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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화 〉공국에서 첫 데이트[필리아 더 블러드](3) (99/341)



〈 99화 〉공국에서 첫 데이트[필리아 더 블러드](3)

멜이라 소개받은 노인의 눈가에 주름이 가득했지만, 맑은 눈동자에 반짝반짝 빛나는 활력이 그의나이를 짐작할  없게 했다.





“편하게 푸라고 불러주세요, 공자.”


“안녕하세요... 푸...”



어색하게 인사를 건네는 마레이의 모습에 푸루크는 직접 리아와 마레이를 방으로 안내했다. 어느새 가져온 것인지 입이 길쭉한 물 주전자로 앞에 있는 유리잔의 절반을 채워 넣었다.



“메뉴는 예전에 종종 드시던 걸로?”


“자신있는 걸로 가져다줘. 추천 메뉴가 있으면 추가로 부탁할게. 이 녀석이 물주시거든.”

“아하하하, 오랜만에 실력을 발휘해야겠군요. 아가씨의친구분을 섭섭하게 할 수는 없죠.”




푸르크는 가슴을 탕탕 소리가 나게 두드리고 방을나섰다. 슬그머니 메뉴의 가격표를 보고 나니 그렇게 가격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보였다.


“왜? 비쌀까 봐 긴장했어?”

“아..... 솔직히 말하면... 네. 아까 밀짚모자 가격을 보고 많이 놀랐거든요.”


“.....정말 재미없게.... 너무 솔직하게 말해서 웃을 수도 없잖아.“




지난주 레스토랑의 데이트 때에 라벨라가해줬던 데로 냅킨을 목에 둘러맸다. 매듭을 묶으려고 했지만, 끝부분이  접히지 않아 자꾸 손이 허공을 맴돌았다.


“가만히 있어....



번번이 떨어져 내리는 냅킨을 보고 리아가 일어나 직접 목에 냅킨을 둘러매어 주었다.

“레스토랑은 처음이야?”

“두 번째 이긴 한데... 이런  처음이네요.”



리아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달콤한 복숭아향이 은은히 풍겨 코를 간지럽힌다. 확실히 묶었음을 알려주듯이  뒤를 가볍게두드렸다.

“뭐, 오랜만에 괜찮겠지.....”

리아는 재밌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 붉은 눈동자 위로 짐승처럼 길게 찢어진 동공이 눈에 들어왔다. 마레이를 보고 있었지만, 마레이를 보고 있지 않았다. 너머의 무엇인가를 보는 듯 표정을 짓는 그녀의모습에 작게 웃는 것으로 화답했다.


“음식은 기대해도 좋아. 푸루크는 요리를 무척 잘하거든.”


마레이의 목에 걸린 냅킨을 한동안 말없이 바라보다가, 무릎위에 있는 냅킨을 자신의 목에 두른 리아는 레스토랑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언제 만들어졌고, 년 수익이 얼마이고, 현지인뿐만 아니라 관광객에게 인기라는 등.


자그마한 소녀가 할 것 같지 않은 이야기를 쭉쭉 이어나갔다. 리아는 대화에 목마른 사람처럼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가고있었다.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발테르의 총독과 여황제가 내놓은 정책과 정치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녀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신문의 가십거리를 주로 보는 마레이에게는 무척이나 어려운 이야기라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아가씨, 그런 이야기를 남자에게 하면 인기가 없답니다.”

“.....생각보다 빨리 나왔네.”

삐딱하게 대답한 리아의 태도에도 푸르크는 음식 카트를 밀며 그저 웃고만 있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여러 음식들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보기에도 즐거울 뿐만 아니라, 음식 향조차도 입맛을 다시게하는 고급스러운 요리들이 차려져 있었다.



“푸루크는 나가주지?”

“식사 시중이 필요하신 게 아닌가요?”

“내 나이가 얼마인데.”

반개한 리아의 눈이 작게 웃고 있었다.


“아가씨의 나이의 숙녀는 목에 냅킨을 두르지 않습니다. 노만이 안다면 잔소리를 늘어놓을 테지요.”


“응?이 모습이 싫은 걸까? 우리들의 장점이 아닌가. 나이에 비해 무척이나 어려 보이는 거. 옛날 생각 좀 나라고 했을 뿐인데. 마음에  들었나?”




푸루크의 갈색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그리고 입을 가리고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가 가슴의  손을 올리고 고개를 크게 숙였다.



