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0화 〉위로해주는 엄마들[에르덴 파벨& 라벨라 드 파웬](2)
길게 한숨이 새어 나왔다.
“주인마님이 우려하는일이 조금씩 일어나긴 하네요.”
“라벨라가요…?”
“여기는 밖이니, 어머니라고해야죠?”
일리엔의 충고에 마레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드리엔과 놀아주는 것도 좋지만, 너무 심취하시면 안되요. 알겠죠?”
일리엔의 손이 머리카락을 천천히 헤집기 시작했다. 마치 어미 고양이가 제 새끼의 털을 핥듯, 그 형태를 그리는 듯한 손길이었다.
“소꿉장난은 소꿉장난이에요. 너무 빠져들면, 자신이 무엇인지도 잃어버릴지도 모른답니다?”
“알고는 있지만….”
라벨라님이 하신 말씀이에요. 하고 윙크하는 일리엔의 모습에 마레이는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드리엔의 제멋대로인 행동과 폭주한 기관차처럼 멈출 줄 모르는 막돼먹은 행동에 라벨라의 인내심도 슬슬 한계에 다다랐다.
마레이도 라벨라가 만들어놓은 연극에서 너무나도 즐겁게 춤을 추었고, 이게 극 중 일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무척이나 자극적이고, 또 점차 이드리엔을 좋아하고, 또 좋아하게 되어버려서 어느새인가 라벨라가 만들어놓은 자작극에 너무 빠져들었다는 걸 부정할 수없었다.
이드리엔에게 동정심을 가질 정도로.
“렌은아무렇지도 않아?”
“뭐가요?”
일리엔은 정말로 궁금하다는 듯이 마레이를 보고 있었다. 여동생이 기괴한 연극의 배우가 된 것도, 자신 앞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달려가는 기관차가 되었음에도.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아하하핫, 친절한 나의 주인님….. 이드리엔을 가지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거기다주인님 목도 졸랐고,나쁜 아이는잔뜩 혼내줘야. 다음부터는 착한 아이가 되는거에요. 혹시…. 이드리엔이 싫으신가요?”
“그건 아니지만….”
“저랑 라벨라님만 믿으세요. 지금은 저리 날뛰어도 나쁜 아이는 아니니까. 적당한 교육을 한다면 분명 좋은 아이로 주인님을 모시게 될 테니까요. 기대되네요.”
일리엔은 활짝 웃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가지고 싶은 걸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잔혹한 과정에서 눈을 돌리고 싶은 건 비겁함이라 부를 수 있을까.
“자자, 이드리엔 일은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아까전부터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역시 이하운 때문인가요?”
“봤어…?”
“이하운을 끌어안고 우는 부분부터 봤죠. 멀리서 지켜보느냐 대화는 못 들었어요.”
일리엔에게 말해도 될까. 마레이는 가만히 비뚤어진 애완동물의 초록 눈동자를 한동안 말없이 지켜보았다. 말한다면 전부 들어주고,좋은 해결책을 줄지도 몰랐다. 그러면 자신은 마음이 편할 터. 하지만 이하운은?
“별일…. 없었어….요.”
“주인님이 그렇다면 그런거겠죠.”
애교 넘치는 애완동물마냥 뺨을 마구자비로 부비는일리엔의 뒷머리를 쓰다듬었다. 요즘 따라 일리엔을 대하는 게 어려운 느낌이었다. 어느 때에는 애완동물처럼, 어느 때에는 한참이나 어른처럼 여겨져서 뭐라고 말해야 될 지 모르겠다.
차라리, 줄리아처럼 ‘선생님’과 ‘연인’의 선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흐음…. 아직 시간이 조금 있네요. 저랑 좋은데 갈래요, 주인님?”
힐끔 시계를 본 일리엔이 갑작스러운 제안을 했다.
“아, 그게.. 지금 시간이 슬슬 집에...”
“라벨라님은 갑자기 내려온 공문에 늦으실 테고, 성녀님은 이드리엔을 만나느냐 늦을 거에요! 미천한 암컷 노예를 위해서 시간을 내주실 수 있습니까, 주인님?”
