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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5화 〉오전의 모자(母子)와 성녀 [라벨라 &에르덴](6) (215/341)



〈 215화 〉오전의 모자(母子)와 성녀 [라벨라 &에르덴](6)

고개를 들자 달짝지근한 꽃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눈앞에는 은발을 찰랑이는 소녀가 양산을   서 있었다.

“필리아…?”
“역시, 너 맞구나. 익숙하다는 느낌에 설마 했는데. 우연이네.”

필리아는 작게 웃어 보이며 양상을 빙그르르 돌렸다. 빨갛게 물들인 손톱 끝은 나이프라도 된 것처럼 무척이나 예리해 보였다. 웃고 있는 입술 사이에는 뾰족한 송곳니가 슬며시 드러났다. 흡혈귀 공주님과 우연치 않게 만나게 되다니 마레이는 방금전까지 생각하던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대충 내버려 두고 눈앞의 소녀에게 집중했다.

“옆에 앉아도 될까?”
“네! 물론이죠. 필리아. 여기서 만나다니 이런 우연이…. 깜짝 놀랐어요.”
“응, 나도 깜짝 놀랐어. 둘  도심부에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발테르가 워낙 넓어야 말이지.”

양산을 곱게 접어 발치에 내려놓은 필리아는 작게 기지개를 켰다. 쭉뻗은 팔다리는 백옥처럼 새하얀 피부. 그 신비로움에 시선을 빼앗긴다.

“주말은 어떻게 보냈어? 아니, 어떻게 보내는 중이야?”
“아.. 음… 그냥 아는 사람들하고 지냈어요. 집에서요.”
“아는 사람들? 흐응~ 파웬가 공자님이 아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조금 궁금해도 될까?”
“그냥 어머니랑…. 성녀님이랑요?”

성녀와 같이 있었다는 걸 말하면  됐나? 생각이 들었지만 필리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크게 놀란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발테르라는 거대한 땅덩어리, 단순히 도시라고 불리기에는 너무나도 큰 대지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파웬 가문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 생각하고 있을 뿐이었다.

눈앞의 소년이 식사 중에 하복부에 양어머니인 라벨라와 같이 파묻혀 정성스레 봉사하고 세 사람이 끈적하게 몸을 섞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이런 반응을 보이지 못했겠지만.

“혼자 나온 거야, 차림이 꽤 가볍네?”
“아뇨, 어머니랑 같이 나왔어요. 잠시 일이 있다고 하셔서 기다리는 중이에요.”
“흐응…. 라벨라  파웬이라고 할지라도 아들에게는 좋은 어머니인가….”

필리아는 새로운 것을 알았다는 듯이  번이나 좋은 어머니를 중얼거렸다. 마레이는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모를 필리아의 모습을 보았다. 밤이 찾아오면 은보라빛으로 빛나지만, 태양 아래에서 반짝이는 은빛 머리카락. 새하얀 샌들과 부드러워 보이는 맨발. 그리고 새하얗고 얇은 원피스.

흡혈귀 공주님이라기보다는 호수의 요정 같아 보이는 그녀였지만, 입술 사이로 보이는 송곳니와 붉은 손톱이 알  없는 갭을 만들어 퇴폐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마레이는 말없이 필리아의 옆에서 앉아 여름의 열기를 천천히 더듬어 갔다.

“너랑 있으면 신기해. 편안한 기분이야. 뭐라 말하지 않아도 말이야.”
“저는 힘들어요.”
“왜?”
“필리아가 예뻐서 눈을 뗄 수가 없거든요.”

필리아가 입을가리고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작게 들썩이는 어깨와활짝 웃는 미소에 마레이는 말하기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아, 정말이지. 기습은 반칙이라고....! 뭐, 넌 충분히 잘하고 있어, 마레이.”
“그건 다행이네요. 필리아에게 잘 보이고 싶었거든요. 하하…..”

