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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12장 적인가 아군인가 -- >-4 (73/88)

< --  제 12장 적인가 아군인가  -- >

                           휘이이잉.. 바람이 세게 부는 점심.... 하늘도 지금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바람은 평소보다 거세게 불고 있었다. 가만히 눈을 뜨고 정면을 보고 있으면 눈이 따가워 잠시 감을 정도로 바람은 거셌다.

"장촌장님!"

"..... 보고 부탁해 한스"

눈이 따가운 감각을 무시한채 눈을 부릅뜨고 정면을 보고 있는데 옆에서 달려오는 한스가 눈에 들어왔다. 한스가 나를 향해 뛰어오는 순간은 항상 적들과 관련된 사항.... 이번도 

마찬가지 였다.

"예, 장촌장님 현재 마을을 향해 전진하고 있는 부대는 앞으로 약 20 분 정도가 지나면 장촌장님 시야에 들어올 것으로 보입니다"

".... 알았어. 한스는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어"

"예! 장촌장님"

한스의 말이 다 끝난 후에 고개를 끄덕이자 곧 한스는 빠르게 어디론가 사라졌다. 아마도 마을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거나 조금 앞에서 적일지도 모르는 부대가 언제 나타나나 보러 갔을 것이다. 아무튼 한스가 자리를 뜬 후에 곧 다른 이가 내 곁으로 왔다.

다그닥, 다그닥

"지도자여 생각이 많아 보이는군"

".... 그럴 수 밖에 없지 자칫하면 큰 피해를 입을 수가 있어. 조심해서 나쁠 거는 없잖아?"

내 옆에 다가온 이는 바로 켄타우르스 적토였다. 아마도 다른 이가 나를 옆에서 바라보면 상당히 굳어 있는 듯 하였다.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재 내 머릿속은 상당히 복잡했고 또 안 좋은 생각들로 가득차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다가오고 있는 부대가 아군이 아니고 적군이라면 어떻게 될까.... 전쟁이 일어날 것이고 어느정도의 피해를 입을지 또 그후에는 어떻게 될지..... 이런 생각들로만 가득 차있는데 표정이 좋게 나올 일이 있을 수 없었다.

"하긴..... 그렇지... 하지만 지도자여"

"응?"

"지도자라는 위치가 그렇게 표정을 다 들어내고 있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지도자가 그런 표정을 지으면 그 주위에 있는 부하들이 어떨지 생각해 보아라"

"........"

나는 적토의 말을 들은 그 때서야 살짝 몸을 틀어 주위를 둘러 보았다. 살짝 굳어 있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오늘 아침에 탄생한 켄타우르스 기사 한 명 .... 그리고 살짝 불안해 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많은 병사들....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세리스...... 나와 같이 굳어 있는 표정인 전소미.... 언제나 천진난만하게 웃던 엘리의 표정 또한 살짝 경직되어 있었고 내 목에 감겨져 있던 뱌암 또한 살짝 떨고 있었다. 이 순간 나는 깨달았다.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한심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는 지를...... 지금 나를 믿고 따라주고 있는 이들에게 얼마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지를.... 

"... 조언 고마워 적토"

"감사를 받을 정도의 조언은 하지 않았네 지도자여..... 아무튼 내 조언을 받아 준 것은 고맙군...."

다그닥, 다그닥적토의 말 뜻을 완전히 이해한 후 적토에게 살짝 고개를 숙여주며 감사를 표하자 살짝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이곤 원래 자신이 대기하고 있던 자리로 천천히 돌아가는 적토였다. 아무튼 이제 굳은 표정을 바꿀 필요가 있었고 나는 지금 내 뒤에서 든든한 힘이 되어주고 있는 히어로들을 생각하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지도자라는 위치에 있는 내가 얼굴 한 가득 미소를 만개할 수는 없지 않은가..... 

"주군 근심이 해결되신 것 같습니다"

"...... 뭐 그렇지?"

적토가 자리에 돌아가니 이번에는 세리스가 내 옆으로 다가왔다. 나는 그런 세리스를 보며 살짝 미소를 지은 후 허리를 감싸 안아 내 쪽으로 당겨 안아 주었다. 뒤에서 모든 히어로와 병사들이 보고 있을 것이지만..... 딱히 신경쓰지는 않았다.

"주군... 보는 눈이 많습니다만...."

"보던 말던 딱히 신경쓰지 않아......"

세리스는 나와 달리 주위를 많이 인식하는지 얼굴을 살짝 붉키며 자신의 허리를 감싸안고 있는 내 손을 풀려는 세리스 

였지만 그 행동에는 힘이 들어가 있지 않았다. 속은 좋아하고 있는 것 같았다... 

'..... 어차피 전쟁이 일어난다고 해서 지금 나 처럼 운빨 터지는 사람은 없을 거니까.........'

무려 적토와 반디스를 뽑은 나 였다. 그리고 거기에 더 해서 이무기인 뱌암도 있었으니 확실지는 않지만 이 히어로 가챠에서 내가 운을 거의 다 쓴 사람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그냥 지금 히어로 가챠에서 내가 최강 같다는 이야기 였다.... 타다다닥!

"장촌장님! 부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드디어 온 건가"

가만히 허공을 바라보며 혹시 일어날 전투에서 승리하는 상상을 하고 있자니 멀리서 나를 향해 큰 소리와 함께 뛰어오고 있는 한스를 볼 수 있었다. 드디어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리던 상대가 도착한 것이다... 

"적들의 상태는?"

"딱히 이상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병사들은 상당히 지쳐있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 하긴... 그런 행군을 하고 있으니....."

상당한 거리에서 발견된 부대다. 그런데 지금 그 속도를 유지하며 마을을 향해 진군 중이니 평범한 병사들의 체력이 남아날 일이 없었다..... 아무튼 이렇게 무리한 행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전투가 목적은 아닌 것 같아 안심이 되는 나 

였다.

쿵! 쿵! 쿵!

"...... 과연 골렘이구만"

서서히 내 시야에서도 저 멀리서 부터 다가오고 있는 부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야와 더불어 땅을 통해서 느껴져 오는 육중한 진동..... 골렘의 것일 것이다..... 

"..... 어떤 용무 때문일지...."

부디 평화로운 얘기였으면 하는 바램밖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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