일리엔은 자신을 극단적으로 낮춰 마레이에게 사정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일정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는 듯 자신 있게 말하는 일리엔의 모습에 마레이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말 하지 마요. 그냥 가자고 졸라도 같이 갔을 텐데...”
“후후, 틀린 말은아니잖아요?”
일리엔은 작게 콧노래를 부르며 깍지를 꼈다. 길쭉하지만 가느다란 손가락이 손등을 부드럽게 어루어만졌다.
일리엔의 손은 언제나와 같이 부드러웠다. 줄리아나 라벨라처럼 미묘하게 굳은살이 느껴지는 손이 아니라, 정말로 보드랍고 말랑말랑한 손. 성큼성큼 걸어 나가는 뒷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부드러운 백금 발이 뺨을 슬며시 간지럽힌다.
“어디로 가는 거에요.”
“음…. 어디일까요~?”
자신있게 앞서가는 걸 보면, 분명 생각해둔 장소가 있는 것 같은데 일리엔은 제대로 대답하지 않았다.
“주인님은 너무 착해요. 그게 나쁜 건 아니지만, 방향성 없는 친절은 몇몇 사람들에게 답답해요. 물론, 저는 아니지만요.”
그런 점이더 좋은걸요. 그렇게이야기하는 일리엔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 걸어 나갔다. 점차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모두를 사랑할 수는 없고, 모두랑 친해질 수는 없어요. 그렇다면 선택을 해야죠. 보통 사람들은 소수의 몇 명만 선택할 수밖에 없어요.”
“네… 알겠으니까, 렌… 렌... 조금만 천천히...”
“하지만 주인님의 요술 방망이는모두를 행복하게 할 ‘능력’이 있으니까. 우리가 조금씩 조금씩 양보하면 되겠지만요!”
일리엔은 아무런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아니, 이미 생각을 모두끝내 놓은 것 같았다. 일리엔의 뒷모습을 따라 걸었다.
“그냥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신이 아니라서 미래를 알 수 없어요.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죠. 대부분의 일은 다른방향으로 잘 해결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걷고, 또 걷고. 숨이 차오르기 시작하자 일리엔의걸음이 천천히 느려지 시작했다.
“물론, 이상하게 꼬이는 일도 있어요. 엉망진창으로 변해버리는 일도 있고.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주인님이 무엇을 하든, 어떻게 하든 저는 주인님 편이니까요. 물론,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일리엔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있었다. 걷는 내내, 뛰고 있는 내내 그녀는 뒤를 보지 않았다. 일리엔의 귀가 붉게 물들어 있는 게 보였다.
“자, 마지막은 조금 더 달려볼까요~!”
“일리엔 자, 잠시만요.. 잠시만..!”
“개는 주기적으로 산책시켜줘야한다구요!!”
그제서야 마레이는, 자신 손을 꼭 잡고 있는 일리엔의 손이 목줄임을 깨달았다. 요근래 일리엔과 단둘만의 시간을가진 적이 없었던 애완동물의 심술임을 알았고, 또 같이 있는것만으로 즐거워하는 일리엔의 모습에 드디어 웃을 수 있었다.
고민해봤자,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러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부서지지 않도록 준비하는 게 전부였다.
집에 도착했지만 역시 라벨라가 들어오기까지는조금 이른 시간이었다. 내일 로렌, 아니. 증조모님을 뵙게 되다 보니 그녀도 준비할 게 이리저리 있을 테니까 어쩔 수 없는 건 알고 있었다.
가방을 대충 거실에 집어 던진 마레이는 소파에 드러누웠다. 중간에 줄리아와 휴식 시간을 가졌지만, 오늘 피곤한 일들이 너무 많았다. 수업 시간 내내 한계까지 몰린 정신과 육체가 피로를 호소하고 있었다.
이체르 발렌타인의 수업 시간이 끝날 쯤에는 머리가 뜨끈뜨근하게 달아올라 있었고, 아가노 나기사의 수업 시간 이후에는 몸에 힘이들어가지 않을 정도였다.물론 제멋대로 수음을 해주며 사정관리를 하는 못된 담임선생의 질안에, 입안에 사정하는 걸로 치유(?)해서 그런지 근육통이나 지끈거리는 두통은 없었지만 피곤했다.
