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8화 〉히로인이 되기 전에..
****디아나 시점****
또다.
잠이 오질 않는다.
나는 대체 어떻게 되어버린 걸까.
분명 몸은, 정신은 잠들고 싶다고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데 뭔가에 짓눌리기라도 한 것처럼 묵직한 머리는 잠드는 걸 허락해줄 생각이 없어보였다.
그래서였다.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다가 그대로 몸을 일으켜 저택 뒷편에 자리한 연무장으로 향했던 건 말이다.
검을 휘두를 때면 묵직했던 머리가 그나마 좀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곤 했으니까. 그러다가 다른 생각따위 할 수 없을 정도로 지치면.. 그때는 잠들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그래서 연무장으로 내려갔던 것인데..
연무장으로 들어선 순간 그대로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안개라도 낀 것처럼 흐릿한 시야 끝에 네가 서 있었으니까.
너무 간절한 나머지 머리가 제멋대로 환상을 꾸며내기라도 한 것일까.
어쩌면 그런 걸지도 몰랐다.
그만큼 네가 간절했으니까. 그만큼 네가 보고 싶었으니까.
괜찮은지,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혹시 뭐 기억난 건 없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차마 널 보러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아니, 내질 못했다.
낼 수가 없었다.
널 볼 자신이 없었으니까.
널 보고싶다는 욕망을 느끼는 것마저도 죄스럽게 느껴져서 그 바람을 차마 입밖으로 꺼낼 수가 없었다.
깨어났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찾아갔던 건 어디까지나 잘못을 빌 생각으로 찾아간 것이었다.
용서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
그런 것따위 진작에 내다버린지 오래였다.
그저.. 네가 조금이라도 괜찮아졌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럴 수만 있다면,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네가 무엇을 요구하던 간에 그게 무엇이든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로인해 설령 다시는 네 앞에 서지 못하게 된다고 할지라도.
하지만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널 보니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다 지워버리는 걸 택했을까.
제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널 상대로 어떻게 잘못을 빌 수 있을까.
그래봐야 내 자기만족밖에 되지 않을텐데.
뭣보다 네가 왜 이러는 거냐고, 왜 자기한테 사과를 하는 거냐고 묻기라도 한다면..
답을 할 자신이 없었다.
그 물음에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진실을 들은 순간 네가 얼마나 상처입을지 짐작조차 가질 않아서, 이 손으로 널 또 상처입힐지도 모른다는 게 두려워서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
아니, 실은 그게 아니었다.
진짜로 두려운 건 그런 게 아니었다.
정말로 두려웠던 건.. 진실을 고백한 순간 다 잊고 투명하게 변한 네 시선 속으로 경멸이 깃들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비겁하게 입을 꾹 닫는 걸 택했다.
그렇기에 자신에게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설령 진짜가 아닌 제멋대로 꾸며낸 환상일지라도 네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자격같은 게 자신에게 있을 리 없었다.
하지만 도저히 네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비록 어느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질 환상에 불과하더라도 너라는 이름의 간절함에 메말라있던 내게는 그마저도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으니까.
그래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던 것인데..
마치 유령같은 모습으로 거리를 배회하던 네가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은 순간.
그 상태로 몸을 떨기 시작한 순간 이미 몸은 너를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그래봐야 머리가 제멋대로 꾸며낸 환상에 불과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음에도, 가까이 다가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릴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차마 널 향해 내딛는 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네게 가까워질수록 환상은 조금 더 또렷해졌다.
참 악질적이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코앞에 도착해서 손을 뻗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져버릴 거면서 진짜라도 되는 것마냥 다가갈수록 뚜렷해지는 환상이라니.
그럼에도 걸음을 멈출 수가 없는 건..
내가, 네가 그만큼 간절하기 때문이겠지.
그런데 이상하다.
이미 충분히 가까워졌는데도 왜 네가 사라지지 않는 걸까.
진짜로 손을 대야 사라지는 식인 걸까.
그래서 손을 뻗어봤다.
