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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렘 드럭 제 2장―33 (46/57)

 하렘 드럭 제 2장―33 

 「자, 들어와」 

 「실레하겠습 ···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에 있는 시나미야의 방에 들어간 제 일성이 이겄이었다. 

 쓸데없이 넓은 방 가운데는, TV에서 밖에 본 적이 없는 고가의 가구가 놓여있고, 벽 한쪽 면이 전부 유리로 되어 있어 아래의 경치가 한 눈에 보인다. 

 스윽 아래를 내려다 보면 쌀알갱이 같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 

우, 가슴 근처에 기묘한 압박감이···. 좋아서 보는 게 아니야. 

 「차를 내올테니까, 아무데나 앉아 기다려」 

 「아아···」 

 그말을 하고 옆방으로 사라진 시노미야를 배웅하고, 아무렇게나 소파에 걸터 앉았다. 

 으음, 이 매우 좋은 촉감은···진짜 가죽? 

 얼마나 할까···. 

 ···아아! 이런 거 이제 신경쓰면 안돼, 안돼! 

 상대는 비정상적인 부자 무엇이기 때문에, 차이가 나는 건 당연하다! 

신경쓰면, 지는 거야. 

 ······. 

 좋아, 교체 완료. 이제는 쓸데 없는 것으로 사고가 정지되지는 않겠지. 

 ···뭐, 도자기를 부수거나 하지 않게, 그것만 조심하면···. 

 「기다렸지」 

 홍차를 내기 위한 세트 전부를 쟁반에 얹고, 시노미야가 돌아왔다. 

 「···왜 그래? 얼굴이 미묘하게 일그러지고 있잖아?」 

 「기분탓이야, 기분탓」 

으음, 고가품에 둘러싸인 압박감이라는 게 그렇게 간단하게 치워버릴수 있는 게 아니구나. 

 어떻게든 익숙해지는 수밖엔 없을 것 같다. 

 「······」 

 「······」 

 시노미야가 넣어 준 홍차를 마시면서, 뭔가 이야기를 해보려고 머리를 굴려보지만···화제가 생각나질 않는다. 

 차근차근히 생각해 보면, 평소 우리가 하는 이야기는···. 

 시노미야의 머리칼에 휴지가 붙어 있다는 걸 지적하려고 접근했을 때. 

 『뭐하려는 거지? 마음대로 가까이 오지말아줘, 어쩐지 철사에 꽁꽁묵여지는 것 같아』

 시노미야가 떨어뜨린 휴대폰 줄을 주워주었을 때. 

 『···주워 준 건 고맙지만, 다음부터는 세탁한 손수건으로 싸줘, 보건실에서 소독용 알코올을 빌려줘야 할텐데···』 

 시노미야가 청소중에 내 책상을 도중까지 날랐을 때. 

 『어머, 잘보니까 고토 책상이잖아, 고토 나머지는 자기가 날라』 

 시노미야가···이제 됫어, 회상은 그만, 점점 더 허무해진다. 

 중학교 즈음부터 쭈욱 이런 식이었다. 왜 그렇게 미움받는지는 이유조차 몰랐었다. 

 카네시로과 타카하라에게 물어보면, 『츤과 데레가 8대 2의 비율이야, 이봐, 좋아하는 사람을 자꾸만 괴롭혀 버리게 되는 거지? 쑥쓰러워서 그러는 거야』란다···. 

 확실히 이지메라고 밖에는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시노미야를 싫어하게 되진 않았다···. 

 무슨 말을 해도 허용된다고 할까, 별로 참는 다는 기분도 들지 않았다. 

 그러니까, 느끼거나 하진 않았다고! 나는 M이 아냐! 확실해!! 

 「···뭘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거야?」 

 「옛? 아∼, 아니, 좀 긴장해서」 

 어느샌가, 나는 수상하게 행동하고 있었던 것 같다. 

 진정해 진정. 지금부터 이렇게 해서 어쩌자는 거야. 

 오늘은 시노미야와 H하잖아, 진정하고 리드 해주지 않으면···. 

 그녀도 긴장하고 있는 걸까, 평상시와는 달리 정말 조용하다. 

 그쯤에서야 안정된 나는 겨우 어떤 일에 주의가 미쳤다. 

 아직 오전이잖아···. 

 아무리해도 너무 이르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낮에 그런 걸 하기엔, 좀 무리가 있다. 

 그런 일을 생각하고 있는 가운데에, 금방 배가 고파지는 시간이 다가 오고 있었다. 

 「저, 점심은 롬 서비스로 좋아?」 

 「엣? 아, 아아, 좋긴하지만···룸 서비스란게 뭐야?」 

 「음, 지하에 이 맨션 전용의 부엌이 있어, 아침 일곱시부터 밤 10시까지 주문을 받아, 별 3개짜리를 받은 적도 있는 프랑스에서 돌아온 쉐프의 요리가 배달되」 

 ···어이가 없어졌다. 

얼마나 돈이 드는 거야 이 맨션. 

 「···굉장한데, 뭐, 가볍게 하는 게 좋겠어, 그렇게 배 고프지도 않고」 

 「나눴다. 그럼, 샌드위치로 할게」 

 「아아,」  

 시노미야가 전화로 주문하고 요리가 올 때까지 우리는 TV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무슨 타입인지는 모르지만, 커다란 액정 TV에 비추어지는 뉴스는, 역시 예의 공원과 우리 학교, 거기다 『초등학교, 중학교의 수수께끼의 집단 중독?』이라고 명명된 사건만 나오고 있었다. 

공원과 학교는 둘째치고라고 초등학교·중학교의 일도 수수께끼 투성이었다. 

 약물의 반응은 없다. 

 학교의 부지내에도 아무 이상 없다. 

 어제부터 오늘에 걸친 수상한 자를 보았다는 증언도 당연히 없다.

 이것이 아이샤, 혹은 개변약을 노리고 있는 일당의 일이라면, 도대체 무얼 하고 싶었던 걸까? 

뭐, 지금은 고민한다고 해도 어쩔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걱정인 것은, 은색의 소녀의 일이다. 

 무사하면 좋으련만. 

 지금쯤, 아파트 문 앞에 와 서있을 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렇다면 집주인 할머니가 도와주겠지, 무섭긴하지만, 남 돌봐주는 걸 좋아하는 할머니니까. 

 잠시 뒤, 현관 벨이 울렸다, 요리가 온 모양이다. 

 시노미야가 가져 온 샌드위치는, 가지각색의 야채와 과일로 장식되어 보기에도 호화스러웠다. 

 내용 쪽도 호화스러웠지만. 

 구운 빵에, 캐비아인가 푸아그라인가를 가득 들어 있어, 상당히 맛있었다. 

 하지만, 정작 나같은 가난뱅이는 먹는 것이 주저하게 되는 물건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내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에, 시노미야가 TV를 보면서 중얼거렸다. 

 「···글쎄」 

진짜 이유를 말해도 믿어주지 않겠지. 

 필사적이어서 딴청부리는 내 얼굴을, 시노미야는 맑은 눈으로 바라봤다. 

 「···식사가 끝나면, 가고 싶은 곳이 있으니 좀 따라와」 

 샌드위치의 마지막 조각을 삼켰을 때, 시노미야가 말했다. 

 기분 탓인가, 뭔가를 결심한 듯한, 각오가 가득 찬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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