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03화 〉독안에 든 고양이[이하운](3) (303/341)



〈 303화 〉독안에 든 고양이[이하운](3)

먹기 좋게 잘려져 있는 망고가 가득 든 접시를 받은 마레이는 에르덴을 보았다. 여유롭게 웃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이 모든 게 준비가 되어 있던 것이라는  깨달았다.


이하운은질색하는 표정으로 혀를 내밀고 있었다. 한 번도 입에서 입으로 음식을 먹어본  없는 것처럼 보였다. 입술밖으로 내민 분홍빛 설육. 마레이는 조심스레 이하운의 뺨을 매만졌다.

“그렇게 하면…. 먹일 수가 없어요.”
“이렇게 하면 될까…?”


이하운이 입을 벌렸다. 방금전 마레이가 고기를 받아먹던 모습을 따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가 귀여워서 웃음이 새어 나올 것 같았다. 마레이는 망고 조각을 하나 입안에서 잘게 씹은 다음 이하운의 뺨을 감싸고 조심스레 타액이 잔뜩 섞인 망고즙을 이하운의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약간의 버둥거림이 있었지만, 결국 이하운의 입안에 자신의 타액을 잔뜩 밀어 넣은 마레이는 입술을 떼어냈다. 이하운은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로, 소년의 타액이 잔뜩 삼킨 잔뜩 씹힌 망고를 목으로 넘겼다.


“하아….. 최악이야.”

이하운은 질린 듯한 표정으로 에르덴을 노려보았다. 고양이가 삐쭉 솟아올라 있었다.


“그런가~? 망고는 잔뜩 남아있다고. 마레이. 빨리 이하운에게.”

먹여. 에르덴은 무표정하게 마레이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평소처럼 마레이를 향해 애정이 흘러나올 것 같은 표정을 짓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마레이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입안에서 망고를 천천히 씹기 시작했다. 타액이 잔뜩 배어 나오도록.


“.....미친년.”

이하운의 욕설에 에르덴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평소라면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 약간의 폭력이 필요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아기 고양이의 울음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재미있을 뿐이었다.

잔뜩 과일을 씹어낸 마레이가 다시금 이하운의 뺨을 감싸 안았다. 반항해도 의미가 없다는 걸 알지만, 이하운은 최대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마레이의 입술이 입가에 닿자 눈을 질끈 감고 조심스레 입을 벌린다.

천천히, 느릿하게 넘어오는 달콤한 망고즙. 상큼하기는커녕 무척이나 미지근하고, 끈적했다. 하지만 달았다. 이하운은 조금씩 흘러들어오는 망고인지, 소년의 타액인지 모를 미지근하면서도 달콤한 액체로 조금씩 삼켰다.

-꿀꺽…. 꿀꺽….


목울대가 조심스레 움직이며 망고를, 아니 소년의 타액을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입안으로 들어오는 무척이나 야릇한 액체의 이동이 끝나고, 입술 너머로 부드러운 게 슬그머니 넘어온다.

이하운의 두 눈이 있는 힘껏 커지며 마레이를 밀어냈다.

”미, 미쳤어?! 너, 지금 키, 키스를..!”
“아, 죄, 죄송해요...”


이하운은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마레이를 노려보았다. 노란색 짐승의 눈은 마레이를 경계하고 있었다.

“아, 그거 좋네. 음, 그래. 좋아. 키스해. 먹이면서 키스해.마레이. 훌륭한데?”

에르덴은 손뼉을 치며 이하운과 마레이의 어색한 공기를 걷어냈다. 아니, 걷어냈다기에는 두 사람 사이의 공기는더욱 무겁게 가라앉았다. 더욱더 질척한 향수를 뿌린 거나 다름이 없었다.

이하운은 조심스레 마레이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잔뜩 떨리는 눈망울은 정말로 할 거냐고 묻는 것만 같았다. 마레이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자, 이하운은 길게 한숨을 토해냈다. 이마를 쓸어올린 손이 머리카락을 잔뜩 헤집다 힘없이 떨어진다.


“......해도 될까요.”
“해!”


괜시리 신경질적으로 대답한 이하운은 눈앞의 소년도 피해자라는 생각이 미치자, 이전처럼 눈을 감아버렸다. 입안에서 망고 맛이 났다.


이하운이 허락이 떨어지자 마레이는 망고를 또다시 잔뜩 씹어, 타액과 잔뜩 씹은 채 이하운의 입안에 천천히 밀어 넣었다. 고양이 선생님이 타액을 삼켜내는 진동이 들리자, 조심스레 혀를 밀어 넣어 이하운의 혀를  누른다.


이하운은 잔뜩 긴장한 듯, 온몸에 힘을 주고 있었다. 마레이는 이하운의 뺨을 붙잡아 고개를 들게 하고 반응하지 않는 혀에 자신의 타액을 잔뜩 칠하고 입술을 떼어냈다. 은빛 실타래가 길게 이어지다 이하운의 턱 끝으로 달라붙었다.

