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3화 〉뒷풀이(7)
여름이 시작되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밤이 되면 쌀쌀한 날씨였지만, 계절을 잊은 듯 자동으로 온도가 조절되는 방 안에는 에어컨이 쉴 새도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깔끔한 외관과 다르게, 거실의 물건은 아무렇게나 내평개쳐져 있었고 하얀 우유 방안 이곳저곳에 흩뿌려져 있었다.
아니, 어디에 스며들지도 않고 젤리처럼 몽글몽글하게 맺히는 걸 우유하고 부를 수는 없었다. 바닥과 테이블, 그리고 소파. 마지막으로 소파 중앙에 고개를 파묻고 있는 여성들의 몸 구석구석에 달라붙어 있었다.
-쯔읍.. 쭙.. 하음.. 앙.. 쯔으읍.. 쯥..
입안에서 마구 혀를 굴리며 억지로 소리를 내는 듯한, 며칠을 굶주린 강아지에게 우유가 아주 조금 담긴 접시를 주었을 때, 날법한 소리가 고개를 파묻고 있는 두 여인이 양옆으로 누워 있는 소파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하운 선생님이 마음에 드세요?”
“으응… 좋아… 이하운...”
“이하운 선생님의 보지를 팡팡할 때 어떤 기분이었어요~?”
일리엔의 초롱초롱한 시선을 억지로 피했다.
“그, 그런 말은 어디서….”
“주인님이 좋아할 거라 생각해서 잔뜩~ 공부했죠~.”
일리엔은 수치심도 없는지 방긋방긋 웃으며 하복부에 뺨을 부비었다. 그녀의 밑으로 녹색 물결이 작게 움직이며 끈적한 물소리를 이어서 낸다.
“흐응~ 이하운 선생님도 이제 동료구나~.”
가슴에 얼굴을 파묻는 일리엔을 슬며시 끌어안아 주었다. 좋아하는 것인지, 싫어하는 것인지 이상하게도 알 수 없었다. 아니, 이게 원래 당연한 것일 텐데. 마레이는 일리엔의 머리를 끌어안고 작게 토닥였다.
“그래서요~? 그래서요~? 이하운 선생님도 애완동물인 건가요? 제 자리를 위협받는 건가요?!”
고개를 들어 쉴 새 없이 질문을 퍼붓는 일리엔의 모습을 보면 딱히 화를 내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 아까 말했다 싶이… 세 명만 낳으면…. 보내주기로 했으니까… 애완동물이나 연인은 아니지 않을까요…?”
“흐응… 수상해요.”
일리엔은 고개를 이리저리 저었다. 길쭉한 귀가 가슴에 닿을 때마다 묘하게 간지럽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녀의 귀의 끝부분을 매만졌다.
“뭐가 수상한데요?”
“수상하지 않아요? 아이를 낳아달라니… 그것도 성녀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에르덴에게 경칭을 쓰곤 했으나, 일리엔은 성녀… 님(풋!)하고 웃어버렸다. 엘프들이 믿는 종교가 따로 있고, 거기는 성황이라는 이름의 높으신 분이 있다고 들었으니 그러려니 했지만….
에르덴하고 일리엔하고는 만나면 라벨라보다 더욱 격한 반응을 보일 것 같았다. 에르덴과 만날 때에는 일리엔과 만나지 않도록 주의해야지.
“에르덴 누나는 임신을 못 하는 몸이니까요… 아니, 못한다는 것도 표현이 이상하고… 음.. 삽입이 안 되니까요…? 이것도 말이 이상한데...”
몇 번이나 단어를 고쳐도 마레이는 에르덴의 관한 설명이 이상하게 비틀리고 있다는 생각에 입을 꾹 다물었다. 이걸 언어로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
“그냥, 이하운 선생님을 자신 밑에 두고 싶어 하는 것 같네요. 원체 강한 분이니까...”
“이하운 선생님이 그렇게 강한가요?”
“어…? 주인님은 모르셨나요? 수인족 대전사로 엄청 유명하신 분이잖아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인데….?”
“역사책에는 딱히 이름이 안 적혀 있어서...”
일리엔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제국 역사서는 아무래도 편향된 구석이 있으니까요. 턱 밑을 더 긁어주세요. 네에.. 헤헤헤...”
지난번 에르덴에게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뺨을 얻어맞았던 이하운의 모습이 떠올랐다.
“에르덴 누나에게는...”
“에르덴 성녀도 어마어마한 사람이니까요. 성법을 그렇게 공격적으로 쓸 수 있는 사람으로는 유일할 거에요. 아무래도 보호, 치유, 자비를 내세우는 태양교에서는 이단아 같은 느낌이니까요. 헤헤.. 네, 네, 거기.. 아우우...”
일리엔은 정말로 강아지라도 된 듯 턱을 긁어주자 연신 웃음을 터트리며 계속 웃었다. 크기를 보자면 대형견보다 훨씬 크고 무거웠지만, 애교 많고 잔뜩 달라붙으며 주인에게 애정을 바라는 모습은 그냥 개 같았다. 나쁜 뜻은 아니었다.
