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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화 〉19화 - 요리, 로맨틱, 성공적 (20/74)



〈 20화 〉19화 - 요리, 로맨틱, 성공적

저번에 마트에 들렀을 때는 다 간편식품 위주로만 구매했기 때문에,
사실상 요리를 하려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사야했다.


일단 조미료 코너를 찾아 움직였다.

[요리한단 사람이 조미료를 새로 산다고?ㅋㅋㅋㅋㅋㅋ]

[너 설마 음식 처음해보는건 아니지...?]

[복아...무리하지마 그냥 밥 시켜먹자]

[???: 잘할테니 걱정마셈들!]

"그런게 아니라, 얼마전에 이사할때 문제가 생겨 가지고 입주가 안되서, 짐이 이삿짐 센터에서 그대로 며칠동안 방치됐는데."
"냉장고에 있던 음식들이  상하면서 같이 있던 짐들에 냄새가 다 배어버려서 악취가 진동을 하더라고."

실제로 겪었던 경험에 빗대어 핑계를 댔다.
이사 당일날, 대출서류에 문제가 생겨서 입주를 못 하게  적이 있다.
결국 모텔에서 일주일간 버티며 이삿짐 센터에 보관비를 내고 짐을 맡겨뒀는데, 해산물이 다 상해서 결국엔 냉장고를 버렸었다.


냉장고를 싹 비우고 용품으로 청소를하고 며칠을 텅 비워두고 문짝을 열어놔도 썩은내가 안빠지더라.
근처에 있던 옷이나 물건도 죽어도 냄새가 안 빠져서 다 버렸다.
덕분에 이사비도 두번 깨지고 살림살이도 내다버린 최악의 이사 경험이었다.


이상하게 여기와서는 거짓말만 는다. 하면 할수록 자꾸만 늘어나는게 거짓말이라더니.

[저렇게 디테일한 썰이면 ㅇㅈ이지 ㅋㅋㅋㅋㅋㅋㅋ]

[복이 빡친 표정ㅋㅋㅋㅋㅋ]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십니까?ㅋㅋㅋㅋ]

[썩은내와 복이라니...이건 귀하군요......]

소금, 설탕, 고춧가루, 간장, 된장, 고추장, 식초, 맛술, 식용유 온갖 조미료를  쓸어 담았다.


[뭘 만들건데 조미료란 조미료는  쓸어 담냐 ㅋㅋㅋㅋㅋ]

[마트에서 장보기 게임 하는건가요??ㅋㅋㅋㅋㅋㅋ]

[예능찍냐 ㅋㅋㅋㅋㅋ시간제한 걸렸어? 미친듯이담네 ㅋㅋㅋ]


"진간장, 국간장...음, 굴소스도 사고. 카놀라유랑 올리브유도 사고..."
"여러분 올리브유는 좀 비싸도 엑스트라버진으로 사세요~."

[ㅔ]
[ㅖ]

[버진??]


[라이크어 버진~터치 포더~베리 퍼스트 타임~~]


[올리브유...버진...메...모......]


[무7련... 무7련...무7련...무7련...무7련...무7련...무7련...무7련...무7련...무7련...무7련...]

"지금 다 쓸건 아니고 언젠간 쓸테니 미리  사놓는 거에요~."


"자아, 그럼 주재료를 사러 가봅시다!"

[메뉴가 대체 뭐냐구~~~~]

[그러고보니 갑분 조미료부터 사서 뭐하는지도 모르네 ㅋㅋㅋ]


[탑셰프가될꺼야님이 20,000원 후원 하셨습니다!]
'제육볶음 허쉴?'

"아, 제육은 다음에 할게. 오늘 메뉴는 계란새우볶음밥~."

해산물 코너로가 생물새우를 한팩 골라 집었다.


[보통 볶음밥 냉동 새우로 하지 않나?]


[아 모른척 하라고 ㅋㅋㅋㅋㅋ]


[생새우로 하면 더 맛있음 ㅡㅡ]


[그걸 누가 모름?ㅋㅋㅋㅋㅋ 딱 봐도 요리는 커녕 손에 물도 안대봤겠구만]

[난 복이 믿어!]

이어서 계란과 당근, 그리고 대파를 구입했다.
주재료는 오늘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만 살 생각이었다.


[볶음밥 한다면서 양파는  안삼??]

