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6화 〉독안에 든 고양이[이하운](16)
이하운은 완고했다. 몇 번이나 같은 말을 내뱉는지 모르겠지만, 마레이의 부탁에도 이하운은 숨을 허덕이며 고개를 내저을 뿐이었다.
“이하운, 응? 내 아이 낳아줘! 낳아줘!”
진심이라기보다는 그저 쾌락에서 흘러나온 배설물 같은, 아무런 의미도 없이 잔뜩 고조된 기분으로 내뱉는 말들이었다.
“크흐흣.. 읏.. 우웃.. 웃…. 귀, 귀에 속삭이지마아앗..! 흐히힛.. 힛..!”
-푸우우욱.. 꾸우욱..!
이하운은 자궁을 꾸욱꾸욱 눌러주면 몸을 뒤틀 정도로 좋아했다. 한쪽 팔을 붙잡아 당기며 뒤에서 페니스를 찔러 넣을 때마다 쳐드는 고개, 입에서 길게 늘어진 타액은 끊어지지도 않고 침대시트 위로 시럽처럼 흘러내린다.
“나, 이하운이 아기를 잔뜩잔뜩 낳아줬으면 좋겠어. 응? 이하운이랑 결혼하고 싶어.”
“큿… 힛.. 히이잇….. 겨, 결혼이니이… 나, 남편이 있어.. 나는.. 나느으은…!”
이하운의 말에 마레이는 더욱더 그녀에 대한 소유욕이 불타오를 뿐이었다. 자궁구를 꾸욱 누른채 허리를 빙글빙글 돌리자. 침대 위로 푹 쓰러져 내린다. 다시 그녀를 붙잡아 일으켜 세우고 후배위로 허리를 처박는다.
“응, 이혼해버려. 나랑 결혼해줘. 이하운. 나랑 결혼해줘.”
“시, 시러어엇.. 우읏.. 오오옥.. 옷… 오옥… 자, 자궁 누르면서.. 속삭이지마아앗!!”
이하운은 요지부동이었다. 에르덴에게 듣기로는 이하운의 남편은, 남편이라 불릴 자격도 없는 나쁜 사람이었는데, 그렇게 남편이 좋은 걸까.
“내 자지보다남편 자지가 좋아? 응?”
“큿. .큿…무, 묻지마아.. 읏.. 오옥.. 옷… 아흣… 비, 비비면.. 읏…! 읏.. 아히익…!”
이하운이 다시금 무너져내렸다. 마레이가 간단히 센 것만 해도 이미 스무 번은 넘게 절정에 다다른 것 같은데, 이하운은 끝까지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나보다 남편이 좋아? 응?”
“하악… 학… 흣.. 그읏….”
이하운은 그저 신음만 터트렸다. 아니, 그저 대답을 피하고 있을 뿐이었다. 잔뜩 진이 빠진 목소리로 그녀는 숨조차 겨우겨우 내쉴 뿐이었다. 이 맛있는 육체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하운에게 대답을 듣고 싶었다.
왜 대답을 안 하는 것인지. 피하는 것인지.
페니스를 처박은 채로 몸을 기대자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지는 이하운의 가슴을 매만지며 마레이가 조심스레 속삭였다.
“이하운은 내 껏이 되는 게 싫어….?”
이하운은 아무 말 없이 숨만 겨우겨우 내쉴 뿐이었다. 비겁한 고양이 선생의 모습에 마레이는 두 손에 쥐고 있는 가슴의 정중앙, 색이 옅은 분홍빛 유두를 비틀듯 꼬집었다.
“흐히히힛.. 힛…! 가, 가슴을.. 큿...“
“빨리 말해줘. 이하운, 응?”
마레이의 재촉에 이하운은 잔뜩 뜸을 들이다 길게 한숨을 토하고 잔뜩 쉰 목소리로 겨우겨우 말을 토해냈다.
“......싫어.”
“왜? 응? 왜?”
왜냐니...
어린애같이 투정을 부리는 마레이의 모습에 이하운은 몸을 움찔움찔 떨면서 힘겹게 말을 이어나갔다.
“....싫은 건 아니야.”
녹초가 될 정도로 시달린 이하운은 소년 앞에서 내면 깊이 숨어있던 이야기를 전부 토해내기 시작했다.
정말로 싫은 건 아니었다. 오히려 솔직히 말하면 너무 좋았다. 비참하게도 너무 좋았다. 흐릿해지던 정신도 까무러칠 정도로 쾌락에 절여지는 기분은 신세계나 다름이 없었다.
이하운은 길게 한숨을 토해냈다. 페니스를 박아 넣은 채, 목덜미에 코끝을 대고 뜨거운 연신 토해내는 소년의 숨결에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떨었다.
정신은 몇 주 동안 전투를 치룬 것처럼 피폐해져 있었다. 시계가 없었다면 며칠동안 소년에게 범해졌다고 믿고 싶을 정도로 지독하게 길고 긴 시간이었다. 아직도 남았다는 게 문제였지만.
