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화 〉경산방 3
3.
확실히 여섯째의 말대로 여인들의 젖가슴과 보지는 일부러 만든 것처럼 예쁘고 아름다웠다.
손일이 여인들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사이 알몸의 여인들 중 하나가 청아와 옷을 입고 있는 다른 한 명의 여인 옆으로 다가와 공손하게 물었다.
“청아선자님, 용아선자님, 상을 따로 준비할까요?”
용아선자라 불린 여인이 말했다.
“사저, 오늘은 경산육호 나리들을 모시고식사를 하고 싶어. 그러니 거기에 맞춰서 준비해줘.”
용아라 불린 여인은 알몸의 여인을 사저라고 불렀지만 말은 평이하게 했고 오히려 사저라 불린 여인이 극도로 공경스럽게 용아를 대했다.
“네, 그렇게 준비할게요, 선자님.”
여인들은 수레에서 몇 개의 잘 다듬어 놓은 막대기와 납작한 나무판자 같은 것을 꺼내더니 순식간에 탁자와 의자로 조립해서 바닥에 놓고 그 위에 준비한 음식과 마실 것을 놓았다.
청아가 간단히 준비한 자리에 경산육호를 초대하자 손일과 경산육호는 감히 거절할 수가 없었다.
이번 상행의 고용주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저런 무서운 무공을 가진 여자들을 발가벗겨 놓고 부리는 솜씨가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기도 했다.
청아와 용아가 주석에 앉고 경산육호가 손님자리에 앉자 알몸의 여인들 중 네 명이 그들 옆에 붙어서 시중을 들었다.
청아와 용아에게 각각 한 명씩 그리고 경산육호에게 두 명의 붙었다.
그리고 다른 여인들은자신들이 준비한 음식을 마차와 수레를 모는 경산방도들에게 나누어주었는데 등에 매고 있는 장검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발가벗은 미녀가 음식을 나눠주자 경산방도들을 다들 여전히 얼이 빠져 바라보았다.
하지만 여인들이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미 어느 정도는 그들의 알몸에 익숙해졌는지 개중 몇몇은 노골적으로 여인들의 젖가슴이나 보지를 훔쳐보았고 여인들은 그들의 시선을 전혀 꺼리지 않았다.
손일은 기녀원이라도 이런 방식으로 기녀들을 부리면 당장 관에서 사람이 나와 기녀원의 주인을 잡아가고 기녀원을 폐쇄시켜 버릴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손일이 주석에 앉은 청아에게 물었다.
“보아하니 무림의 분들이신 듯한데 특별히 저희 경산방을 지목해서 고용한 이유를 모르겠군요. 저희에게 특별히 볼일이라도 계신 겁니까? 우리 경산방은 정말 작은 방파라 특별히 강호의 다른 문파에 죄를 지은 건 없는 것같습니다.”
사실 손일의 우려는 올바른 것으로 지금 이 여인들이 자신들 앞에서 알몸을 보이고도 전혀 꺼리지 않는 것은 경산방도 전부를 이미 죽은 목숨으로 여겨서 그럴 수도 있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자신들의 볼일이 끝난 후 전부 죽여 버린다면 알몸이 아니라 뭘 보여준 들 무슨 상관이겠는가.
청아가 말했다.
“방주께선 너무 우려하지 마세요. 우리는 그저 경산방의 마차와 수레가 필요했을 뿐이에요. 당장 한 방파에서 그만한 인원을 동원할 수 있는 건 경구진에서는 경산방 하나뿐이잖아요.”
손일이 나체의 여인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이런 광경을 보게 되니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청아가 생긋 웃으며 말했다.
“확실히 저런 말만한 여자들이 전부 저렇게 발가벗고 있는 건 강호에서 보기 드문 일이긴 하죠. 하지만 과거 십이혈마는 이런 일은 항상 벌이곤 했다죠. 손방주는 과거에 십이혈마들이 일을 벌이는 걸 보신 적이 있나요?”
십이혈마가 일을 벌일 때 워낙 많은 사람을 죽였고 또 이후에 사도백천이 십이혈마를 소탕할 때도 많은 사람이 죽어강호에서는이때의 경험을 가진 이가 많지 않았지만 손일은 소수의 살아남은 경험자 가운데 하나였고 특히 손일이 약간이나마 강호에서 통할만한 무공을 익히게 된 것도 당시에 인연이 있어서였다.
손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확실히 전 십이혈마의 난리를 경험했었고그때 십이혈마가 이런 일을 벌이는 것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십이혈마가 그런 일을 벌인 이유는 강호의 여인들을 사로잡아 그런 모욕을 줘서 여인들을 빼앗긴 문파들을 일부러 모욕하고자 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여인들은 전부 십이혈마의 특수한 대법을 받은 몸이라 몸에 옷을 걸칠 수 없었기 때문이었죠. 설마 이 여인들도 십이혈마의 대법을 받았단 말씀입니까? 그럼 조금 전에 입고 있던 바람막이는 뭡니까?”
