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7화 〉토요일의 동료[에르덴 파벨&줄리아 파후] (5)
무서울 정도로 꽉 조이는 엉덩이 구멍에는 정액으로 가득 찬 콘돔이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젤리처럼 질척이는 정액 덩어리들은 잘도 새어 나오지 않고 에르덴의 배속에,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콘돔 속에 그대로 담겨져 있었다.
에르덴은 묘한 흥분과 실망감. 그리고 꽤나 나쁘지 않은 느낌을 느끼며 자신의 엉덩이에박혀 있는 콘돔 입구를 힘을 주어 천천히 잡아당겼다.
-쯔윽… 쯔윽.. 쯔윽…!
장액으로 번들거리는 분홍색 콘돔이 그대로 딸려 나오고, 그 끝에는 한 번 사정 했다고는 믿을 수 없이 가득 들어찬, 성인 남성의 주먹보다 크게 부풀어 오른 콘돔이 에르덴 손에 잡힌다.
“이제 제가 깨끗하게 해줄게요, 마레이.”
“아웃… 방금 싸서.. 민감한데...”
소년의 아기씨로 가득 찬 콘돔 덩어리를 황홀하게 받아 들은 에르덴은 그동안 힘겹게 참아왔던 줄리아가 소년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파묻는 모습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입술을 핥고 정액이 가득 담긴 콘돔 끝에 입을 가져다 댄다.
-쯔읍.. 쯥… 쯔륵…
“껍질 안에 잔뜩 맛있는 걸 숨겨두고 있네. 냠.”
. 집을 나서기 직전에 급한대로 모친에게 청소 펠라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제멋대로 구멍을 쑤시고,현관에 정액을 질질 흘리며 실신한 라벨라를 두고 오느냐 표피속을 제대로 청소하지 못해서 인지 오랜만에 정액찌꺼기가 껴 있었고.
땀 냄새와 지독하게 섞인 덩어리를 혀끝으로 핥아먹는다.
“줄리아.. 혀, 혀를 밀어 넣으면.. 으우읏...”
“기분 좋아? 응? 쯔읍.. 쯥.. 혀끝에 달라붙는 걸 봐봐. 아침부터 엄마랑 잔뜩 하고 온 걸까?”
“라벨라랑 조금… 으읏… 잔뜩.. 했으니까.”
표피 속에 혀를 밀어넣은 채, 원을 그리며 귀두 주변을 깨끗하게 훑은 여선생은 몇 번이나 혀를 굴리고 귀두의 첨단에 입을 맞추고 빨아내며 기쁜 듯 웃어 보인다. 그리고 곧장 입을 크게 벌려 페니스를 문다.
“쯔읍.. 쯥… 이렇게 맛있는 걸 잔뜩 묻혀 놓고. 웅.. 맛있어. 잔뜩 했구나? 엄마랑…?”
“네에… 으읏… 그, 그렇게 핥으면 이상해서… 줄리아.. 우으읏..”
-쯔으.. 쯔으.. 찌극.
그 짧은 시간에 쯥쯥 하는 끈적한 소리가 옆에서 들려온다. 망설임 없이 제자의 사타구니 속에 코를 박는 줄리아와 탐스러운 갈색 머리카락 사이에 손가락을 잔뜩 집어넣고 움켜 쥔채로 숨을 헐떡이기 시작하는 어린 소년.
“줄리아도 참…. 마레이 봐봐요. 마레이의 아기씨 내가 잔뜩 먹을 거야. 콘돔이 잔뜩 부푼 게 보여? 이런 걸 질 안에 쏟아붓다니. 바로 착상해버릴 것처럼 잔뜩… 후후후후… 꿀꺽.”
성녀가 아닌 창녀가 자신의 자리에 서 있어야 될 것 같은 풍경에 에르덴은 성배처럼 소중하게 두 손으로 붙잡은 사용한 콘돔 안의 내용물을 천천히 목 안으로 넘긴다.
양은 무식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많았다. 북부에 있는 번식밖에 자랑거리가 없는 오크도 이 정도로 싸지르지 못할 터. 슬그머니 입을 가져가 대었는데도 콘돔 안에서 울컹거리며 빠져나오지 않을 정도로 점성이 짙어 젤리 같아 보이는 겔(gel) 덩어리.
“쯔읍.. 쩝…. 냄새가 지독해서.. 이런 걸 맡으면 다른 향 따위는 맡지도 못하는데. 알고있어?”
