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화 〉공국에서 첫 데이트[필리아 더 블러드](5)
“정말?”
그저 물음일 뿐이었지만, 귓가를 울리는 어린 미성에 야릇한 기분에 고개를 돌린다. 무섭지 않다는 말은 거짓말이었다. 작고, 어린 외향 속에는 괴물이 숨어있었으니까.
“떨지 마..... 괜찮을 거야.”
목 주변이 침으로 얽히기 시작했다. 라벨라와 일리엔이 해주던 애정 어린 애무와는 다르게, 음식을 씹기 전에 맛을 보는 행위에 몸의 떨림이 멈추질 않았다.
두렵다. 하지만, 이상하게 묘한 설렘을 숨길수가 없었다. 목을 누비는 어색한 혀 놀림에 이상하게 흥분이 끓어오른다. 얼굴이 뜨거웠다.
“조금... 아플지도 몰라.”
“우으읏...!”
은빛 머리카락이 코끝에 가볍게 내려앉았다. 침을 맞은 듯, 목덜미에 찌릿한 느낌에 몸을 움찔 떨었다. 천천히, 천천히 송곳니가 살갗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목과 어깨의 경계에서 느껴지는 이물감이 주는 이질감이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옅은 숨결이 어깨를 타고 넘어가 등을 가볍게 어루만지다 사라진다. 아픔이라고 하기에는 미묘한, 애무라고 하기에도 이상한 느낌이 몸을 짓누르고 있었다. 송곳니가 파고든 목덜미 위로 보드라운 입술이 천천히 감싼다.
“크흐으으...... 리아.. 우으....”
피가 빠져나가는 감각에 몸이 부르르 떨린다. 아니, 송곳니가 목덜미를 꾹 누르며, 말랑한 입술이 우물거리며 움직일 뿐인데, 사정할 때처럼 아찔한 쾌감에 울음을 토해내고 있다는 게 정확한 말이었다.
본능적으로 몸이 필리아의 작은 몸을 꽉 끌어안았다. 품 안에 있는 작은 소녀가 주는 쾌감에 하체에 잔뜩 피가 쏠리기 시작했다.
범하고 싶다. 범하고 싶다. 이 소녀를 범하고 싶다.
본능이 미칠 듯이 외치고 있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지금의 쾌감을 느끼고 싶기도 했다. 은색 머리카락을 천천히 훑으며, 미처 벗지 못한 그녀의 담요를 슬그머니 끌어내렸다.
“아우으읏.... 마, 말도... 흐읏....! 아우우으으...”
짐승의 울음소리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사정을 끝마칠 때처럼 온몸이 부르르 떨린다. 달콤한 복숭아 향이, 농익은 여체의 페로몬 보다 더욱 짙게, 그리고 강하게 마레이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목에 상처를 낸 송곳니가 조심스레 떨어지고, 작은 혀가 상처 위를 가볍게 쓰다듬고 지나간다.
-꼴깍... 꼴깍...
품 안에 안긴 흡혈귀 소녀의 목울대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이제는 쾌락의 탄성조차 제대로 흘러나오지 않았다. 그저 리아의 작은 몸을 꼭 끌어안아 계속해서 흡혈해달라고 매달릴 뿐이었다.
-꼴깍... 꼴깍...
“아우으으읏...! 으으으...!!”
달콤한 복숭아향으로 가득한 리아의 머리에 고개를 파묻었다. 은빛 숲속을 코끝이 가볍게 훑으며, 옅은 땀과 아른거리는 핏빛 향을 맡았다. 그녀의 몸을, 머리를 으스러지게 끌어안았다.
-꼴깍....
마지막 한 모금. 필리아가 조심스레 목에서 입을 떼어냈다. 온몸을 가득 채우던 열락이 빠져나가자허탈함에 그녀에게 매달린 손이 떨어져 나간다. 탄식 같은 한숨이 폐 끝으로부터 터져 나왔다.
천천히 멀어지는 필리아의 입술에는 선홍색 피가 덧칠되어 있었다. 잔뜩 상기된 볼, 촉촉하게 젖은 눈망울. 반개한 입에서 보이는 자그마한 혀.
“하아..... 나쁘지 않았지?”
