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3화 〉방과후, 담임선생 [줄리아 파후](1)
나기사 교수는 여전히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주발렌을 노려다 보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파웬군. 두 사람 다강의 중이니 밖에서 기다려주시겠어요. 아니, 릴리아나는 여기서 기다리고, 주발렌은 오늘 고마웠습니다. 다음에 뵙지요. 수업 중이니 가주시겠어요?”
냉정한 축객령에도 주발렌은 기가 죽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화가 난 듯 나기사를 노려보고 있었다. 마치, ‘네까짓 게 감히…..’라는 그런 오만한 시선이었다. 마치 제멋대로 날뛰는 이드리엔을 보면서 가끔 화가 난 라벨라의 모습과 조금 닮기도 했다.
“섭섭하네요… 숙모.”
“수업 중입니다. 방해하면 곤란합니다.”
“쯧….. 다음에 기대하겠습니다.”
주발렌의 의미심장한 말에 나기사는 이를 악물고 조카인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가족이라기보다는 마치 원수처럼 노려보는 모습에 마레이는 릴리의 등을 조심스럽게 토닥이며 두 사람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
“죄송합니다, 파웬 학생.”
“아니에요.”
별다른 일은 아니었지만, 순식간에 벌어진 소동에 마레이는 안아 달라는 릴리를 안아 들고 토닥일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의 서슬 퍼런 목소리에 기가 죽은 듯 작게 떨고 있는 어린아이를 가만히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릴리아나도, 파웬 오빠에게 떨어져야지. 수업 중에 방해하면 안 돼.”
“그치만….”
“릴리. 엄마 말 들어야지?”
칭얼거리는 딸의 모습에도 명확히 선을 긋는 나기사. 그리고 그런 나기사의 말에 순종적으로 따르는 릴리아나. 구석에서 수업이 끝나길 기다리라는 나기사의 말에 양 갈래 머리의 꼬맹이는 알겠다고 크게 대답하고 총총총 걸음을 옮겨, 구석에 비치된 의자에 조용히 앉았다.
“죄송합니다, 면목이 없네요.”
“무림 출신일 줄은 몰랐네요, 이야기만 들었는데. 주변에 있을 줄은 몰랐는데...”
“무림에 대해서 알고 있었나요.”
나기사는 작게 한숨을 토해냈다. 마치 숨겨왔던 치부를 들킨 것 마냥 음울한 얼굴이었다.
“주발렌이 말한 것처럼 좋은 방향은 아니지만요.”
“예, 의와협을 중시한다고 포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민간의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무력집단이나 다름이 없으니까요.”
무림에 대한 환상을 논하던 주발렌과 다르게, 나기사는 무림에 대한 현실을 논하고 있었다.
“국가의 법을 따르지 않고, 고유의 법이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수백, 아니 수천 년 동안 유지되었다면 문제는 크게 없을 것 같긴 한데….”
“아뇨, 문제는 많습니다. 다만, 사라질 뿐이지요.”
나기사가 목검을 들었다. 마레이도 그녀를 따라 목검을 들었다. 더이상 무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 솔직히 자신이 가르치는 검사가 어떤 위치의 사람인지, 어떤 실력을 가졌는지 궁금하긴 했지만, 직접적으로 묻기도 이상했다.
“아까 배웠던 걸 다시 반복하겠습니다.”
대화는 이것으로 끝이었다. 알려준 대로 검이 휘둘러지고, 배운 대로 막아낸다. 그런 지루한 과정의 연습이었다. 릴리아나가 지루한 반복에 꾸벅꾸벅 졸 때까지, 쉬는 시간이 시작되었다는 종이 칠 때까지 멈추지 않고 반복되었다.
“파웬군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재능이 있습니다. 이건 제가 자신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몸이 물에 젖은 솜마냥 무거웠다. 움직일 수 있으나 몇 번움직일 때마다 무거운 몸에 작게 한숨이 새어 나왔다.
“하지만 검은 아닙니다. 빠른 몸놀림, 근육의 유연성, 순간 집중력, 그리고 깜짝 놀랄 민첩성. 인간이라기보다는 엘프에 가까운 몸입니다. 조상 중에는 엘프가 없다고 하셨습니까?”
