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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0화 〉뒷풀이(4) (320/341)



〈 320화 〉뒷풀이(4)

로렌이 준 선물들은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난잡했다.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것 같은 간단한 장난감, 곰 인형, 미니어쳐, 보석, 심지어 무기까지. 그냥 보이는 족족 깡그리 긁어온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양이었다.

자신의 방은 꽤나 넓은 편이었지만, 트럭 가득 들어 있는 선물이 다 들어갈 정도는 아니었다. 일단 곰 인형이나 장난감 같은 것은 집에 둘  있지만, 보석이나 무기류들은 라벨라가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창고에 일차적으로 보관하기로 했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선물 상자를 집안으로 나르고, 보석과 무기를 잔뜩 실은 트럭은 라벨라의 창고로 떠났다. 어느 정도 일 처리가 끝나자, 방금전에 마레이를 부축해준 기사님이 라벨라와 마레이를 향해 다가왔다.

“공녀님, 잘 지내셨습니까.”
“네뮤아 경, 잘 지났나요?”

이름이 네뮤아였구나. 얼굴을 완전히 감싸는 투구 사이로 파란 눈동자가 슬며시 보였다.

“말씀을 낮추시지요, 라벨라님.”
“총독부에 소속된 기사인데, 감찰국 소속인 제가 어떻게 하대를 하겠습니까. 기사단장은 감찰국장과 동급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라벨라가 명확하게 선을 그었지만, 네뮤아는 작게 웃음 소리를 내었다. 라벨라는 마레이에게 보여주는 미소를 제외하고, 밖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웃음을 보이며 네뮤아를 보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난번 감찰  살살 좀 해주시지 그러셨습니까.”
“규정과 절차에 맞춰서. 그리고 기사단은 비서실이나 행정국에 비하면 그냥간단하게 서류만 본 정도입니다.”
“뭐, 그건 그렇지만 말입니다.”

네뮤아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라벨라는 입을 가리고 쿡쿡 웃었다.

“아, 소개가 늦었군요. 공자. 저는 발테르령 총독부 기사단장을 맡고 있는 네뮤아 퓌제라고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마레이 드 파웬입니다.”

마레이는 네뮤아가 손을 내밀길 기다렸지만, 그녀는 자신을 조심스레 쳐다볼 뿐이었다.

“마레이, 마레이가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마레이는 공직에 있는 사람이 아니므로, 파웬가의 차기 계승자로 네뮤아 경의 상급자입니다.”
“아, 네….! 반갑습니다. 네뮤아 경.”

네뮤아는 쿡쿡 웃더니 마레이가 내민 손을 잡고 천천히 흔들었다.

“반갑습니다, 마레이 드 파웬 도련님. 아, 라벨라님. 총독님의 선물입니다, 도련님에게 드리는 선물이라는데, 워낙 바쁘신 분들이라 비서실에 이야기를 해놓은  같은데, 워낙 돈을 많이 주셔서 어쩔  없이 있는 대로 긁어모았다고 하네요.”
“그래도 이건….”

라벨라는  안으로 계속 들어가는 박스들을 보고 작게 한숨을 토해냈다.

“할머님이 마레이를 좋아해서 다행이네요.”
“저를요….?”

라벨라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멍하니 상자의 행렬을 보는 마레이의 모습에 곧장 달려들어 볼에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저 같은 걸… 로렌 님이 좋아하실 리가...”
“우리 마레이가 얼마나 예쁜데요, 예쁜 마레이~! 엄마가 사랑하는 거 알죠? 쪽. 쪽. 쪽.”
“으으, 하, 하지 마세요…. 네, 네뮤아 경이 보고 있잖아요…!”

집 안이라면 기분 좋은 스킨쉽에 엉덩이를 주무르고, 바지 속으로 손을 밀어 넣어, 끈적하게 달아오른 속살을 잔뜩 헤집고 애액이 줄줄 흐르는 살단지에 페니스를 곧장 쑤셔 넣으며  음탕한 어머니를 잔뜩 혼내주겠지만…. 여긴 밖이였다. 거기다 사람들도 많았고.

