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 헉...”
젠장! 생전에 이토록 굴욕적이고 분하며 억울할 때가 있나!
잠시 숨을 돌리며 눈을 감자 예니라는 여자의 얼굴이 선하게 떠올랐다.
“반드시 구한다!”
또 키리우스! 그놈도 반드시 사로잡고 만다! 카시아의 카멜레온도 돌려받아야 하는데...!
그나저나 백작이라니? 처음 놈을 만났을 땐 해군제독이라 자신을 밝히더니 상당히 출세했나보군.
“미망해적단...”
미망의 섬에서의 악목이 떠올랐다. 설마 놈은 그 끔찍한 짓을 벌여 출세를 한 것일까? 만약 그 사실이 맞는다면 세상에서 가장 악독한 녀석은 우리 해적들이 아닌 스스로 고귀하다 일컫는 귀족들이 그러하다. 귀족이었던 에랄다와 로리안은 제외. 또 얀스는 제외... 풋. 역시 키리우스라는 귀족만이 예외인 녀석인가보다.
“그나저나 일을 어쩐다.”
도시는 이미 해적 소년을 잡기위한 경계태세가 발동되었다. 곳곳에 적지 않은 무리로 떼 지어 돌아다니는 경비들 투성이다. 키리우스를 잡아가야 하건만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내가 잡히지 않으면 다행인걸.
“랑스 선장!”
“어?”
“랑스 선장! 여기요!”
고개를 위로 들어보았더니 3층위 높은 곳에서 우리 해적선원들이 나를 손짓했다.
“너희들 거기서 뭐하는 거야?”
“으히히. 재미보고 있습니다요! 선장도 올라오실래요? 우히히히.”
“뭐? 거기... 그렇다면?”
“여기 여자가 끝내줘요! 푸하하하!”
어지간한 녀석들... 그렇다면 지금 내가 숨어있는 건물이 바로 이 녀석들이 좋아하는 음탕한 건물이 틀림 없으리렸다. 얀스와 더불어 놈들을 찾으러 가는 참이었는데 잘됐구나! 서둘러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 - - - - 해적 - - - - -
“아음... 흐아앙... 잘생긴 꼬마야... 나와 한번 즐겨보지 않으련?”
퍽! 퍽! 찰싹 찰싹!
“아흑! 흐아아앙! 더! 더! 더 빨리 움직여! 하앙!”
건물을 들어선 순간부터 거친 행위를 저지르는 교성이 여기저기 울려 퍼졌다. 역시 놈들이 좋아할만 하다.
“선장! 왜 그렇게 숨어 다니오?”
“큭...”
이 난리 판국에 놈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옷을 홀딱 벗고 있었다. 추한 그곳 좀 가리라며 머리를 쥐어박자 그제야 황급히 옷을 갖춰 입는 놈들이었다.
내가 거느리고 온 열 명의 선원 중 현재 이곳을 애용중인 녀석은 여섯 명. 이들을 중 넷을 보내어 얀스를 찾아오라고 시켰다.
“내가 키리우스를 찾았다. 몇몇 놈들은 어서 서쪽 인근으로 가서 얀스를 찾아와. 경비들이 삼엄하니까 이동할 때 조심해라!”
“넵!”
남겨진 두 놈이 만족스런 웃음을 지으며 내게 말을 걸었다.
“선장. 이 건물에 마녀가 있습니다요!”
“뭐? 마녀? 시르케 같은?”
“아니... 뭐랄까 우리 마녀님 같지는 않은데... 여튼 새까만 복장에 엄청 육감적인 몸을 지녔습니다. 근데 고년이 이상한 것이 이같이 타락한 건물에 살면서도 몸을 내주지 않습니다요. 금화를 다 털어서라도 해보고 싶은 여인네인데...”
“실제 마녀라면 이곳에 숨어살만 하지.”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녀사냥이란 명목으로 온갖 여인들을 잡아가는 실정이니 실제 마녀는 오죽 하겠는가? 몸을 지키고 목숨을 유지하려면 이런 문란한 곳에라도 숨어 살아야겠지.
하지만 난 호기심이 강하게 일었다.
“그 마녀라는 여자 어디 있는데?”
“으히힛. 따라오십시오.”
나를 안내하는 두 놈은 걸으면서도 시르케가 더 예쁘다, 혹은 이곳에 숨어있는 마녀가 더 예쁘다며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시르케와 비교될 정도로 예쁜 마녀라고? 이윽고 긴 복도 끝에 존재하는 방문을 열었다. 검은 후드로 얼굴을 깊게 가린 묘령의 여인이 한눈에 들어왔다.
“관계를 맺으러 오셨다면 썩 밖으로 나가십시오!”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25&WTV1471013=80883705&WTV1392781=25420978&WTV1357910=273489&WTV1357911=2310963&WTV246810=35&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5. 마녀사냥&WTV9172643=주변을 둘러보았다. 하늘거리는 레이스가 달린 커튼과 매우 여성스러운 옷이며 집기들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앞에 있는 탁자위에는 검은 연기가 속에서 일렁이는 둥근 구슬이 노여 져 있었다. 그 구슬을 어루만지는 여인의 손엔 여러 개의 반지가 끼워져 있었으며 드러난 팔목은 한없이 가늘어 천성 여자라는 느낌이 들었다.
저 구슬만 아니라면 마녀라는 느낌은 뚜렷이 들지 않았다. 다만 약간 음침해 보이는 검은 목장과 손에 낀 많은 반지들, 얼굴마저 복면으로 가렸고 후드를 얼굴에 깊게 뒤집어 쓴 탓에 몽환적인 느낌이 강한다. 마치 이건... 마녀가 이닌데 일부러 마녀인 척 꾸민 듯하다. 내가 볼 수있는 그녀의 외관중 그나마 볼 수 있는 것은 별빛처럼 빛나는 두 눈동자. 눈동자만 보아도 이토록 매혹적이라니... 방금 전에도 우연히 예니를 만났었지만, 이 마을에는 참 미인이 많은가보다. 그리고 키리우스 놈! 같잖은 녀석이 이 마을의 미녀들을 모조리 독차지하려는 속셈이 틀림없었다.
“나가세요!”
초롱한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처럼 아름답게 울리는 그녀의 목소리. 나는 내 등 뒤에 있는 두 해적 녀석을 밖으로 나가라며 손짓하였다.
“제 이름은... 랑스 클란츠. 어느 사람들처럼 관계를 요구하기 위해서 온 게 아닙니다.”
“그럼...?”
“소문을 듣지 못하였나보군요. 전 마녀로 끌려가던 예니라는 여인을 돕다가 이곳으로 숨어들었어요.”
“아...!”
