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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이 되기 전에 (113)화 (113/366)



〈 113화 〉히로인이 되기 전에..

'이야..'

고통이 장난아닐텐데 아랑곳하지 않고 거침없이 허리를 튕겨대는 디아나의 모습에는 솔직히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확실히 진짜 화가 많이 나긴 했던 모양이다.

저렇게 치밀어오르는 고통을 억누르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으면서도 어떻게든 계속 허리를 움직이려 하는 걸 보면 말이다.

그만큼 내게 치욕을 안겨주고 싶었던 걸까.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서 거기에 장단을 좀 맞춰주기로 했다.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 중에 하나를 떼어낸 뒤, 그걸 옆으로 옮겨서 침대보를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반쯤 드러난 얼굴을 슬며시 일그러뜨렸다.

솔직히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디아나가 허리를 튕길 때마다 물건 쪽에서 살짝씩이기는 해도 통증이 올라왔으니까.

역시 운동계라고 해야할까.

조임이 장난 아니었다.


거기에 처녀 특유의 비좁음까지 어우러지니 거기서 오는 압박감이 어마어마했다.

조임이 어찌나 강렬한지 살짝 고통스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해서 거기에 최대한 집중하니 표정이 제멋대로 일그러졌다.


그런 내 반응에 한층  흥이 오른 것일까.


내게 복수하고 말겠다는 일념에 사로잡힌채 열심히  깔아뭉개고 있던 디아나의 움직임이 한층  격렬해졌다.

그새 좀 적응이 된 것일까.


뻑뻑하게 그지없었던 아까하고는 다르게 한결 미끌미끌하게 변한 그녀의 안이 쑤욱하고 내 물건을 집어삼켰다.

"윽.."


꼭 마치 누군가 내 물건을 손으로 움켜쥐고 꽈악 쥐어짜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에 나도 모르게 침음성을 흘리니 내 하복부를 손으로 짚은  엉덩이를 들썩거리던 디아나의 얼굴 위로 비뚜름한 미소가 떠올랐다.

"왜? 기분 좋아?"


또 무슨 말을 하려고 저런 말을 꺼낸 걸까.

답해줄 의무같은 건 없는 데다가 사실대로 답을 하는 것보다는 무시하는 걸 더 좋아할  같아서 입술을 살짝 깨물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런 내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내 치골께에 올려져있던 그녀의 손이 얼굴을 향해 쑤욱하고 뻗어오더니 옆으로 돌아가있던  얼굴을 원래 자리로 되돌렸다.

그렇게 내 얼굴을 고정시킨 그녀가 나와 똑바로 시선을 맞추며 살짝 들어올리고 있던 엉덩이를 그대로 내리찍었다.

쩌억-!


땀에 살짝 젖은 살과 살이 서로 맞부딪히는 소리가 방 안으로 울려퍼졌다.

대체 얼마나 세게 내리찍은 것인지 맞부딪힌 곳이 살짝 얼얼할 정도였다.


그렇게 보란듯이 내 물건을 집어삼킨 그녀가..


"다른 데 보지 말고 두 눈으로 똑똑히 봐둬. 널 따먹고 있는  누군지."

입꼬리를 쓱 말아올린 채 허리를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꼭 마치 내 물건을 제 안으로 집어삼킨 걸 내게 과시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디아나의 모습은 뭐랄까..

'미친..'

아찔할 정도로 섹시했다.

나도 모르게 꼴깍하고 침을 삼키게 될 정도로 말이다.


그렇지만 그걸 그대로 드러내긴  그랬기에 팔을 들어올려 얼굴을 가렸다.


그랬더니..


"보라고 했잖아."

그렇게 들어올린 팔을 디아나가 옆으로 밀어냈다.

그리고는 살짝 상체를 숙여 나와 시선을 똑바로 맞추면서 으르렁거렸다.

자꾸 외면하려 드는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

그런 그녀의  눈은 아까처럼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그걸 차마 똑바로 마주할 자신이 없는 것처럼 살짝 눈동자를 떨다가 그것을 슬쩍 옆으로 돌렸다.

