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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두 얼굴-54화 (54/152)

<-- 제운 -->

“제운을 불러와라.”

느닷없는 명에 상궁이 당황하여 어물거렸다.

“저, 아직 들어오지 않았사옵니다.”

“나간 지가 언젠데 여즉 들어오지 않았단 말이냐!”

애꿎은 상궁에게 손찌검을 해 보지만 쉽사리 분이 가라앉지 않는다. 짝, 짝, 계속해서 양 옆으로 돌아가던 상궁의 고개가 별안간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어찌 이리 기분이 언짢으십니까, 마마.”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무복에 복면, 그리고 검은 칼. 소리없이 나타난 장신의 사내는 높이 들어올려진 태후의 손목을 쥐고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상궁은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재빠르게 침소 밖으로 나가 문을 닫고 귀를 막았다.

“빨리.”

태후가 요구하자 사내의 능숙한 손길에 의해 화려한 옷이 벗겨져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어느 새 자신 또한 나신을 드러낸 사내가 예고도 없이 손가락 두 개를 옥문에 쑤셔넣었으나 태후는 거부하기는커녕 다리를 활짝 벌려 그것을 맛있게 삼켰다.

그녀는 원래도 음탕한 여인이었으나, 황제를 마주한 날이면 시간을 따지지 않고 이리 물을 줄줄 흘리며 사내를 찾곤 하였다.

“황제궁에 다녀오셨습니까?”

제운이 낮게 속삭이며 가느다란 목선을 핥아내렸다.

“네가 알아 무엇 하게.”

데일 정도로 뜨거운 몸에도 불구하고 입에서 나오는 말은 차가웠다. 아흣, 그러면서도 제운이 질구에 들어간 손가락에 하나를 더 보태어 내벽을 찔러오자 색기 어린 신음과 함께 물이 흘러나왔다.

“예가 이리 뜨겁습니다, 어마마마.”

태후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를 속삭이자 그녀의 흥분은 절정에 달하여 튼튼한 어깨를 붙잡고 스스로 허리를 들썩여 옥문 가득 손가락을 쑤셔박았다. 그 움직임에 따라 출렁거리는 젖가슴 위에서 꼿꼿하게 선 붉은 유두가 흔들거린다.

제운은 그것을 한입 가득 베어물고 혀끝으로 튕겨올리며 점점 빠르게 손을 움직여 내벽 곳곳을 자극했다. 찌걱대는 소리가 크고 빨라질수록 태후의 교성 또한 커져갔으나, 그는 절대 자제력을 잃지 않았다.

이리 음란하게 달아올라 제운의 손길에 몸을 맡길 때의 그녀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다웠으니까. 그 순간을 더욱 오래, 더욱 뜨겁게 즐기고 싶었다.

“황상, 황상….”

눈을 감은 태후의 입에서 애닳는 신음이 새어나온다. 그 순간 제운의 손이 거칠고 깊게 그녀를 쑤셔대기 시작했다. 아흐흑, 그 움직임만으로 태후는 힘껏 그의 어깨를 쥐어뜯으며 절정했다.

"빨아 주십시오, 어마마마."

제운의 목소리에 열락으로 달아오른 태후의 몸이 침상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이전부터 현을 대신하여 수없이 그를 품었으나 진짜를 맛보고 난 지금의 흥분과 비할 것이 아니었다.

맛있는 음식을 보듯 황홀한 눈빛으로 남근을 관찰한 태후가 혀를 내밀어 불거진 핏줄을 농염하게 핥았다. 뜨겁게 귓가를 덮는 사내의 신음을 즐기며, 새하얀 손이 고환을 꽉 그러쥐었다.

"하아."

위에서 내려다본 태후의 콧날이 오똑하다. 그 아래에서 단단한 양물이 욕심껏 벌어진 입안을 들락거린다. 제운은 한 손을 들어 천천히 태후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힘을 주어 제 아랫도리를 향해 당겼다. 목젖까지 밀려드는 남근으로 인한 토기가 그녀에게는 쾌감이고, 그 끝에서 느껴지는 찝찔한 맛이 미약이었다.

태후는 눈을 감은 채 그의 이복아들을 떠올리며 비어있는 비부에 손을 가져다 대고 둥글게 원을 그렸다.

"이제 올라오시지요."

제운이 태후의 양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번쩍 위로 들어올렸다. 그대로 자리에 누워 시뻘겋게 일어선 양물에 옥문을 꽂아넣자 그것은 그녀의 체중만큼 깊숙히 박혀들어가며 날카로운 손톱이 단단한 날가슴을 파고들었다. 흐윽, 제운은 입술을 깨물고 아랫도리에 힘을 주며 제 위에 올라타 눈을 감은 태후의 모습을 찬찬히 관찰했다.

그녀는 처음 선황제의 침전에서 보았던 날 이후로 전혀 나이를 먹지 않았다. 눈을 감은 채 탐스러운 입술을 약간 벌리고 그 사이로 교성을 뱉어내는 색기어린 얼굴도, 탐스럽게 무르익어 손 대는 곳마다 파르르 떠는 육체도. 절대 그를 보아주지 않는 차가운 눈동자도.

"여전히 맛이 좋으십니다."