다행히 나에 대한 소문을 들었는지 그녀의 눈빛이 약간 밝아졌다. 뭐 얼굴이 모두 가려져 있기 때문에 대강 짐작한 것뿐이지만 말이다.
“예니라는 여인은 어떻게 되었나요?”
“안타깝게도 끌려갔지요. 아마 구해내지 않는다면 오늘 밤 일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소문에 들리는 바에 의하면 키리우스라는 발정난 백작의 노리개가 되다가 결국 화형에 처해지게 된다던데...”
“저도 언젠간 그자들에게 발각되고 말테죠... 이 마을에 거의 모든 미녀들이 잡혀 갔으니...”
신비롭고 아름다워 보이는 묘령의 그녀가 안타깝게도 고개를 떨구자 어떻게 해서든 키리우스 놈을 잡고, 또 눈앞에 있는 그녀 또한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러나... 나 혼자 도와줄 순 없다. 먼저 얀스와 합세해야하고, 더불어 시르케의 도움을 받는다면 더 없이 일이 편하겠지만 시르케는 함선에 남겨둔 채다.
“이름을 여쭈어 봐도 괜찮을까요?”
“서리하 에스메랄다.”
“실례지만... 정말 실례지만 마녀... 입니까?”
“훗... 어쩌면 그렇다고 볼 수 있지요. 그런데 마법을 부리진 못해요. 대신 검을 좀 쓸 수 있지요.”
“그럼 마녀가 아니라는 소린데요. 검은... 잘 쓰세요?”
“음... 그냥 보통보단 약간 나은 정도일 걸요? 돌아가신 아버지가 훌륭하신 기사여서...”
마녀가 아니랄 말에 약간 실망을 하였다. 나는 잠시 떨어진 시르케의 대용으로 알아보고 있는 중이었으니까. 그러나... 이토록 미인이라 짐작되고, 검까지 사용하는 여인이라면 충분히 함께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얼굴을 보여주셔도 됩니까?”
“아니요... 아직 안됩니다. 제 얼굴은 이 마을에서 공개되어선 안돼요.”
애타도록 아쉬운 마음이 일었지만 애써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무슨 사연이 있는 거겠지.
“그렇군요... 물어볼 건 다 물어보았습니다. 제 물음에 솔직히 대답해 주신 점 감사합니다.”
“괜찮아요. 당신은 마녀라 억압받는 선량한 시민을 구했으니... 더 필요한 게 있다면 말씀하세요.”
아아... 같이 함께 가달라고 말하고 싶은데 대화의 전개상 해적이란 말을 꺼낸다면 좋을 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키리우스를 잡기위해 동행해 달라고 말해보자.
“저기... 한 가지 더 부탁드릴게 있...”
“선장!”
입이 열리는 순간 등 뒤에서 문이 왈칵 열렸다. 제기랄... 작업 거는 거 안보여!? 얀스...! 타이밍 좀 잘 맞추라고!
- - - - - 해적 - - - - -
이리하여 난 서리하 에스메랄다라는 신비한 여자를 남겨둔 채 얀스에게 끌려 나왔다. 얀스는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른다며 눈물을 글썽인 탓에 뭐라고 꾸짖지도 못할 지경이니 환장할 노릇이다.
“키리우스 호프만을 봤다고요!?”
우린 다시 서리하가 위치하던 건물의 어느 넓은 방으로 자리 잡았다. 내가 보낸 네 명의 녀석들은 어찌나 재주가 좋은지 흩어진 스무 명의 선원들까지 모조리 모여 있었다.
“그래. 키리우스 호프만... 그자가 분명했지. 이곳의 백작령을 차지하고 있어.”
“그렇다면 마녀사냥을 한다는 개자식이...!”
얀스와 선원들도 역시 마녀사냥에 대한 소문을 들었는지 이를 갈았다. 특히 얀스는 같은 여자로서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였다.
“선장! 그래서 어떻게 하실 건데요?”
“흐음... 그게 문제야. 얀스, 혹시 백작이 거주하는 성의 비밀 통로 같은 건 모르지? 보통 큰 성이라면 그런거 하나씩 만들어 놓잖아. 침입해 들어가서 놈만 제압하면 끝인데...”
“그러게요... 저도 남쪽 지방에 살다가 와서 로즈마리란 이 도시 조차도 생소해요. 물론 우리가 노력하면 어찌저찌 조사는 가능할 수 있겠지만 그 동안 경비들의 삼엄 속에 살아야하니 스트레스도 이만 저만이 아니겠고...”
그보다 지체해선 안 될 가장 큰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예니... 그녀를 빠른 시간내로 구출하지 않으면 처참하게 능욕당할 것이 분명하다. 그녀의 풍만한 몸이 노리개가 된다니... 한편으로 음소가 흘러나왔지만 애써 고개를 저으며 주먹을 콱 쥐었다.
“오늘 밤... 놈의 성으로 잠입한다.”
“안돼요! 오늘 밤은 너무 위험해요. 백장의 성 주변으로 경비병들이 빽빽하게 깔렸다고요!”
“죽이 되던 밥이 되든 잠입해보자!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어!”
나를 바라보는 선원들의 표정도 마뜩찮았다. 아무런 방책도 강구하지 않은 채 경비들의 철통속인 백작의 성을 바로 오늘밤 쳐들어간다니... 나 스스로 생각해 보아도 억지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대로 주저 않기는 더욱 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예니... 그녀의 아버지가 내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고, 난 결국 그녀를 구해내지 못하였다.
“하아...”
모두 한숨을 쉬었다. 제길 이럴 때 시르케라도 있었으면... 그녀는 다소 엉뚱하긴 해도 항상 기발한 발상을 제시하곤 했었는데... 솔직히 얀스를 얻은 것 또한 시르케의 공이 가장 크다고 말할 수 있겠다. - 똑똑똑
“들어가도 될까요?”
“아...?”
불현듯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 상당히 낯익은 목소리인데 누구인지 정확히 떠오르질 않는다. 그런데 선원들의 표정이 화사하게 밝아지며 소리쳤다.
“마녀다!”
마녀!? 설마!
황급히 몸을 일으켜 문고리를 잡아 당겼다.
“당신은...? 서리하!?”
“네. 엿들어서 죄송합니다.”
여전히 검은 복장으로 몸을 감춘 서리하 에스메랄다. 우리들의 대화내용을 엿들었다고? 그러나 우리는 담담하였다. 마녀로 몰리는 그녀나, 해적들인 우리들이나 처지는 같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놀랍게도 자신의 얼굴을 가린 복면을 아래로 잡아당겼다.
“와우...!”
선원들의 감탄사... 얀스 마저도 놀라며 입술을 가렸다.
“예... 예뻐!”
