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이 되기 전에 (323)화 (322/366)



〈 323화 〉히로인이 되기 전에..

"으, 응?"


바이올라의 얼굴 위로 당황이라는 감정이 떠올랐다.


그야 그렇겠지. 아마 나라도 그랬을 거다.

나랑 한 번 해보겠다고 자존심이고 뭐고 다 내던지고 굽히는 쪽을 택하기는 했지만 설마 이런 전개는 생각 못했을테니까.


허나 바이올렛은 가차없었다.

"싫으니?"

바이올렛이 수련복으로 감싸인 동생의 어깨를 손으로 살살 쓰다듬으며 물었다.


어느새 목덜미까지 뻗어나간 그것의 움직임에 그 손 아래에 자리한 것이 흠칫흠칫거리며 동요를 드러냈다.


"싫으면 이대로 돌아서 방을 나가면 된단다."

나는 붙잡을 생각도 강요할 생각도 없다.


모든 건 네가 선택하기 나름이다.


바이올렛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녀의 발언은 딱 거기까지였다.

아무런 미련도 없이 동생에게서 손을 떼어낸 바이올렛이 그대로 팔짱을 꼈다.

어디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번 지켜보겠다는 것처럼.

그런 언니의 태도가 뼈저리게 와닿았던 것일까. 몸을 부르르 떤 바이올라가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


아무리 그래도 거기까진 무리였던 걸까.


라고 생각하기 무섭게 바이올렛의 재촉이 이어졌다.


"하루종일 그러고 있을거니? 이쪽은 특별히 시간을 내준건데."


특별히 선심써서 기회를 줬는데 안 할거라면 나라도 하겠다.


저 말은 분명 그런 뜻이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바이올라로 하여금 보란듯이 날 제 품안으로 끌어당길 이유가 없으니까.


쪽-


소리소문 없이 움직인 바이올렛의 입술이 내 볼을 꾸욱하고 짓눌렀다.

그러더니..

"한 번 더 할까? 할  있지?"

바이올렛의 손가락이 담요에 가려져있던 내 물건을 살살살살 훑기 시작했다.


정확히 그 순간이었을 것이다.

"하, 할게..! 할테니까..!"

어느새 고개를 치켜든 바이올라가 다급하게 끼어들어왔다.


그에 바이올렛이 하던 걸 멈추고 동생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그런 언니의 시선을 받으며-

바이올라가 덜덜 떨리는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륵-

보드라운 살결을 따라 천이 흘러내리는 소리가 방 안으로 울려퍼졌다.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바이올라의 몸 위에 걸쳐져있던 것들이 바닥 위로 떨어졌다.


그렇게 몸에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간 그녀가 수치심으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팔로 자신의 가슴과 보지를 가렸다.


나와 단둘이 있는 거라면 모를까 언니까지 떡하니 자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알몸이 되니 부끄러움을 주체할 수가 없었던 걸까.

새하얀 바이올렛과는 달리 햇볕 아래에서 보기 좋게 그을린 피부를 자랑하는 그녀의 몸이 자꾸만 흠칫흠칫댔다.


바이올라의 몸은 굉장히 아름다웠다.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곡선과 오직 단련된 몸만이 보여줄  있는 탄탄함을 동시에 갖추고 있었으니까.


거기에 흠칫흠칫하는 떨림까지 더해지니 뭐랄까.. 야했다.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소리가 나도록 삼키게 될 정도로.


 소리가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던 바이올렛에게까지 전해졌던 모양이다.

자신이 옆에 버젓이 자리하고 있음에도 동생의 몸을 감상하는데 푹 빠져버린  행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


바이올라가 지켜보고 있는 탓에 차마 대놓고 티를 내진 못하고 대신 한 차례 입술을 삐죽이며 짜증스러운 심정을 드러낸 그녀가 고개를 옆으로 돌려 내 귀를 살짝 깨물었다.


-맘 같아서는 다른 여자한테 눈길조차 안 갈 정도로 혼내주고 싶은데.. 이번만 참는 거야.

"으윽.."

귀를 잘근잘근 깨무는 건 물론 그 안으로 혀까지 밀어넣는 바이올렛의 만행에 몸을 살짝 떨며 앓는 소리를 흘리니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어쩔  몰라하고 있던 바이올라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이, 이제 됐지?"

언니하고 내가 찰싹 달라붙어서 알콩달콩한 광경을 연출하는 모습을 더는 두고만 볼  없었던 걸까.

바이올라가 바이올렛을 상대로 보상을 요구했다.


시키는대로 했으니 얼른 그것을 내놓으라는 어조는 덤이었다.


"아니, 아직 아니지."

"시, 시키는대로 벗었잖아..!"

그 순간 바이올렛의 얼굴 위로 떠오른 건  걸렸다고 말하는 듯한 미소였다.

사악하기 그지없는 표정.

덕분에 깨달았다.

바이올라가 바이올렛이 판 함정에 빠졌다는 걸.


"아직 이안의 의견을 묻지 않았잖니?"


그에 자신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깨달은 바이올라가 아차하는 표정을 지은 순간, 바이올렛이 자연스레 말을 이었다.

