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렘 드럭 제 2장―35
『코우짱은, 왜 나랑 놀아주는거야?』
『왜라니···. 그냥 친구이니까지?』
『하지만, 모두 나랑 안놀아주는데···』
『아∼, 유짱이 부자라서 그래, 모두 아빠 엄마가 뭐라고 한 모양이야. 하지난, 난 신경쓰지않아』
『어째서?』
『우리 아빠가 말했어, 친구는 그런 거 신경 안쓴다고』
『그래서 놀아 주는 거야?』
『응, 난 유짱의 친구니까, 혹시 유짱은 나랑 놀기 싫어?』
『아니! 그런 거 아냐!』
『좋아, 그럼 오늘은 무얼하고 놀까』
『···공원 산에 가고 싶어』
『응, 가자!』
『응!』
이 도시에 살 무렵, 언제나 함께 놀았던 여자아이가 있었다.
어느 시기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주위 친구들과 서먹해져, 그 아이는 언제나 쓸쓸해했었다.
나만은 아버지가 『신경쓰지 말게 함께 놀아』라고 하셔서, 신경쓰지 않고 같이 놀았었다.
그 여자아이의 일을, 지금까지 완전하게 잊고 있었다 ···.
「유 ···유짱?」
「기억, 났어 ···?」
시노미야가 눈물 젖은 얼굴을 들어 나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아아, 자세히 보면 확실히 그 아이의 모습이 있다 ···!
「보증한다 ···정말로, 저 유짱 것인가?」
「응···! 이 산에서···, 모두가 『공원 산』이라고 부르던 이 산에서 같이 놀았었 잖아?」
『공원 산』···.
그래, 이 산을 우리는 그렇게 불렀었다.
정글짐이나 그네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작은 산이지만 그래도 우리에겐 최고의 놀이터였다.
언제나 아이들의 소리가 들려 오는, 작지만 자연스레 놀수 있는 공원같은 산.
그래서 우리는 이곳을 『공원 산』이라고 불렀다 ···.
그리고, 여기에서 유짱과 나는, 언제나 함께 놀았었다 ···!
「 -···, 왜 말 안했어!? 유짱이라고!」
「하지만···알아봐 줄거라고 생각했었어으니까···. 하지만 코우짱, 조금도 기억해주질 않았잖아, 점점 말을 꺼내기가 어려워져서···」
「미···미안」
흐르는 눈물을 계속 닦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죄책감이 일어난다.
···하지만 잠깐마, 그때의 유짱은 상당히 두꺼운 둥근 안경을 쓰고 있었다. 게다가 머리칼은 쇼트였다.
인상이 전혀다르다고 할까, 지나치게 다르다.
「안경? 아아···, 시력 회복의 트레이닝같은 걸 해서, 상당히 좋아진 가야」
「허···」
TV와 잡지 CM에서 본 『놀라운 시력 회복!』 같은 것 을 본 적이 있지만, 효과가 있다고는 ···. 솔직히, 믿기어려웠었다.
「아빠가 외국의 의사 선생님을 부르거나 해서 상당히 돈을 들였기도 하지만」
과연, CM에서 하는 것과는 레벨이 다르구나.
하지만, 요즘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개중에서 최대급의 놀랄일이다.
생각해보면, 부모님이 급사한 이우, 나는 친구인 그녀와 변변한 이별도 못하고 이 도시를 황급히 떠나게 되었다.
여하튼 할아버지가 마중 온 다음날 이사했었으니, 학교에선 상당한 소동이 있었을 것이다.
···뭐, 할아버지의 이야기로는 부모를 잃은 쇼크가 대단했었다고 하지만···. 나는 아무 기억이 없지만.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었다고는 하지만, 그녀의 일을 미처 생각해내지 못했다니···. 스스로도 한심하다.
「코짱, 겨우 기억해주었네···. 기쁘지만, 너무 시간이 걸렸어···」
「끄응, 미안···」
머리를 긁적이며 웅얼거린다.
눈 앞에서 울고있으니, 변명의 말도 떠오르지 않는다.
시노미야는 풀 죽은 내게 다가와, 생긋이 웃는다.
「용서해주길 바란다면, 사과를 해줘」
「···사과?」
시노미야는 스윽 턱을 올려고 눈을 감았다.
석양에 비춰진 그 얼굴은, 너무나 예쁘고, 귀여워서.