필리아는 몸을 슬며시 움직여 마레이의 바로 옆에 앉았다. 살결이 닿는 거리임에도두 사람 다 아무런 내색하지 않고 서로의 미묘한 온기를 나누었다. 흡혈귀 공주님은 손을 뻗어 마레이의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다행이라고 생각해. 우리 관계에 대해서는 이래저래 마음이 많이 쓰였거든. 이제 알겠어. 난  좋아하게 되고 있는  같아. 어두운 복도를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것처럼. 불안했던 감정들이 조금씩 익숙해지는 기분이야. 이게 사랑이라고 부르기에는 확신이 부족해도. 응, 그래, 이제 말할 수 있어. 난 네가 좋다고 말이야.”
“저는 처음부터 필리아가 좋았던걸요?”
“정말이지...... 그만. 더 이상은 말하지 마.”
“네? 앗.. 여, 옆구리는 읏.. 으읏.. 네,  안 할 테니까.. 그, 그마아안.. 아읏.. 읏..!”

필리아는 눈을 게슴츠레 뜬 채로 마레이의 옆구리를 슬며시 찔렀고, 마레이가 그만한다 약속할 때까지 집요한 괴롭힘을 멈추지 않았다.

“오늘은 여기까지. 마음의 준비가 덜 됐거든.”
“네...”
“뭐, 난폭한 방식도 좋아하지만…...”

저번 교사 뒤편에서 말이야. 필리아가 마레이의 귓가에 조심스레 속삭였다. 숨결이 닿는 거리에 필리아는 무척이나 아름다워서. 아니, 야릇해서. 아니, 뭐라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마레이는 슬며시 흡혈귀 공주님의 뺨에 손을 올리고 자연스레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슬며시 뒤로 도망치듯 고개를 젖힌 필리아였지만, 다가오는 마레이에 맞춰 파르르 떨리는 눈가를 조심스레 감고 슬며시 고개를 앞으로 내밀었다. 부드러운 입술이 맞닿고, 마레이는 자연스레 혀를 공녀님 입안으로 밀어 넣고 여린 입안을 가볍게 훑고 나서야 입을 떼어냈다.

슬며시 혀가 돌아가, 서로 맞닿는다. 그리고 떨어지는 순간. 끈적한 실타래가 두 사람 사이에 생겼다 애매하게 끊기고 필리아의 입술 주변으로 달라붙는다.

“좋긴 하지만… 부끄럽다고. 주변을 신경 쓰라고.. 정말이지. 정말이지. 정말…. 부드럽게, 소중하게 대해줘. 내가 널 그렇게 대하도록 말이야. 날 단순히 연애 상대로 본다면 나도  연애 상대로 볼게. 네가  사랑한다면, 나도 사랑할  있도록 노력해 볼게.”

아직은 좋아하는 것뿐이야. 단호하게 말한 필리아는 주변을 훑고 나서야, 입가에 묻은 침을 검지로 긁어내 분홍빛 입술 주변으로 펴 발랐다. 바로 전에까지 성녀와 모친의 혀와 들락날락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어린 소녀은,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소년의  눈에 얼굴을 붉히고 입술을 달싹거릴 뿐이었다.

“......필리아는 어디 가는 길이었어요?”
“그냥 산책. 집에 있으면 답답해서. 동생도 기분이 안 좋아 보이고. 괜히 집에 있다가는 싸울 것 같아서 말이야.”
“동생이랑 사이가 안 좋아요?”
“....응. 그렇게 되어버렸네.”

필리아는 슬며시 고개를 숙인 채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눈을 잠시 감았다가, 잠든  아닐까 생각이  때 눈을 떴다.

“넌 날 약하게 만드는구나.”
“....왜요?”
“그냥. 어리광부리고 싶게 만들어. 기대하게 만들고. 그래서 의지하고 싶고, 장난도 치고 싶어, 우스꽝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도 말하고 싶어.”
“하면 되잖아요.”

필리아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리고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가녀린 어깨에는 마레이가 상상도 하지 못할 것들이매달려 필리아를 바닥으로 내리 끌고 있었다. 일반인이라면 버틸 수조차 없는 무게감에도 필리아는 여전히 등을 꼿꼿이 펴고 있었다.

“그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너랑 만나게 되서 다행이야.”
“네?”
“뭐, 됐어. 몰라도 돼. 널 믿고 있어. 그러니까 날 배신하지 마. 실망시키지 마. 마레이.”
“네… 그런데 뭐가 다행이에요?”
“몰라도 돼!”

필리아는 다시 되묻는 마레이의 모습에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뭐가 다행인지에 대해서 한마디도 해주지 않았다. 그렇게 한동안 말해달라, 싫다를 반복하던 둘은 다시금 찾아오는 침묵 속에 서로에게 기댔다.