이하운은 마레이의 시선을 피하고, 팔로 입술 주변을 닦아냈다. 무어라 말하고 싶은 것인지 달싹거리는 입은 아무런 말도 내뱉지 못하고 다시 꾹 다물었다.

그렇게 접시의 망고가, 하나둘 비워지기 시작했다.

망고가 입 안으로 넣어질수록, 소년의 타액을 받아마실수록 저절로 혀가 움직이며 입안을 침입한 낯선 소년의. 아니 사내의 혀에 반응해버려 자신도 모르게 휘감아버린다.

“하아… 하아…. 하아….”


키스가 끝난 이하운은 뜨꺼운 숨을 연신 토해냈다. 붉게 달아오른 얼굴.날카롭게 벼려진 금색 눈동자는 어느새 흐리멍텅하게 녹아내려있었다. 마레이는 다시금 망고를 입안에 넣고 잘게 씹었다.

이하운의 시선이 느껴졌다. 오물거리는 자신의 입술을 이하운이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이하운의 뺨을 매만지자, 그녀는 자연스레 입술을 벌렸다. 아직 몇 번 씹지 않은, 망고 덩어리와 소년의 타액을 단번에 삼키고 입안에 들어오는 소년에 혀를 휘감고 슬며시 몸에 힘을 빼낸다.


처음에 경계하던 고양이가, 점차 마음을 열고 적응하는 것만 같았다. 이하운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이하운은자연스레 키스에 응하고 있었다. 어색하게 혀를 움직이며 휘감기는 조금은 메마른 혀를 헤집을 때마다 몸을 움찔움찔 떤다.

적당히 만족할 만큼 키스한 이후에 입술을 떼어내자, 이하운의 혀가 조심이 따라와 허공에 몇 초 머무르다 입안으로 되돌아간다.

“하아…..”

뜨겁다. 떨어지는 입술에서 새어 나오는 끈적한 숨결이 뺨에 닿았다. 무척이나 뜨거웠다.  마레이는 다시금 망고를 입에 집어넣고 조심스레 씹었다. 이하운의 눈동자는 잔뜩 녹아내려서 곧장 마레이를 향해 스며들 것만 같았다.

꿈을 꾸는 것 같다. 지금 이 상황을 바래온 것은 아니었지만, 열병이오른  머리가 몽롱했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하복부에 잔뜩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이하운은 스스로 허벅지를 부비며 어디로 가져야 될지 모를 손으로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생각보다 쉽겠는데.’


에르덴은 비부를 문지르며 사랑하는 소년과, 극상품의 씨받이 수인을 지켜보고 있었다. 본인은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았지만, 이하운의 표정은 쾌락에 흐물흐물 녹아내린 암컷의 표정으로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 소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궁을 잃고 우울증과 고통으로 허덕이던 이하운. 그녀가 자신의 전부를 내려놓고 이제 타인에게 자신의 의미를 위태롭게 걸치고 있는 와중 자궁을 되돌려주었다. 뭐, 자신이 빼앗은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그 사건 이후로 자위조차 해본 적 없었다는 이하운의 말은 거짓말은 아니었는지. 어린 소년이 주는 선명한 쾌락에도 자신이 느끼는 감각이 무엇인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찌걱..찌걱.. 지걱… 쯥..

비부 속으로 출입하는 물소리가 선명하게 레스토랑의 외딴 룸을 채우고 있었지만, 그 소리를 들을 있는 마레이와 이하운은 과일 키스에정신이 팔려 있을 뿐이었다.


‘싫은 척하더니, 후후, 역시 암컷 고양이답네. 으읏… 장난감을 가져올 걸 그랬나… 손가락으로는 조금 부족한데…..’

솔직해질 수밖에 없는 고양이 아가씨의 모습에 에르덴은 비부를 매만지며 사랑하는 마레이의 외도(?)를 보며 수음을 이어나간다.

‘ 이하운이 완전히 길들여지면, 줄리아랑 같이 봉사시키는 걸 지켜볼까. 촬영해서 기록하는 것도 좋아 보이고. 후후, 정말이지...  최고라니까. 마레이.’

자신안에 무엇인가 부르르 떨고 있었다. 에르덴은 쾌락에 천천히 오염되는 이하운의 모습을 지켜보며 기분에 좋게 허덕인다.



“마지막이네요.”

접시에 남은 마지막 과일 조각을 보고 마레이는 아쉬운  중얼거렸다.


“어, 아, 응. 응!! 그런가. 그렇구나!”


이하운은 흐리멍텅한 눈으로 마레이만 바라보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정신을 차린 이하운은 허벅지를 부비며, 마레이가 무어라 말했는지도 알아듣지 못했지만, 고개를 일단 끄덕이고 있었다.