"양파에선 물이 많이 나와서 볶음밥이 질척하게 될 수도 있어요. 가정집 화력으로는  수분을 다 날려 보내기가 쉽지가 않아요."


[오...몬가...몬가...]

[ㄹㅇ로 뭣좀 아는가본데?]


[어이어이!! 지엔자아아앙 믿고 있었다구!!!]

재료를 다 사고 조리도구 코너로 향했다.

[????????????????]


[조미료 새로 살때부터 알아봤다니까 ㅋㅋㅋㅋㅋㅋㅋ]

[너 그거 복혐이야 너 그거 복혐이야  그거 복혐이야  그거 복혐이야]


[억까  그만해라ㅡ 아까 다 설명했잖아]

[아니 근데 도구까지 다 새로산다고?ㅋㅋㅋㅋㅋ이건 좀...]

[킹리적 갓심이 들긴하는데...]

[이론만 빠삭하고 개판치는거 아니냐 진짜로 ㅋㅋㅋㅋㅋㅋ]


있어야  물건이 없는것들에 대해선 이미 한번 변명을 했기에 따로 반박을 더하진 않았다.
스테인레스로 된 궁중팬을 시작으로 칼과 도마, 뒤집개 등 최소한으로 필요한 도구들을 카트에 담았다.


[그럼 이거 먼저 샀어야 하는거 아니냐? ㅋㅋㅋㅋ 음식 방치되네]

[ㄹㅇㅋㅋㅋ뭐해 복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억, 그렇네요? 도구를 먼저 샀어야 하는데."

[능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우 : 죽여줘......]

[활새우가 산거고 생물은 이미 죽어있는 새우인데요?]

[-찐-]

우여곡절 끝에 장보기를 마치고 나니 짐이 꽤 되었다.

"봉지 위로 솟은 대파야 말로 장보기의 정석이지."


[고거슨 국룰 ㅇㅈㅋㅋㅋㅋㅋㅋ]

[꼭 드라마보면 장바구니에 파 담겨있음ㅋㅋㅋㅋㅋㅋ]

"아까 인사 온다던분은 안오는거에요?  이제 집에 들어갑니다?"


[네이버후드님이 50,000원 후원 하셨습니다!]
'미안해 복아. 어그로 끈거였어ㅜㅜ 방송 안할때 마주치면 인사할게'

[쫄보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굴 팔리기 무섭긴하겠다 ㅋㅋ 시청자가 몇명이야 ㅋㅋㅋㅋㅋㅋ]

[아까 약올릴때 생각하면 아직도 빡침 ㅋㅋㅋㅋㅋ]


"미안할게 뭐있어~ 대신에 거짓말 쳤으니까 방송 쭉 챙겨봐 알겠지?"

[헥헥헥헥 주인님! 끼잉낑!]

[아아...이것이 '조련'이라는 것이다...]


[복이펀치!복이펀치!복이펀치!복이펀치!복이펀치!복이펀치!복이펀치!복이펀치!복이펀치!]


[이걸?이걸?이걸?이걸?이걸?이걸?이걸?이걸?이걸?이걸?이걸?이걸?이걸?이걸?]


[복이가 복이 했는데 문제라도?]


"대답?"


[네이버후드님이 10,000원 후원 하셨습니다!]
'충성!!!!!!'

[통한의 만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삥 뜯는 수준이네 ㅋㅋㅋㅋㅋㅋ수금 on]

[자네... 눈물 젖은 만원을 먹어보았는가...?]

[사스가 소통퀸 ㅋㅋㅋㅋㅋㅋㅋ]

[???: 대답?(돈내야지?) ]

"이 정도면 많이 봐준 거야. 기다렸다구. 이 짐들 안보여?"

[너 인성 문제있어?너 인성 문제있어?너 인성 문제있어?너 인성 문제있어?너 인성 문제있어?]

[앗...아아......]


[X키를 눌러 JOY를 표하십시오]


[복이가 복이 했는데 문제라도?]


[혹시...꼬우신가요? 꼬우면.......아시죠? ]


"농담이야, 농담~ 내가 이걸 왜 너희한테 들어달라고 하겠어."

[근데 진짜 무거워보이는데 어케 들고감?]


[들순있냐? 봉지 존나 큰거 두갠데 ㅋㅋㅋㅋㅋ]

물론 운동 잘하는 모습을 오전에 보여주긴 했지만, 그거랑 근력이랑은 느낌이 다르다.
너무 쉽게 들면 이상할것 같아 기합음과 함께 버겁게 드는 연기를 했다.

