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화 〉즐거운 시간(3)
"잘했다. 잘했어."
마음 깊숙한 곳에서 만족감이 차오른다. 충성심 가득했던 여기사를 타락시켰다.
아니, 타락이라기보단 새로운 세계를알려줬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기사의 세계가 아닌, 쾌락이 가득한 암캐의 세계를.
난 하멜의 양기를 두 방을 덜어내서 대강 여기사한테 뿌렸다.
"끄아하아악!!"
그러곤 절정하는 여기사의 뒤통수를 후려쳐 기절시킨다. 그야 계속 달라고 하면 곤란하니까.
리리나는 모든 걸 잃은 얼굴이었다.
"이, 이럴 수가."
자신이 가진 지위도 사라졌는데, 부하의 충성마저 내게빼앗겼다.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응원까지 했건만 부질없었던 것이다.
그녀에게 남은 건 가슴을 가린얇은 속옷뿐.
'이건 잠시 남겨주자.'
리리나를 다시 들어서 침대로 내던진다. 여기사가 당한 꼴을 봐서 그런지, 더 이상 날뛰는 기사는 없었다. 다들 눈을 피하고 있을 뿐이다.
주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굴욕당하는 걸 볼 수 없다는 의지였다.
저것마저도 곧 쳐부술 계획이었고.
리리나는 아까처럼 바락바락 저항하지 못했다. 훨씬 힘없는 말투로 입을 연다.
"내게 무엇을 더 하려고.... 대체....."
"다 빼앗아갔지."
"그래!! 난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조금 미안해서 말이야. 선물을 줄 생각이야."
'쾌락이라는 선물.'
씨익 웃었다. 하멜의 양기는 이미 깊숙이 집어넣은 상황.
아까는 빨리 여기사를 굴복시킨다고 사용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오히려 느긋하게 먹을수록 행복하다.
난 리리나의 턱을 어루만졌다. 아까는 소스라쳤는데, 지금은 반쯤 포기한 그녀.
"마음대로 해라. 반응하지 않을 터이니."
"크크큭, 그게 네 마음대로 될까?"
천천히 양기를 끌어올린다. 노예나 산적을 상대할 때처럼 아낄 생각은 없었다.
기운의 양과 회복력에 한해서 나는 천재다.
그리고, 천재의 재능을 여기다 쏟아부을 생각이었다.
독보적인 크기의 양기가 흘러나온다. 거기에닿은 리리나는 질색했다.
"이, 이 부정한 기운!! 나를 이걸로......"
"처음에야 반항할 수 있겠지."
리리나의 머리를 꽉 붙잡고 얼굴을 감상했다. 붉은 눈동자에 시리도록 흰 피부. 뱀파이어를 연상시키는 외모다.
머리를 쓰는 타입이라 그런지, 탄력이 마구 넘치진 않았지만 곡선은 확실한 몸매.
리리나를 내게 쏘아붙였다.
"저급한눈깔로 훑으니 좋더냐? 그 어떤 사내도 감상하지 못한 거니 실컷 해봐라!! 그걸로 네 추악한 욕망을 만족시켜!!"
"내 욕망? 틀렸어."
이곳은 남자가 최고인 세계였다. 여자는 어디까지나 매달리는 역할.
내가 리리나 따위에게 달라붙어서 욕구를 해소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상대가 앨리스 경이라면 또 몰라.'
전신에 양기를 둘렀다. 하멜 같은 농도는 없어도, 양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손을 뻗어 리리나의 목부터 어깨, 팔까지 지나갔다.
"하, 틀린 게 아니라 정확히 맞춘 것 같은데? 지금도 네 욕망을 푸는 것 아니......냐!"
리리나의 문장 마지막이 조금 흔들렸다. 양기에 의한 쾌락이 전해졌을 터. 처녀인 그녀 입장에선 낯설고, 버티기 어려울 거다.
양기를 끊임없이 뿜어내며 이번엔 하체를 공략한다. 난 짤막하게 말했다.
"마사지나 해줄게."
"날 위한다는 것처럼 말하지..... 마라앗!"
리리나는 간신히 버텼다. 물론 마사지를 시작했을 뿐이니 가능한 거다. 천천히, 하지만 착실하게 근육을 풀어준다.
발끝부터 시작해서 종아리를 지나 허벅지까지 올라왔다.
이걸로 양기가 구석구석 스며들어, 전신이 짜릿할 거다.
'지구 기준으로는 여자들이 겁나 좋을 때, 척추를 타고 쾌감이 올라온다고 했던가? 지금은 발끝부터 올라오겠어.'
이미 통상적인 섹스의 쾌락을 넘어섰을 터. 그럼에도 리리나는 신음을 흘리지 않았다.
"인정할게."
"네 추악한 욕망을 말이...냐?"
"그것보단.... 참을성이 대단하네."
그 이상으로 표현하긴 좀 그랬다.
리리나의 속살은 축축이 젖어 있었으니까.
방울방울 맺혀 떨어질 듯한 애액. 저게 흘러나오게 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이제 좀 안쪽으로 간다."
