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하여 키리우스가 지배하던 로즈마리라는 도시는 폐허가 되었고, 도시의 많은 주민들까지도 몰살당하게 되었다. 우리 선박을 이끌어야 할 사람들은 부상을 입은 놈들까지 합하여 스무명 가량. 다행인 것은 레이하이딘과 카시아가 끌고 온 병력들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그들을 대신 고용할 수 있었다. 놀라운 것은 그들은 모두 카린소 해적 무리들 이었는데 훅스턴의 무리들을 추적하던 카시아와 레이하이딘은 키리우스가 자신의 성을 버리고 떠났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고, 그 경의를 조사하다보니 그 사건의 배후에 내가 연관되어 있고, 우리들이 위험에 처해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어 서둘러 카린소 섬으로 들려 병력을 소집한 후,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사흘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엄청 바쁘게 움직였다는 레이하이딘의 덕담을 들으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오디세이아의 서북쪽에 위치한 항로에 세척의 거함이 거닐다 작은 섬에 잠시 정박하였다. 세대의 거함. 카시아의 플로렌스 호, 나의 골든 스페로우호, 레이 하이딘의 해머딘 호이다. 세이버스의 말에 의하면 북부에 위치한 악령의 섬으로 훅스턴이 갔다고 말하였다. 당연히 우리는 대열을 정비하여 악령 해적단이 거주한 곳으로 향하는 중이다. 이곳에서 이틀을 머물기로 하였는데 오늘은 며칠째 이어지는 긴 항해로 지쳐 모두들 매우 피곤하였기 때문에 파티는 내일 진행하기로 하였다. 파티에는 사냥감들이 필요하니까 내일은 모두 섬의 깊을 곳을 향해 사냥을 떠나기로 하였다.
“랑스. 이것 봐라! 하하하. 네 덕분에 얻은 것이야.”
레이하이딘은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며 웃음을 흘렸다. 기괴한 문자가 새겨진 갑옷이었는데 배꼽부분에는 날카로운 검에 잘려나간 흔적이 보였다. 바로 오스만이 입고 있었던 마법의 갑옷이었다. 레이하이딘의 거대한 망치를 튕겨내었던 것은 바로 갑옷의 힘이었는데 놈은 이걸 믿고 있다가 한설검을 쥔 나를 만나 목숨을 잃게 되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고맙다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 레이하이딘이었다. 그는 로리안과 에랄다가 해주는 음식이 무척 맛있다며 또 주방을 향하는 중이다.
이층 선실의 복도를 걸을 땐 하도 방안이 요란해서 빼꼼 열어 보았더니 다름 아닌 많은 여인들이 한데 모여 덕담을 나누고 있었다. 손바닥에 불꽃을 춤추게 만드는 시르케와 그것을 신기한 듯 바라보는 추방당한 왕녀 서리하와 가슴 큰 예니씨, 그리고 주방에 있는 줄 알았던 로리안과 에랄다까지 모여 있었다. 약간 침울한 기분이 드는 건 왜 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더니 역시 얀스의 문제가 크게 마음에 걸린 탓이다. 그녀는 나의 멍청한 계획 때문에 훅스턴에게 사로잡혔다. 지금쯤 어떤 처지에 처해있을까... 문득 어릴 적 악몽이 다시 떠오른다. 어릴적 멋모르는 상태에서 훅스턴에게 능욕 당하는 어린 소녀를 보았다. 그때의 광경이 또 다시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예전처럼 괴롭거나 잊고 싶지 않았다. 아랫도리가 미친 듯 팽창하며 얀스가 훅스턴에게 능욕당하는 모습마저도 연개 되기 시작했다.
다리를 벌리며 초점이 흐트러진 얀스, 그 위에 훅스턴이 포개어져 자신의 남성으로 얀스의 음부를 휘젓는 모습, 곧이어 얀스의 음부에서 찰싹 튀기는 애액이 흘러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훅스턴의 허리는 멈춰지지 않는다. 점차 훅스턴의 얼굴이 내 얼굴로 변해가지 시작했다. 얀스의 얼굴이 시르케에서 로리안으로 또 다시 예니의 얼굴로 변해가고 있었다.
“으읏... 예니...!”
그리고 내 눈앞엔 정말 예니가 있었다.
“까...! 죄, 죄송해요...!”
어느새 난 내 침대에 누워있었다. 옷을 모두 벗은 채로 팽창한 내 것을 손으로 잡고 있는 추태를 그대로 들어냈다. 왜 예니가 지금 내 방에 들어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예,예니! 잠시만요!”
“죄송해요! 화장실이 어딘지 몰라서...!”
나는 황급히 뒤돌아서는 예니의 손을 잡았다. 아직도 팽창된 내 것은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녀를 강하게 잡아끌며 문을 쾅하고 닫았다.
“저기... 예니...”
“아... 이해해요... 남자들은 원래 가끔 그래야만 한다는 것도요...”
거칠게 흥분한 상태였지만 예니는 이런 나를 보며 얼굴만 붉어진 채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어쩌다 보니 정말 그녀도 정말 나의 배에 승선하게 되었다. 그녀의 마을은 모두 폐허가 되었으며 국가로 돌아간다면 마녀로 몰려 화형에 취해질 것이다. 이제 그녀는 나의 선원이다. 더 이상 오갈 때 없으며 오직 나를 선장으로 섬겨야 하는 여자인 것이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난 예니 앞에서 알몸을 드러내고 있었다. 남성의 팽창한 물건을 빳빳이 세운 채.
“가... 가도돼요?”
“아니요.”
“...보내주세요.”
“저랑... 함께 자요.”
“.......”
“같이 자요. 모두에겐 비밀로 하고... 오늘 하룻밤이라도 좋아요.”
“거절하면 강제로 하겠죠?”
“...저는 다른 해적들과는 다릅니다. 아니 다른 남자들과는 달라요.”
“무엇이 다른 데요! 당신도 제 몸만 취하고 싶은 마음뿐이잖아요.”
예니가 크게 소리치자 커다란 가슴이 물결쳤다. 투명한 실크 아래로 요염한 자태가 고혹적으로 드러났다.
“달라요. 저는... 가슴 큰 예니씨를 처음 본 순간부터 마음이 흔들렸거든요.”
“가슴 큰...?”
“네. 물론 당신의 가슴은 매우 커요. 남자로서 그것에 시선이 이끌렸다고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하지만 전 그런 육체도 좋지만 당신의 마음도 좋습니다. 당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당신이 마음아파 했을 때, 또 당신이 키리우스에게 끌려갔을 때 전 목숨을 걸고서라도 당신을 구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당신이 나와 함께 항해를 떠나지 않는 다고 말했을 때 미칠 듯 가슴 아팠습니다.”
강조하지만 내 말은 모두 사실이다.
“랑스...”
그녀의 가슴에 손을 뻗었다. 난 못박듯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이 큰 가슴도, 당신의 은밀한 부분도 모두 드러내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습니다.”
“아... 그만...”
"오늘은 내 앞에서 야한 여자가 되주세요."
"하... 안 돼...!"
조용히 입을 뻗었다. 그만이라고 말하며 살짝 나를 밀어냈지만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 마침내 그녀의 입술 안에 내 혀가 파고들었다.
- 랑스의 정력제인 리플을 원합니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29&WTV1471013=120859960&WTV1392781=25567102&WTV1357910=273489&WTV1357911=2324230&WTV246810=52&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6. 분쟁&WTV9172643=“쪽... 쪼옥...”
예니는 이후로 정말 움직이지 않았다. 혀를 입안에 밀어 넣어 요동치고 있는데도 그녀는 내 양어깨를 꽉 잡을 뿐, 더 이상 반항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 나는 그녀 앞에 서 있고 하반신을 잔득 발기시킨 채 모조리 벗고 있는데도, 또 지금 이어져야 할 행위가 분명히 무엇인지 알면서도 그녀는 반항을 하지 않는다. 이것은 마음대로 하라는 뜻이 분명하다. 아주 천천히 그녀의 어깨를 두 손으로 쥐었다. 가냘프게 떨리는 체구가 나와 비슷한 큰 키인데도 불구하고 안타까울 정도로 연약하고 작게만 느껴진다. 조심스레 손을 미끄러트렸다.
“앗...!”
예니는 입술을 황급히 떼어내며 내 손은 잡았다. 그러나 내가 의도하는 행위를 막지 못했다. 난 지금 그녀의 가슴을 부드럽게 움켜쥔 것이다. 역시 크기와 촉감이 비례했다. 부드러운 실크 안쪽으로 느껴지는 감촉에 내 손가락이 모두 파묻혀 버렸다.
예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내 팔을 양손으로 힘없이 거머쥐고 눈을 꽉 감은 얼굴에서 선원들의 혼을 쏙 빼놓던 무대 위의 모습이 겹쳐진다. 오늘밤은 그 격렬한 몸짓이 나만을 위해 이루어질 것이다. 가슴에 파묻힌 오른손 손가락을 주체하기 위해 애쓰는 사이 다시 왼손을 정신을 차리고 당연한 사명의식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점점 하체를 향해 뻗어가기 시작했다.
“하아...”
예니의 복장은 속이 하늘하늘 비치는 붉은 실크 재질이었는데 일반 사람들이 입는 옷처럼 상의와 하의가 분리되지 않은 거대한 천을 둘둘 둘러싼 것 같은 형태였다. 허리에 묶인 매듭을 풀면 거의 대부분 쉽게 벗길 수 있는 형태라 더욱 지켜보는 남성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나는 허리에 묶인 그것을 잡았다. 저항 없이 스르르 풀었다.
“안 돼...!”