마치 여우를 연상시키는 가냘픈 얼굴형, 몸매와 환상적으로 비율을 이루는 외관에 넋을 잃어버릴 지경이다. 이어 머리에 뒤집어쓴 후드까지 잡아당겼는데 한없이 붉은 빛의 곱실거리는 긴 머리가 아름답게 춤을 추었다. 모두 입만 벌린 채 멍하니 서 있자 그녀가 말을 이었다.
“성의 비밀통로는 제가 잘 알고 있어요. 키리우스 호프만! 그자의 목을 칠거라면 저도 함께 데려가줘요.”
우리는 모두 재빨리 복장을 갖춰 입고 마을을 벗어난 깊은 숲속을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백작의 성은 이 방향이 아닌 도시 안에 있었는데 이여자... 무슨 생각으로 숲을 걷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역시 얀스도 의심스러운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저 여자 믿어도 되는 거예요?”
“아... 마도.”
“뭐야? 확신이 없잖아요!”
“방법이 없잖아.”
한참을 걷다 걸음을 문득 멈춘 서리하는 바닥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곳입니다. 백작의 성으로 통할 수 있는 비밀통로. 예전... 전쟁이 많던 시대에 도주하기 위해 파놓았던 비밀통로예요.”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25&WTV1471013=83305692&WTV1392781=25454913&WTV1357910=273489&WTV1357911=2314047&WTV246810=36&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5. 마녀사냥&WTV9172643=우리는 땅을 파기 시작했다. 물론 방금 말한 우리라 함은, 나와 얀스 서리하는 팔짱을 끼며 노동을 하는 선원들을 관람하고 있다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한참 손과 나뭇가지, 뾰족한 돌로 땅바닥을 긁던 녀석들 중 하나가 이제 노동이 끝났다며 기뻐하는 표정으로 소리쳤다.
풋... 해적들의 기분은 표정에 여실히 드러난다. 어찌 보면 참으로 순수한 사람들이라 할만하다.
“오오! 선장! 정말 철문이 발견됐습니다!”
얀스가 손가락을 입에 빼곰히 가져대며 드러난 바닥의 통로를 들여다보았다.
“어디? 정말이야? 어! 정말이에요 선장!”
아무 말 없이 서글프게 미소 띠고 있는 서리하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그녀는 땅속에 묻힌 통로까지 상세히 알고 있는 것일까. 그녀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원래 백작의 성은 과거에 왕궁으로 사용하였죠. 우리나라와 외교가 안 좋은 지파르그의 수많은 침략으로 황폐화되어서 결국 성을 북부로 옮기게 되었어요.”
다른 나라와 외교가 좋고 나쁜 문제와 서리하가 이 통로를 잘알고 있다는 것에 대한 연관성을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미인의 서글퍼 보이는 설명 앞에서 최대한 그와 어울리는 중엄한 표정을 짓고, 있지도 않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렇군요.”
내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무리들을 바라보았다. 통로는 훤히 개방되어 있었다. 기다려라 키리우스! 조금만 기다려요. 가슴 큰 예니씨!
“어서 들어가자!”
- - - - - 해적 - - - - -
가장 선두엔 나와 얀스가 걸었고, 바로 뒤에는 서리하. 그리고 또 뒤에는 스무명의 선원들이 촌스런 곡선의 커틀라스를 뽑아들며 걸음을 옮겼다. 얀스가 뒤를 바라보며 투덜거렸다.
“칙칙하네요. 깊고... 냄새도 심하고. 바닥이 하수구처럼 젖어서 질척거려요.”
서리하가 미소 지었다. 이젠 복면과 후드를 벗어던져 얼굴이 훤히 드러나 있다. 마치 여우같기도 하고, 귀여운 고양이 같기도 한 아주 예쁜 얼굴. 머리카락은 더 없이 진하고 붉었으며 검은 복장에 흘러내리는 핏물처럼 사늘하게 아름답다. 검은 색보다 진한 색이 있다면 그게 바로 서리하의 머리카락 색일 것이다.
투덜거리는 얀스의 뒤통수를 보며 서리하가 입을 열었다.
“수백 년 동안 사용하지 않은 탓이죠. 원래는 수로로 사용하고 있었던 통로인데...”
“수백 년이요? 수백 년 동안 사용하지도 않았을 비밀 통로를 어떻게 알고 계세요?”
“그 시대부터 살아왔기 때문이죠. 후후...”
마지막 말에 놀라며 서리하를 바라보았지만 장난이라며 생긋 웃을 뿐이다. 의외로 귀여운 면도 있는걸. 너무 매력적이야. 내 첫사랑이며 아직도 마음에 품고 있는 카시아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어어! 막혀있어요!”
“이런...”
한참을 걷고 있던 통로가 무너져 있었다. 서리하도 이것은 예상치 못했는지 난처한 표정이 되었고 선원들에게 이것을 치우라며 노동을 시키려니까 녀석들은 또 자신들에게 노가다를 시킬 것을 눈치 채고 몸 사리며 뒷걸음질 쳤다.
“선장님! 우리 좀 그만 부려먹으십시오! 키리우슨지 뭔지 하는 놈의 경비대와 싸워야 할 텐데... 싸우기도 전에 죽겠습니다요!”
“마자요 마자. 그놈 좀 늦게 잡으면 어디 덧난다고...”
속닥 속닥... 목소리가 점점 낮아지며 자기들끼리의 작은 대화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러게. 랑스 랑스하며 부를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머리가 좀 컷다고 이래라 저래라... 혼자 부선장이랑 잠이나 자고...”
“머리에 피도 안마를 녀석이 꽤 괘씸하다니까. 반역이나 일으킬까?”
“저놈 하는 거 봐서 그러자.”
- 속닥 속닥...
허... 억양과 목소리 크기로 봐선 틀림없이 나보고 들으라며 하는 소리다. 니들... 죽어봐야 정신을 차리겠구나? 나는 왼손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괘씸한 녀석들...
“흐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좁은 통로가 쩌렁 쩌렁 울렸다. 서리하와 얀스는 놀란 눈으로 날 바라보았고, 선원들이 잡고 있는 횃불조차 스산하게 일렁였다. 이 순간 난 앞으로 뛰어나가 본적은 없지만, 오우거라는 괴수처럼 놈들을 모조리 씹어 삼킬까 고민하다 황급히 뒤로 돌았다. 그리고 막혀있는 통로의 돌덩이를 강타했다.
- 푸꾸아아앙! -
나 조차도 귀가 멀어버릴 것 같은 엄청난 굉음이 통로 전체를 울렸고, 그 울림에 맞춰 내 몸 또한 바르르 떨리며 엄청난 떨림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말을 하려 입을 벌렸지만 몸이 떨리는 상황이라 우습게 흘러나왔다.
