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렘 드럭 7
삼층 복도에 도착하자 또 누군가 말을 걸었다.
「오~? 좋은 아침, 고토 유리카, 희귀한 조합이네」
늘씬한 장신의 여자였다.
크라스 메이트 키리야마 사츠키.(桐山さつき)다.
???오늘 여자랑 자주 마주치네, 약때문인가? 설마.
「우연이야 우여! 이상한 상상 하지마!」
「???그래, 곤란하다구」
뒤에서 시노미야도 항의한다.
이런 때는 서로 맞다니까.
「앗핫핫! 알았어, 너희들 견원지간이니까?」
깔깔 웃는 키리야마를 보며 고소를 지었다.
이녀석은 검도부 소속으로 부주장이다.
쿠우나랑 달리 이것저것 하지 않고 검도만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집안이 검도 도장니까.
그녀가 돗자리를 말아놓은 것을, 진검으로 쓰윽 잘라 버리는 걸 본 일도 있다.
자르는 순간 눈의 매서움에, 등을 쓰윽 곧추세우는 모습이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그 이후, 이녀석을 화나게 할 만 한일은 절대 피하기로 결심했다.
「키리야마는 아침연습?」
「아아, 그럼 고토~、이번 연습 상대 해주지 않을래?」
「???갑자기 그러면」
「하지만, 내 연습상대가 되는 건 주장이랑 너 뿐인 걸」
그녀가 왜 이런 말을 하느냐 하면, 딱 한 번 그녀 집안의 도장에서 연습상대를 해 준 적이 있어서지만 ???。
비참한 꼴을 당했다.
진검을 가볍게 휘두르는, 나이에 안어울리는 달인이잖아? 도망치는 것 만으로 똥줄이 빠지는 줄 알았다.
겨우 구사일생으로 허리에 한방 먹이는 것이 유일한 전과였다.
요행도 요행도, 그런 요행이 없었다.
대체 무얼 착각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아버지가 이상하게 내가 마음에 든 듯, 씨익 웃으면서『어떠냐, 우리집 데릴사위로 오지 않겠냐??』라는 말을 했다.
농담이라는 투로, 솔직히 식은 땀이 흘렀다.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눈은 아주아주 진심이었다???。
그 일이 있은 이후, 그녀는 이따금씩 내게 연습상대해 달라고 졸랐다.
딱 잘라 말해 과대평가도 정도가 있다.
두들겨 맞는 게 당연지사라, 계속 거절했었다.
「거절」
「우와, 너무해! 그런말 하지말고~연습시합이 가깝단말야~보답은 해줄테니까~」
음, 보답?
아주 조금 마음이 동했다.
「보답이라면???어떤?」
조금 굳은 목소리로 물었다.
「오, 가망있는 거야? 그~럼~、나랑 하루 데이트 하는 건 어때?」
「데이트!?」
시노미가 갑작스레 소리를 질렀다.
???너, 아직 거기 있었냐.
「아아아 안돼, 사츠키! 그그그 그런 일 했다간, 무신 일 당할지 몰라!」
???어이, 내가 변태냐.
「왜그렇게 당황해、유리카。나랑 고토가 데이트 하는 게 싫어? 」
「그, 그 그런 게 아니라! 니가 걱정이 되어서 그런거야!」
키리야마를 어떻게 하는 게 가능한 인간이 이 학교에 있다면, 한 번 보고 싶다.
맨손이라로 상당히 강하다구, 이녀석은.
「유리카~、적당히하고 솔직해지라구」
「뭐야, 갑자기???지금은 너의、」
「유리카」
키리야마가 조금 엄한 얼굴로 보자 시노미야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
「너야말로 나랑 똑같잖아? 숨긴다고 모를줄알아? ???적어도 나는」
시노미야는 입을 파들파들 떨지만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 것 같다.
근데 무슨 이야기지?
「???뭐, 니가 진심으로 솔직했다면???버거운 상대가 되었겠지. 틀림없이, 최강의 라이벌」
최강? 라이벌?
시노미야가? 이녀석 무술같은 것 배운 적 없는데.
「???나도???그러고 싶어???하지만???」
시노미야가 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에, 울잖아???!?
「난???너만큼 강하지 않단 말야???!」
「우웅, 넌 강해,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내게는 알수 있어。???하지만말야. 언제까지 이상태라면 후회하는 건 너야」
키리야마는 시노미야의 두 어깨에 손을 얹고 나지막히 말했다.
에에 그러니까???대체 어떻게 되가는 시츄에이션이야?
「조금만 더???시간이 필요해」
「할수없지~。하지만 그다지 여유는 없어? 다른 녀석도 있는 것 같으니까, 나도 슬슬 공세를 퍼부을 생각이니까」
시노미야의 어깨가 가늘게 떨린???것처럼 보였다.
키리야마가 손을 떼자 시노미야는 교실로 뛰어갔다.
「나도 바보네, 일부러 적을 도와주다니」
키리야마는 허리에 손을 얹고 자조하듯이 탄식했다.
「아아, 뭐가 뭔지 전혀 모르겠는데?」
「여자끼리 비밀이야. 그것보다 연습상대해주는 것, 생각해 봐. 보답은 확실하게 할테니까」
키리야마는 계단을 내려갔다. 아침연습을 하려는 거겠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교실로 들어가자 시노미야가 무슨 이유에선지 입구 바로 옆에 서 있었다.
「어이, 왜 그런 곳에 서 있어」
말없이 서있는 시노미야 옆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자 교신 창가에 한명의 여자가 있었다.
나랑 동년배,아님 조금 연하일까.
우리학교 제복이 아닌 제복을 입고 있다???학생이 아닌가?
하얀 셔츠 위에, 감색 자켓을 걸친 검은 청바지와 검은 부츠를 신고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금발과, 산호초가 펼쳐진 바다같이 선명한 푸른 눈동자였다.
「당신이 고토, 코이치?」
갑자기 핀트가 어긋난 발음으로 이름을 불렀다.
날 알고 있어!? 잠깐만, 난 외국인이랑 아는 사람 없는 데!?
「에???그, 그런데。???넌 누구?」
곤혹스러워하는 내게, 금발 아가씨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 입술을 웃는 것처럼 일그러뜨렸다.
???기분나쁜 웃음이다。
우호적인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뭐하는 놈이지?
「돌려받으러 왔다. 우리 일족이 전해준 비약과, 그 제조법이 적인 비본을!」
비약!? 설마、운명개변약!?
놀라 경직상태인 나를 보며 싱긋 웃고는, 스르릉 소리를 내며 뭔가를 꺼집어냈다???길고, 빛나는, 날카로운???。
카???카카카칼이잖아!?
「네게 개인적인 원한은 없지만 ??」
가볍게 휘익 검을 휘두르며 얼어붙은 나를 향하 다시금 기분나쁜 웃음을 지어보이는 금발 아가씨.
「건네주지않겠다면???죽어줘」
일상적인 대화라도 하듯이 잔인한 말을 내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