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2화 〉용에게 배우는 것들 Ⅰ(1)
마레이가 눈을 뜬 시간은 새벽이었다. 묘한 상쾌함에 눈을 뜨니 페니스에 달라붙은 두 여인의 모습에 소년은 저도 모르게 두 사람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 가슴에나 겨우 올 것 같은 작은 소년이 머리를 쓰다듬는 것에 거부감을 보이기는커녕 더욱더 머리를 내밀어 쓰다듬기 편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익숙한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할머님이 아침 식사에 부르셨으니까. 슬슬 준비해야 되요. 쯔으읍...”
“라벨라님… 저, 저도 같이 갈….. 네에…. 쭙...”
일리엔이 조심스레 요청해보았지만, 라벨라의 보라색 눈동자를 본 그녀는 고개를 떨구고 제 할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혀가 페니스를 끈적하게 훑고 길고 흰 손가락이 정낭을 조심스레 어루어만지며 사정을 유도한다.
“로렌 님이… 아… 부르셨구나….”
마레이는 몽롱한 기분을 하복부에서부터 올라오는 쾌락으로 떨쳐내며 전날 라벨라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린다. 로렌 드 파웬. 라벨라에게 할머니가 되는 용족의 여인. 사실 겉보기에는 라벨라의 언니처럼 보일 뿐이었지만, 그 안에는 마레이가 상상도 못 할 오랜 시간을 먹고 자라온 괴물 살고 있었다.
물론, 쥐면 과즙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농익은 몸매는….
“주인님 더 단단해지셨네요? 후후, 혹시 로렌 님을 떠올렸나요?”
“아니, 그게.. 그러니까.. 아니야…. 렌...”
일리엔의 물음의 마레이는 황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몇 번이나 부정하는, 거짓말이 서툰 소년의 모습에 믿어줄 사람은 없겠지만일리엔은 수상쩍은 웃음을 지으며 귀두 끝에 새어 나오는 새하얀 정액 덩어리를 소리 나도록 빨 뿐이었다.
라벨라는 무엇인가 말하고 싶은 것처럼, 차마 무어라 말을 내뱉지도 못하고 마치 어떤 선택을 해야 될지 모르는 어린아이처럼 조심스레 마레이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지만. 둔감한 성욕 만땅의 어린 소년에게는 그런 라벨라의 모습을 알아차릴 섬세함이 부족했다.
“후후, 이사장님이라…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쯔으읍...”
자신보다 한참이나 작은 소년을 중심으로 누워 봉사하는 로렌과 자신, 그리고 라벨라와 이드리엔이 만들어 낼 광경을 떠올린 충견은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의 비부를 위로하며 제 주인의 페니스를 집요하고 훑고 빨기 시작한다.
“음…. 라벨라…? 무슨 생각 해요?”
“네? 아니, 그게. 아니에요. 저도 열심히 할 테니까...”
사랑하는 주인님의 물음에 라벨라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고개를 털어내고 정말로 최선을 다해 봉사하는 일리엔을 따라 길게 혀를내밀고, 무엇인가를 떨쳐내듯 적극적으로 봉사한다.
아침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을 때, 마레이와 라벨라는 로렌이 보내준 마차에 올랐다. 혹시나 파웬가문의 집사인 뎀버가 있지 않을까 불안했던 마레이였지만, 네뮤아 경이 마차의 문을 닫는 모습에 안도의 한숨이 새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침부터 한숨을 쉬다니, 로렌 님에게 가는 게 부담스럽나요?”
라벨라의 물음에 마레이는 고개를 내저었다. 로렌과의 첫 만남은 끔찍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뭐라고 해야 할까. 그녀를 알아갈수록 그녀에 대한 감정이 단순히 혐오나 증오가 아니게 되어버렸다. 마레이도 이제는 미망인으로 오랜 시간을 외로이 지켜온 파웬 가주에 대해서 무어라 말할 수 없었다.
단순히 그녀의 육감적인 몸이나그 도도함을 꺾어보고 싶다는 망상 이전에, 알 수 없는 애틋함 슬픔이 뒤섞여버려 이제는 그녀에 대한 인상을 무어라 쉽게 정의 내릴 수 없었다.
“그러면, 무슨 일이에요?”
“.......뎀버라는 분이 있잖아요...”
“신경 쓰지 않아도 좋다고 했지만… 할머님에게 말씀드릴까요?”
마레이는 고개를 내저었다. 마레이 때문에 오른손까지 잃어버린 사람이었다. 라벨라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확신하는 모습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묘한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세상에 존재하면 안 되는 것 같은, 자신과 주변과 다른. 란에게서 느껴지는 경외감이나 로렌에게 느껴지던 거리감 같은 것이 아니라.