추위라도 타는 것처럼 웅크리고 앉아있는 널 향해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
그렇게 뻗어져나간 손이 네게 닿은 순간, 그리하여 그곳을 타고 새벽 특유의 서늘한 공기를 농축시켜놓은 듯한 차가움이 전해져온 순간 깨달았다.
눈앞에 있는 넌 환상따위가 아니라는 걸.
어떻게?
그런 의문을 챙기고 있을 겨를같은 건 없었다.
그러기에는 너와 맞닿은 손바닥을 타고 전해져오는 차가움의 농도가 너무 짙었으니까.
불안했다.
손에 와닿는 온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차가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자꾸만 불안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래서였다.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널 억지로 일으켜서 저택으로 이끌었던 건.
"앗.. 그 때 그 분이다.."
귓가로 희미하게 울려퍼지는 목소리.
금방이라도 끊어질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는 그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자꾸만 입밖으로 새어나오려 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 같았으니까.
대체 바깥을 얼마나 걸어다녔던 건지 싸늘하게 식어버린 몸을 하고서 태평하기 짝이 없는 소리나 지껄이고 있는 널 보고 있자니 속에서 뭔가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맘같아서는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다.
소리를 지르며 따지고 싶었다.
몸도, 기억도 성치 않으면서 대체 무슨 생각으로 학원을 빠져나온 거냐고, 이상한 년들이라도 마주쳤으면 어쩔 뻔 했냐고 따져묻고 싶었다.
그러지 않았던 건 자신에게는 그럴 자격조차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대체 자신이 무슨 자격으로 그를 걱정한단 말인가?
그 누구보다 그에게 깊은 상처를 새긴 사람이 바로 자신인데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
그래서 억눌렀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를.
치밀어오르는 걱정을.
그리고 그 밖의 다른 것들을 싸그리 긁어모아서 병같은 곳에 집어넣은 뒤 그 입구를 단단히 틀어막았다.
그게 다시는 열리는 일이 없도록.
그래서 그 안에 든 것이 바깥으로 새어나오지 못하도록.
입구를 틀어막기 위해 억지로 밀어넣은 것을 있는 힘껏 억눌렀다.
그렇게 포기라는 이름의 병을 다시는 눈에 띄지 않을 만한 곳으로 파묻으려던 찰나였다.
스윽-
차가운 공기에 살짝 터서 거칠거칠하게 변한 손이 볼에 와닿는 게 느껴졌다.
"또.. 그런 표정을 지으시네요."
걱정어린 목소리가 귓가로 울려퍼졌다.
그 순간 굳게 틀어막아두었다고 생각했던 것이 살짝 열리며 그 안에 든 것이 살짝 새어나왔다.
기가 막혔다.
대체 누가 누굴 걱정하고 있는 걸까.
이렇게 꽁꽁 얼어붙은 몸을 하고서는.
"한 번만.. 한 번만 웃어주시면 안 될까요? 한 번이면.. 될 것 같은데."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지금의 자신에게는 너무 가혹한 요구였다.
그렇기에 조심스럽지만 간절한 목소리로 던져진 그 요구에 응해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그랬더니..
"죄, 죄송해요. 너무 뜬금없었죠.."
자신의 온기 덕분에 추위 때문에 흐릿해졌던 정신이 조금이나마 돌아온 것인지 이안이 자신도 자기가 왜 이러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처럼 당혹스러워 하는 표정을 얼굴 위로 띄워올린채 살짝 몸을 떨어뜨렸다.
그렇게 그가 멀어진 순간, 염치도 없이 가슴 속으로 슬며시 고개를 치켜든 감정에 다시 한 번 입술을 꾹 깨물었다.
아쉽다니.
이런 상황에서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있는 자신이 혐오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자신은 이다지도 몰염치한 인간이었던 걸까.
그래서 차마 입을 열 수가 없었다.
묻고 싶은 게 산더미인데도 그랬다.
그렇게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순간, 눈으로 들어온 건 이안의 몸이 잘게 떨리는 모습이었다.
