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이 되기 전에 (128)화 (128/366)



〈 128화 〉히로인이 되기 전에..

강제 방뇨 사건에 충격받은 척을 하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실제로도 충격적이긴 했으니까. 나름  지랄같은 꼴을 다 보고 살아온만큼 어지간한 것에는 거진 다 면역이 생겼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날 사건 덕분에 깨달을 수 있었다. 난 아직도 멀었다는 걸.


 마치 인간으로서 놓지 말아야할 것을 놓아버린 것만같은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뭐,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그런 느낌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아무튼 그렇게 충격받은 척을 하고 있으니 그런 내 모습이 퍽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그때부터 앨리스가 본격적으로 통제의 손길을 뻗어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통제당한 건 음식하고 물이었다.


그렇다고 날 쫄쫄 굶겼다거나 그랬다는 건 아니고 먹이긴 먹였다. 밥만 먹이는 게 아니라 자꾸만 다른 걸 같이 먹이려 든다는  문제였지만.

손바닥만한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초록색의 환 같은 것이었는데 딱봐도 수상하기 그지없는 비쥬얼이라 처음 봤을 때는 먹지 않으려고 했다.

안 그래도 몸이 축나서 죽겠는데 미쳤다고 정체도 모르는 걸 먹겠는가.

해서 절대로 먹지 않겠다는 것처럼 입을  다물고서 저항의 의사를 내비췄다. 그랬더니 그런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앨리스가 이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한  웃고는 내게 먹이려던 것을 그대로 제 입안으로 집어삼켰다. 그리고는 그것을 한 번 씹어서 뭉갠 뒤에 그대로 내게 입을 맞춰서 입 안에 머금고 있던 것을 넘기는 식으로 강제로 먹이더라.

그렇게 처음으로 맛보게 된 환은 걱정했던 것하고는 다르게  효능 없었다.

몸이 갑자기 뜨거워진다거나 그러는 것도 없고 애초에 먹지도 않은 것처럼 그저 잠잠하달까.

오히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축축 늘어지기만 하던 몸에 약간이나마 기운이 돌아오는 느낌마저도 들어서 혹시모를 부작용을 대비해 카트린느가 따로 챙겨준 걸까하는 생각까지 들기도 했다.

적어도 세 알째를 먹기 전까지는 그랬다는 소리다.


이변이 일어난  세 알째를 받아먹고 휴식을 취하고 있던 와중이었다.


어차피 저항해봐야 결국에는 먹게될 거라는 걸 앞선 두 번의 경험을 통해서 이미 학습한지 오래였기에 굳이 저항하지 않고 내미는대로 넙죽넙죽 받아먹은 다음에 조금이라도 몸을 회복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고 있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아무런 전조도 없이 갑자기 물건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내 의지와는 하등 상관없이 벌어진 일에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해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자니..


"흐응."

맞은 편에서 흥미로워하는 기색이 듬뿍 담긴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꼭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고 말하는 듯한 그 음성이 귓가로 울려퍼진 순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그동안 그녀가 그렇게 기를 쓰고 내게 그 자그마한 환을 먹였던 건 지금  순간을 위해서였다는 걸.


'하.'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설마  이렇게 만들면 저번처럼 내가 제게 애원할 거라고 생각한 걸까.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는 거라면 말해주고 싶었다. 약을 쓸 거라면 조금  화끈한 걸로 쓰지 그랬냐고.


이게 뭐란 말인가.


몸을 불태울 것 같은 열기도 목이 타는 듯한 갈증도 없었다.

그저 제멋대로 발기한 물건 쪽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이 전부였다.

그러니 내가 앨리스에게 애원할 일도 없었다.

라고 생각했는데..

'어..?'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은 건 그로부터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서였다.

시간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확신할 수는 없없지만 대충 5분 정도 지난 것 같은데 물건은 여전했다.

여전히 꼿꼿하게 발기해있었다.

아니, 여전하지는 않았다.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아까보다 조금 더 딱딱해진 느낌이었으니까.

그래서일까.

아까 전부터 물건을 타고 아릿한 통증이 올라오는  느껴졌다. 그와 함께 위기감이라는 놈이 조금씩 고개를 치켜들기 시작했다.

본능적으로 깨달아버렸으니까.

앨리스가 어떤 식으로든 손을 써주지 않는다면 계속 이 상태일 거라는 걸.

혼자서 해결?


그런 일이 가능할  없었다.


팔다리는 여전히 꽁꽁 묶여있는데다가 맞은 편에서 싱글벙글 웃고 앨리스의 낯짝을 보니 내가 혼자서 해결하는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것 같지도 않았으니까.


"왜? 뭐가 잘 안 돼?"


눈이 마주친 순간 싱긋 웃으면서 그리 묻는데 순간적으로 눈이 뒤집힐 뻔했다.


