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6화 〉그리폰 용병단(2) (56/111)



〈 56화 〉그리폰 용병단(2)

"누나들이...... 왜 있어?"

홀란트 가문의 누나들. 그러니까 성인이 되고 가문을 나간 여자들이 있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확실히  수 있었다.

'물론 열째 누나인지, 열한째 누나인지는 구분하는 건 어렵겠지만...... 아무튼 가족인 건 알겠네.'

한나 누나를 쳐다봐도 누나는 실실 웃을 뿐이었다. 그때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온다.

"오랜만이다, 제스. 네가 기어 다닐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야."
"첫째 누나?"

건장한 체격. 아버지인 하멜을 닮아 사나운 얼굴. 저런 여자는   명밖에 못 봤다.
확실히 첫째 누나였다.

"그래. 일단 구경부터 시켜주마."
"아, 응......"

나는 얼떨떨하게 주위를 둘러봤다. 일단 지하실 같은 분위기다.
건물 자체는 나무 건물인데, 내부 공간이 상당히 널찍했고, 구조는 펍 같았다.
테이블이 군데군데 놓인 채로 사람들이 앉은 구조. 대부분은 여자였다.

'그러니까...... 가진 힘을 고려하면 여자 비율이 높아!'

원래 세계의 남녀 비율은 5:95. 하지만  천인대만 따져도 15:85 정도는 되었다.
그리폰 용병단이라면 응당 그보다 높아야 정상이다. 그런데 남자가  한 명도 보이질 않았다. 전원 여자!!

게다가 가끔씩 보이는 익숙한 얼굴(가문을 나간 누나들)은 또 어떤가. 당최 이해하기 힘들었다.
내가 혼란에 빠져 있자, 한나 누나가 호탕하게 등을 두드렸다.

"푸하하!! 봐봐, 내가 고용할 수 있다고 그랬지? 이제 이유를 알겠냐?"
"어, 어...... 근데  우리 가문 누나들이 많은 거야?"

대답은 첫째 누나한테서 나왔다. 제이카 홀란트. 아주 단단한 누나였다.

"알고 싶나?"
"응."
"그럼 여기 녀석의 성을 맞춰봐라."

제이카 누나가 가리킨  파란 머리의 여자였다. 압도적인 기세는 없어도, 노련한 전사라는 느낌이 풍긴다.
나는 그녀를 보다가 갸웃거렸다.

"모르겠네. 파란 머리가 푸아 가문의 상징이기는 한데, 귀족 가문에서 굳이......"
"맞다."
"응?"
"이 녀석은 푸아 가문 출신이 맞아."

정신이 멍했다. 그냥 되는대로 뱉었는데 진짜로 귀족 가문 출신이었다니.

'그것도 푸아 가문이면 제국의 5대 공작가잖아? 이게 무슨......'

난 황당함을 담아 물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큭큭, 여기서 아무나 뽑아봐라. 그 녀석의 출신을 말해주지."

난 정말 무작위로 사람을 지목했다.

"저 사람."
"모이칸 가문이다."
"그럼 음침해 보이는 저 사람은?"
"그레이 가문."
".....장난이야?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건데?"

제이카 누나는 소리죽여 웃더니 대답했다.

"그건 단장님이 일부러 그렇게 뽑았기 때문이다."
"단장이면..... 제 5황자 전하를 말하는 거야?"
"그래. 우리는 단장님이라고 부르지."

대체 무슨 말인가.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와중, 제이카 누나가 말했다.

"큰 비밀도 아니니 말해주마.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리폰 용병단은 귀족가의 여식들로 이루어져 있다."
"귀족가의 여식......? 그러니까 쫓겨난 사람들?"

바로 이해했다. 그런 사람들로 구성했다면, 누구를 지목하든 출신 가문은 좋을 거다.
 말을 듣고 살짝 눈을 찌푸리는 제이카 누나.

"쫓겨났다는 게, 딱히 듣기 좋은 말은 아니군."
"미안."

