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화 〉기나긴 하루 7
7.
청아가 계속 박수를 치며 말했다.
“우리 꿀꿀돼지 정말 훌륭해. 이렇게 좋은 자세도 생각할 줄 알고 정말 착하네. 좋아 그 자세 그대로 보지를 벌려봐.”
양세현은 다시 아랫배와 허벅지에 힘을 주고 최대한 보지를 벌려보았다. 그렇게 힘을 주면서도 여전히 보지가 벌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조금 전처럼 쪼그려 앉은 자세에서는 아랫배와 허벅지에 동시에 힘을 주면서 근육을 보지로 집중시켜 움직이는 게 가능했지만 지금처럼 몸을 활짝 벌린 상태 더구나 거꾸로 물구나무까지 선 상태로는 그게 훨씬 어려웠다.
양세현이 계속 힘을 쓰는 걸 본 청아가 말했다.
“방금처럼 몸을 떨어서 해봐.”
양세현이 청아의 명령대로 다시 파도치듯 몸을 떨었다.
젖무덤부터 발가락 끝까지 다시한 번 하얀 살결의 파도가 이동했다.
용아가 다시 나무통을 탕탕 두들기며 말했다.
“좋아 그 자세 그대로 몸을 돌려봐 몸 뒤쪽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한 번 보게.”
양세현이 그 자리에서 천천히 반 바퀴를돌아 용아와 청아, 당아 등에게는 자기 엉덩이쪽이 보이게 하고 반대로 자기 뒤쪽에 서 있던 하인과 하녀들이 자기 정면을 보게 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젖무덤부터 발가락 끝까지 하얀 살결의 파도를 만들었다.
뒤쪽에 서 양세현을 보고 있는 혈신문의 여인들은 어떤지 몰라도 하인들이나 하녀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하인들은 넋을 잃고 양세현의 몸뚱이를 바라보았고 하녀들은 자기들끼리 수군거렸다.
“방금 보지 살짝 벌어지는 거 봤어?”
“응 봤어, 떨림이 지나갈 때 보지가 살짝 벌어지던데.”
“사람 보지가 저렇게 벌어지기도 하네.”
오늘 아침 혈신문이 유월련과 단명선을 제물로 데리고 왔을 때는여자를 발가벗겨서 데려왔다는 말을 부끄러워 못하던 하녀들이었는데 이제는 보지라는 단어를 스스럼없이 내뱉고 있었다.
용아가 나무통을 탕탕 두들기며 계속 말했다.
“아냐 그렇게 그 자리에서 돌기만 할 게 아니고그렇게 물구나무 선 채로 저기까지 기어갔다 와. 가랑이 오므리지 말고 너네 하인들이 잘 볼 수 있게 가까이 다가가서 방금처럼 하고 와. 걸어가면서 보지도 계속 벌리는 훈련이 가능하게 보지에 힘 꽉 주고 다녀와.”
양세현은 아랫배와 보지에 최대한 힘을 주고 하인과 하녀들에게로 기기 시작했다.
양세현은 삼삼오오 열 군데가 넘게 모여 있는 하인과 하녀들 앞으로 다가가 조금 전처럼 살결의 파도를 만들어 보였다.
하인이나 하녀들 모두 눈을 떼지 못하고 양세현이 만들어내는 하얀 살결의 파도를 감상했다.
양세현이 열 번이 넘게 살결 파도를 만든 뒤에 돌아오자 용아가 먹이통에다 죽을 퍼주었고 양세현은 다시 머리를 먹이통에 박고 죽을 먹었다.
죽을 다 먹고 나자 양세현은 용아의 명령이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손바닥과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물구나무를 서더니 꿀꿀거리며 기기 시작했다.
유아, 청아와 당아가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당아가 용아를 향해 말했다.
“진짜 네 말대로 먹이를 가지고 훈련을 시키니까 정말 빠른데.”
용아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게 내가 그게 제일 빠르다고 말했잖아. 우리 사부를 훈련시킬 때 이게 제일 잘 통했다고.”
양세현은 계속 아랫배와 허벅지에 힘을 주고 낮은 팔꿈치 물구나무를 선 채로 기었다. 두 손을 펴고 물구나무를 섰다면 자세가 조금 높아서 좌우에 늘어선 하인이나 하녀들 중 키가 작은 사람에게는 보지가 다른 방식으로 보였을 수도 있겠지만 팔뚝과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물구나무를 섰기 때문에 자세가 낮아져 양세현이 지나가는 자리 좌우에 서 있던 하인 하녀들에게는 벌어진 채로 경련하고 있는 보지가 자신들의 눈 아래에 적나라하게 다 보였다.
