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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 1. 꿈 (1/1)

환생 - 1. 꿈

방안에는 옅은 황촉불아래 만인을 호령할 듯한 호방한 인상의 중년이라고 하기엔 아직은 젊음의 기백이 엿보이는

남자와 길게 기른 검은 머리를 은빛 비녀로 쪽을지어 단아하게 정리한 그린 듯이 고운 자태를 보여주는 기품있는

아낙이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부부의 비밀스런 행위에 몰두하고 있었다.

온돌을 깐 바닥에 곱게 펼쳐진 일견하기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요위에서 구릿빛의 강인한 육체를 한 남자는

아래에 깔려 눈을 하얗게 치뜨며 입을 딱 벌린채로 하얀 대리석같은 다리를 자신의 허리에 돌려감은 부인의 하체사이로

자신의 몸을 밀어붙이며 연신 풀무질을 하고 있었다.

남자의 입에서 거친 숨소리가 뿜어져 나올 때마다 남자의 허리를 감고 있던 여인의 허벅지는 가는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고, 옥으로 빚은 듯한 고운 팔은 때로는 허공을 휘 젖다가 이윽고 사내의 탄탄한 등에 박혀들며 가는 혈선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 헉...헉... 부인...... 부인은 정말...... 헉... "

" 아 ~ . 여보... 흐 ~ 윽...... 하 ~ 아... 더... 더...... 난...... "

여인의 붉게 빛나는 하체사이로 남자의 불기둥이 거세게 짖이기듯이 쳐들어갈때마다 여인의 음부에서 맑은 이슬이

방울방울 흘러내리며 여인의 항문을 지나 흰 색의 비단금침을 적셔가고 있었다.

한 참을 여인의 위에서 풀무질을 해대던 남자는 굵은 두 팔로 여인을 안아 엎어뜨렸고, 여인은 두 팔과 무릎으로

바닥을 짚고 엎드린 자세로 곧 다가올 사내의 행위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인의 갈라진 엉덩이 사이로 붉게 충혈된 음부가 적나라하게 보여지고 있었고, 사내는 그런 여인의 뒤에서 한 손을

들어 음부에서 항문에 이르기까지 쓰 ~ 윽 훑어 내고는 이윽고 자신의 검붉은 육봉을 갈라진 음부사이로 서서히

들이 밀어가고 있었다.

" 하 ~ 악. 너무... 커... "

사내의 육봉이 뿌리까지 여인의 질속으로 그 모습을 감추자 여인은 등을 활처럼 휘며 눈을 하얗게 까 뒤집어 갔고,

사내는 양팔로 여인의 버드나무가지같은 가는 허리를 안고는 자신의 허리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었다.

방안에는 '찰싹'거리는 살부딪히는 소리와 '질꺽'이는 풀무질 소리와 함께 후끈한 열기를 더해가고 있었다.

" 아 ~ . 더 이상은...... 난... "

여인의 입에서 금방이라도 숨넘어갈 듯한 교성이 터져 나오며 바닥을 짚고 있던 팔이 풀려 상체가 앞으로 넘어졌고,

아직도 사내의 손아래 잡혀있는 허리아래의 엉덩이는 살 맞은 기러기처럼 푸들거리며 가는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사내는 여인의 절정을 보며 더욱 거칠고 강하게 부딪혀 갔고, 얼마의 움직임 후 결국 사내의 입에서 참았던 숨이

거칠게 토해져 나오며 온몸을 경직시키고 있었다.

" 허 ~ 억...... 후 ~ . "

                                                        *                         *                         *

" 허 ~ 억...... 후 ~ . "

아랫도리가 흥건하게 젖어있는 느낌에 서둘러 눈을 뜨고는 이불을 젖혔다.

(제길, 오늘도 여지없이 몽정이다.)

시계를 쳐다보니 시간도 새벽 4시, 

요즘들어 일주일에 두번정도의 몽정을 하지만, 그 때 마다 꿈속에서의 상황은 늘 똑같은 장소와 인물들을 연출하고

있었고, 시간도 어김없는 새벽 4시.

(빌어먹을 늘 똑같은 꿈에 똑같은 시간이라니...)

서랍장에서 갈아입을 속옷을 꺼내며 조심스럽게 아래 층의 욕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아무도 일어나 있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발 뒤꿈치를 들고 도둑고양이 같은 몸놀림으로

아래층으로 내려가 욕실 손잡이를 비틀어 열고는 안으로 들어가 더운 물을 틀고는 젖어있는 속옷을 서둘러 벗었다.

얼마만큼의 사정을 했는지 팬티는 앞부분에서 항문에 이르는 부분까지 흥건하게 젖어있었고, 한번의 토정으로 인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육봉은 전체가 번들거리며 불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 이 놈의 자식아! 뭘 좋은 걸 먹었다고, 시도 때도 없이 불끈불끈 솟아오르고,

  그것도 모자라 사흘에 한번씩은 이 짓거리를 하니...... 아이고, 내 팔자야. "

고개를 숙이고 있는 성기의 검붉은 머리부분을 손가락으로 '툭'치며 한 숨을 내 쉬고는 샤워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더운 물을 온 몸에 받으며 찜찜한 새벽을 시작했다.

샤워를 마치고 팬티하나만 달랑 걸쳐입고서는 욕실을 걸어나오는 귓속으로 엷은 콧노래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주방에서 평상복에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를 하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난 뒷 모습을 보이고 있는 엄마의 등뒤로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있었다.

엄마에게 거의 다다라 양손을 머리위로 치켜 올리며 막 엄마를 놀래키려는 순간

" 왁! "

" 억!... 아이고... "

엄마가 갑자기 몸을 틀며 지르는 고함소리에 깜짝 놀라 짧은 비명을 지르며 내가 보기에도 흉한 모습으로 주방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 호호호. 고거 샘통이다. "

" 갑자기 소리지르는게 어딨어요! "

볼을 부풀리며 볼멘 소리로 툴툴거리고 있는 나를 보며 엄마는 고소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배를 잡고 웃고 있었다.

" 호호호. 누가 먼저 장난쳤는데. 호호호. 그러길래 장난치래? "

난 바닥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않고 앉은 자세로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무얼 찾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 뭐 잊어버렸니? "

" 방금 심장이 떨어졌는데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네. "

" 뭐? ... 호호호. 찾으면 말하렴. 맛있는 심장요리 해줄테니까. 호호호. "

" 우 ~ 씨. 친 엄마 맞어. "

투덜거리며 바닥에서 겨우 몸을 일으키는 내 앞으로 엄마가 다가와 팬티만 입은 내 모습을 훑어 보며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 너 또 속옷 적셨구나. "

" 그냥 모른는 척 넘어가 줄 수 없어요? "

" 호호호. 나중에 누가 우리아들 부인될지 모르지만 행복하겠는걸.

  이렇게 건강하니... 호호호. "

" 엄마!! "

엄마의 거침없는 농담에 얼굴을 벌겋게 물들이며 소리를 한차례 지르고는 2층의 방으로 뛰어올라가는 등뒤로

엄마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들려오고 있었다.

방으로 올라와 가방을 대충정리하고, 책상앞에 앉아 참고서를 꺼내 긁적거리다가 아까의 꿈 생각을 했다.

남자는 분명 얼굴은 달랐지만 나라는게 확실한데 여자는 어디서 많이 본 여자인것 같은데 도저히 누군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작년 부터 몽정을 할때마다 그 여자가 계속 나타났다.

이제는 하도 익숙해져 그녀가 민감하게 느끼는 몸의 부위나 좋아하는 체위까지 기억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얼굴만은 가물가물한게 꿈에서 깨어나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쉽사리 떠 오르지 않았다.

분명히 내게 익숙한 느낌이 드는데도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주위에 그런 여자를 찾을 수 없었다.

혹시 전생 부터 이어진 내 운명의 여자인가도 생각해 봤지만, 한낱 꿈따위로 그런 생각을 하고있는 내 자신이

언뜻 미쳤다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 휴 ~ . 내가 그 꿈때문에 미쳤나. "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참고서에 집중하는 내 귀로 방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 오빠. 내려와서 밥먹으래. "

방문을 빼꼼히 열며 동생 세화가 고개만 문안으로 들이민 채, 함박웃음을 지으며 날 쳐다보고 있었다.

" 오늘은 좀 이르네. 알았다. 내려갈께. "

대답을 하고 다시 고개를 돌리고 나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후에도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오지 않아 

뒤를 돌아보니 아직도 세화가 날 보며 음흉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 오빠. 또 속옷 적셨다며? "

" 뭐? ... 너 이 놈의 기집애............ 빨리 안나가!! "

" 호호호. "

내 고함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직도 날 보며 웃고 있던 세화는 내가 일어서 침대위의 베게를 집어 던지려고 하자 

재 빨리 방문을 닫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하여튼 이 집 여자들은 하나같이 왜 이 모양인지.... 아이고 내 팔자야.)

옷걸이에 걸려있는 교복을 내려 갈아입고는 아래층으로 투덜거리며 내려가니 아버지는 언제 일어났는지 깔끔한

정장으로 갈아입고 앉아 있었고, 그 옆에 엄마와 내 옆자리의 세화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날 쳐다 보고 있었다.

" 오늘은 아침이 이르네요. "

" 응. 오늘은 아버지가 일이 있어서 중국으로 출장가야 하는데, 비행기 

  시간이 일러서 그렇게 됐다.

  일주일 정도 걸릴테니까 아버지없는 사이에 엄마랑 세화 잘 보살피고

  말썽부리지 말고...... 알았지? "

" 예. 그러구 제가 뭐 어린앤줄 아세요! 이젠 말썽 안부려요. "

" 너 그렇게 말해 놓구도 저번달만 해도 싸움질을 몇번이나 했니.

  이젠 담임선생님 전화받는 것도 지겹다.

  공부만 못했으면 넌 벌써 이집에서 쫓겨났을 거다. "

" 친 엄마, 아버지 맞아요? 아이고... "

내가 답답하다는 듯이 주먹으로 가슴을 두드리자 엄마가 예의 그 음흉한 웃음을 거들며 아버지를 도와 한마디 했다.

" 너 아직 몰랐니? 너 어릴 때 다리밑에서 주워왔잖아.

  그때 하도 불쌍해서 주워왔더니 이제는 커서 말썽만 부리고 후회 막급이다. "

" 흐흐흐. 엄마 다리밑에서 주워 왔겠죠. "

" 뭐라고! 너... "

내 마지막 반격에 엄마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할말을 잊었다.

" 오늘 아침은 오빠의 KO승. 

  자~ 오빠. 많이 먹어. 여기 미삼 무친거랑 더덕이랑 이런거 많이 먹어야 한데. "

" 그래? 왜? "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궁금한 표정으로 묻자 세화는 연한 웃음을 흘리며 마지막 말을 뱉어냈다.

" 그래야 힘이 솟아서 팬티도 많이 적시지. 안 그래? "

" 너 이 놈의 기집애.... 너... 너...... "

" 호호호. "

하여튼 이 집에는 내 편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다.

날 놀려 먹는게 그렇게도 재미있는지 아침에 눈 떠서 저녁에 눈 감을때 까지 어떻게 하면 날 놀려 먹을까하는

생각만 하는 사람들로 뭉쳐있는것 같았다.

(하늘이여! 제가 전생에 뭘 그렇게 잘 못한게 많아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늘 시끄러운 아침식사가 끝나고, 나와 세화는 방으로 올라가 가방을 챙기고, 엄마는 아버지 출장준비를 도와준 후

다시 거실에 모여 집을 나섰고, 그런 우리의 뒤에서 엄마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아버지는 비행기시간에 맞춘다고 택시를 타고 서둘러 가셨고, 세화와 난 버스를 기다리며 정류장에 서 있었다.

" 오빠! 하나만 물어봐도 돼? "

" 또 무슨 소릴 할려구 그래? "

" 돼? 안돼? "

" 물어 봐라. 물어 봐! "

" 오빠 사귀는 여자 있어? "

" 흐흐흐. 당근이지. 이 오빠 따라다니는 여자가 한 트럭이다.

  그 중에 아주 참하고 예쁜 애로 골라잡았지. "

" 그래? 누군데. 사귀는 여자가? "

" 너희 학교 2학년에 '신 미영'이라고 알지? "

" 흥! 그 내숭떠는 계집애. "

" 너 선배언니한테 계집애가 뭐야. 나중에 니 새언니 될지도 모르는데... 흐흐흐. "

" 새 언니 좋아하네. 버스 왔어. 얼른 타고 가. "

금방 생글거리며 웃고 있던 세화가 갑자기 썩은 감 씹은 표정으로 바뀌며 얼른 버스위로 올라탔다.

세화는 버스안에서도 아무 말없이 표정을 굳힌 채,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여느 때 같았으면 귀가 따갑도록 조잘거렸지만 오늘은 아무 말이 없는게 조용해서 좋았지만,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기도 했다.

학교앞에 도착한 버스에서 내린 세화와 난 세화는 앞쪽의 여고로 난 건너 편의 남자고등학교인 우리 학교로

걸어 들어갔다.

학교안에는 아침부터 운동을 하는 애들과 저만치서 싸움질을 하는 녀석들, 또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녀석들로 분주했다.

난 한 손을 바지주머니에 꽂아넣고는 서둘러 교실로 갔다.

" 강호야! 같이 가자. "

" 응. 민형아. "

저기서 가방을 메고 헐레벌떡 뛰어오는 녀석은 초등학교때부터 계속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는 '서 민형'이라는

녀석으로 우리 둘은 어울려 다니며 싸움질도 많이 했고, 나쁜 짓도 많이 한 녀석이었지만 우리 둘은 공부도 게을리 한 

편은 아니라 성적도 상위권이어서 늘 주위의 친구들이 신기해 하곤 했다.

고등학교 들어서도 2년 동안 같은 반을 하며 싸움질도 몇번했지만, 둘다 공부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편이라

중학교때처럼 싸돌아 다니지는 않고 있었다.

다만 중학교때 같이 어울리던 친구들과 작은 모임을 만들어 한달에 두번씩 만나곤 하는것 말고는 서로 여자문제로 

바빠서 거의 학교밖에서는 만나지 못하는 형편이었다.

