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화 〉담임선생님의 연구실 [줄리아 파후](1)
아침부터 집은 무척이나 소란스러웠다. 마레이는 두근거리는 마음에 몇 번이나 심호흡하고 있었다. 라벨라는 학교에 갈 때 필요한 물건이라면서 마레이의 가방에 결코 넣을 수 없을 만큼 물건들은 잔뜩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이걸 전부 말인가요?”
“갈아입을 속옷들, 간단한 약품들,필기도구 정도니까요. “
간단한 두통약과 소화제. 그리고 필통 가득 들어 있는 필기도구들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으나, 가방에 꾹꾹 눌러 담아야 할 옷가지들은 너무 많았다!
“학교에서 옷을 갈아입나요….?”
“네, 마레이는 필요할 거라 생각은 하는데, 역시 첫날치고는 조금 많은 것 같네요. 자, 이 정도면 되겠죠?”
의미심장한 라벨라의 말에 마레이는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전적으로 신뢰하는 그녀가 자신에게 도움을 주었으면 줄 터. 포장된 속옷 세트 3개를 가방 맨 밑에 차곡차곡 밀어 넣었다.
“젖거나 더러워진 속옷은 갈아입고, 안에 내용물을 꽉 닫아두면 돼요. 냄새가 날지도 모르니까요?”
학교에서 더러워질 속옷이 왜 있을지 생각해본 마레이였지만, 일단 라벨라가 추천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되는 건가요, 마레이?”
“아, 네에....”
가방을 끌어안고 고개를 끄덕이는 아들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라벨라는 그의 이마에 몇 번이나 입을 맞추었다. 마레이도 싫지는 않은지 작게 우우- 소리를 냈지만 기쁘게 엄마의 애정표현을 받아드렸다.
“여기도 긴장이 된 모양이네?”
“으읏...!”
라벨라는 어느새 마레이의 가방을 한쪽으로 치우고 매우 젊은 새엄마의 애정표현에 바지 위로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는 그의 분신을 조심스레 움켜쥐었다. 움찔움찔 떠는 아들의 모습에 라벨라는 슬쩍 시계를 보았다. 세 번쯤..... 아니, 조금 넉넉하게 가는 게 좋으니까 한 번만 할까.
“어, 엄마 하, 학교 가기전인데.”
“늦지 않게 해줄 테니까.... 엄마 믿죠?”
라벨라의 상냥한 목소리에 마레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라벨라는 의자에 앉아있는 마레이의 앞에 정갈히 무릎을 꿇어앉았다. 검은색 치마로 툭 튀어나와있는 엉덩이를 보자, 그의 분신에 더더욱 피가 쏠렸다.
“괴로워하고 있구나...? 엄마가 다 해결해 줄 테니까. 긴장도..... 괴로움도....”
라벨라는 마레이의 지퍼를 물고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벌려진 사이에 입을 내밀어 사각팬티의 단추를 풀고 빳빳하게 굳어있는 그의 양물을 물고 천천히 끌어내렸다. 불가능해 보이는 그녀의 기행에 마레이는 라벨라의 초록색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고. 라벨라는 그의 손길에 헤프게 웃어 보이고 양물을 입안에 가득 물었다.
“어때요? 이제 긴장이 풀리죠?”
“네에....”
마레이의 얼굴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라벨라는 입안에 남아있는 정액을 모두 삼켜내고 마레이에게 확인시켜주듯 자신의 입을 벌려 깔끔한 안을 보여주었다. 이건 칭찬해달라는 모습이었다. 머리를 쓰다듬든, 키스하든 상관은 없었지만, 자신을 위해 아침부터 고생한 그녀를 위해 진득한 키스를 건넸다.
“이제 출발하도록 하죠. 학교에 관해 설명은 제가 어제 해드렸죠?”
“네, 네! 분명 제국 제1의 국립학교라고.”
“저의 조모님.... 마레이에게는 증조모님 항렬이 되시는 분이 교장으로 계신 학교에요. 혹시나 학교에서 이상한 일이 있으면 조모님을 찾아뵙거나 저에게 말씀해주시면 돼요. 사실 국립이라기보다는 사립이라고 부르는 게 옳겠지만요.”
마레이는 얼굴도 보지도 못한 증조모라는 이름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라벨라는 무척이나 엄격하고 무서운 분이랍니다~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머리 양 끝에 손가락을 하나씩 붙였다. 도깨비를 이야기하는 걸까.
