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2화 〉제스 홀란트에게 충성합니까(2)
각양각색의 알몸이 펼쳐진다.
큰 덩치에 걸맞게 우람한 가슴을 달고 있는 병사부터 귀엽고 아기자기한 가슴의 병사도 있었다.
언밸런스하게 작은 체구에 큼직한 걸단 병사도 물론 있다.
나는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툭 뱉었다.
"열 명 전부 했네?"
"예!!"
"근데 이래서는 분류가 안 되잖아."
10명이 있으면 평균 4명은 떨어져야 숫자가 맞는다. 전부 합격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자자, 바지도 마저 벗어봐. 할 수 없으면 탈락하는 거고."
"......"
약간 주저하는 병사들. 하지만 난 저들이 어떻게 할지 알고 있었다.
'원래 처음이 어렵지. 갈수록 쉬워져.'
멀쩡할 때는 미친 짓을 하는 걸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차근차근 미친 짓에 빠져든다면? 가랑비에 옷 젖듯이 반항할 틈도 없이 사로잡히는 것이다.
이미 상의를 벗어 던진 병사들이다. 하의는 조금 더 민감한 부분이었지만, 크게 어려울 것도 없었다.
하나둘 바지를 잡는 병사들. 개중에 부들거리며 외치는 녀석도 있었다.
"저, 저는 못 하겠습니다!!"
"불합격. 얼른 나가."
"......"
"빨리 나가."
말없이 울먹이며 면접장을 떠난다. 그 여자를 보자 면접자들은 더욱 속도를 빨리했다.
완전한알몸이 된 병사들이 총 8명. 차마 하지 못했던 둘은 탈락했다.
"호오..... 확실히 멋져."
보통 여자를 단체로 벗겨 놓으면 썩 보기 좋지는 않을 거다. 뱃살도 있고, 관리가 안 된 부분이 많을 테니까.
하지만 병사는 매일같이 운동하는 직업이었다.
마치 운동선수를 단체로 벗긴 효과. 군살 없는 탄탄한 몸매에 잘 빠진 팔다리가 돋보였다.
'좋다..... 그렇게 여자를 먹었는데도, 이건 또 신기한 경험이야.'
섹스하는 분위기에서야 모두 옷을 벗는다. 그런데 면접이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옷을 벗는 건 느낌이 아예 달랐다.
하나같이 허리는 어느 정도 들어갔고, 골반은 잘 나왔다. 가슴과 키는 제각각인데 눈빛은 다들 불타올랐다.
몬스터가 불끈거려서 참을 수가 없었다.
'하씨, 겁나 따먹고 싶은데..... 아직 면접자가 490명이나 남았어. 참아야겠지?'
불끈거리는 몬스터를 겨우겨우 달래며 말했다.
"자, 가슴을 잡고 유두를 만져라."
"어어....."
이건 완전히 성적인 명령이다. 사실 옷을 벗는 것도 마찬가지긴 했는데, 그건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변명이라도 나올 수 있다.
'뭐 정신력 테스트. 그런 거지.'
하지만 유두를 돌리라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머뭇거리는 병사들. 과연 옷까지 다 벗은 상태에서 포기할까?
그런 녀석이 있기는 했다. 총 8명중에서 3명.
"하아..... 이것까지는 못하겠습니다."
"괜찮다. 안 뽑으면 되니까."
"죄송합니다."
"불합격."
병사 셋이 옷을 챙겨서 우울하게 떠난다. 남은 건 다섯 명. 내 명령을 수행하기만 하면 무조건 합격이라는 거였다.
"에, 에잇....!!"
귀여운 병사가 자신의 유두를 만진다. 굉장히 서툰 손놀림이었지만, 다리를 비비 꼬는 모습이 적잖이 야했다.
바로 합격을 외쳐줬다.
"넌 통과. 내일부터 내 천인대에 들어오면 된다."
"가, 감사합니다!!"
눈앞에서 합격하는 모습을 봤다. 다른 네 명은 참지 못하고 다들 유두를 만졌다. 단체로 유두를 꼬집거나, 움푹 누르거나, 잘 비빈다.