그 순간 다시 한 번 자책했다.
이럴 게 아니라 일단 안으로 들였어야지.
동시에 머릿속으로 치켜든 건 '그래도 될까?'하는 의문이었다.
정말 그래도 되는 걸까. 그렇게 해도 되는 걸까.
그런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지만 살짝 고개를 가로젓는 것으로 털어냈다. 지금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었으니까.
물론, 무턱대고 그를 저택 안으로 끌고 들어갈 생각은 없었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안의 의사였으니까.
그래서 물었다.
이러지 말고 안으로 들어가는 게 어떻겠냐고.
"..그, 그래도 될까요?"
역시 티는 안내도 많이 추웠던 것일까.
조심스럽게 그리 묻는 그를 데리고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저택 안으로 들어선 순간이었을 것이다.
바깥에 비하면 한결 따뜻한 공기가 몸을 휘감아온 순간 뭐라 이루말할 수 없는 안도감이 가슴 속에서부터 무럭무럭 솟아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찾아온 건 막막함이었다.
일단 저택 안으로 들이긴 했는데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할까.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를 향해 돌아섰다.
일단 그의 상태를 살핀 다음 가장 간절해보이는 것부터 조치해주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돌아섰던 것인데..
그렇게 돌아선 순간 얼굴로 푸욱하고 날아와 꽂힌 시선에 그대로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뭔가 묻고 싶은 것이라도 있는 것처럼 의구심으로 가득찬 시선.
그것을 마주한 순간 갑자기 심장이 쿵쿵하고 빠르게 뛰면서 불안감이 확 솟아올랐다.
문득 두려워졌다.
지금은 굳게 다물어져 있는 입술이 열린 순간 그 안에서 흘러나오게 될 질문들이.
그 중에 대부분은 답을 할 수 없을 것만같아서 더더욱 그랬다.
그래서 굳어있었던 것인데..
"그.."
현실은 잔혹했다.
주저주저하던 표정을 하고 있던 것도 잠시, 하얗게 질린 채 꾹 다물어져 있던 입술이 천천히 벌어지기 시작했다.
"하나만.. 여쭤봐도 될까요?"
조심스럽게 내뱉어진 한 마디가 꼭 운명이 가하는 선고처럼 느껴졌던 건 과연 기분탓이었을까.
맘같아서는 고개를 가로젓고 싶었다.
그러면서 말하고 싶었다.
네가 무엇을 묻던 간에 난 답을 해줄 수 없다고.
그러니까 묻지 말라고.
그리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던 건.. 그래봐야 소용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지금 고개를 가로젓는다면?
당장은 피할 수 있겠지.
하지만 결국에는 밝혀질 것이다.
진실이라는 건 원래 그런 것이니까.
그렇기에 도망치는 대신 입을 꾹 다물고 곧 닥쳐올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던 순간..
"디아나님..하고 저는 어떤 관계였나요?"
현실이라는 것이 얼굴을 들이밀어왔다. 채 준비가 끝나기도 전이었다. 아직 준비가 덜 끝나서 그런 걸까. 현실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날카로웠다. 그래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아팠고. 꼭 날카로운 것으로 난자당하는 느낌이었다.
베인 곳에서 올라오는 욱씬거림이, 달라진 호칭과 함께 한결 멀어져버린 거리감이 자꾸만 눈앞을 아득하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생각해야만 했다.
어떻게하면 네가 조금이라도 덜 상처받을까. 상처입는 게 네가 아닌 나였다면 차라리 좋았을텐데. 나만 상처입고 끝낼 수 있다면 참 좋았을텐데. 전해야만 하는 진실이 너무 무겁고 끔찍해서 차마 입을 열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래서 우두커니 서 있었더니..
"그.. 혹시.."
아까와 같은 조심스럽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귓가로 울려퍼졌다.
그에 맞춰 심장이 다시금 불안하게 뛰기 시작했다.