“무척이나 그리운 옛날이군요. 늙은이를 위해 남자친구분도 같이 노력해주셨으니, 감사의 의미로 디저트는 제가 사야겠군요. 지금부터 준비해야  테니, 실례지만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시중을 들 인원을...”


“필요 없어.”




못  사이에 정말로 아가씨가 되셨군요. 푸르크가 쓰게 웃었다. 그래도 즐거워 보이는 노인의 모습에 마레이도 잔잔하게 웃으며 방을 나가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기.. 냅킨을 목에 두르면 안 되는 건가요?”

“안 되는  아냐, 다만 아이들이나 노인들이 주로 하지. 테이블 매너를 이야기한다면 보통 무릎 위에 올려놓는 게 맞겠지.”


리아도 냅킨을 목에 두르고 있었다. 처음에는 무릎에 두르고 있었지만,자신을 한참 보다가 다시 목에 두른 걸 보면 일종의 배려였다고 생각이 들었다.


“고마워요. 이런  잘 몰라서.”


“모르는 건 상관없어. 알면 되니까. 식사 중에 빤히 바라보면 부끄러우니까, 식사를 마저해주겠어?”





기특하다는 듯이 흥흥 소리를 내며 코웃음 소리가 슬며시 새어 나왔다. 슬며시 붉어진 얼굴로 말하는 리아의 모습에 계속 바라보기도 미안했다. 그녀의 포크가 그릇 위에서 작게 원을 그리고 있었다.

“필리아야.”


“네?”


“내 이름.”

푸루크가 호언장담했던 대로, 어디서도 먹어본 적 없는 맛있는디저트를 전부 먹고 나서 리아가 대뜸 입을 열었다. 턱을 괴고 웃고 있는 그녀는 잔뜩 기대하는 눈으로 마레이를 보고 있었다.



“필리아... 예쁜 이름이네요.”

“응? 반응은 그게 끝이야?”


“어.... 유명한 분이에요?”


“하하하하, 아니, 그냥. 뭐... 그렇지.”





필리아가 웃고 있었지만, 그냥 그뿐이었다. 잔뜩 즐거워하던 이전과는 다르게, 웃음에는 시시한 반응에 떨떠름함을 지우지 못하고 있었다. 찻잔을 들고 있는 손이 미묘하게 떨렸다.



“그래, 나쁜 반응은 아니네.”




리아. 아니, 필리아는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응. 조금 놀라긴 했지만, 그래. 오히려이래서 재미있는 반응일지도 모르겠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가라앉은 눈동자가마레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필리아는 진득하게 웃고 있었다. 비웃는 것 같지는 않았다. 차분하게 변한 눈동자가 그저 자신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좋아,  믿어줄게. 나를 정말 모른다는 사실을. 우연히. 정말 우연히. 나와 공국에서 만났다는 사실을 모두.”



필리아는 처음에 자신의 이름을 아는 듯했다. 하지만 라벨라와 자신의 관계를 알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어떻게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 걸까.

“우리 예전에 만난 적이 있나요?”

“아니.”





은빛 머리카락이 허공에 가볍게 춤을 추었다.




“리아는 저를 얼마나알고 있는 건가요?”


“그냥,이름만. 우연치 않게 들었을 뿐이지.”

“아까 점원분께서 저를, 아니. 파웬 가문을 무척이나 싫어하셨는데 필리아도 같나요?”


“드미테르 또한 구질구질한 과거의 망령일 뿐이야. 나는 빛바랜 영광을 누린 적도, 받고 싶지도 않지. 파웬 가문의 초록용라든지, 여황제에게 별 불만도 없어. 뭐 조금  부드럽게 말하면 제 역할에 충실한 멋진 여성들이라 생각하는 쪽.”




누군가를 칭찬하는 건 좀 부끄러운 일이네.


필리아는 그렇게 중얼거린 입을 꾹 다물었다.

다시 붉은 눈동자가 떠졌다.



그녀는 미련을 털어버린 듯, 가볍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목에 두른 냅킨을 풀어내고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자신을 따라 한다고 했지만, 그래도 어색하게 접힌 마레이의 냅킨을 흘깃 보며 조용히 말했다.

“좋아, 그러면 하던 거나 마저 할까? 알려주고 싶은 게 꽤 많으니까 오늘 하루는 빽빽할거야.”

필리아는 가볍게 흥얼거리며 식당을 나섰다. 왜인지 모르게 은발의 아가씨는 무척 홀가분해 보였다.