과한 스킨쉽에 마레이는 끌어안는 라벨라를 조심스레 밀어내고 고개를 최대한 뒤로 당겨 키스를 피하기 위해 노력했다. 모자라고 하기에는 조금 스킨쉽이 강한 느낌이었지만, 네뮤아는 그저 입을 가리고 쿡쿡 웃을 뿐이었다.

라벨라 드 파웬 정도 되는 사람이  신경도 쓰지 않고 꽉 끌어안은  소년을 쪽. 쪽. 소리를 내며 키스를 하다 보니, 오히려 이상한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리고 저렇게 잔뜩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면 그저 놀리기 좋아하는 스킨쉽이 강한 누나와 남동생 정도로 보였으니까. 뭐, 나이 차이도 동생이라고 부르는 게 어울리는 정도였고.

네뮤아는 얼굴을 잔뜩 붉힌 채,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마레이를 멍하니 보았다. 남자아이라고 하기에는 가느다란 체구, 인형처럼 귀여운 얼굴. 커다랗게 뜬 채 자신의 눈치를 살피는 검은 눈동자는 잔뜩 경계하는 소동물 같아서 보호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라벨라는 네뮤아가 있음에서 ‘꺄아~ 꺄아~’ 소리를 내며 마레이를 가슴으로 꽉 끌어안아 소년이 도망치지 못하게 단단히 고정하고 있었다. 라벨라가 어릴 적부터 보아온 네뮤아조차 처음보는 라벨라의 모습에 조금 놀랐지만, 소년의 행동을 보면 그녀가 조금은 이해가 갔다.

잔뜩 붉어진 얼굴로 라벨라를 피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자신도 저런 아들이, 아니 동생이 있었으면 비슷했을까. 라벨라를 보아하니 결혼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물론 라벨라는 결혼이 아니라 친척 동생을 양자로 들인 것이지만….

자신의 친척 꼬맹이들을 생각하면 고개가 저절로 좌우로 움직일 뿐이었다. 마레이 드 파웬의 절반만 되었어도 본가에 자주 갔을 텐데. 총독께서 마레이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신 걸 보아하니 앞으로도 종종   있다는 생각에 투구 안에서 아무도 보지 못할 웃음을 지어 보인다.

“아무래도 선물을 뜯는 것도 시간이 많이 필요해 보이는데, 도와드립니까?”
“아니요, 네뮤아 경도 늦은 시간까지 고생하셨는데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비서실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네뮤아 경에 대해서 아는 건 없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도와준다니 좋은 사람 같았다.

“저, 저는 괜찮….. 네. 알겠습니다.”
괜찮다고 말하던 네뮤아 경이었지만, 라벨라의 위협적인 눈동자를 보고는 그녀는 순순히 물러났다.

“아, 지난번 감찰 때 지적사항 중에 기사단원 보급품 가격에 대해서 아무래도 추가적인 이야기가 필요해 보이는데…..”
“그에 관해서는 보고서를 보내주시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저희도 무작정 예산 쓰임에 대해서 지적하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저희가 예산 관련 집행 부서도 아니니까요.”
“감찰 때 자꾸 이야기가 나오니까 말입니다… 추가적으로 몇몇 행정 절차 및 소요가 복잡한 것들은 문서로….”

네뮤아 경과 라벨라는 간단한 발테르 행정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나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비서실 사람들과 떠났다.

라벨라도 좀 심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물건들의 절반은 마당의 한구석에 잔뜩 쌓여 있었다. 정말로 마레이도 쓰기 애매한 물건들이었는데. 커다란 장난감 집, 막 뛰어놀기 시작한 남자애들이 가지고 놀  같은 장난감, 여자 아이용 의류 같은 것들이었다.

“비서실 녀석들 또 일을 이따위로….”

라벨라는 마당에 놓은 박스들을 보고 길게 한숨을 토해냈다. 비서실 사람들에 대해서 평소에도 불만이 많아 보였다. 거실에는 박스들이 수없이 쌓여있었다. 마당에 있는 양에 비하면 그럭저럭 적은 양이었지만, 이것도 전부 뜯고 분류하는 데에도 어마어마한 시간이 필요해보였다.