“나아아조오오옴사아아아알려려려려려주주주주주주줘.”
그러나 우스운 내 목소리는 와르르 무너지는 돌무너기의 부딪힘 소리에 묻혀 버렸다. 바르르르 떨리는 진동이 고통스러워 바닥에 털썩 쓰러지며 헛구역질을 한참하고 나니 모든 진동과 소음이 어느새 멎어있었다.
고개를 돌려 선원들을 확 쏘아보았다. 그들은 아직도 몸을 떨고 있었는데 모두 한결 같이 입을 쩌억 벌리고 날 괴물 쳐다보듯 바라보며 멍한 상태로 질려 있었다. 나는 장난삼아 크게 소리 질러 보았다.
“왕!”
“으아아악!”
푸하하하하... 놀라서 넘어지는 꼴이라니! 생긋 웃으며 옆에 있을 여인들에게 멋지게 입을 열었다.
“이 정도야 별것 아닙니다. 통로가 막히면 제가 알아서 할 테니 어서 키리우스나 잡으러 가죠.”
“하아... 힘이 엄청나네요오...”
아아... 가슴아파라. 그녀들 또한 선원들처럼 바닥에 보기 좋게 넘어지고 만 것이다.
어쨌든 나의 OPG덕분에 충성도가 100이 되어버린 선원들을 이끌고, 또한 나의 야성에 반해서 엉덩방아를 찧어버린 두 여인과 함께 키리우스님이 거하시는 성의 지하로 잠입했다. 지하로 잠입하는 통로 끝에는 벽돌로 쌓여진 벽이 가로막고 있었는데 그것을 약간 힘주어 돌리자 놀랍게도 빙글 돌아가며 지하의 복도로 이어지는 것이다.
“감옥은 지하에 위치하고 있어요. 틀림없이 예니라는 여인도 감옥에 갇혀 있을 걸요.”
“서둘러요!”
다행이라 말할 수 있는 건 지금 상황이 마을에 숨어있을 나를 수색하느라 대부분의 경비들을 마을로 보냈다는데 있다. 그렇다고 방심할 순 없다. 비록 평상시보다 성의 경비는 약화되어있는 상태이지만 남아있는 병력들이 출동한다면 우리의 작은 인원으로선 힘없이 당할 것이 틀림없다.
“앗! 누구냣!”
“이런! 발각됐다!”
적의 수는 대략 넷, 청자고둥의 독침을 사용하는 카시아만 있다면 단숨에 목숨을 끊을 수 있었겠지만 지금 그녀는 행방조차 모르는 지경이다. 재빨리 검을 뽑아들며 땅을 박찼다. 얀스가 먼저 폭발력이 있는 까만 자갈을 꺼내들었지만 그것을 사용하면 너무 요란한 탓에 결국 집어 던지지 못하고 어물쩡 거렸다. 또, 좁은 통로에 스무 명이나 되는 선원들이 함께 잠입한 탓에 그들은 서로 엉겨 붙어 정신사나운 몸부림만 쳤을 뿐이다.
“커억! 으아!”
두 놈의 목을 찔렀다. 그리고 나머지 두 놈은 나의 화려하며 찬란하고 극히 존경받을 만한, 또 숭고하며 경이로운 검술실력에 감탄함과 동시에 놀라며 황급히 달아나기 시작했다.
“놓치면 안 돼! 어떻게든 잡아야...! 에라!”
“컥!”
한 놈은 롱소드를 집어 던져 목숨을 끊었다. 나머지 한 놈! 놈!
“아앗! 차가워! 으으으!”
어느새 서리하가 놈의 퇴로를 가로막고 허리에 찬 가느다란 검을 한차례 뽑아들었다. 서리하의 검에 스친 녀석은 손이 아주 약간 베인 정도에 지나지 않았지만 소스라치게 당황하며 고통스럽게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으으! 으으! 추워! 추워어...!”
이어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손끝이 약간 베인 경비 녀석은 몸이 바르르 떨리며 순식간에 얼어붙기 시작한 것이다. 몸에 하얗게 서리가 낀 경비는 쩌저적 금이 가더니 와장창 넘어지며 유리조각처럼 붉은 얼음조각이 되며 바닥에 흩어 뿌려졌다.
“이... 이건...!”
“마... 말도 안 돼...”
나의 괴력에 한차례 놀랐던 모두는, 또 다시 경직되어 움직이지 못하고 말았다. 서, 서리하 당신은 도대체 정체가...!
“뭐하세요? 지하로 가서 예니라는 여자 분을 먼저 구해야지요.”
으... 어쨌든 놀라움에 사로잡히는 건 나중으로 미루자. 예니를 구해야지!
“아! 네네!”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25&WTV1471013=85620516&WTV1392781=25455155&WTV1357910=273489&WTV1357911=2314068&WTV246810=37&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5. 마녀사냥&WTV9172643=우리가 현재 위치한 곳은 지하 1층. 어찌저찌 1층에서 순찰하는 놈들을 모두 죽이고 한 놈을 인질로 삼아 지하의 구조를 묻기 시작했다. 지하는 모두 3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내려가는 통로는 좌우의 통로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단다.
나는 카시아와 훅스턴을 떠올리며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의 병력은 모두 20명이며 그중 가장 뛰어난 전력이라면 서리하와 나, 그리고 얀스이다. 무리를 주도하는 우리 셋만 있다면 열 명 정도의 무리는 거뜬히 무찌를 수 있었다. 감옥의 복도를 거니는 병력들은 네다섯씩 조를 짜서 두무리가 순찰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으며, 이 정도라면 모두 몰려다닐 게 아니라. 세 무리로 나누는 게 좋을 듯싶었다.
나와 서리하, 얀스가 한조가 되어 순찰하는 무리를 모두 각개 격파한다. 스무 명의 선원들을 열 명씩 짝지어 두 개의 통로입구 주변에서 매복을 하고 있다 혹시라도 우리가 잡는 놈들이 도망가서 지원을 요청하려 한다면 매복한 선원들이 튀어나오며 키리우스에게 향하는 전령을 저지한다. 이렇게 되면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존재하는 모든 무리들을 싸그리 전멸시킬 수 있다. 약간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가장 안전하고 현명한 선택이라 생각되며, 또 내 계획에 모두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행여 상층에서 지하로 내려오는 병력들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우리가 사로잡은 경비병에게 검을 들이밀자 지하와 상층을 순찰하는 경비들의 영역은 나눠져 있을 거라며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였다.
“가자!”