"나는 내 반려의 의사를 존중하거든."

"..."


"그가 싫다고 한다면 강요할 생각은 없단다."

설마 그의 의견을 듣지 않고 네가 하고 싶은대로 강요할 생각이었느냐.


그러한 의미가 담겨있는 바이올렛의 발언에 바이올라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얼굴에 핏기라고는  한줌도 찾아볼 수가 없어서 보는 내가 다 안쓰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니 이안에게 허락을 받아내보렴."


네가 정중하게 부탁을 하든 혹은 한 번만 자줄 수 없겠냐고 구걸을 하든 자긴 상관하지 않을 거라고 바이올렛이 말했다.


그와 동시에 내 머릿속으로 울려퍼진 건..

-내가 됐다고 말할 때까지 허락하지마.


전혀 다른 내용의 말이었다.


대체 바이올라를 얼마나 괴롭힐 생각인 걸까.

속으로 헛웃음을 흘리고 있으려니 바이올렛의 말을 듣고 입술을 까득하고 깨물고 있던 바이올라가 이내  향해 간절하기 짝이 없는 시선을 던져왔다.


"이, 이안.."

거기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간절함이 담긴 목소리가 귓속으로 흘러들어왔다.


제발 허락해달라고 간절하게 비는 듯한 목소리.

 목소리와 시선을.. 외면했다.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리면서.

"저런 아직 간절하지 않은가 보구나? 그래서 이안이 혹하기나 하겠니?"


그런 내 태도가 꽤나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동생을 나무라는 바이올렛의 목소리에는 약간이지만 만족감이 섞여있었다.


"파는 물건을 제대로 보여주지도 않는데 과연 누가 그걸 사고 싶어할까."

이어진 바이올렛의 발언에 속으로 헛웃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어리석은 내 동생.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는 한낱 상인조차도 알고 있는 걸 설마 모를 줄이야."

돌려서 까는 솜씨가 아주 예술이었으니까.


나무라는 척 하면서 동생의 몸을 파는 물건취급해버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똑바로 하렴. 바이올라."


엄정하기 그지없는 목소리.


"네게 주어진 기회는 한 번 뿐이니 말이야."


그런만큼 효과또한 확실했다.

아까보다 얼굴을 더욱 빨갛게 물들인 바이올라가 이내 자신의 가슴과 보지를 가리고 있던 팔을 풀었으니까.


덕분에 확인하게된 완전체의 모습은 지독히도 음탕했다.

손을 쫘악 펼쳐서 움켜쥐어도 남을 것 같은 커다란 가슴 끝에 달린 연분홍빛 유두는 꼿꼿하게 선채 그녀가 나와 언니의 섹스를 훔쳐보며 흥분했다는 사실을 남김없이 드러내고 있었으며..

손으로 찰싹 소리가 나도록 때려보고 싶은 허벅지는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보지에서 흘러내온 투명한 액체로 질척질척하게 젖어있었다.


"흑.."


그런 몰골을 내게 보여야한다는 사실이 그리도 수치스러웠던 것일까.

바이올라가 수치심과 굴욕감으로 눈물을 지으며 몸을 파르르 떨었다.

'개꼴리네..'


안 그래도 야한 몸에 떨림까지 더해지니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돌아갈 것 같았다.


헌데 바이올렛은 여기서 만족할 생각이 없는 듯 했다.


"이안이랑 하고 싶은 거 아니었니?"

여기서 뭘 더 하려는 걸까.

"응? 이안의 물건을 네 안에 받아들이고 싶은 거 아니었냐고."

속으로 의문을 느끼고 있으려니 경악스럽기 짝이없는 요구가 바이올렛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러면 마땅히 그곳도 확인시켜줘야 하지 않겠니?"


그러니까 저 말은.. 스스로 보지를 벌려서 내게 보이라는 소리겠지.

내가 잘못 알아들은  아니라면 필시 그럴 거다.

'와..'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 지  수가 없었다. 경악스럽기도 하고 감탄스럽기도 했으니까.

내가 느낀 감상이 그 정도인데 당사자인 바이올라는 어땠겠는가.

그녀또한 언니의 발언 속에 담겨있는 속뜻을 눈치챈 것인지 어느새 바이올라는 입을  벌린 채 경악하고 있었다.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된단다."

물론, 바이올렛은  하나 깜짝하지 않았지만.


 하나 깜짝하기는 커녕 오히려 바이올라에게 압박을 넣기까지 했다.

바이올라로 하여금 보란듯이 담요로 덮여있는 내 허벅지를 슥슥 쓰다듬기까지 하면서 말이다.

그런 언니의 재촉에 대한 바이올라의 대응은.. 거기에 순응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그럴 거라 생각했기에 딱히 놀랍지는 않았다.

지금 바이올라는 매몰 비용의 오류에 빠진 상태였으니까.


자존심이고 뭐고 다 포기하고 겨우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와서 포기한다?

그동안 들인  아까워서라도 차마 그럴 순 없을 거다.


그래서일까.