“두 사람 다 엄청 강한 사람.. 웃… 으읏.. 라벨라.. 나.. 슬슬..”
일리엔과 대화 중에 허리를 움찔움찔 떨기 시작한 마레이는 일리엔의 머리를 잔뜩 끌어안으면서 옆에서 페니스를 잔뜩 문 채로 쭙쭙 소리를 내며 빨고 있는 모친에게 사정할 것 같은 감각을 알린다.
일리엔을 한 손으로 자연스레 끌어안은 채, 다른 한 손으로 라벨라의 머리에 손을 올린다.
-뷰르르릇.. 뷰우우웃.. 뷰우웃..!
“우웁.. 꿀꺽.. 우웁.. 웁.. 꿀꺽.. 꿀꺽.. 웁… 꿀꺽.. ”
발버둥. 눈물이 질질 흘러내릴 정도로 목울대에 밀려 들어오는 백탁액에 라벨라는 무작정 삼켜내길 반복했다. 액체라고 하기에는 너무 점도가 높아서 가만히 내버려 두어도 자연스레 기도로 스며들 것 같은 정액 덩어리.
-뷰윳.. 뷰유윳.. 뷰우웃..!
“꿀꺽.. 웁.. 꿀꺽.. 꿀꺽..”
“라벨라, 라벨라.. 다 마셔야 해...”
라벨라의 보라색 눈동자에는 눈물이 잔뜩 고이기 시작했다. 빠르게 삼켜낸다고 해도, 목을 타고 넘어가는 양보다 입안으로 쏟아부어지는 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입 안에 담아두고 삼킬 때마다, 기도로 새어 들어가는 백탁액에 라벨라의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븃.. 븃.. 퓻.. 퓨유윳…!
“우웁.. 웁… 꿀꺽… 꿀꺽..!”
라벨라 드 파웬은 살면서 몇 번 해본 적 없는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요인은 어머니인 자신의 입안에 마음껏 사정하는 사랑스러운 아들 때문이었지만.
“으흐.. 라벨라의 입보지가 좋아…. 잘하고 있어. 쭙.. 쭙.. 렌, 간지러워.. 하핫.. 키스해줄 테니까. 응, 얼굴을 핥지 마.”
모친의 입안에 망설임 없이 사용하는,그리고 정액변기로 쓰는 어린 소년은 자신의 행동과 어울리지도 않게 라벨라의 머리를 천천히 쓸어내리고, 입을 맞춰오는 암캐의 입술에 몇 번이나 입을 맞추며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낼 뿐이었다.
그 밑에서는 더이상 정액을 삼캐지 못하는 라벨라의 입술을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르고, 코와 입 주변에서 정액이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우웁.. 웁.. 꿀...케헤에엑… 우엑… 엑.. 켁.. 케헥… 콜록…! 콜록…!”
입 밖으로 정액을 줄줄 흘리며 라벨라는 연신 기침을 토해낸다. 코와 입에서 정액이 흘러내리고 멍한얼굴로 겨우겨우 숨을 내쉬는 라벨라의 모습에 마레이는 묘한 가학심을 느끼며 마저 남은 정액을 라벨라의 얼굴에 싸지른다.
-쯔으윽.. 쯔으윽.. 쯕…!
흐리멍텅한 눈으로 겨우겨우 숨 쉬고 있는 미모의 어머니의 얼굴에 겔(gel)처럼 짙고 단단한 점액질의 백탁액을 뿌린다. 투둑- 툭- 투두둑- 툭- 잔뜩 젖은 면포가 바닥에 내팽겨치는 듯한 소리를 내며 잔뜩 달라붙는 정액이 어마어마한 점성을 보이며 턱을 따라 천천히 흘러내린다.
“라벨라님, 방심하셨구나~. 후후, 제가 같이 마셔드릴 테니까. 쯔으읍.. 쯥...”
그리고 그 옆에서 슬그머니 눈치를 보던 일리엔이 곧장 라벨라의 얼굴에 달라붙어 정액을 갈취(?)하고 애교 많은 애완견마냥 꼼꼼하게 라벨라의 얼굴을 핥으며 제 주인의 사정을 자신의 얼굴로 받아낸다.
“이하운 관해서는 조금 놀랍긴 하네요. 황제 폐하가 이하운을 견제하고 있는데도, 그런 과감한 수를 쓸 줄은 몰랐네요.”
“폐하가요…?”
“지금은 주정뱅이에, 한량처럼 돌아다니고, 애들이나 괴롭히는 한심한 선생이지만 제가 대학을 다니고 있을 무렵만 해도 이하운의 무용을 종종 들을 수 있었답니다. 굵직한 토벌에는 전부 최전선에서 날뛰던 야수였으니까요.”