좁은 지하의 통로에 익숙치 못하고 허둥대었던 우리들은 이젠 체계적인 배열을 갖추며 자신의 위치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1층엔 그저 기다란 복도만 있었고 2층부터가 포로를 가둬놓는 감옥의 연속이란다. 거칠게 없었다. 2층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하앙! 하앙! 하아아앙...”
“헉! 헉! 헉! 싼다! 으으으으으! 흐아아!”
뭐... 뭐야? 2층에 들어서자마자 문란한 신음소리들이 가득 울려왔다. 우리들은 붉어진 얼굴을 애써 돌리며 감옥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 이건...”
젠장... 각방에 벌거벗은 여인들이 손발이 묵인채로 매달려 있었다. 어떤 여자들은 그곳에서 남성의 애액이 주루룩 흘러내렸고, 어느 여자들은 정상적인 입구와 엉덩이 사이의 좁다란 근육이 마저도 넓게 뚫린 채로 두 명의 남성을 채워 넣는 여자들도 있었다. 여성의 아래에 누워서 자신의 하반신에 잘 끼워진 엉덩이를 움켜잡고 뒤흔드는 놈, 그 위쪽에서 또 한명의 남성이 엠자형으로 다리를 구부리며 좁은 엉덩이 구멍에 삽입한 녀석이 아랫놈의 움직임에 맞춰 엇박자를 이루며 빠른 피스톤을 왕복하였다.
“흐앙! 흐아아앙! 안 돼! 못 참아! 흐아아앙!”
다른 감옥에선 입까지 포함하여 셋이나 되는 남자까지 한 여성을 능욕하고 있었다. 처음엔 입에 들어오는 물건을 뱉으려 혀를 내밀며 저항했지만 이내 계속되는 강압에 못 이겨 집어 삼키고 말았고, 남자는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여성의 머리를 잡고 마치 아래의 입구에 삽입행위를 하는 것처럼 크게 왕복하였다.
“흡! 으흡! 흐으읍! 울컥! 욱! 흡!”
모두 성을 순찰한다는 경비들에게 당하는 것이라 허탈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해적이나... 귀족이나... 마을을 지킨다는 경비들이나 똑같다.
얀스를 돌아보았다. 시르케에 의하여 옷이 벗겨진 채 허공에 매달려 있었던 그녀. 그녀도 첫 경험을 지금 보이는 여자들처럼 감옥에서 치뤘던 터라 얼굴이 붉어지며 두 손을 가슴에 꼭 쥐었다. 그녀의 숨이 다소 거칠어 진 것 같았고, 내 신체 또한 발기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서리하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녀의 얼굴을 살필 겨를이 없었다. 이미 그녀는 행위를 치루는 경비들을 향하여 검을 휘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으악! 으아악!”
연이어 여인들을 포박한 밧줄과 수갑까지 깨끗이 잘라버렸고, 나 또한 그녀의 행동을 도왔다. 남성에게 처참하게 짓밟힌 여인들의 음부가 몇시간이나 범해졌는지 크게 넓어져 다물어지지 않았다.
엄청난 광경에 얼굴이 붉어진 채 전의를 상실한 얀스를 보며 소리쳤다.
“얀스! 잡힌 여자들을 끌고 비밀통로를 사용해서 탈출시켜! 서리하와 내가 키리우스 놈을 잡아서 데려갈게!”
“어... 어... 아! 알았어요!”
이어지는 신음소리는 끝이 없었다. 더욱 분노가 치밀어 오는 것은 아까 만났던 예니라는 여인 또한 이처럼 능욕을 당하고 있진 않을까 싶은 맘에 분노하며 검을 휘둘렀다. 행위를 벌이다 내 모습을 보며 벌벌 떠는 어느 남자가 살려달라며 애원했다.
“사! 살려줘요!”
“예니라는 여자가 어디 있는지 말하면 살려주겠다!”
“아래... 아래 층에 있어요! 아래 층 특실에...!”
“이성의 백작은? 키리우스 호프만 말이다!”
“그분도 아래층... 오늘 잡아온 가슴 큰 여자를 맛본다면서...”
“죽어!”
“으악!”
살려주려고 했다. 그런데...! 서둘러야 한다! 키리우스와 예니가 함께 있을지 모른다. 지금 쯤 예니는...
“어서 가요! 시간이 없어요!”
“그래요!”
역시 서리하도 사람인지라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얀스 만큼은 아니었지만 적나라한 광경에 숨을 크게 몰아쉬고 있었다.
3층에 도착했다.
“의외로 조용한데요? 신음소리도 안 들리고...”
지하는 모두 감옥이라더니 전혀 감옥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도 깔끔해서 귀족들의 저택의 내부에 들어선 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방들이 매우 많았다. 특실이란 게...
“서리하? 열어봐요.”
숨을 죽이며 첫 번째로 보이는 문의 양옆으로 다가선 후 대번에 문을 열어 젖혔다.
매혹적인 장미향이 확하고 풍겨오는 방의 배경이 들어왔다. 아름다운 침대, 그리고 호화스러운 벽지와 있지도 않은 창문을 만들어 재질이 뭔지도 모르는 커튼을 달아놓았다. 그리고 침대위에 아름다운, 연녹색의 긴 머리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투명한 붉은 실크로 짜인 옷의 안쪽으로 고혹적인 허리살과 다리의 윤곽, 보일 듯 안보일 듯 드러나는 속옷이 요염하기 그지없었다.
“어...?”
“어! 당신은!”
“예니!”
“쉿!”
다행이다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서리하는 반갑게 소리치려는 그녀의 입까지 가로막으며 제지했다.
“이제 키리우스 놈을 잡으러가요!”
예니가 아무 일 없었다는 것에 안도하며 미소 지었다. 놈! 키리우스 놈! 반드시 잡아 죽인다.
그런데 입이 막힌 예니의 눈동자가 소스라치게 커지기 시작했다. 서리하가 막은 손을 거칠게 떼어내며 소리쳤다.
“조심! 조심해요! 뒤에...!”
“헉...!”
예니가 소리치는 탓에 위화감이 느껴져 몸을 비틀었다. 그 탓에 다행히 허리가 잘려나가지 않았고, 대신 엄청난 통증이 옆구리를 깊게 찔렀다.
“크크크크... 누가 누굴 잡는다고? 용케 여기까지 왔다만 모두 내 손바닥 안이지... 후후후후후후.”
“너 이놈! 키리우스!”
통증이 심해 바로 달려들 수가 없었다. 젠장! 아까까진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역시... 놈, 카멜레온을 쓰고 매복하고 있었던 것인가! 교활한 녀석!
“교활한 놈...!”
“교활하긴 누가 교활한가? 남의 음식물을 빼앗으러온 너희들이 욕심이 많은 것이지. 하하하하.”
