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2화 〉다크 엘프, 그리고 검사(1)
희끗희끗한 머리카락 사이로 갈색빛이 숨어 있었다. 눈가 주변의 주름, 내보이는 분위기가 그가 노인임을 말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뜨겁게 불타는 눈동자는 그의 나이를 짐작하기 어렵게 했다.
“아, 안녕하세요. 그… 성함이...”
“할아버지라 불러줬으면 좋겠구나.”
이름을 알려주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아니, 이름을 알려주면 알아들을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든지. 마레이는 잔뜩 긴장해서 고개를 끄덕여버렸다. 발테르로 온 이후부터 신기한 만남이 쉬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다. 익숙해져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할아버지. 그래도 성함은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름을 말할 정도로 유명한 사람은 아니라네. 거기에 일주일이란 시간은 그리 오랜 시간은 아니지. 그래. 파웬군은 잘 지냈는가?”
이 사람은 자신을 알고 있었다. 분명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마레이는 이 노인이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무슨 목적으로 접근했는지알 수 없었다.
“네, 저는 잘 지냈는데….”
“발테르의 여름은 버티기 힘들 정도로 덥군. 뭐라도 마시겠나?”
어느새 마레이는 걷기 시작한 노인의 발걸음을 따라 걷고 있었다. 더위에 익숙하지 않은 듯, 땀을 뻘뻘 흘리는 노인의 모습에 마레이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자, 먹고 싶은 걸 고르자꾸나.”
“아, 제 것은 제가...”
“자네는 감사합니다 말 한 마디 하면 되는 걸세.”
노인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무척이나 강렬한 눈빛에 마레이는 거절할 수 없었다.
“감사합니다...”
“지난번에 무척이나 잘 먹더구나. 일단 간단하게 먹자꾸나.”
간단히라고 말했지만, 노인은. 아니 할아버지는 꽤나 많은 음식들을 가볍게 주문했다. 지난번에 마레이가 먹었던 것들과 똑같은 것들이었다.
“저, 이렇게 많이 사주시면….”
“손주 같아서 그렇다네. 부담 갖지 말게나.”
상대방은 말하는 게 무척 어색해 보였다. 장애가 있다거나 어려워한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아니, 어려워한다는 느낌은 맞았다. 그건 마레이가 어려운 게 아니라, 마레이와의 거리감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 어려워하는 것 같았다.
“저,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허허허, 그래. 그래. 파웬군. 내가 손… 아니, 이게 아니지. 손자 같으면서도 외인이라 생각해버려 사실에 거리감을 주고 말았군. 미안하네.”
노인은 무척이나 기분이 좋아 보였다. 할아버지라는 단어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것 같았다. 이분은 도대체 누구일까.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뭘 바라는 눈치도 아니었다. 그저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래, 이번 주는 어떻게 보냈는가?”
“아.. 그게… 그러니까….”
대부분은 적극적인 섹스 노예들과 하루종일 뒹굴었을 뿐이었다. 나머지는 공부, 숙제. 그리고 수업 정도일까.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마레이의 모습에도노인은 웃고 있었다.
“그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지. 공부만이 능사가 아니야. 파웬군은 공부를 잘하는가?”
어색해하는 마레이의 모습에 노인은 자연스레 이야기를 이끌어나갔다.
“아뇨, 그냥 평범하다고….. 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결핍을 아는 것이 배움의 첫 번째 자세이지. 자네는 좋은 학생이군.”
노인은 마레이를 무척이나 좋게 보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해도, 무슨 이야기를 해도 노인은 웃으며 마레이를 칭찬할 뿐이었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별 게 없었다. 수업 내용이라든지, 그에 따른 생각 같은 것을노인은 경청해서 들었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날 쯔음에 회중시계를 꺼내 들어 시간을 확인하고 다음에 봤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날 뿐이었다.
노인은 누구일까. 그 생각에 머릿속이 가득 차서 정신을 차려보니 집에 도착한 후였다.