청아가 고개를 저었다.
“아뇨, 이 애들은 십이혈마의 대법과는 관계없어요. 하지만 이 아이들도 그와 비슷한 경우이기는 하죠. 특수한 무공을 익히기 위해서 특수한 대법을 받았고 그 무공을 수련하기 위해 옷을 전부 벗고 있는 거죠. 사실 이 아이들도 옷을 입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랍니다. 단지 저 바람막이가 아주 특수하게 만들어진 거라 입을 수 있을 뿐이죠.”
“그럼 우리는 뭘 해드리면되는 겁니까?”
“지금처럼 마차와 수레를 몰고 경산을 넘어주시면 돼요. 사흘 뒤에 다시 할일을 알려드리죠.”
*
청아는 사흘 뒤에 할일을 알려주겠다고 했지만 그 사이에 작은 사건이 두 가지 있었다.
첫 번째 사건은마차나 수레를 몰지 않은 경산방도 두 명이 몰래 도망을 쳤다가 갑자기 마차에서 여인 한 명이 뛰쳐나가더니 일각도 안 되어서 도로 붙잡아온 것이었고 두 번째는 경산육호의 셋째가 청아와 여인들에게 독을 썼다가 들통나서 경산방 전원이 제압당해 버린 일이었다.
셋째는 원래 무공이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어디서 배워왔는지 몇 가지 종류의 약물을 만들줄 알았다.
덕분에 사람이나 말을 치료하는 일이 생기면 경산방은 의원을부를 필요 없이 셋째의 약물로 치료할 수 있었는데 사람들은 경구진에 있는 다른 의원들보다 셋째의 약물이 훨씬 믿을 만 하다고 말하곤 했다.
셋째는 약물 말고 독물도 몇 가지 만들 줄 알았는데 이 사실은 경산육호의 다른 의형제들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고 다른 사람들은 경산방도라고 해도 전혀 몰랐다.
셋째는 독물을 사용하는 방법도 꽤 노련해서 몇 번이나 손일을 도와 적을 물리치는 데 사용했지만 적들은 독에 당했는지도 모르고 쓰러져 버리곤 했다.
이번에도 셋째는 꽤나 노련한 방법으로 청아와 용아 그리고 다른 여인들 전부에게 독을 먹일 수 있었다.
하지만 독을 먹이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셋째의 독은 청아부터 시작해서어느 누구에게도 통하지 않았다.
마침 청아가 할일을 얘기해 주겠다고 말한 사흘째로 식사 중에 벌어진 일이라 경산육호는 전부 의자에 앉은 채로 혈도를 집혔다.
손일이 혈도를 집힌 채 의자에 앉아 한숨을 쉬며 말했다.
“우리가 먼저 수작을 부렸다가 통하지 않아 소저들에게 당했으니 무슨 변명을 하겠소. 이제 소저들 맘대로 하시오. 손모는 이미 죽음을 각오했소. 다만 우리 경산육호 외에 다른 경산방도는 여기 전혀 가담하지 않았으니 목숨만은 살려주기 바라오. 무공을 모르는 자들이니 소저들에게 위협이 될 것도 없지 않겠소.”
청아가 뭔가 재밌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설마 경산방에 이 정도로 독을 쓸 줄 아는 분이 계실 줄은 몰랐어요. 독물 자체는 대단할 게 없었지만 독을 쓰는 수법은 상당히 훌륭했어요. 둑물만 우리에게 통하는 독물을 사용했다면우리도 꼼짝없이 당했을 거예요. 이 방법은 아무래도 사천당문의 수법 같은데 용케 이 방법을 배우셨네요.”
셋째가 혈도를 집혀 의자에 앉은 채 말했다.
“그렇고 과거 십이혈마의 수하에게 당한 사천당문 사람을 우연히 구해준 적이 있는데 그 사람이 내게 약물과 독물 그리고 독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었소.”
“사천당문 사람들은 목숨을 구해줬다고 해서 독을 외부에 알려주지는 않아요. 뭔가 더 있죠?”
셋째가 크게 한숨을 지었다.
“그 사람과 그 사람의 어린 아들을 함께 구해주었소. 특히 아들을 구해줄 때는 나도 생명을 걸어야만 했지만 우연히 구할 수 있었던 거요. 그리고 그 사람이 밤에 찾아와 몇가지 약물과 독물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며 말하더구려. 약물은 평소에 사용해도 되고다른 사람에게 전수해 주어도 상관없지만 독물의 제작법도 진짜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는 전수해 주어도 되지만 독의 운용법만큼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어서는 안 되고 죽을 때 무덤으로 가져가라고 했소. 그리고 이 방법을 사용하면 반드시 상대를 죽여야만 하고 이 방법을 사용했다는 흔적을 남기지 말 것과 구대문파와 오대세가 특히 사천당문 사람들 앞에서는 절대 사용하지 말라고 했소. 비밀이 새나가는 게 무서운 게 아니라 내가 그 방법을 사용한 사실이 알려졌다가는 사천당문 사람들에게 내가 죽임을 당할것이기 때문이라고 했소.”