한손엔 가느다랗고 길게 뻗은 잔혹한 도, 다른 한손엔 마치 물결로 만든 것처럼 투명하게 비치는 망토가 들려있었다. 카시아의 것. 칡흑의 장막이라 불리우는 카멜레온이다. 남의 것을 가지고 요긴하게도 써먹는군. 젠장!
“오호라? 이제 보니 꽤 쓸만한 여자를 한명 더 데려 왔구나 네 놈은 여러모로 쓸모가... 어... 이게...!”
갑자기 키리우스는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뒷걸음질 쳤다. 뭐야... 아파 죽겠는데? 덤비려면 시간 끌지 말고 빨리 덤비라고!
“너... 네 년! 네 년은!”
“오랜만이군요. 키리우스 호프만. 국왕은 잘 계신가요?”
“하... 하하! 서... 서리하 폰 에스메랄다... 그, 그간 안녕하셨소이까?”
“저 때문에 이런 일을 벌이셨나요? 제 몸이 그렇게 탐이 나셨나요?”
뭐, 뭐가 뭔지 모르겠다. 내 상처는 피가 질질 흘러내리며 바닥을 뚝뚝 떨어지며 효과음을 내고 있는데 이들은 내가 알아듣지 못할 말만하며 인상을 구기고 있다. 그런데 이거 뭐... 키리우스 놈이 서리하 앞에선 꼼짝도 못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마치 고양이 앞에 생쥐처럼. 그런데... 그다음 이어진 소리에 나와 말없이 경계하던 예니 마저도 기절할 정도로 경악하고 말았다.
“허허허... 누군들 탐이 나지 않겠소? 미모 하나 만으로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왕녀이시여! 하하하하!”
“와... 왕녀...?”
왕녀라고? 와... 왕녀? 귀족도 아니고, 해적도 아니고, 산적도 아니고... 그러니까 집창촌에 숨어있던 마녀의 정체가 왕녀라고!?
경악하는 주변 사람은 안중에도 없는지 키리우스만 잡아먹을 듯 쏘아보는 서리하였다. 이거... 그런 눈빛으로 키리우스를 쏘아봐야 하는 건 나여야만 마땅한데 왠지 주역이 바뀐 느낌이 드는걸.
“키리우스. 여자인 저와 일대 일로 겨루어 볼 생각은?”
“하? 하하하하? 이보시오 왕녀. 정신 돌았소? 가냘픈 여자의 몸으로 나에게 상대가 될 거라 생각되오?”
“상대도 안되지요. 당신이 저에게.”
“뭐? 하... 하하하... 푸하하하하하! 유머가 매우 느셨소?”
키리우스는 덤비라는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서리하는 바로 번개처럼 행동에 들어갔다. 차가운 한기가 확하고 뿜어져 나오며 방안에 차가운 소름을 선사했다. 입 벌려 비웃던 키리우스의 얼굴이 일순간 경직되며 화들짝 뒷걸음질 쳤다.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25&WTV1471013=87977600&WTV1392781=25467618&WTV1357910=273489&WTV1357911=2315200&WTV246810=38&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5. 마녀사냥&WTV9172643=“그 검! 설마 왕녀! 당신...!”
“검을 빼 들었으면 당신의 목 관리에나 신경 쓰세요.”
채채채챙!
우와와와와! 대단하다. 왕녀라고? 그것보다 한기를 뿜어내며 호선을 그리는 검의 궤도가 더 없이 아름다워 옆구리에 철철 흘러내리는 통증조차 까맣게 잊어먹을 정도다. 하하. 이러다가 정말 키리우스 놈이 죽어버리는 거 아닐까? 안되는데. 훅스턴의 행방을 물어야지. 죽을 것 같으면 말리지 뭐.
“괜찮으세요? 피가 많이 나요...”
“아... 아 예. 괜찮습니다.”
예니가 내 옆으로 다가와 상처를 쿡 누르며 지혈해주었다. 하얀 손수건에 검붉은 피가 금세 번지며 잔혹한 색으로 물들여 버렸다. 미간이 찌푸려질 정도로 고통스럽지만 미녀가 걱정하는 탓에 정말 고통이 점차 완화되어 가는 것 같다. 다정한 포즈를 취하는 우리들과는 상반된 두 사람이 검을 빼들고 격전을 치루고 있었다. 만약 내가 상처를 입지 않았더라면 서리하 왕녀 대신 내가 싸웠을 것이다.
“으읏! 빌어먹을! 왕녀! 이건 반칙이오!
- 챙! 채채채채챙! -
“반칙이라니요?“
“검에서 상대가 안 되지 않소! 훔쳐간 왕궁의 보물로 날 상대하시겠다! 비겁하군!”
저 간사한 키리우스는 자신의 실력이 딸리는 건 인정하지 않은 채 서리하가 가진 검이 대단하다며 탓하고 있었다.
“당신들은 저의 사랑하는 가족과 조국을 약탈해 갔어요. 이깟 검 한 자루 훔쳐 나왔다고 해서 비판받을 이유 따윈 없는걸요?”
챙! 채채채채채채챙!
더욱 서리하의 검격은 격렬해지기 시작했고 키리우스는 당연 뒤로 밀리며 겨우 목숨을 부지하는 지경이었다. 키리우스의 검이 아주 약간만 궤도가 틀어졌다면 틀림없는 송장이 되었을 텐데 뭐 솜씨가 좋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겠다. 그리고 그런 키리우스를 단 한시도 쉬지 않고 몰아붙이는 서리하를 더 없이 대단하다 말할 수 있겠다. 솔직히 내 몸의 상태가 아주 좋다고 가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녀와 겨룬다면 이길 수 있을 지 없을지 당담할 수 없을 정도니까.
“비겁한 년! 넌 이제 왕녀가 아니야!”
쩌저정!
오오. 키리우스가 처음으로 반격했다. 내가 착용한 O.P.G 만큼은 아니었지만 서리하의 검이 약간 멈칫할 정도의 힘으로 공격을 막아낸 것이다. 그렇다고 불안해 할 필요는 없었다. 검이 멈칫했을 뿐이지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표정의 변화 또한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잠시 검을 멈춘 서리하가 입을 열었다.
“저의 한설이 아니라면 저를 제압할 수 있겠어요?”
“크크... 당연하지 않겠소?”
서리하...? 고기를 다 잡아놓고서 뭘 하는 것입니까요?
나의 우려가 빗나가길 바랐지만 서리하는 한발 뒤로 걸음을 물러나며 나를 바라보았다.
“랑스, 당신의 검을 잠시만 빌려주실래요?”
“아... 그렇지만...”
“걱정하지 마요. 얼려 죽이지 않고 생포할 생각이니까요.”