“사립도 아니고 국립, 거기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넘쳐나는 학교라서 전학생이라고 하면 학우들 이상한 눈초리로 볼 수도 있어요. 아파서 그동안 학교에 못 나왔다는 정도로 교사분들과 입을맞추기로 했으니까. 그렇게 알아주셔야 해요? 이해했나요, 마레이?”
“네, 네! 아파서….. 쉰 걸로...”
“고등학생이라… 조금은 그립네요. 제가 좀 더 늦게 태어났으면 마레이랑 같이 학교에 다녔을 텐데.... 아쉽네요.”
“말만은 고마워요.”
어느새 학교에 도착해 있었다. 학교라고 해야 할까. 마레이가 다녔던 농촌학교와는 다른 크기와 높은 건물들의 모습에 잠시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감찰청은 반대쪽이라 매일 같이 바래다주지 못할 것 같아요. 미안해요...”
“괜찮아요.라벨라.”
“대신에 밤에 확실히 옆에 있어 줄 테니까.... 알겠죠? 자, 이제 들어가요. 마레이 화이팅!”
유혹과도 같은 말을 귓가에 속삭이던 라벨라는 짓궂게 웃고는 어린 아들의 엉덩이를 가볍게 두드렸다.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마레이를 한동안 말없이 바라보았다. 건물로 들어간 마레이의 모습이 사라진 것을 바라보다, 아쉬운 듯 몇 번이나 학교를 돌아보며 출근을 위해 걸음을 옮겼다.
“여기가 어디지...”
눈앞에는 마레이가 입은 교복과 똑 닮은 옷을 입은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길을 물어보려 조심스레 지나가는 학생에게 말을 걸어보았지만, 마레이의 작은 목소리는 웅성거리는 소리에 묻혀 그 어떤 사람도 붙잡지 못했다. 작게 한숨을 내쉰 마레이는 창문을 통해 학생들이 통학하고 있는 교문을 바라보았다.
“많네.....”
커다란 건물들이 각양각색을 뽐내며 높게 서 있었다. 낮은 담장 옆으로 수십 대의 마차와 운송기구들이 주르륵 나열되어 있었고 그 옆으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마레이가 살았던 마을 중에 축제로 유명했던 곳이 있었는데, 그 축제기간에 온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인원들이 학교에 들어오고 있었다.
사람이 많은 곳이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부산한 분위기에 약간 현기증이 났다. 학생들이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걸 보니 이제 곧 수업 시간일지도 몰랐다. 마레이는 눈앞에 지나가는 학생들이 사라지기를 가만히 기다렸다. 조금씩 줄어드는 학생들을 보고 다시 교무실을 찾아가려는 찰나 누군가가 마레이를 불러 세웠다.
“거기, 수업이 곧 시작인데 왜 두리번거리고 있지?”
“아, 그게 교무실을..”
“교무실? 여기랑 정반대인데?”
마레이를 압박하고 있는 여성은 무척이나 날카롭게 생긴 인상을 가진 미녀였다. 웨이브 진갈색 머리카락이 어깨 아래까지 내려오고, 깊은 호수를 떠올리게 하는 파란 눈동자를 가진 여성이 외눈 안경 너머로 마레이를 응시하고 있었다. 주변의 학생은 그녀의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서둘러 걸음을 옮기기 바빴다.
“아.... 그게....”
“ 교문 앞에서 기웃거리기에 눈여겨 보았는데. 귀관이 마레이 드 파웬 맞나?”
“네, 넷...!”
그렇군. 하며 고개를 끄덕인 여성은 마레이에게 따라오라 말을 하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마을에서 지나치다 본 군인의 복장과 비슷한, 조금 더 고풍스러운 복장을 한 미녀의 어깨에는 금색 테두리로 치장된 계급이 눈에 들어왔다. 군인인 걸까.
마레이를 인솔하는 여성은 계속해서 말이 없었고, 마레이는 그녀의 뒤를 따라가면서 그녀의 특징을 조심스레 살피고 있었다. 규격에 맞춘 듯 일정하게 나아가는 보폭, 굽이 아주 낮은 검은색 구두. 코트인지 겉옷인지 모를 옷의 정 중앙 두르고 있는 커다란 검은색 벨트. 외눈 안경과 이어진 은색 사슬이 그녀의 걸음걸이를 따라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교무실까지는 얼마나 걸리나요...?”