청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더 묻지 않겠어요. 그리고 제 명령에만 따라주면 누구의 목숨도 해치지 않겠어요. 내 명을 따라 주시겠어요?”
마지막 말은 손일에게 한 말이었고 손일은 청아가 살려주겠다고 하자 반색하며 대답했다.
“우리를 죽이지 않겠다면 무슨 명이든 따르겠소.”
청아가 가던 길과는 전혀 다른 서남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로 가면 무량산이 나오는 게 맞죠?”
손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량산은 확실히 그쪽이오. 하지만 무량산 쪽으로 가실 것이었으면 경구진에서경산을 넘을 것이 아니고 무산구에서 남쪽 길로 가면 되는 거였소. 소저들은 길 선택을 잘못하신 거요.”
“요즘 그 길이 폐쇄되지 않았나요.”
“확실히 폐쇄되긴 했지만 그건 그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연속해서 행방불명되었기 때문이오. 하지만 소저들의 무공이면 그 길로 간들 무슨 걱정이겠소.”
“아뇨. 저희들이 길을 바로 잡은 게 맞아요. 우리는 그 사람들이 행방불명되는 원인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걸 해결하러 온 거예요. 우리가 이쪽 길을 택한 건 손방주가 말한 길로 가면 적에게 대비할 시간을 주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되려 당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손일은 물론이고 경산육호 모두가 깜짝 놀라서 말했다. 무량산 주변을 지나는 길에서 사람들이 연속해서 사라진 사건은 경구진에서도 유명한 사건이었기 때문이었다.
손일이 빠르게 물었다.
“소저는 그 길에서 사람들이 계속 사라진 이유를 알고 계시오?”
청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십이혈마의 잔당 몇이 거기서 십이혈마가 남긴 비법 한 가지를 실험하고 있어서 그래요. 우린 그걸 해결하려고 왔어요.”
손일은 십이혈마의 잔당이 남아 있고 또 그들이라는 말에 소름이 끼쳤다. 하지만 눈앞의 여인들이라면 십이혈마 본인이라면 몰라도 그 잔당 정도는 충분히 해치울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다른 큰 난관이 생각난 손일은 고개를 저었다.
“소저의 말씀은 알겠소만 이 길을 선택한 게 잘못된 건 분명하오. 여기서 무산으로 가려면 저 바위산을 넘고 다리도 없는 계곡을 넘기도 해야 하는데 그건 소저들이 경공을 넘어가는 것이면 몰라도 마차나 수레를 타고 넘는 건 불가능 하오.”
청아가 생긋 웃었다.
“타고 넘는 건 불가능해도 가지고 넘는 건 가능하죠.”
과연 청아의 말 그대로였다. 청아가 알몸의 여인들에게 명령하자 여인들은 일제히 마차와 수레를 맡아 한 명이 말 한 마리를 어깨에 걸었고두 명이 수레나 마차 하나씩을 맡아서 들고 경공으로 바위산을 넘어갔다.
여인들의 경공은 정말 엄청나서 말 한 마리를 어깨에 걸머지거나 수레 하나를 둘이서 들었는데도 한 걸음에 삼사 장씩을 뛰어 금방 산 하나를 넘어버렸다.
그리고 그 다음 바로 돌아와 다시 같은 일을 반복한 뒤에 마차와 수레를 다 산 너머로 옮기자 이번에는 경산방도 전원을 한 명씩 안아서 산을 넘었고 맨 마지막으로 경산육호와 손일을 안아서 바위를 넘었다.
손일은 알몸의 여인에게 안겨 산을 넘어가며 생각했다.
‘살면서 발가벗은 여인에게 안겨 산을 넘어가는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구나.’
손일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 손일을 안고 있는 발가벗은 여인의 커다란 젖무덤이 출렁거리며 몇 번이나 손일의 얼굴을 가볍게 때렸다.
손일이 여인의 젖가슴과 하얀 가슴 위에 오똑 솟아있는 빨간 젖꼭지를 보며 여섯째의 의심대로 만들어졌던 아니면 타고났던 참 예쁜 가슴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여인이 말을 걸었다.
“제 젖이 마음에 드시면 맘대로 만져도 돼요. 보지 만져도 상관없고요.”
여인이 가슴을 만져도 된다는 말과 보지라는 단어를 사용하자 손일은 깜짝 놀랐다.
손일은 여인의 탐스러운 젖가슴이 무척이나 만져보고 싶었지만 이를 악물고 참았다.
산을 넘어가자 다른 형제들과 방도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들끼리 있을 때 여인들의 가슴과 보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손일을 제외한 전원이 모두 여인의 젖가슴을 보지를 마구 주물렀다고 이야기 했다.
여자를 밝히는 여섯째가 신이 나서 말했다.
“글쎄젖통을 막 주무르고 보지를 주무르는데도 잘도 경공을 펼쳐서 산을 넘어가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