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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두 얼굴-121화 (121/152)

<-- [외전 특별편] -->

"항아님은...."

늘 딱딱하던 목소리가 어쩐지 나른하게 들리는 것은 기분 탓일까.

"저를 미치게 하십니다."

퍽,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허리가 위로 치솟았다. 커다란 손은 그녀가 달아나지 못하게 단단히 붙들고 있었다. 목하는 커다란 양물을 아랫입으로 문 채 몸이 위로 솟았다 아래로 떨어져 내릴 때마다 눈앞이 새하얘지는 쾌감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저 신음했다. 찰박한 음액이 양물을 타고 줄줄 흘러내려 아래에 있는 흑운까지 흠뻑 적셨다.

"으윽."

거칠게 목하를 들어올렸다 아래로 내리꽂은 흑운이 낮게 신음하며 고개를 뒤로 꺾었다. 꺼떡꺼떡 씨물을 토해내는 양물의 움직임이 예민한 근육을 통해 목하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하아, 하아...."

목하는 희미해지는 정신을 간신히 붙들고는 넓은 가슴 위로 풀썩 쓰러져 가쁜 숨을 내쉬었다. 그런 그녀의 등을 커다란 손이 다정하게 토닥였다.

"저... 흑운 님."

그 토닥임에 몸을 맡기고 한참동안 숨을 고르던 목하가 고개를 들고는 조심조심 말을 걸었다.

"말씀하십시오."

"이런 것은 어디서 배우시나요?"

"이런 것, 이 무엇인지 정확히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니까... 저... 여인을 기분좋게 하는...."

"기분 좋으십니까?"

흑운의 입꼬리가 아주 작지만 분명하게 위로 올라갔다. 이번엔 착각이 아니었다. 게다가 지난번, 월화궁 내실 앞에서 보았던 것도 착각이 아닌 것 같았다. 지금의 표정과 아주 비슷했으니까.

낯선 미소에 놀란 목하가 멍하니 그를 바라보는 사이 잠시 줄어들었던 남근이 꿈틀대며 다시 부풀어 올랐다.

"그럼 더 좋으셔도 되겠습니다."

방금까지 아래에 있던 그의 몸이 순식간에 위를 차지했다. 빡빡하던 옥문은 두 번의 절정으로 부드럽게 열려 양물의 움직임을 수월하게 해 주었다. 거센 추삽질에 따라 다리 사이에서 음액과 씨물이 찌걱찌걱 흘러나왔다.

"하윽! 아, 아흐응!"

애타게 교성을 내지르며 흑운에게 매달린 목하의 허리가 한껏 뒤로 휘어졌다.

흑운이 몸을 숙여 느슨하게 동여진 치마말기를 이로 물어뜯었다. 고름이 떨어지며 새하얀 젖가슴이 밖으로 드러나 출렁거렸다. 그것을 제멋대로 쥐어올린 그는 손가락 사이로 볼록 빠져나온 유두를 뜨겁게 빨아올리며 양물을 힘껏 밀어넣었다.

"아...아읏, 너무 깊어요."

"아프십니까?"

"조금...."

후우, 깊게 숨을 쉰 흑운이 벌어져 있던 목하의 다리를 반듯하게 모아 제 다리 사이에 두었다.

"지금은?"

"괜찮아요."

"좋으십니까?"

"잘... 모르겠어요."

사실 너무 좋아서 빨리 움직여 주었으면 싶었으나 어떻게 그걸 대놓고 말할까. 흑운은 그녀의 대답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조금 눈썹을 찌푸리며 입술을 겹치고 뜨거운 숨결과 혀를 목하에게 밀어넣었다. 그가 제멋대로 휘젓는 입안이 마치 음부가 된 것 같았다. 구석구석 혀끝이 닿을 때마다 발끝이 곱아들었다. 그러나 잔뜩 핏줄이 선 기둥이 씨물과 함께 반쯤 빠져나오며 음핵을 문질렀을 때는 그 작은 움직임마저도 취할 수 없었다.

"아, 아, 흐윽!"

"지금은, 하아. 좋으십니까?"

대답할 정신도 없다. 그저 눈을 감은 채 정신없이 교성을 줄줄 흘릴 뿐. 그곳에서 시작된 절정이 목하의 가슴께까지 다다랐을 때, 별안간 움직임이 멈추었다.

"하, 하아...."

"좋지 않으시면 그만 하겠습니다."

흑운이 목하의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속삭였다. 그것은 차라리 겁박이었다. 애타는 목소리가 그가 원하던 대답을 쉽게도 내어 놓았다.

"좋아요. 너무 좋아. 빨리, 빨리요."

반듯한 입꼬리가 아까보다 조금 더 위로 올라갔다.

"아! 아흣, 흑운, 흑운 님!"

탄탄한 허리 근육이 움직일 때마다 기둥이 빠져나오다가 끝까지 삼켜지기를 반복했다. 예민한 살점이 비벼지고 나면 내벽이 푹 찔리고, 그 뒤에는 발기한 음핵이 울퉁불퉁한 핏줄에 자극받는다. 흑운이 제멋대로 쥐어짜는 가슴 끝에서는 손가락 사이에 끼워진 유실이 빳빳하게 일어서 있었다.

