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렘 드럭 제 2장―16
그늘에서 찔러오는 것 같은 선망과 질투가 담신 시선을 보내고 있는 일당은, 결국 학교에 도착핼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것 정도는 나도 익숙해져 있어서, 사츠키와 담소하는 여유조차 보일 수 있었다. ···살기는 더 강해졌지만.
「가요, 아소우 씨!」
「언제라도 좋아-!!」
학교에 도착하자, 교정 한쪽에 마련된 테니스코트에서 활기찬 소리가 들려왔다.
「코이치, 아소우라면···그 애 아니야?」
「···그런 것 같은데, 뭐하고 있는 거지?」
사츠키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
「좀 엿볼까」
「응」
테니스코트의 주위에 쳐진 펜스 바깥쪽에, 많은 갤러리들이 모여 있었다. 그 사람들을 밀어젖히며 안쪽을 들여다보자, 예의 아소우 유우키가 코트 안에서 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반대 측 코트에는 테니스 부원이라고 생각되는 여자가 두 명 서 있었다. 테니스부의 아침 연습? 하지만, 2대 1로 하는 건가?
「훗!!」
2인조의 여자 한쪽이 볼을 올리며 혼신의 힘을 들여 서브했다. 팡! 하는 상쾌한 소리를 울리며, 공이 코트 사이드 빠듯한 포인트를 노리며 공중을 난다···!?
「휫···!」
어, 어느새 움직인 거지!? 주의가 미치자 이미 아소우는 탄착점으로 이동해 이미 요격 태세에 들어가고 있다!
「싯!!」
이인조의 한가운데를 노리고 리시브한 볼을, 서브하지 않은 다른 여자가 되돌려 보낸다. 하지만, 비전문가인 내 눈으로 보기에도 그 움직임은 한계에 가깝다. 고작 공을 맞추는 게 전부란 걸 알 수 있었다, 고 생각한 그때 이미 아소우는 또 탄착점에 가 있었다!? 굉장히 빠르다. 상대가 리시브한 순간···아니, 그보다 먼저 움직이지 않고는 할 수 없는 기술이 아닌가?
「핫!!」
아소우의 공격이 상대 코트에 꽂힌다. 이인조 두 명다 따라가려 했지만, 볼은 이미 코트 바깥으로 튀어나갔다. 멋지게 선제점 획득이다. 주위에서 와아 하고 환성이 터지고, 아소우는 만족한 웃음을 지었다. 그 이후에도 시합전개는 일방적이어서, 결국 아소우는 1포인트로 잃지 않고 완승해버렸다.
「···굉장한 데, 아소우」
말없이 시합을 보고 있던 사크키가 중얼거렸다.
「아아, 2대 1 이면서도 압도적이네, 저렇게 재빠를 줄은 몰랐는걸.」
「순발력은 평균수준이지만, 『읽는 것』이 무서울 정도로 날카로워」
「『읽는 것』?」
「요컨대,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능력이 굉장해, 저 애, 자기가 되받아친 직후에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어요, 상대가 리시브하는 모션을 잡기전이, 볼이 올 포인트를 완전히 파악하고 있었던 거야」
「그러고 보니···확실히」
상대가 되받아친 포인트에서 이미 기다리고 있던 아소우의 움직임을 기억해 내고 고개를 끄덕였다. 빠른 게 아니고 이미 예측하고 이동해 있던 거였군.
「···그거, 상당히 굉장한 일이 아닌가?」
「응. 보통, 이런 것은 상대의 시선이나 몸의 자세, 근육의 움직임을 보고나서 판탄하지만···. 솔직히 소름이 돋아, 저애가 검도부에 들어오면, 나도 고전할지도 몰라」
「···그 정도의 레벨인가. 근데 왠지 좋아하는 것 같다?」
사츠키가 기쁜 듯이 웃고 있다.
「나도 모르겠어, 강한 여자아이는 싫지 않아. 코이치를 두고 라이벌로써도 부족함이 없어」
우와, 날카로운 눈빛. 반 무사 모드로 들어갔다. 굳이 검도로 승부를 낼 일은 없는 것 같은데···.
「아∼∼∼앗! 선배! 게다가 키리야마씨!」
우리를 본 아소우가, 마시고 있던 스포츠 드링크를 내던지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오오, 멋지게 뺨이 부풀어 올라있다. 기분 나쁘다는 게 그대로 드러나 있다.
「키리야마씨! 오늘은 내 차례에요! 너무 달라붙지 말아 주세요!」
「엣···좀 더 안돼? 어쨌든 같은 클래스이고」
「우우움∼∼···! 어쩔 수가 없군요. 알겠어요, 교실까지요!」
「고마워! 그럼, 이제 가볼까 코이치」
「오오」
「자, 잠깐 기다려 주세요!」
코트를 떠나려는 우리를 아소우가 불러 멈춰 세웠다.
「응, 뭐지?」
아소우는 떨리는 손끝으로 사츠키를 가리켰다.
「키, 키리야마씨, 선배를 이름으로 부르다니···? 설마, 어젯밤은 그대로 선배의 방에서···?」
「그 이상 발설하면 안돼? 우후후훗」
심술궂게 웃은 사츠키는, 과시하듯 내 팔을 끌어안았다.
「후, 후후, 후후후후후···! 그렇∼습니까, 그러언∼것 입니까···!」
「···저∼아소우씨? 목소리가 굉장히 무섭습니다만···」
무의식중에 주눅되어 버리는 나. 뱃속 깊은 곳에서부터 울리는 것 같은 목소리에, 뒤쪽에 깔리는 검은 오라같은 것이 보일 정도로 위압감이 느껴집니다. 확실히 말해, 무섭습니다.
「선배···」
「예, 무슨 일이십니까」
무의식중에 차려 자세를 취하는 나. 스스로도 한심하게 생각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진짜 무섭단 말야!
「오늘의 저녁 식사, 기대해 주세요···! 후 후 후 후 후 후···!」
왠지 아소우의 눈이 빛나고 입에서 증기가 뿜어지는 것 같은 착각이···정말로 착각인걸까? 무슨 특촬물이라도 보고 있는 느낌이다. 아소우는 우리에에 천천히 등을 보이고, 그대로 테니스부원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테니스 부원들로 겁을 집어먹고, 쫘악 갈라지며 길을 연다. 모세냐 저 녀석, 길이 좍 갈라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