그렇지만  눌러 참았다.

지금 반항해봐야 먹힐 리 없으니까. 오히려 더 험한 꼴만 보겠지.


그래서 이를 악물고 참아보려고 했다.


참아보려고 했는데..


"으으윽.."

 되더라.

물건을 타고 올라오는 욱씬거림은 내가 여태껏 느껴봤던 고통들 중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강렬했다.

아니 이건 단순히 통증이 문제가 아니었다.

남자라면 초조해질 수밖에 없는 위기감이 통증과 함께 올라오는데 등골을 타고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아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덕분에 확신할  있었다. 지금 내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있을 거라는 것을.


차마 고개를 들어올려 물건의 상태를 확인할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렇게하면 보랏빛으로 변한 물건의 모습이 눈으로 들어올 것만 같았으니까.

'시발 이러다가 진짜..'


잘못되는  아니겠지..?

자꾸만 불길한 상상이 눈앞으로 펼쳐져서 호흡이 제멋대로 가빠졌다.


결국 약 15분 정도가 한계였다.

"도, 도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도움을 청하니 다리를 꼬아서 새하얀 허벅지를 보란듯이 드러낸 채 팔짱을 끼고 있던 앨리스의 얼굴 위로 미소가 번져나갔다.


그와 함께 돌아온 건..

"어떻게?"

기가 차서 헛웃음을 짓게 만드는 물음이었다.


어떻게라니, 그걸 지금 질문이라고 던지는 걸까. 딱 보면 알텐데 말이다.


기가 차서 멍하니 이쪽을 향해 싱긋 미소를 짓고 있는 앨리스의 얼굴을 올려다보고 있자니 손가락으로 옆머리를 걷어올린 그녀가 꼬고 있던 다리를 풀었다.

스윽-


치마자락이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앨리스의 허벅지가 좌우로 벌어졌다.


어느새 그녀의 상의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간 그녀의 손이 그 사이에 감춰져있던 검은색 팬티를 슬쩍 옆으로 젖혔다.

괴로워하는  보면서 흥분한 걸까.


그렇게 드러난 앨리스의 음부에 고여있던 투명한 액체가 그녀의 살결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곳에 집중된 내 시선을 느낀 것일까.


"혹시 이걸로?"


슬쩍 웃은 그녀가 팬티를 젖히고 있던 손가락을 움직여 꽉 다물어져있던 음부를 좌우로 벌렸다.


습기를 잔뜩 머금고 있던 것이 좌우로 벌어지며 뭐라 형용키 어려운 노골적인 소리가 마차 안으로 울려퍼졌다. 그와 함께 눈속으로 박혀든 연분홍빛 속살의 모습에 반사적으로 침을 삼켰다. 쿵쾅쿵쾅하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래도 힘이 바짝 들어가있던 물건에 한층  힘이 들어가며 바로 조금 전보다 한결 강렬해진 욱씬거림이 물건을 타고 올라왔다.

그에 인상을 일그러뜨리면서도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만 있다면 정말 소원이 없을 것 같았으니까. 그래서 나름대로 간절하기 짝이 없는 눈빛까지 보내봤는데..

"싫어."

돌아온 대답은 그것이었다.

애초에  생각도 없었다는 듯  향해 선홍빛 혀를 빼꼼하고 내밀어보인 앨리스가 다리 사이로 밀어넣고 있던 손을 빼내 스스로의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었던 곳에 놓여져있던 것이 눈앞에서 보란듯이 거두어지니 진짜 미칠 것 같았다.

그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서 아른거려서 더 그랬다.

"으윽.."


괴로움에 몸을 이리저리 비틀어대고 있자니 날아온 건 선심썼다는 목소리였다.

"정 힘들면 이건 어때? 이걸로는 도와줄 수 있는데."


그에 질끈 감고 있던 눈을 뜬 순간, 시야 속으로 박혀든 건 살결이 살짝 비쳐보이는 검은색 반스타킹에 감싸여있는 그녀의 다리였다.

발로 싸게 만들어서 내게 수치심을 안겨줄 생각인 걸까.

물론 손이고 발이고 보지고 가릴 처지가 아니었기에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만 더 이 상태가 지속되면 물건이 펑하고 터지든 중간이 뚝하고 끊어지든 둘 중 하나일 것 같았으니까. 아마 실제로는 괴사하고 끝나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고개를 끄덕였더니 한결 고분고분하게 변한 내 태도가 마음에 든다는 것처럼 흐흥하고 콧소리를 내며 웃은 앨리스가 살짝 자리에서 일어나 좌석 위에 드러누워 있던  몸을 제쪽으로 끌어당겼다.


솔직히 좀 놀랐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게 끌려가서 그녀의 품 안에 안착하게 되었으니까.