거기에 코 끝이 멍해질 정도로 농후한 수컷 냄새가 가득 들어차서 정액 덩어리에 코끝을 가져다 댄다면 다른 향 따위는 맡을 수도 없을 정도로 짙었고,계속 맡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중독성이 있었다.
성녀의 몸에 감히 망설임도 없이 정액을 게워낸 주제에, 마레이는 에르덴의 질문에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리고 애써 대답을 피하고 있었다.
“잘 봐… 음.. 음...”
혀끝에 들어가자 푸딩을 한 숟갈 퍼낸 것처럼 응어리진 덩어리가 입안에 구르며 치아 사이사이에 제 흔적을 짙게 남긴다. 삼킬 때마다 목에 잔뜩 달라붙어서 삼키는 것도 고역이고, 숨을 내쉴 때마다 입안에서 올라오는 짙은 정액 향은 익숙해지지도 않은 채 머리속을 핑핑 돌 정도로 진하게 올라온다.
에르덴은 더이상 참지 못하고 두 손으로 소중히 든 사용 완료가 된 콘돔을 입에 물고 마약 중독자마냥 거침없이 꿀꺽꿀꺽 삼킨다.
“하아.. 하아… 너무 끈적해서… 으… 목 안이..”
여선생의 청소펠라를 받으며 기분 좋게 신음 소리를 흘리는 소년에게 들으라는 듯이, 그리고 자신에게 집중해달라는 듯이 흘러나오는. 아니, 투둑 투둑 떨어지는 정액 덩어리들을 핥고 씹고 그리고 입가에 잔뜩 묻히며 음미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인다.
“으읏… 줄리아….. 목 안까지 그렇게 빨아당기면.. 우우… 좋아… 줄리아의 목 보지도 쓸만해.. 으응..”
“우으읍.. 읍.. 쯔으읍.. 우으브읍...”
부끄러운 모습으로 어린 소년을 유혹할 속셈이었지만, 이미 자신의 담인선생의 목 안에 페니스를 밀어넣은 채 머리를 움켜쥔 채 앞뒤로 흔드는 소년에게는 이미 관심 밖으로 버려져 있었다.
어느새 누워있던 테이블에 일어나, 무릎을 꿇고 스스로의 목을 꿀꺽꿀꺽 삼키며 제자의 페니스에 정성스레 봉사하고 있는 북방의 마녀로 알려진 줄리아 파후.
에르덴은 분한 듯 정액이 가득 묻은 입술을 핥아 입안에 가득 담아 둔 뒤에 곧장 소년의 두 다리를 끌어 않고 허벅지를 핥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장 고개를 들어 올리며 근육이 막 잡히기 시작한 소년의 허벅지를 핥아 올리고, 대담하게 주름진 항문 속으로 혀를 찔러 넣는다.
코 끝이 엉덩이골 사이를 긁는 게 느껴질 정도로, 혀를 있는 힘껏 밀어 넣는 성녀의 행동에 마레이는 줄리아의 머리채를 강하게 잡아당기며 있는 힘껏, 페니스의 뿌리끝까지 담임 선생의 목 안으로 밀어 넣는다.
-푹…..!
“아아… 에르덴 엄마… 엉덩이에.. 혀를.. 허를 넣으면… 우으으으읏…!”
성녀의혀 봉사에 허벅지를 덜덜 떨고 있는 채로, 담임 교사의목 안에 페니스를 끝까지 찔러 넣는 걸로 부족해, 높은 콧대를 자신의 하복부에 닿을 때까지 잡아당기는 소년의 모습은. 가녀린 외형으로는 절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거칠게 여체를 다룬다.
“흐읍… 우으읍.. 읍….읍..!”
몇 번이나 개발 당한 목구멍 안쪽으로 찔러 넣어지는 데도, 익숙해질 수가 없는 거대한 크기에 줄리아는 괴로운 듯 몸을 움찔움찔 떨기 시작했다. 페니스를 조금씩 조금씩 여선생의 목 안에 깊숙이 박아 넣을수록, 뜨겁게 달아오른 숨결이 어린 소년의 하복부를 간지럽힌다.
“앞뒤로… 으우우우…!”