난 바로 사과했다. 제이카 누나의 말이 맞다면, 이곳에 있는 그리폰 용병단은 전원 가문에서 쫒겨난 여자라는 뜻이었다.
몰매맞지 않으려면 처신을 잘해야 한다.

"그...... 귀족가의 여식이면 말이야."

나는 한나 누나를 힐끔거렸다. 사실 A급 용병. 그것도 S급에 가까운 A급 용병이 된 누나가 이상한 거다.
원래는 이런 재능이 있으면 귀족가에서도 버리지 않았다.

'바보들이 아니니까 말이야. 여자가 약해서 버리는 거지, 이유 없이 내치는  아니야.'

히폴리타만 봐도 그렇다. 능력이 있으면 출세한다. 즉, 쫓겨난 귀족가의 여식이란 건 재능이 애매하거나 딸린다는 증거였다.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있자, 한나 누나가 등을 팡팡 두드린다.

"괜찮아, 임마. 다들 출신은 귀족가여도 지금은 용병이야. 말  마디로 상처받을 영혼은 아니라고!"
"그, 그래?"

용기 내서 첫째 누나, 제이카 홀란트에게 말을 걸었다. 왠지 여기서 가장 높아 보인다.

"그, 그리폰 용병단은강하다며? 쫓겨난 귀족가의 여식이 모여서 강해질 수 있는 거야?"
"크큭, 당돌하구나. 우리를 고용하러 온 녀석이 말이다."
"아니, 한나 누나가 편하게 말하라고......"
"괜찮다."

제이카 누나는 히죽 웃었다.

"전부 단장님의 은혜 덕분이지."

5황자의 은혜라..... 은혜로 강해졌다는  안 들어도 뻔했다.

"설마 황실의 연공법을 전수한 거야?"
"쉿. 오해하지 마라. 외부로 나가도 되는 열화판이다."
"아하......"

이쯤 되자 이해가 되었다.
그러니까 그리폰 용병단은 재능이 애매한 귀족가의 여식들로 이루어진 용병단이다.
애매한 재능은 황실의 연공법으로 메꾼 모양이고.

나는 새삼 용병단 구성원을하나씩 뜯어봤다.

'확실히 약한 사람은 없어. 소문대로 제일 약해봐야 십인장급...... 하지만 강한 사람도 없다!'

가장 강해 보이는 제이카 누나라고 해도, 우리 가문의 백합 기사단에 들어가기 힘들어 보였다.
한 마디로 평균치가 높지만, 실력은 고만고만한 용병단.
그리폰 용병단의 실체였다.

제이카 누나는 한나 누나한테 말했다.

"한나, 돈은 충분히 가져왔나?"
"당연하지. 슬쩍 엿보니까 어마어마하던데?"

사람의 대화에 나도 모르게 한 발짝 나섰다. 펍처럼 생긴 공간의 중앙으로 가서 돈주머니를 턱턱 꺼낸다.

쩔렁-쩔렁-쩔렁-쩔렁-. 총 4개의 주머니. 하나하나에 상당한 돈이 들어 있었다.

"자, 아무튼 나는 여기에 고용주로 왔어."

홀란트 가문의 누나들을 훑어본다. 대부분은 나를 귀엽다는 듯 보고 있었다.

"나에 대한 정보는 좀 알겠지?"
"그럼, 우리 가문의 대표 망나니였잖아."

열째 누나인가, 열한째 누나의 말이었다. 난 손을 휘저으며 부정했다.

"망나니는 맞지만, 지금도 그렇게 보면 곤란해. 뭣보다 내가 이끄는 부대가  중요해졌어."

나는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새로 투입되는 귀족의 사병들이 오합지졸이라는 점. 그중에서 내 천인대가 비교적 정예라는 점.
따라서 위험한 임무를 맡을 거라는 점까지. 전부 설명하자, 누나들의 얼굴에 기특함이 흐른다.

