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5화 〉14화 - 뜻밖의 방문 (15/74)



〈 15화 〉14화 - 뜻밖의 방문

[무슨 꿈이요?]

[혹시 몽유병??!!]


[절세미녀가 사실은 몽유병환자?!?!크크루삥뽕]


[진지해 보이시는데 장난치지 맙시다들]



방송 하는 내내 시청자들의 질문에나 답해줬었지
주도적으로 화제를 꺼내든건 처음이기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악몽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한데."
"꿈 속에서 이상한 하얀색 방 같은곳에서 눈을 뜨거든요."
"그리고 나면 잠에서 깰 때까지 계속 거기 있어야해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음울한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

"불면증의 일종인가 싶어서 병원도 가 봤는데 이상이 없다고만 하고..."
"자고 일어나면 개운한게 아니라 한숨도 못 잔 기분이에요."



[시무룩한 모습도 귀엽네 퍄]


[어디 큰병 생긴거 아니에요?]

[동네의원말고 대학병원에 가보세요]



걱정들이 이어졌으나 내가 원하는건 그런게 아니었다.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자들을 찾아내야만 했다.

"비슷한 증세 가지신 분 없나요?"

[그거 자각몽 아님? 자각몽이 그런식으로 꿔진다던데]

내 시력으론 놓치는 채팅이 없을텐데도 하얀방에 대해 호소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도 그럴게 시기상으로 흑구가 나타나고서야 자각몽이 시작되는데
그래봤자 고작 하룻밤 밖에 안 지났다는걸 깨달아 버렸다.



내 기준으로야 각성과 함께 잊을 수 없는 고통이 동반된 데다가
뒷일을 알고있으니 한번 찾아온 하얀방에도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한것이지
혹여나 각성몽을 꿨다고 해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을수도 있었다.



급한 마음에 저지른 성급한 오류였다.
조금  약을 쳐 둬야 될것 같다.


블루포탈이 등장을 하고서야 각성자가 나오기 시작할테니
고통에 대해서까지 말할 필요는 없을테고.

"저는 지금 며칠째 같은 꿈을 꾸고있어요."
"혹시 여러분들 중에도 저 같은분이 생기면 꼭 제 방송에 와서 말씀해주세요."
"의식이 온전한 상태에서 온통 하얀색의 방에 갇혀있는거에요 아시겠죠?"




[윽 사실 저도 그 꿈을 계속 꾸고있는것 같습니다]


장난을 치려는 시청자에게 짐짓 화난 표정을 지으며 엄숙하게 말했다.


"저 장난하는거 아니에요. 이 얘기로 장난치시면 영구 블랙하겠습니다."


[헉 진짜 화난듯;;]

[눈나 무서워요잉]

[몽유병환자 님이 10,000원 후원 하셨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하시는줄 몰랐어요'




"네, 사과 받아드릴게요. 다른 분들도 이거 관련해서는 절대로 장난치지 말아주세요."

어떤 심한말을 해도  반응없이 무시하거나 웃으며 받아주던 사람이 이례없이 강경하게 말하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를 표했다.



[복아  기사 떴는데?]

[링크 줘바]


[링크 여기용]



"제 기사요?"

기사가 날게 뭐있단 말인가?
인터넷 방송 하는 사람들의 기사는 대부분 사건사고 관련인데
 방의 채팅창이 관리가 전혀 안되서 더럽긴 했지만 그거가지고 나를 까는 기사를 내는건 너무한데?
기레기가 미친게 분명하다.

미모 때문에 나는 기사라 해도 고작 하루만에 기사로 내기엔  신상정보가 너무 없어서
어렵지 않을까 싶었다.


짧은 순간 여러 의혹이 오갔지만 어찌됐든 시청자가 제공해  링크를 타고 기사를 봤다.










[소셜 뉴스] 오늘 인터넷개인방송플랫폼에서 활동중인 개인방송인인 활동명 '복이' 는 방송 수익의 전액을 기부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실시간 생방송에서 "돈 벌기 위해 방송하는게 아니다" "시청자들과의 소통만을 원한다" 라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인터넷개인방송 유료후원 결제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해 사업자들의 자율규제 준수를 권고하고 있으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개인방송 시장이 성장해감에 따라 그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자율적으로 그리고 제도적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날 조심이 보인다.