성녀님에게 엉덩이속으로 혀로 헤집어진다는 감각 하나만으로 칠칠치 못하게 사정해버릴 것 같은데, 앞에서는 목 안 깊숙히 페니스를 받아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담임 선생님인 줄리아.
갈색 머리가 앞뒤로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며 조금 더, 조금만 더를 외치는 듯한 기세로 자신의 제자의 물건을 목 안으로 전부 받아들이기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학생들 앞에서 여유로워 보이고, 언제나 냉정을 잃을 것 같지 않은 미녀 선생님이 눈물을 질질 흘리며 페니스를 잔뜩 담은 입안을 꽉꽉 조여오기 위해 볼이 홀쭉할 정도로 변해 있었다., 제대로 숨을 쉬지도 못한 채 자신을 바라보는 줄리아의 모습.
“마레이 엉덩이 잔뜩 힘이 들어가 있어. 이게 좋은 걸까. 핥짝. 핥짝. 쯔으읍...”
“우으읏… 빠, 빨면 안되에에에….. 엉덩이랑 자지가빨려서… 흐으으으으…!”
고개를 하늘을 향하며 괴로울 정도의 쾌락에 입을 다물지도 못한 채 울부짖는 어린 소년. 그런 소년의 엉덩이와 사타구니에 파묻힌 극상의 여체들.
마레이는 스스로 혀와, 고개를 움직이며 봉사하는 두 암캐들의 봉사에 움직이지도 못한 채. 이번에는 자신이 포식자 앞에 탐스러운 먹이가 되어 정신없이 탐해진다.
“아아… 아, 안돼에에에.. 안 돼에….”
너무 기분 좋다. 머릿속에는 그런 말이 수없이 반복될 뿐이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더 큰 쾌락을 탐할 수 있을 것만 같았지만, 당장이라도 사정해버릴 것 같은 위태로움에 마레이는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암노예들의 정성스러운, 도착적인 봉사를 받으며 온몸을 덜덜 떤다.
이미 극상의 여체를 주무르고, 잔뜩 즐기고, 또 조교 하면서 한껏 자신이 있었던 마레이였지만. 라벨라와 일리엔이, 라벨라와 에르덴이 그동안 몸을 섞으며 자신을 위해서 천천히 템포를 맞추어 주었다는 걸 알지 못했기에 그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던 것이었다.
일리엔과 이드리엔, 두 쌍둥이 노예가 육욕에 미쳐 달려 들을 때. 느꼈던 거대한 흥분과 빠른 사정은 쌍둥이를 동시에 범한다는 도착적인 쾌감뿐만 아니라, 서로가 어린 소년의 물건을 더 오래, 기분 좋게 탐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 달라붙었기 때문이었다는 걸 알고 있을까.
물론, 일대일로 상대한다면 어린 소년의 무한에 가까운 정력에 금방 암캐처럼 허덕일 뿐이겠지만.
-쯔으읍.. 츠읍. 핥짝. 쯔읍. 쯥.. 츕. 츄우웁. 쯔읍…
자신의 하복부 아래에서 정신없이 뒤 섞이는 음란한 소리의 음율이 하나의 음란한 애가(愛歌)를 자아낸다.
스스로 자위하면서 페니스를 받아드리기 정신이 없는 담임 선생.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 소년의 엉덩이를 핥고, 혀를 밀어 넣으면서 스스로의 움부를 미친 듯이 쑤시는 성녀.
서로 다른 장소에서 이어지는 봉사가 척추 끝에서 만나 예리한 창이 되어 허리를 관통하는 거대한 쾌감의 파도를 만들어내고, 어린 소년은 해일처럼 높기만 한 쾌락의 바다에서 제대로 허우적거리지도 못한 채 몸을 덜덜 떤다.
“쯔읍.. 쯥… 마레이 여기가 약점인가 봐. 여기를 핥짝핥짝 해줄 때마다 발끝으로 서서.. 후후… 이제 그러면...”
에르덴은 콘돔 상자가 아무렇게나 내팽겨쳐진 바닥에 슬그머니 시선을 돌렸다. 은색 재질의 카메라가 창문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태양 빛을 받아 반짝거리고 있었다.
“아우으읏…. 줄리아.. 줄리아.. 나아.. 나… 또.. 또…. ”
탐스러운 갈색 머리카락 사이사이에 손가락을 밀어 넣고 으스러질 듯 꽉 쥔 채로 잡아당기는 것으로 부족한지, 뒤꿈치를 최대한 들어 올리며 앞으로 쓰러질 것 같은 몸을 하체에 달라붙은 여선생을 통해 지지하는 소년.