키리우스는 그녀가 생포한다는 대목에서 비열한 웃음을 흘렸지만, 서리하의 날카로운 눈매가 너무도 믿음직스럽고 또 무엇보다 아름다운 모습에 저항을 못하고 검을 내주고 말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을 충고했다.
“혹시 겨루다 어려울 것 같아지면 도망쳐도 괜찮습니다. 기회란 언제든 오지만 목숨은 하나밖에 없는 거니까요.”
“푸훗... 상처 입은 당신을 업고 도망가느니 죽는 게 낫겠네요. 그리고 그럴 일은 없으니까 걱정 마시고요.”
제길... 결국 여자한테 보호나 받고, 랑스... 해적왕 체면이 말이 아니다. 훌쩍. 그런데 미인에게 보호받고 있는 기분도 매우 야릇하구나.
“키리우스. 이번엔 안봐줄테니 각오하세요.”
“후후. 왕녀님, 약속하나 하시겠습니까?”
“무슨 약속이죠?”
“당신이 저와 지금 결투에서 지게 된다면 랑스나 저기 가슴 큰 여인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뭐? 서리하가 지게 된다면 나와 예니를 풀어준다고? 무슨 꿍꿍이지? 모두 말이 없는 침묵 속에 비열한 키리우스가 입을 열었다.
“대신 당신은... 저의 노리개가 되어 주실 것을 약속해 주십시오. 크크크.”
“닥쳐!”
소리친 것은 다름 아닌 내 목소리다. 미친 녀석. 진짜 두고 보자니까 막사는 인생인가보군.
서리하의 사정이야 어찌된 판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키리우스. 너희 같은 귀족들은 그러하냐? 돈 많고 권위 있다고 해서 존중받고 우러러 보아야 마땅할 일국의 왕녀라고 불리는 사람에게 그따위 희롱이나 하다니. 네 놈. 두 번이나 내 등 뒤를 노린 네놈, 죽어도 용서하지 않겠다. 도망가라. 제발 서리하와 싸우다 져서 재주껏 도망가라. 내손으로 널 붙잡아서 처참하게 목 매달아주마! 뒤에 꼬챙이를 꽃아주던가!
“크크크크... 멍청한 해적 꼬마자식... 크큭... 아무튼 승락한 걸로 받아들이고 시작합니다. 하앗!”
- 째재쟁 째쟁! -
결투가 재개 되었다. 자신만만한 키리우스가 미소 뛴 얼굴로 대담하게 검을 휘둘렀고, 그 검은 나의 롱소드를 잡은 서리하가 받아쳐냈다.
갑작스럽게 충돌한 기세가 강한 파장을 내뿜으며 서로가 다시 한 발짝 떨어졌다.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온 여유. 서리하는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키리우스는 뭔가 미심적은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달려들었다.
- 깡! 까가강! -
키리우스의 회심이 일격이었던 듯. 두 손으로 꽉 잡은 기다란 도. 카타나(KATANA)가 한손으로 쳐낸 서리하의 검에 궤도를 비틀며 허무하게 허공을 스쳤다. 또 다시 서로의 거리가 벌어지며 침묵이 흘렀다. 이번엔 매우 당혹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는 키리우스. 여전히 서리하의 표정은 변화가 없었다. 한없이 아름다운 요정의 표정을 지닌 듯. 자연이 미소 짓는다면 저런 얼굴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신비로운 표정이었다.
“하이야아앗!”
이번에도 먼저 달려드는 건 키리우스였다. 뭔가 멋져 보이는 검놀 림이 이루어졌는데 그것을 단 한 번의 검격으로 서리하는 받아쳐냈다. - 까앙! -
서리하가 낮은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이제부턴 봐주지 않겠다고 했잖아요?”
“하... 하하하.”
나는 너무도 우스워 소리 내서 웃고야 말았다. 하하! 처음 그토록 강했던 서리하의 검격은 봐주었던 것이고 내 검을 바꿔들었을 때부터 진지한 자세로 결투에 임했다는 것이다. 이거... 나보다 서리하... 그녀의 검술이 더 뛰어난 게 분명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키리우스는 한편에 서서 비아냥 거리는 내 모습을 보며 이를 갈았다.
“뭐... 이게 무슨 속임수요 왕녀!”
“속임수라니요?”
“그 검은 또 무슨 마법검이냔 말이오!”
“이검이요? 저기 보이는 랑스라는 소년의 검인데요?”
“그러니까... 그 검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는지 나와 예니만 멀뚱히 바라보는 키리우스였다. 완벽한 키리우스의 패배다. 푸핫! 푸하하! 아이고 옆구리야.
“엇...?”
예니는 검을 전혀 모르는 듯 웃어젖히는 날 보며 혹시 정신이 이상한 건 아닌지 걱정하는 투로 놀랬고, 또 그녀의 결투를 지켜보는 내내 두 손을 꼬옥 마주잡고 구도자의 자세로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놀란 건 예상외로 안도의 상황이 빨리 찾아와서 감탄사가 절로 흘러나온 것이니라.
어느새 서리하의 검이 키리우스의 목을 위협하고 있었다.
- - - - - 해적 - - - - -
“당신이 졌어요. 키리우스.“
“제길...”
“참... 아까 전에 결투에서 이길 경우에 제 조건을 말하지 않았었는데... 당신이 패배했을 경우에는 전 당신의 목을 가져가겠다는 조건을 제시하려고 했거든요. 그래도 될까요?”
아무런 표정의 변화 없이 냉혹한 말을 태연히 내뱉는 그녀였다. 그런데... 그녀의 말대로 해선 안 된다. 놈... 이대로는 왠지 지는 느낌이 들어서 여간 분한 게 아니다.
“자, 잠깐만요. 서리하.“
“네.”
“이자를 풀어주세요.”
“네에!? 생포했으니 정보를 캐내고 죽일 게 아닌가요?”
나는 키리우스의 품안에 든 칠흑의 장막을 빼앗았다. 카시아의 것... 그녀가 좋아하겠지. 이제 됐다. 나는 서리하의 손에 든 롱스워드를 조용히 거둬들였다.
“라... 랑스!?”
“크... 크크크... 후회하게 될 것이다!”
“후회 안 해. 되도록 멀리 달아나라 키리우스. 이곳의 성은 우리 해적들이 잠시 동안 점거할 것이니까. 우리 해적들도 마녀 사냥을 하면서 재미 좀 봐야 겠거든? 멀리 달아났다가 며칠 후에 돌아와.”
서리하와 예니 둘의 표정은 나를 결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난 미소 지었다. 내 예상이 맞다면 놈은 분명 이 도시를 떠나 어딘가로 향하여 연락을 취할 것이다. 틀림없다. 훅스턴이 있는 곳으로 가라 키리우스!
