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6화 〉우리가 누구
"다른 분들은 전부 나가주십시오."
"앨리스.....?"
나는 간절하게 다른 녀석들을 바라봤다. 그런데 웃긴 건, 다들 앨리스의 말을 따랐다는 거다.
"제스님도 전쟁 준비가 필요하겠지요. 특별히 허락하겠습니다."
"아니이!!"
이런 말을 뱉으며 우르르 나간다. 졸지에 천막에는 나와 앨리스 둘만이 남았다.
한 발짝 다가오는 앨리스.
"제스님, 왜 저를 거부하려고 하십니까? 설마 한 번 관계하니 마음이 식은 겁니까?"
"절대 아니지!!"
앨리스는 한번 먹고 버리는 일회용이 아니었다. 암암, 아니고말고.
"그럼 왜 주춤거리는 겁니까?"
"당연히......"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뱉었다.
"너무 무섭잖아!! 그때 5분 만에 사정을 백 번쯤 한 거는 괴로울 정도였다고."
"좋다고 신음을 흘리셨는데요?"
"반사적인 신음이야! 좋으면서도 동시에 아팠어......"
진짜 존나게 아팠다. 고추가 으스러지거나, 부랄이 으깨지거나 둘 중 하나는 될 거라고 진지하게 예측할 정도로.
앨리스는 조금 눈빛을 누그러뜨렸다.
"제가 싫어진 게 아니라면 됐습니다."
"그치? 역시 정직하게 수련......"
"아니요. 덮쳐도 되겠다는 겁니다."
그리 말하며 나를 훅 밀치는 앨리스. 침대에 철푸덕 넘어지자 바로 그녀가 올라탔다.
"에델에게 배웠습니다. 여성 상위......라는 게 있다더군요."
"하!"
그딴 체위는 즐기지 않는다. 왜냐면 여성 상위 자세에서는 내 몬스터가 너무 깊숙이 들어가서 상대가 괴로워했기 때문이다.
'나야 좋지만..... 파트너가 못 버텨.'
눈물 흘리는 상대와 섹스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 걸 설명하려던 찰나, 앨리스의 입술이 나를 덮쳤다.
"으읍!"
츄릅-츄르릅ㅡ. 맛나게 내 입술을 빨아먹는 앨리스.
고작 두 번째인 주제에 조금 실력이 늘었다. 열심히 아랫입술과 윗입술을 흡입하고, 핥다가, 뽀뽀한다.
그 와중에도 음기를 뭉치는 건 잊지 않았다.
'하아아...... 바로 섰다.'
키스로 불끈 커진 내 몬스터. 앨리스는 살며시 손을 내려 옷 위로 쓰다듬었다.
잠시 입술을 떼서 속삭이는 그녀.
"이거, 사랑스럽습니다."
"그래서?"
"삼킬 겁니다. 제 온몸으로요."
"크큭."
당연히 환영이다. 앨리스와 입술을 마주하고 있자니, 얼마 전의 괴로운 기억은 깔끔하게 날아갔다.
나는 올라탄 앨리스를 꽉 끌어안았다. 물씬 향기가 풍기며 코를간질인다.
"킁킁, 좋아......"
"저도 도련님 향기를 좋아합니다."
진짜인가? 그간 전혀 티나지 않았는데? 의구심을 담아 쳐다보자, 앨리스는 황급히 말했다.
"도련님이 자꾸 몸을 비비실 때...... 제가 크게 밀어낸 적은 없지 않습니까?"
"아..... 너도 괜찮았던 거였어?"
"몰래 맡은 겁니다."
검술 교습이나, 앨리스에게 업혀서 이동할 때, 나는 그녀와의 스킨십을 최대로 즐겼다.
그런데 이제 보니 앨리스도 그 상황을 싫어한 건 아닌 모양이다.
"크큭, 뭐야. 나처럼 변태였잖아?"
"아닙니다!! 도련님 수준의 변태는 드물디드문......"
앨리스는 말을끝맺지 못했다. 내가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기 때문이다.
"끄히잇!!"
기묘한 소리를 내며 움츠러드는 앨리스. 나는 편안하게 앨리스의 가슴을 조물거렸다.
탄력 넘치는 살덩이가 손안에서 이리저리 형태를 바꾼다. 단순한 살덩이인데 항상 좋았다.
"앨리스."
"흐으으..... 예?"
"입만 살았어? 얼른 뭐라도 해봐."
내가 도발하자, 앨리스의 눈빛이 변했다. 그녀는 결심한 듯 붉은 기운을 일렁였다.
입술이 가장 진하고, 몸 전체에 옅게 번진다.
"수련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진심을 다해서 이기겠다는 말입니다."
"으, 응? 굳이 그렇게까지는......"
"도련님이자초하신 일이지요."
앨리스는 다시금 입술을 가져다댔다. 이번에는 입술이 아니라 목덜미. 음기를 머금은 입술이 각종 부위를 스친다.
쇄골을 비롯해, 가슴,명치, 배 등이 화끈거렸다. 진한 음기가 지나갔기 때문이다.
화끈거림 이후에 깊숙하게 찾아오는 쾌락. 몸의 중추를 간지럽히는 기분이 적잖이 좋았다.
"하아아...... 돌겠네."
"도련님이야말로 입만 살았군요. 말로는 뭐든 하시면서 정작 관계할 때는 제게도 밀리......"