그녀의 몸이 너무 떨려 반항하는 거라고 볼 수 없었다. 이정도로 허락하기를 두려워한다면 아마도 처녀일 거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생긋 웃으며 다시 입을 맞췄다.
“쪽... 하아... 쪼옥...”
그동안 감겨오지 않았던 혀가 적극적으로 감겨오기 시작했다. 나의 목을 부드럽게 감싸않으며 자신의 몸을 모두 허락한다는 몸짓을 나타내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어깨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옷을 잡았다. 그리고 어깨 너머로 살짝 밀어내니 뽀얀 피부를 드러내며 무대의 검은 장막처럼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하아... 보지 마요... 하아...”
이윽고 속옷이 드러났다. 나의 하체는 뭐든지 뚫어버릴 기세로 꿈틀거렸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뛰기 시작했다. 드러난 매끈한 피부, 탄력 있는 피부의 지탱으로 가슴은 더욱 윤기를 머금었다. 재빨리 남아있는 속옷마저 다 벗겨버리려고 작정한 순간 그녀가 수줍게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제가... 하... 제가 벗을게요... 보지마요...”
“아... 네...”
잠시 고개를 돌렸다. 브래지어의 후크가 벗겨져 바닥에 뚝하며 떨어지는 소리가 전신의 혈관을 터질듯 요동하게 만들었고, 귀에 들릴 듯 안 들릴 듯 미끄러져 내리는 가냘픈 속옷이 흘러내리는 소리가 나의 이성을 더 이상 주체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
“예뻐요 예니씨.”
“하아... 그렇게 보지 마요...”
눈부시도록 하얀 살결, 작은 어깨와 손가락처럼 가는 팔과 다리가 좁게 모여들어 자신의 몸을 감췄다. 흘러내리는 가슴은 너무 커서 주체할 수 없는 모양이다. 저토록 필사적으로 가리려 해도 형태가 완전히 드러나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그대로 달려들어 가리는 손을 양쪽으로 펼친 후 얼굴을 가슴에 파묻었다. - 물컹 -
“까...!”
하아... 새 하얀 세계가 얼굴을 뒤 덮었다. 너무나 부드러워 얼굴조차 녹아버릴 것 같다. 파묻은 얼굴을 조금 떼어낸 후 가슴의 형태를 살펴보았다. 가슴이 너무 커서 유순과 유두가 너무 작아 보인다. 손가락으로 그것을 살짝 꼬집었다.
“하윽...”
예니는 조금 인상을 썼는데 그런 그녀의 얼굴과 상관없이 말랑한 감촉을 가졌던 유두는 점점 딱딱하게 몽우리 지기 시작했다. 양손으로 거칠게 잡고 사정없이 짓뭉갰다. 나의 손짓에 따라 뭉개지며 손가락 사이로 비집어 나오는 살결이 나의 부족한 충족을 더욱 재촉했다. 입술을 뻗어 솟아오른 유두를 아이처럼 빨기 시작했다.
“하아... 간지러워... 하아...”
예니가 눈감으며 턱을 들어올렸다. 아직도 미세하게 떨리긴 하지만 유두의 단단함이 예사롭지 않으며 양손으로 내 머리를 감싸고 있는 걸로 보아 이제 서서히 그녀도 분위기에 적응하는 모양이다. 그녀의 태도가 날 받아들이기 시작하자 안 그래도 터질 것 같은 내 욕구를 어서 채우고 싶어졌다.
가슴을 주무르며 등을 쓰다듬던 양손을 예니의 엉덩이 쪽으로 내려 그 계곡 안으로 파고 들었다.
“안돼요! 까... 싫어!”
제길, 예상외로 심각하게 저항하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좁혀져있던 다리가 꽉 조여들며 도저히 굴곡 안으로 파고들 수 없게 되었다. OPG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무심결에 생각해 버렸지만 그랬다간 그녀는 죽는다.
그래서 난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를 잡고 뭉개기 시작했다. 얼굴과 입은 그녀의 거대가슴과 유두를 마음껏 농락했고, 양손은 가슴만큼 커다랗고 풍만한 엉덩이를 휘어잡으며 짓뭉갰다.
“하아... 하아... 까... 흣... 하아...”
그녀는 아주 작지만 다양한 신음소리를 내며 간혹 몸을 움질거렸다. 그런데 접혀든 다리는 잠시도 힘을 빼지 않았고, 내 머리를 감싼 팔도 점점 옥죄어 오며 더 이상 진도를 나아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저기... 랑스...”
“네?”
“오늘은 그만해요...”
“하... 왜요!”
“무서워요... 오늘 말고 나중에... 꼭 나중에 해요.”
“......”
빌어먹을, 성숙한 몸매와는 달리 남자를 너무 모른다. 나는 행하던 작업을 잠시 멈추고 예니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붉어진 뺨, 겁먹은 동물마냥 커다란 눈, 내 침이 섞여 입술은 흥건히 젖어있었다. 내 하체는 미친 듯 솟아오른 채 더 이상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당신과 나는 모두 발가벗고 있는 상태다. 문을 잠가놓아 누구도 들어올 수 없으며 나는 해적이며 무엇보다 예니의 선장이기 때문에 그녀를 강제로 농락한다 하여도 아무런 상관없다.
“싫어요.”
예니의 팔을 잡아끌었다. 이번엔 약간 완강히 저항했지만 내 힘을 뿌리칠 정도는 되지 못했다. 그녀를 침대로 밀어 넘어트렸다.
“아... 안 돼...!”
침대로 넘어지며 거대한 가슴이 출렁였다. 꽉 좁혀들었던 다리가 갑작스럽게 넘어지는 바람에 잠시 펼쳐졌지만 이내 꼬옥 다물어진다. 나는 조금 과감해져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녀위로 내 몸을 눕혔다. 주목할 점은 바른 자세가 아닌 거꾸로 눕힌 것이다.
“까아...!”
내 얼굴에 그녀의 하반신이 노여 졌다. 삼각 꼴을 형성한 음모가 내 코를 간질였다. 여성의 진한 냄새가 내 혈관을 파고든다. 그리고 내배에는 부드럽고 풍만한 가슴이 물결치며 포개어진 내 몸을 물결치게 만들었고, 고개를 숙여보니 나의 가랑이 사이로는 거대한 가슴에 가려진 그녀의 얼굴이 살짝 보인다. 나의 팽창한 성기가 그녀의 입술에 닿았지만 경악한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 가슴 큰 예니씨 어디까지 버티나 두고 보자.
그녀의 허벅지 사이로 양손을 비집어 넣었다. 예니는 힘을 주며 완강하게 좁혀 들었지만 작정한 남자의 힘을 감당해내진 못했다.
“하... 그만! 아... 안 돼!”
이윽고 은밀한 그 부분이 내 앞에 펼쳐졌다. 선홍색의 돌기가 수줍게 고개를 내밀었고, 아래쪽으로 비밀을 감추고 있던 날개가 펼쳐졌다. 갈라진 틈새로 내가 삽입하게 될 좁은 곳이 보였으며 붉은 피부는 이미 흥건히 젖어있었다.
“젖어있어. 예니...”
“그런 말 하지마요...”
“그럼 힘 빼. 아무리 반항해도 어차피 할 거야.”
“하... 싫어...”
방심한 사이 양손으로 펼친 사타구니가 다시 접혀 들어오려고 했다. 괘씸한 생각이 들어 호되게 조교를 시켜주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하게 되었다. 혀에 단단히 힘을 주며 고개를 내민 민감한 돌기에 혀를 뻗었다.
“까아! 싫어!”
혀끝에 크리토리스가 살짝 닿았다. 이곳이 민감하다는 건 첫 행위를 치루기 전부터 훤히 알고 있었다. 보통 선원들이 모여서 하는 말들은 그런 이야기니까. 이제 생각해보면 난 어릴 적부터 선원들의 일상인 테크닉 수단을 배워왔던 것이다. 애써 억눌러왔던 성적인 잠재성이 선장이 되고 미녀들을 만나며 폭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혀를 움직이기 시작하자 좁혀드는 허벅지의 힘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그럴수록 난 더욱 혀의 움직임에 힘을 줄 뿐이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29&WTV1471013=123184402&WTV1392781=25567157&WTV1357910=273489&WTV1357911=2324234&WTV246810=53&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6. 분쟁&WTV9172643=“으아...! 하! 싫어...! 흣!”
혀가 약간 강하게 스칠 때 마다 예니는 몸을 비틀었다. 내 침이 흘러내려 그녀의 갈라진 틈새로 흘러들어갔고, 또 흘러 엉덩이 깊은 곳을 따라 흘렀다.
“하아아아앙!”
예니의 허벅지와 가는 다리가 쭉 펼쳐지며 부르르 떨렸다.
드디어 당신도 시작됐구나.
양손으로 예니의 하체를 감싸듯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엉덩이를 쫙 펼치며 손가락을 뻗어 음부까지도 함께 양쪽으로 잡아 당겼다. 연약한 핑크빛 살결이 저항을 못하고 그대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으하! 하지마... 하지마요! 랑스!”
“예니... 젖었어. 물이 너무 많이 나와...”
“그... 그런...! 하읏!”
다시 혀를 강하게 휘둘렀다. 뱀의 흉내를 내듯, 하지만 뱀의 혀보다 더욱 힘이 들어가고 단단하게 힘을 준 혀가 사정없이 그녀의 돌기를 자극했다.
“흐아... 하! 흥...! 읏!”
