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렘 드럭―2 (2/57)

하렘 드럭―2 

다음날은 월요일. 나는 운명개변약을 실험할 생각에 두근 거리며 학교로 향했다. 

타깃으로 정한 레이코 선생님은 이른바 성인 여성(당연하지만)으로, 미인에 걷는 것 만으로 색기가 흘러나오는 사람이다. 

몸매도 모델못지 않게 좋고, 특히 짚고 넘어갈 것은 90센치가 넘는 거유이란 것이다! 

너무 넘치는 색기에다 수업시간에 앞으로 상반신을 구부리면, 거기에 남학생들이 홀려버려 레이코 선생님의 수업은 특히 남자의 성적이 아주 나빴다. 

그런 상황을 타개하려고, 레이코 선생님은 포인트를 정리한 손수만든 자료를 거의 매수업때마다 분배하는 것이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해결해야 할 곳이 완전히 틀렸지만, 방법이 없잖아, 미인에다 거유인데 어쩌라구. 

보답이란 구실로···저 가슴을 마음껏 만진다거나, 파이즈리하게 해 달라고 한다거나. 

아무리 그래도 그런일은 없겠지···아니아니, 선조님을 성공으로 인도한 비약이잖아? 호 호 혹시···! 

「···뭘 그렇게 히죽거리고 있어, 기분나쁘게···」 

문득 등뒤에서 들려온 소리에, 나는 멋진 망상을 중단하고 뒤돌아 보았다. 

거기에는 내 천적이라고 해도 좋을 건방진 여자가, 나를 째려보며 기세 당당하게 서 있었다. 

「뭐야, 시노미야(篠宮) 아침부터 무슨 볼일이야?」 

「볼일? 너한테 내가? 핫, 농담이지, 난 네가 침을 흘릴 것만 같은 칠칠치 못한 얼굴로 걷고 있으니까, 마침내 뇌에 위험한 바이러스라도 들어간 게 아닌가 해서 혼잣말 했을 뿐이야」 

한마디하면 10마디의 욕이 되돌아오는 것이 바로 이 여자. 클라스메이트인 시노미야 유리카(篠宮百合香)다. 

이놈과는 중학교 때부터 질긴 인연이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안맞는다. 

뭐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항상 시비를 걸어온다. 

가만히만 있으면 안경이 어울리는 미소녀이지만. 

등허리까지 길게 늘인 검은 머리가, 바람에 날려 사르륵 나부끼고 있다. 

볼에 걸린 머리칼을 쓸어올리는 몸짓이, 묘하게 욕망을 돋우는···. 

「뭐야, 사람을 뚫어지게 보는 건 실례잖아. 아마 야한 상상이라도 하는 거겠지만, 미안하게도 이 몸이 너의 뭔가가 될일은 지구가 백번 망해도 절대 있을 수 없어! 흥!」 

앞에 한말 취소다. 후려 갈겨 주고 싶다. 

하지만 상대는 여자아이, 나는 남자아이. 참자참자. 

「아-, 아-, 미안했어, 볼일 없으면 그만 가볼께」 

「···빨리 가버려」 

몸을 돌려 걷기 시작한 내 등으로 퍼부어진 말은, 평상시보다는 아주 조금 약하게 느껴졌다. 

절대 기분때문이야. 맞아. 

역사 시간은 오늘 마지막 수업이다. 

수업중엔 레이코 선생님의 일로 건성, 당연히 수업 내용이 머리에 들어올 리가 없다. 쉬는 시간에 친구들이랑 쓰잘데기 없는 잡담을 하면서도, 역시 정신이 딴데 가 있었다. 

그리고, 점점 역사의 수업 전 쉬는 시간이 되었다. 

나는 적당한 때를 골라, 직원실 앞에 대기하고 있었다. 

「읏차···어머, 고토군?」 

레이코 선생이 나왔다. 생각한 대로, 무거워보이는 프린트물의 산을 안고 있었다. 

「선생님, 프린트 나르는 거 도와드릴가요?」 

「어머∼, 무슨 바람이 불은 거기? 점수를 따두려고?」 

머리를 갸웃거리며 미소짓는 레이코 선생님···오늘도 요염해요. 

무의식중에 하반신이 반응할 것 같았지만, 이런 걸로 일을 망쳐서는 안돼지. 

