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렘 드럭 제 2장―17
정신을 차리고 우리는 교실로 향했다. 나와 사츠키가 팔을 끼고 교실로 들어가자, 교실 안의 공기가 일변했다. 인간의 어두운 부분이 전부 분출해, 그것이 굳어져 눈에 보이지 않는 역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그리고, 그 힘은 나를 겨누고 있는 것이다.
「방해하면···어떻게 되는지 알죠?」
사츠키가, 교실 전원에게 들려주려는 듯 조금 큰 소리로 말했다. 『방해하면』의 부분은 산들바람처럼 상쾌하게, 『어떻게 되는지 알죠?』 부분은 일본도가 차가운 칼날이 말로 변한 듯이 날카롭게. 교실에 충만해 있던 악기가, 말의 칼날에 잘려 사라진다. 대신함에 그 빈자리를 차지한 것은 허둥지둥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는 질투에 쩐 남자들의 무서워하는 기색이었다.···햄스터나 다람쥐 같다. 음, 역시 이 아가씨도 무서워···.
오늘은 레이코 선생님의 역사 수업이 있으니까, 선생님을 만날 수는 있겠지만···.
다른 일당과 달리 공공연하게 내게 다가올 수가 없어서, 수업이 끝날 때에 조금밖에 이야기 나눌수 없었던 것이 유감이었다.
몰래 『내 차례가 몹시 기다려져요···』하고 귓전에 속삭였을 때는, 위험하게 나의 주니어가 반응할 뻔 했다···!
등뒤에 있던 사츠키와 시노미야의(여러가지 의미로) 뜨거운 시선 덕분에 재빨리 사그러 들었지만···.
그 시노미야 녀석은, 우리가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봐도『흐응, 뭐, 잘된 것 같아 좋겠네』하는, 지독하게 깔끔한 반응이었다.
멋적음을 감춘 츤데레모드인지 본심인지, 이녀석만은 아직 잘 모르겠다.
점심밥은 사츠키가 만들어 준 도시락으로 입맛을 다셨다.
교실에서 내게 『자, 아∼앙 ♪』하면서, 젓가락으로 반찬을 먹여주었을 땐 아주 부끄러웠다.···그래도 받아먹긴 했지만.
예의 주위의 시선이 상당히 흉악하지만, 완전 무시다. 이정도까지 오면 공기랑 마찬가지···라고 할까,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다.
그리고 방과후가 되었지만···. 아소우 녀석은 결국 습격해 오진 않았다···.
습격 빈도가 떨어지면 떨어질 수록 불안해진다.
교실로 돌아갈 준비를 하면서, 나는 아소우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 난 그녀석의 일은 잘 알고 있지 못하다.
양친은 해외에서 일하고 있고, 지금은 대학생 언니와 둘이서 살고 있다던가···.
테니스 부 소속으로 유망주라던가···. 이건 오늘아침 연습을 봐서 잘 알고 있었다.
하급생 가운데서는 톱 클래스의 미소녀로, 팬이 많다든가···.
아, 그러고 보면, 오늘 아침 아소우의 아침연습에 모여있던 갤러리들은 거의 남자였다. 과연, 아소우의 팬들이었나.
뭐,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많아야 이정도다.
「선배」
「우와앗!?」
그 아소우가, 내 되에 서 있었다.
어느새 그런 곳에!? 이 교실에 들어가 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아침 연습때의 움직임을 봐도 그렇고, 닌자의 후예나 뭐 그런 건가 이녀석은.
「선배, 리퀘스트 있습니까?」
「리, 리퀘스트?」
「저녁 식사말이에요. 일본식이라던가 양식이라던가, 먹고 싶은 쟝르가 있습니까?」
생긋이 웃는 아소우의 표정에, 오늘아침의 별세계의 사람같은 기색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기분이 나아진 모양이구나, 앞으로의 시간은 자의 차례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건가.
「그럼···. 아직 먹지 않는 중화풍, 어때?」
「중화풍입니까, 알았습니다! 아, 그리고, 선배, 오늘 아르바이트는···」
「있어」
「그렇습니까? 그럼, 바로 선배의 방에서 기다릴게요. 준비할 것도 있고 」
「아아, 알았어. 시간은···그렇지, 일곱시 반 정도 어때?」
「예, 알았습니다. 그럼, 선내 다음에!」
활기차게 교실을 나가는 아소우를 배웅한 내게, 시노미야와 사츠키가 접근해 왔다.
「고토, 저 아이···뭔가 이상하지 않아?」
「이상해? 어디가?」
이제까지 별로 이상한 점은 안보였는데..
「뭐라고 할까···무서워하고 있는 것 같아」
「무서워하고 있어? 아소우가? 뭘?」
시노미야의 말에, 나는 눈썹을 찌푸렸다.
저 웃는 얼굴의 어디가 무서워하고 있다는 거지?
「유리카, 나도 그런 느낌은 들지 않지만···?」
내말에 동의하듯 사츠키가 말한다.
「그래 ···기분때문인가, 미안, 잊어버려
···신경쓰인다.
시노미야는 나와 관계를 가진 뒤의 레이코 선생님의 미묘한 변화를, 단숨에 간파한 녀석이다.
이녀석이 그렇게 느낀 것이라면, 아소우는 확실히 『무서워하고』 있는 거겠지.
···뭘 무서워하는 거지?
나? 바보같이, 무서워하는 녀석에게 가까이 다가갈 리가 있나?
···잠깐만 기다려봐, 나를 노리는 질투에 쩐 일당들에게··라는 가능성은 어떨까?
일당의, 지푸라기 인형에 대못을 치는 원녕을 민감하게 느끼고 무서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있다.
나는 이제 대부분 익숙해진 듯 했고, 막상 닥치면 개변약으로 강화된 이 몸으로 언제든지 도주할 수 있다.
시노미야와 사츠키도 원념이 자기를 향하는 것도 아니고, 함께의 수업을 하고 있어서 상당히 익숙해진 듯 했다.
하지만, 아소우는 다른다.
이런 분위기에 주눅들어서 공포심을 느낀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이 추리가 맞는 걸까? 오늘 티안내고 한 번 물어볼까.
맞다면 일단 사과를 해 야지, 뭐니해도 내가 원인이 아니라곤 할 수 없으니까, 게다가 저녁식사의 리퀘스트를 물어보기 위해 특별히 교실까지 와주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