이드리엔이 없어, 무척이나 고요했던 집안에서 마레이와 라벨라는 끈적이게 몸을 섞으며 충분한 휴식을 보낼 수 있었다. 일리엔에게 연락조차 없었던 걸 보아하니, 자신이 떠난 이후 쌍둥이 자매에게 무슨 일이 있다는 생각에 불안해졌지만.
언니와 같이 한잔하고 있다며 집 안 사진을 찍어서 보내는 이드리엔의 모습에 마레이는 그냥 웃어버리며 라벨라의 엉덩이 구멍 안에 잔뜩 사정을 끝으로 잠이 들었다.
아침은 언제나와 같이 기상 펠라로 봉사하는 라벨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아침 해가 아직 떠오르지 않은 창밖을 보며 잠을 깼다. 간단히 씻으며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며 유혹해오는 못된 어머니를 불방망이로 잔뜩 교육시켜 착하게 만들어주고, 아침 식사 시간인데도 정액만 편식하는 라벨라를 잔뜩 혼내주는 것으로 아침 일과가 거진 끝이 났다.
라벨라는 어린 아들을 향해 엉덩이를 치켜든 채로 정액이 줄줄 흘러나오는 엉덩이 구멍을 있는 힘껏 벌리고 있었다. 움찔움찔 떨고, 당장이라도 귀여워 해주세요 외치는 듯한 살 주름 투성이인구멍에 마레이는 한 번만 더…? 라는 생각을 했지만, 더이상 했을 경우 이체르 발렌타인 교수의 수업이 늦을 수밖에 없었기에.
마레이는 둥글게 생긴 마개를 꺼내, 라벨라의 엉덩이 구멍에 천천히 밀어 넣었다.
“읏… 마레이…. 이건.. 어디서...”
“이드리엔이 줬어. 자, 조금만 더 활짝 벌려봐, 엄마. 아니. 힘을 조금만 더풀어봐. 옳지, 옳지. 다 들어간다. 다 들어간다. 좋아. 잘했어.”
항문 안에 엄청난 양으로 싸질러 놓은 정액이 빠져나오지 못하게 마개를 끼워넣는 어린 아들의 행동에도 거부하지 못 한 채, 숨을 헐떡이며 묵직한 고무와 플라스틱이 잔뜩 섞인 감촉을 받아들인다.
“자, 이제는 아래야. 아래도 활짝 벌려줘.”
“아읏.. 네에엣.. 네에에… 마, 마레이가 원하면… 흐으읏..!”
-푸우욱.. 푸욱..!
젊고 아름다운 모친의 엉덩이 구멍에 넣어두었던 마개보다 조금 더 작은 크기의 바이브가 소년의 힘에, 정액으로 가득 찬 질육안으로 밀려 들어간다.
“응, 예뻐, 엄마. 아니, 라벨라. 정말 예뻐.”
“그런가요… 읏.. 으읏… 하나, 입으면…. 안 되겠네...”
가슴에 겨우 닿을 정도로 작고, 어린 아들의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행위에도 라벨라는 들뜬 듯 허리와 어깨를 부르르 떨며 미소를 지을 따름이었다. 거기에 슬금슬금 새어 나오는 정액줄기에 라벨라는 팬티를 세 곂이나겹쳐 입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분의 속옷을 챙겨 가방 안에 넣어두었다.
평소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학교에 도착한 마레이는 서둘러 이체르 발렌타인 교수의 수업이 있는 강의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물론, 평소보다 늦은 것이지 지각한 게 아니기에 교실은 텅텅 비어 있었다. 그때, 자신에게 친근하게 인사를 건넸던 선배의 모습도 찾아볼수 없어서 마레이는 맨 앞자리에 앉아 두 사람을 기다렸다. 멍하니 천장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시야가 깜깜하게 변했다.
“누구일까요~.”
마레이는 화들짝, 놀라 일어나려 했지만 꽤나 무거운 무게감이 머리를 짓눌러 일어날 수도 없었다. 누구냐고, 이 목소리 익숙했다. 그리고 무척 밝고.
“일리엔….?”
“땡~, 아쉽네요~.”