"......"
어쩐 일로 리리나의 대답이 없다. 슬쩍 확인하니 그녀는 입술을 달달 떨며 눈을 감고 있었다.
마치......
'첫날밤 치르는 처녀 같은데?'
실제로도 맞긴 했는데, 이 녀석한테 대입하니까 좀 묘했다. 난 차근차근 허벅지 바깥에서 안쪽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탄탄한 부위에서 조금은 부드러운 곳으로.
양기를 끝없이 뿜어내는 손길이 공략한다. 문지르고, 비볐으며, 꾹 눌렀다.
리리나의 속살은 애액을 더욱 토해냈고, 마침내 침대를 적시는 순간.
그녀는 달뜬 숨을 뱉었다.
"하으윽."
"항복 선언인가?"
"절대....흐읏!"
조금씩 신음을 흘리는 리리나. 솔직히 말하자면, 내 몬스터가 불끈거려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눈물을 글썽이는 붉은 눈동자, 투명한 피부 아래로 달아오른 열기. 자꾸만 애액을 토해내는 속살을 보며 어떻게 참으란 건가.
난 그녀의 보지 둔덕을 꽉 움켜잡았다.
"흐아아악!!"
"박아달라고 해봐."
"아, 아니.... 네 욕망을.... 표출해라. 받아...주겠다!!"
끝까지 우기는 리리나. 나는 보지 둔덕에 대고 양기를 폭발시켰다. 최대한 빨리, 회복할 수 있는 선에서 최고치를 뽑아낸다.
그러자 리리나의 손이 방황했다. 더듬거리다가 침대보를 잡고 마구 꾸기는 리리나.
그녀의 붉은 눈동자에선 동공이 조금씩 커지고 있었다.
"아, 아...... 그만해. 그만."
"뭐? 박아달라고?"
"그....."
왈칵-! 절정을 뜻하는 애액에 쏟아진다. 그녀의 사타구니는 물론, 무릎 부근까지도 확실하게 튀었다.
발작하지 않고, 절정을 견딘 것만으로도 대단하지만 슬슬 한계일 거다.
'여자의 절정의 이어질수록 더 강렬하니까!'
첫 절정 이후로도 끊이질 않고 가해지는 쾌락. 그 천상의 연타 속에서 리리나는 마침내 한 문장을 완성했다.
"바, 박아줘."
"응?"
"박아줘어어어어!!!"
나도 참기 힘들었던바, 망설이지 않고 리리나의 골반을 잡았다. 정상위 자세로 지체없이 삽입.
분명히 윤활유는 충분했다. 질을 채우고도 모자라 무릎까지 튀지 않았나.
그런데 내 몬스터는 잘 들어가질 않았다.
마찰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사이즈의 문제.
신음을 흘리던 리리나는 입을 쩍 벌렸다.
"꺼어..... 꺽!!"
"좀참아봐!!"
허리를 살짝 뒤로 뺀다. 귀두도 들어가지 못했던지라 별 느낌도 없이 나왔다.
그러고는 귀두를 입구에 슬금슬금 비빈다.
'내 몬스터에도 충분히 묻히고...... 넣는다!'
허리를 가볍게 튕긴다. 하지만 쉽사리 들어가는 일은 없었다.
날 가로막은 건 뻑뻑하디 뻑뻑한 질벽.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벌어진 적 없는질벽이 몬스터의 진입을 저지했다. 정작 그 주인은 나를 애타게 원하고 있건만.
"커헉..... 넣어줘. 더 깊게....!!"
"하아."
힘으로 넣으면? 들어가긴 한다. 그야 근력이 압도적이니까 당연하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을까?
일종의 학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찰나, 리리나가 내 어깨를 덮석 붙잡는다.
애처로운 붉은 눈동자는, 간절히 빌었다.
"부서져도 되니까, 넣어줘......"
"하."
부서져도 좋다는데 거절할 게 뭐 있나. 리리나의 골반을 붙잡고 그대로 쑤셔박았다.
몬스터의 뿌리까지 깊숙히!
"꺼어어억!!"
서로 떨어지지 않으려는 질벽을 강제로 이별시킨다. 그들은 성난 침입자를 거세게 압박했다.
쪼임이 미쳤다는 소리다.
애액의 철퍽거림과 질벽의 타이트함이 만나 극상의 감각을 전달한다.
이제 고작 한 번 삽입했을 뿐. 난 리리나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왕복을 시작했다.
어느새 내 움직임에 맞춰 허리를 들썩이는 리리나.
"하으읏,하읏! 더 빨리, 좀 더!!"
미친 듯이 허리를 움직인다. 나는 섹스 그 자체에 완전히 몰입했다.
방에는 끝없는 신음이 울려 퍼진다.
"끄아아앗!! 네, 네 욕망이 대단....."
"똑바로 말해!!"
"더, 더 해주세요오오......"
그녀는 쾌락 앞에 굴복했으며.
이날, 리리나는 27번의 절정을 맞이하게 되었다.
오랜만에즐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