" 강호야! 다음 주 토요일에 모임있는 것 알지? "

" 응. 들었다. 근데 다른 녀석들은 아직도 싸움질하고 다니냐? "

" 다른 애들도 2학년 올라와서 마음잡은 모양이더라.

  공부한다고 정신없는 모양이던데. 대학은 가야하니까. "

" 다행이네. 너 요즘에 현영이랑은 잘 되고 있는거야? "

" 흐흐흐. 어제는 키스까지 했다는것 아니냐? "

" 뭐라고! 음 ~ 충격적인데. 나보다 진도가 빠르잖아. "

" 넌 사귄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 키스도 안했냐? "

" 이 자식이. 우린 순수한 플라토닉 러브를 하는 사이란걸 모르냐?

  우리의 사이를 너의 음흉함으로 저하시키지마라. "

" 이 바보같은 자식. 옛 성현 말씀이 여자는 먼저 깃발 꽂는 놈이 임자라고

  했거늘..... 아 ~ 이 일을 어찌할꼬. "

" 음~ 솔직히 부럽긴 부럽다.

  흐흐흐. 나도 언젠간 먹고 말거야. "

" 플라토닉 러브라며? 응? "

" 시끄러. 이 자식아! "

민형과 주절거리며 교실로 들어선 우리는 자리로 가서 잠시 잡담을 하다가 참고서를 펼쳐들고 앞날을 위해 공부를 했다.

늘 학교생활은 따분하지만 가끔 우스게 소리를 해주는 선생님과 마음이 맞는 친구들이 있기에 이런 딱딱한 분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어느 새, 종례를 마치고 가방을 싸들고 하나 둘 집으로 가기 시작했다.

" 너 오늘도 미영이 만나기로 했지? "

" 응. 너도 현영이 만날거잖아. "

" 근데 니들은 매일같이 도서관에 앉아 있냐. 가끔씩 영화도 보고 그러지.

  그래야 기회가 생기기도 하고 그러지. "

" 근데 이 자식이 오늘 왜이리 안하던 소리를 하고 그래.

  내가 플라토닉 러브라고 몇번을 얘기해야 되냐! "

" 진토닉인지 플라토닉인지 평생 그것만 헤쳐먹고 살아라 이 자식아! "

" 이 자식이 아주 악담을 하고 있네. "

" 아이고, 그래도 그건 하고 싶은가 보네. 하하하. "

투닥거리며 말다툼을 하고있는 사이 교문까지 나온 우리 앞에 미영이와 현영이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 우린 도서관으로 갈테니까 니들은 니들대로 가라. "

" 따라가자고 그래도 안간다. 이 자식아! 내일 보자. "

민형과 학교앞에서 헤어지고 미영이와 어깨를 나란히하며 방과 후 항상가는 도서관으로 걸어가면서 오늘따라 

유난히 예뻐보이는 미영이의 얼굴을 가끔씩 훔쳐보고 있었다.

" 왜? 내 얼굴에 뭐 묻었어. "

" 응. 알면서 안떼고 있는거야? 난 또 모르는줄 알았지. "

" 뭐! 어디 어디? "

내 농담에 정말 뭐가 묻은지 속아넘어간 미영은 한 손을 들어 얼굴 여기저기를 쓸었다.

" 하하하. 농담이야, 농담. 아무것도 안 묻었어. "

" 그런데 왜 그렇게 쳐다보니? "

내 말에 그제서야 안심이 되는지 손을 내리며 고운 눈을 흘기는 걸 잊지않으며 내게 물어왔다.

" 응. 오늘따라 유난히 예뻐보여서... 어 흠. "

난 어색한 헛기침을 하며 미영에게 말했고, 미영은 나의 뜻밖의 말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인 채 걸었다.

도서관안에 들어가 나란히 자리를 잡은 후 밖에서 저녁을 사먹고 안으로 들어와 별 말없이 공부를 하다가 9시 조금

넘은 시간에 내가 먼저 가방을 챙기며 일어나자고 했다.

" 오늘은 일찍 가네. "

" 응. 아버지가 출장가셔서 일찍 들어가야돼. 앞으로 일주일은 조금 일찍

  돌아가야 할것 같다. 가자. "

내 말에 가방을 챙긴 미영의 손을 잡으며 집으로 향했다.

아마 처음 미영의 손을 잡은것도 한달 전의 일이었고, 이제는 미영의 손을 잡는 것도 제법 익숙한것 처럼 되었지만

아직도 가슴이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 정도가 조금 더 심했는지 아직도 쌀쌀한 3월의 밤바람에도

불구하고 미영의 손을 잡고있는 

내 손바닥에서는 조금씩 땀이 베이고 있었다.

아마도 새벽에 해버린 몽정과 오늘따라 안하던 소리를 하던 민형의 말이 겹쳐지며 나도 모르게 이상한 생각을

한 모양이었고, 그 생각을 하자 가슴이 더욱 떨려오고 있었다.

(아이씨. 오늘 눈 딱 감고 키스를 해버려? 한다면 어디서 하지?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집앞에서 할까?)

그런 생각을 하고있는 내 모습이 평소와 달라보였는지 미영은 내게 손을 잡혀 걸으면서 가끔씩 내 얼굴을 훔쳐보고 있었다.

드디어 저만치에 미영이네 집 대문이 보이고 있었고, 내 망설이는 마음을 가다듬기도 전에 벌써 대문은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에라. 어떻게든 되겠지.)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마음을 굳히며 막 초인종을 누르려는 미영의 어깨를 붙잡아 돌려세웠지만 막상 미영의 놀란

얼굴을 보자 마음먹은 행동을 섣불리 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 왜? "

(에라. 모르겠다.)

놀란 눈으로 날 쳐다보고 있는 미영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다물려 있는 주사색 붉은 입술에 내 입술을 올려 놓았다.

" 읍. "

미영의 입에서 답답한 소리가 흘러나왔지만, 나의 귀엔 이미 그런 소리는 들려오지 않았고, 다만 내 입술에 맞닿아져있는

한없이 부드럽고 달콤한 느낌을 쫓아가고 있었다.

주위의 시간이 멈춰버린, 우리 둘만이 세상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짧은 입맞춤의 시간이 흐른 후, 내 입술을

떼어내며 감았던 눈을 뜨자 미영이도 그제서야 금방 잠에서 깬듯이 눈을 뜨며 날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 눈에선 놀람과

나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대한 가벼운 책망이 깃들여져 있었다.

쑥스러워진 난 얼른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어 미영에게서 몸을 돌리며 우리 집이 있는 방향으로 후다닥 뛰쳐가다가

내발에 내가 걸려 보기 민망한 모습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 어... 어... "

" 후훗. 어디 안다쳤어? 괜찮아? "

" 응. "

어처구니없게 넘어져 있는 내 모습을 보며 작게 웃던 미영은 몇발짝 다가와 날 걱정해주었고, 난 그제서야 겨우 몸을

일으키며 한손으로 뒤통수를 긁적거렸다.

" 나... 갈께. "

" 그래. 잘가. 그리고, 아까...... 아니야. "

말을 다 하지않고 미영은 대문안으로 들어가 버렸고, 난 미영이가 무슨 말을 할려고 했을까하는 생각에 갸웃거렸지만

알 수 없는 일이라 옷을 툭툭 털고는 집으로 향했다.

미영이와의 짧은 입맞춤. 

한없이 부드러웠던 그 느낌과 내 가슴에 부딪혀오던 봉긋하게 솟아오른 가슴의 느낌을 곱씹으며 미친놈처럼 키득키득

거리며 어떻게 들어왔는지도 모르게 집안으로 들어왔다.

" 오빠! 지나가던 여자 팬티라도 봤어? 왜 그렇게 웃어? "

세화는 싱글거리며 웃고 들어오는 내 모습을보며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 사랑하는 나의 동생 세화야!

  오늘은 이 오라버니가 유난히도 기분이 좋아 너의 그 버릇없는 말투를 

  뭐라고 그러지 않으마. 킬킬킬. "

" 엄마! 오빠가 드디어 미쳤나봐. "

세화의 부르는 소리에 금방 샤워를 마치고 거실로 나오던 엄마는 여전히 싱글거리고 서 있는 내 모습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 너 또 싸웠니? 옷 꼴이 그게 뭐야! "

" 어마마마. 소자 나이가 몇이온데 싸움이라니요. 가당치 않습니다.

  오늘은 소자 발을 헛디뎌 넘어졌을 뿐이옵니다.

  어마마마. 오늘은 달빛이 유난이 밝군요. 으하하하하. "

" 오늘이 그믐인데 달빛이 밝기는 뭐가 밝아.

  엄마! 오빠 이상하지? 그치 "

" 어흠. 어마마마. 소자 이만 방으로 건너가 보겠습니다.

  그럼 편히 쉬십시요. 키키키. "

여전히 웃으며 너스레를 떨고 있는 날 엄마와 세화는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고, 난 그런 둘의 시선엔 전혀 

아랑곳하지않고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는 침대에 누웠다.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서 아까의 달콤한 첫키스를 생각하며 빙글거리고 있었다.

" 강호야 ~ . 밖에서 뭐 좋은 일 있었니 ~ . "

저 소리는 분명히 엄마가 내게서 무언가를 캐물으려 할때 주로 사용하는 코맹맹이 소리다.

아버지를 포함한 우리집 남자는 저 소리에 한없이 약하다.

" 엄마 언제 들어왔어요? "

" 노크를 해도 대답이 없길래 들어왔는데, 넌 뭐가 좋아서 그렇게 웃고 있니? "

내 침대에 걸터 앉아 있는 엄마의 등 뒤 방문 너머로 세화의 머리가 어른거리다가 사라지며 방문이 조용히 닫혔다.

" 자 ~ . 숨기지 말고 엄마한테 얘기해 주렴. 으응 ~ . "

" 엄마. 나도 나이가 이젠 18살이라구요. 

  이 나이면 저도 저만의 비밀이 있을 나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

" 난 우리 착한 아들이 엄마가 모르는 비밀을 가지고 있는게 싫은데.

  엄만 니가 처음 몽정을 한 날도 알고 있는걸. "

" 엄마 제발 그런 소리 좀 하지 마세요. 누가 들으면 이상하게 생각한다구요. "

" 누가 들으면 어때.

  자 ~ 그만 팅기고 엄마한테 털어나 봐. 무슨 일이니?

  여자애라도 생겼니? "

" 여자친구는 벌써 생겼죠. 생긴지가 언젠데. "

" 뭐?! 언제 부터 사귀기 시작했어? 예쁘니? 착해? 이름이 뭐야?

  부모님은 뭐하시는 분이구? "

" 다 말해 줄테니까 천천히 물어봐요.

  음 ~ 일단 사귄지는 1년 다 되어 가고, 얼굴은 아주 예쁘고,

  성격도 아주 착하며 순종적이며, 이름은 '신 미영'이라고 하죠.

  또 부모님은 아버지는 건설업체에 다니는 부장이고, 엄마는 집에서

  살림을 한다죠? 아마. 나이는 나랑 동갑이고, 위로 대학교다니는

  언니가 한명있다나 어쨌다나... 

  더 궁금한것 있어요? "

" 음 ~ 괜찮은 애인것 같은데, 예쁘다구? 엄마보다 예뻐? "

" 흐흐흐. "

난 대답을 하지않고 웃음만 흘렸고, 엄마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침대위로 올라와 내 배위에 걸터 앉으며 두 손으로

어깨를 짚어왔다.

아직 다 마르지 않은 머리카락이 엄마의 얼굴에 몇가닥붙어 흔들리고 있었고, 잠옷안에서 희미하게 연한 분홍색의

브래지어가 숨쉬고 있는게 보였다.

엄마의 그런 모습을 거의 매일같이 보는데도 오늘밤 엄마의 모습은 도저히 말로는 할 수 없는 이상한 자극을 주고

있었고, 그런 모습에 내 몸은 무섭도록 정직하게 반응하며 몸의 일부가 부풀어져 오르는 것을 느끼며 내심 무척이나

당황하고 있었다.

" 어서 대답해. 엄마보다 더...... 어머! ... 너...... "

" ................... "

나의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보며 엄마도 나만큼 얼굴을 붉히며 아직 내 몸을 누리고 있던 엄마의 몸을 떨어뜨리며

어쩔 줄 몰라하며 내 방을 나가버렸다.

" 빌어먹을. 이게 다 그 꿈때문이야. "

그 꿈을 꾼 이후로 여자와 가벼운 접촉만으로도 나의 일부가 무섭게 발기하곤했고, 하필이면 오늘 엄마의 아래에

깔려서 그런 상황이 되다니.

(엄마가 상당히 놀란것 같던데. 어떻게 하지.

  아이 씨발. 하필이면 그 때 발기해 가지고...... )

침대에 누워 방금 전의 상황을 생각하며 속으로는 시도 때도 없이 발기하는 아랫도리를 원망도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소용없는 일이라 생각하며 엄마에게 가서 사과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래층으로 내려가 안방앞에서 노크를 하자 안에서 엄마의 대답소리가 들렸다.

엄마는 화장대 앞에서 거울을 보며 앉아 있었고, 난 그런 엄마의 등뒤로 다가가 고개를 숙인 채 어색한 모습으로 섰다.

" 엄마 아까 미안해요. 

  그게 그러니까 내 의지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는거라서...... "

" 미안한건 니가 아니고 엄마지.

  니 나이가 벌써 18살인데도 엄마는 널 아직 어린 아이로 생각했으니......

  휴 ~ 우. 

  엄마 나이도 벌써 37살이구나.

  고등학교 졸업하기도 전에 니 아빠를 만나서 뭐가 그렇게 급했는지 

  졸업하자마자 결혼을 하고선 그 해에 널 낳고, 그 이듬해에는 

  세화를 낳고......

  엄마도 이젠 나이가 많이 들었구나. 휴 ~ 우. "

엄마는 거울을 보며 연신 한 숨을 내 쉬면서 나이 들어가는 것을 한탄하고 있었다.