이하운은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억지로 움직였다. 하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치 자신의 몸을 완벽하게 이해하고있는 듯 찰싹 달라붙어 있는 소년의 자세에 힘을 줄 수조차 없었다. 그녀는 허탈하게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도망가지 않을 테니까…. 자세를 바꿔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아, 응.”
이하운의 요청에 마레이는자연스레 후배위에서 정상위로 체위를 바꾸었다. 물론, 페니스를빼내지도 않은 채 무척 능숙한 손길이었기에 이하운이 잠시 숨을 헐떡이는 동안 모든 게 끝나있었다.
-꾸우윽….
“힉..?! 힛…! 핫… 하아.. 하아… 하아...”
이하운은 옅은 신음을 토해내며 하복부를 부르르 떨며 또다시 절정에 정액이 잔뜩 섞인 애액을 결합부 사이로 울컥 토해냈다. 그리고 몇 번 호흡을 조절하더니 마레이를 향해 손을 뻗었다.
이하운의 행동에 마레이는 그녀의 품 안에 안겼고, 이하운은 길게 한숨을 토해내면서 마레이의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쓸어내렸다.
이 소년이 특별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이런 쾌락이 대중적인 것인지 모르겠지만…
양보할 수 없는 것은 분명히 있었다.
“내게 남편이 없었으면… 그랬을지도 몰라.”
“이하운?”
계속 내 이야기를 들어줘. 이하운은 잔뜩 쉬어버린, 잔뜩 지쳐버린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간다.
“단순히 쾌락이나, 육체적 관계로 채울 수 없는 게 있어. 네가 이해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게 무엇인데요….?”
존대하는 마레이의 모습에 이하운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 방금전까지 자신을 굴복시키려던 모습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어서, 마치 지독한 꿈을 꾸는 것 같아서 이질감에 그녀는 웃고, 또 웃었다.
그리고 마레이의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 입을 열었지만, 할 수 있는 대답이 없었기에 입을 꾹 닫고 말았다.
채울 수 없는 것. 이하운은 몇 번이나 같은 말을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대답할 수 없는 것인지 마레이를 꽉 끌어안은 채 한동안 서로의 체온을 느낄 뿐이었다.
분명 그런 게 있었다. 무엇으로 채울 수 없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그게 지금도자신에게 남아있는가. 스스로의 물음에 이하운은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 대답을 알고 있기에 모른다고 도망치는 것일 수도 있었다.
“이번…. 내기는 내가 졌어. 내가 비겁했어.”
이하운은 씁쓸하게 웃었다. 아니, 우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녀는 울지 않았다. 차라리 우는 게 더 편해 보일 정도로, 지독할 정도로 슬프게 웃고 있었다.
“아이… 낳아 줄게…. 하지만 기억해, 마레이. 나는 내 것이 아니라는 걸. 남편이 있다는 걸. 그리고 약속이 끝나면 미련없이 떠날 거라는 걸.”
“이하운은…. 내가 싫어요….?”
“나는…. 나는…..”
이하운은 더 말을 이어나가지 않았다. 뒤에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모르지만, 기절하듯 잠든 그녀에게 물을 수는 없었다.
정액 웅덩이에서 잠든 이하운을 내버려 둔 마레이는 빳빳하게 발기한 페니스를 진정시키도 않고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탄력적으로 조여오는 이하운의 질육은 그대로 범해도 좋을 것 같았지만, 왜인지 슬퍼 보이던 그녀의 모습에 수면 간이 옳은가라는 묘한 감각에 밖으로 나왔다.
“일찍… 나왔네에….”
마치 술에 취한 듯 잔뜩 어눌한 발음의 목소리.
“에, 에르덴 누나….?”
에르덴이 문 앞에서 엎드린 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녀에게서 잔뜩 달아오른 암컷의 냄새가 났다. 빳빳하게 세워져 있는 페니스를 보고는 에르덴은 마레이의 다리를 붙잡아 끌어안으며 몸을 일으키곤 페니스를 곧장 물었다.
-쯔릅.. 쯥.. 쯔으읍.. 쯥….
“큿… 큿…. 아으…. 이, 이 세우지마아…!”
얼마나 거칠게 빨아대는 것인지, 평소라면 주의 깊게 하던 펠라치오와 다르게 이성이라고 찾을 수 없는 거친 펠라에 귀두 끝을 긁었고. 마레이는 저도 모르게 에르덴의 머리채를 붙잡고 그녀를 밀어내듯 떼어냈다.
“아, 미, 미안해요…! 에르덴 누나...”
바닥에 내팽겨친 에르덴의 모습에 깜짝 놀라 마레이가 그녀를 부축하기 위해 다가가자, 에르덴은 고장 난 기계처럼 고개를 숙이더니, 아니 도게자를 한다.
“자, 잘못했습니다…. 부디 암캐성녀에게 자지, 자지 주세요… 마레이 자지...”