딱딱하게 굳은 몸이 바르르 떨리며, 망설임 없이 담임선생의 목에 사정하려는 소년의 행동에 성녀는 지금 이 순간을 영원히 기록하고 싶은 것인지 사진기에 손을 뻗어, 두 사람이 제대로 찍힐 수 있는 거리까지 네발로 기어가 촬영 버튼을 꾹 눌렀다.
발테르의 광장에서 멀지 않은 동네에 유령이 사는 집이 있었다. 일정 시간에 담장 너머로 보이는 불빛이라든지, 아주 이른 새벽이나 늦은 저녁에 누군가 주택 안으로 들어간 걸 본 적이 있다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게 여성인지, 남성인지조차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고. 아이들 사이에서는 유령이 사는 집 정도로 인식되었다. 한창 사람들의 관심이 몰려 있을 때에는 몰래 담벼락을 넘으려고 시도하는 겁 없는 아이들이 있었다.
담장에 걸린 가벼운 마법에 가벼운 타박상 정도를 입은 아이들은 끝없이 유령의 집으로 들어가려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그런 아이들의 장난에 어른들도 큰 관심을 가지지 않은 채 가벼운 꾸중으로 마무리하고는 했다.
집의 주인은 아이들의 장난에 관심조차 없는지 별다른 조치가 없었고, 주변 사람들과 아이들의 관심 속에서 유령의 집에 대한 소문은 조금씩 조금씩 커져 나갔다. 괴짜 마법사의 비밀 실험실이라든지, 지하로 이어진 비밀 회담 장소라든지, 유명 귀족이 애첩을 데리고 즐기는 장소까지. 정말 수많은 추측과 유언비어들이 끝도 모르게 몸집을 키워나갔다.
소문이 퍼지자 자연스레 유령의 집에 관심을 갖는 밤손님이 생겼고, 큰일이 터졌다.
결론만 말하자면, 유령의 집에 침입한 도둑은 손목이 잘린 채.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사람이 걷는 도로 한복판에서 뒹굴고 있었다. 잠에서 깬 사람들은 자연스레 거리로 모여들었고, 무표정하게 롱소드에 묻은 피를 털어내는 녹 발의 여성이 그 옆에 서 있었다.
발테르에서 녹 발을 가진 인간은 단 하나뿐이었다.
감찰국의 마녀 라벨라 드 파웬. 발테르 총독의 손녀딸.
그 뒤로부터 유령의 집은 마녀의 집으로 불렸다. 매일 늦은 밤만 켜지던 불빛, 이른 새벽과 늦은 저녁에만 저택에서 나오는 희미한 인기척에 대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었다.
손목을 잃은 도둑을 무표정하게 내려다본 라벨라의 모습에 군중에 있던 한 사람은 불길한 이웃이군이라며 짧은 감평을 내렸다.
마녀의 집이라고 하면 주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며칠 동안은 화제가 되었지만, 모습을 들어내지도 않은 라벨라의 모습에 곧장 사람들의 불길한 기억 저편으로 희미해져만 갔다.
그러다 갑작스레 문앞에 두 사람의 이름이 적힌 명패가 떡하니 새겨지고. 얼굴을 보기도 힘든 라벨라 드 파웬이 주변에 모습을 들어냈다. 이웃조차 말도 못 걸 정도로 냉철한 표정인 그녀였지만, 아들이라고 소개한 마레이 드 파웬이라는 소년 앞에서는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두근거릴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를 짓는 감찰국의 마녀.
하나부터 열까지검은 머리 소년과 라벨라는 전혀 닮지도 않았고, 끈적하게 달라붙으며 길거리에서도 종종 애정표현을 하는 라벨라의 모습에 검은 머리 소년은 동방에서 데려온 애첩이나, 뭐다라는 소문이 퍼지는 것도 삽시간이었다.
물론, 그런 소문이 잦아드는 것은소문이 퍼진 것보다 빨랐다.
떠들기 좋아하는 주부들은 어디서 주워들은 것인지 모르지만, 파웬가에서 양자를들였다는 소문을 듣고 검은 머리의 소년을 애첩이라는 이야기를 떠들었던 것을 금방 잊어버리고, 천하의 마녀라도 아이가 있어서 부드러워졌다는 이야기를 내뱉었다.