예니는 애써 참으려 하지만 여성의 몸은 쾌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양쪽으로 뻗은 다리근육이 힘겹게 요동쳤고, 혀가 닿는 그곳에선 점 애액이 많아지며 짙은 윤기를 머금기 시작했다. 서로 하반신을 바라본 채 누워있는 터라 나의 팽창한 그것이 예니의 뺨을 찌르자 그녀는 내 것을 움켜잡고 방향을 돌리려했다. 그러난 난 방향이 틀어지는 내 것을 빼앗아 그녀의 입술을 향해 비집어 넣었다.
“읍...! 싫어 싫... 읍!? 읍! 울컥...!”
예니가 싫어라며 말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미칠 것처럼 쾌락을 갈급하던 나의 남성은 여인의 입술을 비집고 깊숙이 들어갔다. 예니는 당황하며 황급히 혀를 내밀며 밀어내려 했지만 귀두를 스치는 부드러운 혀의 감촉 때문에 더욱 흥분만 고조될 뿐이다. 잠시 그녀의 음부를 자극하는 것을 멈추고 내 것이 삼켜지는 그녀의 입술을 바라보았다.
“하아... 하아!”
“웁! 우... 웁! 컥! 우웁!”
봉긋 솟아오른 두 개의 거대한 가슴 사이로 그녀의 턱과 내 것을 물고 있는 예니의 모습이 고스란히 들어왔다. 엄청난 광경에 과연 내가 아는 그녀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거대한 가슴이 내 아랫배에 닿아 뭉개졌다. 팽창한 내 것이 목젖을 찌르는지 컥컥 거리며 입술 사이로 침이 흘러내렸다. 강제, 능욕하는 기분이 이런 거구나... 이 순간 우리 해적들의 변태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눈앞을 바라보았다. 펼쳐진 여인의 그곳을 다시 자극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잠시 시간이 흘렀다.
“하앙! 웁! 우웁! 쪽... 쪼옥! 컥! 쭉... 쪼옥...”
이제 예니의 다리는 완전히 힘이 빠졌다. 간혹 쾌감에 부르르 떨었지만 처음처럼 저항을 하지 않았다. 혀를 밀어내며 뱉어내려던 내 것은 이제 그녀의 입안을 부드럽게 왕복했고, 나의 하반신을 밀어내려던 그녀의 양손은 나의 엉덩이를 붙잡고 왕복의 균형을 맞추고 있었다.
그녀의 음부를 사정없이 빨아들였다.
“하아... 쪽... 쭙... 쪽! 쭈우웁!”
“흐아아아아앙!”
이제 그녀는 더 이상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고 완전히 몸을 내주며 나의 행위를 맞춰나가고 있었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엄청난 성취욕이 밀려들며 그것은 다시 귀두 끝으로 몰려들었다.
나는 화들짝 놀라며 그녀의 입안에서 왕복하는 내 것을 황급히 빼내었다.
“읏! 그만!”
“하아... 하아...”
입으로 하던 행위가 멈추자 그녀는 힘이 빠진 듯 대짜로 몸을 뻗었다. 큰 숨을 몰아 쉴 때마다 거대한 가슴이 물결치며 끝에 맺힌 봉우리가 더욱 단단히 솟아올랐다. 잠시 펼쳐졌던 다리가 내 시선을 의식하고 닫아졌다. 그러나 무릎을 세우고 있어 흥건히 젖어 갈라진 틈새는 그대로 드러났다.
“예니, 해도 돼...?”
“하아... 하아...”
예니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부끄러워서 견딜 수 없다는 듯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몸을 웅크렸다. 이제 모든 걸 허락한다는 뜻이었다.
나는 싱긋 미소 지었다. 무대 위에서 대담하게 엉덩이와 가슴을 흔들던 그녀였는데 이토록 부끄러워하다니. 귀여운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몸을 뒤집었다.
“......?”
그녀는 내가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인지 알아차리지 못한 듯 순순히 나의 손길에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이내 하반신을 힘주어 위로 들어올리자 그녀는 그제야 알아차린 듯 저항했다.
“아... 이런 자세는...!”
그러나 그녀의 몸에는 더 이상 힘이 없었다. 짐승처럼 엎드린 그녀의 가슴이 추욱 흘러내리며 땅에 닿을 것만 같았다. 하체와 수평이 되도록 들어 올린 상체를 짓눌러 하반신이 더욱 내 눈앞으로 솟아오르도록 만들었다. 하얗고 풍만한 두 개의 둥근 엉덩이가 눈앞에 펼쳐졌고, 역시 다리를 오므리고 있었는데 양손에 힘주어 다리를 펼치자 엉덩이 사이로 닫힌 음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하아... 너무해...”
고개를 숙여 펼쳐진 다리사이를 바라보았다. 바닥을 향해 흘러내린 거대한 가슴 사이로 그녀의 눈감긴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녀를 불러보았다.
“예니. 남김없이 다보여. 너무 야한데?”
“까... 보지마요...”
피식 웃으며 팽창한 내 것을 붙잡았다.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와 음부를 중심으로 잡고 양쪽으로 펼쳤다. 모조리 드러난 그곳에 귀두를 갖다 대었다. 거친 숨소리... 이제 가슴 큰 예니는 내거다.
힘껏 밀어넣었다.
“흐아아앙!”
“으읏...!”
좁다! 예니가 너무 힘을 준 탓일까? 내 기다란 기둥은 겨우 반밖에 들어가지 못하고 잠시 멈춰버렸다. 좁혀오는 근육의 요동을 참지 못하고 잠시 뒤로 허리를 물렀다.
“하아... 으...!”
“으아...!”
그녀와 나, 둘 다 부르르 떨며 이를 악 물었다. 겨우 귀두만 남기고 빠져나온 채 다시 천천히 밀어 넣었다. 이번엔 끝까지 닿을 수 있도록.
“하으... 아... 아파... 으...!
“으... 예니... 최고... 흐아!”
얀스. 그리고 시르케와 로리안, 에랄다를 안아보았지만 예니의 이곳은 정말 그녀들 중에서도 최고로 좁다. 나의 기둥을 둘러싼 표피가 끈적하게 밀려나갔고, 귀두의 근육조차 양쪽으로 벌어지며 온갖 민감한 피부를 아찔하게 자극했다.
“하앙! 움직이지 마!”
이대론 안 될 것 같아 다리를 세웠다. 이를 악문 채 그녀의 엉덩이를 휘어잡고 허리를 한차례 강하게 튕겼다.
“흐앗! 읏!”
하아...! 여자라고 모두 똑같은 느낌이 아니었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얼마 못 버틸 것 같다! - 퍽!
“흐아앙! 랑스! 천천히... 흐하!”
요염한 감각이 서서히 적응되기 시작했다. 뜨겁고 진득하게 늘어나는 여성의 질. 삽입된 내 것을 뒤로 뺄 때마다 진득하니 딸려 나온다. 내 것을 둘러싼 선홍빛이 심각하게 야하다. 내거다. 그토록 아름답던 예니씨가 나에게 정복당하고 있어!
“흐앗! 흐아! 흐아앗!”
서서히 허리의 움직임을 빠르게 하기 시작했다. 여성의 깊숙한 샘에서 진득한 애액들이 흥건히 나오며 뻑뻑하게 내 것을 조여 왔던 질벽이 점차 부드러워져 갔다. 그에 비례하여 그녀의 신음소리도 점차 부드러워져 갔다.
“하아앙... 하앙... 으하앙!”
놀랍다. 믿어지지 않는다. 불타는 도시와 함께하겠다던 도도한 예니의 성격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고, 침대에 파묻힌 그녀의 옆얼굴에선 결코 벌려지지 않을 것만 같던 입술이 한없이 벌려지고 있었다. 나의 흔들리는 고환주머니 끝엔 그녀의 음부에서 흘러내린 애액이 질펀히 맺히기 시작했다. 믿어지지 않는다, 내 아래 눕혀져 음부가 파헤쳐지는 여자가 예니라는게.
충격적인 현실을 더욱 체감하기 위해서 허리를 더욱 빠르게 튕기기 시작했다. 상체를 깊이 숙이며 그녀의 축 쳐진 가슴을 휘어잡았다.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29&WTV1471013=125508960&WTV1392781=25567234&WTV1357910=273489&WTV1357911=2324240&WTV246810=54&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6. 분쟁&WTV9172643=
“으항! 하아앙! 이상해...! 학! 하아!”
가슴 끝에 맺힌 유두를 꼬집었다. 다른 한손을 아래쪽으로 내려 삽입되는 그곳을 어루만지며 미끄러운 애액이 맺힌 크리토리스를 중지 끝으로 빠르게 마찰시키기 시작했다.
“흐아앙! 안돼! 랑스! 하아! 하아! 으아아!”
예니는 더 이상 참기 힘든지 양쪽으로 벌렸던 다리가 수평을 이루듯 쫙 펴지며 높이 들어 올린 엉덩이가 바닥으로 주저 않기 시작했다. 고개를 양쪽으로 도리치며 양손으론 침대의 시트를 힘껏 잡아당겨 정돈된 침대가 엉망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연녹색 머릿결이 주체를 못하고 구겨지며 여기저기 뒤엉켰다.
“흐아악! 그만! 랑스! 제발... 이제 그만!”
아직이다. 나는 그녀의 상체를 잡은 뒤 그대로 힘을 줘 뒤로 벌렁 뒤집어 누웠다. 삽입되던 내 것을 피하려던 그녀의 몸은 결국 내 하반신을 짓누르는 자세가 되었다.
“하앙... 그만...”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그녀의 엉덩이를 들어 올린 후, 침대 아래 노인 거울을 향해 자세를 고쳐 잡았다.
“하아... 다 보여! 싫어...!”