그런 엄마의 모습에 가슴이 아파진 난 엄마의 뒤로 가까이 다가가 앉아있는 엄마의 어깨에 두손을 올려 놓았다.

내 손아래 느껴지는 엄마의 어깨가 이렇게 가늘고 여린지 미처 몰랐다.

" 엄마! 엄마 하나도 안 늙었어요. 이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예뻐요.

  내 친구들도 엄마가 제일 예쁘데요.

  그러니까 그런 힘없는 표정 짓지마요.

  평소처럼 환하게 웃어보세요. 난 엄마 웃는 얼굴이 제일 예쁘더라. "

나의 말을 들으며 엄마는 어깨에 올려진 내 손위로 한 손을 올려놓으며 거울을 통해 나를 보며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 엄마. 이번 주 토요일날 우리 데이트할까? "

" 늙은 엄마랑 다니는거 부끄럽지 않니? "

" 엄마 하나도 안늙었으니까 그런 소리하지마.

  엄마같이 아름다운 여자와 데이트하면 오히려 내가 영광이지.

  우리 오랜만에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사먹고 그래요. "

" 둘이만? "

" 응. 우리 둘이만. 세화는 아버지 계실 때 사무실로 찾아가서 가끔 외식하고

  영화도 보고 그랬으니까 토요일에는 둘이 가요. 알았죠? "

" 후훗. 그 골칫덩이를 어떻게 떼내지? "

" 뭐 방법이 있겠죠. "

다시 환하게 웃는 엄마를 보며 방금전의 어색해진 모자간이 보통때처럼 회복됨의 느끼며 거울 저편의 엄마를

보며 나도 환하게 웃어주며 엄마의 뒤에서 무릎으로 서서 허리를 감았다.

"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건 엄마야. 알죠?

  나중에 결혼해도 엄마를 제일 사랑할거야. "

" 엄마도 세상에서 우리 강호를 제일 사랑해. 강호가 엄마의 전부야. "

엄마의 가는 허리를 힘주어 안으며 옆구리에 얼굴을 묻고 아련하게 풍겨오는 엄마의 기분좋은 냄새를 맡으며

얼굴을 부비고 있는 나의 머리위로 엄마의 손이 부드럽게 움직이고 있었다.

엄마의 몸이 이 토록 여린지 예전엔 미쳐 깨닫지 못했다.

엄마는 언제나 날 안아주는 여신이었고, 내가 힘들 때 따뜻하게 품어주며 용기를 주는 커다란 존재였지만 

지금 느껴지는 엄마는 자식에게 모든 힘을 주고 연약해진 슬프도록 가여운 존재였다.

내가 조금만 엄마에게 잘 했어도, 

쓸데없이 고집만 피우지 않았어도,

엄마의 속을 태우던 지난 시절이 한없이 후회스러워졌다.

" 왜 그래? 강호야. 우는 거야? "

" 엄마 미안해. 이젠 엄마 속상하게 하는일은 하지 않을께. "

" 우리 강호 다 컸는줄 알았더니 아직 아기네. 이렇게 엄마한테 안겨 울고.

  자 ~ 이리 와봐. 어디 보자. "

엄마는 아직 허리를 안고 있는 나의 팔을 풀며 등을 돌리고 있던 몸을 내 쪽으로 돌려 앉으며 무릎으로 서 있는

내 머리를 두손으로 감아 안아 주었고, 난 다시 두 팔을 엄마의 허리에 감았다.

" 엄마는 우리 강호가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서 정말 고마워.

  엄마는 강호만 잘되면 더 바랄게 없어. 알겠지? "

" 응. "

난 엄마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그 한없는 따사로움에 몸을 맡기며 응얼거렸다.

" 우리 아기 얼굴 좀 볼까. 자 ~ 고개 들어봐. "

엄마는 내 머리를 안아주던 팔을 풀고 내 얼굴을 잡으며 엄마를 향해 보도록 고개를 들게 했다.

엄마의 가슴에서 눈을 감은 채 부드러움을 느끼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 눈을 뜨자 형광등의 밝은 불빛에 눈이 부셔

잠시 눈을 찌푸렸고, 그런 나의 얼굴위로 엄마의 고개가 숙여지며 내 두 눈에 가볍게 입맞춤을 해 주었다.

" 자 ~ 우리 아기 이제 가서 자야지. "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내 방으로 들어와 아직도 잠에 빠져있는 내 귀로 세화의 일어나라는 고함치는 소리에

슬며시 눈을 뜨며 가뿐한 아침을 맞이했다.

엄마는 변함없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아침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고, 세화는 그런 엄마의 옆에서 반찬들을 식탁에

옮겨놓으며 부시시 일어나 욕실로 가는 날 힐끗 쳐다봤다.

욕실벽에 붙어있는 거울을 보니 아직 부시시한 모습으로 어제 하루 면도를 하지않은 탓으로 코밑과 턱으로 몇가닥의

굵은 털이 삐죽이 솟아있는 모습에 면도기를 꺼내 면도를 하고 대충 얼굴을 씻은뒤 수건으로 닦은 내 모습을 다시 거울에

비추어 보니 아주 잘생긴 미남이 투영되고 있었다.

내 스스로의 모습에 만족하며 거울앞에서 얼굴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히죽히죽웃고 있었다.

" 오빠! 다 씻었으면 얼른 나오지 아침부터 혼자서 거울쳐다보며 

  뭘 그렇게 히죽거리고 있어? 꼭 바보처럼. "

" 세화야! 넌 참으로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

" 갑자기 왠 뚱딴지같은 소리야? "

" 넌 정말 행복한 아이란다. 나처럼 멋있는 오빠를 두었으니...

  아니. 오히려 불행할 수 있겠구나.

  어디가서 나처럼 멋진 남자를 니가 신랑감으로 구하겠니? 하하하. "

" 아이고! 이젠 왕자병까지 걸렸군. 심각하다. 심각해.

  헛소리 그만하고 옷갈아 입고 밥먹어. 학교 안갈거야! "

욕실 문앞에서 날 빤히 쳐다보고 있는 세화를 향해 한번 '씨 ~ 익'웃어주곤 내 방으로 가서 교복으로 갈아입고 

챙겨든 가방을 거실 소파에 놓아둔채로 주방으로 갔다.

주방식탁에서는 세화와 엄마가 내가 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 어마마마. 아침 문안이 늦었습니다. 밤새 편안하셨는지요. "

" 호호호. 세자도 잘 주무셨는가. 음식 식겠네. 어서 들지. "

" 엄마. 오빠! 지금 뭐하는 거야. 어서 밥이나 먹어. "

" 어마마마. 어린 것이 아직 철이 없어 그런 것이니 신경쓰지 마십시오. "

나의 말에 엄마는 기분좋은 웃음을 세화는 눈을 하얗게 치켜뜨며 날 째려봤지만 난 전혀 아랑곳하지않고 식사를 했다.

늘 그렇듯 가볍게 아침식사를 하곤 세화와 난 집을 나섰고, 그런 우리 뒤에서 엄마는 부드러운 웃음으로 배웅해 주었다.

학교로 가는 도중 세화는 조금도 쉬지않고 학교생활에 대해 이것저것 늘어놓았고, 난 늘 그렇듯이 가끔 고개를 끄덕여 

주며 맞장구를 쳐주면서 버스를 내려 학교로 들어섰다.

교실에는 벌써 민형이 와서는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 일찍왔네. "

" 응. 너흰 어제도 도서관에서 따분하게 지냈냐? "

" 흐흐흐. 우리가 공부만 하는 줄 아냐. "

" 호 ~ . 그 음흉한 웃음은... 그럼 키스라도... ? "

" 흐흐흐. 상상에 맡기마. "

민형의 계속되는 추궁에도 난 연신 웃음만 흘리며 대답을 피했다.

쉬는 시간마다 우리는 투닥거렸고, 그런 장난 속에 그 날의 수업은 마지막시간을 끝으로 우리는 밖으로 나섰다.

교문 저편으로 미영이와 현영이 나란히 서서 언제나 처럼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였다.

" 미영아! 너 어제 강호랑 키스했다며? "

민형의 갑작스런 말에 미영은 놀란 눈으로 날 보다가 이내 얼굴을 목까지 붉힌채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 너... 이 자식. "

" 하하하. 이 놈. 벌이다. "

내게 잡힐새라 민형은 현영의 손을 잡고 잽싸게 사라져갔다.

한동안 멍하니 미영을 바라보던 난 그녀에게 다가가 아직도 고개를 숙이고 있는 미영의 팔을 끌고 도서관이 있는

방향으로 앞장서서 걸었다.

도서관으로 향하는 우리뒤로 다른 녀석들의 킥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신경쓰지 않고 걸음을 옮기기 바빴다.

도서관에 들어와서도 미영은 여전히 아무말도 않고 책만 쳐다보고 있었고, 그런 미영의 모습을 보면서 난 어쩔줄

몰라 우물쭈물하며 가끔 미영의 얼굴만 훔쳐보고 있었다.

결국 도서관에 나와 미영의 집앞에 도착할때까지 아무 말도 나누지 못했고, 답답함을 견딜 수 없던 난 초인종을

누르려는 미영의 손을 잡아챘다.

" 미안해. 말하려고 한게 아니구... 어쩌다가 그렇게 됐어. 미안해.

  많이 화났어? "

미안해 어쩔 줄 모르는 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던 미영은 내가 안절부절 못하며 이마에서 식은 땀까지 흘리자

그 고운 얼굴에 환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난 미영이 갑자기 왜 웃는지 몰랐지만 어쨌든 내 사과를 받아들인것이라 생각하며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다.

" 화난거 아니었어. "

" 그럼 왜 아무말도 않했지? 난 니가 많이 화난 줄 알았는데. "

" 음 ~ .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아무말도 못했고, 나중에는 니가 안절부절 하는

  모습이 재밌어서 아무말도 안하고 있었어. "

" 그런거였어? 헤헤헤. "

난 겨우 한숨을 내 쉴 수 있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미소짓던 미영은 다시 초인종을 누르려 아직도 내 손에 잡혀있던 손을 살며시 빼냈다.

난 어제의 달콤한 입맞춤을 기억하며 내 손을 빠져나가려는 미영의 손을 힘주어 감아쥐며 그녀의 몸을 내쪽으로 당겼다.

미영은 엉겁결에 내 품속으로 안기며 놀란 얼굴을 들어 날 쳐다보았다.

내 고개가 숙여지며 점점 미영의 얼굴로 다가가자 눈을 크게 뜨고 날 쳐다보던 미영은 얼굴을 발그레하게 붉히며

뜨고있던 눈을 살며시 감았고, 난 그녀의 무언의 허락에 힘입어 어제의 기습적인 입맞춤과는 달리 부드럽게 미영의

입술을 음미했다.

부드러운 주사빛 입술에 메마른 내 입술이 닿는 순간 미영의 가는 어깨가 가늘게 떨리는 것을 느끼며 양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았고, 아직 내 가슴에 올려져있던 미영의 손이 천천히 내 목을 끌어안아 왔다.

미영의 호응하는 행동에 용기를 얻은 난 아직 다물려 있는 미영의 입술사이로 내 혀를 살며시 밀어넣었다.

순간 흠칫하며 내게서 달아나려는 미영을 양손으로 더욱 힘주어 안자 그녀는 힘없는 몸짓을 포기하며 살며시 입술을

벌려주었고, 난 미영의 입안을 거칠게 유영하고 있었다.

그녀의 치아를 두드리며 잇몸을 살며시 쓸다가 이내 입천장을 훑어내다가는 아직도 도망치고 있는 미영의 혀를 집요하게

쫓아가 내 혀로 감은 채 강하게 빨아들였다.

처음 수줍게 내 혀를 맞이하던 미영의 혀는 어는 순간 내 입속으로 넘어와 내가 그녀에게 했던 것처럼 내 입안 구석구석을

샅샅히 탐험해 나갔다.

그녀의 혀가 내 입안에서 부드럽게 움직이는 기분좋은 느낌에 내 하체일부가 뿌듯하게 솟아오르고 있었고, 난 아직 

그녀의 허리를 안고 있던 한 손을 풀어 내 가슴에 잇대어져 있는 미영의 가슴위로 살며시 올려 놓았다.

예상치 못한 내 행동에 지금까지 잇대어져 있던 미영의 입술이 떨어져 나가며 자신의 가슴위에 얹어져 있는 내 손을 

황급히 뿌리치려 했다.

" 미영아! 널 좋아해. "

내 품에서 도망치려는 미영의 몸을 꽉 끌어안으며 숙이고 있는 미영의 귓가에 좋아한다는 말을 하자 그녀는 이내 

저항을 포기하고 쌕쌕거리는 거친 숨을 토해내며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그녀의 가슴에 얹어져 있는 내 손바닥으로 부드러우면서 물컹한 감촉이 전해지면서 내 사타구니의 물건이 더 이상

어찌할 수 없을 만큼 발기해서는 미영의 아랫배를 누르고 있었다.

그녀의 아랫배에 뭉툭하게 느껴오는 살덩이를 느꼈는지 미영은 고개를 들어 날 쳐다 보았다.

날 쳐다보고 있는 미영의 눈은 촉촉하게 젖어있어서 스스로 빛을 발하는 보석같다고 생각했다.

고개를 들어 날 보고 있는 미영의 얼굴가까이로 내가 고개를 숙여가자 미영은 살며시 눈을 감았고, 난 다시한번 부드러운

그녀의 입술을 느낄 수 있었다.

" 호호호. 난 다 봤다. "

내 뒤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에 놀란 우리는 안고있던 몸을 떼며 후다닥 떨어져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뒤에서는 미영의 언니인 자영이 누나가 생글거리며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 누나... 언제 왔어요? "

" 아까부터 쭉 보고있었지. 호호호. 요 조그만 것들이 벌써부터... "

" 하하...... 누나. 나 갈께요. "

어색해진 난 자영이 누나와 미영에게 서둘러 인사를 하고는 집쪽으로 내 달렸다.

하필이면 그 때 자영이 누나가 오다니...

그래도 미영의 입술과 고무공같은 가슴의 감촉을 느끼며 기분좋은 웃음을 흘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                         *                         *

오늘은 엄마와 데이트를 하기로 한 토요일이다.