멍하니 소파에 앉아 상자의 산을 보고있는데, 갑작스레 뒤에서 물컹하는 부드러운 촉감과 달콤한 체향이 났다.

“라벨라….?”
“에… 너무해….”

라벨라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마레이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자,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얼굴의 이드리엔, 아니. 일리엔이 있었다.

이드리엔과 일리엔의 함몰 유두냐 아니냐부터 성감대나 좋아하는 체위  생각보다 차이가 많았지만, 외견으로도 눈꼬리 끝이 둥글둥글한지, 아니면 뾰족하게 날이 세워져 있는지 본다면 충분히 구분할 수 있었다. 덕분에 마레이는 이제  사람의 얼굴만 보고도 정확하게 누가누구인지 구분할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똑같게 생겼다고 툴툴거렸다.

길리아 마리타 마저도 눈꼬리가 다르지 않냐는 마레이의 말에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내저을 뿐이었다.

“렌, 언제 왔어요?”
“흐음… 세 시간 전쯤일 거에요. 주인마님이 저녁 식사를하자고 불러주셔서, 밖에서 저녁을 먹고 왔죠~.”

엄청 엄청 맛있는  먹었는데, 주인님은 아쉽겠네요~. 하면서 방실방실 웃는 모습에 마레이는 손을 뻗어 일리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흐응~ 흐응~ 하는 콧소리를 들으니 묘하게 긴장이 풀렸다.

자연스레 소파를 타고 너머와 마레이의 무릎에 얼굴을 부비는 강아지 같은. 아니, 강아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컸다. 대형견 같은 일리엔의 모습에 마레이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금색의 애완동물은 말없이 허벅지에 고개를 파묻고 제 주인의 손길에 숨을 죽이고 가만히 있었다. 마치 조심스레 눈치를 살피는  같았다.

“요즘 이드리엔에게만 너무 관심을 주는 거 아니에요.”

한동안 말이 없었던 일리엔이 처음 꺼낸 말이었다. 잔뜩 떨리는 목소리에 마레이는 일리엔의 머리를 조심스레 손을 얹어놓았다.

“.....그랬나요?”
“네.”

일리엔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마레이가 생각하기에도 요근래 일리엔에게 소홀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름대로 시간을 비집고 들어오는 줄리아와 언제나 붙어 있는 라벨라, 그리고 주말에 고정적으로  약속을 잡아놓은 에르덴까지.

이드리엔의 날뛰는 모습이 즐겁기도 하고, 새로운 자극에 그녀를 따라가다 보니 일리엔 혼자 저 멀리 두고 와버렸다. 마레이는 조심스레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미안해요.”
“그 자리… 제 거란 말이에요.”

일리엔의 목소리에 마레이는 조심스레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 투닥- 투닥- 작은 소리를 따라 일리엔은 말없이 고개를 부비었다.

“미안해요.”
“라벨라님은 기다리라고만 말하고…. 일주일이면 된다고 했는데… 나도 주인님이랑 같이 잠들고 싶은데….”

일리엔의 칭얼거림에 마레이는 말 없이 그녀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저만 봐달라는 의미는 아니에요… 원래는 매일매일 주인님에게 귀여움받을 수 있는 거였는데… 이드리엔 때문에 매일매일 혼자 잠들 때마다….”
“미안해.”

마레이는 고개를 숙여 이드리엔의 귓가에 조심스레 속삭였다. 허벅지 사이로 엘프 선생, 아니 금색의 애완동물의 호흡이 느껴졌다.

“일리엔은 주인님의 애정이 없으면 죽어버린다구요….”
“응, 미안해. 자주자주 귀여워해 줄게.”
“그러면요! 그러면요! 주인님이 졸업하고나면 저도 따라다니고 싶은데….”
일리엔이 슬며시 고개를 돌렸다. 초록색 눈동자는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간절한 애완동물의 모습에 마레이는 괜찮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그건 마레이의 차후 진로 문제가 결정되면 이야기한다고 했잖아, 일리엔.”
“아아앗..!”

어느새 다가온 라벨라가 일리엔의 볼을 쭈욱 쭈욱 잡아 늘어뜨렸다.

“속지 마세요, 마레이. 전부 연기니까. 일리엔, 응? 그러면 돼요? 안 돼요?”
“으아아… 죄, 죄송해여…. 죄송해여어…!”