"흡! 은근 들만해."

[ㅋㅋㅋㅋ들고 집까지 가셔야하는데요??]

[저기요 들면 끝나는 운동이 아니란말입니다 ㅋㅋㅋ]


[노동요를 틀어라~~~~에헤라디야~~~]


생각해보니 카메라를 들려면 짐을 한 손에 들어야하는데,
한 손에 하나씩도 버거워 해놓고, 그걸 한번에 들어버리는 모습을 보여주기엔 위화감이 좀 심할  같았다. 결국 집까지 가는동안 음성만 내보내고 화면 송출을 잠깐 멈추기로 했다.

"짐이 무거워서 카메라는 잠깐 끄고 목소리만 들려줘야 될 것 같아."
"봉지가 많아서 손이 부족해요."

[카메라 킬 때까지  참겠는다 흐으으읍!]

[뭐지? 버근가? 화면 끈다구??]

[X키를 눌러 JOY를 표하십시오]

[꼬우면 아시죠?]

[검은화면이라...개꿀잼몰카인가?]


"집 가까워서 금방가니까, 조금만 참아줘~."


화면을 꺼놨기에 부담없이 빠르게 움직였다.
넓고 빠른 보폭으로 척척 걸어가니 집에 금방 도착했다.
짐 때문에 카메라를 껐는데 생각해보니 그대로 송출했으면 사는곳이 노출 될 뻔했다.
'하마터면 골치 아픈일에 시달릴 뻔했네.'

집에 들어와 주방 셋팅을 빠르게 마치고 카메라를 켰다.


"자~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복태식이 어서오고~~]

[목소리가 워낙 좋아서 라디오만 해도 좋을듯ㅋㅋㅋ]

[모야모야? 복이 라디오까지 진출하는고야?]

"일단 새우 먼저 손질 해 볼까요?"


먼저 연한 소금물에 새우를 살살 흔들어가며 세척했다.
키친타올로 물기를 제거해주고 사용하지 않을 새우머리를 칼로 잘라냈다.

"새우는 머리쪽을 만질  조심해야되요. 여기 보면 뾰족한 뿔이 있는데, 찔리면 다칠 수도 있어요."


[세계관 최강자 새우...]


[섬유종!섬유종!섬유종!섬유종!섬유종!섬유종!섬유종!섬유종!섬유종!섬유종!섬유종!섬유종!섬유종!]


[새우는 대가리가 맛있는건데 저걸 버리네~]


[훈수충 극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는 볶음밥인데 새우대가리까지 넣어먹냐? 훈수질도 낄끼빠빠해]


[새우뿔...매우 위험...메...모...]


"꼬리쪽에 이 세모난 모양의 뿔도 보이죠? 이게 물주머니 라는건데, 안에 물이 들어있어서 기름이랑 닿으면 펑~하고 터지니까  제거해주고요."

[몬가...몬가...본격적인데? 요리 수업 듣는 기분ㅋㅋㅋㅋ]


[복이특) 못하는거 없음]

[아모른직다! 저 정도야 누구나 인터넷 보고 따라할 수 있음]

[누나 제발 반말!!! 그런 얼굴로 너무 친절해...밟아줘...무시해줘]


머리와 꼬리 손질을 마치고, 이쑤시개로 등쪽을 찔러 내장을 쭈욱 잡아 빼내었다.

"이게 새우 내장인데, 새우똥 이라고도 불러. 쓴맛이 나기 때문에 필히 제거해줘야해."

[솜씨가 보통이 아닌데? 저거 첨해보면 저렇게 쉽게 못뺌]

[글게 해산물도 잘 만지네 새우 미끄러운데]

"껍질은 다리쪽에 틈을 손톱으로 잡고 한번에 쫘악~참 쉽죠?"


[업보 스택 쌓네 ㅋㅋㅋㅋㅋㅋㅋ]

[쉽긴 개뿔이 ㅋㅋㅋ 저거 내가 하면 한칸씩 벗겨지던데]

[버근가? 왤케 잘함]

[이분 요리 방송 하시는 분인가요?]

[복린이 어서오고~~]

"비린내를 잡아야 하니까 청주를 조금 뿌려서 재워둘게요."