세화는 친구집에서 놀고 내일 들어온다며 오늘 늦을거라고 해서 어떻게 이 골칫덩이를 떼어낼까를 고민하던 

내 근심을 덜어주었다.

수업을 마치고 걸어나오는 민형과 나의 앞에 소매가 없는 몸에 꽉 끼는 하얀색의 원피스를 입고있는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 어머니. 안녕하세요. "

" 응. 민형이도 안녕. "

" 어떻게 어머니는 갈수록 젊어지는것 같네요. "

" 정말?! 빈말이라도 기분좋은데. "

" 오늘 강호랑 데이트하기로 하셨다면서요.

  멀겋게 생긴 강호보다 차라리 남자다운 저하고 데이트하는게 어떨까요. "

" 어쩌지. 오늘은 선약이 있어서.

  다음에 데이트신청을 하면 기쁜마음으로 응할께요. 민형씨. "

" 정말이죠? 기대할께요. 어머니.

  강호야! 들었지. 아무래도 내가 너보다 인기다 더 많다니까. "

" 시끄러! 이 자식아. 빨리 집에나 가라. "

민형을 보내고 엄마와 난 엄마가 몰고온 차를 타고는 시내로 나갔다.

아직 둘다 점심을 먹지않아 엄마친구가 운영하고 있는 시내의 한식당으로 가서 식사를 하기로 하곤 차를 몰아갔다.

한식당에 들어서니 엄마와 안면이 있는지 지배인인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정숙한 분위기의 여자가 아는 체를하며 

인사를 건네왔다.

" 오랜만에 오셨네요. "

" 네. 정숙이 안에 있죠? "

" 네. 기다리고 계세요. '매'실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

종업원의 안내로 '매'실로 들어가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정숙이 이모가 얼굴가득 웃음을 지으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참고로 난 엄마친구를 다 이모라고 부른다. 앞에 이름을 붙여 '누구누구 이모'이런식으로)

" 정숙이 이모. 안녕하세요. "

" 우리 도련님 많이 컷네. 이젠 결혼해도 되겠다. "

" 호호호 애는. 아직 어린앤데 결혼은 무슨... "

" 아니야. 밖에 나가면 아가씨가 수두룩하겠는데 뭘. "

" 이모말이 맞아요. 내가 첫사랑에 실패만 안했어도 벌써 애아빠가 되있었을텐데... "

" 뭐라구. 호호호. 그래 첫사랑이 누군데? "

" 아 ~ . 그녀를 생각하니 지금도 가슴이 아프네요.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죠. 마치 천상의 선녀처럼.

  그녀를 바라볼때면 내 눈은 항상 빛나고 있었고, 가슴은 행복으로 충만했었죠.

  하지만, 난 그녀에게 고백하지 못했어요. 내게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었죠. "

" 그 행복한 여자가 누군지 궁금한걸. 혹시 이모도 알고 있는 여자니? "

" 이모도 알고 있는 여자죠. 물론 엄마도 알고 있는 여자고. "

내 말에 두 여자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다음 말을 궁금한 듯 기다리고 있었다.

" 그 여자의 이름은 바로 ~ . "

" 바로? "

엄마와 정숙이 이모의 입에서 동시에 말이 튀어 나오며 날 재촉하고 있었다.

" 그 여자의 이름은 바로. 장. 정. 숙. "

" 뭐라고?! 호호호. 이 엉터리. "

내 말에 두 여자는 서로를 쳐다보며 깔깔거렸다.

지금 내 눈앞의 두 여자가 환하게 웃는 모습에 순간적으로 난 매료되었다.

내 맞은 편에서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자태로 박속같은 흰 치아를 그대로 드러낸 채 맑은 웃음소리를 흘리고 있는

정숙이 이모는 마치 조선시대 조신한 양반가의 아낙처럼 흐트러진 웃음속에서도 기품이 있어보였고, 내 바로 옆에서

무릎을 모으고 앉아있는 엄마는 30대 후반으로 넘어가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만큼 젊고 발랄한 모습으로 몸에 꽉 끼는

흰색의 원피스에 언뜻 연약해보이지만 결코 그렇지만은 않은 풍만한 몸의 굴곡을 그대로 보여주며 날 압도하고 있었다.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미영이도 또래에서는 상당한 미모와 몸매를 자랑하지만, 미영이 풋풋한 느낌을 주는 반면

지금 이 두여자는 성숙함과 농염함으로 날 매료시켰다.

이 여자들이 엄마와 엄마의 친구가 아니라면 어떻게든 품고 싶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 우리 강호한테 그런 소리를 들으니까 정말 기분 좋은걸. "

" 계집애. 넌 앞으로 날 어머니라고 불러. "

" 호호호. 알겠어요. 어머니 ~ 임.

  그런 앞으로 내가 강호한테 서방님이라고 불러야겠네. "

두 여자가 연신 즐거운 웃음을 터뜨리는 사이 종업원들이 음식을 가져와 상을 가득 채웠다.

모두다 보통의 집안에서는 구경도 할 수 없을 만큼의 훌륭한 음식들이었다.

음식이 차려지자 정숙이 이모는 내 옆에 바짝 다가와 앉아 숟가락위에 반찬들을 하나씩 올려주며 내 음식 시중을 

들어주고 있었고, 그 사이로 가끔씩 엄마도 내 밥그릇위에 반찬들을 올려주는 걸 잊지않았다.

" 우리 서방님 많이 드세요. 오늘은 가희와 데이트하고 다음에는 나랑 데이트해요. "

" 아이고, 이모! 늦었어요. 난 이미 사귀는 여자가 있는걸. "

" 그럼 난 버림 받은거야? "

" 하지만,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영웅은 호색이라. 어찌 삼처사첩을 마다하리요. "

" 뭐라고! 이 색골같으니. 호호호. "

말을 하며 내 팔에 기대어있는 이모의 어깨를 은근슬쩍 안아가자 이모는 몸을 빼지않은 채로 내 허벅지를 '찰싹' 소리가

나게 때리며 웃음을 지었다.

그토록 기분좋은 식사시간도 끝나고 상이 치워지자 곧이어 종업원이 감주를 가져와 우리앞에 놓아두고 나갔다.

" 나도 결혼했으면 강호같은 아들을 낳았을텐데.

  강호를 볼때면 가끔씩 결혼하지않은게 후회될 때가 있어. "

" 하하하. 우리 집에도 아들이 하나뿐이라 양자로 들어갈 수도 없고,

  어떻게 하죠? 그냥 서방님하면 안될까요? "

내 우스게 소리에 어두워져있던 이모의 얼굴이 다시 밝아지며 보기좋은 미소를 보여주고 있었다.

어느 덧, 시간이 3시가 가까워져 있었고, 엄마와 난 이모에게 다음에 오겠다는 인사를 하며 밖으로 나왔다.

식당을 나오는 나의 손을 잡으며 이모는 자주는 못오더라도 가끔 놀러오라며 내 손을 쥐었고, 난 그러마고하며 

엄마와 함께 주차장으로 가 차에 올라탔다.

" 엄마! 요즘 이모가 많이 외로운가 봐요. "

" 응. 아무래도 그런것 같아. 나이가 들수록 혼자 살기 힘들어지니까. "

" 엄마! 우리 갑갑하게 시내에 있지말고, 오랜만에 시외로 나가요. "

" 그럴까? 그럼 바다보러 가자. "

엄마는 오랜만에 바다나 구경하러 가자며 차를 몰고 시외로 달렸다.

1시간쯤 운전해서 남해의 바닷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남해는 섬이 많아 동해처럼 멀리 수평선을 볼 수 없었지만 군데군데 외따로 떨어져있는 형형색색의 섬들을 보는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운치를 자아내고 있었다.

엄마는 바닷가에 도착하자마자 차에서 내려 신고있던 신발을 벗어 던지고는 모래사장으로 뛰어가 밀려오는 작은 

파도에 발을 적시고 있었다.

나도 서둘러 신고있던 양말과 신발을 벗어두고 엄마의 뒤로 다가가 엄마가 하는 데로 물속에 발을 살짝 담궜다.

4월의 제법 따스한 햇살아래서도 물은 냉기를 느낄만큼 차가웠지만 오히려 그 차가움이 그 동안 일상생활로 인해

무거웠던 머리속을 씻어내는 것처럼 시원하게 느껴졌다.

엄마는 어느 새 쪼그리고 앉아 모래바닥을 헤치며 작은 조개를 여러개 잡아내고 있었고, 난 그 옆에 앉아 작은 모래성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작은 파도가 밀려오는 쪽으로 모래로 높게 뚝을 만들어 파도가 침범하지 못하게 한 후 한참을 모래성을 쌓아 거의 

완성했을 즈음 하얀발이 내 모래성을 짖이겨 버렸다.

난 허무한 모습으로 발의 임자를 향해 고개를 들었고, 엄마는 장난스레 미소지으며 아직도 다 허물어지지않은 

모래성을 다 허물고 있었다.

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내 성을 허물고 있는 엄마를 번쩍 안아들고는 파도가 밀려오는 바다속으로 들어갔다.

" 엄마 그랬지?! 물에 빠뜨려 버려야 겠어. "

" 호호호. 엄마가 잘못했어. 놓아줘. 응? "

" 안돼. 잘못했으면 벌을 받아야지. "

" 다시는 안그럴께. 응. 엄마 한번만 봐주라. "

엄마는 내 품에 안긴 채 물에 빠지지않으려고 내 목을 감아 안으며 발버둥치고 있었다.

" 잘못했죠. 이젠 안그럴거죠? "

" 응. 그러니 어서 밖으로 나가자. "

바지가 무릎까지 젖도록 물속에 들어갔던 난 다시 모래사장으로 나와 엄마를 내려 주며 젖은 바지의 물기를 짜내다가

엄마가 느닷없이 날 밀어오는 바람에 기우뚱하며 뒤로 넘어져 물속에 빠지고 말았다.

" 호호호. 샘통이다. 엄마 놀린 벌이야. 호호호. "

날 밀어 넣고는 얼른 차를 세워놓은 쪽으로 도망치는 엄마를 멍하니 보며 아직도 주저앉아있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속에서도 엄마는 물에 빠진 생쥐꼴을 하고있는 내 모습을 보며 연신 깔깔 거렸고, 난 볼을 부풀린 채

엄마를 흘겨보았다.

하지만, 엄마의 밝게 웃는 모습은 너무 보기좋아 엄마를 위해서라면 몇번이고 물에 빠져도 좋다는 생각도 들었다.

엄마와 기분좋았던 데이트를 한 다음 날 오후 3시쯤 아버지가 중국 출장에서 귀국했고, 그 시간에 맞춰 친구집에서

외박을 한 세화도 집에 들어와 오랜만에 가족이 모여 단란한 시간을 지낼 수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오시자 엄마는 더욱 밝은 표정으로 모든 일에 흥겨워했고, 세화도 덩달아 즐거워했다.

학교 생활은 늘 반복되는 일과로 때로는 짜증이 날 때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소홀히 보낼 수 없는 일이라 언제나

책에 파묻혀 시간을 보내고 오늘은 중학교때 어울리던 친구들과의 정기 모임이 있는 주말이었다.

난 수업을 마치고 집에서 옷을 갈아입은 후,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시내의 커피숖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커피숖에 들어서자 다른 녀석들은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그 동안의 생활에 대해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며 

떠들고 있었다.

" 다들 오랜만이다. 한달만이지? "

" 강호, 니가 제일 늦었다. 벌로 오늘 니가 커피값 계산해라. "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는 민형과 이제는 뿔뿔이 흩어진 광진, 성민, 지철, 동일, 진혁 그리고, 나 이렇게 일곱은

중학시절 같이 어울려 다니며 우정을 키웠고, 지금은 모두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이런 우리를 보고 중학교 동창들은 많이 변했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젖곤했다.

" 야! 오늘 삼천포 남일대에서 노래자랑 한다던데 거기 구경이나 갈까? "

" 복잡한데 거기는 뭐하러... 그냥 지리산 계곡에 가서 바람이나 쐬고 오자. "

" 그러지 말고, 오늘 마산에서 가수들 내려와서 콘서트한다는데 거기나 가자.

  내가 미리 표도 구해왔으니까 거기로 가자. "

여러가지 의견이 나왔고, 우리는 마산으로 가기로 결정을 했다.

합성동 터미널에 내린 우리는 천천히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콘서트장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걸어가고 있는 내 옆으로 뜻밖에도 아버지의 차가 신호에 걸려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난 반가운 마음에 그 쪽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겨가니 조수석에 앉아 환하게 웃고 있는 세화의 모습도 보였다.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서둘러 자동차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어느 새 신호가 바껴 아버지와 세화를 태운

차는 저만치 사라지고 있었다.

약간은 의아해했지만 가끔은 세화와 아버지가 오늘같은 나들이를 하기에 별다른 생각없이 콘서트장으로 향했다.

콘서트가 시작되려면 아직 한시간 정도 남아있었지만, 어느 새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고, 콘서트가 진행되는 두 시간의

시간동안 우리는 그 동안 쌓여온 갑갑한 마음을 풀어버릴 기세로 마음껏 소리를 지르며 어깨를 들썩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가수 누구누구는 실물이 낫다느니, 누구누구는 가창력이 떨어진다느니 이야기를 하며

그 동안 쌓여온 스트레스를 모두 풀어버려 유쾌해 하고 있었다.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넘어 있었고, 집에는 엄마 혼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 늦었네. 잘 놀았니? "

" 예. 아버지하고 세화는 아직 안 들어왔어요? "

" 아버지는 일때문에 부산가셨고, 세화는 친구하고 독서실에서 공부한다고 

  내일 들어온단다. "

" 예? "

" 왜? 뭐 잘못 된거라도 있니? "

" 아... 아뇨. "

아까 오후에 분명히 아버지와 세화가 같이 차를 타고 가는 모습을 본 난 약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왜 엄마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둘이 나갔는지...)