“랑스 선장!”
오늘 만난 아름다운 두 여인의 부축을 받으며 밖으로 나온 나는 풋하고 웃음 지으며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감옥의 1층, 비밀통로의 입구에서 기다리던 얀스와 선원들은 화들짝 놀라며 내게 달려왔다.
“키리우스랑 싸우다가 이렇게 된 거에요? 혼자서 싸운거에요!?”
“아니... 난 챙피하게도 아무것도 한개 없어. 쪽팔리게 뒤에서 칼이나 맞았지 뭐야. 하하... 으악. 하...! 서리하... 아니 왕녀님이 겨뤄서 이겼어.”
얀스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서리하를 바라보았다. 고개를 갸우뚱 하는 걸로 봐선 아직 실감이 안 난다던가. 내 말이 장난이거나 무슨 비유를 뜻하는 것인 줄 아나본데... 후훗.
“와... 왕녀님이요?”
잠시 대화가 끊기자 나와 함께 잠입했던 여러 선원들의 목소리가 시끄럽게 메아리쳤다.
”키리우스 도망가던데요!”
“맞아요 선장. 그놈 잡지 않았습니까? 그 놈 쥐빠진 생쥐처럼 어디론가 도망가던데!”
"그러게. 도시를 다스리는 놈이라더니 어지간히 겁먹은 표정이던디..."
녀석들의 말에 미소지으며 얀스를 바라보았다.
“내가 일부러 풀어주라고 했지. 얀스... 그자가 어디로 갔는지 아니?”
“당연하죠! 이미 선원들 열 명 정도를 시켜서 추격하라고 지시했어요!”
“훗... 그래. 내 예상대로 잘 따라주었어. 얀스. 이거... 칡흑의 장막이라 불리는... 또 카멜레온이라고 불리는 투명망토야. 이걸 뒤집어쓰고 키리우스를 정탐해. 반드시 놈은 훅스턴에게 갈 것이다.”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25&WTV1471013=90346503&WTV1392781=25482776&WTV1357910=273489&WTV1357911=2316577&WTV246810=39&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5. 마녀사냥&WTV9172643=얀스는 신기한 듯 카멜레온을 건네받아 자신의 몸에 뒤집어썼다. 정말로 그녀의 모습이 감쪽같이 사라지자 모든 선원들이 오오오! 하며 놀랐고, 서리하와 예니 조차 탄성을 질렀다. 얀스 조차 자신의 몸이 투명해지자 어어? 하는 소리를 내며 매우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지만 이내 자신이 취해야할 목적을 직시했다.
“알겠어요! 반드시 키리우스의 행적을 추적할게요! 먼저 놈을 추적하러간 열 명의 선원을 이용해서 소식을 주고받아요!”
“당연하지.”
“그럼 제가 당분간 없어도 조심해요 선장!”
“그래, 얀스도 조심해? 돌아오면 훌륭한 포상을 줄 테니까.. 후후... 윽... 옆구리야...!”
비록 보이진 않았지만 발자국은 이어졌다. 작은 발자국이 숲의 깊은 곳을 따라 빠르게 이동했고, 모두의 시선은 그 발자국을 뒤쫓다 숲의 깊은 곳으로 자취를 완전히 감춰버리자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난 본격적인 작전을 녀석들에게 지시했다.
“모두 잘 들어라. 우린 이제부터 골든 스페로우 호의 병력들과 합세하여 백작의 성을 몰래 접거한다. 최대한 소란을 떨지 말고 비밀통로를 이용해서 성안의 계급이 높은 통솔자들을 제압하여 비밀리에 머무는 것이다.”
“우와? 우리가 백작의 성을 낼름해버리는 겁니까?”
“그렇다. 하지만 당분간이야. 소문을 들은 다른 귀족들이 쳐들어오게 되면 귀찮아지니까. 당연히 밖에 있는 시민들이나 도시의 내부로 유출이 되면 안 돼. 이 마을에 거주하는, 그리고 마녀로 몰리는 여인들이 도망을 칠 때까지만 우리는 성에 머무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 만약 키리우스가 내가 생각한 경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녀석이 남겨놓은 편지나 문서들을 모조리 뒤져서라도 훅스턴에 대한 단서를 얻어내겠다는 생각이다.
무슨 생각에 잠겨있는지 골똘히 고개 숙인 서리하를 바라보았다. 얀스는 키리우스의 추적에 나섰고, 시르케 조차 감옥에 갇혀있으며 또 앞으로 삼 일 가량은 더 떨어져 있어야할 처지이니 지금으로선 서리하에게 의지를 하는 수밖에.
“왕녀님?”
“네?”
“한 가지 부탁 좀 드려도 될까요?”
“당신의 부탁은 대충 알 것 같네요. 저에게 선원들의 지휘권을 주세요. 도와드릴게요.”
벌써 내 의도를 파악한 그녀다. 나는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기절해 버릴 것 같기 때문이다. 역시 검술도 뛰어나고 머리 좋은 그녀.
어떻게 된 경의는 모르겠지만 왕녀라는, 심히 고상하고 지존하신 그 명칭이 아니었다면 나의 수하로 다루고 싶을 지경이다. 무엇보다 카시아가 주었던 화끈한 떨림을 내게 주는 그녀인지라 얀스나 로리안처럼 소유하고 싶은 욕구 또한 강하게 드는 것 또한 솔직한 심정이다. 오래도록 그녀와 함께 머물며 호감을 쌓고 싶다.
“모두 함선으로 가서 나머지 선원들을 데리고 와라! 서리하 왕녀님의 통솔을 따라서 백작의 성을 접거한다!”
예니 리올린을 바라보았다. 그녀에게도 부탁해야...
“저기 예니씨?”
내가 부르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대답하는 그녀였다. 그녀를 구해준 내가 해적 선장이라는 걸 눈치 채고 약간 혼란스러웠나보다.
“아! 예?”
“저... 저 이제 기절할 것 같은데... 부축 좀 해주십시오.”
이렇게 하여 나는 한쪽 팔꿈치가 거대한 가슴에 맞닿은 채로, 서리하가 이끄는 병력들의 뒤편에 서서 백작의 성이 은밀하게 함락되어 가는 걸 지켜볼 수 있었다.
지하는 이미 함락되었고, 키리우스는 자신의 성조차 버린 채 쥐도 새도 모르게 빠져나간 터라서, 골치 아픈 병력들은 도시를 순찰하는 그대로라서 서리하가 이끄는 병력들로 성을 접거하는 일은 매우 쉬웠다.
그리고 피를 많이 흘린 난, 키리우스가 머물렀다고 생각되는 화사한 방의 침대에 눕혀져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 - - - - 해적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