이질감. 그래, 마치 부자연스러운 것을 보는 느낌에 마레이는 뎀버라는 얼굴을 알 수 없는 집사장을 떠올릴 때마다 묘한 기분을 떨쳐내기 힘들었다. 그 묘한 기분이라는 것은 악몽의 한 편에서 기어 나올 것 같은, 어두운 골목길에서 손을 뻗을 것 같은 불길함을 닮아 있었다.
“정말로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본신의 능력은 그 목걸이가 있으니까…. 마레이랑 비슷할 거에요. 단지 특이한 마법이 걸려있을 뿐이니까요.”
라벨라는 마레이의 목게 걸린 어린아이가 조각했을 것 같은 투박한 검을 가리키며 옅게 웃었다. 다리를 꼬고 턱을 괸 채로 자신을 보는 라벨라의 모습에 마레이는 시선을 피했다.
“후후, 발기해버렸어요?”
곧장 마레이의 상태를 이해한 라벨라는 입을 가리고 쿡쿡- 웃었다.
“정말, 제 주… 마레이는 성욕이 넘쳐서 큰일이에요.”
마주 보던 라벨라가 마레이 옆으로 자연스레 건너왔다. 그리고 손을 뻗어, 마레이의 옆구리를 끌어안고 다른 한 손으로 바지 위를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바지 위로 선명하게 올라온 윤곽을 따라 뱀처럼 기어가는 손길에 마레이는 옅은 숨을 토해내면서도 라벨라의 손을 붙잡았다.
“총독성까지 멀지 않았어요.”
“흐음.... 시간만 괜찮다면 상관없다는 거지요?”
라벨라의 물음에 마레이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라벨라는 귀엽다는 듯이 웃더니, 마차의 귀퉁이에 있는 녹색 버튼을 꾹 눌렀다.
“네뮤아경, 조찬은 언제부터죠?”
-아마, 3시간 뒤입니다. 라벨라님이 일찍 부르신 것도 있어서….
“그렇다고 해도 조금 늦네요?”
-어제 과음하셨는지, 총독님이 힘들어하신다고 하십니다.
녹색 버튼 옆에 있는 투박해 보이는 사각형 검은 통 너머로 딱딱한 네뮤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1시간 정도 발테르를 돌아보고 싶네요. 운전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러고 보니 제가 아들에게 발테르를 구경시켜준 적이 없더군요.”
-바뀌셨군요 라벨라님…. 후후, 맡겨만 주시지요.
이전보다 밝아진 네뮤아의 목소리를 끝으로 라벨라가 진득하게 웃어버렸다. 다시 끈적하게 달라붙기 시작한 암컷의 모습에 마레이는 자연스레 자신의 벨트를 풀었다.
“발테르의 모습 두 눈으로 잔뜩 즐겨주세요.”
라벨라는 자연스레와이셔츠 단추를 풀고, 하얀색 브래지어를 반대편 의자에 대충 던지며 끈적하게 웃어 보였다. 잔떨림이 있는 마차의 진동에 따라 커다란 가슴이 부르르 떨렸다.
가볍게 총독 성 주변을 돌던 마차는 조금 더 시간을 들여 발테르의 대로를 거닐었고,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정도 더 마차를 타며 구경하던 마레이는 늦지 않게 총독 관저에 입성할 수 있었다.
물론 중간에, 입으로 봉사를 시작한 라벨라는 만족하지 못하는 무한한 성욕의 아들 때문에 얼굴이나 머리카락 곳곳마저도 부족해서 꿀을 질질 흘리는 육단지 속 안에 씨앗을 품게 되었지만, 냄새나 간단하게 씻을 수 있는 마법 도구로 아무일 없다는 듯이 앉아있는 라벨라를 보면 2시간 동안의 마차안에서 정사가 꿈이 아니었나 착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자궁 안을 가득 채우다 못해 흘러넘치는 정액덩어리들을 끄집어내기 싫다면서 일리엔이 준 하트 스티커로 음부에 붙이는 모습에 또 건강해져 버린 페니스를 진정시키기 위해 라벨라의 입안에다 두 번이나 더 싸버렸지만, 그런 걸 감안해도 로렌이 정한 조찬시간보다 늦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조금 남아서 그런지, 엘프 시녀들이 마레이에게 달라붙어 갈아입을 옷이라며 추천해주거나 간단하게 머리카락 정리를 해줄 여유 정도는 있었다.
“잘 어울리는구나.”
나이프로 고기를 자르던로렌이 아무렇지 않게 말을 꺼냈다. 마레이는로렌이 누구에게 말한 것인지 몰라 조심스레 눈치를 살폈고, 라벨라가 자신의 이름을 작게 연호하는 것을 듣고 깜짝 놀라 대답했다.
