 사정없이 주무르며 음부를 자극하는 행위를 늦추지 않았다. 손가락이 흥건해지며 침섞인 애액이 밖으로 튀겼다. 혀에 쓸리는 그곳이 더욱 팽창하며 짙은 윤기를 머금기 시작했다. 그녀의 신음이 가빠질 때마다 음부는 더욱 더 흥건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두 개의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흐아아악! 흐악 흐악! 랑스! 랑스!”
낼름 낼름 쪽쪽쪽, 찌걱 찌걱 찌걱 찌걱!
매우 빠른 속도를 유지하며 규칙적으로 손가락과 혀를 움직이다. 이내 질내 부에 있는 손가락들을 회전시키기 시작했다. 좌로 틀었다. 다시 원래대로, 우로 틀었다 다시 원래대로. 빙글 빙글, 빙글빙글.
“이히이이이익! 이이이익! 이히익!”
칼리오페의 비명이 비명처럼 커지기 시작했다. 곧이어 그녀의 몸에서 경련이 심하게 일어나며 음부에서 엄청난 액체가 분사가 시작됐다. 찍 - 찌이이익 찍찍.
“흐아아악! 흐이이익! 흐이익!”
뱀처럼 몸을 비틀비틀 꼬았지만 사지가 묶인 탓에 고개만 사정없이 흔들었다. 다리가 양옆으로 추하게 부들부들 흔들렸다. 멈추었던 분사가 다시 한 번 이어졌다. 찍 - 찍 - 후들후들후들. 떨리는 그녀의 몸. 신성한 사제였던 그녀가 적나라하게 음부를 벌리고, 크리토리스를 앞으로 내밀며 하체를 허공에 띄었다. 입은 크게 벌어진 채 다물어지지를 않았고, 눈은 초점이 맞춰지지 않은 채, 세상에 보이지 않는 높은 곳만을 바라보려고 했다.
그녀의 하체에서 몸을 물러나며 피식 피식 웃었다. 와우! 대체 뭘 싸댄거야? 하하하하!
페르시아스를 바라보았다. 요정도 칼리오페가 도대체 뭘 분사한 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지만 기가막히게 야한 모습인 것은 틀림없었던 것인지 야한 혼란에 빠져버린 듯하다. 이어서 문이 벌컥 열렸다.
“하하. 또 데미안이냐? 데미안 이년 좀 봐. 부들부들 떨고 있어. 완전 실신해 버렸네. 푸하하하. 이런 거 알아? 이제 해적들이 이런 짓을 좋아하는 게 이해가... 어라...?”
대답이 들려오지 않아 뒤를 돌아보았다.
“야? 데미안. 왜 대답이 없어 선장이 말했으면... 헉”
데미안이 아니었다.
에이미가 입을 가로막으며 경악에 질린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 복귀할 당시 적응하려고 무심코 두들겼던 앞부분 섹스신들이 미흡하더군요. 나중에 수정 좀 해야겠습니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44&WTV1471013=311463036&WTV1392781=31724275&WTV1357910=273489&WTV1357911=2883917&WTV246810=108&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11. 배반의 그늘 속에서&WTV9172643= “하아! 랑스 저리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왜 이방에 에이미가 있어! 그런데 에이미는 랑스! 네가 왜 여기 있어! 하는 표정이었다. 그건 눈앞을 보면 돼잖아? 칼리오페는 에이미가 있든 없든 아직도 쾌감의 여운을 벗어나지 못하고 실신해 있다. 젠장!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래. 한번 해보자!
나는 재빨리 벗어놓은 OPG를 집어 들었다.
에이미가 몸을 감싸며 무슨 짓이냐는 표정을 지었지만, 나는 행동으로 그 의문에 대답했다. 에이미의 옷을 찢기 시작했다.
“까악! 살려줘! 랑스가 미쳤어!”
“쉿! 에이미 쉿! 나 중독 되서 그래! 중독 되서 이렇게 변태가 된 거야.”
“히익! 그래도 싫어! 읍! 흐읍!”
그나저나 내가 왜 이렇게 갑자기 변태가 되어버렸는지 모르겠네. 아무래도 중독된 영향이 크긴 큰가보다.
에이미가 아무리 저항해 봤자 소용없었다. 비록 왼손이었지만 뿌리 깊은 나무마저 뽑아버리는 오우거의 힘을 어찌 벗어날 수 있으리. 그녀의 검은 스타킹이 보기 좋게 찢어졌고, 신성한 사제복이 꾸겨지기 시작했다. 브레지어와 아랫도리는 왼손으로 살짝 잡아당기기만 했는데 뚜둑 뜯어지며 에이미는 알몸을 드러냈다. 나는 그녀를 벽으로 밀어붙이며 OPG를 집어 던졌다.
