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3화 〉히로인이 되기 전에..
결국 눈을 질끈 감아버린 디아나를 보며 속으로 쓴웃음을 삼켰다.
그런 그녀의 태도가 이해 안 되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껏 버틴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디아나는 이런 쪽으로는 면역이 아예 없을테니까. 그럴만도 한 게 그녀와도 꽤나 빈번하게 관계를 맺긴 했지만 그렇게 맺은 관계라고 해봐야 평범한 연인들이 맺을 법한 보통 섹스가 전부였으니까.
그게 보통이자 섹스의 전부라 알고 있는 사람한테 갑자기 이런 비상식적인 광경을 들이민 꼴이니 흥분된다기 보다는 그저 당혹스럽게 느껴질 뿐이겠지.
그래서 직시하기 보다는 차라리 외면하는 걸 택한 것일테고.
그렇게 눈을 질끈 감고 있는 디아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여전히 내 물건에 대고 열렬하게 키스를 퍼붓고 있는 레이시아를 향해 시선을 내렸다.
"흐으.. 흣.."
질리지도 않는 것일까.
하긴 노출벽과 더불어 은근히 마조적인 성향을 지닌 레이시아다.
그런 그녀에게 있어 소꿉친구이자 수하나 다름없는 디아나가 자신의 추태를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고 있는 상황은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자극일 터.
뿐만아니라 본인이 감추고 있는 괴랄하기 그지없는 성벽을 들킬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되니 모르긴 몰라도 지금 레이시아의 머릿속은 순수하게 이 상황에 대한 쾌락으로만 가득 차 있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니 질릴 리가 있겠는가.
"레이시아."
흥분과 쾌락으로 아름다운 얼굴을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있는 지그시 내려다보다가 나직한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니 서로 다른 곳에서 반응이 튀어나왔다.
분명 내가 부른 건 레이시아였는데 왜 디아나가 저렇게 몸을 움찔거리는 것일까.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생각하며 내 목소리에 반응해 키스를 잠시 멈추고 날 향해 시선을 던지고 있는 레이시아와 똑바로 눈을 맞추었다. 그리고는 그녀로 하여금 보란듯이 턱짓을 해대며 디아나 쪽을 가리켰다. 물론, 디아나가 어쩌고 있는지 한 번 확인해보라는 뜻이었다.
그 순간 레이시아가 반응이랍시고 보여준 것은 참으로 복합적이었다.
몸을 움찔하고 크게 떨며 흠칫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걸 보면 디아나가 자신의 추태를 보며 경멸어린 표정을 하고 있을지는 않을지 걱정이라도 되는 모양인데ㅡ
"흐우.. 흐.."
그런 것치고는 평소보다 훨씬 촉촉하게 젖어있는 분홍빛 입술 사이에서 새어나오는 숨소리가 굉장히 거칠었다.
마치 불안과 기대를 동시에 느끼고 있는 듯한 그런 모습이라고 해야할까.
그리고 불안보다는 기대 쪽의 크기가 명백히 커보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달랑 천 한 장만으로 가려진 자신의 음부를 저렇게 손으로 꾸욱하고 누르면서 오줌이라도 싼 것마냥 몸을 부르르 떨어댈리 없으니까.
오랜 친구에게 매도당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상상하기라도 한 것인지 눈을 꼬옥하고 감은 채 딱 보기 좋게 육감적인 몸을 가늘게 떨어대던 레이시아가 이내 꿀꺽하고 침을 삼켰다.
그렇게 잠시동안 가느다란 목을 작게 떨어대던 그녀가 이내 그것을 천천히 돌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디아나가 서 있는 방향을 향해서였다.
그런 식으로 천천히 돌아가던 레이시아의 얼굴이 마침내 디아나 쪽을 향한 순간, 그리하여 아까 전부터 두 눈을 질끈 감고 있었던 디아나의 모습이 그녀의 청록색 눈동자 속으로 박혀든 순간 레이시아의 얼굴 위로 떠오른 건ㅡ
꾸우욱-
다름아닌 실망이라는 감정이었다.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눈에 비춰지니 상심하기라도 한 것일까. 얼마나 상심했는지 나야 모르지만 고운 입술을 저렇게 꾸욱하고 짓씹어대는 걸 보면 보통 실망한 게 아닌 듯 했다.
아마 디아나가 그녀를 배신하고 2왕녀인지 뭔지하는 꼬맹이한테 충성한다 해도 저런 표정까지는 안 짓지 않을까.
오죽하면 그런 생각마저 들 정도로 실망감에 젖어있던 레이시아가 다시 내쪽을 향해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러더니ㅡ
"주, 주인님.."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어마어마한 호칭을 입에 담았다.
촉촉하게 젖은 레이시아의 목소리가 방 안으로 울려퍼진 순간 디아나가 다시 한 번 흠칫하고 몸을 떨어댄 건 분명 그 호칭 때문이었으리라.
물론, 살짝 당황한 건 나또한 마찬가지긴 했다.
허나 민망함으로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과는 다르게 간절하게 뭔가를 청하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그녀의 눈빛을 보고 금방 알아차렸다.