라벨라는 일리엔은 완전히 애완동물처럼 여기듯이 그녀의 뺨을 좌우로 쭉쭉 늘리며 혼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드리엔 문제는 일리엔 네 탓도 있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죄성합니다아….!”

라벨라가 볼을 좌우로 쭉쭉 늘리자, 이드리엔의 발음이 잔뜩 뭉개지고 있었다. 그래도 보통 사람들에 비해서 또박또박 말하는 편이었는데 마법사라 그런 것인지, 엘프라 그런 것인지는  수가 없었다.

“저도 마레이에게 칭얼거리고 싶은 게 없어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구요….”
“자, 잘못해써여….”

라벨라의 폭력(?)에 훌쩍이는 애완동물을 내버려 둘 수 없는 마레이는 조심스레 허벅지를 두드렸다.

“라벨라도 여기에 누울래요?”

라벨라와 일리엔의 시선이 마레이의 허벅지를 향했다. 일리엔의 볼에서 라벨라의 손이 조심스레 떼어진다.

“후후, 그러면 사양하지 않고~!”

라벨라는 재빠르게 일리엔이 누워있던 마레이의 허벅지에 머리를 기댔다.

“아앗, 제,  자리인데!”
“렌은 여기에 누워요.”

마레이는 한쪽 남은 허벅지를 가볍게 두드렸다.

“가, 감사합니다!”

평소에는 소파치고는 너무 긴  아닐까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보니 두 사람이 일자로 누워 있음에도 조금 넉넉한 수준이었다. 소파의 양 끝을 보며 마레이는 허벅지에 얼굴을 부비고 있는 라벨라를 보았다.

“주문 제작이에요.”

마레이가 무엇을 묻고 싶은지 바로 알아차린 라벨라의 대답에 마레이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잘했죠?”
“네, 잘했어요.”

로렌에게 받았던 스트레스가 천천히 녹아내리는  같았다. 그녀가 무엇을 바라는지, 무엇을 말하는지,  수 없었지만 앞으로 잘 하다보면 괜찮아 지겠지.

“그러면 잔뜩 쓰다듬어 주세요.”
“네~. 네~.”

자신보다 한참이나 연상인 라벨라가 슬며시 머리를 들어 올리며 쓰다듬어 달라고 했지만, 거부감 같은 건 없었다. 그저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저도 모르게 머리카락을 손끝으르 쓸어내렸다. 물론 두 사람을 보며 하체에 피가 쏠리긴 했지만, 지금 그러는 건 분위기를 망치는 행위 같아서 자제했다.

“저도요, 저도요!”
“해줄게, 해줄게. 렌, 옆구리에 바람 불지 말아요.”
“헤헤...”

해맑게 웃는 일리엔의 모습에 마레이는 오늘 있었던 일들을 가볍게 털어내고,  사람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손끝에 느껴지는 까끌까끌하지만 부드러운 감촉에 마레이는 두 눈을 감고  사람의 온기를 만끽했다.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동생에게 어리광을부리고 있는  큰 누나들이었지만, 그 누나들의 이어지는 행동을 보면 생각이 뒤바뀌게 된다.

-스륵.. 스륵.. 탁… 지이이익….

마치 미리 합의라도  듯, 라벨라가 벨트의 끝을 잡아당기자. 일리엔이 벨트 걸이를 가볍게 걷어내고, 라벨라가 벨트를 풀어내자, 일리엔이 곧장 소년의 바지 지퍼를 내린다.

“앗?!”

지퍼를 내리는 소리에 마레이가 깜짝 놀라서 내려보자 어느새 팬티까지 벗겨진 모습에 마레이는 자신도 모르게 옅은 비명을 질렀다.

“후후, 주인님저희가 이렇게 해주길 기대하고 계셨죠?”
“어리광을 받아주는  알았는데. 이렇게 단단히 세우고 있고... 나쁜 아들이네~.”

빳빳이 고개를 들고 있는 페니스의 모습에 두 여인은 황홀하듯이 바라보다 자연스레 입을 벌리고 길쭉한 혀를 잔뜩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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