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2화 〉11화 - 태풍급 신인 등장 (12/74)



〈 12화 〉11화 - 태풍급 신인 등장

"이게 뭐라고 이렇게 긴장이 되는거지."

첫 괴수와의 조우만큼이나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아니 그보다 더 심한것 같았다.
시청자들중엔 괴수보다도 더 괴물같은놈들도 더러 있을테니까.


[제목 : 안녕하세요 복이입니다]

어그로를 끄는게 목적이었지만 일단 처음엔 스무스하게 가기로 했다.


"방제는 이정도면 무난하겠지?"


드디어 나는 대망의 방송을 시작했다.
계획의 첫단추니까 잘 해내고 싶었다.

시청자 수 : 0명

"......"

왜이렇게 안들어와?
심해탐사단 뭐하냐구! 분발하라구!


시청자  : 1명

"오."

시청자 수 : 0명

"X발."


 나가아아아!

뭔가 이상하다.
노출이 안되서 그런가?
아니 화면에 여신이 있는데 왜! 어째서!

어찌하여 외면당하는거야.
모두 날 찾아줘.


나를 발굴해줘!
기다리고 있다구~.


시청자 수 : 2명


"안녕하세요!"

급발진으로 오지게 인사를 박아버렸다.


[하이]


[여기 뭐하는 방?]


여기 뭐하는 방이지...?
어그로 끄는 방?
어...음? 사람들 끌어모아서 포탈 공략하자는 여론만드는 방?

시청자 수 : 0명

"아니, 씨발 왜 나가!"

잠깐 고민하느냐고 대답을 안했더니 그 새를 못참고 나가버렸다.
얼굴만 띄워놔도 수백명씩 들어와서 나의 우월한 미모를 찬양하는게 아니었단 말야?

날먹이라고 말만 들었지 막상 시작해보니,
이 바닥.
장난이 아니었다.

그래도 들어온 사람이 나가는건 충격이었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은 나의 얼굴님을 무시하고 나간다고?

캠빨이라고 생각하는건가?
나 실물도 미쳤다고! 눈깔 삔 X새끼들아!

예상과는 다른 현실에 나는 잠시 생각을 정리했다.
그래.
내가 아무리 훌륭해도 방금 막 킨 방송에 시청자가 몰릴 순 없는거였다.

애시당초에  방송을 발견하는것 자체가 힘든일이야.
이대론 죽도 밥도 안돼.


홍보!
홍보를 해야돼.
근데 어떻게 하지?

직접해? 아니면 시청자인척?
아, 이럴줄 몰랐는데

막상 어떤 방식으로든 홍보를 하려니까
자괴감과 수치심이 몰려왔다.

지금 내 외모를 팔아서 관심을 얻어보겠다는 작전을 세우고 실행에 임하고 있지만
나만 결심하고 행동하면  흐르듯  나갈줄 알았다.

근데 거기서 모자라 직접 홍보까지 뛸려니까
홍등가에 바깥으로 나와 호객하는 언니들이 된 기분이었다.

오빠아 놀다가~
잘해줄게~

"하아, 접을까?"

그냥 포탈 사태로 다 씹창난 다음에 꺼드럭 거리면서 끼어들어?
수백만명이 삶의 터전을 잃고 죽든말든 내가 알게 뭐야?
지금 내가 너무 모욕감이 든다구!


아니야- 나에겐 목표가 있다.
세상에 쉬운일이 어딨겠어.
자리만 잡으면 돼 자리만!


분명 어떻게든 알려지기만하면 분명히 안될 래야 안될 수가 없는 외모니까.
그래, 이미 방송을 킨 시점에서 나는 나를 팔아먹기로 결정한거야...
여기서 더 떨어질 바닥이 있을까.

시청자  : 1명


[씹성괴네]
[왜 아까부터 한마디도 안함]
[캬악 퉷]


시청자 수 : 0명

왠 거렁뱅이가 한마디 긁고 갔음에도
멘탈이 많이 흔들린다.
내가 이렇게 멘탈이 약했던가?


나 개인방송 할 수 있는걸까?
나약한 생각하면 안돼! 할 수 있어
아니, 해야 돼!

그러고보니 화면에 얼굴만 대갈샷으로 나오고 있었다.
방송때문에 옷도 샀지만 상체를 보여주기는 왠지 싫었고
얼굴만으로도 충분할줄 알아서였다.