“꿀꿀, 꿀꿀, 꿀꿀.”
그렇게 낮은 물구나무로 꿀꿀거리며 기어갔다 오자 용아가 다시 국자로 죽을 퍼서 먹이통에 넣어주었고 양세현은 다시 머리를 먹이통에 박아 넣고 허겁지겁 죽을 먹었다.
그렇게 몇 번 더 재주를 부리고 나서야 양세현은 나무통에 가득 들어있던 죽을 다 먹고 허기를 완전히 채울 수 있었다.
양세현이 나무통에 든 죽을 다 먹어치우는 것을 보고 용아가 말했다.
“우리 사부에게 먹이를 주면서 항상 보는 거지만 정말 저 많은 걸 다 먹어치우는 거 보면 정말 이해가 안 가.”
당아가 옆에서 킥킥 웃었다.
“대법을 받고 나면 육체가 그렇게 많은 음식을 요구하는 걸 어쩌겠어.”
“머리로야 이해한다지만 저렇게 먹어 대고도 배가 거의 변하지 않는 걸 눈으로 보니까 기가 질리는 거라고.”
사실 양세현 스스로도 자신이 나무통에 가득 담겼던 죽을 다 먹어치운 게 이해가가지 않을 정도였고 뒤에서 보고 있던 하인이나 하녀들도 전부 놀라는 눈치였다.
양세현이 죽을 다 먹고 만족한 듯한 모습을 보이자 유아가 용아에게 물었다.
“그래 지하에서 뭐 찾은 건 있어?”
당아가 얼굴 가득히 웃음을 띠고 고개를 끄덕였다.
“여긴 정말 보물 창고더군. 정말 생각도 못했던 게 잔뜩 있더라고.”
청아도 옆에서 거들었다.
“십이혈마 그 영감들이 정말 별의별걸 다 만들어 뒀더라고. 처형도구랑 고문도구도 잔뜩 있었는데 여자들 전용의 물건도 한가득 있더군. 딱 소문 그대로였어.”
유아가 말했다.
“꿀꿀이에게 사용해도 죽거나 다치지 않을까?”
“그래서 대법을 먼저 실행했잖아. 처형도구야 안 되겠지만 웬만한 고문도구 정도는 상관없어. 게다가 우리가 진짜 괴롭힐 것도 아니고 그냥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건데 뭐 어때.”
성무장은 원래 십이혈마의 거처였다. 때문에 지하에는 십이혈마가 만들어 둔 뇌옥이나 창고 같은 것이 많았다. 십이혈마는 잔인해서 그들이 무림에 위세를 떨치던 기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손에 잔인하게 죽었는데 그들의 고문방법이나 처형방법에 대한 얘기는 당시 무림의 가장 큰 공포의 하나였다.
사도백천은 십이혈마의 거처를 개조해 성무장을 만들면서 지하 감옥에 잔인한 도구들이 많은 걸 보고 지하 감옥을 봉인해 버렸었다. 그런데 지금 청아와 용아가 그것을 다시 열어서 여러 가지 도구들을 찾아낸 모양이었다.
양세현은 배가 부르자 만족한 상태에서 약간 느긋하게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다가 하얗게 질렸다.
양세현은 과거 십이혈마와 직접 싸웠기 때문에 십이혈마의 처형도구나 고문도구를 여러 번 보았었고 그것이 사용된 장면을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보기도 했었다. 그런 것들이 자신의 몸에 사용된다고 생각하자 두려움 때문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양세현은 고개를 마구 저으며 꿀꿀거렸다.
“꿀꿀, 꿀꿀, 꿀꿀, 꿀꿀.”
용아가 공포에 질려 꿀꿀거리는 양세현을 향해 웃으면서 말했다.
“우리가 꿀꿀이 널 죽이기라도 하겠니. 우리가 사용하려는 건 널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것뿐이니까 안심하렴.”
용아의말에도 두려움이 가시지 않은 양세현은 청아, 당아, 유아,용아 네 명의 여인들을 향해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꿀꿀거렸다.
“꿀꿀, 꿀꿀, 꿀꿀, 꿀꿀.”
양세현이 꿀꿀거리는 걸 본체만체하며 용아는 남자 하인들 열 명을 시켜 준비한 것을 가져오게 했다. 하인들은 잠시 뒤 뭔가 지독하게 무거운 물건을 수레에 싣고 와서는마당 한 가운데다 끙끙거리며 힘겹게 설치했다.