어마마마. 이 말을 붙이면 태후가 더욱 달아오를 것을 알고 있었으나 부러 붙이지 않았다. 몸이 제운의 위에서 쉴새없이 음액을 흘려내는 와중에도 그 머릿속은 다른 사내가 채우고 있으니. 제운은 위에서 크게 출렁이는 가슴 끝을 잡아당기며 한 손으로 가느다란 허리를 잡고 과격하게 허리를 쳐올렸다.

"아흑, 황상...."

머릿속을 가득 채운 사내를 부르며 태후가 가늘게 떨었다. 울컥 음액을 쏟아낸 내벽 또한 함께 떨며 몸 안에 가득한 남근을 쥐어짰다. 그 모습을 실컷 눈 안에 담은 제운은 몸을 일으켜 태후를 잡고 아주 쉽게 반대로 돌려 눕혔다.

두 손과 무릎을 대고 엎드린 그녀의 얼굴에서 태후다운 위엄은 찾을래야 찾아볼 수 없었다. 부끄럼 없이 눈앞에 드러난 질구를 크게 핥아올린 그는 새하얀 엉덩이에 철썩, 손자국을 새기며 남근을 뿌리까지 밀어넣었다.

"크읏."

처녀나 다름없이 조여오는 내벽 또한 예전 그대로였다. 그가 쉽사리 움직이지 않고 그저 애태우듯 허리를 천천히 돌리자 태후의 입에서 애닳는 신음성이 새어나와 귀를 간지럽혔다.

"어디가 불편하십니까?"

"하... 황상, 빨리."

나는 그대의 이복아들이 아닙니다. 제운은 그리 대답하는 대신 허리를 뒤로 빼었다가 위로 쳐올리며 힘껏 추삽질을 시작했다. 그 움직임에 따라 앞뒤로 흔들리는 젖가슴을 꽉 쥐고 이리저리 주무르는 손이 안타깝다.

빠르고 거칠게 쑤셔오는 남근에 계속해서 경련하던 내벽이 어느 순간 살아있는 듯 그것을 꽉 물고 침을 뚝뚝 흘렸다. 제운이 다급하게 양물을 뽑아내어 태후의 입에 가져다 대자 기다렸다는 듯 열린 입술이 뿜어져 나오는 씨물을 한 방울 남김없이 빨아 삼켰다.

"하... 계집은."

급한 불을 끄자마자 태후는 그가 황궁을 나가서 처리했던 일의 경과를 물어왔다.

"은신처에. 공자 또한 빼내어 그 곳에 데려다 놓았습니다."

"조카가 퍽 좋아했겠군."

"그렇습니다. 언제까지 살려두시겠습니까?"

침상에 앉아 손끝으로 흐트러진 머리를 빗어내리던 태후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돌아보았다.

"그저 시키는 일만 처리해라."

재운은 아주 작고 씁쓸하게 웃으며 얼룩진 침상에서 일어났다. 다리 사이에 태후의 몸을 두고 커다란 손에 넘치는 젖가슴을 감싸 붉게 일어선 유두를 조금 세게 비비자 그녀가 낮게 신음했다.

다시 부풀어 오른 남근을 엉덩이에 문지르며 철벅하게 젖은 외음부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넣었다. 유두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희롱하면 입에서 애타는 한숨이 새어나온다. 매끄러운 속살을 훑어올리다 터질 듯 발기한 음핵을 톡톡 두드리면 농익은 여체가 잘게 떨린다.

그의 손길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녀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니. 제운이 천천히 떼어내는 손을 태후가 다급히 잡아 제 음부에 대고 밀어넣었다.

"더, 더 해주세요, 황상."

"... 제운."

귓가를 씹으며 속삭인 말에 태후는 마치 딴 사람이 된 듯, 잡았던 손을 옆으로 내던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가라."

품에서 빠져나간 체온이 허전하다. 제운은 잠시 상궁이 걸쳐주는 침의에 팔을 끼워넣는 태후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이내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곤 다시 들어올 때와 같은 검은 무복 차림으로 어둠 속에 몸을 숨겼다.

**

"부인. 잠시 바람이라도 쏘이시겠습니까?"

텅 빈 눈으로 입을 다물어 버린 화연의 앞에서 은호가 안절부절 물었다. 도대체 황궁에서 무슨 일을 당했기에 그 밝던 여인이 이리 망가진 것인지, 얼굴도 모르는 황제를 원망해 보지만 그뿐. 그가 지금 화연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그 무엇도 없었다.

"여기가 어딘지만 알려 주세요."

"나도 잘 모릅니다. 나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화연은 비척비척 일어나 은호가 옷을 입히는 대로 몸을 맡겼다. 문 밖으로 나가보니 그저 평범한 앞마당. 그러나 그 앞마당을 벗어나 끼이익, 불길한 소리를 내며 열린 대문 밖을 보았을 때.

"헉."

화연이 작은 숨을 삼키며 걸음을 멈추었다. 응당 길이 있어야 할 대문 앞에, 스무 걸음을 채 가지 못하여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그 아래 사납게 흐르는 강물이 앞을 막아서고 있었다. 그렇다면 자신은 대체 어디로 들어온 것인가.

화연은 조심스레 집 뒤로 돌아갔으나, 그 곳은 잔뜩 얽힌 가시덤불로 인해 도저히 사람이 지나갈 수 없는 상태였다. 완벽한 고립. 화연은 창백한 얼굴로 걱정스럽게 그녀를 바라보는 은호를 돌아보았다.

"대체 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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