" 어서 씻고 자야지? 엄마도 피곤해서 자야겠다. "

" 예. 주무세요. "

엄마에게 잘자라는 말을 하고 욕실에서 간단히 샤워를 하고 내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웠지만,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평소에 거짓말이라곤 하지않는 세화가 엄마에게 거짓말을 하고 아버지와 시간을 보내려고 한 것이나, 또 아버지까지

엄마를 속이고 세화와 같이 있었다는 것이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않았고, 그런 나의 생각은 점점 극한의 상상을 불러

일으키고 있었다.

난 애써 내 머리속을 헤집고 솟아오르는 생각을 지우려 머리를 젖고는 잠을 청하려 했으나 한번 떠 오른 상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다.

이대로는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을것 같았다.

난 침대에서 일어나 살며시 세화의 방으로 들어갔다.

내 기억으로는 세화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일기를 써왔고, 그 일기장을 보면 내 의문도 풀리리라. 그리고, 내 부질없는

상상도 접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마음 속으로는 절대 아버지와 세화사이에 이상한 일은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직접 확인을 하고 싶었다.

세화의 방으로 들어선 난 책상을 뒤지며 세화의 일기장을 찾았으나 찾지못하고 책상서랍을 열어봐도 일기장은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갸웃거기며 서랍을 닫으려는데 서랍이 잘 닫히지 않아 힘주어 서랍을 밀어 넣으려 했지만 서랍은 닫히지 않았다.

고장이 난 것이가 싶어 서랍을 완전히 빼자 서랍밑의 조그만 공간에 두터운 책자가 끼여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 책자를 빼니 그건 내가 찾던 세화의 일기장이었고, 일기장을 잡고 있는 내 손은 이상하게도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건 비록 동생이지만 남의 일기를 몰래 읽는다는 죄책감이 아닌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불안감의 표현이었다.

어느 새 일기장을 잡고 있는 내 손에는 땀이 진득하게 베이고 있었고, 난 가늘게 긴 숨을 뱉으며 심하게 방망이질하고

있는 마음을 가다듬으려 노력했다.

겨우 진탕질치는 마음을 어느 정도 가라앉히고 일기장의 겉면을 펼쳤다.

아!

차라리 오늘 아버지와 세화를 보지 않았더라면.

아니 그냥 그 둘을 보고 아무 의심없이 그냥 지나쳣더라면.

오늘 세화의 일기장을 펼치지 않았더라면.

후회의 감정이 내 마음속에 피어 올랐다.

세화의 일기장에는 그 애가 사춘기시절 그러니까 중학교 2학년때부터 아버지를 아버지로서가 아닌 한명의 남자로

아버지의 딸로서가 아닌 한명의 여자로 사랑한다는 내용과 그 감정을 애써 부정하려는 내용이 한 동안 이어지고 있었다.

결국 올해 초,

아버지에게 여자로 안긴 내용까지 엄마에게 죄를 지어 미안하지만 지금 그 애가 얼마나 행복한지 적혀 있었다.

최근에 아버지가 중국에 출장가서 일요일날 귀국한다고 했지만, 사실을 토요일 귀국해서 세화와 하룻밤을 보낸

이야기까지...

숨한번 크게 들이쉬지 못하고 일기장을 단숨에 읽은 난 배신감에 몸서리를 치면서도 세화의 일기장을 원래 있던 

자리에 꽂아 놓고는 아직도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일으켜 내 방으로 힘겹게 돌아왔다.

올해 초, 아버지와 세화가 조금 어색해 하던 것이, 세화가 엄마를 이상하게 쳐다보던 눈길이 그 당시에는 아무것도

이상하게 느끼지 못한것이 지금와서 생각하니 왜 그랬는지를 확연히 깨달을 수 있었다.

차가운 방바닥에 앉아 있는 내 머리속에 그 동안 다란했던 가정이 무참하게 깨지며 조각조각 나버리는 것을 느끼며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눈에서는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내 가슴 속에서는 심한 배신감과 그들에 대한 분노가 씻을 수 없는 상처로 자리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리자 내 눈에서 흘러 내리던 물줄기도 멎어있었고, 이제는 그들에 대한 분노보다는 만약 이 사실을

엄마가 안다면 어떤 기분일까를 생각하며 두려움이 몰려왔다.

만약 엄마가 이 사실을 안다면...

그럼 심한 경우 생을 포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슬며시 스며들던 두려움은 내 몸 구석구석에 퍼져나가고 있었다.

엄마가 겪을 심적 고통과 이제는 엄마에게는 나 밖에 없다는 생각에 난 방법을 모색하려 했지만,

마음의 안정을 찾지못한 나에게 도대체 방법이란 것은 떠오르지 않고 있었다.

지금 엄마는 아무것도 모른 채, 아래 층 방에서 단잠에 빠져있을 것이다.

난 물먹은 솜처럼 축 쳐져있는 몸을 일으켜 아래층의 안방으로 힘겹게 들어섰다.

엄마는 침대에 그 고아한 몸을 누이고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려는 듯 가슴에 아버지의 배게를 안은 채로 고른 숨음

뱉은며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난 엄마가 잠에서 깨지않도록 조심스럽게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기분좋은 꿈을 꾸고 있는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잠들어 있는 엄마의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쓸어넘겼다.

지금 아무것도 모르고 단잠에 빠져있는 이 여인이 앞으로 겪어야할 고통과 슬픔, 한없는 배신감을 이 여린 몸으로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잠들어 있던 엄마는 나의 조심스러운 행동에도 불구하고 잠을 깼는지 아직 잠에서 덜깬 몽롱한 눈빛으로 자신을 

내려다 보고있는 나를 향해 힘겹게 눈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 아직 안 잤니? "

엄마의 입에서 말이 흘러나옴과 동시에 난 엄마를 일으켜 내 품에 꼭 안았다.

" 엄마. 내가 엄마 사랑하는거 알죠? "

" 왜 그래? 갑자기. "

" 다른 사람들이 다 엄마를 떠나도 난 엄마 곁에 있을께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앞으로 힘든 일이 있어도 절대로 쓰러지면 안돼요. "

" 엄마 숨 막혀. 잠깐 놔 줄래? "

그제야 난 엄마를 너무 꼭 안았다는 사실에 팔에서 힘을 풀며 안겨 있던 엄마를 놓아 주었다.

" 너 무슨 일 있었니? 아직 잠도 안자고 안하던 짓 하고 그래. "

" 철 들었나 보죠. "

난 어색하게 웃어보이며 내 얼굴을 보며 무슨 일인지 탐색하는 엄마의 눈길을 애써 외면하면서 엄마의 손을 잡아갔다.

" 사랑해요. 엄마. 다른 사람들이 다 엄마에게 등을 돌려도 난 언제까지라도

  엄마를 사랑할거예요. "

" ....................... "

" 미안해요. 자는데 방해해서. 그만 갈께요. "

" 강호야! "

뒤돌아 서는 내 귀에 엄마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 아무 일 없는거지? "

" 예. 아무 일 없어요. "

엄마를 방에 혼자 남겨두고 난 내 방으로 올라왔다.

그 밤을 하얗게 세웠지만, 이 엄청난 일을 해결할 방안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이런저런 걱정속에서도 어김없이 아침은 찾아왔고, 아래층에서는 엄마가 일어났는지 욕실을 들낙거리는 소리와

주방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난 아래층으로 내려가 주방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 엄마의 뒷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 어머! 언제 일어났니? 놀랐잖아. "

난 어색하게 웃어보이곤 욕실로 들어가 밤새 흘린 눈물자욱을 서둘러 지우고 나와 벌써 차려져있는 아침밥을 먹었다.

" 강호야. 너 무슨 고민있니? "

" 아뇨. 고민은 무슨... "

" 고민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엄마한테 얘기해.

  여자문제야? "

" 그런거 없어요. 나중에 고민이 생기면 그때 얘기할께요. "

애써 대답을 피하려는 나에게 엄마는 더 이상 물어오지 않았고, 집에 더 있다간 엄마한테 사실을 얘기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난 밥을 먹고 도서관에 간다고 하고는 서둘러 집을 나섰다.

집을 나와서도 특별히 갈 곳을 정하지않은 난 길거리를 배회하고 다녔다.

내 머리속에는 무엇하나 정리되지 않은 채 엉킨 실타래처럼 뒤죽박죽이었고,

내 발길은 아무 생각없이 옮겨다니고 있을 때

누군가 내 어깨를 두드리고 있었다.

" 우리집까지 어쩐 일이야? 이 형님 보고싶어 왔냐? "

내 앞에 민형이 한손에 검은 봉지를 들고 씨 ~ 익 웃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무의식중에 내 발걸음은 가장 친한 친구인 민형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나 보다.

" 무슨 생각했냐? 몇번이나 불러도 대답도 안하고... "

" 어디 가는 길이야? "

" 아니. 집에 아무도 없어서 라면이나 끓여 먹을려고... 

  집에 들어가자. "

" 부모님은? "

" 응. 어제 부부동반 여행갔어. 오늘 늦게나 온다더라구. "

민형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민형의 집에 들어섰다.

" 너도 먹을래? "

" 난 밥 먹었다. 술 있냐? "

" 갑지기 술은 뭐하러? 너 술 마실려고?

  아서라. 낮술 마시고 취하면 부모님도 몰라 본다더라. "

" 잔소리 하지 말고, 술 있으면 좀 가져와라. "

내 말에 민형은 장식장에서 양주를 꺼내와 내 앞에 내려놓았다.

" 아버지가 수집하는 건데 마셔라. 나중에 한대 맞지 뭐.

  근데, 너 무슨 일 있냐? "

난 아무 대답없이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식도를 타고 뜨거운 기운이 온몸에 전해지자 그제야 가슴속에 응어리져있던 무언가가 조금은 풀리는것 같았다.

아무 말 없이 술잔을 들이키는 날 묵묵히 바라보던 민형은 과일을 깎아 내앞에 놓아주었다.

" 무슨 일인지 말하기 싫으면 안해도 좋으니까 안주나 먹으면서 마셔라. "

" 고맙다. "

" 고맙긴. 술값은 다음에 꼭 받아야 겠다. "

" 후후. 그래. "

독한 양주 한병이 어느 새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술병이 비워지자 민형은 다시 한병의 술을 가지고 와서는 내 앞에 내려 놓았고, 난 민형을 보며 힘없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몇잔의 술을 더 마신 난 자리에서 일어나 민형의 집을 나섰다.

" 야! 너 많이 취했어. 어디 갈려고 그래! 여기서 한숨 자고 가라. "

" 하하하. 많이 취했지... 취했어...... 하하하. "

민형의 만류에도 불과하고 집을 나서는 날 보며 민형을 고개를 설래설래 젓고는 현관문을 잠그며 내 뒤를 따라나왔다.

내가 가끔 미친놈처럼 키득거려도, 아무말 없이 하늘만 바라보고 서 있을 때도 민형은 묵묵히 내 옆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한 순간 골목을 꺽어 나가는 내 몸으로 무언가 다가선다고 느낀순간 난 하늘을 날고 있다고 생각했다.

시리도록 부신 하늘이 가까워졌다가 이내 멀어지며 머리에 무언가 둔탁하게 부딪히는 것을 느끼며 눈 앞이 가물거렸다.

멀리서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지만 자꾸만 아득하게 멀여져 갔고,

올려다 보이는 하늘도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잠시 눈을 떴을 때 걱정스럽게 날 바라보고 있는 엄마의 얼굴이 보이는 듯 했지만 밀려오는 졸음에 곧 눈을 감았다.

                                                        *                         *                         *

어딘지도 모르는 어두운 곳을 헤메이고 있을 때 멀리서 아릿하게 보이는 불빛을 따라 몸을 이동하고 있었다.

불빛이 가까워졌다 싶을 때 민속촌에나 있음직한 기와집이 내 앞에 자리하고 있었고, 밀지도 않은 문이 자연스레

열리며 들어오라는 듯이 날 손짓하고 있었다.

집에 들어서는 순간 눈이 멀어버릴 듯한 강한 빛줄기에 눈을 감았다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난 굵은 초가 켜진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문이 스르륵 열리며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중년의 부인이 방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 아직도 글 공부를 하고 있느냐. 밤이 깊었으니 이만 자도록해라. "

" 예. 어머니. "

분면 낯선 곳이었지만 언젠가 와 본듯한 느낌,

어디선가 본듯한 이 여인은.

머리속에 수많은 생각들이 교차했지만 생각에 앞서 입에서 말이 흘러나왔고, 난 분명히 책을 읽고 있는 내 나이 또래의

저 남자속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또 아닌듯이 느껴지는 건 그 남자와 주위의 모든 것이 환하게 보이기 때문이었다.

중년의 여인이 방을 나가고도 한참을 책을 읽던 그는 아직도 불을 밝히고 있는 초를 끄고는 어둠에 물들어 별빛만이

어슴푸레 밝히고 있는 뜰에 나와 여기저기를 걷고 있었다.

한 참을 차가운 밤공기를 쐬던 청년은 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청년은 걷던 걸음을 멈추며 기이한 시선으로 한 곳을 쏘아보고 있었다.

저기는 어머니가 계신 처손데...

어미니가 계신 곳에서는 여인의 앓는 듯한 신음소리가 연신 흘러나오고 있었다.

끊어질 듯 끊어질 듯 가늘게 이어져 나오는 소리는 분명히 남녀의 정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벌써 15년인데 저곳에서 어떻게 지금의 소리가 흘러나올 수 있단말인가!

청년은 부들거리는 몸을 옮겨 점점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서고 있었고, 그럴수록 여인의 신음소리는 뚜렷하게

귓속으로 파고들어 왔다.

굳게 닫혀진 문 너머로 안타까운 여인의 신음소리가 들려올 때 마다 청년의 몸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고, 청년은 어느 새

방문앞에 도착해 잠시 서 있더니 이내 떨리는 손으로 문을 조금 열어보았다.

거기에는 지금 껏 상상하지도 못한, 상상을 해서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하얀 비단 이불위로 알몸의 여인이 벌거벗은 등을 보이고 있는 사내의 등에 두팔을 두르고서 두 다리로는 사내의 굵은 

허벅지를 감은 채 열락에 겨운 신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아래의 여인은 분명히 어머니요, 위의 사내는 누구란 말인가!