열 명이나 되는 하인이 함께 하는데도 굉장히 힘들어 보일 정도였다.
길이가 사람 키보다 조금 길고 너비는 그 절반 정도에 높이는 사람의 무릎 정도에 가운데 동그란 구멍 하나가 뚫려 있는 상자 모양의 나무틀이었다.
크기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열 명이나 되는 하인들이 끙끙거리며 옮기는 모습을 보면 안에 무거운 쇠가 들어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 물건이 무엇인지 양세현은 잘 알았다.
용아가 양세현을 나무틀 앞으로 데려가서는 아기를 달래는 듯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자 꿀꿀아 오늘은 아주 기분 좋아질 것부터 시작할 거니까 너무 무서워 말렴. 그리고 지금부터 두 발로 일어서서 다시 사람 말을 사용해. 이건 사람에게 사용하는 거지 돼지에게 사용하는 건 아니니까.”
사람 말을 하게 허락하자 양세현은 바로 용아 앞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싹싹 비비고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
“용서해 주세요. 용서해 주세요. 꿀꿀이는 무서워 죽겠어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용아는 양세현의 애원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허리춤에서 긴 밧줄 하나을 꺼내더니 차갑게 말했다.
“일어나서 손 등 뒤로 돌려.”
양세현은 계속 머리를 조아린 채로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싹싹 비비며 애원했다.
“용서해 주세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꿀꿀이는 정말 무서워 죽겠어요. 제발, 제발 용서해 주세요.”
양세현이 계속 울면서 애원하기만 하고 일어나지 않자 용아는 양세현의 뒤로 돌아가 보지를 꽉 움켜쥐고 치켜 올리며 말했다.
“이런 망할 암퇘지 고분고분 말을 듣지 않으면 네 보지에다 가시 몽둥이를 박아 버릴 거야. 조금 전 창고를 뒤져보니 쇠로 만든 가시 몽둥이가 있던 데 네 보지에다 그걸 박아줄까?”
양세현은 용아의 협박이 너무 무서워 더 이상 애원하지 못하고 일어났다.
용아는 울먹거리는 양세현의 두 손을 등 뒤로 돌려서 밧줄로 꽁꽁 묶고는 보지를 움켜쥐고 나무틀 앞으로 끌고 갔다.
나무틀은 무릎 정도 높이의 커다란 직사각형의 물건으로 윗 부분에 조금 큰 구멍 하나와 작은 구멍 두 개가 삼각형을 이루며 뚫려 있었다.
양세현은 그 구멍들이 어디에 쓰는 구멍들인지 잘 알고 있었다. 용아는 곧 양세현의 가랑이를 쫙 벌려서 두 발을 작은 구멍 두 개에 끼우고 채워버리자 양세현은 두 다리를 움직일 수 없었다.
양세현은 쇠상자에 발목이 채워져 가랑이를 활짝 벌린 채로 다시 큰 소리로 애원했다.
“제발 살려주세요. 너무 무서워요. 제발 꿀꿀이 용서해 주세요. 꿀꿀이는 돼지예요. 사람이 아닌 돼지니까 제발 이런 물건 사용하지 마세요. 제발 꿀꿀이는 사람이 아니고 돼지예요. 차라리 돼지랑 교미시켜 주세요. 개랑 교미시켜도 좋아요. 제발 개랑 씹하고 돼지랑 씹할 테니까 저건 사용하지 말아주세요. 제 보지에다 개자지나 돼지 자지를 쑤셔 주세요. 꿀꿀, 꿀꿀, 꿀꿀, 꿀꿀, 꾸울, 꾸울, 꾸울.”
양세현은 시키지도 않은 돼지 흉내를 내며 열심히 꿀꿀거렸지만 용아는 꿈쩍도 않고 양세현의 허리를 굽혀 머리를 구멍에 넣으려고 머리카락을 잡아 당겼다.
양세현은 계속 돼지 흉내를 내며 꿀꿀거렸다.
“꿀꿀, 꿀꿀, 꿀꿀, 꿀꿀, 꾸울, 꾸울, 꾸울, 꾸울.”
용아는 양세현의 그런 돼지 흉내에도 아랑곳 않고 그대로 머리를 상자 안에 집어넣고 구멍을 채워버렸다.
양세현은 두 손을 뒤로 묶이고 엉덩이를 하늘 높이 치켜 올린 뒤 두 발목과 머리는 상자 속에 가두어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