“계단을 좀 많이 올라야 되니까, 조금 쉬다 갈까?”

식사가 끝나고 네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걷던 필리아가 카페를 가리켰다. 빽빽하다고 말하기에도 부족했다.  돌릴 시간도 없이 걷고,  수 없는 사람들의 차를 얻어 타고, 뛰어다녔다.



오늘 처음 만난 사람 앞에서 실례임을 알았지만, 의자에 앉자 몸에 힘이 전부 풀려, 그대로 테이블 위에 널부러진 수밖에 없었다.



“내일부터 일정이 있어서, 오늘 아니면 시간이 없어. 남자애가 체력이 그게 뭐야?”

“무리에요... 리아. 이야기해준 거에 반도 기억 안 난다구요. 너무 정신없이 뛰어다녀서...”



테이블에 엎어진 자세 그대로 커피를 홀짝이는 필리아의 모습에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몇 번 쉼호흡을 하고 정자세로 앉아, 그녀가 건네준 커피를 받아마셨다.


“응...? 조금 이상한 맛인데...”

“아, 실수!”




커피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맛이 났다. 살짝 비릿하면서도 이상한. 다시 홀짝이려는 순간 필리아가 마레이의 커피를 잡아채바닥에 쏟아 부었다. 그녀의격한 반응에 잠시 어안이 벙벙했지만, 카페 메뉴에 ‘블러드’란 단어가 갑자기 눈에 들어왔다.


“으으.... 지금 저.. 방금...”


“사람 피는 아니니까! 괜찮아! 아, 마음에 들어?  거라도 마실래?”





필리아는 무척이라도 당황한 듯, 주저리주저리 떠들기 시작했다. 오늘 처음 봤지만, 언제나 여유롭고 가끔씩 어른스러운 그녀의 모습과 달라서 이상하게 웃음이 나왔다.

“웃지 마.... 나도 모르게실수했네. 으으... 오늘 현금 거의 안 가지고 나왔는데... 루르, 커피 서비스돼?”

“안됩니다.”


카페점원과도 아는 사이인 것 같았다. 점점 그녀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지 궁금해졌지만, 물어보면 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저 쓰게 웃고 지갑을 꺼내 일반적인 커피 하나를 시켰다.



“뱀파이어들이 많이 있으니 조금 신기하지?”

“그것보다는... 그냥 사람이 많아서요.‘

“발테르에 비하면 새 발의 피지. 발테르에서 왔다면서 이게 많다고?”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거든요. 그전에는 시골 마을에서 살아서.....”



점원이 곧장 주문한 커피를 마레이 앞에 가져다주었다. 서비스라면서 작은 조각 케이크를 둘 사이에 두고 마레이에게 잘해보라는 듯이 윙크를 했다.




“그럼 발테르에는 왜 간 거야?”


“엄마. 아니, 이모가 돌봐주시기로 해서요.”

“이모?”


“아, 라벨라 드 파웬... 이요.”

필리아가 커피잔을 깔끔히 비워냈다. 잔 더 달라는 그녀의 요구에 점원은 돈은 있냐고 묻고, 필리아는그저 방긋 웃기만 했다. 절대  된다고 말하던 점원은 한숨을 내쉬고 곧장 커피를 가져왔다.




“엄마라 부르는  보면, 마레이는 차기 가주의 양자로 들어간 거야?”

“네, 뭐.”

“으음.... 열여섯이라고 했나?”

“열다섯 살이요.”

“근데 발테르에 다닌다고?”

“아, 월반했거든요.”


대단하네, 짧게 대답한 필리아는 의자 위에서 다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마레이를 중간중간 훑어보면서 기쁜 듯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데 자신이 발테르 학교에 다닌다는 이야기와 나이 이야기를 안 했던 것 같은데.




“인간들의 나이는 짐작하기 어렵네. 그래도 열다섯이라... 좀 어리네.  애보다...”

필리아의 말이 끊겼다. 마레이도 그녀의 말을 집중하고 있지 않았기에 그녀의 마지막 말을 듣지도 못했고,  가지 드는 궁금증도 묻지도 못했다. 다만,두 사람의 시선이카페 안에 틀어져 있는 텔레비전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황제께서과 건국절을 맞이하여......




