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화 〉일하는 중인데요
기사 10명을 채우는 건 금방이었다.
4호점까지 있는데, 고급 회의장의 1호점에서 3호점까지 들리니 끝났던 것이다.
귀족가의 자제를 설득하는 방법은 다양했다. 오릭스 가문처럼 병력을 날리겠다는 협박도 있었고, 협박에 먹히지 않는 놈은 적절한 당근을 병용했다.
'흐으, 덕분에 아버지의 양기를 삼 분의 일이나 썼어. 아껴야겠는데....'
4호점을 가기 전, 나는 한나 누나와 에델에게 선언했다.
"이 정도면 충분해. 더는 필요 없어."
"응? 너 아예 부대의 기사를 전부 흡수하려는 거 아니었어?"
"딱히. 그럴 생각은 없었지. 애초에 그 정도 숫자의 기사면 재정에 문제가 생긴다고."
우리 가문은 원래도 사병이 많은 편이었다. 여기서 더 늘리기만 한다고 썩 좋아지진 않을 거다.
에델은 차분하게 동의했다.
"맞습니다. 저도 제스님을 슬슬 말리려고 했습니다. 가주님이 기사를 좋아해도, 갑작스러운 변화는 곤란하니까요."
"뭐 그런 거지."
"그럼 이제 진지로 돌아가시는 겁니까?"
기대를 담아 물어보는 에델. 고급 회의장을 돌아다니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난 그럴 생각이 없었다.
'이왕 놀 기회가 생겼는데, 안 노는 것도 곤란하지 않나?'
1, 2, 3호점이야 난리를 쳤으니 다시 갈 수 없다. 하지만 4호점은 아니었다.
그냥 슬쩍 들어가서 천인장 직함을 대며 즐기면 그만이다.
"가서 고오오급 노예는 어떤지 맛봐야지!!"
"......마음대로 하십시오."
에델은 눈을 감고 대답했다. 정말 싫다는 표현이기는 한데, 내가 신경 쓸 바는 아니다.
우리는 고급 회의장 4호점으로 향했다.
크게 지어진 3층짜리 여관. 역시나 건물엔 <민간인 출입 금지> 따위가 붙어 있었다.
딸랑-
식당과 카운터가 눈에 들어온다. 꽤 널찍한 공감이었다.
"관계자이십니까?"
들어가자마자 나를 반기는 접수원. 검은 머리에 평복. 착하게 생긴 인상이 눈에 띄었다.
"맞아. 여기 신분패."
2호점 때처럼 접수원은 면밀하게 확인하더니 꾸벅 인사했다.
"천인장님을 뵈어 영광입니다. 즐거운 시간 되시길."
"으음.... 즐거운 시간은 좋은데 말이야."
"네."
"그쪽 가슴 좀 만져도 되나?"
멀쩡히 일하는 여자의 가슴을 능욕한다. 그냥 노예를 먹는 것보다는 훨씬 끌렸다.
내 말에 살짝 당황하는 접수원.
"어..... 업무 중에는 곤란합니다. 올라가시면 노예들이 많으니....."
"그게 아니지. 업무 중이라서 꼴리는 거잖아."
그리 말하며 카운터를 훌쩍 뛰어넘었다. 좁은 공간에 검은 머리의 접수원과 나. 둘이 들어찬 상태.
그녀는 당황하며 나를 살짝 밀어냈다.
"고급 회의장을 지키는 기사님들이 있습니다. 노예가 아닌 여자를 겁탈하면 출동......"
"겁탈이 아니야. 그냥 너랑 사랑을 나누는 거지."
턱을 붙잡고 고정시킨다. 서글서글하게 생긴 게 착해 보였다.
하지만 그게 끝. 이목구비도 동글동글하고 특징 없이 흐릿하다.
'미인이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는 분명히 평균 이하.'
"남자를 만나본 적은 있나?"
"이, 있습니다!!"
"지금은 아니란 거네. 왜 헤어졌지?"
"그, 그건....."
안 봐도 뻔했다. 남자가 귀한 이쪽 세상에서 평균 이하의 여자를 만난다? 그냥 양다리를 걸치는 용도일 것이다.
"바람 때문이지? 아마 양다리도 아니고, 최소 네다리쯤은 됐을 거 같은데."
"......"
대답하지 못한다. 네 명 이상이라는 뜻이리라.
난 반대쪽 손으로 그녀의 목덜미를 어루만졌다. 부들부들한 살결이 손가락을 간지럽힌다.
"남자도 크게 능력있지는 않았을 거야. 외모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무..... 무난하게 생긴 녀석입니다!! 그렇게 못생기진...."
"나랑 비교하면? 능력은 또 어떻고?"
"제국의 정예병....."
"별로네."
수습 기사조차 아니다. 남자인데 일반 병사라는 거였다.
'그런 놈한테 문어다리 걸쳐졌다는 말이지?'
불쌍하다. 그래서 탐난다. 손을 내려서 단번에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꺄아악!!"
"나는 어때?"
"무, 무슨....."
"너만 따먹겠다는 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나와 해보는 것 자체가 너한테는 자랑거리일 거 아니야?"