신음까지 터져 나왔다.
"으흐읏!"
"그만 느껴라. 다들 합격!"
"넵!!"
희희낙락하며 옷을 입는 병사들. 이렇게 한바탕 면접이 끝나자 앨리스는 조금 어이없다는 얼굴이 되었다.
"도련님......"
"왜?"
"설마 전부 같은 방식으로 선별하실 겁니까?"
"당연하지. 방식이 달라지면 처음 녀석들만 억울할 거 아니야."
"그건 맞습니다만..... 애초에 비정상적인 방법입니다!"
나는 귀찮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뭐 어때. 앨리스경, 너라면 충성심 없이 저런 짓을 하겠어? 어지간한 존경과 충성이 없고서야 하지 못해."
"그건......"
"말 몇 마디로 판단하는 게 더 이상하지. 말을잘하는 병사는 붙이고, 충성스럽지만 말이 어눌한 병사는 떨어뜨릴 건가?"
솔직히 그랬다.
행동이 아니라 말로만 평가하면 왜곡이 생긴다. 말이 유창하지 않으면 충성을 표시할 방법도 없는 셈이다.
"나름대로 공정한 방식이야. 변태스럽다는 문제는 있지만, 그렇게 따지면 우리 천인대 자체가 문제지."
천인장을 따먹는 천인대가 어디 있나. 게다가 앨리스도 나와 관계를 맺었다.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자 얼굴을 붉히는 앨리스.
"도, 도련님이 먼저 다가오신....."
"알아알아. 아무튼 이게 제스 천인대의 특징이라는 거지."
내 말에 앨리스는 어쩔 수 없이 수긍했다. 강하고 말고를 떠나서 성욕은 내 부하들의 아이덴티티나 다름없다.
나는 천막 바깥을 향해 쩌렁쩌렁 외쳤다.
"다음 조 입장해!!"
"예!!"
착착착 걸어와서 차례대로 앉는 면접자들. 똑같이 10명. 그런데 이번엔 남자가 있었다.
'참...... 남자도 뽑긴 했었지? 제기랄.'
남자라고 그냥 통과시키거나, 아예 시키지 않으면 그것대로 문제가 될 거다.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앨리스에게 말했다.
"잠깐 나가 있을 테니까, 아까 했던 일 좀 해놔."
"아..... 벗기는 거 말입니까?"
"응. 화장실이 좀 급해서 말이야."
"갑자기 화장실...... 일단 알겠습니다."
나는 재빨리 면접장을 나왔다. 쓸 곳도 없는 남자의알몸을 볼 생각은 없다. 어차피 나보다 물건도 작을 거고.
'아..... 그러고 보니까 앨리스랑 에델이 남자 몸을 보게 되겠네?'
뭐 괜찮을 거다. 에델은 밤노예 출신, 앨리스는 나와 관계한 적이 있으니까. 처녀를 내가 획득한 마당에 사소한 것까지 신경 쓰기는 싫다.
10분쯤 기다리자면접장에서 지원자들이 우수수 나왔다. 이번 통과자는 6명. 개중 남자는 없었다.
'멍청한 자식. 옷 좀 벗는 게 뭐 대수라고.'
아닌가? 반대로 생각하면 온통 여자뿐인 공간에서 혼자 알몸이 되는 거다. 같은 알몸이라도 집중도는 차원이다를 테고......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동물원 원숭이가 된 기분이겠어. 남자한테는 좀 불리할 수도?"
이것도 통과해야 내 부하가 될 수 있다. 그리 생각하며 면접장으로 돌아갔다.
이후로도 면접은 평탄하게(?) 진행되었다.
태어나서 하루에 여자 가슴을 이렇게 많이 본 건 처음일 정도다. 정말 각양각색의 가슴 사이즈에 위치, 형태, 유두의 색과 크기 모양을 견식했다.
'죽어도 여한이 없군. 가슴으로 논문 하나 쓸 수도 있겠어......'
10명이 지원하면, 일반적으로 상의를 벗는 것에서 1~2명이 탈락, 하의를 벗는 거에서 1명이 탈락, 유두를 만지는 부분에서 마지막 사람이 탈락했다.