시장과 소비자의 입장 줄다리기가 팽팽한 가운데, 특이한 행보를 걷기로 한 그의 발언에 사람들의 관심도 또한 더해지고 있다.

[email protected] 진기한 기자



"어, 진짜네요."
"좋은 의도로 써준것 같은데요?"

[박제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액 기부하겠습니다(내통장으로) ]


[기자 뭐냐 ㅋㅋㅋㅋ 할일없어서 인방 들여다 보고있냐??]


[기사속도 무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아까 그 얘기한지 몇분이나 지났따고 ㅋㅋ레전드네ㅋㅋㅋㅋㅋ]


[내용 보니까 원래 쓰려던 기사에 복이로 어그로 끈거구만  ㅋㅋㅋ]


[지금 이 방에 있는 사람들이 조회수 다올려줌 엌ㅋㅋㅋ]

[기자양반 후원한턱 쏘라구~~~~~]


시청자들은 불과 얼마전 있었던  발언이 기사화가 된것이 마냥 재밌고 신기했나보다.
나도 신기했다. 이렇게 빠르게 기자가 나한테 관심을 가진다고?
아직 별로 한것도 없는데.

잠시간 다 읽은 기사를 쳐다보고 있자니 눈에 들어오는 이름이 있었다.


진기한?
어라, 윗집 아저씨 이름이 진기한이었는데?
단순한 동명이인 일수도 있지만 사람에겐 촉이라는게 있다.
진기한 기자라...이따가 확인해봐야겠군.



그나저나 시청자가 많아지니 채팅창이 너무 난잡했다.
10명도 안볼때도 심각한 성희롱에 시달렸지만 지금도 채팅량이 많아서 순식간에 위로 올라가고 있을뿐 여전했다.
그리고 아무리 채팅이 빨라도 내 눈을 피할 순 없었다.

수백명이 나에게 성적인 폭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일삼았다.


 손으로 일일이 블랙을 먹이면 방송은 못하고 마우스질만 하고 있어야하니까
일단 오늘은 참기로 했다.

다음 방송부터는 선 넘는놈들은 모조리 모가지 컷! 이다.
얄짤없다. 풀어주는것도 없다. 안돼 돌아가.
오늘이 마지막 만찬이니 실컷들 즐겨라 짐승들아.


큰 소득은 없었지만 일단은 방송으로 하얀방에 대한 키워드 물꼬를 터 놨으니
조만간 입질이 오지 않을까 싶었다.


하루마다 계획이 착착 진행되서 완벽한 상태로 포탈 공략에 임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완전한 오산이었다.
준비 시간이 모자라도 너무 모자랐다.


이러다가 레드 포탈이 터질때까지 적합자에 대해 제대로된 정보조차 퍼뜨리지 못하는게 아닌가 싶었다.




각성자야 초능력자들이니 두말 할것 없이 드물지만,
적합자들도 그리 넘쳐나는 수준은 아니었다.
포탈이 많아 질수록 더 늘어나긴 할테지만 정말 전국에서 끌어모아야 하는것이다.


다만 최초포탈에 투입되는 사람들은 소설 초반부라 스토리를 진행해야 되서 그런지,
꽤 많은 사람들이 진입에 성공한다. 몇명을 빼고 거의 전부가 포탈로 들어가니까.

정말 최악의 경우에는 실험적으로 진입되는 그 인원들과 함께 공략을 해야 될지도 모른다.

딜레마에 빠졌다.

여의치 않은 상황이지만 목숨을 걸고 최초포탈을 공략하는 도박을 할 것인가?
조금 기다렸다가 국가가 나를 필요로 할때 등장 할것인가?

포탈의 난이도가 처음이라고 튜토리얼급으로 줄지
오히려 하드를 넘어선 헬 난이도일지 그것도 아니면 평범할지를 알  없으니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에 선 것처럼 마음이 답답했다.

"여러분,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할게요."
"오늘 만나서 너무 반가웠고 즐거웠어요."
"저 방송 매일 킬테니까 매일 만나요."

[가는거냐구ㅠㅠㅠㅠㅠ]


[가지마누나!!!!]


[돌아와~~~~~~~~~~~~~!!]

[수고하셨습니다!!!!]


[ㄴㅇㅂㅈ]


[내일보자~~~~~]


[복바 복바(복이 바이라는 뜻) ]

방송을 끄고나니 벌써 오후 8시였다.
점심먹고 방송 셋팅하고 3시가 조금 넘어서 시작했는데
5시간이나 방송을 이어간 것이다.