상반신 거의 전체가 나오도록
카메라를 좀 조정했다.

시청자 수 : 2명

[ㅗㅜㅑ 맘마통 뭐야]

[응애나아기 맘마줘]

시청자 수 : 3명

[X발년헉헉퍽퍽헉헉퍽퍽]

"안녕하세요~."

저 새끼들 고소 되나?

아니 무슨 보자마자
대뜸 사이버 창녀취급을 해버리네.

미친 또라이새끼들이?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댄데 어어엉?

격렬하게 짜증이 솟구치는 속마음과는 다르게
주둥아리는 미소지으며 인사를 하고 있었다.
0 따리를 벗어났기 때문인가?
그것만으로도 시청자가 조금씩 늘었다.


시청자  : 11명

[와 외모 실화냐?]

[저기...혹시 제육볶음 잘하세요?]


[010-xxxx-xxxx 전화해 X년아 개처럼 먹어줄게]

[%%%%지금 가입하시면 최대5만 포인트 증정%%%%]


[??????????]

"새로 오신분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짖어봐]
[개처럼 짖어봐]

정신이 혼미해졌다.
고작 열명 조금 넘는 인원중에 이정도 수준이면은
사람이 더 몰려오면 감당이 될까?

일단 내 미모와 다수의 시청자로 이슈가 되서 포탈관련 발언으로 어그로를 끌고,
그게 기사화가 되서 내가 공식석상에서 어필을 하는게 목적이었는데.


첫 단계부터 위태롭게 삐그덕 거렸다.
과연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성공 가능성이 있긴한건가?
내가 지금 괜한 헛짓거리를 하는건가?
흐아-


[호롤룰루 님이 20,000원 후원 하셨습니다!]
'너무 예쁘세요'


"감사합니다."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던 그때
한 커뮤니티에 글이 하나 올라가게 된다.



[제목 : 역대급 여신 발견]

나 심해탐사단인데
개 쩌는 눈나 발견했다
첨에 썸넬보고 무슨 헐리웃 배우사진
걸어놓은줄 알고 걸렀는데
들어가보니 살아 움직이고 있었음 ㄷㄷㄷㄷ
말 문 막힌거보니 오늘 방송 첨킨거같은데ㅋㅋ
진짜 완전 미쳐따


돌격하라!!!!!!


[사진] [링크]

시청자 수 : 53명

[응애나애기청자관심줘응애나애기청자관심줘응애나애기청자관심줘]


[자 드가자~자 드가자~자 드가자~자 드가자~자 드가자~자 드가자~자 드가자~]


[단.발.조.아.단.발.조.아.단.발.조.아.단.발.조.아.단.발.조.아.]

[와 갑자기 사람들 막 몰려오네 누가 좌표 찍었나?]

[여긴...천국인가?]

[ㅋㅋㅋㅋ아 당황하는거봐 귀여웡ㅋㅋㅋㅋ]

[어이어이 줄서라 신참! 여긴  구역이다]



"어어? 안녕하세요. 네,네,네."


정면 돌파를 하려고 본인이 직접하는 홍보글을 작성하던 
갑작스레 늘어난 시청자에 사정없이  타 버렸다.

[복아가는 아가야 아가는 지켜줘야해]


[복이눈나 나죽어 눈나 눈ㄴ나난나난]

[우효~~※~~초 미녀 겟뚀다제에에☆]

[헤으응 헤으응 헤으응 헤으응 헤으응 헤으응]

[무야호 무야호 무야호]

[헤으응...복이눈나 헤으응...복이눈나 헤으응...복이눈나 헤으응...복이눈나]


[그만큼 신나시는거지~그만큼 신나시는거지~그만큼 신나시는거지~그만큼 신나시는거지~]


정신이 나갈것 같은 채팅들의 향연이었다.


나랑 상관없어보이는 얘기도 미친듯이 도배를 해대는데 돌아버릴것 같았다.

"여러분~ 진정하세요, 진정."



[진정 즐길줄 아는 자들이 이 나라의 챔피언 입니다]

[빠빠 빠빠라 빠라 빠빠 빠 빠라라라~]


[챔피언 소리지르는 니가! 챔피언 소리지르는 니가! 챔피언 소리지르는 니가!]