가장 귀찮은 과정인 새우 손질이 끝나고 본격적인 밑재료 준비에 들어갔다.


탕탕탕~탕탕탕~

도마와 칼날이 부딪히는 경쾌한 소리를 시작으로 각종 채소가 정갈하게 썰려나갔다.
대파를 어슷썰기로 썰어내고 당근을 볶음밥에 어울리게 잘게 썰었다.
원래 칼질을 이렇게 썩 잘하진 않았는데, 아무래도 각성자의 몸이라 육체를 다루는데 더 뛰어난 느낌이 들었다. 칼질을 힘차고 빠르게 하는데도 막힘이 없고 채소의 크기가 일정하게 나왔다.

[칼질 요리사 수준 ㄷㄷㄷㄷㄷㄷㄷㄷ]


[뭐냐??뭐냐??내가 지금 뭘 본거냐???]

[사상최초다 ㄹㅇ로 스트리머가 칼질 저렇게하는거 태어나서 첨본다!!!]

[복이 그녀는 신인가?복이 그녀는 신인가?복이 그녀는 신인가?복이 그녀는 신인가?]


[오복펀치! 복이펀치! 오복펀치! 복이펀치!오복펀치! 복이펀치!오복펀치! 복이펀치!오복펀치! 복이펀치!]

[너 칼질 문제있어?너 칼질 문제있어?너 칼질 문제있어?너 칼질 문제있어?너 칼질 문제있어?]


[한식조리기능사님이 10,000원 후원 하셨습니다!]
'혹시 요식업계 출신이세요?'


"아니에요. 취미로 하는데, 자취경력이 길다보니까 늘은거에요. 별로  하지도 못해요."


장 볼때 우려하던 반응들은 이제 다 사라진것 같다.
재료를 다루는것 만으로도 모두가 깨달은 것이다. 할줄도 모르면서 객기부리는게 아니라는걸.

물론  못하는걸 보고 귀여워하거나 망친음식을 보고 암살용이라고 놀리는것도 하나의 재미겠지만,
내 방송은 그런 컨셉으로 가진 않는다. 궁극적인 목적이 있는  방송엔 그런 백치미 같은 모자란 컨셉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댕청미라 불리는 바보같은 모습을 보여주면 오히려 내 계획에 방해가 된다.

"스테인레스 재질로 만들어진 팬은 예열 과정이 필요해요. 평소에 쓰던 코팅팬처럼 음식 먼저 올리고 그러면 다 눌어붙어 버리거든요."

새로 사온 궁중팬을 가스불에 올리고 열이 전도될 때까지 잠시간 기다렸다.
그리고 물을 한방울 뿌리자 물방울이 둥그렇게 뭉치며 뜨거운 팬 위를 굴러다녔다.
원래라면 치익~ 소리를 내며 당장에 증발해버려야 할 물이 계속  위에서 형태를 유지했다.


[와 물방울이 구슬처럼 떠다니네??]

[뭐야 저거 개 신기하다 ㅋㅋㅋ 난 첨봄ㅋㅋㅋ]


채팅창을 보니 알고 있는 시청자들도 있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이건 라이덴프로스트 현상이라고 부르는데요. 팬 표면이 섭씨 약 193도 이상이면 물이 팬이랑 접촉 하자마자 순식간에 기화가 되버리면서 얇은 공기층이 생겨요. 그렇게 생긴 단열층이 물과 팬의 접촉을 막아서 물이 이렇게 투명한 구슬처럼 굴러다니는거에요~."


[진짜 물리학교수였네......]

[물리학 수업 3교시 on이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엔 중력이 아니라 열에 대해 배우는건가요 교수님...]

[저는 중력수업이 좋습니다만...이건 재미가 없네요]


[대체 방송 컨셉이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모 원툴인줄 알았더니 운동에 요리에 ㅋㅋㅋㅋ이러다 게임까지 한다 하는거 아니냐?ㅋㅋㅋ]

[뜬금 과학적인 설명에 채팅창 갑분싸 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목 : 요리하는 뇌섹녀 복이(feat.업보청산) ]


[영상]