입술을 살짝 깨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자 귓가로 울려퍼진 건 '하-'하고 기가차다는 음성이었다.

대체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길래 그런 표정인 걸까.


살벌하기 짝이 없는 시선에 몸이 제멋대로 움찔거렸다.

한편으로는 그런 표정을 하고 있는 디아나의 모습이 굉장히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얼핏보면 증오심에 젖어있는 것 같은 얼굴이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릅 떠진 두 눈이 금방이라도 왈칵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

지금이야 나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올라있어서 다른 게 눈에 들어오지 않을 거다.

그렇지만 그게 조금이라도 가라앉는다면?


찬물을 뒤집어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겠지.


그리고는 곧 깨닫게 될 것이다.

제가 분노에 잡아먹혀서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를.

그렇기에 살짝이지만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자칫 잘못하면 디아나의 멘탈이 회복불가능한 수준까지 망가질 수도 있었으니까.


물론, 그리 될만한 기미가 보인다면 바로 응급처치에 나설 생각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렇게 디아나를 외면하는 척을 하며 실시간으로 업보라는 이름의 탑을 쌓아올리고 있는 그녀를 걱정하고 있으니..

꾸우욱-

 얼굴을 움켜쥐고 있던 그녀의 손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손가락에 볼이 짓눌리면서 턱쪽에서 아릿한 통증이 올라왔다.

그에 내가 인상을 찌푸리거나 말거나 꽈악하고 움켜쥔 내 턱을 디아나가 제쪽으로 잡아당겼다.


키스라도 하려는 걸까.


마중이라도 나오는 것처럼 그녀의 얼굴이 날 향해 다가왔다.


그런 식으로 날 향해 얼굴을 바짝 들이민 그녀가..

"벌려."

명령했다.

그래서 오히려 입술을  다물었다.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


턱을 움켜쥐고 있던 그녀의 손에 조금  힘이 들어가며 그녀의 손가락이 내 볼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내가 벌리지 않겠다면 억지로라도 벌리겠다는 걸까.


그에 조금  턱에 힘을 주니..

콰득-

"윽.."

디아나가 내 아랫입술을 베어물었다.

네가 계속 그런 식으로 행동한다면 자기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겠다는 것처럼.


그녀의 이빨이 입술을 파고들며 따끔한 통증이 입술 쪽에서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에 못 이기는 척 입술을 벌리니 그것만을 기다렸다는 듯 디아나가 곧바로 입을 맞춰왔다.

그렇게 그녀와 처음으로 나누게  키스는.. 비릿한 맛이 났다.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


입안으로 쑤욱하고 밀고들어온 디아나의 혀가 거침없이  입안을 헤집어대기 시작했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비릿한 맛을 씻어내겠다는 것처럼 말이다.

그녀의 이빨이 입술을 파고들며 생겨난 상처를 그녀의 혀가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그곳이 따끔거렸다.


그런 식으로 제가 남긴 상처를 혀로 핥짝거리면서도..

"후움..!"


디아나는 허리를 움직이는 걸 멈추지 않았다.


굉장히 이상한 느낌이었다.


통증과 쾌감이 이리저리 뒤섞이는 느낌은 말이다.

그게  번이고 반복되니 감각이 혼란스러움을 호소해왔다.


지금 느껴지는  감각이 통증인지, 쾌감인지  수가 없었다.


구분이 되질 않았다.

그리고 몸은 그 혼란스러움을 거부하며 그것들을 하나로 퉁쳐버렸다.

입술 쪽에서 올라오던 아릿한 통증이 조금씩 쾌감으로 바뀌어가기 시작했다.


아니, 그건 조미료였다.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쾌감을 더욱 강렬하게 바꾸어줄 조미료 말이다.

그래서일까.

시간이 지날수록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쾌감이 강렬해졌다.


아니, 고통에 반응한 몸이 민감해진 것일지도 몰랐다.

디아나가 허리를 튕겨댈 때마다 그녀의 속살이 내 물건에 철썩 들러붙어서 그것을 사정없이 긁어내리는 감각이 아주 선명하게 느껴졌으니까.