「뭐, 그런 거죠, 자, 이리 주세요」 

「그래? 그러면 부탁할게」 

 스슥, 무거운 프린터의 산이 건네졌다. 

···상당히 무겁잖아. 여자에겐 제법 버겁겠는 걸. 

별 영양가 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교실로 향하는 사이, 무언가 선생에게 변화가 있을까하고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언제나 똑같은 레이코 선생님에, 뭔가 달라진 것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덕분에 쉽게 가져왔어. 고마워」 

「천만에요∼, 레이코 선생님께 도움이 된다면야」 

「무슨 보답을 해줄까」 

에? 

「뭐가 좋을까? 갖고 싶은 것이 있어? 아아 하지만 선생님도 그렇게 부자가 아니라서···」 

오? 

「아, 뭔가 해 줬으면 하는 일 없어?」 

오오오!? 

이이이이, 이것은···진짜!? 

「응, 왜 그래? 말도 안하고」 

핫!? 아아아 안돼, 갑작스런 전개에 저절로 반응해 버렸다.! 

「아, 아뇨아뇨아뇨! 괜찮습니다. 보답이라니!」 

 말하고 나서 후회했다. 

보답을 거절하면 어떻게 하자는 거야!? 

무엇 때문에 이런 짓을 하고 있는 지나 알고 있는 거냐 나는! 

「···선생님의 보답은···싫어?」 

어깨를 떨어뜨리고 고개를 숙인 선생님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에 ···우, 울···? 어어어어어어!? 

「아 아아니에요, 농담입니다! 농다! 꼭 보답을 해 주세요!」 

「···정말로?」 

「정말! 진짜로! 어떤 보답이라도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그러니까 눈물을 닦아 주세요!」 

이런 말 하고 있는 나도 미묘하게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 상황에선 사소한 일일 뿐이다! 

「응, 알았어」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은 선생님이 상냥하게 웃었다. 

다 다행이다···우선 사태 수습은 되었구나. 

「그럼, 지금은···아무도 없네」 

레이코 선생님은 주위를 둘러보곤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츄···웁」 

그리고 그대로, 내게 키스 했다 

···. 

선생님이, 내, 입술에, 키스 했다. 

···예? 

「지금은 이걸로 참아요··나중에 확실하게 보답을 해줄게」 

에? 에? 에? 

「자, 수업이 시작되니까 서둘러」 

「···예」 

나는 선생님이 재촉하는 대로, 허겁지겁 교실로 들어갔다. 

친구들이 『고토! 임마, 왜 그렇게 도망치는거냐!』같은 색다른 불평을 들은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기억에서 지워버렸다. 

수업중에도 건성건성 하늘로 올라라 성층권을 돌파하고 위성궤도상에 올라 별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시간이흐르자 어느정도 진정한 나는, 어떻게 이제까지의 상황을 정리해 보았다. 

첫째. 어쨌든 약의 효과는 무사 발휘되는 것 같다. 

둘째. 그 때문에 레이코 선생이 나의 친절에 대해 보답을, 배로 돌려주는 것 같다. 

셋째. 보답의 첫단계로 키스를 해 준 일. 그것도 입술에다. 

···키스했다. 

저 엔도 레이코 선생님이 내게. 

전체 여교사 중에서, 학생에게도 교사에게도 절대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미인 교사. 

사진부의 용사들이 몰래 찍은 선생님의 팬티차람의 사진을, 5장 세트 1만엔에 구입해(바가지썻다) 반찬(オカズ-원레 반찬이란 뜻이지만 a/v에 나오는 여배우를 띁하기도 함)이기도 했던 레이코 선생님···! 

「하, 하하하···진짜다. 진짜 진짜다···!」 

수업중인것도 모르고, 내 입에서 그런 말이 새어나왔다. 

「거기, 고토군, 조용히해요」 

「아, 아하하하,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얼굴이 싱글거리고 있다. 

여기가 내 방이라면, 마음껏 큰소리로 조상님에게 감사의 축사라도 바치고 싶은 기분이다. 

「차암, 반성하고있는 얼굴이 아니잖아요. 좋아, 방과후, 직원실로 오세요. 조금 쥐어짜줄테니까」 

「에헤」 

내 바람 빠진 대답에, 교실안에 실소가 퍼져나갔다. 

나는 계면쩍은 듯 머리를 긁으며 쓴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말야. 나는 봤다. 

레이코 선생님이, 젖은 눈으로 몰래 윙크하는 것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