내 하반신을 의자삼아 짓누른 예니, 의자와는 다르게 기다란 내 것이 그녀의 품안을 파고들어 있었다. 그녀의 허리를 잡고 삽입된 부분을 다시 왕복시키자 거울에 비친 거대한 가슴이 출렁였다. 하얀 등에 힘이 들어가며 잔근육이 드러났다. 내 움직임에 맞춰 그녀도 몸에 반동을 주기 시작했다.
- 찰싹! 찰싹! 찰싹! -
“으아! 으하앙... 하앙! 하앙! 하앙!”
거울을 바라보았다. 예니가 턱을 높게 들어 올리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손을 입에 물며 신음을 참아보려 애썼지만 이내 양팔을 뒤로 뻗어 내 가슴을 짚었다. 약간 모았던 무릎을 활짝 펼치며 불편하던 자세를 스스로 고쳐 잡기 시작했다. 그녀의 음부가 나의 귀두만 물고 있을 정도로 하체를 약간 허공에 띄운 듯 힘을 주며 들어올렸다. 이어 그녀는 쾌감을 갈급하기 시작하며 움직였다.
- 찰싹 찰싹 찰싹! -
“흐앗! 흐아앙! 흐아앙! 흐아아앙!”
“으읏! 예니! 나올 것 같아 천천히!”
“하앙! 싫어요! 하아! 으아아!”
역시 춤을 추던 능숙한 동작이 그대로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빠르게, 격렬하게 흔들리는 엉덩이가, 또 엉덩이 사이의 붉은 살결이 내 것을 움켜쥐고 사정없이 늘어졌다.
- 퍽퍽! 퍼퍽! 퍽퍽퍽! -
“흐읏! 크윽!”
“흐아앙! 까앙! 흐아아아아앙!”
그녀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내 가슴에 손을 얹고 지탱하던 상체가 무너져 내렸다. 뒤로 꺾인 그녀의 상체가 내 몸을 짓눌렀다. 삽입된 그곳엔 내 기둥을 타고 흘러내리는 애액이 흥건하다. 거대한 가슴이 하늘위로 치솟았다.
이제 내 차례다.
“하앙!”
내 몸에서 뻗어버린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다른 한손을 내려 그녀의 크리토리스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아직도 삽입된 내 것을 깊이 찔러 넣기 시작했다.
“그만! 그만! 하앙! 거기 문지르지 마! 어떻게! 하윽!”
예니의 몸이 빌빌 꼬이듯 경련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손을 뒤로 뻗어 내 머리를 휘어잡으며 깊은 곳으로 삽입을 시도할 때마다 신음을 뱉었다.
“흑... 흐윽! 학! 흐악! 악!”
으읏! 이제 막바지다. 나도 나올 것 같아!
“흐악! 예니! 예니!”
“흐하앙! 싸! 싸! 그만! 하아!”
“나올 것 같아! 흐아악! 흐악! 나온다!”
- 찌익 -
“하아아아아! 밖에다! 안 돼! 흐악! 안 돼! 으아아앙!”
“나온다! 나온다! 나온다! 나온다아! 흐으으으으익!”
- 찍 찍 찌익 -
“하앙! 뜨거워! 으아! 그만... 흐아! -
- 울컥 찍! 찍! 찌이익! 울컥 울컥! 찌이이익 주루루룩... -
“하아아앙... 흐아아앙...”
예니의 몸이 나를 짓누르며 축 쳐져버렸다. 그리고 움직일 수 없는 건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격한 사정으로 인하여 우리의 삽입된 그곳에서 짙은 애액이 넘쳐흘러 나왔다. 그전에는 행위가 끝날 때면 항상 몸을 일으켜 음부를 닦아주었지만, 이번엔 완전히 모든 힘을 다 쏟아버린 터라 더 이상 움직일 힘은 남아있지 않았다.
합쳐졌던 예니의 몸이 무겁게 느껴져 옆으로 살며시 밀어냈다. 힘없이 늘어지는 예니의 하얀 몸. 그녀의 거대한 가슴에 파묻혀 그대로 눈을 감았다.
- - - - - 해적 - - - - -
“하윽! 하윽! 하으으응! 하으윽! 하윽!”
출렁 출렁 - 출렁 출렁
역시 처음 관계를 가진 여자를 쉽게 보내줄 수 없었다. 그것이 예니처럼 거대한 가슴을 가진 여자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어젯밤에 이어 하루가 지난 오늘도 격렬한 행위가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카시아와 레이하이딘이 이끄는 다른 해적들은 낮엔 사냥을, 그리고 지금은 모두 모여 사냥감을 요리하고 술잔을 주고받는 축제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나는 예전 키리우스에게 당한 상처가 염증이 생겼다며 핑계 삼아 휴식을 취했고, 예니에게는 나의 간병을 도울 여자라며 데리고 함께 선실로 들어왔다. 핑계를 댈 때 카시아가 눈을 빛내며 했던 말이 귓전에 남아 맴돌았다.
‘랑스, 내가 간호해줄까? 오랜만에 오붓한 시간도 보내고 말이야. 후훗...‘
‘아... 저도 카시아와 함께 있고 싶어요. 그런데 지금은... 해적들을 통솔하는 일이 먼저일 것 같은데요? 예니씨도 술을 마시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 저와 함께 내 배에가 있을게요.’
‘아쉽네?’
‘하하하. 그, 그러게요.’
카시아의 눈빛이 약간 서운하게 보였으나 다행히 의심하는 기색은 없어서 한결 마음이 가벼웠다. 나의 안타까운 거절 때문에 레이하이딘과 함께 걸어가는 카시아. 조금 떨어진 곳에선 선원들의 인기를 항상 독차지하는 로리안과 에랄다가 보였고, 또 그 옆엔 골똘히 생각에 잠긴 서리하가 보였는데 크라샤 놈이 또 쓸데없이 말을 걸다 호되게 무시당하고 이내 침울한 기색으로 어깨를 낮췄다.
예니와 함께 갑판 위를 밟을 때는 장루위에 숨어있던 시르케가 왕!하고 우릴 놀랬는데 ‘예니 리올린씨, 맛있는 시간 보내세요. 랑스가 좀 맛있거든요. 킥! 킥키키!’이라며 민망한 말을 내뱉고 파티장으로 날아가 버렸다.
역시 내가 머무는 선실로 들어온 그녀와 난 서로 엉켜들며 격렬한 섹스를 시작했고, 또 지금 절정에 다다랐다.
“나와 예니! 나온다!”
“흐으으... 으...”
- 찍, 꿀럭, 꿀럭, 찌익, 찍, 찌이이익, 꿀럭, 주루루룩... -
처음 같았으면 상상도 못할 일, 나와 몸을 포개었던 가냘픈 다리가 활짝 펼쳐져있고, 다물어질 생각을 안 한다. 붉은 속살에서 내 것이 주루룩 흘러내려 침대를 더럽혔다. 웃으며 손가락을 뻗어 크리토리스를 부드럽게 문질렀더니 그녀의 음부가 뿌직 소리를 내며 남아있던 정액이 몇방울 더 흘러내렸다. 그 좁던 예니의 음부는 이제 검붉고 넓은 터널을 이루고 있었으며 돌기를 문지르는 내 손가락의 마찰을 심각하게 견딜 수 없는 것인지 꿈틀거리며 좁혀졌다 다시 넓어지는 야한 광경을 보여줬다.
“이곳이 움직여 예니.”
“하아... 하아... 난 몰라... 하...”
내 품에 안겨오는 그녀, 이렇게 오늘밤도 지나갔다. 잠시 눈을 감으며 휴식을 취했다. 예니는 그새 잠이 들었는지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했고, 그녀가 깨지 않도록 일으켜 옷을 입기 시작했다. 파티장으로 가봐야겠어. 이렇게 넋 놓고 있다가 일을 그르쳐선 안 되지.
모닥불은 거의 줄어들어 있었다. 모닥불을 중심으로 칠백 명 가량의 선원들이 휴식을 취하는 많은 텐트가 줄을 이었고, 모닥불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은 카시아와 서리하, 그리고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엔 크라샤가 앉아 있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선 등불을 중심으로 다이스와 블랙잭을 즐기는 녀석들도 있었으며, 여자 선원이 꽤 되었던 지라 어느 텐트에선 심각한 신음소리가 들려오기도 하였다. 물론 에랄다를 포함한 내가 총애하는 여자들의 목소리는 분명 아니었다. 그랬다간 바로 참수형이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29&WTV1471013=127833530&WTV1392781=25567311&WTV1357910=273489&WTV1357911=2324246&WTV246810=55&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7. 정령왕&WTV9172643=“어머 랑스?”
“다 나았니? 얼굴이 최근 이틀간 더 말라보이는데...”
...얼굴이 헤슥해졌나? 너무 심하게 했나보군.
“예. 잠시 눈 좀 붙였더니 괜찮아 졌어요. 두 분은 뭐해요?”
“후훗... 네 흉보고 있었지. 키리우스한테 칼 맞았다면서?”
“제가 구해줬지 뭐에요. 호호...”
카시아의 걱정 어린 질책과 서리하의 맞대응 어느새 친해졌는지 호호하는 듣기 좋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서리하도 웃을 줄 아는구나.
칠흑 같은 흑발의 카시아. 그리고 붉고 곱실거리는 서리하의 머릿결이 미풍에 흩날리며 오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어느새 홀로 앉아있던 크라샤가 기회라 미소 지으며 다가왔다. 놀랍게도 그가 입을 열기 전에 카시아가 입을 열었다.
“드로우 엘프라니... 처음엔 믿지 못했는데 정말인 것 같네요. 드로우 엘프들은 말이 없다고 들어왔는데 그게 아닌가 봐요.”