“싫어!”
그녀가 또 한번 비명을 질렀다. 아무래도 이 지경까지 왔으니 살짝 겁을 줘야 할 것 같았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짝! 때렸다.
“깍!”
“가만 안 있으면 OPG를 낀 채로 때려 줄 거야.”
“하... 안돼... 흑... 흑...”
“한두 번 했던 것도 아니잖아? 겁먹지 않아도 돼.”
“그래도... 사제님 앞에서... 무서워... 흑...”
에이미가 훌쩍 거리기 시작했으나 덕분에 그녀는 힘을 빼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홀쭉한 허리를 접고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벽에 손을 짚게 하고서 칼리오페를 돌아보았다. 실신한 줄 알았던 그녀는 어느새 정신이 돌아와 발가벗은 우리들의 모습을 보며 거친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나와 마주친 칼리오페는 부끄러운 듯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나는 내 앞에 엉덩이를 내 밀고 있는 에이미를 보았다. 그녀도 다른 사람 앞에서 섹스를 치룬다는 사실 때문인지 갈라진 틈이 흠벅히 젖어 있었다. 그녀의 엉덩이를 양쪽으로 활짝 펼쳤다. 칼리오페보다 발달하지 않은 돌기들이 더욱 연한 핑크빛을 머금고 있었다. 그래서 칼리오페의 것보다 조금 작은 느낌이 들었다. 엉덩이 사이에는 가만 소용돌이가 부끄러운 듯 안쪽으로 줄어들며 다시 펴졌다.
팽팽한 귀두를 한번 쓸어만 진 후, 그녀의 음부에 문질렀다. 귀두의 앞부분만 살짝 질안에 삽입했다가 얼른 도로 빼내었다를 반복하였다. 이러한 행위를 반복하면 할수록 음부는 흥건히 젖어 귀두에 엉겨붙은 애액이 길게 늘어났다. 동시에 손가락을 아래로 뻗어 크리토리스를 쓸어 만졌고, 다른 한손으로는 가슴을 움켜쥐며 비비기 시작했다. 에이미가 밀려드는 쾌감을 어쩔 수 없는지 음란한 소리를 내며 내 성기를 붙잡았다. 그리고 음부를 뒤로 내밀며 삽입해 달라는 포즈를 취했다.
“흐읏... 흣! 하아...”
“에이미 넣어줘?”
에이미는 애써 고개돌린 칼리오페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싫어... 흐으응”
싫다면서 뒷부분은 왜 그렇게 내 하반신에 비비는데? 가슴을 쓸어 만지던 손으로 엉덩이를 들춰내며 삽입했다.
“흐아앙...”
질퍽 질퍽! 약간 허리를 튕기던 나는 에이미의 양손을 뒤로 살며시 당기며 걷게 했다. 내 위도를 파악한 에이미는 발음 멈추며 주춤했지만, 멈춰 설 때마다 허리를 채찍처럼 휘두르며 질퍽질퍽 소리를 내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칼리오페가 묶인 침대로 향하기 시작했다.
“흐앙! 흐아앙! 칼리오페... 사제님...”
칼리오페가 시선을 돌린 채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나 사제 아니라니까... 하아...”
그 말에 에이미의 육체가 칼리오페와 포개어지기 시작했다. 두 명의 수풀이 맞닿아 있었다. 두명의 포개어진 육체는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미지의 쾌감을 증진시켰다. 나는 칼리오페의 묵였던 사지를 풀기 시작했다. 밧줄을 풀며 말했다.
“칼리오페. 이런 거 해봤어요?”
“아니... 처음...”
포박당했던 손과 발목이 풀어지자 칼리오페는 에이미를 감싸 않았다. 서로 닿은 유방이 부드렇게 짓뭉개졌고, 팽팽하게 서있던 유두가 서로를 찌르는지 칼리오페는 그 감각을 느끼려 맞닿은 유방을 살며시 비볐다.
“아항... 사제님...”
“에이미 힘빼. 랑스랑 한두번 하는 것도 아니잖아... 하응...”
역시 나이 많은 칼리오페 다웠다. 그녀는 오므렸단 에이미의 자리사이에 자신의 무릎을 끼워 넣어 활짝 펼쳐주었다. 칼리오페가 말했다.