화면 안에서 공왕이 한쪽 무릎을 꿇고 황제의 손등에 키스하고 있었다. 화면 구석에서익숙한 얼굴이 정복을 입고 황제 옆에서 공왕을 바라보고 있었다. 공왕과 똑 닮은 소년도 예식에 맞추어 황제의 손등에 입을 맞추는 것으로 장면이 바뀐다.

“재미없네. 구경할 건 많지만, 시간은 없으니까 마지막에는 제일 좋은 걸 보러 갈까?”


“네, 필리아... 아, 필리아 누나.”

“...... 나, 그 호칭 안 좋아해. 그냥 리아로 불러.”




새로 바꾼 호칭에 질색하며 마레이의 손목을 잡아 이끄는 리아의 모습에 점원은 ‘불장난은 됩니다.‘라며 무표정하게 말했다. 물론, 리아는 ‘헛소리하지마 루르.‘라고 일축했고 카페를 나섰다.





저 위에서 종소리가 들려온다. 묵직한 황동의 울음소리에 계단이 덜덜 떨리는 것만 같았다. 원형 계단 중간중간에 있는 창문에서는 태양 빛이 아스라이 들어오고 있었다. 먼지가 반짝이며 허공을 잠시 맴돌다, 그림자 속으로 잠긴다.




“조, 조금만 쉬었다 가요....”



숨이 넘어갈 것만 같았다. 드문드문 창문이 있는 탓에, 계단을 오르다 밖에 풍경이 눈에 들어올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주고 있었다.



“여긴 진짜 마음에 드는 사람만 데리고 오는 특별 서비스라고? 아무나 못 오는 곳이야.”

“네...... 그래도 잠시만요.”



필리아의 말처럼 아무나  오는 곳이 맞았다. 교회에 붙어있는 종탑으로 가는 길에는, 대놓고 큰 글씨로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 인쇄된 종이가 붙어 있었으니까. 가도 되냐고 묻는 마레이의 모습에 필리아는 피식 웃고 자신이 관계자라면서 걱정하지 말라며 그의 의문을 일축했다.





“......거의  왔으니까 좀 쉴까?”

“그 이야기 다섯 번째 인 거 알아요?”


“네 번째야.”



과장은 나쁜 버릇이야. 필리아는 한쪽 눈을 찡긋 감고 벽에 기댔다. 은색 머리카락의 일부가 태양빛을 받아 백색으로 반짝인다.



“크사크루 자매의 수업은 듣고 싶어도 못 듣는 경우가 허다하지. 워낙 경쟁이 치열해서 말이야. 언니 쪽은 최대한 점수를 주려고 하니까 이해가 되는데. 동생 쪽은 깐깐하게 채점하는 데도 인기가 많아서 좀 신기하기도 해. 남자애들이 많은 걸 보면 역시 외모가 문제이려나.”

필리아는 발테르 학교에 대해서 무척이나 잘 알고 있었다.




“줄리아 파후? 아, 그 북부 전선의 악마 말하는 거지? 외눈 안경이 어울리는 사람이 잘 없는데. 그 특유의 분위기때문에 멋지다 생각이 가끔 들곤 해.”



“이체르 데 발렌타인은.... 음... 공국 출신의 다크 엘프야. 서로가 알고 있긴 한데, 사이가 별로... 아니, 내가 그런 분류를 싫어해서 말이야. 뭐, 직접 만나보면 알거야.”



학교를 다닌지 2주가 지났지만, 사실 학교에 대해서, 선생님들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을 별로 없었다. 발테르 학교에 잘 아는 듯한 필리아의 말에 자연스레 그녀들에 대해서 어느새 묻고 있었다.



“나기사? 아사노? 처음 들어보는데, 검술? 나는 무리고 창을 주로 다뤄서 관심이 전혀 없다보니까. 이름을 들어보면 동대륙 쪽 사람 같은데. 글쎄.”



물론, 필리아가 모든 걸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일리엔과 줄리아의 칭찬을 들을 때마다 어깨가 으쓱해져 버려서 다른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어느새 묻고 있었다.

“이하운..... 현대 전쟁사를 보면 가끔 나오는 사람인데 몰라? 뭐 나 같은 경우는 그 녀석이랑 어머니랑 친하기도 하니까 개인적인 친분은 있는데. 가진 힘에 비해서 털털한 태도가 좋다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직무유기 같은 느낌이 들어서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 ‘냥~’이라며 컨셉을 잡는 고양이 수인 선생님이 전쟁사에 나오는 인물이라는  상상이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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