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9화 〉활공(滑空)
오네트 리제. 여자같은 이름을 하고 있지만, 그는 수염이 그득한 남성이다. 활용도가 높은 마법을 가지고 있었기에 30년을 강제적으로 국가 일에 동원 되었었고, 전선을 벗어나 그의 가업을 이어받은 지는 이제 2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대장장이 일은 만족스러웠다. 뛰어난 마법 성능에 비해 전투실력은 그리 좋지 않았던 그이기에, 전장에서 이름조차 날리지 못했었다. 그는 자신의 재능이 쇠질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마법은 간단하면서 복잡한 것이었다. '지도를 보고 좌표구분을 한 뒤 그 좌표로 연결되는 포탈' 을 만드는 것이었다. 즉, 거점지에 포탈을 만들어 두면 최전선에서 부상자들 운송을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인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마법이, 이런 하늘에 고립된 거대한 배에 동원되지 않을 리가 없었다.
라티아 영주가 직접 찾아오며 부탁한 것이었다. 그의 남은 일생동안 그의 공방의 철을 전부 지원해 주겠다는 약속이었다. 배 내부도 나쁘지 않았기에, 오네트는 이곳저곳을 살펴보며 기계공학의 정수인 라티아의 기술력을 여러모로 즐기고 있었다.
"나, 참. 이 마법에 감사하는 날이 올 줄은..."
그는 승무원의 위치로 이 배에 탑승했기에, 그들의 파티에 참가할 수는 없었다. 적당히 배 내부에 위험요인은 없는지 슥 훑어보고서, 파티장 안쪽에서 느리게 들려오는 장송곡을 들으며 담배나 한 대 피려고 할 때 였다.
"좋은 힘인데, 자랑스러워 하셔야죠."
그의 옆에서 무감정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가 고개를 돌려보니, 거기에는 피로만이 서 있었다. 그와 같이 무슨 일이 생겼을 때의 구조원 입장으로 온 남자이다. 처음에는 표정을 지을 수 없다느니 뭐니 침을 질질 흘려 대기에 경계 했었지만, 아주 싹싹한 호감형 청년이었다.
"퍽이나. 이런 건 전부 짐덩이야. 구속거리밖에 되지 못해."
"에이. 힘이 짐덩이가 아니라, 지금 체계가 짐 덩어리인 거죠."
"그거나 이거나. 내 마법으로 체계라도 바꾸란 말인가? 흥."
오네트는 스스로도 자신의 속이 꼬여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이런 식으로 상처를 주는 말밖에 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 피로만이라는 청년은 그의 말의 속 뜻 내를 읽고 답해 주는 등, 여러가지로 호감이 갈 수 밖에 없는 청년이었다.
"그래도 가끔 그런 생각은 안하시나요?"
"무슨?"
"이 비행기가 터져버릴 때, 내가 안 구해주면 전부 죽어버리겠지... 같은."
오네트의 몸이 바짝 굳는다. 방금 그 청년이 한 말을 혹여나 잘못들은 걸 까봐, 그는 굳이 귀를 한번 더 파내고서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 뭐라고?"
"잘못 들으신 거 아닙니다."
무표정한 청년은 그렇게 말하고서 근처의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 오네트는 그런 그를 내려다보다가, 귀를 막고서 다시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렸다.
"난 아무것도 듣지 못 했어. 그런 썩을 농담은 혼자 하도록 해."
"그런 생각을 한번도 안 해 보셨다구요?"
"내가 체제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을 증오하는 것도 아니네. 전부 위인들이시지. 아직 어리니까 말실수를 조심해. 가는 데에는 순서 없어."
"그런가. 그럼 곤란해요."
뒤에서 피로만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소리가 들려온다. 구둣발소리가 점점 오네트를 향해 다가오고, 그의 등 뒤에서 멈춘다. 오네트가 등을 돌려 보려고 할 때 였다.
"가만히."
그의 목에 차가운 것이 닿았다. 오네트는 숨을 죽이고 양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 원하는 게 뭔가."
"간단하게 말해요. 도우렵니까, 돕지 않으렵니까."
"뭐를."
"이 배를 떨구는 거."
어두운 장송곡이 느리게 퍼진다. 오네트가 대답을 지연시키자, 차가운 것이 그의 목에 더 바짝 닿는다. 뭔가가 등을 타고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피일까, 땀일까.
"... 그걸 도우면 난 죽어. 난 이미 다 늙었다네."