레이시아가 무슨 의도로 그런 행동을 했는 지를 말이다.
지금 레이시아는 화를 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대상은 다름아닌 디아나였다.
쳐다봐주지 않겠다면 쳐다볼 수밖에 없도록 만들 것이다.
가만히 날 올려다보며 협조를 구하는 레이시아의 모습은 꼭 그리 다짐하는 듯 했다.
"우리 강아지가 왜 그럴까?"
그런 그녀의 행동에 발을 맞추기라도 한 건 어디까지나 재밌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쥐어짜일 수밖에 없는 신세라면 무력하게 쥐어짜이는 것보다는 그래도 즐기는 편이 여러모로 낫지 않겠는가.
날 위해서도, 그녀들을 위해서도 말이다.
그래서 그리했던 것이었는데 레이시아라도 내가 평소 산책할 때처럼 그녀를 대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던 모양이다.
내 입에서 흘러나온 익숙한 호칭에 그녀가 당황하는 표정을 얼굴 위로 띄워보이며 살짝 벌려놓고 있던 허벅지를 가운데로 모았다. 그러더니 그 사이를 가로지르고 있던 길다란 천을 다시 한 번 말아쥔 손으로 꾹 누르는 것이 마치 뭔가를 참기라도 하는 듯 했다.
"허, 허락해주시면 안 될까요?"
"뭘?"
"주, 주인님의 늠름한 물건을.. 빨 수 있게.."
"흐음."
레이시아의 청을 듣고 슬며시 침음성을 흘리며 고민하는 척을 했다.
그러다가 이내 그녀를 향해 명령했다.
정 그걸 원한다면 입을 크게 벌리고 혀를 내밀어보라고.
그러자 레이시아가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크게 벌리며 혀를 쭈욱하고 내밀었다. 레에시아의 혀는 그녀의 입술과 비슷한 색을 띄고 있었다. 둘다 똑같이 분홍빛이긴한데 꼴리는 걸로는 혀쪽이 조금 더 꼴리는 핑크빛을 띄고 있다고 해야할까.
내게 메롱이라도 하는 것처럼 입밖으로 쭈욱하고 빠져나와 있는 그녀의 혓바닥 위에다가 물건의 끝부분을 슬며시 올려놓았다.
설마 자신의 혀가 찻잔 밑을 받치는 쟁반처럼 쓰이게 될 줄은 몰랐던 것일까.
레이시아의 몸이 움찔하고 떨리더니 그녀가 살짝이지만 당혹스러워하는 듯한 반응을 내보였다.
빨라고 시켰을 때는 입술은 물론 혀까지 써서 잘만 빨아대더니만 이건 또 다르다는 걸까.
그런 식으로 살짝이지만 당혹감을 내비치고 있는 그녀를 향해 싱긋 웃으며 손가락으로 빳빳하게 선 물건을 슬며시 튕겼다.
그러자 손가락에 맞아 살짝이지만 위로 튀어올랐던 것이 다시 밑으로 내려오며 레이시아의 혓바닥을 '츠업-!'하는 소리를 내며 가볍게 두들겼다.
그 행동을 두 번 정도 반복하니 레이시아의 얼굴 위를 차지하고 있던 당혹이라는 감정의 색이 확 짙어졌다.
"쥬, 쥬인님..?"
혀가 입밖으로 튀어나와 있기 때문일까.
평소와는 다르게 발음이 질질 새는 꼴사나운 목소리로 레이시아가 날 향해 물어왔다.
이게 대체 뭐하는 플레이냐고.
그래서 짤막하게 대꾸했다.
"벌."
"버, 벌히요..?"
"응, 딱 다섯대만 맞자."
그리 말하며 다시 한 번 물건을 튕겼고, 덕분에 예의 그 츠업하는 소리가 다시 한 번 방 안으로 울려퍼졌다.
질끈 감겨있던 디아나의 눈이 슬그머니 띄인 것도 바로 그때였다.
여러모로 심상치 않은 대화를 듣고 있으려니 대체 또 무슨 이상한 짓을 하고 있는 걸까하고 의문이라도 들었던 것일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순간적으로 디아나와 눈이 마주쳤음에도 불구하고 딱히 놀라거나 그러지 않았다. 디아나의 의견은 좀 다른 듯 했지만.
애초에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판도라가 신들이 그토록 열지 말라 했던 상자를 끝끝내 열어버린 이유가 무엇이던가.
다름아닌 호기심 때문이다.
신들이 그토록 열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것만 봐도 상자 안에 심상치 않은 것이 담겨있으리라는 것쯤은 그녀도 충분히 예상했을텐데 그럼에도 그녀는 그것을 열어버렸다.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확인해보고 싶다는, 사소하기 그지없는 이유 하나 때문에.
호기심이란 그 정도로 강력한 감정이었다.
그러니 디아나도 저렇게 이쪽을 힐끔힐끔 대는 거겠지.
나와 레이시아가 벌이고 있는 행위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비정상적으로 느껴지는 것과는 별개로 그 어디서도 접해보지 못했던 행위에 대한 호기심이 디아나를 그리 만들고 있었다.