모두의 앞에서 유두까지 만지면 합격인 셈이다.
'이런 시련을 겪고 들어오면, 나에 대한 충성심으로 무장될 수밖에 없지.'
그렇게 해서 300명 중, 295명을 뽑았고 마지막 10명의 면접을 진행할 때였다.
정원은 딱 5명이 남았다. 그런데 이놈들은 꽤 치열했다.
전원 바지를 벗고 서 있는 10명의 병사들. 하의를 벗을 때까지 단 한 명도 낙오되지 않았다.
"허어어.....얘네 왜 이래?"
"도련님의 말을 빌리자면, 충성심이 강한 거겠지요."
"비꼬는 거야?"
난 툴툴거리며 생각했다. 다음 지시는 당연히 유두인데, 아무리 봐도 거기서 절반이나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
일단 시키면서 생각해야겠다.
"모두 본인의 유두를 만져라! 충성심을 확인하는 거다."
"예!"
기합까지 넣으며 가슴을 어루만지는 녀석들. 단체 자위 현장 같아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떤 병사는 피부가 갈색이었는데, 가슴의 곡선이 너무 유려해서 마치 스포츠 모델 같았다. 그런 인간이 가슴을 주물거리는 광경이란.....
'아, 병사 말고 내 노예하면 안 되나? 아니면 하녀라도.....'
난 에델을 슬쩍 봤다. 하녀는 안 될 성싶다. 아마 고위 마법사가 갈구면 살아남을 하녀는 없을 거다.
"큼큼, 여기까지는 10명이 전부 통과군. 대단한 충성심이야."
"감사합니다!!"
"에델, 혹시 5명쯤 더 받으면 안 되나? 보통은 여기까지 하면 합격이었어."
"안 됩니다. 예산이야 얼마든지 끌어올 수 있지만, 다른 부대에서 호시탐탐 견제하고 있습니다."
다른 부대? 이렇게 바라보자, 에델은 설명을 덧붙였다.
"우리 천인대의 활약이 지나쳤기 때문입니다. 너무 주목받으면 견제하는 세력도 당연히 나타납니다."
"흐음, 정작 병사들은 날 이렇게 좋아하는데 말이야."
지휘관 중 일부가 우리를 견제한다는 모양이다. 그러니 정원 초과 같은 짓을 벌이면, 시비걸릴 수 있다.
어쩔 수 없다. 더 심한 걸 시키는 수밖에.
병사들도 대화를 들었기 때문에 한껏 긴장했다. 절반은 무조건 떨어진다는 걸 이해했으리라.
"자, 너희의..... 질에 손가락을 넣어봐라."
"......"
대놓고 자위하라는 말이 떨어지자 다들 머뭇거린다. 사실 당연한 반응이라서 나는 은은하게 양기를 깔았다.
'기분이라도 좋아져야 시도하겠지.'
면접장 내부에 양기가 풍기자 머뭇거리며 움직이는 지원자가 생긴다. 아까 봤던 갈색 병사는 손가락을 들어 속살에 문질렀다.
스슥-슥-
이내 푹 집어넣는다. 바르르 떨리는 그녀의 입술.
"흐으읏!!"
잠시 할 말을 잊었다. 이렇게 빨리 할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침묵을 무슨 뜻으로 받아들인 걸까. 갈색 병사는 실눈을 뜨더니, 손가락을 두 개 더 펴서 총 세 개를 집어넣었다.
찔걱-
“하윽, 하아아.....”
거친 신음이 흐른다. 면접장이 아니라 침대에 온 수준. 난 다급히 외쳤다.
“합격! 합격이야!! 얼른 빼!”
“네에에....흐응!”
야한 소리와 함께 손가락 3개가 빠져나온다. 난 애액을 예상하고 손가락을 관찰했는데...... 갑자기 전혀 다른 게 보였다.
뚝-뚝-
갈색 병사의 손가락 끝에서 붉은 액체가 떨어진다.면접장에는 차가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처녀막?”
“네에.”
제스 홀란트, 면접을 빌미로 처녀막을 파괴하다.
내 인생 최고의 죄악을 저지른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