"당신에게 공격을 도우라는 말은 하지 않아요."
그의 차렷 자세를 하고 있는 팔 틈으로 지도가 한 장 들어온다. 좌표화가 끝나 있는 윌레인의 전국지도였다.
"지금. 엘그림으로 떠나세요."
"거절한다면?"
"세상을 떠나셔야죠."
피로만의 말투는 단 하나도 변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 무감정함이 훨씬 무겁게 다가오고 있었다. 오네트는 자신에게 선택지가 없음을 알아채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피로만... 이 친구야. 대혼란이 일어날 걸세."
"알아요."
"윌레인이라는 나라가 망해 버릴 꺼야. 8영주가 전부 죽는다는 의미를 모르는 겐가?"
"아니까 시도하는 겁니다."
대화가 더 통할 것 같지는 않았다. 오데트는 조심조심 지도를 향해 손을 뻗어 엘그림의 좌표를 확인해 보았다.
그의 손에서 잠깐 빛이 난다. 그리고 곧, 그는 자신의 앞으로 포탈을 하나 만든다.
"... 내리겠네."
"현명한 선택 하신 겁니다."
피로만은 그렇게 말하고서 목 뒤에 댄 것을 떼어냈다. 오네트는 목 뒤를 만지작거리며 포탈을 향해 걸어가다가, 자신의 목에서 흐른 것이 피가 아니란 것을 눈치챘다.
"... 이건?"
그가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는 피로만이 얼음조각을 들고 침을 질질흘리며 입가를 들어 올리고 있었다.
"호히네헤카를해히흔안흡히하.(노인에게 칼을 대지는 않습니다.)"
"하, 하하... 어이가 없어서."
오네트는 얼빠진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다가, 피식 웃으며 포탈을 향해 한 발을 밀어 넣었다.
"방금 한 말은 농담이 아닌 거지?"
"헤(네)."
"... 유감이구만. 착실한 청년인 줄 알았더니."
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는 포탈에 들어갔다. 그의 모습이 사라지고, 곧 그 원형으로 일렁이던 포탈도 눈이 감기듯 사라져 들어갔다.
그것으로 이제, 배 안에 내부에서 외부로 사람을 옮길 수 있는 것은 피로만 뿐이 되었다.
".. 해결."
그는 귓가에 손을 대고 그렇게 말했다. 시작종은 다음날 아침에 울릴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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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한은 아픈 머리를 쥐고 눈을 떴다. 전날에는 정말 바빴다. 별로 슬프지도 않은 라드의 죽음을 애도하며 사람들과 이리저리 교류 하려다 보니, 체력이 쭉쭉 빠지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륑게나 릴로에게 맡길 수도 없었고, 소니아는 일체의 대화를 거절했기에, 남은 건 모든 대화는 핀과 갤러한에게 몰리게 된 것이다. 술을 마시면 기행을 벌이는 핀 때문에 갤러한이 모든 술을 마셨었다.
이리하. 이리하는 이 장례식 자체가 불쾌하다며 애초에 자리를 피했었고, 칼린은 뭐...
그는멍한 머리로 어제 봤던 장면들을 떠올려 보려고 하다가, 곧 리쿠르트의 함을 열어 보았다. 안에는 꽃 한자루와 함께 편지가 있었다.
"살판 났네, 씨발놈. 너가 그런 짓 할수록 안전하게 돌아갈 확률이 낮아지는 건 알지?"
그의 수면실 문이 열리며 륑게가 고개를 숙여 시비를 건다. 갤러한은 그를 향해 중지를 들어 올리며 혀를 찼다.
"남이사. 나한테는 수호신이 있어서 그런 걱정 안 해도 되걸랑."
"어련할까. 죽음은 행복한 사람부터 찾는 법이야..."
"아침부터 초치기는. 비켜. 나갈라니까."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륑게를 옆으로 밀어내고 갤러한은 몸을 수면실에서 빼냈다.
"오늘로 소금부대는 끝이구나..."
"네 떠돌이 커리어의 끝이지."
"너랑 릴로는 계속 한다고 했던가?"
"우린 어디 정착해서 무덤 다는 게 어색해서 말이야."
륑게는 그렇게 말하고 뻗어 있는 릴로가 조금 보이는 릴로의 수면실 쪽을 가리켰다. 갤러한은 웃으며 씹는 담배를 꺼냈다.
