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화 〉한교운 3, (수정)
3.
한교운이 창밖으로 뛰어내리자 홍아와 녹아 두 소녀는 배를 잡고 웃어댔다.
녹아가 달아나는 한교운을 보고 말했다. 일부러 내공을 실어 보내는 것이라 한교운의 귀에 또렷하게 들려왔다.
“조금 전에는 우리 앞에 빨가벗고 나오는 것도 망설이더니 이제는 아주 마을 한복판에서 빨가벗고 달리네.”
홍아도 마을에서 달아나기 위해 주루 앞쪽에 쭉 벋은 길을 달리는 한교운의 모습을 보며 말했다.
“꼴에 보지는 가리고 뛰는 거 보니까그래도 아직 보지 가릴여유는 있나본데.”
이 말 또한 한교운의 귀에 또렷하게 들려왔다.
한교운은 홍아와 녹아 두 소녀가 속도만 이해가지 않을 정도로 빠른 것이 아니라 내공 또한 자신보다 훨씬 강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홍아의 말대로 한교운은 두 손으로 보지를 꽉 움켜쥐고 주루 앞에서 마을 밖으로 달아나고 있었다.
여자로서의 수치심 때문에 아무리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도망가는 길이라고 해도 여인의 가장 큰 치부인 보지만큼은 남에게 보이기가 어려웠다.
두 개의 커다란 젖무덤은 미처 가릴 여유가 없어 젖꼭지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젖꼭지는 보지보다는 조금 덜 부끄럽기도 했지만 조그만 손바닥으로 젖꼭지까지 억지로 가리려고 하다간 마음대로 경공을 펼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대신 두 손으로 보지를 꽉 잡으면 두 팔이 젖가슴을 좌우로 눌러서 커다란 젖가슴의 흔들림을 억제할 수 있어 달리기 편한 점도 있었다.
논밭에서 일하고 있던 사람들이 빨가벗은 채 두 손으로 보지만 움켜쥐고 달려가는 한교운을 보며 손으로 가리키며 자기들끼리 뭐라고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
“저거 좀 봐 아까 주루로 들어갔던 검을 매고 있던 계집이 주루 밖으로 빨가벗고 뛰어내렸어. 저기가 삼층 높이인데도 잘도 뛰어 내리네. 무공이 제법 강한가 보지.”
“어라 정말이군. 그럼 오늘 또 시작하는 거야?”
“어이쿠 저 젖통 좀 보게 완전히 수박이야 수박.”
“오늘 계집은 얼굴이 어때? 좀 반반하던가?”
“누구 저 계집 얼굴 본 사람 없어?”
“얼굴은 못 봤지만 그 점소이 놈 말로는 자기가 생전 처음 보는 미인이라던데 그놈 허풍이 워낙 심해야지. 그놈은 주루에 무림의 계집이 올 때마다 항상 자기가 생전 처음 본 미인이라고 하는 놈이라서 말이야.”
“그래도 못생기진 않았겠지 지금까지 홍아선자와 녹아선자가 잡아서 길들인 계집들은 전부 미인이 맞긴 맞았잖아.”
“하긴 얼굴이 좀 평범한 계집이라도 몸매는 정말 죽여줬지.”
주루에서 발가벗은 여인이 밖으로 뛰어내려 달아나는데도 사람들은 조금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여인의 미모만 궁금해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들은 이런 일에 상당히익숙해 보였다.
한교운으로서는 다행스럽게 홍아와 녹아 두 소녀에게서 달아나는 데 신경을 집중하느라 사람들이나누는 그런 내용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교운의달아나기는 그렇게 오래가지 못했다.
한교운이 자기 최고의 경공술을 발휘해 논밭에서 자신을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을 지나 마을 어귀까지 왔을 때 눈앞에 갑자기 홍아가 나타나서 회초리를 휘둘렀다.
한교운은 홍아가 휘두르는 회초리를 보면서도 전혀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젖무덤 위쪽을 얻어맞고 비명을 질렀다.
찰싹!
“아아악!”
이번에도 너무나 극심한 통증이었다.
한교운은 더 이상 달리지 못하고 멈춰서 보지를 꽉 움켜쥐고 있던 두 손을 들어 올려 회초리에얻어맞은 젖무덤 위쪽을 마구 문질렀다.
한교운은 두 손으로 회초리에 얻어맞은 젖퉁이위쪽 살을 문지르며 달렸다.
보지를 가렸던 두 손을 젖무덤을 문지르기 위해 떼는 바람에 털 한 올 없는 매끈한 보지의 세로로 쭉 갈라진 균열이 사람들 눈앞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달리는 방향 얼마 안 되는 거리에서 남자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고 자신의 보지가 그들 눈에 훤히 드러난다는 사실은 이미 조금이라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당장 자신을 때리려고 쫓아오는 두려운 홍아와 젖무덤에 느껴지는 지독한 격통이 훨씬 큰 문제였다.