두려움이 왈칵 치솟았다. 저 입에서 흘러나올 또 무슨 질문이 흘러나올지 모른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두렵게 느껴져서 당장이라도 몸을 돌려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꾹 눌러 참았다.
아무리 두려워도 그래선 안 되는 거니까.
이것은 업보였다. 자신이 청산해야만하는. 그렇기에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곧 닥쳐올 두 번째 선고를 기다렸다.
부디 너무 가혹하지 않기만을 간절히 기도하면서.
아마 그 순간이었을 것이다.
연신 이쪽의 눈치를 살피며 뭔가를 말할 듯 말 듯 연신 입술을 오물대던 이안이 이내 입을 꾹 다물었다.
"아, 아니에요. 얼른 가요."
그 말 한 마디가 귓가로 울려퍼진 순간, 불안하게 떨리던 가슴이 차분하게 가라앉으며 안도감이라는 것이 울컥 솟아올랐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안도하는 자신에게 자괴감을 느끼면서 그를 데리고 걸음을 옮겼다.
일단은 몸이 많이 차가운 것 같으니 따뜻한 차라도 한 잔 내어줄 생각으로 응접실로 향할 생각이었는데..
뭔가 풀썩 주저앉는 듯한 소리와 함께 뒤따라 울려퍼지던 발자국 소리가 갑자기 뚝 멎었다.
"이, 이안..?"
그에 불안감을 느끼고 그가 서있을만한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린 순간 눈으로 들어온 건..
"으으윽.."
가슴께를 꼬옥하고 움켜쥔 채 잘게 몸을 떨고 있는 그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눈속으로 박혀든 순간..
가슴 속에서 뭔가가 덜컥하고 내려앉았다.
당장 그를 도와야한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차마 그를 향해 걸음을 내딛을 수가 없었다.
그런 자신의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든 건 아까보다 한결 거칠어진 그의 숨소리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잦아들기는 커녕 점점 더 가빠져가는 숨소리.
그와 함께 그가 한층 더 몸을 웅크렸다.
그렇게라도 자신의 모습을 숨기보려는 것처럼.
사방을 향해 경계심을 곧추 세우고 있는 그 모습을 확인한 순간 더이상 그를 가만 내버려둘 수가 없었다.
그래서였다.
응접실로 향하려던 계획을 집어치우고 그를 바로 옆에 있던 방으로 이끌었던 건.
다른 이들의 눈에 띄는 걸 원치 않는 것 같아서 그랬던 것인데..
하필이면 그렇게 들어온 곳이 한때 이안이 머물렀었던 손님용 침실이었다.
그에 순간적으로 흠칫했지만, 이를 악물고 그 느낌을 털어냈다.
그리고는 여전히 몸을 살짝 떨고 있는 그를 침대 쪽으로 이끌었다.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니었다.
아까처럼 바닥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있게 하는 것보다는 어디에라도 몸을 뉘이게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아서 그랬던 거니까.
그런 자신의 뜻을 알아준 것일까.
이안은 순순히 자신의 손에 끌려와 침대 위에 몸을 뉘였다.
"죄, 죄송해요.. 갑자기 이래서.. 놀라셨죠.."
많이 힘겨운 걸까.
입술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조, 조금만.. 지나면 괜찮아질 거에요.."
그 말은 지금과 같은 상황을 깨어난 뒤로 몇 번이나 겪어왔단 뜻일까.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서 반사적으로 입술을 꾹 깨물었다.
왜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은 걸까.
순간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이해가 갔다.
도움을 청할 수가 없었겠지.
남자 입장에서 함부로 드러낼만한 사안은 아니니 말이다.
그래서 꽁꽁 숨겼을 것이다.
지금처럼 몸에 치미는 감각을 억지로 억지로 내리누르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자신도 지금 이 자리에 있어선 안 됐다.
이안이 그걸 원치 않을테니까.
그래서 나가려고 했다.
나가려고 했는데..
"가지 마세요.."
방을 떠나기 위해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 순간 흔들리던 손을 꼬옥하고 잡아오는 손길이 발걸음을 멈춰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