거기에 마지막으로 발테르 광장을 빙빙 돌면서 빠르게 걷다가, 뛰길 반복했더니 몸이 물에 젖은 솜 같았다. 막막했던 기분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가 힘들지 않았다는 건 아니었다.
“위로받고 싶은데…..”
마레이는 아무도 듣지 못할 말을 혼자 중얼거렸다. 지금 라벨라가 있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일단 하체에 있는 구멍을 단단히 틀어막은 플러그를 뽑아내고, 하루종일 숙성된 정액을 뿜어내도록 자위를 시키고 싶었다. 물론, 다리를 M자로 벌리게 해서 움찔거리며 백탁액을 꿀렁꿀렁 토해내는 두 구멍을 전부 보일 수 있는 자세로.
어린 아들의 정액을 하루종일 몸에 달고, 플러그를 끼며 욕구불만인 모친의 자위를 보며서 그 매력적인 얼굴에 싸지르거나, 입안에 싸지르는 것도 좋았다. 아니, 흘러내리는 정액을 보고 주인님이 준 정액을 아껴야 된다며 다시 안으로 밀어 넣으며 사정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개운해질 때까지 구멍에 쑤셔 박고, 키스하고, 그 커다란 가슴을 쭙쭙 빨며 수음을 받으며 위로받고 싶었다. 거기까지 생각한 마레이는 스스로 웃음을 터트렸다. 처음에는 라벨라의 몸을 보면 그저 사정하고 싶다는 욕망에 기절할 때까지 범하길 반복했는데. 이제는 그 음란한 몸을 가지고 놀고 싶다, 위로받고 싶어한다니.
이드리엔이나, 줄리아를 매도하듯 자신도 변태가 되어버리고 있었다. 다행이도 자신의 그런 그릇된 욕망을 들어주는 착한 누나들이 자신 곁에 있으니 다행이었다. 필리아에게 해달라고하면 해줄 것 같긴 하지만.. 화를 낼 것 같았다.
마레이는 고개를 흔들어 털어냈다. 착한 생각. 착한 생각. 예상치도 못하게 혼자 있는 시간에는 의식이 제멋대로 흐르고 있었다. 꺼림칙한 건 왜인지 이런 상상을 자연스레 이어가고 있는 게 두려워질 지경이었다.
차라리 이럴 거면 책상 위에 엎어둔 채 기절한 줄리아를 내버려두고 오지 말걸. 몇 번 더할 걸 그랬나, 아니면 이드리엔의 방에서 그녀를 밀어넘어뜨릴 걸 그랬나, 그런 후회도 들고 있었으니 마레이는 길게 숨을 토해냈다. 가만히 있으니 별의별 생각이 다 들고 있었다. 오늘은 자신이 요리해서 라벨라를 기쁘게 해주자. 그런 생각에 몸을 일으켰다.
소파에 누워있으니 어느 정도 정신적인 피로가 해소되었다. 이제 막 시장에 팔리고 있다는 음식 보관소, 이름이 냉장고였던가. 그런 기구를열어보니 채소나 육류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라벨라처럼 휘황찬란하거나, 맛있는 요리를 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자신이할 줄 아는 요리를 떠올리며 냉장고 안에 들어있는 식재료를 보고 있는데, 갑작스레 시야가 검게 물들었다.
“누구일까요~~!”
귓가에 속삭이는 달콤한 목소리. 무척이나 밝고, 활기찬 목소리. 듣기만 했는데도 기운이 나고, 왜인지 경건해지는 목소리에 마레이는 조금 놀라 정답을 말해버리고 만다.
“성녀님?”
“아앙~! 성녀님이라니! 마마! 에르덴 마마가 왔어요! 마마에요~!”
쨔쟌~ 이라는 수식어를 내며 무척이나 활기차게 웃는 에르덴. 라벨라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싶었지만, 스스로를 ‘마마’라 지칭하는 에르덴의 모습에 그녀에게도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졌다. 아니, 다 큰 자신에게 마마라 불러 달라며 자칭하는 유쾌한 모습에 과하게 어리광을 부릴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마…. 안아줘.”