[챔피언 눈나에 미치는 니가! 챔피언 눈나에 미치는 니가! 챔피언 눈나에 미치는 니가!]


"좀 조용히  하라고 이새끼들아!"



[제목 : 초미녀의 분노 급발진 모먼트]

[영상]


오늘  방송에 악질들 도배하니까
소리지름ㅋㅋㅋㅋㅋ개꿀ㅋㅋㅋㅋ
밟아주세요 여신님
으윽으응ㄱ으윽으윽

ㄴ 이왜진?
ㄴ와 ㅆㅂ 진짜 찐텐으로 줜나 예쁘다
ㄴ킹쁘긴함 ㄹㅇ 말도안됌
ㄴ헐...
ㄴ입이  벌어짐 ㄹㅇ 역대급 여신
ㄴ 화내도 예쁨 아니 더 화내줘눈나

[존나 진짜 조온나 예쁘다 와]

[뷰지 딱대 뷰지 딱대 뷰지 딱대 뷰지 딱대 뷰지 딱대]

[복이는 정말 전설이다 복이는 정말 전설이다 복이는 정말 전설이다 복이는 정말 전설이다]


[이거 진짜임? 그래픽아님? 로봇아님? 인형아님?]


[와.]

[레전드물소 님이 50,000원 후원 하셨습니다!]
'초면에 죄송하지만 사랑합니다 결혼해주세요'


"아이고, 레전드물소님 오만원 감사합니다."

[머야 돈미새야?]


[돈 받으니까 입 여는거 보소 ㅋㅋㅋㅋㅋ]

[오히려 좋아!!!!!]




[보딩고지 님이 10,000원 후원 하셨습니다!]
'소개 좀 해주세요'

시청자 수 : 558명

늘어난 시청자수와 정신없이 올라가는 채팅,
그리고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후원과 함께오는 메시지까지
이 정도면 셀프 홍보글을 쓸 필요는 없겠다.



"네, 안녕하세요- 복이라고 합니다."


"오늘 방송 킨거는 여러분이랑 소통을 좀 하고싶어서요."



[머 할줄아는거 없음?]

[그낭 가만히만 있어줘 누나!!]


[닥쳐씹새끼들아!!눈나그냥방송만키고있어줘!!!!]


[무7련...무7련...무7련...무7련...무7련...무7련...]

[머선129~~~머선129~~~머선129~~~머선129~~~머선129~~~]

[제육볶음잘볶으세요?제육볶음잘볶으세요?제육볶음잘볶으세요?제육볶음잘볶으세요?]


[내가누군가를좋아한다는게그사람에겐상처가될수도있잖아요내가누군가를좋아한다는게그사람에겐상처가될수도있잖아요내가누군가를좋아한다는게그사람에겐상처가될수도있잖아요내가누군가를좋아한다는게그사람에겐상처가될수도있잖아요내가누군가를좋아한다는게그사람에겐상처가될수도있잖아요]

[이거 안봤으면 인생 절반 손해볼뻔했따 ㅅㅂ 잘했다 과거의 나]


[인절손ㅇㅈㅋㅋㅋㅋㅋㅋ]

[내 인생은 복이눈나를 보기 전과 후로 나뉜다]



[이거실화냐 님이 10,000원 후원 하셨습니다!]
'사귀는 상상해도 되요?'


"네, 상상은 자유니까 마음대로 하세요."



[ㅗㅜㅑㅗㅜㅑㅗㅜㅑㅗㅜㅑㅗㅜㅑㅗㅜㅑㅗㅜㅑㅗㅜㅑㅗㅜㅑㅗㅜㅑ오우야!!!!]

[본인 방금 손녀 손자까지 다 보고 옴]


[알몸에이프런!알몸에이프런!알몸에이프런!알몸에이프런!알몸에이프런!알몸에이프런!]

[여보 딴놈들이 당신 쳐다보는거 싫어 여보 딴놈들이 당신 쳐다보는거 싫어여보 딴놈들이 당신 쳐다보는거 싫어여보 딴놈들이 당신 쳐다보는거 싫어여보 딴놈들이 당신 쳐다보는거 싫어]

[내꺼야내꺼야내꺼야내꺼야내꺼야내꺼야내꺼야내꺼야내꺼야]

"여러분 저 오늘 첫 방송이라 좀 미숙한데."