참을 수 없다. 나도 그녀에게 질세라 양기를 불태웠다. 전신으로 방출하자 어깨를 움찔거리며 당황하는 앨리스.
"후후, 각오하라고. 진짜 최선을 다해서 널 맞이할 테니까 말이야."
"환영입니다."
앨리스와 나는 몸을 뒤섞었다. 드넓은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서로의 몸에 키스를 퍼붓는다.
어느새 옷은 전부 벗겨져 바닥에 있었고, 우리의 몸에는 키스마크가 가득했다.
"하아아, 그거 알아? 양기를 담아서 키스마크를 새기면 더 오래가."
"저도 할 수 있겠군요."
질 수 없다는 듯 음기를 담아 내 쇄골에 키스한다.
내 몸 곳곳에는 붉은 꽃이 피어났다. 문득 앨리스가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열심히 하잖아? 이것마저도 최선을 다하다니......'
욕망에 따라 움직이는 나와는 다르다. 섹스에서도 100점을 받고 싶다는 듯 최선을 다하는 앨리스.
나는 큭큭대며 그녀의 골반을 내위로 올렸다.
"흐으읏. 도련....님?"
"느껴지지?"
앨리스가 나한테 올라탄 자세다. 잔뜩 부푼 내 몬스터가 그녀의 속살을 압박하는 중이었다.
자연스레 앨리스의 애액도 느껴진다. 나는 살살 앞뒤로비벼봤다. 애액 덕분에 꽤 부드럽게 움직인다.
마찰로 인한 쾌락이 상쾌했다.
"할 때가됐어."
"무섭지는...... 않으십니까?"
"까짓거 기절 한번 하면 돼."
내 말에 앨리스는 편하게 웃었다. 그리고..... 그녀의 속살이 나를 감쌌다.
애액 덕분에 부드럽게, 하지만 탄력 때문에 빡빡하게 들어간다. 압박감에 벌써 쌀 지경이었다.
내 몬스터를 넣으며 눈을 질끈 감는 앨리스.
"제, 제가 넣는 것 같습니다.....!"
"원래 여성상위가 그런 맛이지."
삽입을 내가 아니라, 여자가 결정한다. 나름 괜찮은 자세였다. 특히 편하다는 면에서는 만점.
내 몬스터의 뿌리 끝까지 앨리스가 삼켰다. 축축하면서 따뜻한 느낌이 너무 짜릿하다. 거기에 음기가 더해지자..... 나는 싸버렸다.
푸슈우욱ㅡ!
"아..... 안 돼."
"도련님......"
안타까운외침. 하지만 이미 시작된 싸이클을 멈출 방법은 없었다.
나의 질내사정 -> 정액으로 인해 앨리스가 절정 -> 애액 때문에 내가 다시 질내사정. 이렇게 표현되는 사정교환이 다시금 시작되었다.
"끄아아아아아!!"
머릿속에서 폭죽이 터진다. 사정의 연속. 그것도 여성 상위라서 앨리스의 질근육이 움찔거리는 게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쌀 때마다 질이 수축해..... 귀엽다.'
앨리스는 고개를 푹 숙였다. 얼굴은 열심히 가렸어도 신음은 그대로 나온다.
"흐읏, 하으으읏.....♥!! 도련니이임!"
전신을 바들바들 떨며 절정하는 그녀. 벌써 십수 번이나 사정을 교환했다. 이대로면 앨리스도 지치겠지만, 이번엔 내 의식이 빠르게 멀어졌다.
푸슉-! 눈치 없는 정액은 끝도 없이 나온다.
나는 기억하는 마지막 질내사정을 끝으로 의식을 잃었다.
"도련니이임, 매일 먹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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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우리 부대는 출발을 준비하고 있었다.
천인대와 지원군이라고 딸려온 용병 중대. 길 안내를 맡은 레인져 대여섯인 전부였다.
그간 두문불출하던 히폴리타는 출정일인 오늘에서야 얼굴을 내밀었다.
여전히 찰랑이는 그녀의 분홍 머리.
"이야, 오랜만이야?"
"네."
단답이다. 내가 위험한 곳으로 가니까 손절이라도 하려고 하나? 이렇게 생각했다가 바로 접었다.
얼핏 본 그녀의 얼굴은 너무 피곤해 보였다.
"뭘 하다가 왔길래 얼굴이 썩었어?"
"네? 지금 제가 맞게 들은 건가요?"
얼굴이 썩었다. 솔직한 표현이었는데, 조금 실례였던 모양이다.
나는 곧바로 사과했다.
"미안하다!"
"하아...... 이거나 받으세요."
히폴리타가 내민 건 일종의 물약이었다.
"먹으라고?"
"아니요. 뿌리세요. 나중에 수인종하고 싸울 때는 꼭!"
새로운뭔가를 준비한 모양이다. 히폴리타는 항상 그랬으니까 놀랍지도 않다.
레인져는 나를 향해 초조하게 말했다.
"천인장님, 조금 서두르셔야 합니다. 수인종 연합의 진군속도가 기이할 정도로 빠릅니다."
"알았어."
가볍게 일축하고, 내 부하들을 향해 외쳤다.
"우리가 누구?"
"제스 홀란트의 부하!!"
"내가 상품으로 있는 한, 너희는 지지 않는다!"
"와아아아ㅡ!!"
우리는 힘찬 함성과 함께 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