그런 디아나에게 어디 한 번 네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라는 뜻으로 보란듯이 다시 한 번 물건을 튕겨보였다.
그리고 그것이 레이시아의 혓바닥을 내리친 순간 전과는 다른 반응에 레이시아에게서 터져나왔다.
"흐우읏-!"
달콤하기 그지없는 흐느낌.
활짝 벌어진 레이시아의 입에서 그것이 터져나온 순간 깨달았다. 그녀가 디아나가 다시 눈을 떴다는 사실을 눈치챘다는 걸.
'하여간에 눈치는 진짜 귀신같다니까..'
보아하니 내가 방금 전에 디아나 쪽을 힐끔거린 걸 보고 알아차린 모양인데..
고작 그것만으로 반응이 이토록 달라질 수가 있다는 게 솔직히 좀 놀랍긴 하더라.
그렇게 디아나가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몸을 오들오들 떨고 있는 동안 무사히 체벌을 끝마친 나는 레이시아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부탁했던 작업은 끝내놨으니 다시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보라는 뜻이었다.
그러자 살짝 달뜬 숨을 입밖으로 내뱉은 그녀가 간곡한 목소리로 내게 청해왔다.
"제, 제가 주인님의 뒤로 가도 될까요?"
물건을 빨게 해달라더니만 갑자기 뒤로는 왜 가겠다고 하는 건지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됐지만 일단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허락해주었다.
콕 찝어서 내 뒤로 가겠다고 말한 걸 보면 분명 뭔가 생각해놓은 게 있다는 뜻일테니까.
내 허락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까.
고개를 끄덕이기 무섭게 활짝 웃은 레이시아가 슬그머니 몸을 일으켜 내 등뒤로 돌아갔다.
그래서 대체 뭘 하려고 이러는 걸까.
"그럼.. 시작할게요.."
라고 생각하기 무섭게 등뒤에서 레이시아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이내 희고 가느다란 팔이 뒤에서부터 뻗어와 내 허벅지를 짚었다.
그러더니 슬쩍 옆으로 떠미는 식으로 그것을 벌려대기 시작했다.
저항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지만, 그래봐야 무의미 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일단 떠미는 대로 다리를 벌려주었다.
그렇게 대충 어깨 넓이 정도로 다리를 벌리고 섰을 때, 허벅지를 짚고 있던 레이시아의 손이 물건 쪽으로 옮겨갔다.
천장을 향해 빳빳하게 발기해있던 물건이 가느다란 손가락들에게 잡혀 바닥을 바라보게 된 순간, 레이시아의 가슴으로 추정되는 뭉클한 살덩이가 허벅지를 슬며시 스치며 지나갔다.
그에 슬쩍 시선을 밑으로 내려보니 한껏 자세를 낮추어 내 다리 사이로 몸을 밀어넣다시피한 그녀가 갑옷이라기 보단 차라리 비키니에 가까운 형태를 하고 있는 것에 감싸여있는 풍만한 가슴 사이로 내 물건을 조심스레 잡아당겼다.
아까부터 그녀의 손에 잡혀 바닥을 쳐다보고 있던 물건이 빵빵하게 부풀어오른 끝부분을 시작으로 레이시아의 가슴 사이에 존재하는 틈으로 파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레이시아의 일부 답게 보드라우면서도 동시에 손으로 꽈악하고 움켜쥐고 싶을 정도로 말캉한 것이 양옆에서 물건을 포옥하고 감싸안는 느낌은 뭐라 딱 꼬집어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기묘했다.
확실한 건 굉장히 기분이 좋다는 것이었다.
레이시아의 체온이 물건과 맞닿은 살결을 통해서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통에 그녀의 보지 속에 그것을 밀어넣고 있을 때하고는 다른 느낌으로 기분이 좋았다.
묘하게 안심이 되는 느낌이었다.
꼭 마치 손바닥만한 크기로 변해 레이시아의 품 안에 꽈악하고 끌어안긴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래서 그런 지 몰라도 딱히 별다른 움직임이 없음에도 물건이 징징 울리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쾌감이 장난 아니었다.
'이래서..'
파이즈리 파이즈리하는 구나.
속으로 그리 중얼거리고 있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이대로 끝낼 생각은 없었는지 어디선가 뜨뜻한 액체가 쏟아져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살짝 끈적이는 액체는 분명 레이시아의 침이겠지.
그렇게 윤활유 역할을 해줄 침을 가슴 사이로 듬뿍 투입한 레이시아가 슬며시 팔짱을 꼈다.
그러더니 그녀가 그렇게 고정시킨 것을 조심스레 흔들면서ㅡ
"우움.."
조심스레 내 고환 뒤쪽, 그러니까 흔히 회음부라 불리우는 곳에 대고 입을 맞추었다.
"자, 잠..!"
설마 거기까지 할 줄은 몰랐기에 당황하고 있던 순간 눈으로 들어온 것은..
귀신이라도 본 것마냥 두 눈을 부릅뜨고 있는 디아나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