이하운에 대해 신랄하게 말하는 라벨라의 모습에 마레이는 뺨을 긁적였다. 주정뱅이도 사실이었고, 자신이 마음에 드는 학생이 아니면 억지로 내쫓을려고 실력 확인이라는 명목하에 두드려 패서 쫓아내는 걸 보면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라벨라는 정액이 줄줄 흘러내리는 비부 주변을 티슈로 닦아내며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제국 내부는 안정이 되었다고 해도, 궐기한 수인족은 시그마 제국을 무너뜨릴 정도로 강한 세력이었습니다. 흠… 아직 줄리아에게 배우지 않았나요?”
“배우긴 했지만, 라벨라. 아니, 엄마의 설명도 듣고 싶어요.”
라벨라가 입술을 가리고 쿡쿡 웃음을 터트렸다.
시그마 제국. 대륙의 유일한 제국이었다. 서쪽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부유한 제국. 동대륙과 유일하게 교류할 수 있는 곳으로 중계무역 부를 쌓으며 강성해진 제국이었지만, 당대에 이르러서는 말만 제국인 국가였다. 제국을 제외하고는 인간이 세운 국가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정식 국가였다.
“대륙 전쟁 중에만 해도, 다들 잠들어 있는 사자라는 생각을 했지만, 실상 수인족의 대규모 침공 때 이빨이 다 뽑힌 늙은 사자라는 게 드러났죠. 그때는 이미 제국이 대부분 국가를 합병한 이후라서 시그마를 공격하는 세력은 수인족 이외에는 없었습니다.”
통일 전쟁 전기, 발테르와의 전쟁 이후 유일하게 제국의 손을 들어준 시그마였다. 덕분에 아직도 제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제국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만, 미래에는 제국의 종속국이나 그에 준하는 상태가 될 거라는 건 불 보듯 뻔한 이야기였다.
“수인족의 전쟁 초반 수인족과의 굵직한 전투에서 이하운이라는 세 글자를 지휘관들의 머리에 새겨 놓을 정도의 위험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중간에 아란치니와 의견이 맞지 않아서 뛰쳐나올 정도로 자유분방한 사람이기도 하고요.”
라벨라가 마시던 차를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아읏...”
-달그락. 달그락.
테이블, 아니. 일리엔이 깜짝 놀라 몸을 움직였다. 감히, 주인마님의 것(?)을 탐한 죄로 일리엔은 네발로 엎드려 있었다. 그녀의 어깨뼈 사이에는 찻잔이 놓여있었고, 그 위로는 따뜻한 차가 잔뜩 담긴 잔이 달그락달그락 소리를 내며 덜덜 떨리고 있었다. 지금은 일리엔이 아니라, 고기 테이블이었다.
불안하게 일리엔의 모습을 본 마레이였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입을 크게 벌리고 귀두의 끝을 물고 천천히 빨아당기는 모습에 다시 라벨라에게 집중했다.
“즈인강 남부, 잔발 평원, 에게아 협곡. 전투 제국군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전투였고 여기서 선봉에서 가장 많은 전공을 올렸죠. 덕분에 현역 장군중에 하얀 호랑이라고 하면 이를 가는 사람들도 많아요.”
하얀 호랑이. 이하운의 모습을 떠올렸다. 하얀 고양이가 맞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황제께서 친정하시기 전에 아란치니와의 의견 다툼으로 수인족 전쟁에서 이탈했고, 전쟁에 다시는 참전하지 않는 조건으로 아스모스 공왕에게 면죄부를 받았죠. 굳이 이하운이나 되는 강자를 적으로 돌릴 필요가 없었기에 할머님과 황제께서도 동의하셨죠. 덕분에 수인족과의 대전쟁에서 이하운의 이름은 중반부 부터는 조용하게 사라졌어요.”
술에 탄 듯, 물에 탄 듯 이하운의 이름은 전쟁의 중반기부터 언급되지 않았다. 아란치니나 수인족영웅들의 이름이 폭발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는 부분과 겹치는 부분이다 보니 악명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수인족과의 전쟁이 끝나고, 협상에 대해서는 공부했나요?”
“수인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이는 것을 죄악으로 여길 정도로 짓밟아야만 했는데, 황제께서 처음으로 관대했고. 그 관대함은 굴복이 아니라 휴전일 뿐이라는 이야기라고 들었습니다.”
“줄리아 다운 날카로운 평가네요.”
마레이의 출처를 한 번에 맞춘 라벨라는 일리엔의 엉덩이를 짝- 소리가 나게 때렸다.
“렌, 식탁은 움직이면 안 되지요?”
“우웅.. 웅..쯔읍.. 웅..”
알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인지, 죄송하다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페니스를 잔뜩 물은 입술을 떼어내지 않고 적당히 대답한 일리엔은 제 역할에 맞게 찻잔을 흔들림 없이 등과 어깨 사이에 올렸다.
중력에 따라 바닥으로 쏟아져 내릴 것 같은 거대한 포탄형 가슴이 부르르 떨릴 때마다, 마레이는 애써 시선을 라벨라에게 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