꿀꺽-. 까만 머리 접수원은 어느새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밀어내는 손에도 힘은 빠져 있다.
단지 굴복하기 싫다는 자존심뿐. 반쯤은 넘어온 거나 다름없었다.
엉덩이를 떡 주무르듯 하며 묻는다.
"업무 중이라서 곤란하다고 그랬지? 괜찮아. 나는 박을 테니까, 너는 계속 일하라고."
"불가능......"
"그걸 가능하게 만들어. 아니면 쾌락조차 못 참는 부류인가?"
"아닙니다!!"
역시 자존심은 있었다. 쓸데없는 곳에 발휘되는 게 문제였지만.
그녀의 시선이 흔들린다. 간절한 목소리로 부탁하는 접수원.
“저, 저기 진짜로 업무가 끝나고 하시면 안 되겠습니까.....?"
"이젠 기사 부른다는 이야기는 안 하네?"
난 씩 웃었다. 처음엔 아예 나를 거부했다. 하지만 지금은 타협을 봐서 업무 이후에 해달라고 비는 중이다.
여기서 양기까지 곁들이면?
나는 전신에서 양기를 뿌렸다. 마치 안개처럼 흩어져 그녀에게 흡수되는 것이다.
'이러면 극적인 쾌락보다는 기묘하게 흥분하는 쪽으로 흘러가지.'
반응은 바로 왔다. 눈을 조금 크게 뜨며, 숨을 내뱉는 접수원. 그녀의 볼이 발갛게 물들었다.
"하아아, 양기를.... 뿜으신 건가요?"
"아는군? 역시 전남친이 있다는 건가."
비록 문어다리에 평범 이하의 인간이긴했지만 말이다. 접수원은 고개를 미세하게 끄덕였다.
"네..... 근데 이런 기술은 처음....."
"당연하지. 평범한 기운 양으로는 감당이 안 되는 기술이니까."
응축하지 않고 흩뿌린다. 소모가 꽤 큰 편이었다. 분위기는 적절히 달아올랐다.
난 접수원의 쇄골 부근을 훑으며, 약간 응축된 양기를 접촉시켰다.
"흐읏!!"
잔뜩 긴장한 목소리. 날 밀어내던 손은 이제 오히려 옷자락을 잡고 있었다.
"어때? 전에 만났던 놈도 이 정도는 했나?"
아직 여유는 넘친다. 기운을 몇 배로 더 응축시킬 수도 있었다.
그런데 접수원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쇄, 쇄골에서 이런 느낌은 처음....."
"어지간히 형편없었군."
쇄골을 문지르던 손을 서서히 내린다. 접수원의 블라우스 단추를 하나 풀었다.
툭-
"아..... 안 됩니다. 업무 중이라...."
툭-. 다시 하나. 이제 단추두 개가 풀렸다. 그런데 골이 보이질 않았다.
"뭐야? 설마 A컵?"
"네? 그게..... 꽈, 꽉 찬 A인데....."
갑자기 죄라도 지은 듯 고개를 숙인다. 그게 못내 귀여웠다. 이곳 평균이 C컵. 두 컵이나 부족하면 어지간히 놀림받았을 거다.
"괜찮아. 작은 건 작아서 소중하지."
툭-. 단추 세 개째. 드디어 가슴이 보였다. 아쉽게도 골은 없다. 자연적으로 모일 크기가 아니었다.
"말했지? 가슴 좀 만져도 되냐고."
"네...."
"다시 물어볼게. 지금은 괜찮나?"
접수원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대신에 고개를 살짝 끄덕일 뿐.
됐다. 난 거칠게 손을 집어넣었다. 속옷 안으로 들어가 가슴을 꽉 움켜쥔다.
약간 허전한 기분. 하지만 그녀의 최선이었기에 귀여웠다. 양기를 담아 유두에 뿌린다.
"흐으읏!!"
"좋아? 전남친보다?"
"그, 그...."
바로 나오지 않는 대답. 건방지기 그지없다. 난 곧바로 백허그 자세를 취했다.
그러고는 한 손으로는 가슴을, 다른 손으로는 치마를 만진다. 치마를 공략하는 손은 금방 팬티에 도달해서, 잔뜩 젖은 속살을 만졌다.
이어서 잔뜩 응축된 양기를 방출. 아까와 차원이 다른 신음이 터졌다.
"하으으으으읏!! 너무우 강해애....."
"다시 물어볼게. 전남친은 어땠어?"
"흐에에에...... 별로였어요. 이, 이런 게 진짜 섹스....."
"섹스는 시작도 안 했지."
진짜로 삽입은 하지도 않았다. 그저 손으로 조금 능욕했을 뿐이다.
접수원은 그럼에도 좋다는 듯, 몸을 완전히 기댔다.
"이제는 들이대네? 마음대로 해달라는 거야?"
"하아, 하아......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달라고?"
다그치는 말에 접수원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고는 부끄러움 가득한 목소리로 입을 연다.
"마.... 마음대로 해주세요오....."
"업무 시간인데?"
"일하는 중에..... 넣어주세요."
아주 훌륭한 마음가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