달콤한, 그러면서 비릿한 숨결이 얼굴을 간지럽힌다. 잔뜩 붉어진 얼굴로 필리아는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흡혈의 쾌락에 마레이의 바지는 끈적한 액체로 잔뜩 젖어 있었다. 붉은 눈동자가 멀어지지도, 가까워지지도 않은 채. 가만히 올려다보고만 있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필리아의 고개를 붙잡고 거칠게 입을 맞추었다.
“으읍.... 자, 잠깐... 키, 키스으읍... 프흡... 읍......”
입을 맞추고, 혀를 밀어 넣었다. 고개를 흔들어 벗어나려는 필리아의 모습에 마레이이 진득하게 웃었다. 입가를 가볍게 핥으며 잔뜩 긴장한 흡혈귀 아가씨를 달랬다.
“가, 갑자기 키스를 하면...!”
“무서워요?”
“누, 누가...! 으읍....!”
필리아의 대답에 다시 한번 입을 맞추었다. 딱딱하게 굳은 어린 몸이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이전처럼 반항하지는 않았다. 슬며시 벌린 입 속으로 혀를 밀어 넣어, 꽃봉우리 같은 어린 여체의 입안을 진득하게 훑기 시작했다.
“으응... 우음... 음....”
도망치지 못하게, 고개를 붙잡은 손이 목과 머리를 잡아 단단히 고정시키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여린 혀를 걸어 밀어 넘어뜨렸다. 설육이 밀면 미는 대로, 당기면 당기는 대로 움직인다. 가볍게 타액을 밀어 넣어, 치아 곳곳을 훑고 입술을떼어냈다.
“나쁘지 않았죠?”
“하아.. 하아....”
혀를 섞을 때는 몰랐지만, 입술을 떼어내자 비릿한 혈향이 입안을 채우고 있었다. 혀끝에서 쇠맛이 슬며시 난다.
“나쁘지느... 으읍....!”
다시 한번 입술을 포갰다. 두 번째 키스였지만, 슬그머니 혀의 움직임을 따라 오기 시작하면서 더욱 끈적하게 분홍 혀가 거칠게 섞이며 서로의 타액을 교환하기 시작했다. 여린입천장을 가볍게 긁을 때마다, 움찔움찔 떠는 작은 몸이 사랑스러워서 내버려 둘 수 없었다.
“어떘어요?”
“나쁘지... 흐으읍.... 우으음.. 움....”
다시 한번 못된 거짓말을 하는 흡혈귀 아가씨의 입을 막았다. 입술만 포갠 채로 슬며시 입을 열자, 입안으로 작은 혀가 조심스레 밀고 들어온다. 어색한 그녀의 혀가 조심스레 입안을 훑다가, 대담하게 혀를 내밀어 타액을 교환하기 시작했다. 혀를 밀어, 잇몸을 가볍게 훑게 유도하고 가볍게 섞인다.
“어떘어요?”
“하아... 하아... 하아.... 좋아.... 좋았어....”
몇 번이나 이어진 짙은 키스에 필리아의 몸이 쓰러지듯 기대온다. 길쭉한 그녀의 귓가를 입안에 물어 가볍게 굴린다.
“흐으읏.....! 귀, 귀는 안 되에........“
가볍게 움찔움찔 떨며 귀여운 목소리를 내는 그녀의 등 뒤로 손을 조심스레 움직여 쟈크를 천천히 잡아당겼다. 자신이 벗겨지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 채로, 흡혈귀 아가씨는 간단한 애무에 몸을 벌벌 떨 뿐이었다.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지퍼를 풀어 헤치고, 어깨를 가볍게 잡아 당기자, 스르륵 소리를 내며 옷이 벗겨진다.
“버, 벗기지 마.. 우으읏...! 아우으응...”
그녀의 귀를 입안에 넣고 잔뜩 굴리기 시작했다. 쌍둥이 엘프에게열심히 연습한 테크닉에 어린 아가씨는 제대로 반항도 하지 못한 채로, 몸을 움찔움찔 떨고 있었다. 순백의 주요부위를 감싸고 있었다.
자그마한 몸임에도 몸의 라인은 성인처럼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었고, 속옷은 몸에 타이트하게 달라붙어, 묘한 색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척추의 곡선을 따라 손끝으로 가볍게 훑자, 감전된 듯 필리아의 몸이 부르르 떨린다.
“무서워요?”
