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0화 〉히로인이 되기 전에..
입 안으로 들어온 걸 입술을 이용해 슬며시 압박하니 그 끝에서부터 쏟아져나온 액체가 그대로 입 안을 적셨다.
그렇게 입 안으로 쏟아지기 시작한 것은 카트린느의 것하고는 또 달랐다. 카트린느의 것이 단맛이 확 도드라지는 느낌이라면 지금 입 안으로 쏟아지고 있는 것은 달긴 달되 그보다는 묵직한 느낌이 먼저 확 다가온 달까.
그 정도로 레이시아의 것은 굉장히 진했다. 뭔가 농축된 것 같은 맛이라고 해야할까.
얼핏 아몬드를 생각나게 하는 고소한 맛도 나는 것 같아서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다.
그런 식으로 입 안으로 쏟아지기 시작한 것을 꼴깍꼴깍 목구멍 안으로 밀어넣기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아, 저질렀네.'
원래라면 적당히 레이시아의 가슴을 주무르다가 이대로 싹다 버려버리는 게 아깝다는 식으로 접근해서 자연스럽게 그녀의 가슴을 빠는 구도로 갈 계획이었는데 말이다. 유혹에 홀라당 넘어가버리는 바람에 주무르는 건 건너뛰고 빨기부터 해버리는 바람에 아무래도 계획을 좀 수정해야할 것 같았다.
'그나저나..'
엄청 좋아하네.
역시 그 약을 먹게 되면 모유를 뿜어낼때마다 쾌감을 느끼게 되는 걸까.
아무 것도 모르는 척 꼬옥 감고 있던 눈을 슬쩍 떠서 레이시아의 얼굴을 향해 시선을 던져보니 클레어가 그랬던 것처럼 양손으로 제 입을 꼬옥하고 틀어막은 채 몸을 파르르 떨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흐으으.."
미처 다 수습하지 못한 신음소리가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려 내 귓속으로 빨려들어왔다.
덕분에 그쪽이 간질간질거리는 걸 느끼면서 반대쪽 가슴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는 뾰족하게 서 있는 유두를 손가락으로 집어 그대로 쭉 잡아당기니..
"흐으읏..!"
레이시아의 몸이 크게 들썩이며 내 손가락 사이에 끼어있던 것이 뜨뜻 미지근한 액체를 찌이익 뿜어냈다.
손바닥을 축축하게 적시고 그대로 손목을 타고 흘러내리는 그것의 감촉을 느끼고 있자니 그 마저도 아깝게 느껴져서 잠시 가슴 쪽에서 입을 떼어내 그쪽을 향해 가져갔다. 그리고는 팔을 타고 쭉 내달리던 액체를 그대로 혀로 쭉 핥아올렸다.
그렇게 흘러내리던 것을 모조리 내 입안에다가 수습한 뒤 흠칫흠칫 거리며 새하얀 액체를 찔끔찔끔 뿜어내고 있던 그녀의 양 가슴을 손으로 움켜쥐었다. 그 상태로 움켜쥐고 있던 것을 입쪽으로 잡아당겨 나란히 서 있던 두 개의 언덕 끝에 하나씩 매달려있던 열매들을 그대로 입 안에 머금었다.
'이야..'
이게 되는 구나.
신기해서 입 안에 나란히 들어와있는 것을 입술을 이용해 잘근잘근 깨무니 그럴 때마다 뜨뜻 미지근한 액체가 찌익하고 뿜어져나왔다.
"야, 양쪽흐으은..!"
한쪽만으로도 충분히 벅찼는데 양쪽에서 쾌감이 동시에 올라오니 견디기 힘들었던 걸까.
레이시아가 도리질을 쳐댐과 동시에 살짝이지만 습기를 머금고 있던 그녀의 백금빛 머리칼이 내 얼굴을 찰싹찰싹 두들겼다. 그대로 가만히 있으면 뒤로든 앞으로든 쓰러질 것 같았던 걸까. 입을 틀어막고 있던 손을 떼어낸 레이시아가 그것을 이용해 욕실 벽과 욕조를 짚었다.
덕분에 조금 더 깊숙하게 그녀의 품 안으로 파고 들 수 있었고 그렇게 레이시아의 가슴에서 뭔가가 더 쏟아지지 않을 때까지 그녀의 몸에 찰싹 달라붙어있었다.
"..이제 더 안 나오네요."
그에 입 안에 머금고 있던 것을 입밖으로 뱉어내며 그리 말하니 가장 먼저 눈으로 들어온 것은 아까 봤을 때와 비교하면 살짝 커져있는 유두의 모습이었다. 내게 잔뜩 시달린 탓에 그새 살짝 부은 걸까.
눈이 안 갈래야 안 갈 수가 없는 모습에 가만히 그것을 바라보고 있자니 살짝 몸을 웅크린채 몸을 파르르 떨던 레이시아의 몸이 순간 휘청거렸다.
가만히 내버려두면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질 기세라 황급히 몸을 움직여 넘어가는 그녀의 몸을 받치니 그제서야 정신이 좀 들었던 모양이다.