마레이의 대답에 에르덴은 초록빛 두 눈을 크게 뜨고 활짝 웃었다. 활짝 벌린 두 손으로 들어와 가슴에 얼굴을 파묻는소년의행동에 에르덴은 허벅지를 덜덜 떨며 옅게 허덕인다.
“읏… 네에...후후, 마레이. 내 아가. 앙, 엉덩이 너무 야하게 만지는 거 싫어~.”
소년의 손은 대담하게 수녀복을 입은 성녀의 엉덩이를 주무르고 쓰다듬길 반복하며 은근슬쩍 자신이 애용하는 성욕처리 구멍 주변을 훑고 있었다.
“엄마 엉덩이가 너무 야한 걸….엄마 잘못이지?”
“웃,,,, 그렇게 말하면… 아… 엄마 잘못 맞아요… 성녀 엄마의 엉덩이가 야해서 미안해요 마레이….”
적극적으로 어리광을 부리는, 마치 자신에 어울려주는, 아니. 지금 상황에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즐기는 듯한 마레이의 태도에 에르덴은 마레이를 꽉 끌어안으며, 길쭉한 다리를 들어 올려, 소년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다리를 휘감는다.
누구에게 이런 즐거운 교육을 받은 걸까. 뭐, 상관없나. 에르덴의 반개한 눈이 다가올 즐거움에 부르르 떨렸다.
에르덴의 몸에서는 달콤한 냄새가 났다. 과일 향과는 다른 끈적하고 달콤한 냄새. 에르덴의 하얀 수도복 위로 체향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읏… 엉덩이 주무르는 손 너무 야해~!”
“이런 좋은 엉덩이를가진 에르덴 누나. 아니, 엄마가 잘못한 거잖아요.”
성녀님의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어린 소년은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무작정 저지를 뿐이었다. 얇은 수도복 위를 핥으며, 점점 부풀어 오르는 유두의 위치를 찾고 쭈욱 빨아내자, 달콤한 맛의 모유가 혀끝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아앙, 빠는 거 너무 야하다구, 으으응...”
-쯔으읍.. 쯔으읍.. 쯥.. 쯥. 쯔읍.
아기의 수유라기보다는, 연인의 끈적한 애무와 다름이 없는 혀. 엉덩이를 더듬어가며 수녀복의 주름이 남을 정도로 강하게 움켜쥐는 자그마한 손에 에르덴은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엉덩이 만지는 걸로 흥분해버린 거야? 에르덴 엄마? 응?”
“네에… 마레이.. 마레이.. 손이 너무 야해서… 엄마는.. 읏.. 읏…. 아앙, 뒤, 뒷구멍에 손가락 밀어 넣으면 시, 싫어어…!”
허덕이는 성녀님의 모습에 소년의 손길은 더욱더 적극적으로 변할 뿐이었다. 이제는 엉덩이골 사이로 손가락을 정확히 밀어 넣고, 언제나 쓰고 있는 야누스 주변을 손가락으로 긁어내린다.
“매일매일 에르덴 마마의 엉덩이를 생각했어, 깊고 맛있거든. 그래서 매일 쓰고 싶었어.”
“아앙, 그, 그런 말을 하면… 시, 싫어… 엄마는… 마레이가 보고 싶었는데에….”
자신보다는 자신의 몸을 더욱더 갈구하는 소년의 대답에 에르덴은 몸을 비틀며 아양을 부려보지만, 이미 끈적하게 조교가 되어버린 몸은 소년의 손에 벗어나지 못한 채. 점차 달아오를뿐이었다.
“싫어? 응, 그러면 라벨라 엄마에게 가야겠네.”
라벨라라는 말에 몽롱하게 변해가던 성녀님의 눈동자가 초점을 되찾는다.
“미안해요, 에르덴 마마가 엉덩이 쓰게 해줄 테니까. 지금은 라벨라 이야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벗어나려는 어린아이를 몸으로 꽉 끌어안은 에르덴은 제 손으로 수도복의 똑딱이 단추를떼어냈다. 드드득 소리를 내며 자유로워지는 성녀님의 여체는 신에게 불경하게도 하얀 레이스 속옷을 입은 채, 소년에게 헌상되길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