아흐윽,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온몸의 피가 튀었다. 양물을 아플 정도로 꽉 조인 내벽이 살아있는 듯 움직임과 동시에 흑운 또한 두 번째 파정을 맞았다.

"후... 후우."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흑운이 향기로운 목덜미에 파묻었던 고개를 들어올렸다. 아직 쾌락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목하의 눈동자가 흡족했다. 쪽, 가볍게 입을 맞춘 그는 침상 옆에서 흔들리는 촛불이 얼마나 타들어갔는지 살피며 시간을 가늠했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좀더 함께 있고 싶은데. 나직하게 덧붙이는 목소리가 꿈결마냥 몽롱하다. 목하는 촘촘한 어깨 근육을 어루만지며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흑운이 몸을 일으키자 양물이 빠져나오며 다시 수축하는 옥문에서 씨물이 끈적하게 흘러내렸다. 미리 준비해 놓은 듯, 한켠에 놓인 대야에서 영견을 적신 그는 시선을 목하의 얼굴에 고정한 채 그녀의 다리 사이를 부드럽게 닦아 주었다.

"아. 이것."

투박한 손과는 어울리지 않는 섬세한 손놀림으로 새 속곳을 매어주고 침의까지 바로 입혀준 흑운이 생각난 듯 무언가를 꺼내었다.

"받으십시오."

손가락에 직접 끼워줄 만한 섬세함까지는 없었나 보다. 목하는 손바닥 위에서 반짝거리는 은가락지를 들여다보며 작게 웃었다. 흑운이 건네준 목함 속의 패물들은 모다 자신이 보고 있던 물건들인데, 이것만은 처음 보는 듯 낯설었다. 저자를 떠나기 전 잠깐 돌아보았을 때 그가 시전 주인에게 건네받던 물건이 이거였나.

"직접 고른 거예요?"

"예."

"항 소저 주려고 산 거 아니고?"

"항 소저가 누구입니까."

"저보고 그리 부르셨잖아요. 항 소저라고."

흑운은 잠시 입을 다물고 그녀를 응시했다. 가늘고 긴 눈이 천천히 깜박일 때마다 날카로운 눈빛이 눈꺼풀 뒤로 숨었다 다시 목하를 더듬는다. 그는 한참 뒤에야 생각이 난 듯 다시 입을 열었다.

"항아님…. 이라고 하려다 소저로 불렀습니다만. 그것을 말씀하십니까?"

한껏 민망해진 목하가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다시 가락지에 시선을 고정했다. 정말 여인네 물건이라곤 볼 줄 모르는 사내였다. 아무 세공도, 장식도 없이 그저 밋밋한 은가락지.

또 주인이 달라는 대로 값을 주었겠지. 굳이 묻지 않아도 당연할 것이나, 그녀는 잔소리 대신 가락지를 왼손 약지에 끼웠다.

"예쁘다."

가락지는 길고 쭉 뻗은 손가락에 꼭 맞았다. 촛불에 반짝거리는 모양이 어찌 보면 고운 것 같기도 하고. 목하는 자랑하듯 손을 펴서 얼굴 옆에 대어 보이며 방긋 웃었다.

"고마워요."

고마워요. 훅 파고든 말이 가슴 전체를 채워버릴 듯 부풀어 숨까지 막아버린다. 흑운은 크게 심호흡을 하며 한 손으로 마른세수를 하고 얼굴을 돌렸다.

아마 그러지 않았다면 자신도 모르게 붉어진 낯빛을 목하에게 들키고 말았을 것이니, 반사적인 행동치고는 꽤 탁월한 선택인 셈이었다.

***

"목하야, 귀비 마마께서 찾으셔."

"응, 고마워."

흐응. 란이는 오랜 동무를 아래위로 살피며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상해. 분명 이상해. 어느 날은 죽은 사람처럼 축 처져 있다가 또 어느 날이면 오월 햇살마냥 환히 피고. 게다가.

"너, 좀 예뻐진 것 같다?"

"제발 그랬음 좋겠다."

까르르, 맑게 웃은 목하가 란이의 어깨를 툭 치고는 내실 쪽으로 사라졌다. 틀림없이 이상하다. 여인의 직감이란 비단 사내를 향하는 것만은 아니다. 궁녀들 시중들던 무수리 시절부터 한결같이 봐온 동무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일.

란이가 저 비밀을 반드시 캐어 주리라 다짐하는 것도 모른 채, 목하는 날아갈 듯 가벼운 걸음으로 서 귀비를 찾아갔다.

"귀비마마, 목하 들었사옵니다."

"들어와."

어젯밤 일이 궁금하여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더랬다.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통속소설이라니, 이리도 흥미진진할 수가. 서 귀비는 목하를 앞에 앉혀놓고 턱을 괴며 눈을 반짝거렸다.

"어땠어?"

"무엇을 말씀하시옵니까?"

서 귀비가 비밀스럽게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이자 목하도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따라 했다.

"어젯밤에 말이야. 했어?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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