어째서인지 젖퉁이 위쪽 회초리로 맞은 곳에서 한줄기 차가운 기운이 내공의 흐름을 방해해 경공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았다. 한교운은 그저 보통 사람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을 뿐이었다.
한교운은 달려왔던 길을 되돌아와서 주루를 지나 반대쪽 길로 달아났다. 하지만 달려올 때보다 훨씬 느린 속도여서 빠른 경공으로 사람들의 시선으로 부터 자신의 치부를 가리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당장 주루 앞에는 자신이 주루에 들어왔을 때 자신을 안내했던 그 점소이가 나와서 달려가는 한교운을 바라보고 있었다.
점소이는 주루쪽으로 달려오는 한교운의 보지만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느린 뜀박질로 달리면서 주루에서 삼십여 장 떨어진 곳까지 왔을 때 회초리 맞은 곳을 마구 문지르다 보니 통증이 사라지면서 내공이 다시 회복되어 다시 제대로 경공을 쓸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교운이 제대로 내공을 사용해서 막 경공술을 펼치려고 했던 바로 그 순간 한교운의 바로 앞에 녹아가 나타나 회초리를 휘둘렀다.
찰싹!
“히이익!”
이번에는 젖무덤의 밑살이었다. 젖꼭지 조금 아래의 둥그런젖 밑살에 녹아의 회초리가 떨어졌고 다시 한줄기 차가운 기운이 한교운의 전신으로 퍼지며 한교운의 내공 흐름을 막았다.
한교운의 경공이 다시 흐트러졌고 이번에도 보통 여인보다 조금 빠른 정도의 속도로 달릴 수밖에 없었다.
한교운은 다시 두 손으로 녹아의 회초리에 얻어맞은 젖 밑살을 마구 문지르며 반대편으로 돌아 달아났다.
한교운이 다시 되돌아 주루 쪽으로 달려가니 점소이 뿐만 아니라 다른 사내와 젊은 여인 몇 명도 주루 앞으로 나와서 빨가벗고 달아나는 한교운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들 역시 대부분 달릴 때마다 교차하는 허벅지 사이로 드러나는 보지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한교운은 심한 수치심을 느꼈지만 그런 수치심보다는 역시 당장 뒤에서 회초리를 들고 올 녹아가 더 무서웠다.
한교운은 그렇게 주루를 지나 다시 자신이 마을로 왔던 길로 달려갔다. 이번에도 역시 젖 밑살의 통증이 간신히 사라지고 내공이 회복되어 경공술을 펼칠수 있겠다 싶을 즈음에 홍아가 앞을 가로막고 회초리를 휘둘렀다.
이번에는 양쪽 젖퉁이의 옆살이었다.
찰싹!
찰싹!
“히이이이익!”
회초리의 타격음이 연속적으로 두 번 들려왔고 이번에는 한교운의 비명소리도 훨씬 길었다.
한교운은 두 손을 들어 양쪽 젖퉁이의 옆살을 마구 문질렀다. 그리고 다시 몸을 돌려 주루 쪽으로 달렸다.
젖무덤 옆살을 두 손으로 마구 문지르다 보니 젖무덤 위에 오똑 솟은 젖꼭지가 아래위로 마구 흔들렸고 주루 앞에 선 사람들이 그렇게 마구 흔들리는 한교운의 젖꼭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역시 무척이나 수치스럽고 부끄러웠지만 이번에도 젖꼭지를 가릴 여유 따위는 없었다.
한교운은 자신의 내공이나 경공으로는 결코 홍아와 녹아 두 소녀의 회초리질에서 달아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확실히 깨닫고 있었다. 그 둘이 자신을 바로 제압하지 않고 회초리로 때리기만 하는 것은 그저 자신을 놀리고 희롱하기 위해서라는 사실도 잘 알았다.
하지만 회초리에 얻어맞고 무서운 격통이 밀려오면 한교운의 그런 깨달음과는 상관없이 반사적으로 뒤로 돌아 달아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때쯤에는 이미 주루의 점소이부터 시작해서 마을에 있던 사람들까지 전부 나와서 한교운이 홍아와 녹아에게 회초리로 얻어맞으며 달아나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어이쿠 점소이 놈이 자신이 생전 처음 보는 미인이라더니 진짜 엄청 미인이잖아.”
“그러게 말이야 언제나 허풍이 심해서 보통 때랑 비슷할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정말 특출한 미인이네.”
옆에서 듣고 있던 젊은 점소이가 항의 했다.
“아니 내가 언제 허풍을 떨었다고 그래요. 이전에 왔던 계집들도 내가 봤을 때는 생전 처음 보는 미인 맞았다고요.”