"모두 안 뒤지고 명줄 좋게 살아있으면 소니아 술집에서 모이자고."
"그런 말 하기에는 조금 이르지."
"징크스 하나 남겨두려고 그런다, 빡통아."
그는 담배를 한 줌 집어 들어 자신의 혀 위로 올리고서, 익살스럽게 웃으며 어기적어기적 자리를 옮겼다.
"어디 가냐?"
"바."
"해장술?"
"엉. 오늘 끝나면 내가 또 언제 저런 술들을 공짜로 먹어보겠냐~"
륑게는 그대로 그를 따라가려고 하다가, 그의 뒷주머니에 대충 꽂혀 있는 리쿠르트의 편지를 보고 조심스럽게 부르려던 동작을 멈췄다. 그리고 웃으며 자신의 침실을 찾아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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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느라 리쿠르트의 편지를 하루 통쨰로 넘겨버렸을 때. 겨우 아침에 일어나서 편지를 보고 나니 어지러워서 뭐라고 글을 시작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을 때. 약혼신청을 하려고 결심해보니 당장 관계가 파탄 날것 같은 위기에 봉착했을 때.
갤러한은 그런 상황에서 파훼법을 알고 있다. 숙취를 해소하며 편지를 써 보내면 된다. 그리고 숙취를 해소하는 방법은 아주 쉽다.
"이만한 게 없지."
그는 바 안쪽에서 용케도 싸구려 술을 찾아내 그 뚜껑을 연다. 지독한 냄새가 그의 코를 찔러댄다. 벌써 술이 깨는 기분이다.
"하아... 이거야."
그는 혼자 중얼대고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안에는 갤러한 혼자 뿐이다. 특석이네, 하고 노래를 부르며 그는 아무 의자나 잡아 끌어 그 자리에 앉았다.
"... 미안해? 죄송합니다?"
단어선택을 하며 펜 끝을 조금 물어 뜯던 갤러한은, 곧 펜촉을 조금 적셔 편지에 글을 써내려 가기 시작했다.
"... 죄... 송합니..."
한 글자 씩 읊으며 글을 쓰다가, 그는 저 한 구석에 나무상자가 있는 것을 보았다. 평소라면 그냥 넘어갔겠지만, 그의 숙련된 감이 저걸 그냥 넘기지 말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흠..."
꽤나 숨겨둔 것이었다. 만약 그가 싸구려 술을 찾느라 바 내부를 헤집어 두지 않았다면 찾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잠깐 편지지를 내려 두고 술병을 들고서 그 나무상자에 다가갔다.
그리고 하필이면 그 순간에, 자신이 징크스를 적립해 둔 것들이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이다. 그는 조금 괴로운 듯 신음소리를 내다가, 곧 고개를 돌렸다.
"... 징크스 따위나 믿다니. 난 이제 애새끼가 아니지."
그는 그렇게 중얼대고서 그 나무함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편지를 계속 작성했다.
조용한 바 안에는 시계침이 울리는 소리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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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노는 일찍 일어나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있는 척을 하고 있었다. 일부러 큰 빈틈을 보이며 걸으면서도, 그녀의 시선은 사주경계를 완벽하게 해내는 중이었다. 마지막 날 아침이다. 아직까지는 모든 상황이 안전해 보였다.
조금 비틀거리며 걷고 있으니, 그녀의 맞은 편에 귀족 한 명이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비율 좋은 장신에, 치마폭이 넓은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여성이었다. 육감적인 몸매가 특히 눈에 띄었다. 하지만 니노가 그녀가 가는 길을 멈춰 세운 것은 그것 때문은 아니었다.
"이런 이른 시간에 어디로 가십니까아아아?"
그녀는 취한 척 몸을 꼬부라트리며, 여성의 앞을 가로막았다. 허리춤으로 가져간 손은 벽에 기댄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든지 칼을 뽑아낼 수 있는 준비를 끝낸 상황이었다.
"어머. 미로코경의 호위 분 맞으신 가요?"
그 귀족 여성은 베일까지 끼고 있는 상태였다. 아무리 전날이 장례식이었다지만, 다음날 아침까지 쓰고 다닐 이유 따위 니노는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는 조금 더 노골적으로 고개를 숙이며 베일 안쪽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잠깐 불심검문~"
귀족 여성은 얌전히 그걸 받아 줬다. 니노는 그녀의 베일을 잡아 뒤로 넘겼다.