잠깐동안 수치심인지 굴욕감인지 알  없는 것을 얼굴이 가득 찰 정도로 띄워올린채 몸을 부들부들 떨어대던 그녀가 이내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그녀가 들인 노력의 증거들이 군데군데 박혀있는 손이 불안하기 짝이 없는 떨림을 선보이며 허벅지를 향해 나아갔다.

이윽고 허벅지 윗쪽에 멈춰선 그것이 흠칫하고 그 어느 때보다 커다란 떨림을 내보였다.


일단 할 작정으로 손을 내리긴 했는데 막상 그런 걸 나와 언니인 바이올렛이 두 눈 버젓이 뜨고 지켜보는 가운데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순간적으로 정신이 아득해지기라도 한 것일까.

"흐윽.. 흑..!"


볼을 타고 투명한 눈물이 주륵주륵 흘러내렸다.

그 와중에 흥미로웠던 점은 바이올라의 허벅지를 적시고 있던 것의 면적이 아까보다 훨씬  넓어진 것 같다는 것이었다.


설마 흥분하고 있는 걸까.

애액이 바싹 말라도 모자란 이런 상황에서?


'아.'

생각해보니 그럴만 하긴 했다.

내가  방에서 바이올렛과 떡을 친 게 몇 시간이던가?


그런만큼 지금 우리가 들어와있는 이 방 안에는 내 몸에서 흘러나온 페로몬이 가득 들어차 있을 거다.

땀도 엄청 흘렸고, 다른 것도 엄청 흘렸으니까.


바이올라가 분노해도 모자랄 상황에서 문을 열고 현장을 덮치는 대신 나와 바이올렛의 섹스를 몰래 훔쳐보며 스스로를 위로한 것도 아마 그것 때문일 확률이 높겠지.

냄새를 지워주는 가루?


그것의 효과야 이미 떨어진지 오래일 거다.


원래 그런 종류의 물건은 효과가 강력한 대신 지속시간이 짧은  국룰이니까. 아마 모르긴 몰라도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이 한 시간도  되지 않을까.

안 그래도 남들 보다 몇십 배는 뛰어난 후각을 지닌 바이올라다.


그런 그녀에게 있어 페로몬으로 가득  방 안에 발을 들여놓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은 아마도.. 미약으로 이루어진 호수 속에 퐁당 빠져버린 것과 같지 않을까.

가만히 있어도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  때문에 몸이 미친듯이 달아오르고 숨을 들이킬 때마다 미약과도 같은 효과를 지닌 페로몬이 몸 안을 가득 채울테니 말이다.

'이러다가..'

이상한 쪽으로 눈뜨게 되는 건 아니겠지?

피학성향이라던지 말이다.

'어쩐지..'


동시에 자연스레 깨닫게 되었다.


바이올렛이 동생인 바이올라에게 왜 그토록 가혹하게 굴었던 건지를.

바이올렛의 성향은 기본적으로 사디스트에 가깝다.


그런 성향을 지닌 여자의  속으로 페로몬이 왕창 흘러들어갔으니 그런 식으로 폭주를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거기에 바이올라를 향한 질투심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고.

내가 속으로 추측을 이어나가고 있는 사이 망설임에 빠져있던 바이올라가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입술을 한 번 꾹하고 깨문 그녀가 허벅지 부근에 어정쩡하게 멈춰있던 손들을 허벅지 사이로 밀어넣었다.


그리고는 허벅지 안쪽을 손가락으로 짚은 뒤..

쯔업-

그것을 좌우로 벌려보였다.


덕분에 바이올렛의 그곳처럼 일자로 꽉 맞물려있던 것이 습하기 짝이 없는 소리를 내며 그 사이에 숨기고 있던 분홍빛 속살을 드러냈다.


"잘 안 보이잖니? 보여줄 거면 제대로 보여줘야지."

언니의 발언에 바이올라가 상체를 살짝 뒤로 젖히며 제 보지를 내쪽을 향해 바짝 내밀었다.


덕분에 자세가 굉장히 우스꽝스럽게 변해버리긴 했지만.. 그만큼 더 꼴렸다.

강한 여자가 자존심을 꺾고 굴욕적인 모습을 보이는 광경만큼 꼴리는 모습도 또 없었으니까.

"좀  가까이 와야지?"


 말에 바이올라가 취하고 있던 자세에서 발만 움직여서 나와 바이올렛이 앉아있는 침대 앞까지 다가왔다.

나와 바이올렛이 나눈 섹스의 흔적이 듬뿍 묻어있는 침대와 가까워지니 페로몬의 영향이 더욱 강해진 것일까.


어느새 내 앞까지 다가온 바이올라의 얼굴은 기이할 정도의 열기를 품은 채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분홍빛 입술 사이에서 새어나오는 숨소리도 전력질주라도 하고 온 것마냥 거칠기 짝이 없었고 말이다.

"이안."

"네, 넵?"

날 부른 바이올렛이 속삭이듯 말했다.


어쩌면 네 물건이 들어가게 될지도 모르는 곳이니  손으로 직접 바이올라의 보짓속을 확인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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