“이제 곧이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답하는 여성의 말에 마레이는 다시 입을 꾹다물 수밖에 없었다. 외모 그대로 말을 걸기 힘들어 보이는 성격이었다. 마레이는 억지로 말을 거는 대신 다시 그녀의 특징들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구두 위로는 갈색 스타킹이 보였고 종아리 위로는 붉은색 겉옷이 내려앉아 있었다. 온몸을 꽁꽁 감싸 안은 듯 보이는 겉옷도 큰 엉덩이를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마레이는 라벨라와 에르덴을 떠올리면서 그녀의 허벅지 크기를 대충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들어와라. 교실에 가기 전에 간단한 설명을 해주겠다. 이건 강의 열람표와 소개를 적어놓은 문서고, 이건 12반 아이들의 이름표다, 착한 아이들이니 이름을 빠르게 외우면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이건.....”
잠긴 교무실의 문을 열쇠로 열고 들어온 여성은 준비했다는 듯이 마레이에게 이것저것 건네주고 있었다. 교무실 내부에는 마레이와 여성 이외에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어느새 양팔 가득종이를 받아 들은 마레이를 모습을 보고 여인은 무엇인가 생각났다는 듯이 큼큼-하고 목을 가다듬었다.
“내 소개를 잊었네. 이름은 줄리아 파후. 12반의 담임을 맡고 있다. 군인 출신이다 보니 중간중간 딱딱한 말투가 나도 모르게 나오는데, 의도하지 않은 것이니 이해해주길 바라고 고등부에서 전략 강의 총괄을 맡고 있다. 이해했나?”
“네, 네. 아마도요...”
“확실하게 대답해.”
“네, 넷!”
어려운 사람이었다. 당황한 마레이의 대답에 줄리아 파후라 소개한 여인은 입을 가리고 웃어보였다. 목 끝 단추를 메지 않고 깃이 바짝 들어간 와이셔츠는 그녀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듯 했다. 파란 벽안은 상쾌한 바다보다는 깊은 호수를 연상시켰다. 옅은 분홍색의 입술은 립스틱이 아니라 립밤을 대충 바른 듯 번들거리고 있었다.
“앞으로 세 시간은 자율학습 시간이니 지금 상담을 할까?”
“아, 네에...”
자신감 있는 태도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해야 할까. 줄리아는 아주 능숙하게 대화를 진행하고 있었다. 라벨라의 첫인상과 비교를 해도 꿇리지 않을 것 같은 지적인 미녀의 모습에 마레이는 긴장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다 발테르로 오게 된 거지? 전에 살던 주소는..... 방벽 근처군.”
“그... 어, 엄... 아니, 이모님이신데... 돌봐주신다고... 마침 절 돌봐주시던 친척 어르신이 병원에 입원하셔서요...”
“그럼 잠시 있다가 돌아가는 건가?”
“아뇨, 여기서 살 예정이에요.”
줄리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종이에 무엇인가 끄적이고 있었다. 어느새 앉아있는 그녀와 자신의 모습에 마레이는 깜짝 놀랐지만, 줄리아는 계속해서 질문을 이어나갔다. 외 안경을 고쳐 쓰는 지적인 미녀의 모습에 마레이는 침을 꿀꺽 삼켰다.
“마레이 드 파웬..... 교장 녀석인가.... 쯧. 아냐, 아냐. 너도 학생일 뿐이니까 상관없는 이야기야. 공부는.... 방벽 주변 학교라.... 따라가기 벅찰 수도 있겠군. 어렵거나 힘들다면 나에게 말해라, 학생에 관해서 선생들에게 내가 부탁하는 것 정도는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
“네에...“
친절하다고 해야 할까, 배려심이 많다고 해야 할까. 처음 보인 그 차가운 인상과 다르게 줄리아는 섬세한 사람이었다. 길쭉한 흰 손가락이 눈에 들어왔다. 저 손으로 만져지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그런 상상에 마레이의 페니스가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네 친구가 될 아이들도 모두 좋은 녀석들이니까, 크게 긴장하지 말고.”
엉거주춤하게 서 있는 마레이를 보며 줄리아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녀의 눈에는 전학생은 새로운 환경에 잔뜩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실상은 지적인 미녀의 모습에 페니스가 잔뜩 긴장한 것에 불과했지만.
“일단 공지가 내려와서 몇몇 아이들을 소개해줄 테니, 그 아이들을 따라다니면서 수업을 들어보도록 해라. 이 주 정도 여러 수업을 들으면서.... 다음 주는 공국의 축제일이 겹쳤군. 그러면 지금부터 삼 주 정도 수업을 청강해보면서 무엇을 들을 지 생각해보도록 하고.”
지난 학교에서 아무렇게나 시간을 보내던 자신의 담임과 비교해서 열성적인 줄리아의 모습에 마레이는 조금 설레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말할 때마다 드문드문 드러나는 새하얀 치아와 붉은 혀를 보면서마레이는 묘한 상상을 지울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