“하후... 누구먼저 넣을꺼니...”
두 개의 음부가 맞닿아 있었다. 칼리오페가 에이미의 다리를 잘 엉겨서 벌려준 덕분에 삽입하기는 어려울 것 같지 않아 보였다. 나는 팽팽하게 발기된 성기를 맞닿은 그녀들의 중간사이에 밀어넣었다.
“흐이이잇!”
“하아아앙!”
두 명의 맞닿은 크리토리스 사이를 가로질렀다. 두 명의 여인이 미끄러지는 귀두의 감각에 신음을 흘렸다. 칼리오페가 에이미의 상체를 깊이 끌어안으며 가슴을 비볐다. 두 명의 음부 사이에 밀어 넣는 느낌이 사뭇 새로웠다. 나의 하반신에 맞닿는 살결들이 두 명의 것이라 조금 더 포근하고 자극은 심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찌걱찌걱! 한동안 그녀들의 음부의 중간 사이를 가로지르던 나는 곧 방향을 잡았다. 일단 아랫 방향에 눕혀져 있는 칼리오페의 음부를 넓게 손으로 펼치며 귀두를 밀어넣었다.
“흐아아아앙!”
한차례 절절을 오갔던 칼리오페였다. 삽입을 기다렸다는 듯 비명에 가까운 신음을 내 뱉었고, 에이미는 일말의 아쉬움을 채우려는 것인지 칼리오페와 닿은 상체를 조금 더 격렬히 문질렀다. 대신 나는 에이미의 하체를 붙잡고 위로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까아...?”
칼리오페와 삽입된 하체를 튕기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에이미의 하체를 들어올린 탓에 엉덩의 사이의 기관이 모조리 눈앞에 드러났다. 약간 힘이 들었지만 에이미가 워낙 체구가 가볍고, 또 무게중심이 상체에 쏠려있었기 때문에 혀로 그녀를 농락하는 건 문제 없어 보인다. 들어올린 에이미의 엉덩이사이에 얼굴을 파묻기 시작했다.
“흐이이이이익!”
“하아아하아아앙!”
격렬한 마찰소리와 신음소리. 한동안 이상태를 지속하며 쾌감에 물든 우리들은 완전히 뒤엉키기 시작했다. 나는 칼리오페위에 몸을 눕혔고, 에이미는 내 하체에 올라탔다. 내 아래 깔린 칼리오페의 방향은 나와 반대 방향이므로, 나의 엉덩이 사이에 혀를 집어 넣고 있었다.
“우웃!”
그동안 혀로 농락당했던 에이미는 내 빳빳한 기둥을 붙잡고 삽입을 시도했다. 에이미의 것이 삽입되자 엉덩이 사이에 혀를 집어넣던 칼리오페가 손을 앞으로 뻗어 내 유두를 꼬집었다. 그동안 질렀던 여자들의 비명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나의 신음이 주체를 못하고 터져 나왔다.
“흐아아! 흐아아아! 칼리오페! 에이미!”
등에 닿은 칼리오페의 유방의 물침대 보다 부드럽게 출렁이며 내 몸을 휘감았다. 나의 엉덩이 사이의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와 요동치는 칼리오페의 혀가 나의 성기와 연결되는 느낌이 들 정도로 깊게 파고들어 있었다. 밑에 깔린 칼리오페가 무겁지 않도록 다리를 M자형으로 세운 에이미의 하체가 그와 관계없이 질퍽이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흐아하아아아아!”
찍찍찍 - 울컥, 울럭 울럭, 찍찍찍. 에이미가 몸을 들자 하얀 체액이 주루룩 흘러내렸다. 내가 사정한 것을 알자 그녀들은 행동을 늦추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 끝난 줄 알고 있다.
하지만 내 것은 아직도 팽팽한 상태 그대로이다.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44&WTV1471013=314631443&WTV1392781=31752996&WTV1357910=273489&WTV1357911=2886527&WTV246810=109&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11. 배반의 그늘 속에서&WTV9172643= 허리를 아래로 숙인 채, 엉덩이를 하늘 높이 들어 올린 두 명의 여성이 음부를 실룩이며 하얀 애액을 주루룩 뱉었다. 밤새도록 저질러진 탓에 내 것이 삽입되었던 흔적이 뚜렷이 드러나 있었다.
짐승처럼 엎드린 칼리오페와 에이미의 몸이 침대에 대자로 뻗으며 실신해 버렸다.