“네, 넷.감사합니다.”
“대답은 가볍게 해도 좋다.”
로렌은 하얀 와이셔츠와 검은 정장 바지를 입고 있었다. 이전에 보았던 총독이라는 명함에 어울리는 예식 복 같은 옷이나, 노출이 너무 과하지 않은가 싶은 이브닝드레스 같은 게 아니라, 오피스 레이디 같은 간단한 복장이었다.
물론 그렇기에 더욱 친숙하게 느껴졌다. 라벨라를 닮은 외모 때문일까. 가슴 사이로 밑으로 씹혀있는 와이셔츠를 본 마레이는 차오르는 웃음을 간신히 참아내고 식사에 집중했다. 라벨라도 은근 신경쓰이는 것인지 흘깃 로렌의 가슴 주위에 시선이 머무르는 게 보였다.
“라벨라 무슨 할 말 있느냐?”
“아닙니다. 조모님, 어제는 과음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괜찮으신 겁니까?”
“오랜만에 기분이 좋아서 조금 마셨구나. 괜찮다.”
로렌은 아무렇지 않은 듯 가슴에 씹힌 와이셔츠를 정돈하고 계속 식사를 이어나갔다. 무표정한 그녀였지만, 마레이가 보기에는 부끄러워하는 것 같기도 했다. 로렌이라는 드레곤이 자신 같은 꼬맹이와 손녀 앞에서 실수했다고 부끄러워할 것 같지는 않지만….
“식사는 입에 맞나?”
“...아, 네. 맛있어요. 정말로요.”
주어를 생략하고, 아니 시선을 두지도 않고 묻는 로렌의 모습에 마레이는 자신에게 묻는 것인지 라벨라에게 묻는 것인지 잠시 생각할 수밖에없었다. 라벨라가 쓰게 웃고 있거나 대답이 느리다면 로렌의 물음은 자신에게 향해있었다.
“고기를 좀 더 먹거라. 성장기이니, 더 먹어야 하겠구나. 마레이?”
로렌의 말이 끝나자 소리도 없이 엘프 시녀가 옆으로 다가와 마레이 옆에 커다란 스테이크가 담겨 있는 그릇을 내려놓고 뒷걸음으로 벽에 가서 대기했다. 시녀가 아니라 암살자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기척조차 없는 시녀의 모습을 멍하니 보며 감탄한 마레이는 자신에게 되묻는 듯한 로렌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더 먹겠습니다.”
“잘 먹는구나.”
로렌의 말이 끝나자, 똑같은 스테이크가 다시 마레이 옆에 놓여 있었다.
식사가 끝나자 로렌은 쉴 틈도 주지 않고 곧장 모자(母子) 연병장으로 이끌었다. 마치 예정되어 있다는 듯이, 계획했다는 듯이 도착한 곳은 준비하고 있던 엘프들과 호위 기사로 보이는 완전 무장한 기사뿐이었다.
로렌을 발견한 기사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준비는 마쳤습니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네뮤아 경이었다. 투구 너머로 흘깃 바라보는 시선에 마레이는 작게 고개를 숙였다. 작게 웃음소리가 들리는 착각이 들었다.
“아가씨, 아기씨 밤에 강녕하셨습니까.”
“그래.”
라벨라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총독성 밖과 안에서의 네뮤아에 대한 태도가 달랐다. 마레이는 무엇인가 간질간질한 느낌에 작게 헛기침을 하고 곧장 네뮤아 경에게 인사를 건냈다.
물론, 네뮤아도 총독성 밖에서와 안에서 자신을 부르는 게 다르다는 걸 이해할 수 있었다. 밖에서는 도련님, 안에서는 아기씨. 뭔가 너무 어린아이가 된 것 같아 부끄러웠지만,기사님의 호칭을 정정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마레이는 똑 부러지지 못했다.
“아, 네. 네뮤아 경도 잘 지냈나요?”
“예, 아기씨님의 배려로 무척 잘 쉬었습니다.”
투구 사이로 네뮤아의 파란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귀여운 아이다. 동생으로 삼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 아이였다. 예의도 바르고 심성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라벨라 드 파웬이 양자로 삼은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총독께서 부군과 닮았다고 해서 단순히 귀여워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을 올려다보는 검은 눈동자는 거대한 인력이 있어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아름답다. 나에게 저런 아들이, 아니. 동생이 있었다면 매일매일 잔뜩 귀여워해줬을 텐데. 끌어안으면 부끄럽다고 얼굴을 붉게 물들일 테고, 그러면 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