보랏빛 앞머리에, 보라색 눈.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이제 와서 눈치챈 것이 수상할 정도로.
"무슨 마법사십니까~?"
"그런 것도 말해야 할까요?"
보라색 머리와 눈. 자연적으로 뿅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염색이라 하기에는 너무 자연스럽다. 분명히 마법의 영향을 받은 머리와 홍채색이다. 니노의 손이 더 천천히 검에 다가간다.
"불심검문이라고 했잖아요...?"
명백히 경고를 담은 목소리로, 그녀는 마지막 질문을 건낸다. 귀족 여성은 속을 알 수 없는 미소로 니노를 내려다본다. 꾹 닫힌 입이 열릴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
신호는, 귀족 여성이 팔을 내리는 것으로 울렸다. 니노는 빠르게 검을 뽑아내 그대로 수직으로 검을 내리 찍었다. 그 공격은 귀족 여성이 들어올린 다리에 의해 막혔다.
"무슨?"
길게 내리 뻗은 치마에 가려져 있던 그녀의 다리는, 얇은 검정색 타이즈로 뒤덮여 있었다. 그리고 그 타이즈의 위로 검집이 부착되어 있었다. 그녀는 니노의 내리찍은 검을 막아낸 그 검집에서 다리를 들어올린 상태 그대로 검을 뽑아냈다.
"흡-"
니노가 한 보 뒤로 빠지며 견제용으로 검격을 날렸다. 귀족 여성은 그 공격을 받지 않고 드레스를 한 손으로 벗어 니노를 향해 던졌다.
니노의 시야가 한 순간 가려진다. 그녀는 드레스를 급하게 치워내고 뒤늦게 다시 시야를 확보했다.
"?!"
없었다. 귀족 여성이 보이지 않았다. 마치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처럼. 니노는 자신이 꿈이라도 꿨나 싶어서 손에 쥔 드레스를 더 꽉 움켜 쥐다가, 곧 상황을 파악했다.
'좆됐다, 씨발!'
속으로 욕지거리를 뱉으며 그녀는 다급하게 등을 돌렸다. 그러나 바로 눈 앞에, 검날만 그 자리에 덩그러니 떠 있는 것이다.
다시 보니 거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마치 니노의 움직임을 봉쇄하듯, 그녀의 주변에 6개 정도의 검날들이 각자 궤를 달리하고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당황한 그녀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그 검날 틈을 빠져 나가려고 할 때였다.
"신벌이다."
그녀의 머리 위 쯤에서 그런 소리가 들려왔다. 뒤늦게 시선을 들어올렸지만, 그녀는 골통이 두갈래나는 그 순간에도 자신의 상대를 볼 수 없었다.
그녀의 반갈래 난 시체가 양옆으로 쓰러지자, 그녀를 감싸고 있던 검날들이 하나씩 사라져 간다. 곧 그 귀족 여성의 몸이 마치 안개속에서 떠오르듯 조금씩 드러 나오기 시작한다. 검정색 유광 재질의 달라붙는 수녀복같은 것이었다.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그녀는, 프레데리카였다.
"상황 보고해주세요."
'1층 바 설치 완료.'
'무장 준비 끝.'
'엔진실 앞 무사 대기중.'
"확인했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서, 요염한 표정으로 눈 앞에 반토막난 니노의 시체를 발로 차냈다.
"저도 기낭외피에 거의 도착했습니다. 슬슬이겠네요. 움직여주세요."
'확인.'
'확인.'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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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정도를 붙잡고 있었을까, 갤러한은 드디어 편지의 첫 줄을 완성해냈다. 이대로면 아침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시간내로 편지작성을 끝마칠 수 있을 것 같다. 갤러한은 그렇게 생각하고서 자신의 발 아래 즈음을 보았다. 아찔할 정도의 풍경이 보인다. 아직 조금 어두스름하게 젖어 있다.
정확히 몇 시인지 알 수 없었기에, 갤러한은 바 어딘가에 있을 시계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분명 시계 소리는 들리는데 시계가 보이지 않는다. 그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보니, 거기에는 자신이 무시하고 넘긴 나무상자가 보인다.
"... 저게 시계였나?"
갤러한은 모르지만, 미로코는 바에 시계를 비치해 두지 않았다. 그녀 나름의 '배려' 였다. 만약 갤러한이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다가올 일을 피할 수 있었을 수도 있다.
"어째 소리가 점점 빨라지는 것 같은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