"이야, 솔직히 가문 나가면서 나보다도 네가 더 걱정됐는데..... 제스 , 다 컸구나?"
"그래......"

제이카 누나조차 내게 다가와 머리를 헝클었다.

"어른이 됐군."

이딴 말을 지껄이면서 말이다. 내가 상상한 분위기를 이런 게 아니었는데.

'제길, 나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아주 은밀한 일처리가 진행되는.....  그런 걸 예상했는데!!'

지금은 마치 명절 때, 오랜만에 친척을 보는 기분이다. 특히 홀란트 가문 출신 누나들 때문에 더 그랬다.

조금 강하게 나가자. 고용주의 위엄을 보여주는 거다.

"주목!! 자, 다들 전쟁에 참여하려고 여기까지  거지?"
"글쎄다."

제이카 누나의 딴청. 나는  가지 사실을 콕 집었다.

"여긴 그리폰 용병단의 지부잖아. 전쟁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다른 곳에 있겠지."
"......"
"이 지부에 있다는 건, 다들 전쟁에 참여하고 싶다는 소리야."

잠시 말을 쉬었다가 뱉는다.

"그리고 나한테 고용되면, 가장 큰 전공을 세울  있어."

드디어 흐르는 적막.
성공했다. 가문의 누나들을 앞세우고, 내가 몰랐던 정보를 퍼부어서 잠시 혼란스러웠지만, 결국 분위기를 내가 잡았다.

'다들 사정은 다양하겠지. 하지만 전쟁에 참여하고 싶으니까 여기 있는 거야. 나는 사정하러 온 게 아니라, 일종의 기회를 주는 거다!'

나는 내려놓은 돈주머니 4개를 가리켰다.

"그러니까, 이 돈으로 여기 모인 전원을 고용할 거야."
"......"
"이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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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자신만만한 거 아닌가 모르겠군."

제이카 누나는 팔짱을 끼며 말했다. 나도 꽤 키가 큰 편인데, 여자인 제이카 누나는 나보다도 컸다.

'피지컬은 진짜 최상..... 재능만 조금 더 뛰어났다면 가문에 남았을 텐데.'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아까의 태도를 고수했다.

"왜? 다들 전쟁에 참가하고 싶은 건 확실하잖아.  큰 공을 세우는 기회를 주는 거야."
"그게 건방지다는 소리다. 우리를 원하는 부대는 많고도 많아."
"흐음."
"너한테 먼저 선택권이 간 건 순전히 한나 덕분이다. 애초에  부대에만 들어갈 생각도 없었고."

그 말에 한나 누나를 슬쩍 확인했다. 잘했냐는 듯 가슴을 쭉 피는 한나 누나. 살짝 출렁이는보기 좋았다.

"만약에 원래 가격대로 하면 얼마나 고용할 수 있는데?"
"여기 있는 녀석들의 삼 분의 일도 힘들다. 아마 사 분의 일 정도일 거다."

여전히 무뚝뚝한 제이카 누나. 순간 괴상한 생각이 떠올랐다.

'애교를 부려? 어릴 때의 추억을 떠올리라고 하면서?'

아니다. 미친 짓이다. 뭣보다  존엄성을 그렇게 떨어뜨릴 생각은 없었다.
역겹기도 했고.

난 잠시 고민했다. 이 사람들은 돈 때문에 전쟁에 참여하는 게 아니다. 돈을 원한다면 위험한 전쟁 말고도 선택지가 많다.
그렇다면...... 참전하려는 이유가 중요하다!

"제이카 누나는 왜 참전하려는 거야?"
"응?"
"솔직히 돈만 보면 안전하게 몬스터나 잡는  맞지. 언제 버림패로 쓰일지 모르는 전쟁에  끼어드는 거야?"
"......"

잠시 망설이는 누나. 그때 다른 곳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그 열째 누나인지 열한째 누나인지 헷갈리는 사람이다.

