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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11장 귀환 그리고 변화 -- > (69/88)

< --  제 11장 귀환 그리고 변화  -- >

                           

"으아아암!... 아침이네..."

창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햇빛과 배위에서 살짝 느껴져 오는 묵직함에 눈을 떻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내 배위에서 느껴지는 묵직함은 엘리겠지 하며 고개를 내리는데 내 배위에는 내 생각과는 다른 존재가 있었다.

"스스스!"

".... 뱌암?"

그렇다. 내 배위에 올라와 있던 존재는 바로 똬리를 튼채 고개만 내밀어 나를 바라보고 있던 이무기, 즉석 이름 뱌암이였고 그 옆에 언제 일어난 것인지 엘리가 볼에 살짝 바람을 넣은채 내 배위에 있는 뱌암을 노려보고 있었다.

"아빠! 얘가 내 자리 뺐었어!"

"... 엘리 자리?"

"웅! 엘리 자리 뺐었어!"

반쯤 덜 떠진 눈으로 엘리를 바라보고 있자니 엘리가 내가 깬 것을 알고 지금 상황을 하소연하여 왔다. 어느 순간부터 내 배는 엘리의 자리가 된 것 같았는데 엘리의 말을 들어보니 엘리가 올라오기 전에 뱌암이 먼저 내 배위로 올라온 듯 하였다.

"뱌암아 비켜봐"

"스스스!"

일단 일어났으니 이부자리를 정리하기 위해서 뱌암을 배위에 비키게 하였다. 다행히도 뱌암은 내 말에 순순히 살짝 소름돋는 소

리를 내며 배위에서 비켜 바닥으로 내려갔고 엘리 또한 침대에서 비키게 한 후 이부자리를 가지런히 정리하였다.

똑! 똑!

"누구야"

"저 마리예요 아침식사 하셔야죠"

"아~ 아~ 들어와요"

이부자리를 다 정리하고 나서 뿌듯한 눈으로 침대를 바라보는데 방으로 누군가 찾아왔다. 바로 히어로 가챠 처음 부터 내 식사를 담당해주고 있는 마리였다.

끼익!

"자~ 오늘은.. 어머!!"

"스스스!"

"아아~ 놀라지마요 음... 얘도 일단 히어로니까"

"이, 이 뱀이요?"

"예... 뭐 그렇게 되었네요"

내 대답에 마리가 쟁반을 들고 천천히 방안으로 들어오는데 방바닥에 있던 뱌암을 보고 깜짝놀라하였다. 그리고 그에 쟁반을 놓치려던 것을 문 근처에 있던 내가 잡아 막은 후 뱌암에 대하여 설명하자 마리는 그 때서야 안심했다는 듯이 뱌암을 보면서 억지로 한 번 미소를 지은 후 내게 오늘 아침식사에 대한 설명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

"자~ 엘리 밥은 이거"

"우와~ 샐러드다!"

쟁반에는 5 가지 반차과 하얀 쌀밥이 가득 담겨있는 밥 그릇 그리고 약간 큰 그릇에 가득 담겨있는 각종 채소 샐러드.... 아무튼 침대에 살짝 걸터앉아 있는 엘리에게 샐러드 그릇을 건내고 뱌암의 밥으로 어떤 것을 줄까 고민하다 소고기를 살짝 익힌 스테이크 비슷한 반찬을 뱌암에게 내밀었다. 그러자 나를 바라보고만 있던 뱌암은 살짝 꼬리를 흔들며 입을 크게 벌려 고기를 삼켜버린다.... 

"이무기면서 꼭 강아지 같네......"

꼬리를 열심히 흔들면서 열심히 고기를 먹는 뱌암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강아지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이무기 주제에 하는 행동은 강아지였다.

"쩝... 쩝 맛있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살짝 입맛이 없었지만 매우 맛있는 마리의 음식에 나는 쟁반에 차려져 있던 음식들을 비워냈다. 그리고 마리가 그릇을 편히 가져가게 하기 위해서 쟁반에 가지런히 정리한 후 뱌암은 목에 두르고 집무실로 갔다.

"일단 서류가... 없네"

"책상이 깨끗해!"

"..... 반디스가 잘 하고 있다는 뜻이겠지...."

지금 마을의 규모는 더 이상 소형이 아니라 중형인데 내 집무실 책상위에 아무 서류가 없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많이 이상한 일이였다. 특히 많은 주민들이 유입이 된지 얼마 안 되었는데 말이다... 아무튼 집무실 책상이 깨끗한 이유가 반드시가 행정을 잘 하고 있다 생각을 하며 집무실에서 나왔다.

"주인님 일어나셨네요?"

"아아~ 소미 너도 잘 잤어?"

"네, 근데 목에는...."

"얘? 보면 몰라 뱌암이잖아 뱌암"

집무실에서 나와 문 쪽으로 가는데 어느새 일어난 것인지 창고에서 나오는 전소미와 마주치게 되었다. 일단 전소미는 나의 노예라는 신분으로 여기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방이나 집을 배정하지 않고 마을 회관안에 있는 창고에서 생활하게 하였다. 그리고 이런 내 말에 순순히 따르는 전소미였다. 어차피 뭐 노예인 전소미가 나의 말을 거역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이지만.... 

"우와... 귀엽게 생겼네요?"

".... 뱌암인데 딱히 아무렇지도 않나봐?"

"네.. 뭐 딱히.. 파충류를 좋아하는 편이니까요!"

보통 여자들은 파충류를 징그럽다고 싫어하는데 내 목에 걸려있는 뱌암을 보며 신기하다는 눈 빛으로 뱌암을 살살 쓰다듬는 전소미.... 생각보다 전소미는 비위가 강한 여자였다.

"아침은 알아서 먹고 나랑 엘리는 나가볼게"

"네에~ 아침 먹고 금방 갈게요"

마리에게 도움을 구하든 마을 안에서 어떻게 때우든 전소미가 알아서 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나는 엘리에게 손을 슬쩍 내밀었다. 그러자 엘리는 환한 미소와 함께 내 손을 잡아 왔고 마을 회관을 천천히 나섰다. 정말 이상할 정도로 불편할 정도의 평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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