기억의 돌을 만들기 위해 이 광경을 모두 목격한 페르시아스를 돌아보았다.
"페르시아스 구경하느라 수고했어."
'하아... 무, 무서워'
두 여인을 넉다운 시켜버린 내가 두려워졌는지 페르시아스는 기억의 돌을 앞으로 내밀며 뒤로 뒷걸음 쳤다. 나는 피식 웃으며 기억의 돌을 붙잡고 환영을 펼쳐보았다.
- 힛! 힛! 흐이이익! -
- 까앙! 흐아앙! 하앙! -
짐승처럼 엎드린 칼리오페 위에 에이미가 포개어져 있었다. 허리를 위 아래로 돌아가며 한 번씩 삽입을 왕복하였고, 부족한 부분은 손가락을 이용해 채워주었다. 이어서 에이미를 바닥에 눕히며 음부를 헤집었고, 칼리오페는 하체를 에이미의 입안에다 가져다대며 나와는 열렬히 키스를 해댔다.
다음은 내가 바닥에 누웠다. 에이미가 나의 하체로 올라가 짓누르기 시작했고, 칼리오페는 삽입되는 부분에 얼굴을 파묻으며 나의 뒷구멍과 고환을 혀로 빨고 쓸어냈다. 곧이어 칼리오페는 나의 얼굴에 자신의 하반신을 파묻으며 에이미의 입과 유두를 괴롭혔다.
이런 난교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마치 동물인 것 마냥 원초적인 쾌락에 휩싸여 밤을 지샜다.
눈앞에 펼쳐진 세 명의 살덩어리들이 경련을 일으켰고, 음부에선 나의 성기에 뒤엉켜 흘러나오는 핑크빛 속살들이 내게 농락당했다.
부풀어 오른 크리토리스에선 절정에 이를 때면 분사되는 애액들이 찍찍 솟구쳐 나오기도 하였다.
"페르시아스 다음엔 너도 끼워줄게."
'시, 싫어요..."
피식 웃으며 대충 옷을 걸쳐입고 밖으로 나갔다. 밤이었다. 서리하가 키를 잡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내가 키를 잘 잡지 않은 탓에 데미안만 무리할 수 없으니 서리하가 데미안의 편의를 봐주는 모양이었다.
내가 배를 돌볼 겸, 그녀에게 쉬라고 권하고 싶었지만, 아까 거절당했던 씁쓸한 기억 때문에 모른 척 할 수밖에 없었다.
"제길, 생각해보니 요즘 들어 새로운 여인과 관계를 맺어 본 적이 없구나..."
투덜대며 파도치는 난간에 기대고 있자 허공에 뭔가 펄럭이는 소리가 들더니 내 옆에 내려앉았다.
"어?"
빗자루를 갈무리하는 보라색 짧은 머리. 기괴하게 구부러진 머리스타일은 언제나 이색적이고 살을 훤히 드러낸 까만 복장은 해적보다는 마녀라 부르기에 적합해 보였다.
"랑스! 오랜만이야? 그치? 헤헤헤."
입가에 찍힌 점은 역시 그녀의 매력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약간은 통통한 얼굴형이지만 무척이나 섹시한 느낌이 든다. 나이도 나보다 어리면서. 참 이해하지 못할 매력인 걸.
"시르케. 잘 지냈어?"
"호호호. 이상한 독에 중독됐다면서. 빨아줄려고 왔지."
"윽! 뭘 빨어!"
"랑스 성기."
대놓고 민망한 말을 하는 그녀였다. 별로 큰 충격을 받을 내가 아니지만 왠지 마녀의 놀림 앞에선 당황하게 된다. 지금 은근히 이쪽을 주시하는 사람이 많다고! 서리하도 깨어있고.
"나중에 침실로 와! 본대를 보여줄 테니까."
"후후. 아까 처음 보는 여자 두 명을 실신시켰던데 뭐."
"헉. 다 봤어?"
"지파르그의 사제였다지? 완전히 타락시켰구나? 키키. 이제 더 이상 내가 알던 순진한 소년이 아니야."
헛기침을 내 뱉은 후 태연한 표정으로 질문했다. 난 해적이라고!
"그날 이후로 별 일 없었니?"
그날이라 함은 내가 페르시아스와 만날 적, 북쪽 섬에서 발견한 마법 게이트 때문에 모두 흩어져 버린 날이다.