한 순간, 매혹되어 움직임이 멈춰버릴 정도···.
뭔가가 옷 소매가 꾸욱 잡아 당겼다.
내려다 보자, 시노미야가 오른손의 검지와 엄지손가락으로 내 옷을 약간 쥐고 잡아 끌고 있있었다.
···아아, 이것도 그립다.
그녀는 나를 부를 때는, 자주 이렇게 잡아당겼었지.
「이번엔 코짱이···」
「아···아아, 그래, 응」
나는 가만히 시노미야의 양 어깨를 잡아···키스를 했다.
아까 그녀가 한 것 보다 훨씬 다정하고, 부드러운 키스.
입술을 떼자 석양에 물든 얼굴이 상기되어 더욱 붉게 되고 있었다.
시노미야가 울먹인 눈으로 가볍게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하아···기뻐, 나 겨우 솔직해 질수 있을 것 같아 ···」
「미안, 신경쓰게 해서···」
「아니, 이젠 괜찮아, 이렇게 기억해 주었으니까.···사실은, 코짱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어, 부모님 일···굉장히 괴로운 경험을 했으니까, 무리도 아니야, 나도 이해는 하고 있었지만···」
「심술이 나서 이지메 해버렸다 고」
나는 좀 심술궂은 웃음을 지으며 말해 보았다.
「아, 미안합니다∼! ···화, 화났어 ?」
풋, 갑자기 당황해 하며 사죄한다.
그 귀여움에, 무의식중에 웃음이 터져나올 것만 같다.
「우∼, 놀리지마···! 못됐어」
「좋잖아, 이래저래 오랜만이니까!」
「···응!」
나들은 그대로 서로 껴안고, 추억의 도시를 바라보았다. 석양이 지고, 하늘에 별이 보이기 시작하는 즈음까지, 질리지도 않고 그저 도시를 바라보고 있었다.
밤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간이 될 때까지 공원 산에서 끈끈하게, 노닥거리고 있던 우리들은, 이별하기 아쉽기는 하지만 돌아가기로 했다.
도중에 페밀리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먹었다.
유리카는(시노미야라고 부르면 침울해하는 얼굴이어서, 이름을 부르게 되었다.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았다), 본격적인 프랑스 요리던 정식요리든 마음껏 대접해 주겠다고 했지만, 그런 딱딱한 요리는 성에 맞지 않아, 미안하지만 거절했다.
이미 브르조아 계급과의 차이에 컬쳐쇼크를 받은 하루인데, 거기다 비수를 꽂듯이 그런 요리까지 먹으면 서민의 금전 감각이 마비되어 버린다.
그렇게 되면, 내일부터 생활비에 영향이 있을 것이 틀림없다. 필요없는 고가품을 충동구매해버릴지도.
유리카가 직접만든 요리는, 다음의 기회에 먹기로 했다.
작게 승리의 포즈를 잡으며 기합을 넣는 유리카의 모습에, 심장이 빨리 뛴 것은 비밀이다.
다 먹고 주차장에 세워둔 오토바이로 가는 도중, 또 유리카가 내 옷 옷단을 쥐고, 꾸욱꾸욱 잡아 끌었다.
「응? 왜 그래?」
「이대로 돌아가도···좋아?」
「에?」
얼굴을 숙이고, 꼼지락꼼지락 하면서, 페밀리 레스토랑 앞의 도로를 힐긋힐긋 곁눈질로 보고 있다.
시선을 쫓아가자, 화려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호텔·레인나이트···? 응, 러 러브 호텔인가!?)
내 시선을 알아차랜 듯, 유리카의 얼굴이 급속하게 붉어진다.
「에···에, 저 저런 곳이 좋아? 내방 같은 데서 하는게 좋지않아?」
「장소는 관계 없어···. 지금···너에게, 안기고 싶어 ···」
마지막 말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지만, 하고자 하는 말은 알 수 있었다.
「나, 오늘은 많은 꿈이 이루어졌어. 니가 날 기억해주었고, 키스도 했어···. 이 흐름을 멈추고 싶지 않아, 이대로 단숨에 가고 싶어」
나를 바라보는 동자는, 진심이었다.
···거부할 리가, 없잖아?
「알았어, 가자」
수 십 분 후, 우린 호텔·레인나이트의 방 안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