아쉽다면 이드리엔 밖에 없었다. 요근래 이드리엔이 무척이나 애정표현에 적극적이게 되었지만 이런 장난을 칠 것 같지는 않았다. 줄리아의 목소리는 더더욱 아니었다.
“이드리엔….?”
“완전 틀렸다구요!”
일리엔 맞잖아. 마레이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일리엔이 아니라, 렌이라구요. 렌. 다른사람들 없을 때에는 렌이라 불러주시기로 했잖아요. 어제도 잔뜩 불러주셨으면서!”
시야가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마레이가 고개를 들자, 머리에는 무척이나 무거운 가슴이 머리를 짓누르고 있었다. 섹스 도중 꽉 쥐어보기도 하고, 가지고 놀기도 했지만, 이렇게 느껴보니 무척이나 무거웠다.
“아, 미안해… 렌.”
“후후, 네. 잊어버리면 섭섭하다구요?”
일리엔은 마레이의 옆자리에 바짝 당겨 앉았다.
“오늘 이체르 선생님 수업이 아닌가요…..?”
“맞아요, 발렌타인 교수 수업이에요.언제나 정시에 오는 사람이니까, 잠시 이렇게 괜찮죠?”
싱긋 웃는 일리엔의 모습에 마레이는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끄덕였다.
“아, 이렇게 옆에서 같이 수업을 들을 수 있으면 정말 좋을 텐데… 아쉬워요.”
“네?”
“수업을 하는 거랑, 수업을 같이 듣는 건 다르잖아요. 막, 동급생이라든지. 두근두근 연애라든지. 같은 학생이라면 그런 게 있잖아요.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져도 상관없는 그런 자유로운 관계고, 대놓고 애정표현도 할 수 있고…. 뭐, 전 주인님이 밤에만 귀여워해 주셔도 감사할 따름이지만요.”
일리엔은 씁쓸하게 웃었다.
“그리고 말이에요.”
두구두구두구…. 입으로 드럼을 치는 소리를 내며 쇼핑백을 꺼냈다.
“아, 이건 뭐에요??”
“엄청엄청 맛있는 케이크 집에서 구한 한정 케이크에요! 구하느냐고 힘들었다구요?”
망치와 모루가 있는 무늬가 있는 쇼핑백이었다.
“.....어, 이 쇼핑백은 케이크 집에서 준건가요?”
“아, 하하하. 좀 특이하죠? 드워프가 만든 거라 그래요, 손재주도 좋고, 만든 물건도 완벽한데. 이상하게 포장이나 표지 같은 거에 대해서는 센스는 영 별로라서요. ‘르 말랭’이라. 들어보셨어요?”
“아, 네. 필리아가 엄청 칭찬하던 양과자점이라고….”
역시, 엄청엄청 맛있다구요~? 일리엔은 가슴을 쭉 펴 내밀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자연스레 포장을 뜯는 일리엔의 모습에 마레이는 당황해 그녀를말린다.
“주신 건 감사한 데… 지금 먹기에는...”
“괜찮아요, 괜찮아요. 발렌타인 선생님도 같이 먹으실 거거든요.”
일리엔은 발렌타인과 약속이라도 한 듯 자연스레 비싸 보이는 케이크를 책상 위에 늘어놓기 시작했다.
“난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요. 일리엔교수님.”
“아, 발렌타인!! 아니. 아니, 발렌타인 교수님 어서 와요!”
어느새 열린 문 앞으로 로브로 온몸을 가린 발렌타인 교수가 서 있었다.
“일리엔 교수님. 그래도 수업직전인데… 이렇게 들어오시면...”
“마레이를 제외하고 학생도 없잖아요. 자, 빨리 와서 먹어요. ‘르 말랭’에서 받아온 한정 케이크들이라구요?”
이체르 발렌타인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테이블에 앉았다. 로브 안의 이체르의 표정을 볼 수는 없어 보였지만 묘하게 들떠 보였다.
“이 귀한 걸 어떻게 이렇게 많이...”
“르 말랭 점장이랑은 개인적인 인연이 있어서 말이야.”
일리엔은 즐겁게 웃으며 발렌타인에게 포크를 건네주었다.
“개인적인 인연이요….?”