"흐으.."
여전히 쾌감에 절어있는 듯한 숨소리와 함께 레이시아가 살짝 몸을 떨더니 내게 기대서 지탱하고 있던 몸을 조심스럽게 바로했다. 여운이 꽤나 진하게 남은 것일까. 간헐적으로 몸을 떨며 숨을 몰아쉬던 레이시아의 입에서 이내 헛기침이 터져나왔다.
아무 것도 못하고 헐떡거리기만 했던 것이 그리도 민망했던 것일까.
어느새 레이시아의 목덜미는 새빨갛게 물들어있었다.
그런 그녀의 눈치를 살피는 척 고개를 살짝 숙인 채 계속 그녀 쪽을 힐끔거렸다. 잘못을 저지르고는 주인의 눈치를 살피는 강아지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그러고 있으니 그런 내 시선을 느낀 것일까. 이제 목을 넘어 얼굴을 침범하기 시작한 민망함을 어떻게든 털어내보려는 듯 연신 헛기침을 터뜨리고 있던 레이시아의 시선이 이내 내쪽을 향했다.
그렇게 그녀와 시선이 마주친 순간..
"죄, 죄송해요."
그녀를 향해 넙죽 고개를 숙여보였다. 엄청난 죄라도 저지른 것처럼 그대로 바닥에 납작 엎드리기라도 할 것처럼 행동하니 돌아온 건 당혹스러워 하는 반응이었다. 내가 왜 그러는지 순간적으로 이해가 되질 않았던 것일까. 고개 대신 시선만 들어올려 레이시아의 얼굴을 향해 던져보니 커튼마냥 드리워진 앞머리 사이로 얼핏 보인 레이시아의 얼굴에는 당혹스러워하는 듯한 표정이 맺혀있었다.
그 모습을 눈에 담으며 그녀를 향해 밝혔다. 내가 지금 왜 이러는 지를.
원래는 그런 식으로 거칠게 할 생각이 아니었다.
아까 말했던대로 도와줄 생각이었다.
"갑자기 흥분돼서.."
그런데 갑자기 몸을 주체할 수가 없었고, 그러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대충 그런 식으로 변명을 이어나가다 보니 볼 수 있었다. 내 말을 듣고 나서야 내가 갑자기 왜 납작 엎드렸는지 알 것 같다는 표정을 한채 날 내려다보고 있던 레이시아의 눈속으로 묘한 빛이 스치고 지나가는 걸 말이다.
스스로를 제어할 수 없었다는 식으로 내뱉어진 내 변명을 듣고 저번에 내가 카트린느가 음료수라고 착각해서 건네주었던 것을 받아마시고 미소년화 되었을 때 자신한테 벌어져있던 일을 떠올린 것일까.
알만하다는 표정을 한채 입술만 움직여 한 차례 헛웃음을 흘린 레이시아가 그대로 내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는 날 다독이기 시작했다.
"나는 괜찮으니까 그렇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하, 하지만.."
"어찌됐건 해결은 되었지 않느냐."
그러니까 그렇게까지 송구스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내 어깨를 토닥이는 레이시아의 손길에 '아..'하고 나지막한 소리를 내며 몸을 움찔해보이니 그런 내 몸짓 덕분에 방금 제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를 깨달은 레이시아가 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이며 그대로 굳어버렸다.
덕분에 굉장히 어색하기 짝이 없는 침묵이 나와 레이시아 사이로 내려앉았다.
그것이 주는 압박감을 견디기 힘들었던 걸까.
큼하고 다시 한 번 헛기침 소리를 낸 레이시아가 계속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것도 좀 그러니 일단 나가서 이야기하자며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아니, 일으키려 했다.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새어나온 것으로 질척하게 젖어버린 목욕가운이 욕조와 부딪히며 철퍽하고 민망하기 짝이 없는 소리를 내지만 않았다면 분명 그랬겠지.
방금 그걸로 잔뜩 느꼈다는 걸 그 무엇보다 확실하게 알려주는 그 소리에 간신히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어가던 레이시아의 목덜미와 얼굴이 언제 그랬냐는 듯 아까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러니까 민망해서 죽으려고 하던 때의 모습 말이다.
젖을 빨리면서 느꼈다는 사실이 그리도 부끄러웠던 것일까.
레이시아는 그녀 답지 않게 민망함이라는 이름의 늪 속에서 쉬이 빠져나오질 못했다. 그 탓일까. 그녀의 눈동자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배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스치고 지나간 곳중에는 내 다리 사이도 포함되어 있었다. 덕분에 내게 일어난 변화도 확인한 것일까. 어디선가 꿀꺽하고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들은 순간 어쩌면 그걸 빌미로 뭔가를 시도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스스로의 당혹스러움을 수습하기에도 벅차서 차마 다른 시도를 할 엄두까진 나지 않았던 걸까.
입술까지 꼭 깨물어가며 온몸으로 민망함을 표출하던 레이시아는 그 뒤로 한참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머, 먼저 나가보거라. 나, 나는 좀 씻어야할 것 같으니.."