“이, 이런 건.... 이런 건.... 이, 이르다고... 일러...!”
마레이의 물음에 필리아는 대답을 피해버렸다. 다만, 덜덜 떨리는 목소리가 마레이가 원하는 대답을 대신하고 있었다. 눈가에 입을 맞추고, 이마의 입을 맞추는 행동에도 별다른 반항을 보이지 않은 아가씨는, 팬티 끝을 손으로 잡아끌자 거칠게 반항하기 시작했다.
“리아, 제가 싫어요?”
“그런 이야기가 아니잖아!! 오, 오늘 처음 봤다고... 우리....”
귀여운 반응이었다. 이미 여러 명의 여성을 넘어뜨린 마레이가 보기에는 그랬다. 잔뜩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파묻는 필리아의 모습에 망설임보다는 풋풋함이 느껴져, 농익은 과육처럼 만들어버리고 싶다는 욕망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지금 강제로 범하는 건 아쉬웠다.
왼쪽 안대가 쿡쿡 쑤셔오기 시작했다.
쉬운 길이 있음을 알았다. 다만, 그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러면 나중에는 돼요?”
“무, 묻지 마...!”
높은 소프라노톤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그럼 부탁 하나 해도 되요?”
시선을 피하던 필리아가 힐끔 쳐다본다. 방금 전까지 목덜미를 핥으며 리드하던 모습을 떠올릴 수 없었다. 키스를 할 때 어색했던 혀놀림이 떠오른다. 몇 주 전의 자신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순수한 모습. 그러면서 데이트 동안 보여줬던 어른 모습과 비교가 되어서 야릇한 감각을 채운다.
“같이 씻어요. 리아가 흡혈해서... 바지가 잔뜩 엉망이 되었거든요.”
“나, 나는... 나는.....”
“이것도 거절할 거에요...? 리아는 내가 싫어요....?”
생각할 일말의 여지도 없이 거절해야만 했다. 하지만 입술이 떼어지지 않았다. 잔뜩 달아오른 몸. 만약에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 하는 호기심. 다시 한 번 흡혈을 하고 싶다는 욕망. 진득한 키스가 준 야릇한 감각과 왜인지 모르게 채워지지 않는 갈증. 필리아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거기에 갑자기 자신 있어하는 태도가 무척이나 건방진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기서 거절하기에는 무엇인가 이상했다. 마레이의 얼굴을 보았다. 버려진 강아지 같은 눈망울을 보니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고개가 제멋대로 천천히 움직인다. 마레이가활짝 웃고 있었다.
욕실 앞에는 속옷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어린아이가 쓰기에는 살짝 크고, 성인이 사용한다기에 미묘하게 작은 하얀 팬티는 짙은 얼룩이 묻어서 끈적한 여인의 향을 뿜어내고 있었다.
꽉 닫힌, 욕실안에서는 샤워기에서는 뜨거운 물이 잔뜩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바닥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에서 뜨거운 김이 아지라이 흔들리며 욕실을 채워나가고 있었다.
“리아?”
“조, 조용히...!”
마레이의 물음에 필리아가 욕탕의 한 모서리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었다. 등을 돌린 채로, 잔뜩 긴장한 기색을 감추지도 못하고 있었다. 살짝 억지를 부려서 같이 욕실까지 끌고 들어온 것까지는 좋지만 그뿐이었다.
“긴장했어요?”
필리아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은색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내려왔다. 애매한 거리감을 헤치며 필리아에게 다가간 마레이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슬며시 매만지다 조심스레 뒤에서 천천히 끌어안았다.
“절 봐줘요.”
“...다, 닿고....”
필리아의 몸이 연약하게 흔들렸다. 반항이라고 말하기 애매한, 앙탈이라 부르는 게 더 맞을 것 같은 작은 몸짓을 무시하고 천천히 끌어안았다. 몸을 크게 움찔거렸지만, 붉은 눈동자가 슬그머니 마주치자 필리아는 다시금 고개를 돌리고 귓가를 빨갛게 물들였다.
“야, 야… 다, 다, 다…. 닿고 있다고.......”
“싫어요?”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숙인 흡혈귀 아가씨를 뒤에서 꼭 끌어안았다. 첨벙첨벙 소리를 내며 앙탈 같은 물장구를 친 필리아는 ‘우으...’ 하고 작게 소리를 냈다. 슬며시 어깨를 잡아당기자 반항하지 않았다. 마레이의 품 안에 안겼다.