"그걸 여기서 물어본다고 말하겠니?"
"왜..."
"다들 사정이 있어. 가문에서 방출되자마자 그리폰 용병단에 들어온 것도 아니니까, 떠도는 사이에 각자 사정이 생긴 거지. 단원들이 전부 있는데, 그걸 말할 리가 있어?"
"아......"

말하기 싫은 개인 사정. 이해할 있었다. 뭣보다 여기 사람들은 죄다 '애매한 강자'다.
즉, 수련하기 전에는 평범한 축에 속했을 거고 어떤 일을 당해도 이상하진 않았다.

'그래 봐야 성적인 일은 거의 없었겠지. 약한 남자도 아닌데 뭘.'

문득 상상해봤다.
이런 세상에서 '약한 남자'로 살아간다면? 양기에 굶주린 여자들의 포로가 되어 미친 듯이 따먹힐 거다.
먹다가 질린 여자들이 어딘가로 팔아치우면, 거기서 다시......

상상하기도 싫다. 아무튼 사정은 전부 다르다는 거였다. 그렇다면 내 자신을 광고하는  필요하다.

'내 장점을 부각시킨다. 매력적으로 보이면 알아서 오겠지!'

주위를 둘러봤다. 다들 자리에 앉아있지만, 시선은 내게 꽂힌 상태. 적어도 관심은 있다는 뜻이었다.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연다.

"자, 나와 함께하면 좋은 점을 하나씩 말해줄게. 끌리는 사람들은 순순히 고용되는 게 좋을 거야."
"협박이냐?"
"첫 번째, 공적을 세우기 쉬워."

단독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다.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전부 독자적인 공적이었다.

"공을 세워서 인정받고 싶은 사람들은 내 뒤쪽으로 와. 다른 곳에 가봐야 고생만 하지, 비슷한 공을 세우진 못할 거야."
"흐으음."

신음하는 제이카 누나. 잠시 기다리는데, 한 사람이 벌떡 일어나서 내 뒤로 걸어갔다.

저벅저벅.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귀를 스친다.

"원래 나라를 지키는 게 꿈이었어......"

훌륭한 자세다. 내심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다시 몇 명이  뒤로 이동했다. 이곳의 인원이 50명쯤이었는데 그중의 20% 정도다.
난 다음으로 넘어갔다.

"두 번째, 체링겐 가문의 신동과 일할 수 있어. 다들 이름을 들어봤지? 히폴리타 체링겐 말이야."

이번엔 내 참모를 팔았다. 허위광고도 아니니까 문제 될 건 없다.

"뛰어난 지략가와 싸우는 건 드문 경험이야. 특히, 제국에서 인정받을 정도라면 말이야. 신기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뒤로 와."

내 말을 들은 용병 일부가일어선다. 그들은 옅은 미소를 띠며 내 뒤로 넘어갔다. 이번엔 전체의 15%쯤.

"세 번째, 제국의 백합한테 배울 수 있어. 다들 이름은 들어봤지? 우리 가문의 앨리스경 말이야."

몇 번이나 써먹었던 앨리스를 또 들이밀었다. 그리폰 용병단엔 압도적인 강자가 없다.
앨리스의 가르침이라면 충분히 매력적일 터.
전체의 15%가 다시 넘어왔다.

'여기까지 절반...... 좋긴 한데, 이제 어쩌지?‘

남은 절반, 대략 25명의 용병은 흥미롭다는 눈빛이었다. 그중 하나인 제이카 누나가 입을 연다.

"끝인가? 아까는 자신만만하더니."
"기, 기다려봐!!"

 부대처럼 성욕으로 유혹해? 그게 먹히긴 할까? 보통 여자면 몰라도 이곳 용병들은 귀족가 출신이다. 나름대로 남자를 접할 길이 있었을 텐데......

일단 질러보자.

"나, 나와 일할 수 있어!!"
"너한테 고용되면 너와 일할 수 있다고? 당연한 거잖나."
"그니까...... 나랑 밤일도 할 수 있어!"
"......"

갑자기 흐르는 정적. 누군가 풋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풉."