“네,제가 알기로는요….”
“.....검보다는 활을 배우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마법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제가 무어라 말을 할 수는 없겠지만. 무기술은 활에 적합한 인재라 생각합니다. 제국에는 화약 병기라는 걸 쓰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활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하니, 그쪽으로 배우셔도 충분히 재능을 뽐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픈 평가였다. 재능이 아예 없다는 말은 아니었지만, 검보다는 활을 배우라는 말은 검에 재능이 없다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용사님처럼, 증조부인 용사처럼 검을 쓰고 싶다는생각을 했는데,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러면 검에 재능은 없다는 건가요…..?”
“글쎄요, 범인에 비하면 분명 좋은 재능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학생의 육체를 생각해 보았을 때, 같은 노력으로 활에서 더욱 큰 성취를 보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보통 사람보다 더 나은 재능. 달콤한 울림이기도 했다. 그러면 괜찮지 않을까.
“검이라는 것은 무척이나 비효율적인 병기입니다. 다른 병기를 이기기 위해서 상대보다 더 뛰어난 실력, 더 뛰어난 무재를 가져야만 장점을 보일수 있는 무기입니다. 창보다 짧고, 둔기보다 파괴력이 약합니다. 검보다 뛰어난 무기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당신은 다른 재능이 분명히 있음에도 왜 검 배워야 한다 생각합니까?”
“.....나기사 교수님은 왜 검을 배우셨습니까.”
나기사가 입을 꾹 다물었다. 한 대 맞은 것 같은 표정으로 멍하니 마레이를 보았다. 그리고 작게 웃음을 터트리고 멍하니 천장을 보았다. 그리고 눈을 질끔 감았다 떴다.
“내가 가진 건 검뿐이었으니까.”
한숨과 함께 튀어나온 답변이었다. 본인에게 하는 변명 같았다. 나기사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몇 초 동안이나 내뱉지 못한 채 있다. 길게 한숨을 다시금 토해냈다.
“쉬는 시간이니 쉬도록 하지요.”
그걸로 수업은 끝이었다.
물론, 심란한 마음에 나기사가 수업을 빨리 끝냈다거나.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니었다. 마레이와 나기사가 쉬는 시간이라 생각했지만, 그냥 수업 시간이 끝났을 뿐이었다.
헤어지는 동안 마레이를 향해 손을 들어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릴리를 보며 마레이도 똑같이 손을 흔들었다.
“예쁜 오빠 안녕!!!”
잘생긴 오빠가 아니라, 예쁜 오빠라... 마레이는 정말 오랜만에, 아무런 감성 없이 웃어버렸다.
나기사와 릴리를 보내고 탈의실에서 주저앉아버렸다.땀으로 온몸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몸에 하나도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몽롱하게 흘러가는 정신에 육체도 흐물흐물하게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누구라도 있었으면 좋겠는데, 순간적으로 라벨라가 떠오르고 말았다. 힘들다고 칭얼거리면 따뜻한 몸으로 축 늘어진 자신을 위로해줄 텐데. 모유가 나오지 않았지만, 가슴을입에 물고 고생했다며 위로를 받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집에 가야만 했다. 거기에 씻어야 했고. 나기사의 강의실은 남녀 샤워장이 구비된 곳이었다. 강의실이라고 하기에는 무척이나 개성적인 곳이었다. 이하운의 강의실(체력단련실, 스파링)을 생각해보면 평범한 것 같기도 했다.
다음 주에는 이하운이 본격적으로 주먹 쓰는 법을 알려준다고 했으니, 화요일과 목요일은 비슷한 느낌 일터. 집에서도 조금씩조금씩 운동을 할 필요가 있었다. 검술 수련 시간을 조금 더 늘려야 하나 생각에 마레이는 길게 숨을 토해냈다.
피곤하다기보다는 라벨라와 이드리엔, 그리고 일리엔 세사람을 두고 검(?)으로 귀여워해 줄 생각이 들자 몸에 활력이 샘솟는 기분이었다.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줄리아의 연구실이었다.