“호호호.”
아무래도 그녀 둘 다 술에 취했나보다. 그리고 술에 취한 것은 크라샤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그녀들과는 다르게 술에 취해서 말이 없어진 크라샤였다. 술은 사람을 솔직하게 만든다더니 이게... 모두 솔직한 성격들인가? 에이 설마...
한참 시간이 지났다. 크라샤 놈은 완전 이중인격인 것 같다. 그렇게 밝은 성격이더니 지금은 매우 침울한 얼굴로 모닥불만 바라보고 있으니... 보다못한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크라샤.”
“왜.”
“네 가족이나 동료들은 없어?”
“응, 아무도 없어 이 대륙에 남아있는 드로우 엘프는 나 혼자뿐이야.”
젠장, 화재를 잘못 짚었다. 내 말이 이어지지 못하자 옆에서 듣고 있던 그녀들이 관심을 보였다.
카시아가 입을 열었다.
“뭐어...? 왜요!?”
“나만 버리고 지평선 너머로 떠나버렸습니다. 인간들의 지긋지긋한 전쟁이 싫다며. 드로우 엘프와 더불어 순수 혈통의 엘프들도 떠나가 버렸지요.”
“엘프...”
엘프라는 말에 또다시 그녀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나로선 엘프가 정확히 뭔지 모른다. 성이나 이름이 엘프라면 참 독특한 명칭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건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아마 드로우 엘프인가 하는 놈들과 비슷한 종족이겠지. 내가 낀 장갑의 재료인 오우거라는 종족은 어떻게 생겼을까? 듣기에는 레이하이딘처럼 생겼다던데... 아니 그보다 네 배는 더 크다고 했나? 그런 괴수가 세상에 존재할리 없겠지.
서리아가 곰곰히 생각하더니 다시 질문했다.
“당신은 왜 함께 안 떠났어요?”
“전 그 무리에서 도망쳤답니다. 인간들이 좋았어요. 그땐 태어난 지 막 어릴 때라 전쟁이란 걸 몰랐기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르지요... 결국 처음 전쟁이란 걸 목격했을 때 많은 생명들이 주어나가는 것을 보고, 드로우 엘프인 저조차 치를 떨며 욕지기를 하였죠. 하지만 억울했어요. 혼자 남은 설움이... 너무 억울해서 후회하지 않도록 그런 인간들을 좋아하기 위해서 연구를 시작했죠. 특히 인간들의 교미 방식... 아니, 밤 문화... 아아 실수, 아무튼 인간들의 생활 방식에... 으으... 대해서요.”
“교... 교미...”
“바, 밤 문화...”
“아, 아무튼 그래서 인간들이 매우 좋아지긴 했습니다. 특히 여, 여자. 아니 아니! 아무튼 예, 좋아요. 인간들 좋아요. 우왕 굳입니다.”
놈은 할 말이 굉장히 많은 듯싶었지만, 술에 취했는지 혼자 횡설수설하며 몸을 황급히 일으켰다. 그의 표정은 그야말로 젠장! 이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웃음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키득키득 웃고 있는 중이다. 와하하하하하!
“저, 전 이만 가겠습니다.”
“네, 어서 가세요. 옆 텐트에서 교미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잘 연구하시고...”
서슴없이 말하는 카시아의 말에 이어 서리하가 쐬기를 박았다.
“저희들도 여자이긴 하지만 저희를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네요."
물론 웃으며 장난이라고 말하는 그녀들이었지만 크라샤의 표정은 그야말로 깨진 맥주병, 아니 말린 오징어가 빌빌꼬여 구워지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감추며 놈의 뒤를 쫓았다.
“크라샤, 이번에도 안 통한 것 같은데?”
“젠장! 염장 지르지 마!”
역시 그랬구나. 크라샤는 서리하와 카시아가 어지간히 맘에 든 모양이다. 그런데 그녀들이 촐랑거리고 말 많은 성격을 싫어하는 것 같아서 이번엔 묵묵한 컨셉으로 도전을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생전 안하던 어설프게 멋진 표정을 흉내 낸 크라샤는 그야말로 망신만 당한 꼴이니 나로선 고소해서 미칠 지경이다.
“젠장! 젠장! 랑스!”
“왜?”
“우린 친구지?”
“글쎄. 며칠밖에 안됐는데 친구라기엔 좀 그런데. 내 부하는 맞지. 내 배에 승선했으니까.”
“그래! 그럼 친구 아닌 선장이라도 좋다! 넌 선장님이다. 랑스 선장!”
“왜?”
“한 명만 넘겨.”
- 빡! - 결국 놈은 나의 왼손에 뒤통수를 가격당하고 말았다. 대짜로 기절해버린 녀석을 눈앞에 보이는 텐트 안에다 아무렇게나 내팽겨 친후, 다시 카시아가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품안에 든 지도를 꺼내들며 카시아에게 휙 던졌다.
“어... 이건...!”
“키리우스 방에서 서리하가 얻어낸 보물지도에요. 선물로 카멜레온도 전해드리고 싶은데... 내가 거느리던 선원에게 빌려주곤 아직 못 돌려받았어요.”
얀스... 무사히 잘 있을까...
우리 해적들은 지도해석에는 일가견이 있다. 하지만 키리우스의 서재에서 발견한 것은 어찌나 복잡한 형태로 제작되었는지 마치 수학계산과 수수께끼를 섞어 놓은 것 같아 도저히 알아보질 못했다. 그래서 레이하이딘에게도 물어봤고, 귀에 펜을 꼽고 눈엔 안경을 써서 어지간한 지식인처럼 보이는 크라샤에게도 보여줘 봤지만 그들조차 혀를 내 둘렀다. 서리하는 보물지도와 일반 지도를 구별도 못하는 정도였고 그렇다면 현재 주변에 남아있는 사람 중 알 만한 사람은 카시아 밖에 없다.
“알겠어요?”
“아니, 전혀 모르겠는걸.”
“그래요... 에휴... 그럼 카시아, 재정은 어때요?”
“그럴 줄 알고 섬에 들렸을 때 금괴 좀 실어왔어. 해적왕이 되어서 돈 걱정까지 하다니... 너 막장 해적이구나?”
피식웃는 서리하, 지도를 다시 한 번 유심히 살펴보는 카시아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이거... 아무래도 서쪽 같은데... 그렇구나 쉽게 해석이 불가능한 이유를 알겠어. 여기 적힌 위도와 경도의 표시도 대륙에 있어선 안 될 황당한 숫자야. 그렇다면 이건...”
“이건...?”
“지상의 지도가 아니란 말이지.”
나는 벌써 눈치 챘지만 서리하는 아직도 궁금한가보다. 역시 여자들은 보물에 지극한 관심이 많다. 예쁜 장신구라도 잔득 나오면 전부 카시아와 서리하에게 주어야겠다. 이럴 줄 알았으면 카린소 섬에, 내 방 보물상자를 가지고 나오는 건데... 눈알 만한 검은 다이아몬드와 주먹 만한 핏빛 진주도 세 개가 아른거린다. 제길.
“지상이 아니라니요?”
“지상이 아니면 어디겠어요. 지하겠지요. 후훗... 랑스, 베이카논이나 쿤이라면 충분히 해석할 수 있겠는걸?”
다시 건네받아 품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내가 그동안 추리한 내용은 말했다.
“이번에 향하는 북부의 섬. 그곳에서 훅스턴을 만나게 되겠지요.”
“그래. 거기서 놈을 잡아야겠지.”
서리하가 허리에 찬 한설검을 뽑아들어 검날을 닦으며 물었다.
“키리우스랑 세이버스도 있겠죠?”
“네, 다 모여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베이카논과 쿤도 이 기회에 함께였다면 좋을텐데... 둘은 뭘 하고 있지?”
카시아의 의견에는 반대다. 훅스턴 놈을 잡는데는 나 혼자면 충분하다. 말은 안했지만 그동안 검술도 은근히 늘었고, 무엇보다 나의 왼손에는 OPG가 들려있다. 예전 같았으면 먼저 전투를 벌인 오스만에게 죽었을 판이었는데 난 그를 죽였다. 이제 난 확실히 강해졌다. 훅스턴 기다려라!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카시아는 무리하지 마세요. 이번에 만약 훅스턴을 놓친다 해도... 큰 걱정은 필요 없어요.”
“왜?”
“놈의 행로를 모조리 파악했거든요.”
“뭐? 어떻게!?”
“놈은... 오디세이아의 왕이 되려 합니다.”
“나도 알어. 자세히 좀 설명 말해봐.”