처참할 정도로 저자세로 나오는 에르덴의 모습에 마레이는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도 했지만, 하얀 스타킹과 실크 롱잡갑을 제외하고 알몸으로 도게자하는 그녀의 모습에 오싹오싹한 감정을 느끼고는 평소라면 결코 하지 못할 말을 자연스레 내뱉었다.
“....잘못했어?”
“죄, 죄송합니다…!”
보라색 머리카락이 땀으로 잔뜩 절은 등에 달라붙어 있었다. 아이를 몇 명이나 낳을 수 있을 것 같은 순산형 엉덩이가 푸들푸들 떨리는 게. 그리고 그와 동시에 븃- 븃- 소리를 내며 끈적한 애액을 쏟아내는 것까지 전부 보였다.
“엉덩이 대, 이하운 대신에 잔뜩 범해줄 테니까.”
“가, 감사합니다…!”
에르덴은 기쁜 듯웃어 보이고는애액으로 범벅된 엉덩이 구멍을 마레이를 향해 기쁜 듯 양손으로 벌려 보였다. 음란하게 꿈틀거리는 살단지에 마레이는 방금전까지 다른 사람의 아내를 범했던 페니스를 그대로 밀어 넣었다.
-푸우우우욱…!
“햐아아아앙!!”
“큿…. 큿… 잔뜩 풀어져 있네….? 에르덴 얼마나 자위한 거야?”
이드리엔에게 대하듯, 마치 아래것을 대하듯마레이는 말하고 있었다. 이하운을 길들일 생각에 성욕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 소년에게, 이미 길들여진 암컷은, 다른 암컷을 길들이지 못했다는 좌절감을 짓누르고 우월감과 정복욕을 충족시켜준다.
그런 걸 이해하기에는 아직 제대로 된 수컷으로서의 삶이 얼마 되지 않은 어린 소년에게는 지금 순간만의 왕으로서의 모습을 잘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계, 계속.. 이하운이랑 하는 걸 보고 계속.. 우읏.. 옷… 자지 좋아앗..! 큿.. 더어, 더어 넣어줘… 깊게.. 깊게…”
“다, 넣는다…!”
풀어져 있다고 해도, 페니스가 이리저리 비틀릴 정도로 꽉꽉 조여오는 극상의 오나홀의 감촉에 마레이는 저도 모르게 허리를 부르르 떨며, 에르덴의 엉덩이를 가볍게 두드리며 허리를 밀어붙인다.
-푸우웁.. 쯔브븝… 쯔르읍....!
자궁이 있는 살단지와 다르게 비좁고 구불구불하고, 또 따뜻한 구멍으로 빨아당기며 신기한 소리를 내는 부드러운 엉덩이 구멍. 마레이는 그 특유의 맛을 즐기며 자신도 모르게 옅은 숨을 토해낸다.
“히이이이이익! 이거, 이거야아아아앗..!”
에르덴은 쾌감이 잔뜩 어린 비명을 토해내며 바닥을 향해 끈적한 애액을 잔뜩 분사하기 시작했다.
기절한 이하운을 방 안에 둔 채, 문 앞에서 에르덴의 뒷구멍을 이용해 세 번 정도 사정한 마레이는 찜찜했던 기분을 전부 훌훌 털어낼 수 있었다.
“흐응…. 생각보다 이하운이 강했네.”
모든 이야기를 들은 에르덴은 이하운의 정신력에 감탄한 듯 허탈하게 웃었다.
“...내 잘못인가요?”
“아냐, 아냐. 마레이 잘했어.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있어? 처음 고는 엄청 잘했어. 자, 힘들때는 위로를 받아야지. 성녀님의 수유로 잔뜩 위로해줄게~!”
에르덴은 자신의 허벅지를 몇 번이나 두드리며, 마레이를 이끌었다. 자연스레 아기라고 하기에는 너무 크고, 어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은 소년에게 젖을 물리며.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페니스를 축축하게 젖은 실크 롱장갑으로 부드럽게 움켜쥔다.
“내가 보기에는 성공한 거나 다름이 없으니까, 신경 쓰지 마. 그 아이는 다 끝난이야기를 가지고 혼자만 끝나지 않았다고 투정 부리는 거니까. 아읏.. 우리 아기.. 너무 너무 야하게 빨면.. 웃. .웃..!”
-쯔으읍.. 쯥.. 쯥…
슬쩍 입에 힘을 주자 입안으로 넘쳐흐르는 모유를 받아마시면서 에르덴의 수상한 웃음소리를 들으며 마레이는 눈을 감았다. 이하운에 대해서 생각을 했다.
그녀의 남편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므랑데에 대해서, 그리고 다른 여인들에 대해서.
“마레이는 잘하고 있어. 응, 너무 잘하고 있어. 앞으로 계속 이렇게 하면 돼. 불안할 필요 없어. 힘들어 보이거나, 이상한 일이 있으면 나에게 전부 이야기해. 마레이가 원하는 대로 해결해 줄 테니까. 나는 언제나 마레이편이니까. 착하다.. 착하다…”
에르덴의 속삭임이 의식의 저편으로 천천히 잠겨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