그리고 그게 한참동안이나 침묵하고 있던 그녀가 간신히 쥐어짜낸 말이었다.
민망함 속에서 허우적대다보니 젖은 게 가운뿐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것일까.
레이시아가 치렁치렁하게 늘어져있던 가운을 황급히 여미며 훤히 드러나있던 제 몸을 황급히 가렸다.
"아, 네.."
그래서 더 민망하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척 하며 슬쩍 가운으로 가려진 그녀의 다리 사이를 향해 시선을 던졌다.
그런 내 시선을 느끼기라도 한 걸까.
안 그래도 빨갛게 물들어있던 레이시아의 얼굴이 한층 더 붉게 변하더니 그녀가 손을 파닥거리며 날 욕실 밖으로 밀어냈다.
쿵-!
그렇게 욕실 밖으로 쫓겨난 순간 들려온 것은 황급히 문을 걸어잠구는 소리였다. 그리고 그 뒤로 따라붙은 건..
"으으으으.."
누군가 민망함과 수치심에 몸부림치는 듯한 그런 소리였다.
그 소리를 뒤로한채 벗어두었던 옷가지들을 걸쳐입고 욕실 쪽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접객용으로 놓아둔 소파에 걸터앉아 레이시아가 샤워를 끝내고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러고 있자니..
"아흠.."
레이시아의 모유로 빵빵하게 부풀어오른 배가 주는 노곤함과 적당하게 뎁혀진 방 안의 공기가 선사하는 안락함, 그리고 오늘 하루동안 켜켜이 쌓인 피곤함이 삼중주를 이루며 그대로 내 몸을 감싸안았다.
그와 함께 몰려오기 시작한 잠기운이라는 놈들에게 나름대로 저항을 해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눈꺼풀을 노리고서 몸을 타고 기어올라오는 것들을 고개를 가로젓는 식으로 털어내보려고 했지만 그럴 때마다 더 많은 놈들이 내 몸에 찰싹 들러붙었으니까.
결국 그것을 이기지 못하고 꾸벅꾸벅 졸고 있자니 어느 순간 몸이 붕 떠오르는 듯한 감각이 엄습해왔다.
꾸벅꾸벅 졸다가 그만 깜빡 잠들어버렸던 걸까.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꼬옥하고 감겨져있던 눈을 슬쩍 떠보니 그새 샤워를 끝내고 새 가운으로 갈아입고 나온 레이시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그녀의 품 안에 안겨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순간 기분이 굉장히 묘해졌다. 살짝 낯부끄럽다고 해야할까. 덕분에 얼굴이 살짝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지만 무시했다. 솔직히 부끄러움보다 귀찮음이 더 컸으니까. 이대로 그냥 레이시아의 품에 안겨서 침대까지 직행하고 싶달까.
해서 슬쩍 뜨고 있던 눈을 다시 감고 여전히 잠든 척 연기를 펼치고 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부드럽게 푹신한 침대의 감각이 몸을 끌어안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날 눕혀두고 다시 일하러 갈 생각이었는지 레이시아가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키는 것도.
'어딜.'
그래서 붙잡았다.
잠결에 그런 척 스르륵 떠나가는 그녀의 팔을 손으로 꼬옥하고 움켜쥐었더니 졸지에 내게 손이 잡혀버린 레이시아가 움찔하고 몸을 떨었다.
그렇게 그녀가 동요해서 멈칫한 틈을 놓치지 않고 몸을 뒤척여 그녀를 향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는 몸을 일으키다 말고 그대로 굳어버린 레이시아의 몸 위에다가 다리 한 짝을 올려놓았다.
이제 내게서 벗어나려면 팔은 물론 다리까지 들어올려서 치워야하는 상황.
난이도가 전과 비교하면 몇 배는 상승한 상황이었고, 그 탓에 날 깨우지 않고서 내게서 벗어나는 건 무리라고 판단한 것일까.
피식하고 바람빠지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몸을 일으키기 위해 살짝 들려있던 레이시아의 상체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금 침대 위로 몸을 뉘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일은 내일로 미루고 자기로 한 걸까.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서 따뜻한 걸 찾아 헤매는 척 꼬물꼬물대며 그녀의 품 안으로 파고들어갔다.
아까 욕실에서 쫓아낼 때하고는 다르게 레이시아는 그런 날 밀어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내 접근을 환영하듯 살짝 팔을 벌려가며 파고들만한 틈까지 만들어주었다.
덕분에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잠을 청한다는 사치를 만끽하고 있었는데..
레이시아에게는 그런 내 행동이 얼른 잡아먹어달라고 어필이라도 하는 것처럼 느껴졌던 모양이다.
얼굴과 맞닿아있는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비비적거릴 때마다 내 몸을 꼭 끌어안은 채 등쪽을 토닥거리고 있던 레이시아의 손끝이 움찔움찔하고 떨렸다.
그 상태로 얼마나 지났을까..
스윽-
'..응?'
등쪽에 어정쩡하게 멈춰져있던 레이시아의 손이 갑자기 묘한 움직임을 선보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