일리엔의 말에 묘한 단어에 마레이는 되물었다.
“어릴 적에 우리 집에서 주방장을 하신 분이시거든. 아직도 가면 아가씨~ 아가씨~ 해서 큰일이야. 더이상 고용인이 아닌데도 말이야.”
좋은 할아버지야. 일리엔은 눈동자에는 옅은 그리움이 담기다, 사라진다. 그리고 곧장 포크로 케이크를 잘라냈다.
“자, 마레이도 먹어봐. 아~ 앙~”
“아, 저는 제가 잘라 먹을게요.”
이체르 발렌타인 교수가 보고 있음에도 일리엔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었다. 마레이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일리엔이 내민 포크를 피하자, 일리엔은 섭섭한 듯 입술을 쭉 내밀었다.
“그래도, 한 번 먹어보라니까. 응? 아앙~”
“일리엔교수님…..”
이체르는 당황한 듯 일리엔을 불러 세웠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제자님일라구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자, 마레이. 아앙~”
마레이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 입을 벌려 일리엔이 주는 케이크를 받아먹었다. 일리엔은 황홀한 표정으로 제 손으로 주인님에게 간식을 먹이고 있다는 사실에 연신 기쁜 듯 웃어버린다.
“그리고, 일리엔 교수님. 마레이 말고도 다른 학생도 있습니다.”
“아직 안 왔는데요. 뭘~? 아, 케이크는 넉넉하게 가져왔으니까 괜찮아요.”
이체르는 답답한 듯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마레이는 정말 괜찮은 걸까 생각을 하며 이체르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고보니 이체르 앞에 있던 케이크가 게눈 감추듯 사라져 있었다. 어디 갔지….?
“자, 자. 이제 수업 시간이니까. 가시죠, 일리엔 교수님.”
“아잉~. 딱딱하게 그러지 말고. 이체르 교수님. 조금만 더요~ 더~.”
“안됩니다.”
일리엔은 이체르와 무척이나 친해 보였다. 애써 부탁하는 일리엔의 모습에도 가볍게 무시하는 걸 보아하닌 꽤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 같았다.
“뭐, 저도 수업이 있으니까….. 아, 남은 건 쉬는 시간에 같이 먹어요. 마레이, 이체르? 그럼 전 갈 테니까!”
일리엔이 빈 알루미늄 포장지를 깔끔하게 치우고 테이블을 물티슈로 완전히 닦아낸다. 순식간에 깔끔하게 변한 테이블. 일리엔이 자리에 일어나 문의 경계선에 섰다.
“마레이~ 바이바이~ 이따 봐요~ 이따~.”
부끄럽지도 않은지 큰소리로 외치며 손을 흔드는 일리엔의 모습에 마레이는 고개를 푹 숙였고, 이체르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너도, 고생이 많네.”
“아니에요….”
이체르는 말없이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달콤한 냄새가 그녀에게 은은히 새어 나왔다. 케이크 냄새가 아니라 체향. 무척이나 끈적하고 달콤한 냄새였다. 밀크 초콜릿일까. 한동안 말없이 테이블에 앉아있던 두 사람은 수업 종이 치는 걸 듣고도 움직이지 못했다.
“다른 학생이 안 오는군...”
이체르는 또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묘하게한숨이 많은 사람 같았다. 얼굴을 보고 싶었다. 살짝 낮게 울리는 목소리가 무척이나 듣기 좋았다. 가까이 있음에도 로브 안이 보이지 않았다. 마법적 처리가 되어 있는 것처럼 그 안은 까맣게 보일 뿐이었다. 아니 초콜릿 색인가. 무엇인가 있었지만, 잘 보이지 않았다.
“기다리는 시간도 조금 지루하니, 하나만 더 먹을까…..?”
이체르는 내심 케이크를 더 먹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그럼… 조금만 더 먹을까요?”
“응..! 아니, 이게 아니라. 좋아. 좋다. 흠흠.. 흠...”
로브속에서 무척이나 성숙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로브 안에 어떤 사람이 들어있는지 모르지만, 귀여운 사람이라는 감상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