그 장면을 지켜보던 청년은 두 눈에서 피 눈물을 흘리면서 뒷걸음질 치며 정원으로 내려서고 있었고, 꽉 감아진 손아귀에서는

연신 붉은 핏물이 방울방울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어떻게 양반가의 가문에서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청년은 제 정신이 아닌 듯 허망한 걸음으로 자신의 방으로 들어왔다.

어릴 적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로 남겨진 어머니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나라의 기둥이 되어야 한다며 늘 엄하게

대했지만, 혹여 감기라도 앓을때면 밤새 간호하시던 그 인자하신 어머니가 지금 얼굴도 모르는 사내의 몸뚱아리

아래서 열락에 겨운 소리를 터뜨리며 몸부림치고 있을 줄이야.

심한 배신감과 분노가 터져 오르고 있었다.

만약 이 일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어머니는 물론이요, 집안도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으리라.

청년의 눈 속으로 방 한쪽에 모셔져있는 검 한자루가 눈에 들어왔다.

선친은 오랑캐의 침입을 막으려 의병장으로 활동하다 전사했과, 저 검만이 주인을 잃고 가문으로 돌아왔다.

(그래. 저 검으로 모두 죽이고 나도 죽자.)

마음을 가다듬고 검을 들고 방을 나서자 뜰에 20여세 정도의 아녀자가 온몸을 오돌오돌 떨며 서서는 청년의 왼손에

검집채 쥐어져 있는 검을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니가 이 밤에 왠 일이냐? "

" 도련님. 제발 용서해 주세요. "

"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게냐? "

" 차라리... 절 죽여주세요. "

" 내가 왜 널 죽인단 말이냐. 썩 저리비켜라. "

" 도련님. 지금 마님의 방에 있는 사내는...... 저의 오래비입니다.

  용서해주세요. 제발 도련님...... 흑흑흑. "

" 정녕...... 정녕...... "

지금 어머니의 방에 있는 사내가 다른 사람도 아닌 집안에서 부리는 하인이었다니...

청년의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온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 내 이 더러운 것들을...... "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것같은 청년의 두다리를 계집종이 안으며 막아서고 있었다.

" 도련님. 제발...... 

  차라리 절 죽여주세요. "

" 오냐. 죽이라면 못 죽일 줄 아느냐. "

청년은 들고 있던 검을 뽑으며 금방이라도 종년의 목을 칠것 같은 기세였으나, 검을 들고 있는 손은 그녀의

머리위에서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 자신의 두다리를 안고 흐느껴 울고 있는 하녀는 비록 신분의 차이는 있지만 어릴 적부터 친 누이처럼 자신을

보살펴 주었고, 심심하다 할때면 아무도 몰래 업어주며 자기와 놀아주었던 여인이지 않은가!

청년이 들고 있던 검이 맑은 소리를 내며 바닥에 굴러 떨어지고 있었다.

" 가서 어머니 몰래 니 오래비를 불러 오도록 해라. "

" 도련님...... "

" 죽이지 않을 것이니 서둘러 불러오라. "

하녀가 눈앞에서 사라지자 청년은 방으로 들어가 몇가지를 챙기고 있었다.

이윽고 밖에서 하녀의 목소리가 들려와 밖으로 나가니 바닥에 하녀의 오래비인 칠성이가 넙죽 업드려 있었다.

" 도련님. 죽을 죄를 졌습니다. "

" 시끄럽다!! "

청년은 소리치며 손에 쥐고 있던 보따리를 하인놈 앞에 던졌다.

" 그 돈이면 여생을 편히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넌 이 밤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이집을 떠나라. "

" 도련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 두번다시 내 눈에 띄일 시에는 목을 칠 것이니 그리 알고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으로 가거라. "

그 말을 남기고 청년은 휑하니 방으로 들어가 버렸고, 밖에서는 한 동안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잠잠해 졌다.

얼마 후, 방문이 조심스레 열리고 있었다.

" 그들은 떠났느냐? "

" 예. 도련님. "

" 너도 그만 나가거라. "

하녀는 한 동안 청년을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숙이고는 밖으로 사라져갔다.

그 밤,

어머니가 중년의 타오르는 육체의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칠성이와 살을 섞고있는 광경을 목격하고, 그들을 떠나보낸

그 밤 이후 청년은 급격히 무너지고 있었다.

아버지를 전쟁터에서 오랑캐들에게 잃고 오직 하나뿐인 혈육의 어머니를 위해 그토록 원했던 무예에의 길을 버리고

학문을 익혀 무과대신 문과를 준비해오던 청년의 손엔 그 동안 줄곧 잡아오던 서책이 아닌 진한 향내를 풍겨내는

술병이 자리잡고 있었고, 늘 총명함으로 가득하던 별빛같던 눈에서는 어느 덧 총기는 사라지고 주독에 빠져 붉게 

충혈된 폐인의 그것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사라진 후, 동네의 사람들은 저마다 무언가를 숙덕거렸지만, 누구하나도 감히 대놓고 뭐라하지 못하며

쉬쉬했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뇌리에서도 점점 그 일은 잊혀져가고 있었지만, 두 사람만은 한 시도 

그 일을 잊지못하고 괴로워했다.

그 일이 있은지도 벌써 세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청년은 여전히 술독에 빠져있었고, 그나마 가끔씩 찾아오던 

벗들도 발길을 끊고, 이제는 어릴적 같이 수학하던 건너마을 이 대감집의 독자만이 가끔씩 찾아와 아무말없이

술대작을 해주다가 돌아갈 뿐이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시간이 지나자 그 빗줄기를 더욱 굵어지더니 이제는 거센 바람마저 불고있었다.

청년은 여전히 방에 앉아 거세게 휘몰아쳐 내리는 빗줄기를 벗하며 오늘도 독한 술을 연신 들이키고 있었다.

방안에서는 황촛불이 바람에 못이겨 그 몸을 비틀거리고 있었고, 밖을 쳐다보는 붉게 물든 청년의 눈에는 떨어져 내리는

빗줄기보다 진한 눈물이 그렁거리고 있었다.

한잔의 술을 비우고 다시 술병을 들어 잔을 채우는 순간 방문앞에 눈부신 순백색의 버선한쌍이 자리하고 있었다.

청년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갑자기 나타난 침입자를 보았다.

(어머니!!)

과도한 취기로 인해 촛점이 제대로 맞추어지지않는 눈으로 힘겹게 나타난 인물을 보니 그 토록 그리던 어머니가 아닌가!

(그럴리가 없다.)

고개를 세차게 젖고는 다시 올려다보자 어느 새 어머니의 모습은 사라지고 대신 그 자리에는 찢어죽여도 시원치않을

칠성이놈의 동생인 소향이 근심어린 눈빛으로 감히 방안으로 들어오지는 못하고 문을 짚고 서 있었다.

" 니가 왠 일이냐? "

" 도련님. 차라리 소녀를 죽여주세요.

  더 이상 도련님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

" 썩 물러가라. 니 꼴은 보기도 싫으니... "

" 흑...... 도련님. 제발...... 예전의 모습으로...... 흑흑흑. "

소향은 북받쳐 오르는 슬픔에 그만 그자리에 주저앉아 오열을 터뜨리고 있었다.

" 크크크. 예전의 모습이라구? 하하하...

  이미 예전의 '이 지경'은 죽었다. 어머니와 함께 벌써 죽었어! 크하하하하. "

청년은 폐부를 찢어내는 듯한 광소를 터뜨리며 이제는 술병채 들이키고 있었고, 소향은 그런 청년의 모습을 바라보며

가늘게 어깨를 떨며 흐느끼고 있을 뿐이었다.

청년은 걸음마를 시작하고 부터 고사리같은 조그만 손으로 검을 잡았다.

집안 대대로 무인의 길을 걷던 가문의 피를 이어받은 소년은 비록 기골이 장대하지는 못했지만 남다른 오성과 운동신경으로

10세 때에는 이미 관가의 교두들도 경시할 수 없는 무예를 일신상에 지니고 있었지만, 아버지가 오랑캐의 손에 돌아가신 후,

어머니의 반대로 양손에 검대신 서책을 들었다.

비록 남들보다 늦은 학문에의 입문이었으나, 청년의 진보는 과히 남다른 것이었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과거에 청년이 급제하리라는 것은 자명한 이치였고, 몇몇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청년이 장원을

하리라 섣불리 얘기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누구하나 이에 고개를 젖는 이는 없었다.

그만큼 청년의 성취는 대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청년의 몸에서는 모두를 떨어 울리게하던 장엄한 기세도, 심오한 학문적 성취를 이룬 부드러운 학자의

기풍도 풍겨나오질 않고, 다만 독한 술기운만이 온몸을 떠돌고 있었다.

그렇게 변해버린 청년의 모습을 보는 소향의 눈빛은 한없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듯 했다.

바로 못난 자신의 오래비때문에 나라의 큰 기둥이 되리라 믿었던 도련님이, 

남자를 알아가는 나이에 자신의 몸과 마음의 주인이라 여겼던 도련님이, 

지금은 폐인의 모습으로 눈 앞에 있지 않은가!

비록 신분의 차이가 있으나 언젠가는... 

반드시 언젠가는 눈 앞에 있는 도련님에게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전부 바치리라!

그렇게 결심을 한것이 이미 오래 전인데, 지금 자신의 주인은 그녀를 언제나 따스하게 대해주던 그 사람이 아니었다.

이젠 그녀를 향해 무섭도록 차가운 분노의 눈빛만 가득이 보여주고 있었다.

소향은 점점 망가져 가는 주인의 모습에서 자신에게서 점점더 멀어지는 주인의 모습을 동시에 보고 있었다.

방안에는 여기 저기 술병이 널려있었고, 청년은 어느 새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약하게 코를 골며 잠들어 있었다.

소향은 방으로 들어가 널려있는 술병과 술상을 치우고, 자신보다 훨씬 무거운 청년의 몸을 어렵게 옮게 놓은 후

이부자리를 펴고는 다시 그 위에 청년을 올려 놓았다.

그때까지도 청년은 술에 골아떨어져 죽은 듯 움직일줄 몰랐다.

소향은 자고있는 청년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윽고 떨리는 손을 들어 잠든 주인의 얼굴을 만져 보았다.

칼날을 닮은 짙은 눈썹가 슬픔에 젖어 물기를 머금고 닫혀져있는 두 눈, 그 사이로 칼끝같이 솟아오른 콧날과 굳게

다물려져있는 두툼한 입술, 그 모든것이 자신의 23년 평생 마음속에 간직한 주인의 얼굴이었다.

소향의 손은 점차 아래로 향하고 있었고, 그럴수록 그녀의 손은 떨림을 더해가고 있었으나 결코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소향의 손이 풀어져있는 상의를 젖히자 무예 수련으로 단단해진 주인의 가슴이 보였고, 그녀는 그 단단함과 따뜻함을

손으로 느끼고 있었다.

밝은 대낮이라면, 

청년이 술에 취하지 않았다면 결코 이런 행동을 하지못하련만 소향은 폭풍우 몰아치는 어둠과 주인의 취기에 힘입어 

하녀로서는 도저히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소향은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주인의 하의를 벗겨내렸고, 마지막 한장의 속옷마저도 주저하지않고 제거하자

지금까지 한번도 보지못한 사내의 실체가 고개를 숙인 채 축 쳐저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주인의 조각같은 군살 한점없는 완벽한 육체가 태초의 모습으로 지금 소향의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잠시 주인의 알몸을 바라보던 소향은 입술을 가볍게 깨물고는 자신의 육체를 감고있는 옷가지들을 하나하나 몸에서

떨구어 내기 시작했다.

몸을 감싸고 있던 옷가지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내릴 때 마다 그녀의 눈부신 육체가 황촛불아래 조금씩 드러나고 있었다.

거친 일을 하는 하녀라는 신분답지않게 백옥같은 살결에 벌써 혼기가 꽉 차버린 나이를 말해주는 풍만한 가슴이

분홍빛 유두를 물고 작게 출렁이고 있었고, 그 아래로 군살 하나없는 복부를 지나 부채살 모양을 한 짙은 음모가

겨우 음부를 가리고 있었다.

바닥을 지탱하고 있는 두 발목은 너무도 가늘어 힘주어 쥐면 부러질 듯 싶었지만 그 위로 종아리는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아름다웠고, 처녀의 건강함을 보여주는 허벅지는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처럼 탄력있어 보였다.

아무도 보는 이 없었으나 소향은 스스로의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히며 가는 손으로는 도저히 가릴 수 없는 한쌍의 

젖가슴과 음부를 가렸지만, 이내 손을 떼어내고는 잠들어 있는 주인의 옆에 자리를 잡고 두 무릎을 모아 앉았다.

이 밤이 지나면 두번다시 자신을 쳐다보지 않을 주인이겠지만, 오늘 밤만은 자신의 낭군으로 그 옆에 자리하고 싶었다.

오늘 밤, 비록 달콤한 사랑의 말도 부드러운 주인의 손길도 느끼지 못하겠지만 그 동안 마음속으로 간직하고 키워 온

사랑을 모두 주고 싶었다.

주인의 얼굴을 바라보던 소향은 주인의 얼굴쪽으로 고개를 숙이며 굳게 다물려져있는 주인의 두툼한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갖다 대었다.

독한 술향기가 풍겨왔지만 처음 느끼는 주인의 입술은 너무나도 달콤했다.

한 참을 주인의 입술에 메달려있던 소향의 입술은 서서히 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하며 목을 지나 탄탄한 가슴에 이르러

퇴화되어버린 주인의 유두를 혀로 희롱하며 가끔 입안으로 거세게 빨아 들이고 있었다.

한 쪽의 가슴에서 다른 쪽의 가슴으로 이동한 소향의 입술은 점점 아래로 내려와 복부의 근육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배를 지나 배꼽에 혀를 집어 넣어 잠시 희롱하더니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곧이어 아래턱에 무언가 뭉툭한 것이 느껴졌다.