아까 아침 런닝할때 물리학교수라고 놀렸던 업보 그대로 돌려받는 청자들ㅋㅋㅋ

ㄴ뇌텅텅인줄 알았거늘...뭔가 배신감 느낌
ㄴㅋㅋㅋㅋㅋㄹㅇ 반전 매력이긴함ㅋㅋㅋㅋㅋㅋ
ㄴ달달 외운걸텐데 그거가지고 뭔 뇌섹녀야 ㅋㅋㅋ
ㄴ그 외우는것 조차 못하는년들이 태반인데?
ㄴ저렇게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데 일부러 준비한건 아닌것 같은데 ㅋㅋㅋ
ㄴ과학 수업 듣는줄 알았다 ㅅㅂㅋㅋㅋ본인 과포자인데 PTSD옴ㅋㅋ


 온도가 충분히 올랐으니 이제 요리  준비가 됐다는 소리였다.
먼저 팬에 기름을 충분히 붓고 잘라놓은 파를 집어 넣었다.


치이이익~


"이 지글지글 소리 들리죠? 파기름이 기가 막히게 내지고 있다는 소리죠~."

파가 노릇노릇 해지고 당근과 새우를 후발주자로 투입했다.

"당근은 기름에 잘 볶으면 달콤하고 식감과 색감을 살려줘서 볶음밥에 좋은 부재료에요."
"새우가 오버쿡 되면 수분이 다 빠지고 질겨져서 맛이 없으니까, 지금부터 조리를 신경써서 해야되요."


계란 2개를 그릇에 까서 젓가락으로 빠르게 풀어주었다.


[진정한 물리학 수업 on...]


[헤으응...눈나......]

[이거지...이게 물리학이지!!!]


계란을 팬에 쏟아 붓고 다른 재료들과 함께 빠르게 휘저어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었다.
화룡점정을 위해 XO소스를 한 스푼 떠 넣었다.

"이건 XO소스라는건데, 고오급 굴 소스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각종 말린 해산물과 채소들을 볶고, 졸여내서 만드는 비싼 재료와 정성이 들어간 소스에요. 이게 들어가면 뭐든 다 맛있어져요."

[치트키 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거 들어가기 전에도 이미 맛있어 보인건 안비밀ㅋㅋㅋㅋㅋ]


즉석밥 하나를 데우지 않고 넣은 뒤, 후추를 넣어 향을 더하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리드미컬하게 팬을 돌리기 시작했다. 강불에서 이뤄지는 화려한 팬 돌리기에 시청자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미...친...]

[무친련무친련무친련무친련무친련무친련무친련무친련무친련무친련무친련무친련무친련무친련]

[정신나갈거가테정신나갈거가테정신나갈거가테정신나갈거가테정신나갈거가테정신나갈거가테]

[점심나가서머글거가테점심나가서머글거가테점심나가서머글거가테점심나가서머글거가테]

[그만큼 요리가 하고 싶으신거지~~]

[찢었다찢었다찢었다찢었다찢었다찢었다찢었다찢었다찢었다찢었다찢었다찢었다찢었다찢었다]

[와...취미로 한 수준이 아닌데? 팬 돌리는거 개 ㅈ되는데 진짜ㅋㅋ 호텔 셰프인줄]


[역대급 레게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쇼까지 할 기세ㅋㅋㅋㅋ]


[복아 입에서  뿜어줘잉~~~ㅋㅋ]


마치 중식의 웍질을 하듯, 커다란 궁중팬을 마구 흔들고 있음에도, 그 안의 내용물들이 연주하듯 섞이며  밖으로 튕겨나가지도 않고 허공에서 춤추다 다시 팬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볼 거리가 된다. 더군다나 그 팬을 잡고 있는 사람이 초절정 미녀라는 것이 더 한 시너지를 불러 일으켰다.  모습은 짤로 박제되어 온갖 인터넷 커뮤니티로 퍼져나가게 된다.

완성된 볶음밥을 밥그릇에 꽉 눌러 넣어서 모양을 잡아 접시에 담아내자,
아주 그럴싸한 계란새우볶음밥이 나왔다.


[ㄹㅇ루다가 파는거같네 ㅋㅋㅋㅋㅋㅋ]

[볶음밥 시키신분???]


[잘한다더니 진짜 잘만들었자너 ㅋㅋㅋㅋ]


[당장 중국집에 전화한다 ㅋㅋㅋㅋ 미띤 군침이 싹도누]


"자~여러분, 아~ 같이 점심 식사 시작해요."


시늉이나 하다가 이상한 음식을 먹을거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제대로 된 실력을 선보인 요리 방송은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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