대체  몸은 얼마나 가벼운 걸까.

통증 때문에 제멋대로 일그러지는 시야 속에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나를 제 허벅지 위에 앉힌 앨리스가 내 어깨에 턱을 올렸다.


그리고는 날 뒤에서부터 한 번 꼬옥하고 끌어안더니..

오른쪽 다리를 쭈욱하고 뻗어서 그곳을 덮고 있던 검은색 반스타킹을 쭈욱하고 잡아당겨 벗겨냈다.

그걸 그대로 손에 움켜쥐는 앨리스의 모습을 확인한 순간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그녀가 어떤 식으로 날 도와주려 하는 지를.


"많이 힘들지..?"

이렇게 만든 사람이 할 소리인가 싶었지만 일단 닥치고 있었다. 지금은 그런 것보다는 어떻게든 물건을 진정시키는 게 중요했으니까.

어차피  대답은 기대도 하지 않았던 것일까.

내 허리를 감싸고 있던 나머지 한 팔마저 푼 앨리스가 그것을 이용해 내 바지를 풀어헤치기 시작했다.

노리고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바지 자체가 살짝 헐렁한 사이즈라 손을 집어넣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그 아래 숨겨져있던 물건이 퉁하고 튕겨져나왔다.

그렇게  물건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

"아프겠다.."


자기가 다 안타깝다는 듯이 그리 중얼거린 앨리스가 반대쪽 손에 움켜쥐고 있던 제 스타킹을 그대로 내 물건 위에 뒤집어 씌웠다.

 순간 물건을 타고 올라온 감각은 굉장히 기묘했다.


스타킹의 까슬까슬한  같으면서도 부드러운 감촉이, 그 잠깐 사이에 살짝 식긴 했지만 여전히 스타킹에 남아있는 앨리스의 온기가 물건을 타고 전해져왔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그 묘한 감각에 나도 모르게 몸을 움찔대고 있자니..


살짝 헐렁한 검은색 감투를 뒤집어 쓴 내 물건을 무슨 검손잡이 움켜쥐듯 양손으로 꼬옥하고 움켜쥔 앨리스가 이내 그것을 위아래로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스윽- 스으윽-


천이 살결을 스치고 지나가는 느낌과 함께 뭉근한 쾌감이 물건을 타고 올라왔다.


그렇지만 부족했다.

당장이라도 싸고 싶은데 이것만으로는 그럴 수가 없었으니까.


그래서 나도 모르게 몸을 움찔움찔대고 있으니 그런 내 반응을 확인한 앨리스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왜? 더 빨리 해줬으면 좋겠어?"


바라마지 않던 것이었기에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은 꽤 가혹했다.


"싫어."

마음같아서는 '왜!'라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다. 그 정도로 난 간절했으니까.

그럼에도 그러지 않았던 건 앨리스의 심기를 거슬렀다가 지금 주어지고 있는 것마저도 잃게 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덜컥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치만 손목 아픈 걸."


그럴 리 없었다.

 몇십분동안 흔들어댄 것도 아니고 이제 고작 한 5분 정도 된 참이니까.

그럼에도 저렇게 말한다는 건.. 원하는  있어서겠지.

그런 거라면 빨리빨리 말해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불현듯 머릿속으로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리고 스스로가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있다는 사실에 살짝 놀랐다.

그래서 살짝 멍을 때리고 있으니 내 물건을 감싸쥐고 있던 앨리스의 손이 떨어져나갔다.


아쉬운 마음에 입술을 살짝 깨물고 있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아니면은 직접 흔들어볼래?"


느릿한 속삭임이 귓속으로 파고들어왔다. 귓구멍을 비집고 들어오는 숨결이 너무나도 자극적이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리고 있으니 엄지와 검지를 붙여서 동그랗게  앨리스가 그것을 내 얼굴 쪽으로 들이밀었다.

"손은 대줄게."


그러더니 그것을 살짝 흔들어보인 뒤 여전히 천장을 향해 꼿꼿하게  있는  물건 쪽으로 가져갔다.

이쪽이 애타죽는 꼴을 보고 싶었던 모양인지 조심스럽게 뻗어져나간 앨리스의 손이 그대로 내 귀두 밑부분을 감쌌다.

그렇게 물건 끝에 살색의 목줄이 채워진 순간.

"자, 한 번 직접 흔들어봐."


비웃는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가 귓속으로 파고들어왔다.

어디   해볼테면 해보라는 것처럼 말하는 듯한 그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 기분이 굉장히 치욕스러웠다.


치욕스러운데.. 그것 이상으로 어마어마한 배덕감이 머리를 쿵쿵 때렸다.

뭐라 이루말할 수 없는  기묘한 느낌에 입술을  깨물고 있다가..

츠윽-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