원래 오디세이아의 왕녀였던 서리하가 있는 앞에서 말하자니 약간 부담스럽다. 그러나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검 날만 닦아 내렸다. 나와 살짝 눈이 마주쳤는데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잠시 뜸을 들인 후, 세이버스가 말한 내용을 곰곰이 짚어가며 입을 열었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30&WTV1471013=130157832&WTV1392781=25567333&WTV1357910=273489&WTV1357911=2324247&WTV246810=56&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7. 정령왕&WTV9172643=“음... 그러니까 어떻게 된 판인진 정확히 저도 잘은 모르겠는데... 아마 놈은... 오디세우스의 중신들을 이용해 반역을 꾀했고, 반역은 성공한 것 같아요. 지금의 왕은 병신 같아서 훅스턴이 요구하면 언제든 왕위를 반납할 수 있데요. 훅스턴은 바로 자신이 왕이 된다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나라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는 중이겠고요. 그중 하나가 우리가 갔던 도시에서 자행되던 마녀사냥이며... 또 그놈이 더욱 악질인게... 해적들에게 검을 들이밀고 있다는 거죠. 처음엔 우리 카린소 해적을 말살시키려 키리우스를 데려와 보기 좋게 모반을 때렸고, 또 놈이 이어서 침략한 곳은 서쪽에 위치한 미망의 해적단이었어요. 해적들을 말살시키려는 이유는 우리 해적들이 자신의 계획, 그러니까... 나라를 차지하는 데 방해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말이 되는 소리야. 전직 해적왕이란 놈이 그랬으니 어느 해적이 그 사실을 알고 가만히 있겠어. 그렇게 되면 다른 나라가 오디세이아를 침공할 때 해적들이 자진해서 용병으로 나서겠지. 일반 다른 나라 놈들의 병사들과 다르게 일당백의 역할을 하는 우리 해적들이니 충분히 방해가 될 만해. 더군다나 동서남북으로 해적들이 포진해 있으니 오디세이아는 언제든 기습적인 일격을 받을 수 있지. 그래서 지금도 그 나라와 해적들은 사이가 안 좋고. 그중 한곳은 벌써 멸망했구나...”
“그렇다면 놈은 나라가 아닌 대륙을 노리고 있을 거예요. 아니, 틀림없군요.”
대륙을 노린다는 서리하의 말에 우리를 치를 떨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기랄! 맞는 소리다. 해적들을 이리 죽이는 이유는 자신이 오디세이아의 왕이 되었을 때 다른 나라와 연합할지 모르는 해적들을 두려워하는 것이니까. 자신이 왕이 되면 분명 전쟁을 일으키려는 속셈인 것이다. 내가 아는 훅스턴은 이렇게 큰 야망이 없었는데...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현실이 이러하니 어쩔 수 없었다. 받아들여야만 하겠지. 구제불능이구나 훅스턴...
“랑스, 그래서 네 말이 뭐야? 훅스턴이 북부 악령해적단을 공격하고 또 어디로 이동한다는 거야?”
“에이... 머리 좋은 카시아가 왜 이래요? 당연히 서쪽에 위치한 미망의 섬은 멸망했고, 또 북쪽의 악령 해적단이 멸망했으니까, 남은 건 동쪽에 위치한 핏빛해적단이잖아요? 우리 남쪽은 한번 실패하여 만반의 대비를 갖춘 셈이니 동쪽 섬으로 향하겠죠!”
“아...! 역시...! 그런 생각은 안 해 봤어. 난 반드시 악령의 섬에서 놈을 잡을 작전만 생각하고 있어서... 내일 낮엔 쿤과 베이카논에게 미리 연락을 해야겠구나.”
“동쪽으로 갈일은 없을 거예요. 지금 향하는 북쪽에서 훅스턴은 잡히게 될 테니까요.”
내말에 둘 다 고개를 끄덕였다. 밤이 늦어 그녀들은 텐트에 들어갔고, 난 다시 예니가 누워있는 선실로 들어왔다.
“후후... 보기 좋구나.”
이틀간 격렬한 정사로 인하여 완전히 뻗어버린 그녀, 웅크리고 있는 다리사이로 또 다시 내 것을 삽입하고 싶어졌다. 무엇보다 저 큰 가슴이 내 것이라는 게 너무 행복해 미칠 지경이다. 아까 이야기를 나누었던 카시아와 서리하. 그녀들도 언젠간 이 지경으로 만들고야 말겠다. 일단 훅스턴 놈을 잡고 나서...
잠든 예니는 다시 깨어나 격렬한 몸부림을 쳐야만 했다.
다음날이 되었다. 텐트가 걷어지고 출항준비를 했다. 카시아의 선박 위로 날아오르는 흰 독수리의 발목에는 누군가에게로 보내는 쪽지가 묶여있었는데 아마도 베이카논과 쿡에게 보내는 모양이다. 엉뚱하게도 시르케가 서신을 주고받는 흰 독수리에게 파이어볼을 시전하려하자 나는 할 수 없이 돛대를 후려 패 그녀가 안치한 장루를 떨어트릴 수밖에 없었고, 덕분에 수리가 길어져 출항이 지체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몸은 어때요...?”
“아, 예니...”
“마셔요. 주방에서 약초를 다려 왔어요.”
“고마워.”
예니에게 보약을 얻어먹었다. 하하하. 녀석들이 말하던 하렘이란 이런 기분이구나!
항해가 시작됐다. 서리하와 카시아는 그새 친목이 두둑해져 함께 플로렌스 호에 승선을 했고, 그녀들을 쫓아가려는 크라샤는 가엽게도 레이하이딘의 우락부락한 손에 이끌려 망치 호에 승선했다. 로리안을 포함한 나머지는 모두 내 함선에 타고 있는 중이다.
마침내 대륙의 최상단에 위치한 악마의 섬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악마의 섬이란 이름의 어원은 섬 전체가 검은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군대 군대 높게 솟은 봉우리가 악마의 뿔과 같은 형상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 더군다나 이곳은 함선을 정박할 때 또한 어지간히 골치를 썩였는데 얕은 수면위로 날카로운 암반이 기습적으로 튀어나와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이틀 동안 내가 친히 선박의 키를 잡고 항해하는 중이다. 덕분에 예니의 아름다운 몸은 사흘 밤 밖에 취하지 못했다.
나란히 항해하던 세척의 함선들이 세 갈래로 나누어지기 시작했다. 역시 훅스턴이 먼저 섬에 안착하여 우리를 감시할지도 모르니 오디세이아에서처럼 세 방향으로 침입하자는 의도였다. 서쪽에 위치한 미망해적단 보단 큰 규모였지만, 어쨌든 작은 섬이니 만큼 부담은 적었다.
먼저 번처럼 정상적인 배나루를 사용해선 안된다. 최대한 자연동굴을 이용하여 선박을 숨기고, 조용히, 카멜레온처럼 은밀하게 행동해야 한다. 밤이 되길 기다려 어스름한 달빛이 찾아오자 작은 나룻배를 띄우며 섬으로 접근했다.
“역시 조용하군.”
“그러게. 저번처럼 스산한 기분은 들지 않는데...”
얀스의 목소리가 들려와야 정상인데 그녀는 없었다. 대신 시르케가 부통솔자 임무를 수행중이다. 전투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예니와 에랄다는 함선에 두고 왔고, 로리안 또한 그러려고 했는데 로리안은 갈고 딱은 검을 빼들며 터벅터벅 걸어 나섰다. 로리안은 긴 머리를 질끈 묶었고 귀족들이 즐겨 입는 치렁치렁한 드레스는 어느새 딱 달라붙는 가죽 조기와 가죽 반바지 차림으로 변해있었다. 걸음걸이가 자못 긴장한 듯 보였지만 가냘픈 로리안의 뒷모습이 누구보다 믿음직스러웠다. 아니나 다를까 그동안 얀스에게 레이피어를 배웠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검을 가르쳐주었던 스승을 반드시 구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역시 저번처럼 안개가 짙은데...“
“앞이 안보여... 기분 나빠요.”
“시르케, 마법으로 안개 좀 치울 수 없어?”
“아... 알았어. 잠시... 중얼중얼 - 라이트!”
조용히 중얼거린 시르케의 영창이 끝나자 둥근 빛이 넓게 춤추며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마법의 빛이 정확히 선원들이 진형을 갖춘 대열을 맴돌며 안개를 걷기 시작했다. 안개에 가려졌던 마을의 형상이 차츰 드러나기 시작했다.
“으메... 다 박살났는데요?”
“큭... 아고 아까운 술병들이 다 깨져 부렀네요. 망할 훅스턴놈!”
“히익! 물도 다 퍼가 부렀네!”
뇌리를 스치는 불안한 사실이 있어 크게 소리쳤다.
“시체는!”
“깔렸습니다요.”
미망의 섬과는 약간 다른 경우에 안도의 한숨을 쓸어내렸다. 시체를 보며 놀라 지르는 로리안의 비명소리, 시르케의 별것 아닌 욕설. 불안감에 검의 손잡이를 움켜쥐는 선원들.
“시르케 시체들은 어때? 저번처럼 일어날 것 같아?”
“아니, 이 시체들이 좀비가 될 확률은 제로야. 사술적 기운이 느껴지지 않아. 잠시 좀 둘러볼까나... 중얼 중얼! 그레이트 헤이스트, 중얼 중얼 중얼 중얼... 중얼 중얼... ”
“뭐하는 거야? 엇?”
꽤 긴 마법 시동어 끝에 시르케가 순식간에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여태껏 지팡이를 타고 날아다녔던 기술과는 사뭇 다른 빠르기라서 모두 놀라운 탄성을 질렀다. 놀란 마음이 채 가라않기도 전에 출발했던 빠르기로 다시 돌아와 대지를 향해 내려앉았다.
“확실히 훅스턴인가 하는 놈은 이 섬 안에 있네?”
“어떻게 알어?”
“선장하고 비슷하게 생긴 배가 가까운 선착장에 있어.”
가슴이 두근거렸다. 나와 비슷한 배... 황금참새의 선상이 달린 그 배!
“랑스 선장 배처럼 황금참새가 달려있던데?”
“틀림없어! 놈의 배야. 우리 배는 당연히 해안 동굴 안에다 숨겨놓았잖아.”
“그리고 또 의심스러운 걸 발견했어! 호호... 놈은 분명 그곳에 숨어 있을 것 같은데.”
“어딘데!?”
“호수!”
“뭐?”
“호수가 요란하게 소용돌이 치고 있었어. 마력도 강하게 느껴지고, 분명 호수에 세이버스가 마법을 부려서 숨을 쉴 수 있게 만들었겠지. 아마 기습을 하려는 것 같아. 먼저 가서 선수치자!”