"응. 우리는 모두 선박으로 이동했는데 랑스만 사라져 버려서 모두 당황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현재 상황을 잘 설명해 줬지. 뭐. 나 이래봬도 마녀라서 랑스 선장이 이상한 틈새로 빠져드는 걸 놓치지 않았거든. 그 후로 선장이 알다시피 배신자 베이카논하고 연락을 주고받았어. 랑스하고 만났더라? 이야기를 들으면서 훅스턴의 행방을 주시했지 뭐. 우리도 그때까지 베이카논이 배신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거든. 지파르그로 향했던 훅스턴이 갑자기 행방을 감추고 뜬금없이 오르네우스 왕으로 나타난거야. 그리고... 베이카논에게서 급히 연락이 왔더라고. 일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으니 지파르그 서쪽 해안섬에서 만나자고. 가보니까... 이런! 함정이었어. 지파르그 함대가 쫙 깔렸던데? 랑스도 봤지? 랑스 아니었으면 우린 포로고 능욕이고 다 필요 없이 단번에 수장당할 뻔 했어. 그나마 플로렌스 호가 빨랐기에 망정이었지..."
고개를 끄덕였다. 다 아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지금 훅스턴은 동쪽 섬을 공격하고 있다. 아무리 내가 존경했고, 높이 평가하는 녀석이었지만 정말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동해번쩍 서해번쩍 하는 녀석이다. 그것도 빈틈을 아주 잘 찾아서 말이다. 우리가 처한 모든 상황을 한눈에 꿰뚫어 보는 듯하다. 아무리 베이카논이 배신자라지만 이제는 우리들의 정보가 셀 우려는 없을 텐데... 꺼림찍 하다. 내가 모르는 엄청난 비밀이라도 있는 것처럼.
나는 찝찝한 기분을 휘휘 저어버리며 시르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랜만이야 시르케.”
"키키. 반가워 선장."
"참. 시르케."
"응?"
"너 마녀잖아. 그러니까..."
"응? 마녀 맞아."
"그러니까... 우리 섬에 있는 류지아라는 여자는 어떻게 알게 된거야?"
641살 먹은 백발머리 마녀. 얼굴은 류지아보다도 더 어리게 생긴 그녀였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대륙의 해적단은 모두 그녀에 의해서 파생되었다. 무엇보다 나는, 카시아가 그녀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흥미로웠다. 언젠가 해적왕 들에게도 물어본 적 있었다. 류지아에 대해서 아냐고.
아무도 그녀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오직 카시아와 여덞장로만이 그여자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한명 더. 시르케.
"나도 잘은 몰라.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방황하고 있을 때 였는데, 원래는 마법 같은 거 몰랐거든. 그런데 꿈에서 매일 밤 어떤 여자가 나타나기 시작한거야. 지금 내 또래 정도로 보이는 백발머리 여자였는데... 그 여자가 자기 이름은 류지아라고 말하면서 내게 마법을 가르쳐주기 시작했어. 꿈속에서 마법을 배운다는 것 자체가 그당시에는 너무 신기하고 믿어지지 않았는데 지금은 충분히 이해가 가. 이젠 나도 그런 흉내를 낼 수 있거든. 아무튼 해적들 틈에 있어봐야 여자는 항해에 끼워주지도 않고, 마녀라고 내몰리기 일수였지. 가만 있어봤자 섹스노리게 밖에 되지 않겠다 싶어서 내가 살던 인근을 모두 늪지대로 만들어 버렸어. 왜? 진흙고렘 기억나? 그거라도 안만들어 놨으면 날 먹겠다고 찾아오는 해적들한테 이미 따먹혔을걸? 사실... 난 섬을 빠져나가고 싶어서 그 후로 마법에 매진했어. 해적 왕이 아니면 카린소 섬 주위에 소용돌이를 벗어날 수도 없으니까. 여자나 마녀따위는 항해에 끼워주지도 않고... 봐, 이 지팡이로 하늘을 날아다니잖아. 아쉽게도 무한정 날아다닐 수 있는 게 아니라서.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수 년 동안 안보이던 류지아가 꿈에 보이더라고. 해적 왕이 날 찾아온데. 그게 랑스 너였어. "
"그런가... 그렇게 알게 된 거구나."
카시아는... 그녀는 류지아를 어떻게 만났던 것일까. 요즘들어 왜 류지아에 대한 의문이 생겨나는 지 모르겠다. 베이카논이 배신을 해서 모든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것일까? 적어도 카시아는...
"카시아도 나랑 비슷한 경우가 아닐까?"
"너 처럼 꿈에서 나타났다고?"