인방업계에선 그리 긴 생방시간은 아니긴 하지만
 방송에 5시간이면 많이 했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는 결국 만명은 넘지 못했지만 오히려 다행이었다.

만명 넘으면 코스프레 한다고 했잖아.


약속한건 아니지만 말 한마디 실수로 조리돌림 당하기 딱 좋은 곳에서
스쳐지나간 발언도 가벼히 여길 수는 없었다.

정신없이 방송을 하다가 막상 조용해지니 할게 없었다.

원작 주조연들을 찾으면 좋긴 할텐데
걔네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방법이 없다.

포탈을 공략하며 만나는 수 밖에는 없는데,
그 마저도 확실하게 만나려면 포탈들이 내가 알던 그대로 열려야 한다는 가정이 붙는다.


아무튼 원작이 나름 하렘물 이었던지라
남자 주인공놈을 빼면 전부 예쁜 여자들인지라 그건 약간 기대가 됐다.
주인공 일행이니 만큼 능력들도 다 출중하고 말이다.



띵동-


응? 이 시간에 누구지?
올 사람이 없는데 무슨일인가 하며 현관문에 다가갔다.

"누구세요?"

"실례합니다, 윗집입니다."

삐리릭-

윗집 사람이라는데 문 닫아두고 얘기할  없어서 현관을 열었다.

"갑자기 무슨일이세요?"
"아, 일단 들어오세요."


윗집 아재, 진기한은 명함을 한장 내밀었다.
본인의 명함이었다.

"기자셨군요."

역시 아까 느꼈던 촉이 맞아떨어졌다.

"네, 오늘 방송하시는거 잘 봤습니다. 기사도 하나 썼는데 혹시 보셨습니까?"

"봤어요, 좋게 써주셨던데요."


"사실 이런 시덥잖은 얘기 하러 온것은 아니구요."
"제가 험한곳에서 기자질 하느라, 성질이 급해서 말을 빙빙돌려 하질 못하겠네요."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서론을 길게 까시나?
급해 보이는 그의 행색에 앉으라고 권하지도 못하고 둘다 선 채로 얘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저기 일단 안으로 좀 들어오시죠, 제가 불편해서요."

"아, 네,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경우가 없었네요."

쇼파에 거리를 두고 나란히 앉았다.
그림이  이상하긴 했는데 마주보고 앉으려면 식탁의자까지 가야하는데
그건  거기까지 가는 거리가 애매했다.


그는 호흡을 길게 가다듬더니 말을 꺼냈다.

"제 아들에게 얘기 다 들었습니다."
"아비로서 부끄러웠지만, 그 보다도 당신에 대한 궁금증이 앞서더군요."
"좋은 아빠 되기는 글렀나 봅니다. 아이 문제는 제가 해결할테니 걱정은 마시구요."

자기 자식이 매일  뜯기고 다녔다는데 다른게 먼저 눈에 들어오다니
독특한 사람이었다. 혹시 두들겨 맞는건 모르는건가?
심하게 손대진 않는다고 했으니 폭행 사실은 숨기고 돈만 뜯겼다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어떤 얘기를 들으셨길래 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셨죠?"

"불량학생들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맨주먹으로 벽을 부수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직접 가서 흔적을 확인까지 했으니 혹여나 발뺌하셔도 소용없습니다."

불쌍한 어린 중생을 위해 정의구현  한게 스노우볼이 이렇게 구르나?
현재로서 유일한 초인인 상황이라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져서 좋을게 없었다.

각성자들이 방방곡곡에 나타나야 그게 일종의 사회문제가 되는거지
나 하나만 이레귤러면 그저 실험대상이 될 뿐이다.
당장 내일 잡혀가서 고문 당할지도 모른다.

딱히 그에게 나쁜마음을 먹은건 아니지만 나도 모르게 서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나보다.

기자면 나름 산전수전 다 겪었을텐데 긴장감으로 딱딱하게 굳어진 몸이
지금 그가 상당히 동요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뭐야 이 사람? 지금 나를 두려워하고 있으면서도 나한테서 정보를 캐내려고 한다고?
햐- 이거 물건이네.


진기한.
아무래도 생각보다 쓸모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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