먼저 시르케가 빠르게 하늘을 날아가며 출발했고, 주변을 춤추던 빛줄기는 천천히 시르케가 간 방향으로 안내하기 시작했다. 정말 이었다. 섬의 정중앙이라 생각되는 곳에 거대한 호수가 점잖게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서쪽과 동쪽 해적단은 훅스턴을 따라서 몇 번 들려본 적 있지만 현재 위치한 섬은 처음 와본 것이라 이런 호수가 존재하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는데... 뭐 어쨌든 장관이라 말할 수 있겠다. 로리안이 내 옆으로 바짝 다가와 중얼거렸다.
“멋지네요...”
“그렇군. 멋지긴 해...”
고개를 돌려 소란스런 선원들을 바라보았다.
“선원들을 조용히 들어라. 우린 저 안으로 들어간다.”
“으잉? 숨은 어떻게 쉽니까요? 소용돌이치는데 휩쓸려 죽을게 뻔합니다요!”
“선장이 미쳤다...”
“역시 어린놈은 따라오는 게 아니었어.”
궁시렁 궁시렁... 나 또한 저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걸 쉽사리 믿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난 요즘 해적의 삶 이상의 것을 배웠고, 또 소년의 것 이상과 마녀와 마법을 보았다. 하늘위로 날아올랐던 시르케가 내 옆으로 내려앉았다.
“들어가자. 선원들은 네가 적당히 교육시켜줘.”
“아마 조금 시끄러울 텐데 호수 안쪽으론 안 들릴까? 적들이 숨어있다면서.”
“내가 호수 주변에 방음벽을 설치하지 뭐, 잠시만... 중얼 중얼... 사일런트 윌! 됐다! 마음껏 소리 지르라 그래. 호호호.”
“풋...”
아직도 궁시렁 궁시렁... 나를 비웃는 눈초리로 바라보는 신입들의 시선, 그전의 선원들은 로즈마리의 전투로 인하여 거의 다 죽고, 아직 내 왼팔 힘을 모르는 선원들이 많아서 대부분 나를 무시하는 투이다. 오스만을 죽였던 것은 신비로운 칼의 힘과 요행이라고 소문이 난 모양이다. 간혹 날 더러 왼쪽 팔 힘이 무지막지하게 강한 해산물 몬스터라고 기겁하며 살아남은 선원들이 있었지만 역시 진실은 과반수의 외면에 묻히는 법. 더군다나 예니와 관계를 치르느라 아프다며 꾀병을 부렸기 때문에 날 약골로 보는 놈들 또한 있는 모양이다.
천천히 그들을 향해 다가섰다. 그래도 선장인 내가 다가온 것이라 조용한 침묵이 흘렀지만 흐느적거리는 자세는 변함없었다. 쓰윽 둘러보았다. 가장 큰놈! 그래 저기 보인다.
“야, 너! 나와.”
“어랍쑈? 저 말인가요?”
“그래 너. 일로 와봐.”
“푸헤... 선장이 나보고 나와보랜다 애들아.”
“와하하하하하.”
낄낄거리는 웃음소리, 그래도 됐다. 요놈은 꽤나 선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놈이 틀림없었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30&WTV1471013=132482535&WTV1392781=25567432&WTV1357910=273489&WTV1357911=2324255&WTV246810=57&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7. 정령왕&WTV9172643=“너 이름이 뭐야?”
“베로 베구니입니다요.”
씨익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넌 뒤졌다.”
“으잉?”
“하늘 구경 시켜준다고!”
“뭐... 뭐?”
빠르게 놈의 옆으로 다가서 몸을 굽히며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번쩍 들어 올렸다.
“흐이아아아아아아아악!”
나의 왼손엔 지금 거구의 몸체가 풍차처럼 빙글빙글 회전하고 있다. 아오... 어지러워.
“으이이이이익!”
“선원들에게 말한다. 하악! 요놈! 잘 받아라! 히얏!”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하늘위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베로 베구니인가 바구니인가는 결국 누구도 받아주지 않아서 그대로 땅바닥에 추락해 버렸다. 선원들이 황급히 몰려들어 놈을 일으켜 세웠다.
“죽었냐?”
“아, 아직 살아있습니다요!”
“다행이군.”
피식 웃으며 크게 호통을 쳤다.
“누구든 건방지게 굴면 저렇게 된다. 좁쌀 같은 놈들아!”
“흐이이익!”
나의 엄청난 괴력에 겁에 질린 녀석들, 가장 앞에서 있는 깡마른 놈이 겁에 질린 눈초리로 두 팔 벌려 소리쳤다.
“해, 해산물 몬스터 만세!”
“해산물 만세!”
으잉? 해산물... 컥...
“해산물 몬스터 랑스 선장 만세!”
“만세!”
푸하하하! 웃는 시르케의 모습, 애써 얼굴은 돌리고 있었지만 어깨가 들썩거리는 로리안이 너무도 얄미워 보인다.
“커억... 닥쳐!”
- - - - - 해산물 몬스터 랑스 - - - - -
모두가 긴장하며 호수에 발을 담갔다. 시르케는 정말 괜찮다며 서둘렀지만 선원들을 설득시킨 나조차도 몸을 담그기가 여간 두려운 게 아니다. 잠수를 하는 건 상관없는데 저 점잖게 소용돌이치는 물결에 휩쓸리면 개죽음 당하다는 사실 때문에 선뜻 잠수하기가 꺼려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망설임의 시간은 오 분을 채 넘지 않았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몸을 숙이려는 찰라...
“엇? 카시아?”
시르케의 외침소리에 모두 그녀가 향하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카시아와 나란히 달리고 있는 서리하. 어라? 레이 하이딘... 그리고 크라샤까지? 그뿐 아니라 함께 이 섬을 찾았던 모든 병력들이 우르르 내 쪽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랑스! 랑스!”
“으잉? 네에?”
“괜찮니!”
“네! 괜찮아요!”
“그럼 도망쳐!”
“네에!?”
“도망치라고오!”
내 쪽으로 달려오는 무리들의 얼굴은 그야말로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사람 얼굴이 저렇게 퍼렇게 질릴 수도 있는 것일까? 유심히 먼 곳을 살펴보던 시르케는 화들짝 놀라며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저... 저... 저건...”
“왜 그래 시르케!”
“저... 해산물 몬스터...! 히이익!”
시르케는 소스라치게 비명을 지르더니 호수 안으로 대번에 첨벙 숨어 들어가 버렸다. 해산물 몬스터라면 공교롭게도 선원들 사이에서 생겨버린 나의 별명 아닌가?
의문을 품고 있는 바로 이 순간 이었다.
- 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
“허억!”
엄청난 괴성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뭐야... 저게 뭐야...!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두 개의 무리가 미친 듯 소리 질렀다.
“달려요 라앙스! 호수안으로오요!”
“라앙스! 뛰어어어어어어!”
꽤나 우스운 모습들이라 웃음이 피식 흘러나왔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거대한 형상에 치를 떨며 온몸이 경직되어 버렸다. 뭐야... 뭐야 저건...!
모든 선원들이 한 목소리로 외쳤다.
“진짜 해산물 몬스터다!”
거대한 아홉 개의 촉수가 선원들을 휘감았다. 어린아이가 작은 자갈을 튕기듯 하늘 높이 집어던졌다. 둥근 머리통... 그 아래 뱀처럼 꿈틀거리는 아홉 개의 촉수. 저걸 뭐라고 말해야 돼? 그래... 내가 아주 어릴 적, 해산물 몬스터에 대한 전설을 훅스턴이 말해준 기억이 떠오른다. 호수 안으로 들어가기 진전에 호흡을 크게 들이마시고 소리 질렀다.
“저거, 저, 저거! 옥토퍼스다! 모두 튀엇!”
-풍덩 풍덩 푸더어엉! -
너나 할 것 없이 호수의 깊은 곳을 향해 뛰어들었다. 그리고 바닥을 향해 추락했다.
“으아아아악!”
-콰당! -
연이어 떨어지는 울림이 수없이 뒤이어졌다.
콰당! 큭! 와득! 컥! 칵! 비켜! 으악! 뿌직! 빠작! 터헉!
“뭐... 뭐야 이게... 아야야아...”
분명 호수 안으로 뛰어들어 왔는데 온몸을 휘감아야 하는 유동성이 전혀 느껴지질 않았다. 놀랍게도 호수의 밑바닥은 물이 없었다. 얇은 막처럼 퍼져있는 물결이 허공에 떠서 일렁이는 천정이 되어주고 있었다. 칠백 명에 달하는 해적들은 아직도 옥토퍼스를 피해 호수라 생각한 이곳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다행히 바닥이 질퍽이는 진흙이라 호되게 떨어질 때의 충격은 크지 않았다. 나로선 시르케에 이어서 두 번째로 이곳에 몸을 날린 판이라 얼른 일어섰기 때문에 내 몸 위로 떨어지는 놈들은 없었지만 카시아나 서리하, 또 로리안의 경우는 자칫하면 선원들에게 깔려 질식사를 당할 판이라서 서둘러 먼저 구해냈다. 많은 선원들에게 깔려있는 크라샤가 ‘제발 도와줘... 나 먼저...’ 하고 애원했지만 끝내 무시해 버렸다.