"응. 그렇게 뭐, 검술이나 그런걸 배운 거 아니야?"
"아니. 나도 직접 류지아를 만나봤어. 카시아는 자기 친언니라고 하면서 나를 그곳으로 데려갔었거든. 봉인돼 있어서 밖으로 나갈 수 없다면서..."
"으잉? 봉인돼었다고!? 만나봤다고?"
"응? 왜 그래?"
"말도 안돼는 소리야!"
"말도 안된다니?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내가 직접 만나봤다니까? 틀림없어 백발에 너 또래의 여자. 641살을 먹었다고 해서 말도 안된다면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봉인이라는 게... 그러니까 안에서도, 밖에서도 열릴 수 없는 문을 문을 잠근 거라고. 문은 봉인을 펼친 자가 아니라면 열리지 않아. 그런데 선장과 카시아가 들어갔다고? 그건 말도 안돼... 어떤 대 마법사라고 해도 봉인된 존재에게 다가설 수 없어!"
"그녀에게 직접 단검을 받았어. 그리고 그걸 여덞장로에게 주고 해적왕을 임명받았고."
"단검?"
"응."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랑스? 늦은 밤인데 여기서 뭐하니?"
카시아였다.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44&WTV1471013=317527760&WTV1392781=31753986&WTV1357910=273489&WTV1357911=2886616&WTV246810=110&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11. 배반의 그늘 속에서&WTV9172643=마침 잘 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르케가 전음가지 해오며 주의를 주었다.
- 랑스, 그 이야기는 꺼내지 마. 내가 조사해 볼게. -
시르케를 흘낏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카시아를 의심한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항상 그녀는 나를 아껴왔다. 훅스턴 다음으로 믿어왔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카시아라고 말할 수 있다. 다만 불안한 것이다. 또 나를 위해 무언가 감추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그런 마음.
"카시아..."
"랑스? 어머. 혼자가 아니었구나?"
"아. 간만에 시르케랑 만나서... 이야기 좀 나누고 있었거든요."
약간 서먹하다. 시르케가 있어서 일까. 시르케가 피식 웃으며 허공을 날아올랐다.
"랑스, 그럼 난 갈게. 카시아. 좋은 밤 보내요. 호호호."
카시아가 깨끗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미풍에 흩날리는 머릿결이 그녀의 등뒤를 까맣게 메웠다.
"랑스. 아까는 대단하던 걸? 그게 말로만 듣던 정령술이었니?"
나는 요점을 짚었다. 그깟 정령술 따위로 원론적 의미가 퇴색되는 것 따윈 바라지 않는다.
"대단한 정령술이 아니었더라도 어떻게든 도와주러 왔을거예요. "
"믿었어. 네가 올 거라고 생각하면서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노력했거든."
"...어떻게 그걸 알았어요?"
내가 빤히 그녀의 눈을 보자 카시아는 고개를 돌렸다.
"나도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예?"
"나도 똑같이 행동했을 테니까."
"카시아..."
가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러나, 그녀의 표정에서 이 말이 이성을 염두한 것이 아니라 단지, 어릴 때 부터 날 지켜봐 와서 당연히 갖고 있는, 상대를 아끼는 마음. 이성이 아닌 가족을 대하는 것 같은 그러한 태도는 나로선 괴리감만 받을 뿐이었다.
"표정이 왜 그러니...? 안 좋은 일 있어?"
"아니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사실 그러했다. 내가 남과 다르지 않은 해적이 되어가고 있는 것 또한 어쩌면 그녀의 마음 한구석에 무의식 적으로 자리잡은 훅스턴의 모습을 닮아가려고 애써왔는 지 모른다. 나는 분명히 알고 있다. 훅스턴은 카시아를 사랑했으며, 카시아 또한 그러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그래서 난 애써 소년을 버렸다. 또 한편으로 훅스턴이 가진 것보다 위대한 꿈을 품었다. 언젠간 나라를 얻고 해적을 변화시켜 보려는 그러한 꿈. 훅스턴처럼 욕심에 찌들어 동료를 배신하는 행위따위는 일삼지 않을 것이다.
"카시아. 전 더 이상 당신이 알던 랑스가 아니에요."
"훗... 랑스가 아니면 누군데?"
"남자입니다."
"알어. 직접 보기도 했잖아?"
"무슨 말인지 정말 몰라요?"
"......"
대답이 없었다. 그녀 정도의 머리와 지성이라면 내 맘 모든 것을 짐작하고 남는다.
"알고 있어. 네 마음..."