제법 괜찮은 옷을 입고 주루에서 나오는 모습으로 보아 주루의 주인이나 총관으로 보이는 중년인이 점소이를 편들었다.
“저놈 말도 틀린 건 아니었지. 예전에 온 계집들도 저 계집만큼은 아니지만 전부 미인이긴 했잖은가.”
“하긴 그 계집들도 미인은 미인이었지.”
“그래도 저놈이 항상 자기 눈으로 처음 보는 미인 운운하는게 버릇이 되어서 이번에도 그런 허풍인 줄 알았지.”
그리고 그렇게 떠들어대면서 구경하는 사람은 남자만이 아니었다. 젊은 아낙들이 있는 건 물론이고 이제 막 방년이 접어들기 시작한 어린 처녀들까지 전부 나와서 그런 모습을 구경했다.
“아유 이번 계집애는 무슨 젖통이 저렇게 커?”
“그러게 진짜 젖통 한 번 크네.”
“다른 계집애들도젖통은 컸잖아요.”
“아니 그건 여기 와서 젖통을 키운 거고 처음 올 때는 작은 애가 더 많았어.”
“그래도 호리호리한 애들이 빨가벗고 뛰는 거랑 저렇게 젖통 큰 애가 뛰는 건 또 다른 재미가 있네.”
또 어린아이들까지 나와서 구경하고 있었는데 심지어 아이를 안고 와서 구경을 시켜주는 아이 엄마도 있었다.
아이 엄마가 겨우 서너 살밖에 안 된 어린아이에게 자상하게 말했다.
“저기 저렇게 빨가벗고 달리는 계집애가 무림인이란다. 무공이라는 걸 익혀서 칼싸움도 잘하고 달리기도 잘하는 데 하지만 홍아랑 녹아 누나가 더 싸움을 잘하고 달리기도 잘해서 저렇게 빨가벗겨 놓고 때리면서 노는 거란다. 너도 어른은 사람들 앞에서 빨가벗고 있으면 안 되는 거 알고 있지?”
아이들도 자기들끼리 떠들었다.
“다 큰 어른 여자가 저렇게 빨가벗고 뛰는 거 정말 우스워.”
“그러게 그래도 여자가 빨가벗고 뛰는 건 정말 재미있어.”
“맞아 여자가 빨가벗고 뛰는 건 재밌지만 남자가 그러는 건 절대 보고 싶지 않아.”
홍아와 녹아는 한교운이 딱 사람들이 모여 있는 주루 주변에서만달리도록 그 밖을 벗어나려고 할 즈음에만 회초리로 한교운을 때렸다. 때문에 한교운은 술을 마시던 주루 주변 삼십 장 정도만을 계속 맴돌았다.
어린 처녀의 목소리로 들리는 누군가가 홍아와 녹아에게 외쳤다.
“홍아, 녹아, 그 계집애가 그렇게 젖통을 잡고 달리니까 젖통이 흔들리지 않아서 재미가 없어. 젖통은 그만 때리고 엉덩이나 허벅지 좀 때려 봐. 젖통 흔들면서 달리는 거 좀 보게.”
한교운이 주루를 지나 반대편 끝으로 달려가자 달리는 앞에 녹아가 갑자기 나타나서 회초리를 휘두를 듯 위협했다.
이번에는 한교운도 회초리를 맞지 않고 녹아를 피해 바로 몸을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위협만 한 것은 앞쪽 젖무덤 대신 뒤쪽에서 엉덩이를 때리기 위한 녹아의 장난질에 불과했다.
찰싹!
“히이익!”
이번에는 엉덩이에 녹아의 회초리가 떨어졌다. 아무래도 엉덩이는 살이 많고 신경이 둔감한 곳이라 매를 맞아도 덜 아픈 곳인데 홍아나 녹아가 휘두르는 회초리에는 기이한 기운이 흘러나와 그런 것도 아랑곳없이 극심한 고통을 한교운에게 안겨주고 있었다.
한교운은 두 손을 뒤로 돌려 엉덩이를 마구 문지르며 달렸다.
홍아와 녹아에게 주문했던 여인의 말대로 그렇게 손을 뒤로 돌리니 한교운의 크고 투실투실한 젖무덤이 사람들 눈앞에서 뭉클뭉클 출렁거렸다.
회초리를 휘두른 녹아가 젊은 여인의 목소리가 들린 여인들이 모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어때? 이제 엉덩이 만지느라 젖통을 못 잡고 있어서 이렇게 젖통이 흔들리는데 제법 볼만 해?”
여인들이 손뼉을 치면서 좋아했다.
“그래 그거야. 그렇게 젖통이 마구 흔들려야 보는 재미가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