위에서 떨어지는 놈들이 먼저 떨어진 아랫놈과 부딪히며 약간의 타박상을 입었지만 대체적으로 살아남았다. 정말 다행인 것은 옥토퍼스라는 괴수의 촉수가 이곳을 침범하지 못하는 것이다. 일렁이는 수면위로 옥토퍼스의 촉수로 짐작되는 것이 슬금슬금 움직이며 수면에 닿았지만, 그것은 마치 뜨거운 것이라도 닿은 듯 화들짝 놀라며 물러났다.
수면을 바라보던 시르케가 혀를 내 둘렀다.
“이곳... 예상은 했지만 강한 마력이 펼쳐져있어. 세이버스 정도의 네크로맨서가 부리는 마법 정도가 아니야. 나와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것이 있어...”
진흙이 덕지덕지 묻은 머리와 옷을 정돈하는 서리하와 카시아. 둘 다 진흙이 묻어있어도 무게가 나가는 진흙이 몸에 착 조여들며 아름다운 그녀들의 자태가 두드러질 뿐이다. 카시아는 탱탱한 고무줄 몸매를 과시하며 매혹적인 윤기를 자르르 내비쳤고, 서리하는 그보다 청순한 소녀 같은 이미지가 두각 되었다. 금발의 로리안이나 귀엽고 동시에 요염한 시르케가 매우 귀여운 건 사실이지만 앞선 눈부신 두 여인보단 확실히 비교가 되었다. 아직 바닥에 처박혀 누워있는 선원들과 레이하이딘, 크라샤는 두 명의 미인에 넋이 나가 일어설 생각조차 안한다. 레이하이딘의 거대한 몸에 깔린 선원들이 불쌍한 탓에 레이하이딘의 다리를 잡아당겨 구원해 주웠다. 레이가 민망한지 머리를 극적이며 웃었다.
“하.,. 핫핫하... 랑스 고마워.”
입은 저렇게 말하지만 시선은 여전히 카시아에게 박혀있었다.
카시아는 매번 겪는 일이기 때문에 노골적인 시선에 별 신경 쓰지 않았지만 서리하는 약간 불쾌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하긴 왕녀의 몸을 저렇게 노골적으로 바라보는 건 거의 신성모독에 가까운 행위나 다름없겠지.
그나저나 참 용하다. 카시아와 레이하이딘은 어떻게 이곳이 안전지대인줄 알고 몸을 피하려 달려왔을까? 나의 생각을 읽었는지 카시아가 방긋 웃었다.
“우리도 먼저 이곳을 둘러봤었어. 랑스, 너희들 보다 훨씬 빨리. 그 알지? 전령을 보낼 때 사용하는 하얀 독수리. 그것이 이 주변을 날아올라서 쉽게 알 수 있었지. 그리고 음... 이걸 봐.”
카시아는 자신의 오른손 약지에 낀 반지를 내밀었다. 붉은색 대형 루비가 박혀있는 반지인데 평소에도 자주 보았던 거라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요것이 조금 달라 보인다. 자세히 보니 붉었던 루비색이 푸른색으로 변해있었다.
“색이 변했네요!?”
“응, 그렇지? 이 반지가 푸른색으로 변하면 근처에 방어주문이 활성화 되어있다는 뜻이고, 평소에는 붉은색, 그리고 피해가 오는 마법 안에 방치될 때는 검은색으로 변하지. 이것을 통해서 이 호수에 방어주문이 활성화 되어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 이걸 발견하고 레이하이딘과 너를 부르려고 찾아 나섰는데... 글쎄 레이하이딘이 저 해산물 몬스터에게 쫓기고 있지 뭐야. 너무 거대하고 빠른 탓에 무조건 이곳으로 달렸지. 혹시 이곳에 펼쳐진 방어마법도 밖에 맴도는 옥토퍼스를 방어하기 위해서 펼쳐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물론 현재까진 반반이라고 생각해. 훅스턴이 숨어있거나 전자의 경우거나.”
서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처음엔 바닥이 미끈거려 다 같이 한마음 한뜻으로 손을 붙잡고 걸어갔는데 중간에 한 놈이 넘어지면 그 옆에 사람도 도미노처럼 와르르 넘어져, 결국 우리는 손을 놓고 걸었다. 그나저나 정말 장관이다. 천정을 바라보니 찰랑이는 물결에 태양빛이 반짝였다. 호수아래 펼쳐진 둥근 홀, 우리는 정말 물에 사는 어패류라도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우리는 정말 시골 촌놈이 도시구경을 생전 처음 하는 마냥 입을 떠억 벌린 채 말없이 걸었다.
“어? 선장 저기...”
시르케와 로리안이 손가락을 뻗었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이 몇몇 지나다닐 수 있는 검은 동굴 입구가 드러났다. 호수의 모서리라고 할 수 있는 진흙 벽면에 깊게 뚫린 검은 구멍, 마치 거인의 요염한 음부라도 보는 듯하다. 징그러울 정도로 흘러내리는 진흙덕분에 들어가기 싫은 거부감이 들었다. 마치 안씻은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시르케가 주문을 외우자 마을에서 소환했던 둥근 빛이 동굴 안으로 쏘옥 들어가 내부를 밝게 비췄다. 등 뒤에 따라오는 선원들이 여기도 들어가야 하냐며 소란을 떨었다. 레이하이딘이 우람하게 소리쳤다.
“네 이놈들 조용해랏! 이안에 훅스턴이 있어! 그놈 모가지 가져가면 너희들에게 하사되는 여자가 백 명이다! 하하하!”
여자가 백 명이라는 소리에 노골적으로 눈을 빛내는 타락한 엘프가 내 옆에 있다.
“레이하이딘 형님! 저도 그 여자들 줍니까?”
“넌 해적이 아니잖아. 그 이름도 숭고한 엘프지!”
“그럼 저! 저도 해적에 가입하면 안될까요?”
“오오오! 드로우 엘프라면 당연히 환영이지! 너도 해적왕을 노려봐! 이짓 잼있다고! 푸하핫!”
“우오오오오! 저는 이제부터 해적입니다!”
크라샤녀석 드디어 궁합이 맞는 사람을 찾았나보다. 그런데 저놈... 내 선원이 되려던 것 아니었어? 언제는 나보고 선장이라더니. 풋...
“레이, 쉿. 목소리가 울려.”
앞선 세 명의 해적왕, 그로우 엘프, 그리고 왕녀 한명과 이제 막 검술을 배운 귀족소녀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아참 마녀 한명도 추가! 어쨌든 선악의 기로를 넘어서는, 기괴한 조합의 우리들 뒤에는 칠백 명 가량의 선원들이 이어졌는데 역시 동굴의 폭이 좁은 탓에 뱀처럼 꼬리를 물며 뒤를 이어 들어왔다. 만약 동굴 안에서 적이라도 만나면 심각하게 분리하다. 깊숙한 동굴 안쪽의 공간이 넓다면 완전히 각개격파 당하겠는걸.
“으... 징그러워...”
주룩... 주루룩... 주룩... - 마치 행위를 마치고 여성의 음부에서 흘러나오는 정액처럼 질퍽한 진흙이 모든 사람들의 몸을 더럽혔다. 우리는 그야말로 언젠가 마주쳤던 진흙고렘이 되어가는 형상이다. 시르케가 참지 못하고 침을 뱉었다.
“퉤! 퉤! 더러워...!”
누구도 깨끗한 사람이 없다. 고귀한 엘프와 그토록 아름답던 귀족소녀, 유일하게 남은 왕가의 후손 조차도 험한꼴을 면치 못하며 주룩주룩 진흙마사지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 기회에 피부가 더욱 고와졌으면 좋겠다.
“시르케, 뭐 느껴지는 거 없니?”
“있어. 그러니까 잔말 않고 따라가는 거 아니겠어.”
“뭐가 느껴지는데?”
“인큐니아, 세이버스, 두 명의 남자인것 같은데 아마 한명은 키리우스고, 또 한명은 훅스턴이겠지. 무언가 사악한 것도 느껴지고, 좀 더 거대한 것도 느껴지고... 무언가 꽤 많이 느껴져. 놈들의 선원들인가? 어쨌든 조심해야겠는데...”
“훅스턴...”
모두가 시르케를 바라보았다. 더 이상 물어볼 말도 이어질 말도 필요 없었다. 투덜거리며 뒤따라오는 선원들조차 시르케의 목소리를 듣고 침묵을 지켰다. 훅스턴! 드디어 너와 만나는구나!
진득하게 흘러내리는 진흙 속 침묵을 마침내 걷어내었다. 놀랍게도 매우 건조하고 단단한 석벽의 통로가 이어지기 시작했는데 틀림없이 누군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공간이었다. 바닥이 단단해지고 폭도 넓어진 탓에 이동하기가 훨씬 용이해졌다.
“시르케 멀었어?”
“응, 이 통로도 한참 뻗은 것 같아...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에고... 투시도 쉬운 게 아니야. 적들 만나면 마력이 모조로 동나버리겠어. 흑... 내 기대는 하지마...”
뒤이어지는 선원들을 기다리느라 시간이 지체됐다. 이럴수록 우리들의 마음은 점점 다급해 졌다. 할 수 없이 투시로 인하여 녹초가 되어버린 시르케에게 부탁을 하였다.
“시르케.”
“응?”
“우리 먼저 갈게. 선원들은 네가 통솔해서 와줄래?”
“음... 괜찮겠어?”
“괜찮아. 해적왕이 세 명이나 모였어. 까마귀나 서리하도 혼자서 백 명은 처리할 수 있을테고, 오스만하고 싸울 때 봤잖아?”
일행들을 둘러보았다. 모두 자신감 넘치는 자세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시르케 우리 먼저 달린다? 부탁할게!”
“응! 그래!”
시르케의 대답이 끝나는 동시에 우리는 어깨를 나란히 하며 통로를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