"훅스턴 때문이에요?"
"아니... 너 때문에."
"저 때문에? 저를 위한다면..."
"네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야."
"무슨 말이에요?"
"나. 네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나쁜 여자야. 날 어디까지 믿을 수 있니?"
"예? 어디까지 믿는 다니요? 물어볼 상대가 잘 못된 거 아니에요?"
"거봐. 그래서 안되. 절대로 네 맘을 허락할 수 없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되요."
"랑스. 난 널 사랑해."
"...제가 원하는 한도에 절반정도만 사랑한다고 말해야 정확하지 않을까요?"
"아니라고는 하지 않을게. 하지만 반드시 그래야만 해. 네 모든 걸 내가 가져선 안돼."
"왜요? 대체 왜... 훅스턴은 이제 돌아올 수 없어요!"
카시아는 피식 웃어버렸다.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를 상대한다는 투였다.
"내가 만약 훅스턴을 따라서 널 배신하게 된다면 어떻게 할꺼야?"
"예!? 말도 안돼는 장난치지 마세요!"
"베이카논도 배신했는 데? 나라고 널 배신하지 말라는 법은 없어. 우린 해적이니까. 언제든 더 강한사람 더욱 이로운 사람에게 고개를 숙일수도 있어. 훅스턴은 이제 왕이고 우린 해적이야. 명예 따위야 필요 없잖아?"
"억지 부리지 마세요! 차라리 싫다면 싫다고 해요."
왼손에 힘을 주자 붙잡은 난간이 파직하며 박살이 나버렸다. 무의식적으로 실프를 불러냈는지 격렬한 돌풍이 한순간 우리를 휘감았다 도로 놓았다.
여자가 복잡한 건 알고 있지만 이건 정도가 심하다. 마치 나를 갖고 노는 것 같았다. 항상 이래 왔었다. 심지어 노리개 감이 되어버린 것 같은 기분 마저 들었다.
"랑스. 나와 자고 싶니?"
"뭐라고요...?"
"아까도 봤어. 여자 두 명이나 데리고 동시에 섹스하던 걸? 정말 내가 기억하던 랑스를 떠올리자면 충격적인 장면이었어. 네가 남자가 되었다는 걸 애써 그렇게 증명하지 않아도 돼. 네 마음 정도는 훤히 들여다 보이니까..."
그걸 봤다고...? 머리가 새하애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의 표정은 한결 같았다.
"나랑도 하고 싶겠지. 물어볼 게 나랑 하고 싶니?"
"어떻게 싫다고 말하겠어요."
"그럼 해도 돼."
"말도 안돼요..."
"랑스. 나랑 섹스할 수 있어. 내 몸을 가지고 온갖 장난을 다 쳐도 용서할 게. 대신 내 마음에 대한 강요는 하지 말아줘."
"정말 당신...!"
카시아의 작은 얼굴이 기습적으로 내게 들이 닥쳤다. 강하게 충돌할 것 같아 겁에 질려 눈을 감았는데 다가오는 속도가 일순간 부드럽게 늦춰지며 입술이 서로 닿았다.
"쪽... 쪼옥..."
경직되어버린 순간 그녀의 입술이 미끄러졌고, 온몸에 그녀의 뜨거운 감촉이 애워쌌다. 이어 그녀의 혀가 흘러들어왔다. 그녀와 나누는 첫 키스였다.
갑자기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모르겠다.
몸이 실컷 달아오를 때 쯤, 카시아가 입술을 떼어냈다.
"하아..."
"아쉽네..."
"에...?"
"이럴 때가 아니야."
카시아가 동쪽을 주시했다. 괴수의 울림이 바다를 진동시켰다.
- 크어어어어어! -
- 우어어어어어어! -
엄청난 괴수의 괴성과 몸부림 소리가 벼락처럼 번뜩였다. 카시아가 장루에 엮인 밧줄을 타고 플로렌스호로 넘어가며 소리쳤다.
"전속력으로!"
어느새 햇살이 동쪽에서 고개를 내며 핏빛 섬을 상흔에서 흘러나온 피처럼 물들이고 있었다. 붉게 물든 두 마리의 괴수, 서로 엉켜붙은 채 촉수를 휘적거리고 있었다. 크라켄과 옥토퍼스였다. 정신이 번쩍 들며 나도 선원들을 깨웠다.
"데미안! 카시아!"
내가 서둘지 않아도 모두가 알아서 준비를 감행했다. 망원경을 꺼내 훅스턴의 선박을 찾았다.