남이랑 함께하는 침묵이 이렇게 편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마레이는 벤치에 놓인 필리아의 손 위로 슬며시 손을 올리고 깍지를 꼈다. 필리아는 고개를 돌렸다가 얼굴을 붉히고 자신을 보는 마레이의 시선을 피해 휙-하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자신보다 작은 손이 손바닥 아래에서 꿈틀꿈틀 움직이면서도 얽혀오는 손가락의 끝은 무척이나 딱딱했지만, 그래서 더욱 믿음이 갔다.

멀리서 다가오는 인영에 필리아는 몸을 꼿꼿이 세우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마레이도 얼떨결에 필리아 옆에 서 있었다.

“라벨라 감찰국장…...”
“마레이, 엄마가 조금 늦었지요? 옆에 누구….? 아, 필리아 더 블러드 공녀시군요. 반갑습니다.  아들과 무슨 일이 있으신지요?”

필리아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숨과 함께 말을 토해냈다.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마레이, 학교에서 보자. 이만 갈게.”
“공녀님, 차라도 한 잔…… 이런 가버렸네. 귀여운 아가씨네. 후후.”

빠르게 걸음을 옮기는 필리아의 모습에 라벨라는 검지를 구부려 입술에 가져다 대고작게 웃어 보였다. 반쯤 감긴 한쪽 눈은 멀어지는 공국의 후계자를 본다.

“이렇게보니 나쁘지 않겠네요.”
“네…?”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몸을 숙여 마레이와 눈을 맞춘 라벨라는 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검은색 머리카락 사이를 훑고, 끈적하게 뺨을 훑어내리다 어깨를 매만지고 마지막으로옆구리를 슬며시 더듬는다.

사람들이 조금은 오고가는 거리에서 어린 소년과 눈높이를 맞춘 미녀의 모습에 사람들의 동선이 조금씩 정체되고 있었다. 라벨라는 그런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레이의 목을 슬며시 끌어안고 어깨에 턱을 기댄 뒤 천천히 속삭여온다.

“그래서, 흡혈귀 공주님은 어땠어요?”
“네?!”
“그렇게 크게 대답하면 사람들이 다 쳐다보잖아요. 흡혈귀 공주님이랑  번 했어요? 마레이?”

귓속이 녹아내릴 것같이 달콤한 목소리로 끈적하게 덮인다. 라벨라에게서 나는 익숙함 샴푸 향과 묘하게 느껴지는 부드러운 가슴의 감촉에 저도 모르게 흥분하게 된다. 흘깃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사각으로 보이는 두 사람 사이에 애매하게 있는 거리.

라벨라는 그 공간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고, 슬며시 바지속으로 손을 밀어 넣어 어린 아들의 엉덩이를 슬그머니 움켜쥔다.

“말해줘요, 마레이. 필리아 공녀와 몇 번이나 했어요? 네? 엄마가 궁금해서 그래요.”
“아읏… 라, 라벨라.. 엄마… 두 번 정도...”
“후후, 거짓말. 마레이 거짓말하면 안 돼요.”

라벨라의 손가락이 슬며시 움직이며 대낮의 어린 아들의 엉덩이골 사이를 훑어내린다. 마레이는 그 기분 나쁘고, 형용할 수 없는 수치심에 얼굴을 더욱더 붉게 물들이고 작게 몸을 떤다.

“으읏… 죄, 죄송해요.”
“전 화난  아니랍니다. 마레이. 저는 마레이의 엄마이자, 육변기인걸요? 그냥 궁금해서 그래요.  흡혈귀 공녀님의 선배로서, 우리 아들의 귀여움을 얼마나 받았는지...”

잠결에 등을 두드려주는 듯, 악몽을  어린아이에게 속삭여주는 것처럼 다정한 목소리에 마레이는 라벨라가 화가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궁금해하는 것인지 알  없었다. 녹음을 닮은 머리카락이 맨살을 스쳐 지나갈 때마다 묘한 느낌에 하체에 자꾸만 피가 쏠릴 뿐이었다.

“네? 엄마에게 하나, 하나 이야기해줘요. 필리아 공녀를 어떻게 귀여워해 줬는지. 정말로 궁금할 뿐이에요. 엄마가 잘못한 게 뭘까. 역시 혼자 둔 시간이 길어서 그런 건가 생각이 들어서 그래요. 후후.. 귀여운 마레이. 두려워하지마요.”