잠시 고개를 들어 실체를 확인한 소향은 놀람으로 눈을 크게 떳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주인의 살기둥은 소향의 계속된 자극으로 어느 새 하늘을 찌를 듯 우람하게 솟아있었고, 그 굵기와

크기에 소향은 놀람을 감출 수 없었다.

(아 ~ . 저렇게 큰 것이 내 속에...)

두 눈을 질끈 감은 소향은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고는 자신의 몸을 주인의 몸위에 말을 타는 듯한 자세로 실었다.

한 손으로는 바닥을 짚고, 다른 한손으로는 뜨거운 열기를 토해내고 있는 주인의 살기둥을 잡고는 서서히 상체를

내려갔다.

소향의 손안에서 거칠게 맥동하고 있는 주인의 살기둥이 어느 새 소향의 음부에 닿자 그녀는 그 뜨거움이 온 몸에 퍼지며

상체를 부르르 떨었다.

잠시 그 뜨거움과 단단함을 음미하던 소향은 다시 상체를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 악! "

주인의 살기둥이 귀두부분도 채 들어가지 않았지만 소향은 국부에서 느껴지는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자신도 모르게

비명성을 토해내고 있었다.

눈살을 찌푸리며 고통을 참고있던 소향은 더 이상 주저함이 없이 하체를 내려갔다.

" 아... 아파... "

단번에 주인의 살기둥이 소향의 사타구니 사이로 그 모습을 완전히 감추며 사라졌고, 주인의 음낭을 타고 한줄기 선혈이

펼쳐진 요위로 방울방울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소향의 눈에선 어느 새 굵은 눈물방울이 고운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픔때문만은 아니었다.

23년간 고이 간직한 순결이었다.

추근대며 자신을 따라다니는 머슴들이 있었지만 소향은 이미 자신의 몸과 마음을 주인에게 주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그녀의 눈은 오로지 주인만을 따라다니고 있었다.

그토록 바라마지않던 주인과의 밤이었건만 자신의 주인은 지금 이 순간에도 아무것도 모른 채 옅은 코고는 소리를 내며

깊은 잠에 빠져있는 것이다.

서러웠다.

적어도 이렇게 자기의 순결을 주기는 싫었는데...

하지만 이 밤이 지나면 영원히 주인의 품에 안길 순 없을 것이다.

주인의 살기둥을 머금고 잠시 고통을 참고 있던 소향은 천천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상체가 들석일때 마다 국부에서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지만 소향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한없는 고통을 감내하고 있었다.

상체를 숙여 주인의 입에 가벼운 입맞춤을 한 소향은 늘어져 있는 주인의 팔을 들어 자신의 젖가슴에 갖다 대며 

주무르고 있었고, 처음 조심스럽게 움직이던 몸놀림은 점점 거칠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 으 ~ 음. 하아............. 으 ~ 응. "

그녀의 몸이 빨리 움직일수록 아랫도리에서는 무언가 알 수 없는 뜨거운 기운이 온몸으로 퍼지며 고통속에서도 조금씩의

쾌감의 불을 지피고 있었다.

소향은 그 기분좋은 느낌을 놓지지않으려 더욱 거세게 움직이고 있었고, 조금씩 피어오르던 쾌감은 어느 새 거친 파도가

되어 온 몸에 밀려오고 있었다.

" 아 ~ . 이런 것이라니... 흐 ~ 응. "

점점 거칠어지던 소향의 몸이 어느 순간 살맞은 물고기처럼 퍼득거리더니 이내 온 몸을 굳히며 눈을 하얗게 치켜떳다.

그와 동시에 지금 까지 죽은 듯 움직일줄 모르던 주인의 몸도 부르르 떨리는가 싶더니 거친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 아 ~~~~. "

" 후 ~ 우 ~~~ . "

소향은 거센 폭풍우가 지난 후 모든 기력을 탈진하고 주인의 몸위에 땀으로 범벅이 된 자신의 몸을 덮으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반면, 청년은 사타구니에서 익숙하지않은 기분좋은 방출을 느끼며 감겨 있던 눈을 서서히 떳다.

눈 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자신의 몸을 덮고 있는 여체를 느낄 수 있었다.

하체의 일부에서도 뜨거운 동굴에 들어있는 듯한 느낌에 분명 꿈은 아니리라 느끼며 자신의 몸위에 늘어져 있는

여체를 조심스럽게 들어 옆에 뉘였다.

청년은 옆에 누워있는 여인의 모습을 보고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녀는 분명 소향이 아닌가!

그는 방금까지 결합되어 있던 자신의 육봉을 내려다 보았다.

거기에는 자신의 정액과 소향의 애액 그리고, 그녀의 순결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어두운 불빛아래에서도 선명하게

붉은 색의 피 꽃이 한송이 피어 있었다.

"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내가 설마...

  설마 술에 취해 이 아이를 겁탈이라도 했단 말인가? "

자신이 술에 취해 소향을 겁탈했다면 잠에서 깨고 나서의 그 자세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다고 느꼈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분명히 소향과 이야기를 나누다 술에 취해 골아떨어진것 같은데 눈을 뜨니 지금의 상황이라니...

" 그럼. 설마 이 아이가...... ? "

아무리 생각해도 어떻게 된 일인지 확실하지 않았다.

그 답을 말해줄 소향은 지금 자신의 옆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었다.

청년 '이 지경'은 알몸으로 누워있는 소향의 몸에 이불을 덮어주고는 한쪽에 고이 접혀있는 자신의 옷을 입고는

다시 술상앞에 앉아 가만히 술을 들이키고 있었다.

몇잔의 술을 마셨을까?

뒤에서 흐느끼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 새 일어났는지 소향이 벽쪽을 향해 돌아누워서는 가늘게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지경은 쥐고있던 술잔을 내려놓으며 연신 오열을 터뜨리고 있는 소향쪽으로 다가가 앉아 떨고 있는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 어떻게 된 일인지 얘기해 줄 수 있겠느냐? "

" 흑..... 흑흑. "

소향은 고개도 들지 못하고 울음만 흘리고 있었다.

" 혹시 내가 널 강제로...... ? "

소향은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만 가로젓고 있었다.

" 그럼. 어떻게 된거지? "

계속되는 지경의 추궁에 소향은 아직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지경을 향해 무릎을 꿇어 앉으며 고개를 조아렸다.

" 도련님께서 너무 힘들어 하시길래......

  전... 전 다만...... 오래비의 죄를 갚고자... "

" 그럼. 니 스스로 그리했다 말이냐? "

" 죽을 죄를 졌습니다. 흑흑. "

" 후우 ~~~. "

지경은 자신이 겁탈을 한게 아니라는 사실에 다행이라 생각했으나 어찌되었든 집안의 하녀와 살을 섞었다는

생각에 한숨을 몰아 쉬며 다시 술잔을 잡아갔다.

소향은 아무것도 입지않은 알몸으로 자신의 앞에 무릎꿇고 앉아 아직도 흐느끼고 있었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지경은 다시 아랫도리가 묵직해져옴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자신의 앞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않은 성숙한 여인이 온몸을 드러낸 채 앉아 있으면 일흔먹은 노인도 침을 흘릴 판에

하물며 지경은 열아홉의 혈기 왕성한 나이가 아닌가!

지경은 솟아오르는 성욕에 애써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어머니는 소향의 오래비와 살을 섞고, 또 자신은 그녀와 살을 섞었다고 생각하자 가슴이 한없이 무거워졌다.

" 이만 물러가라. "

" 도련님! "

" 어서. 이만 물러가라. 

  앞으로 내가 부르지 않는 이상 절대 내 앞에 나타나지 마라. "

" 도련님...... "

단호한 지경의 말에 소향은 굵은 눈물방울을 흘리며 주섬주섬 옷을 걸쳐입고는 조심스럽게 방을 빠져나갔다.

생각같아서는 소향을 여기서 자라하고 싶었지만, 속에서 끓어오르는 성욕과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 소향에게

냉정하게 물러가라했지만 천성적으로 마음이 여린 지경은 힘없이 돌아서는 그녀이 모습에 가슴이 아려왔다.

소향이와의 어처구니 없는 하룻밤 이후 지경은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았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다시 서책을 보지도 않았고, 다만 하루 왠종일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있다가 잠시 밖에 

나갔다 오는 것 말고는 아무일도 하지않았다.

소향은 그런 지경의 모습을 먼 발치서 지켜보며 남 몰래 한숨짓곤 했으나, 지은 죄가 있는지라 지경의 앞에 나타나지

못하고, 속 앓이만 하고 있었다.

그러기를 달포(보름, 15일의 시간)정도가 지났을 때,

지경은 새벽부터 일어나 칠,팔년 가까이 손에 잡은 적이 없던 검을 다시 들고는 어릴 적 고되게 수련했던 가전 무예를

펼치고 있었다.

더 이상 슬픔과 원망, 분노에 빠져 남은 인생을 허비하기에는 아직 자신은 너무 젊다는 생각에 어머니의 만류로 포기했던

검을 잡고, 애당초 자신의 길이라 생각했던 무과에 응시하자고 스스로 결심하면서 검을 잡았던 것이다.

지경의 변화로 늘 조용한 적막에 쌓여 있던 집안도 서서히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지경이 괴로움에 빠져있을 당시 조심스럽게 행동하던 집안의 하인들도 그들의 주인이 다시 손에 검을 쥐고 활발한

모습을 보이자 그들도 덩달아 기뻐하며 생기를 찾았고, 그 중에도 특히 소향의 기쁨이 제일 큰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지경이 다시 검을 잡은지도 일주일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 동안 지경은 굳어버린 근육의 여기저기를 정성들여 풀어나갔고, 어릴적 아버지가 가르쳐주신 가전 무예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옛날의 무위를 되찾아가기 시작했지만 시종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소향의 일이었다.

집안의 하녀와 있어서는 안될 일을 본의 아니게 저질렀고, 게다가 그의 오래비는 어머니와 정을 통한 상대라 한편으로는

분노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뿐인 오래비도 떠나고 자신의 순결마저 지경에게 바친 그녀에게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 밤, 지경은 늦은 시간에 소향을 자신의 처소로 불렀다.

" 거기 앉거라. "

지경의 말에 소향은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고, 그가 가르키는 쪽에 무릎을 꿇고 앉으며 지경의 입에서 흘러나올 말을 

가슴 졸이며 기다리고 있었다.

" 너... 시집을 보내야 겠다.

  건너마을 이 대감집의 만복이가 널 은근히 마음에 두고 있는 것 같으니 그에게 시집을 가도록 해라. "

" 도련님...... 전......... "

갑작스런 지경의 말에 놀란 소향은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다가 이내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 오래 전부터 만복이가 널 마음에 두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너도 혼기가 찼으니 그에게 시집을 가는게 좋을 것 같구나. "

" 전... 전... 혼인하지 않겠어요. "

소향의 당돌한 말에 지경은 잠시 그녀를 쳐다보다가 다시 말문을 열었다.

" 니가 여기 있으면 내가 힘들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 떠 오른단 말이다.

  내 입으로 이런 말까지 해야 겠느냐! "

" ............... "

" 그리 알고 물러가도록 해라. "

지경의 단호한 말에 소향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소향의 눈에서는 어느 새 굵은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고 있었고, 가는 어깨를 비 맞은 참새마냥

애처롭게 떨고 있었다.

이윽고, 소향은 눈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지경을 쳐다보며 고운 입술을 열었다.

" 전 혼인 하지 않겠어요.

  제가 계집아이에서 여인이 될 때부터 전... 저의 주인은 도련님이라 생각했어요.

  제 몸과 마음은 오로지 도련님을 위해서 있다고... 그렇게 생각했어요.

  차라리 도련님 손에 죽어도 다른 사람과 혼인하지 않겠어요. "

소향이 갑작스럽게 쏟아내는 말에 일순 지경은 할 말을 잃고 넋나간 모습으로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녀가 가끔 그를 남몰래 훔쳐보며 남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는 예상은 했지만 그 마음이 이토록 깊을 줄은 몰랐다.

" 다른 건 원하지 않아요. 

  그냥... 평생을 도련님 곁에서 시중들수만 있으면 그것으로 족해요.

  제발 떠나라는 말만 하지 마세요. 흑흑. "

소향의 촉촉하게 젖어있는 애원어린 눈빛을 보며 지경은 마음이 아파왔다.

신분의 차이로 맺어질 수 없는 사이로 그 동안 괴로워했을 소향의 심적 고충이 느껴지며 지금 눈앞에서 흐느끼고 

있는 그녀에게 미안함과 애처로운 감정이 동시에 들고 있었다.

가만히 앉아 있던 지경은 아직도 두손에 얼굴을 묻고 오열을 터뜨리고 있는 소향에게 다가가 앉으며 그녀의 가녀린 

어깨에 살며시 손을 얹었다.

지경의 손이 소향의 어깨에 놓임과 동시에 그녀의 몸이 그의 가슴으로 쓰러지듯 안겨 왔다.

혼기가 꽉 찬 과년한 여인의 육체가 안겨오자 지경은 일순 당혹감을 느꼈다.

그녀의 뭉클한 가슴이 자신의 탄탄한 가슴으로,

처녀의 풋풋한 체향이 '후~욱'하고 어굴에 끼얹어 지자 가슴 한곳에서 서서히 열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하체 일부분이 

슬그머니 고개를 쳐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지경은 손을 들어 아직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고 있는 소향의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곳에는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지만, 아직 누구의 손길도 닿지않은 순결한 처녀의 주사빛 붉은 입술이 함초롬히

열려 있었다.

지경은 고개를 숙이며 소향의 입술을 자신의 두툼한 입술로 더듬어 갔다.

여린 입술의 부드러움을 천천히 음미하던 지경은 벌려진 입술사이로 자시의 혀를 살짝 밀어넣으며 소향의 입안을

서서히 탐색해 들어가고 있었다.

난생 처음 타인의 혀가 자신의 입속으로 들어오자 처음 흠칫 몸을 굳히던 소향은 시간이 흐를수록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끼며 자신의 입속에 들어온 반가운 침입자를 스스로의 혀로 맞아 들이며 반기고 있었다.

소향의 입속에서 지경의 혀는 입천장과 아래위의 잇몸을 휘감아 돌며 때로는 그녀의 혀를 강하게 빨아들이면서

제 집인냥 휘젖고 있었다.