"있다!"
정말 그가 있었다. 그리고 오디세이아의 함대가 꽤 많이 있었다. 나와 똑같은 모형의 골든스페로우 호가 역겹게 변질되어 있었다. 온갖 보기 좋은 금장을 발라놓았고, 깃발은 더이상 해적 깃발이 아닌 오디세이아 왕가의 것이었다.
당당하게 흑발을 휘날리는 훅스턴의 모습이 똑똑히 보였다. 당장이라도 실프를 부려서 놈에게 날아가고 싶었지만, 일단 냉정을 되찾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배가 빠른 속도로 접근하는 와중에서도 놈 근처에 있는 선박들을 살폈다. 역시 역겹게 미소지은 키리우스 호프만 녀석과, 잿빛 피부를 자랑하는 악마 인큐니아. 악마를 불러낸 세이버스도 보였다.
로즈마리 섬의 주민들을 헤치지 않은 건 무슨 꿍꿍이였을까. 일단 붙잡아서 들어보자.
지파르그의 50척의 함선과 전투를 벌였던 우리들이다. 거기에 반해 오디세이아의 함대들은 그리 많은 수는 아니었다. 10척 정도. 단지 그 중에 트리플 케논이 장착된 골든 스페로우 호가 있었고, 이제까지 봤오던 배들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포문이 장착된 겔리온 선박들이 열척 정도가 되었다. 키리우스 호프만과 세이버스가 각각 한대의 선박의 선장으로 지휘를 내리고 있었다.
섬위에서 촉수를 격렬하게 요동치던 두 마리의 악마가 바다로 풍덩 빠지며 물을 튀겼고, 레이하이딘의 망치호를 중심으로 핏빛 해적단의 수많은 선단들이 훅스턴에게 맞서고 있었다. 나는 망원경을 내려놓고 서리하를 불렀다.
"서리하!"
차가운 한설검에서 스산한 냉기가 흘러나와 내 몸을 움추려 들게 만들었다. 왕녀의 시선은 강탈당한 왕좌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그녀는 스스로 자세를 고쳐 잡았다. 정령술을 부리는 나를 지켜주는 왕녀.
훅스턴의 배를 노려보며 살라멘더를 불렀다.
"어엇?"
이상한 일이었다. 분명 살라멘더는 반응했지만 불길은 치솟지 않았다. 때 마침 에이미가 페르시아스를 들고 나왔다.
"페르시아스! 셀레멘더가 안통해!"
'주인님, 정령들이 저 악마를 무서워해요."
"악마!?"
인큐니아 였다. 더군다나 인큐니아를 조종하는 세이버스는 가부좌를 튼 자세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단번에 눈치챌 수 있었다.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45&WTV1471013=320429361&WTV1392781=31755482&WTV1357910=273489&WTV1357911=2886751&WTV246810=111&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11. 배반의 그늘 속에서&WTV9172643=저년! 정령술을 방해하고 있어! 데미안에게 크게 소리쳤다.
"데미안!"
"랑스 선장?"
"무조건 돌격해!"
"어느 쪽으로?"
"우리 배와 똑같은 놈한테!"
레이하이딘이 탑승한 망치호의 장점은 내구도가 굉장히 높다는 것이다. 핏빛섬을 향하여 포격하는 포들을 모조리 몸으로 받아내며 상대 함선과 출동해 백병전을 벌이고 있었다.
핏빛 해적들의 선박들은 스무대 가량으로 적들보다 많았지만, 오디세이아의 겔리온이 포문들이 많은 탓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키리우스가 승선한 겔리온의 속도가 매우 빨라서 핏빛 해적들의 중심속으로 재빨리 파고들어 무차별 포격을 가하고 있었다.
더욱 골치가 아픈 것은 세이버스가 다루는 인큐니아 였다. 저 요염한 여자 악마는 어느 때나 그러하듯, 높은 허공위에 날개를 퍼득이며 떠오른 채로 음란한 신음을 퍼트렸다. 그러자 정신없이 포격을 가하던 핏빛 해적들의 움직임이 자꾸만 현혹되어 멈칫거렸다.
훅스턴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바다를 울려퍼졌다.
"크하하하! 오디세이아! 핏빛 단의 장로만 노려라!"
"아하하하하! 공격!"
굉장히 신이난 모양이군. 그 웃음소리가 쏙 들어가게 해주마!
마침 은빛 화살이 허공을 핑! 하고 날아들며 허공에 떠 오른 인큐니아의 어깨를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