조금씩, 아주 조금씩 사정감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마치 오랫동안 사정을 억누르고 있었던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조금씩 물건을 타고 올라왔다.

덕분에 확신할  있었다.


만약 이번에 싸지르게 되면 여태껏 싸질렀던 것들하고는 양도 그렇고 농도도 그렇고 차원이 다를 게 튀어나올 거라는 걸.

그런 내 기색을 디아나도 느꼈던 것일까.

내 입안을 범하기 편하도록 내 얼굴을 양손으로 꼬옥 움켜쥐고 있던 그녀의 허리놀림이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했다.

방금까지의 움직임이 최대한 길게 뽑아냈다가 단번에 집어삼키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달랐다.

말 그대로 날 사정시키고자 하는 목적에 충실한 짧고 간결한 움직임이라고 해야할까.

어느새 땀으로 푹 젖은 살결이 철썩철썩 소리를 내며 맞부딪힐 떄마다 그녀의 목구멍 안쪽에서 터져나온 짤막한 신음성이 그대로 내 입안으로 빨려들어왔다.


"흣, 흑, 흐읏..!"


그러고도 남은 것들이 나와 그녀의 입술 틈 사이로 새어나와 방 안으로 울려퍼졌다.

격렬하게 움직이다보니 호흡이 모자랐던 것일까.

맞닿아있던 입을 통해 입 안에 있던 공기가 빨려나가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코로 다급하게 숨을 들이켰다.


그렇지만 그마저도 금세 그녀에게 빼앗겨버렸다.


그게 몇 번이고 반복되니 조금씩 머리가 어질어질해졌다.


조금씩 그녀도 끝에 가까워지고 있는 걸까.

살짝 들어올렸던 엉덩이를 그대로 내리찍어 내 물건을 뿌리끝까지 집어삼킨 디아나가  상태로 슬금슬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물건이  안을 마구잡이로 휘젓는 느낌이 꽤나 마음에 들었던 것일까.


그녀의 안에 틀어박힌  그녀가 허리를 돌리는 것에 맞춰 이리저리 흔들리는 물건을 느끼고 있자니 찰싹 들러붙어있던 나와 그녀의 결합부에서 딱딱한 돌기같은 것이 살에 비벼지는 듯한 감각이 엄습해왔다.

역시 처음이다보니 아직은 삽입의 쾌감보다는 그쪽의 쾌감이  익숙했던 걸까.

디아나가 허리를 휘적휘적 움직여가며 딱딱하게 변한  음핵을 내 몸에 대고 마구잡이로 비벼댔다.

"흐으으으.."


끙끙 앓는 듯한 음성이 어느새 살짝 떨어져나간 그녀의 입술 사이에서 흘러나왔다.

슬슬 끝이 눈에 보이는데 아직은 살짝 부족한 모양.


그래서..

철썩-!


"흐윽..?!"

도와줬다.


그 살짝 부족한 것을 채울 수 있도록.


그녀의 밑에서 몸부림을 치다가 우연찮게 그런 것처럼 허리를 튕겨올렸다.


그녀의 몸부림 때문에 살짝 빠져나와 있던 물건이 다시금 뿌리끝까지 박혀들며 그녀의 안을 쿵하고 때린 순간.


그녀의 허벅지서부터 시작된 가느다란 떨림이 살짝 꺾여있던 그녀의 허리를 타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순식간이었다.

금세 그녀의 온몸을 장악한 떨림이 그녀의 안에 틀어박혀있던 물건으로까지 전해져왔다.

그 기분좋은 떨림을 느끼면서..

"윽..!"

꾹꾹 눌러 참고 있던 것을 그대로 그녀의 안에 토해냈다.


 어느 때보다도 강렬한 사정의 쾌감이 머리를 두들겼다.

 그대로 쥐어짜이는 느낌이었다.

그래서일까.


평소였다면 진작 끝나고도 남았을 사정의 순간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좁은 관을 타고 뭔가가 울컥울컥 쏟아질 때마다 물건이 징징 울릴 정도의 쾌감이 아래쪽에서부터 올라왔다.


그 느낌이 어찌나 강렬한지 몸에 제멋대로 힘이 바짝 들어갈 정도였다.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그녀의 안에 참아왔던 것을 쏟아내고 있으니..