이드리엔이나, 일리엔의 연구실에 있는 샴푸의 향이 좋았지만, 그곳까지 가기에는 꽤 거리가 멀었다. 일단 움직이자, 그리고 오늘은 집에 가서 잔뜩 어리광을 부려야겠다. 그래도 걷기 시작하니 그렇게까지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미묘하게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갈 뿐이지.
“어, 마레이? 아직까지 학교에 있었네?”
줄리아의 강의실로 가는 도중 한아름 책을 안고 가는 길리아 마르타와 마주쳤다.
“아, 응… 막 수업이 끝났거든.”
“줄리아 교수님에게 가는 거야? 오늘 네 과제 검사를 받아야 된다며 기다리시던데, 빨리 가는 게 좋을 거야.”
줄리아가 내준 과제가 있던가? 아니, 일주일에 한 번씩 내는 과제가 있긴 했다. 간단한 보고서나 전략학 관련 논평이나 서술에 대한 것인데. 보통 금요일날제출하다 보니, 그날이 제출날짜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시험공부 열심히 하고, 힘내!”
“응, 길리아도 힘내!”
벌써부터 길리아는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조금 더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줄리아에게 빨리 가보라는 그녀의 성화에 마레이는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예상보다 빨리 왔네, 마레이.”
잠겨있는 문을 열쇠로 열고 들어가니 모노클을 쓴 줄리아가 대륙 전도를 보고 있었다.
“올 것을 예상했나요?”
“지금은 아니었지만. 후후….”
줄리아는 웃고 있었다. 자신의 예상이 틀렸음에도 기분이 좋은 것처럼 보였다. 자연스레 다가온 그녀가 반쯤 열린 문틈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주변에 누군가 없다는 걸 확인한 이후에야 문을 닫은 뒤 달칵- 소리가 나게 문을 잠갔다.
“오늘도 열심히 했나봐, 기쁘네.”
줄리아는 대륙 전도를 깔고 앉은채, 다리를 앞뒤로 흔들었다. 단화로부터 시작하는 매끈한 다리라인에 마레이는 묘한 상상을 하며 시선을 돌렸다. 일단 씻어야 했다. 땀 냄새도 잔뜩 나고 있었고.
“샤워실… 써도 되죠?”
“응, 당연하지. 여기에 있는 모든 걸 가지고 싶다면 말해. 전부 줄 수 있으니까.”
줄리아의 발끝에 검은 단화가 아스라이 걸쳐 있었다. 데닝이 높은 검은 스타킹이 무척이나 야릇하게 보여서 마레이는 애써 줄리아를 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오늘 집에 빨리 들어가서 라벨라에게 응석을 부리고 싶었는데, 지금 조금만 방심하면 전도 위에 줄리아를 엎드리게 한 뒤에 대륙 위에 하얀 용암과 질척한 홍수를 흩뿌리며 대재앙을 불러일으킬 것만 같았다.
“마레이, 씻을 거야?”
“아, 네.”
“그러면 사용료를 내야 하는 거 알지?”
어느새 다가온 줄리아의 모습에 마레이는 놀라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사, 사용료요?”
“키스해줘.”
무릎을 굽혀 눈높이를 맞춘 채, 입을 작게 벌리고 혀를 내미는 담임선생의 모습에 마레이는 작게 웃고는 줄리아의 턱을 붙잡아 슬며시 잡아당겼다. 점차 숨결이 가까워지고 분홍빛 입술에 맞닿기 직전, 길쭉하고 하얀 손가락이 두 사람 입술 사이에 끼어든다.
“줄리아….?”
“네가 리드해줘.”
마레이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줄리아의 손가락이 입술의 경계선을 슬며시 훑으며 사라졌고, 마레이는 자연스레 줄리아의 입안에 혀를 밀어 넣었다.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 그리고 딱딱한 치아, 그 안에 자리 잡은 여린 설육. 혀끝으로 입천장을 슬며시 쓸어내리자, 곧장 달라붙는 분홍빛 혀가 줄리아의 입안에서 일방적으로 짓누르기 시작한다.