그걸 기점으로 지하실에 웃음이 가득 찬다.

"푸흐흐흐, 밤일?"
"크크큭, 끌리는 건 맞는데 말이애...."
"하하하하!! 한나 말대로 제정신은 아니야."

한바탕 웃어제낀 용병들. 제이카 누나는  어깨에 손을 얹고 말했다.

"이 누나한테도 밤일을 해줄 거냐?"
"피, 핏줄은 제외!!"
"흐흐, 정신은 박혀 있구나."

어떻게  거지. 그냥 웃음으로 끝난 건가.
조금 의기소침해질 찰나, 누군가 드르륵 의자를 끌고 일어났다. 강렬한 빨간 머리에 조금 치켜 올라간 눈매. 꽤 사납게 생긴 미인이다.

그녀는 거침없이 다가와서는 말했다.

"몸으로 유혹하는 거야?"
"따지자면..... 그렇지."
"흥, 그런 놈들치고 진짜 실한 놈들은 못 봤어."

뭐지. 이런 반응은  신선하다. 어디서 남자라도 몇  만나본 모양이다.
내가 대답하려는 찰나, 빨간 머리의 손이 움직였다. 거침없이 내 몬스터를 움켜쥐는 손.

"우와악!! 뭐, 뭐....."

경악하며 뒷걸음질 치는데, 빨간 머리도 화들짝 놀라서 손을 뗐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내 사타구니를 보는 그녀.

"방금..... 진짜 물건이야?"
"당연하지!! 멋대로 만져놓고는!"
"아, 아니......."

꿀꺽. 침을 삼키는 빨간 머리. 녀석은 내 몬스터를 만졌던 감각을 상기하더니, 이내 내 뒤로 걸어갔다.

뚜벅뚜벅ㅡ

"뭐야? 나한테 고용된다고?"
"응. 그 정도 물건을 맛볼 수 있다면야. 목숨도 걸지."
"......"

뭔가 오싹하다. 근데 중요한 건 그녀처럼 빨간 머리인 여자 몇 명이 같이 넘어왔다는 거다. 총 4명.
그들은 조용히 쑥덕거렸다.

"미니, 얼마나 컸길래 그래?"
"대박이야. 발기 안 한 상태가 어지간한 남자들보다......"

대충 이런 대화가 오간다.
성적으로 부끄러워지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제기랄, 내 귀여운 병사들이랑은 느낌이 또 다르네.'

내 천인대가 남자에 환장한 모쏠의 느낌이라면, 저기서 쑥덕이는 4명은 사냥꾼의 느낌이 강했다.
도리어 내가 무서워질 지경이다.

'대신에..... 스킬은 확실하겠지? 잘하는 여자를 먹는 것도 나쁘진 않아.'

 번쯤은 재밌는 경험일 거다.
나는 이후에도 장점을 겨우겨우 짜냈다.

"내 밑에는 상품 부대라는 게 있다!!"
"오크는 누구보다 많이 죽일 수 있어. 오크에 원한이 있다면......"
"다른 오합지졸과 달리 제대로 훈련받아서......"

이런 식이다. 겨우겨우 80%까지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남은 20%는 포기할까 고민하는 중이었다.

'그래. 50명 중에서 40명은 설득했잖아? 최소 실력이 십인장, 강한 녀석들은 수습 기사 정도는 되니까 충분한 전력이야.'

마침 제이카 누나도 나한테 물어본다.

"생각보다 많이 고용했군. 저 녀석들을 끌고 갈 거냐?"
"으음, 아무대로......"

그래야겠다고 대답하려는 순간이었다.
그리폰 용병단에서 들릴 리가 없는 목소리. 남자의 목소리가 귀에 꽂혔다.

"이야, 내 소중한 아이들을 사십 명이나 데려가는 게 누구야?"

몸이 딱딱하게 굳는다.

천천히 몸을 돌리자, 그곳에는 그리폰 용병단의 단장인 제 5황자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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