소년이 과일을 씹고 있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저게 마지막이라는 사실에 기뻐야만 하는데,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축 늘어진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우며 등을 꼿꼿이 세웠다.

방금전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흐릿했다. 다만, 입을 우물거리며 다가오는 마레이의 모습에 저절로 고개를 내밀고 부드러운 입술을 맞추고 혀를 내밀어 소년과 끈적하게 타액을 나눈다.


-꿀꺽.

 안으로 밀려들어 오는 망고가 잔뜩 섞인 타액은 단숨에 삼켜냈다. 키스에 방해될 뿐이었다.


“쯔읍.. 츱.. 쮸웁.. 쯥...”

끈적하게 울리는 혓소리. 머리속에 직접닿는 끈적한 소리에 이하운은 멍하니, 본능이 시키는대로 마레이의 목을 끌어안은  타액을 받아. 아니, 빨아마신다.

자연스레 호응하는 이하운의 모습에 마레이는 자연스레 등을 가볍게 매만지고 잔뜩 업 된 엉덩이를 주무른다.

“읏…!? 아, 아… 끄, 끝이니까!!”

엉덩이를 만지는 손길에 정신을 차린 이하운은, 마레이의 목을 단단히 고정했던 팔을 풀고 마레이를 밀어냈다. 이전과 다르게 무척이나 여린 힘으로 밀었기에 마레이는 제자리에 서 있었고, 이하운만이 뒷걸음쳤을 뿐이었다.


손등으로, 팔로  번이나 입술을 닦아낸 이하운은 지금 자신이 느끼는 감각이 무엇인지,  이리 하복부에 힘이 들어가는 것인지 깨닫지도  한 채 의자에 주저앉아 고개를 푹 숙였다.

이상하다. 몸이 이상해. 거기에 이 꼬맹이 너무 키스를 잘해.


목 끝까지 차오르는 두려움이 잔뜩 섞인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하운은 부르르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기 위해 억지로 호흡을 조절했다.


자신이 이상한 것일 수도 있었다. 잃어버린 자궁이 되돌아오고 나서부터 며칠 동안 낯선 기분에 잠들지 못했다. 알 수 없는 감각. 아니,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고 있었다. 다만, 왜 이리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인지, 하복부에 무엇인가  누르는 기분이 드는 것인지. 알  없었다.


이하운은 낯선 감각에, 정상적인 판단조차 내리지 못한 채. 숨을 헐떡이며 조심스레 마레이의 눈치를 살폈다. 다물어지지 않는 입가에서 끈적한 침이 잔뜩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주변을 경계하는 새끼 고양이마냥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볼 여유 따위는 없어 보였다.

“이하운은 집에서 쉬고 있어요, 저는 마레이랑 오늘 있을 일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 해야 되니까요.”

에르덴의 목소리에 퍼득 정신을 차린 이하운은 입가에서 흘러내리는 침을 팔로 닦아내고 아무렇게나 고개를 끄덕인 뒤에 도망치듯이 레스토랑을 빠져나갔다. 도망치는 아기고양이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본에르덴은입술을 매만지는 마레이를 보고 물었다.

“이하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마레이?”
“....좋은 선생님이라고 생각해요.”
“에이, 마레이, 엄마랑 마레이 단둘 뿐이잖아? 솔직하게 말해봐. 그래도 이하운은 꽤나 고등급의 미녀라구?”


고등급이라… 마레이는 에르덴의 말에 이유 모를 섬뜩함을 느꼈지만 애써 표현하지는 않았다.


“마레이. 오늘 잔뜩잔뜩 이하운을 범하는 거야.  암고양이 복근이 있는 거 알아? 완전히 식스팩이 달려있는 복근인데. 엄청 잘 조이지 않을까?”

마레이는 이하운의 복근을 떠올렸다. 학교에서 복부를 내놓고 다니기에, 그녀의 복근을 자주 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말 하기에는 부끄럽지만, 그 탄탄해 보이는 복근이 어떻게 꽉 조일지에 대해서 망상을 해본 적도 있었다.


“그 고양이의 따뜻한 속살안에 넣는다고 생각해봐, 응? 정말 기분좋게 꽉꽉 조여줄 텐데…?”

어느새 에르덴의 마레이의 뒤에 서있었다. 아니, 뒤에서 마레이를 끌어안고 있었다. 장갑을 낀 손은 어느새 자연스레 마레이의 바지 속으로 빠져들어가 있었다.

“읏… 에, 에르덴...”
“엄마라니까. 응? 오늘 이하운을 잔뜩 범하는거야. 어때? 응?”

페니스를 정성스레. 아니 위협스레 꽉 쥐는 에르덴의 손길에 마레이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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