-쯔읍.. 쯥.. 후웁.. 즈으읍. 쯥..
거칠어지는 숨결이 눈가를 간지럽히고, 반쯤 감긴 벽 안의 초점은 이미 저 멀리 넘어가 있었다.
-휴웁. 츄웁.. 츄.. 츄우웁.. 츕…
가볍게 혀를 섞을 생각이었지만, 어느새 거칠게 뒤엉키는 혀가 서로를 갈구하고 있었다. 마치 서로의 몸을 탐하는, 흉폭하기 짝이 없는 갈망이었다.
슬며시 본색을 드러내는 줄리아의 혀는 자연스레 어린 소년의 혀를 밀어내고, 자그만한 입술 속으로 자신의 설육을 밀어 넣고 거침없이 타액을 긁어내 자신의 입으로 옮기며,길게 빨아당긴다.
“우움.. 응..흐응…흥.. 우움.. 우웅.. 쯔으으으으읍..!”
혀를 조금 더 내밀어서, 혀를 조금 더 얽으면서, 끈적하게 젖은 목소리가 입안으로 타고 너머와 목 안까지 간지럽힌다. 그리고 끈적하게 입술부터 입안까지 부드럽게 빨아내, 슬며시 고여있던 타액을 탐하고, 삼켜낸다.
“하아.. 하아.. 우.. 으응.. 응..”
숨결이 거칠어지며 입술을 떼어내는 줄리아의 뒷머리를 잡아당기며, 입술을 부드럽게 핥고, 다시금 혀를 밀어 넣었고, 오늘뿐만 아니라. 앞으로 사워실 사용료를 지불하기 위해자연스레 그녀의 하복부로 손을 밀어 넣는다.
곧장 두 손을 뻗어 어린 제자의 팔을 제지하는 줄리아의 모습에 마레이는 놀란 듯 벽 안의 선생의 눈을 똑바로 보았다.
“사용료는 키스까지야….”
잔뜩 상기된 볼로 허덕이는 담임선생의 모습에 마레이는 아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줄리아를 범하고 싶긴 했지만, 빨리 집에 가서 어리광을 부리고 싶기도 했다. 줄리아는 내일 잔뜩 범해버리자. 아니, 밤에 불러내서 라벨라랑 같이 번갈아 가면서 범하는 게 어떨까. 두 사람을 같이 안아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오늘 한 번 해볼까.
담임선생님과 모친이 알몸으로 수음해주고 페니스에 입을 맞춰주고, 두 사람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누구의 구멍에 먼저 박을지, 아니 경쟁을 시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하복부 아래의 물건이 제멋대로 움찔움찔 거리며 질척이는 쿠퍼액을 바지 안에 질질 쏟아내기 시작했다.
거절하는 줄리아의 모습을 못마땅하게 본 마레이는 옷을 벗고 곧장 샤워실로 들어갔다. 제멋대로 구는 줄리아를 밤에 잔뜩 혼내주도록 할까. 애걸복걸할 때까지 라벨라를 범하고, 라벨라가 기절하면 일리엔을 불러서 애를 태워서 잔뜩 혼내줘야겠어. 벌을 줘야지.
육체가 늘어지는 의식의 흐름이 평소보다 더 거칠게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살짝 뜨거운 게 아닌가 생각이 되는 미지근한 온수 또한 같이 제멋대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잔뜩 발기된 페니스는 잠잠해질 생각조차 없었다.
줄리아에게 억지로 졸라서 한 번 싸버릴까 생각도 들었지만, 오늘따라 제멋대로(?) 행동하는 그녀의 모습에 부탁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오늘 밤잔뜩 괴롭히기 위해서는 지금은 조금 참아내야만 했다.
페니스를 스스로 잡고 터질 것 같은 사정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수음할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는 잘했던 것 같은데, 요근래에는 스스로의 손으로 사정할 필요가 없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너무 능숙해져 버린 암컷들의 봉사와 비교가 되는 것인지, 서툴다라는 느낌으로 스스로의 육봉을 꾸욱꾸욱 누르며 마찰시킬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