꿈결같이 부드럽고 달콤한 입맞춤의 시간이 지나자 둘은 동시에 거친 숨을 토해내고 있었고, 소향은 언제 울었냐는 듯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지경은 품에 안겨 발그레한 얼굴을 하고있는 소향을 힘주어 안으며 깔려있는 요위로 옮겨 그녀의 옷을 하나씩 

벗겨내고 있었다.

저고리를, 치마를, 속 적삼을 하나하나 벗기울때마다 그녀의 백옥같은 눈부신 나신위로 달빛이 부서지며 꿈인 듯

밝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

마지막 한쌍의 버선을 벗겨내자 태초의 여신인 듯 눈부신 나체가 지경의 눈으로 쏘아져 들어오며 가슴을 진탕질치게 했다.

" 정녕 아름답구나. "

" ...... 도련님 ......... 불을............ "

소향의 입에서 가늘게 떨려 나오는 말을 들으며 지경은 아직 스스로의 몸을 태우고 있는 황초의 불을 끄며 아직 걸치고

있는 스스로의 옷을 서둘러 벗었다.

누워있는 소향의 나신위로 지경은 자신의 몸을 실으며 다시 한번 뜨거운 입맞춤을 나누고는 눈물이 얼룩져 있는

소향의 짭짜름한 볼을 핥아주곤 그녀의 작은 귓바퀴를 혀로 돌려 물며 뜨거운 숨을 귀속으로 토해내던 지경의 입술은

고안한 학의 목을 닮은 소향의 목을 따라 내리며 연신 뜨거운 입맞춤을 퍼부었고, 어느 새 그녀의 봉긋한 가슴에 이르러서는

누운 자세에서도 아름다운 모습을 잃지않고 있는 가슴의 융기를 눈으로 확인한 후 한손으로 풍만한 부드러움을 찬찬히 느끼며

입술을 가져가 입안가득 그녀의 가슴을 베어물고는 오똑하게 솟아있는 유두를 희롱해 나갔다.

지경의 입술이 온몸 구석구석을 스쳐지날 때 마다 소향의 입에서는 안타까운 신음성이 터져나오며 온몸의 솜털이 

곤두서는 짜릿함을 맛보고 있었다.

젖먹이가 엄마의 젖을 빨듯 한참을 소향의 가슴을 희롱하던 지경의 입술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홀쭉하게 들어간 배로 인해 약간 튀어나온 갈비뼈 사이사이를 혀로 찍듯이 핥은 후 예쁜 모습을 하고있는 배꼽에 혀를

넣어 혀끝으로 그 깊이를 확인하고는 더 아래쪽으로 고개를 내렸다.

드디어 무성한 거웃에 뒤덮여있는 그녀의 음부가 지경의 눈앞에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었고, 그는 양손으로 소향의

발을 양옆으로 넓게 벌려 투명한 애액이 흐르고 있는 음부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경의 손이 그녀의 허벅지를 잡아 벌리자 처음 흠칫하며 몸을 굳히던 소향은 힘없는 반항을 포기하며 지경의 손길에 

이끌려 다리를 넓게 벌려주었고,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에 지경의 뜨거운 숨이 토해지는 것을 느끼며 뭉클뭉클 솟아오르는

쾌감에 애액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지경은 더운 기운을 토해내며 꼼지락거리고 있는 소향의 음부를 보며 방울져 떨어져 내리는 맑은 애액을 혀끝으로 살짝

찍어 맛보고는 음부속으로 혀를 깊숙하게 밀어넣기 시작했다.

" 하악..... 으~응. "

지경의 혀가 질속으로 침입해 들어가자 소향의 몸이 퍼득거리며 허리를 뒤틀며 피하려 했지만 지경은 양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힘주어 안으며 더욱 깊이 침입해 들어갔다.

한참을 소향의 질속에 혀를 담근 채 희롱하던 지경은 눈앞에 새끼손톱만한 돌기가 질 윗부분에 오똑하게 솟아 올라

있는 것을 발견하곤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문질러 보았다.

" 아~~~~~~~. 흐~응. "

작은 공모양의 그 부분을 문지르자 소향의 입에서 거친 숨이 터져나오며 허리를 뒤틀며 질속에서는 이제까지보다 더욱

많은 애액을 흘려내고 있었다.

지경은 소향의 그런 반응을 지켜보며 손을 떨구어내고는 혀로 그 부분을 쓸듯이 핥으며 가끔 이사이에 끼어 잘근잘근

씹으며 그녀를 공격해 들어갔고, 일순 소향의 벌려있던 다리가 오므라들며 그녀의 다리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지경의

목을 강하게 조으고 있었다.

숨이 막힌 지경이 그녀의 음부에서 떨어져나오자 그때서야 목을 감고 있던 소향의 다리가 풀리며 아래로 축 늘어졌고,

지경은 상체를 들어 그녀의 몸에 체중을 실으며 발기해 있는 성기를 한손으로 잡아 소향의 음부에 위치해 놓은 후

아직 거친 숨을 토해내고 있는 소향의 입술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고 서서히 허리를 내려 갔다.

" 악...... 아파... "

이미 한번의 경험이 있었으나 그녀의 질은 아직 좁아 지경의 성기를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는 듯 입술 사이로

비명을 터뜨리며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지경은 소향의 반응을 보면서도 삽입을 멈추지 않고 허리를 거칠게 아래로 내려뜨렸다.

" 음~~~ . "

지경의 성기가 그녀의 질속으로 완전히 그 모습을 감추었다.

소향은 사타구니에서 느껴지는 둔중한 고통과 몸 속이 꽉 찬듯한 뿌듯함을 느끼며 눈을 감고 있었고, 지경은 성기에서

느껴지는 뜨거움과 꼭 죄어오는 압박감을 음미하고 있었다.

잠시 소향의 질속을 음미하던 지경은 서서히 허리를 진퇴시키며 더욱 강한 쾌감을 찾아 헤메기 시작했다.

" 아~~~~. 도련님...... 으~응. "

소향은 질속에서 스믈스믈 피어오르는 쾌감에 못이겨 고개를 도리질 치다가 깔려있는 요를 쥐고 있던 손을 들어

지경의 목을 안아갔다.

지경은 안겨오는 소향에게 짧은 입맞춤을 하며 자신의 몸놀림에 따라 이리저리 흐트러지고 있는 그녀의 젖가슴을 

잡고는 더욱 거세게 허리를 움직이며 극으로 치닫고 있었다.

지경의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코를 타고 흐르다가 코끝에서 소향의 얼굴로 떨어질 때 거칠게 풀무질하던 지경의

몸이 부르르 떨리며 한 순간 굳은 듯 정지하며 소향의 질속에 뜨거운 정액을 몇번에 걸쳐 분출했다.

소향은 지경의 정액이 몇번이고 자궁벽을 두드리자 지경의 허리에 감고 있던 다리를 뻗뻗하게 곧추세우며 작살맞은

잉어처럼 온몸을 퍼득거리다가 이내 죽은 듯이 늘어졌다.

사정을 마친 지경은 소향의 옆으로 몸을 뉘이며 죽은 듯 늘어져있는 소향의 가는 어깨를 안아 가슴으로 끌어 당기며

그녀의 몸을 적시고 있는 땀을 닦아주며 풍만한 가슴을 움켜쥐었다.

소향은 지경의 어깨를 베고 옆으로 누워 부드럽게 가슴을 어루만지는 그의 손길을 느끼며 한쪽다리로 지경의 허벅지를 

감은 채 나른함에 빠져 눈을 감고 있었다.

그 밤 이후,

소향은 낮에는 하녀로서 또 밤에는 지경의 여인으로서의 생활을 하며 그의 사랑을 받았다.

이듬 해에 지경은 무과에 응시해 급제했고, 운 좋게도 당시 대장군으로 있던 '임 충길'장군의 부장으로 임명되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대장군은 지경의 아버지가 의병장으로 활약할 때, 관부의 장군으로 같이 여러차례의 전투에 참여했었고, 지경이 그의 아들임을

알자 자신의 무남독녀인 '임 지영'과 혼인을 시켰다.

혼인한 첫 날밤 지경은 자신과 소향사이의 일을 지영에게 고백했고, 그녀는 소향을 지경의 첩실로 받아들이는 여자답지않은

아량을 보여주며 지경의 사랑을 받았다.

두 여자는 서로 투기하지 않으며 지경을 보필했고, 그런 현숙한 두명의 부인의 내조속에 지경은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어느 덧, 

지경이 지영과 혼인한지도 10년으로 접어들었지만, 그들 세명의 부부는 늘 사랑하고 있었지만 아직도 아이가 들어서지

않고 있었고, 주위의 친척들은 많은 걱정을 하고 있었으나 정작 그들은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그 날.

'이 지경'이 입궐한 그 날.

'원'이라 이름지은 몽고의 오랑캐들이 나라를 침범했고, 그 동안 당쟁으로 분열되어 있던 나라는 변변히 힘한번 써보지

못하고 연패를 거듭했고, 오랑캐들은 파죽지세로 남하하고 있었다.

이에 임금은 강화로 천도를 했고, 지경도 그를 따라야 했으나 집에 머물고 있는 가족들을 데리러 필마로 달려 집으로 향했다.

" 이럇. "

집으로 가까워오자 벌써 오랑캐의 발길에 유린되었는지 마을 이곳저곳에 불길이 번지고 있었고, 저 너머로 보이는 지경의

집에도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급하게 말을 몰아 도착한 지경은 부서져 내린 대문을 발로 걷어차며 안으로 뛰어들어 갔으나 보이는 것은 가솔들의

시체뿐 살아있는 것들은 제물을 약탈하며 구석에서 하녀를 능욕하고 있는 오랑캐들 뿐이었다.

지경은 솟아오르는 분노를 참지못하며 왼쪽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아 들어 닥치는 대로 병사들을 베어갔으나 이미 약탈에

정신이 빠져있던 적들은 지경의 칼아래 피를 뿌리며 쓰러져갔다.

앞 마당의 적들을 베어버린 지경은 서둘러 부인이 있는 방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지경을 반기고 있는 것은 항상 고아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두명의 부인이 아니라 벌거벗기운 채 혀를 물고

자결한 두명 부인의 시체였고, 그 시체 위에서 자결한 줄도 모르고 바지를 까내려 허리를 움직이고 있는 적들이었다.

지경은 자신이 들어온줄도 모르고 아직도 허리를 움직이고 있는 오랑캐의 목을 칼로 치자 피가 사방으로 튀며 지경의

얼굴과 자결한 두명의 부인의 시신위로 퍼졌다.

지경은 이미 이성을 잃었다.

자신이 조금만 빨리 왔어도 가족들을 구할 수 있었으련만...

바닥에 주저앉아 부인들의 시신을 끌어안고 굵은 눈물을 흘리고 있던 지경은 벌떡 몸을 일으켜 세우고는 두명의 부인을

요위에 밤듯하게 눕혀 놓고, 밖으로 나가 집안에 불을 질렀다.

붉은 화마에 쌓인 채 서서히 무너지는 집을 보며 피 눈물을 뿌리던 지경은 타고 온 말을 타고 저만치 멀리 보이는 적병들을

향해 미친듯이 질주해 들어갔다.

한 손으로 말고삐를 잡고 한손으로는 60근이 넘는 언월도를 휘두르며 적병들속을 미친듯이 헤집고 다니고 있었다.

양떼들 속에서 늑대 한 마리가 헤집고 다니듯 지경은 닥치는 대로 베고, 찌르며 적들의 피를 마시고 있었고, 적들은

갑자기 출현한 필마단기의 장수에 의해 힘한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을때, 그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활을 쏘아

지경의 말을 쓰러뜨렸다.

쓰러지는 말과 함께 땅바닥을 뒹굴던 지경은 벌떡 일어서며 허리에 찬 검을 뽑아들고 살기 어린 눈으로 주위를 쓸어보았다.

수십의 적들을 쓰러뜨렸으나 아직도 적들은 수백이나 보였다.

" 와하하하하. 짐승만도 못한 놈들. 

  와라. 다 죽여버리겠다. "

서슬퍼런 지경의 호통소리에 그를 포위하고 있는 적들은 감히 나서지 못했다.

지경은 주위를 쓸어보며 가장 가까이 있는 적들을 향해 피 묻은 검을 들고 돌진해 들어갔고, 적들은 온몸에 피칠을 한

지옥의 악귀같은 지경의 모습을 보며 감히 맞서지 못하고 있을 때, 뒤로부터 활들이 날아오며 지경과 그 주위의 자기편

병사들까지 꼬지처럼 꿰어갔다.

몸에 얼마나 많은 수의 화살이 박혔는지 이미 지경은 고통을 느낄 수 없었다.

다만 전신의 힘이 빠지며 눈 앞이 어지럽고, 정신이 가물 거리고 있었다.

손에 쥐고 있던 칼을 땅에 꽂아 겨우 몸을 지탱하고 있었으나, 점점더 땅속으로 침잠해 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니 구름사이로 소향과 지영이 환하게 웃으며 손짓하고 있었다.

" 와아~~~~~~~~~~. "

주위를 울리는 지경의 고함소리에 놀란 적들이 다시 활을 쏘기 시작했고, 온몸으로 수십대의 화살을 받아낸 지경은 

언제까지고 움직일줄을 몰랐다.

                                                        *                         *                         *

" 헉! "

전신에 타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눈을 떴다.

주위를 둘러보니 병원이었지만, 지금 내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떻게 된일인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민형의 집에서 술을 마시고 무언가에 부딪혀 날아올랐고, 정신을 잃은것 같다.

그 뒤 잠시 엄마의 모습도 본것 같았다.

잠깐 주위를 둘러보고는 방금 꾸었던 꿈을 더듬었다.

" 오늘은 엄마랑 같이 자면 안돼? "

" 후훗. 어리광 그만 부리고 얼른 가서 주무세요. 도련님. "

엄마는 서 있는 내 엉덩이를 톡톡 두드렸고, 난 엄마의 볼에 가볍게 입맞추고는 2층의 방으로 올라와 침대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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