사람들의 만감이 교차하는 유령의 집. 아니, 마녀의 집 앞에는 가끔 사람들의 입방아에서 오르내리는 검은 머리 소년이 차에 내려 차 문 너머로 누군가와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데려다주셔서 감사해요.”
“밤에도 잔뜩 교미하자~. 줄리아랑 갈 데가 있으니까… 이따 밤에 찾아갈게. 라벨라도 알고 있으니까. 셋이서 잔뜩 섹스 하는 거야.”
교미? 섹스? 차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저속한 말을 내뱉고 있었다. 주변에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누가 들어도 별 상관이 없는 것인지 아주 담담한 목소리였다.
그런 말을 들은 소년은 당황한 것인지 얼굴을 붉게 물들인 가녀린 몸집의 소년은 부끄러워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에......”
“아, 그리고 에르덴 엄마라고 한 번만 더 해줄래?”
에르덴의 아들이라는 말에 마레이는 애써 시선을 피했다. 라벨라에게 들킨다면 혼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줄리아는제대로 대답조차 하지 못하는 마레이의 모습에 쿡쿡 웃음을 터트렸다.
“에르덴 누나, 엄마 앞에서는.. 그게...”
“나도 엄마라 불러 주기로 하지 않았나?”
에르덴은 한쪽 눈을 찡긋 감고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마레이의 반응을 즐겁게 지켜본다.
“네에…. 에르덴 엄마. 그, 그렇지만.”
“알았어, 알았어. 라벨라 앞에서는 누나라 불러줘. 대신 우리끼리 있을 때는 엄마라 불러주는 거야? 알겠지?”
마치 선심 쓰듯이 말하는 성녀 에르덴 파후. 라벨라 드 파웬에게 자신의 수작이 걸린다면 골치가 아플 것 같지만, 이렇게 자비를 베풀 듯이 대해준다면 눈앞의 소년은 고마움과 감사함을 느끼며 둘이 있을 때에는 엄마라는 말을 적극적으로 부르며 자신을 범할 터.
상상만으로 갈아입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옷이 축축하게 젖을 것만 같았다.
“그럼 헤어짐의 키스 해줄 거지?”
“네… 엄마...”
자신을 엄마라 부르며 범하는 마레이의 모습에 무척이나 흥분했고, 또 즐거웠지만 딱히 이 소년이 옆에 있어준다면 누나라든지, 이름을 부르는 것도 상관은 없었다. 다만, 자신의 주제도 모르고 자신을 내려다보는 라벨라가 마음에 들지 않은 게 이유였다.
친척 집에 맡겨진 채로 성장한 어린 소년에게, 엄마라는 이름은 무척이나 특별했고. 라벨라는 그 점을 이용해서 마레이의 마음속에서 아주 큰부분을 아주 쉽게 차지할 수 있었다. 치사하다. 치사해.
그런 치사한 방법을 쓴 주제에, 같이 안길 때 자신을 내려다보는 눈빛이라니. 마음에 들지 않았다. 힘으로라도 짓누르고 누가 위고아래인지 명확하게 서열을 정하고싶은 욕망에 배알이 뒤틀렸지만, 서열을 정하는 것은 두 사람의 문제가 아닌 바로 수많은 여체를 절도도 없이 매일매일 탐하고 질 내에 아기씨를 뿌리는 어린 소년이었다.
그러면 조금씩 조금씩 마레이에게서 엄마라는 단어의 특별함을 지울 필요가 있었다. 줄리아에게도 그렇게 부르게 할까 생각이 들었지만, 부모의 정을 제대로 받지 못한 소년에게 있어서 모정이라는 것은 무척이나 특별했고. 라벨라에게서만 그런 독점적인 지위를 갖지 못하게 하면서 자신도 덕을 볼 생각에 행위 중간중간 자신을 엄마라 부르게 시켰다.
그 못된 암퇘지 같은 년은 자신이 소년에게서 제일 특별하다고 생각하며 지금의 여유를 잔뜩 즐기고 있겠지. 어차피 끝까지 가면 자신이 이길 수밖에 없었다. 로렌이라는 복병이 있긴 했지만, 발테르 총독이나 되어서. 아니, 드래곤이나 되어서 손녀딸. 그것도 인간과 자신 사이에 태어난 아이의 후손에게 그렇게까지 애정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