이하운이 살기를 퍼트릴 때에도, 이하운이 에르덴에게 무력하게 맞고 있을 때도 느끼지 못할 끈적끈적한 느낌에 마레이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 감정은 두려움이라고 말할  있을까. 다만 귀속을 녹여버릴같은 달콤한 숨결과 몸이 덜덜 떨리는 상황에도 당장, 이 미녀안에 잔뜩 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이유 모를 성욕이 차오름을 느낀다.

“두 번 했어요. 얼마나 했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호텔에서, 교사 뒷편에서 필리아가 너무 귀여워서.. 으읏.. 쥐, 쥐면...”
“마레이 필리아를 생각하면서이렇게 잔뜩 발기해버린 거에요? 정말이지. 덜 자란 흡혈귀에게 귀엽다고 말하고… 역시 너무 연상은 싫은 걸까… 말해줘요 마레이. 응?”

한 손으로는 배설을 위한 구멍주변을 문지르고, 다른 한 손으로는 바지 위로 단단히 존재감을 과시하는 페니스를 거칠게 쓰다듬기 시작하는 라벨라. 마레이는 작게 몸을 떨었지만, 자신을  붙들고 있는 라벨라의 힘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대낮에 어린 소년을 성추행하는 눈을 뗄 수도 없이 아름다운 미녀와 허덕이며 싫어하지 않는 변태 소년..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애정표현이 많은 누나와 부끄러워하는 동생정도로 보일 뿐이었지만.

“필리아는 귀엽지만.. 엄마는.. 으으.. 좋아해요… 아읏… 끝은.. 읏.. 읏..!”
“네에, 마레이는 엄마에게 귀엽다는 말도 안 해주면서, 공녀를 생각하면 이렇게 잔뜩 발기하고… 너무해요.”

몸을 들썩들썩 움직이지만 라벨라에게 붙잡혀 미미하게 진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어린 소년. 그런 소년의 바지위를 끈적하게 매만지며 손끝에 느껴지는 미끌미끌한 액체에 몇 번이나 입술을 핥아가며 소년의 어머니는 억지로 슬픈 목소리를 낸다.

“귀여워요, 라벨라도. 라벨라도 귀여워요.. 으읏.. 그, 그마안.. 바, 밖인데… 사, 사람들이 봐요…. 제발..”
“후후, 고마워요 마레이. 엄마에게 귀엽다고 해줘서요. 그리고 저기서 어떻게 봐도 마레이가 엄마에게 수음받는 걸 아무도 모를 거에요. 이대로 더해줄까요? 어떻게 해줘요? 마레이가 원하면 이대로 잔뜩 싸게 해줄게요. 뒤처리는 엄마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싸버리고 싶어요? 네?”

바로 옆에서 라벨라의 거친 숨결이 느껴지고 있었다.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라벨라의 모습에 이대로 그녀에게 몸을 맡겨버릴까 생각도 들었지만, 이건 아닌 것 같았다. 마레이는 당장이라도 슬그머니 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그 속으로 모친의 부드럽고 디다란 손가락으로 직접 매만져달라고 하고 싶은 감정을 억지로 꾹 참아낸다.

“차, 차 안에서.. 으.. 차 안에서.. 하게 해 주세요.. 엄마.. 제발.. 으읏… 으… 읏..!”
“마레이는 차에서 하고 싶은거에요? 엄마의 자궁 안에 잔뜩 싸지르고 싶은 거죠? 밖에서, 차에서? 전용 육변기라는 말에 어울리도록 차 안에서 잔뜩 끈적한 임신즙을 엄마 안에다 쯕쯕 뿜고 싶다는 거죠?”
“으응…. 어, 엄마안에, 잔뜩.. 임신즙을 뿌리고 싶어.. 차, 차 안에서.. 그, 그러니 그마안….”

‘밖에서’라는 말을 강조해나가며 어린 소년에게 몇몇 단어를 암시해나가는 라벨라. 스스로가 극상의 육변기이길 소망하는 모친의 요구에 맞춰 어린 소년은 자신이 어떤 말을 내뱉는지 제대로 인식도 못한 채 천천히 변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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