움찔-


고개를 푹 숙인   안으로 쏟아지는 걸 받아내던 디아나의 몸이 순간 크게 떨렸다.


마치 이제  미몽에서 깨어나기라도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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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나 시점****

아래쪽에서부터 올라와 금세 몸 전체로 범람했던 쾌감과 함께 머리끝까지 차올라있던 갖가지 감정들이 깔끔하게 씻겨내려간 순간.

찾아온 건 통렬하기 짝이 없는 깨달음이었다.

그와 함께 스스로가 저질러놓은 '현실'들이 아플 정도로 또렷하게 눈 속으로 박혀들어왔다.

지친 듯 침대 위에 널브러진 채 숨을 몰아쉬고 있는 이안과 살짝 부어있는 그의 입술, 그리고 그의 볼에 보란듯이 새겨져있는 새빨간 손자국까지.


그런 것들이 눈 속으로 박혀든 순간 찬물이라도 뒤집어 쓴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동시에 깨달아버렸다.

스스로가 홧김에 무슨 짓을 저질러버렸는지를.


그래서였다.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아릿한 통증도 외면한 채 황급히 몸을 일으켰던 것은.

그럴 수밖에 없었다.


만에 하나 꼬옥하고 감겨있는 이안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이라도 새어나온다면, 그런 모습을 봐버린다면 그대로 무너져버릴 것만 같았으니까.


사실상 현실도피에 가까운 움직임이었다.

홧김에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스스로가 빚어낸 참상을 차마 마주하지 못하고 도망치는 것처럼, 한시라도 빨리 방을 빠져나가기 위해 허둥지둥 몸을 움직였다.


그런 자신이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관계를 맺은 직후라는 점이었다.


그것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주륵하고 다리 사이에서 새어나온 것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느낌과 함께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다리에서 힘이 쭈욱하고 빠져나갔다.

그와 함께 중심을 잃어버린 몸이 천천히 옆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이대로 넘어지는 것만큼 꼴사나운 모습도 없을  같았기에 어떻게든 중심을 되찾아보려고 했다.

그렇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채찍질까지 해가며 몸을 억지로 일으킨 대가를 이렇게 치루는 것일까.

기이할 정도로 느릿하게 기울어지는 시야를 눈에 담다가 이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안간힘을 써봐도 몸이 움직이질 않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것 뿐이었으니까.


그렇게 눈을 질끈 감은 채 곧 닥쳐올 고통에 대비하고 있으니..

'아..?'

찾아온  예상했던 통증이 아닌 굵직하고 딱딱한 것이 몸을 잡아당기는 느낌이었다.


홱하고 잡아당겨진 몸이 딱딱하면서도 부드러운 뭔가와 살짝 부딪혔다.

"..괘, 괜찮아요. 선배?"

그와 함께 귓가로 울려퍼진 자신의 대한 원망이라고는 단 한 톨도 느껴지지 않는, 오로지 자신에 대한 걱정만이 담겨있는 그 목소리를 들은 순간 다시   깨달아버렸다.


자신이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짓을 저질러버렸다는 걸.

아무리 화가 났다고 해도 저질러서는 안 되는 짓이었다.


그래서였다.

자신의 몸을 지탱하고 있던 이안의 몸을 슬며시 밀어냈던 것은.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무슨 염치로, 무슨 자격으로 그의 걱정을 받는단 말인가?


그래서 그를 밀어내고 그대로 자리를 떠나려던 것이었는데..

퍼억-!

단단한 뭔가가 깨지는 소리가 귓가로 울려퍼졌다.


절대로 의도한 적 없는, 그렇기에 한없이 불길하게 느껴지는 소리였다.

그에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순간, 눈으로 들어온 건..


"이, 이안..?"

잠이라도 든 것처럼 눈을  감은 채 바닥에 쓰려져있는 이안의 모습이었다.


나무로  바닥이 그의 머리서부터 새어나온 새빨간 액체를 게걸스럽게 집어삼키는 그 모습에..


"아.. 아아아..."

눈앞에 아득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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