"앞으로 이것저것 준비해서 재밌게 방송할테니까."


"제 방송 홍보 좀 해주세요."


[목소리 실화냐?]

[와 목소리 너무좋다 진짜 미쳤다]




"ASMR도 해드릴수있어요!"

"에이, 에스, 에므, 아르."



마이크에 대고 속삭이며 ASMR을 외치자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잠에서깨어나기싫어잠에서깨어나기싫어잠에서깨어나기싫어잠에서깨어나기싫어잠에서깨어나기싫어]


[귀르가즘머냐구!!귀르가즘머냐구!!귀르가즘머냐구!!]

[눈나나죽어눈나나죽여줘눈나나죽어눈나나죽여줘눈나나죽어눈나나죽여줘]

[이 목소리를 듣고 고막암이 낳았습니다]

[낳긴 뭘낳으세요 ㅄ앜ㅋㅋㅋㅋ]

[고막에 암도 걸림?ㅋㅋㅋㅋㅋㅋㅋ]

[복이눈나때문에 달팽이관에서 달팽이 살아나옴 ㄷㄷㄷ]


[반고리관 공중제비중ㅋㅋㅋㅋ일번올빼미 번지!!!]


[악!악!악!악!악!악!악!악!악!악!악!악!악!악!악!악!악!악!악!악!악!]

[모든구호는악!으로통일합니다모든구호는악!으로통일합니다모든구호는악!으로통일합니다]


"여러분 홍보 좀 해주세요~ 어디에 해도 좋아요 무슨말로 소개해도 좋아요! 사람들 최대한 많이오게"


"영상이고 사진이고 다 퍼다 쓰셔도 되요!"


[옛썰~!!~!~!옛썰~!!~!~!옛썰~!!~!~!옛썰~!!~!~!옛썰~!!~!~!]


[자 드가자~자 드가자~자 드가자~자 드가자~자 드가자~자 드가자~자 드가자~]

[그만큼간절하신거지그만큼간절하신거지그만큼간절하신거지그만큼간절하신거지그만큼간절하신거지그만큼간절하신거지그만큼간절하신거지그만큼간절하신거지그만큼간절하신거지]


[여신님명령떨어졌다 제군들 전부 돌격!!!!]

[ㄹㅇㅋㅋ]

[잘 치고 갑니다~]

[ㄹㅇㅋㅋ만치라고]

[ㄹㅇㅋㅋ]
[ㄹㅇㅋㅋ]
[ㄹㅇㅋㅋ]



[예쁜여자를보면짖는개 님이 30,000원 후원 하셨습니다!]
'멍멍멍머엉멍으르르릉왈왈왈왈ㅇ멍멍멍머엉멍으르르릉왈왈왈왈ㅇ'


"짖는개님 삼만원 감사합니다."


[복이를 보고 시력이 좋아졌습니다]


[복이를 보자 암이 나았습니다]


"병 나으신분들 축하드려요."


살짝 열이 올라 셔츠의 단추를 하나 풀었다.

[싼다! 싼다...!! 물론 고스톱 얘깁니다.]

[헤으응맘마통헤으응맘마통]


[엄마나커서복이셔츠될래요엄마나커서복이셔츠될래요엄마나커서복이셔츠될래요엄마나커서복이셔츠될래요엄마나커서복이셔츠될래요엄마나커서복이셔츠될래요엄마나커서복이셔츠될래요]

[오우야...]


[ㅗㅜㅑ!!!]

[레전드다 진짜로...]

[씨뻘련,,,,요오망한년,,,,단추풀어재끼는거봐라,,,,,걸레같은뇬,,,,,,,]


[몇컵이냐? 와 개쩐다 와]


[저 팔뚝 저 몸통에 저 가슴이 말이되냐?ㅋㅋ100퍼 의젖임]

[병신좆문가새끼 딱봐도 참이구만]


[쥬지가 부들부들 떨린다...]

[나는 부랄이 떨려잉.....]

[눈나  쥬지가 이상해눈나  쥬지가 이상해눈나 나 쥬지가 이상해눈나 나 쥬지가 이상해]



시청자들에게 시달리니 시간가는줄을 모르겠다.
그래도 일단 사람이 몰리고는 있으니까...
까짓거 광대노릇 좀 하지 뭐.

시청자 수 : 1283명



나는 카메라를 응시하며 씨익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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