“저도 부끄러운 걸요? 필리아의 냄새 맡고 싶어요.”
“아, 정말... 그런 소리를 하면...!! 그리고, 엉덩이 사이에.. 다, 닿고 있다고....”
“뭐가요?”
흡혈귀 아가씨는 무어라 말을 하려고 했지만, 다시금 입을 꾹 다물었다. 인외의 대부분이 그러했지만, 어린 몸임에도 성인의 비율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표현하자면 자그마한 성인이 올바른 표현일까.
보기 좋게 탱탱하게 살이 오른 엉덩이 사이에 페니스를 일부로 끼워 넣어 몸을 붙이고 있는데도 필리아는 말하기 부끄러운 것인지, 이 상황이 부끄러운 것인지 입술을 잔뜩 오므리고 답답한 듯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다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싫어요?”
“아까부터 그런 말만......”
뒷말은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부끄러워하는 말과 분위기와는 다르게 엉덩이를 더욱더 내밀어 마레이에게 잔뜩 달라붙고 등을 기대온다. 반응 하나하나가 왜인지 모르게 사람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라벨라, 에르덴, 줄리아, 크사크루 자매. 모두 눈이 번쩍 뜨일만한 아름다운 여성들이었고, 기대고 싶은 매력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필리아는 그녀들과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조금 과장을 더 한다면 반대의 매력에 서 있다고 해야 할까.
“냄새 맡지 마... 부끄러워.”
“필리아에게서는 복숭아향이 나요. 계속 맡고 싶어서... 귀여워요.”
억지로 킁킁 소리를 내며 살갗을 코끝으로 간지럽히자 필리아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품에 안긴 채, 손을 베베 꼬는 흡혈귀 아가씨의 반응을 보면 새롭기만 했다.
이드리엔은 억지로 범하는 느낌이 있어서 예외로 두고 말하자면, 나머지 여인들은 부끄러워하면서도 은근히 바라는 눈빛으로 마레이를 바라보거나 역으로 달려들었지만. 필리아는 어찌할 줄 몰라서 눈을 데굴데굴 굴리고 있었다. 작은 여체는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다.
“그, 그만 맡아..!!”
“에이, 조금만 더요. 리아의 몸에서 좋은 냄새가 나서 참을 수가 없어요.”
“우으... 으읏...!”
곧장 뾰족한 귀 끝을 약하게 깨물었다. 어린 여체가 물속에서 작게 발버둥 치며, 엉덩이골 사이에 끼어있는 페니스를 가볍게 자극한다.
“아까부터 귀만... 흐응..... 으우으...”
말랑말랑하면서 부드럽게 혀의 움직임에 따라 접히고 펴지길 반복하는 여린 귀를 조금 더 강하게 깨물자, 치아에 눌려 잘근잘근 씹힌다. 여체를 감싸고 있는 허벅지 붙잡고 작게 신음을 터트리기 시작한 필리아의 모습에 두 손을 조심스레 덜 여문 가슴 위를 슬며시 더듬었다
“귀, 귀랑 가슴이랑... 같이.. 같이... 우으읏... 이상해... 하아, 하아... 이상하다고.... ”
점차 달아오르기 시작한 목소리에 마레이의 손이 뱀처럼 배를 가볍게 훑고 지나가다 아랫배를 손끝으로 매만지기 시작했다. 이상하다. 이상한데, 뿌리칠 수가 없었다. 흡혈 때문인가. 아니면 너무 탕에 오래 있었나.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아우으읏....!”
흡혈귀 아가씨는 낯선 감각에 허벅지를 모아 꽉 다물며 몸을 둥글게 말았다. 잔뜩 수비적인 태도에도 마레이는 자연스레 그녀를 천천히 끌어안고 손끝에 걸리는 작은 젖꼭지를 꾹 누르고 원을 그렸다.
“너!! 너, 너무 능숙하잖아...”
“리아, 무서워요?”
다정하게 웃고 있는 어린 소년의 모습에 필리아는 고개를 거칠게 좌우로 흔들었다. 두려움과 기대가 반쯤 섞여서 알 수 없는 감정이 들었지만, 자신보다 연하의 아이에게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표현하기에는 그녀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