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2화 〉히로인이 되기 전에..
****디아나 시점****
"뭐해? 얼른 세우라니까?"
차라리 소리를 질러.
그런 표정으로, 그런 눈빛으로 날 쳐다보지 말고 이러지 말라고, 싫다고 소리를 지르라고.
왜 그런 표정으로 쳐다보는 거야?
대체 왜 네가 그런 표정을 하는 거야? 대체 왜?
상처받은 것도 나고, 배신당한 것도 나야.
그 누구보다 아픈 게 나란 말이야.
그런데 왜, 왜 네가 그런 표정을 짓는 거야.
뭐가 그렇게 아파서 그런 표정을 하는 건데.
내가 더 아픈데.
나만큼 아파?
내가 너보다 몇 배는 더 아팠는데.
내가 진실을 알게 되고 나서 어떤 기분을 느꼈는지도 모르면서, 얼마나 아팠는지, 얼마나 비참했는지도 알지 못하면서.
하지마.
그런 눈으로 보지마.
"응? 왜? 평소 하던 년들이 아니라서 반응이 안 와?"
배신이라도 당한 것같은 모습을 하고 있던 얼굴이 이내 창백하게 변했다.
그 변화가 더없을 정도로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말이다.
그래, 이제 좀 낫네.
너같은 놈한테는 그런 얼굴이 어울려.
그러니까 방금같은 표정은 하지마.
그런 표정을 지을 자격따위 너한테는 없으니까.
"서, 선배.. 나, 나는.."
"..닥쳐."
듣고 싶지 않아.
누가 또 속을 줄 알고.
이미 충분히 아팠어.
그러니까 다신 속지 않을 거야.
네가 뭐라 속삭이든 이제 듣지도, 믿지도 않을 거야.
그러니까..
"잔말말고 세워."
허벅지를 즈려밟고 있던 발을 다리 사이로 옮겼다.
그러자 발바닥을 통해 물컹하면서도 살짝 딱딱한 감촉이 전해져왔다.
그 감촉을 느끼면서 슬며시 발을 움직이니..
"밟히면서 느끼는 거야? 걸레같은 새끼.."
발바닥과 맞닿아있던 것이 점점 더 딱딱해졌다.
그 딱딱함이 못내 혐오스럽게 느껴졌다.
이렇게 딱딱한 걸로 열심히 다른 년들에게 따먹히고 다녔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그랬다.
"야만족한테 따먹힌 게 맞긴 하냐? 일부러 유혹해서 대준 건 아니고?"
고통스러운 건지 아니면 다른 것 때문인지 인상을 일그러뜨리고 있던 이안이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 모습을 보니 가슴 속 안에서부터 끌어오르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뭐가 그리 웃긴 건지는 모르겠지만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자꾸만 웃음이 새어나와서..
견딜 수가 없었다.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야?
아니라고, 그런 게 아니라고 소리를 쳐야지.
왜 반박하지 않는 거야?
응?
뭐라고 말좀 해봐.
말좀 해보라고.
"으윽.."
"발로 밟히고 있는데 발기하기나 하고.. 왜? 쌀 것 같아?"
생각은 이어질수록 절규에 가까워졌다.
머릿속으로 울려퍼지는 그것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더 몰아붙였다.
이 아픔을, 이 고통을 남에게 떠넘기지라도 않으면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았으니까.
그대로 풀썩 무너져버릴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이를 악물고 버텼다.
실은 이러고 싶지 않았어.
네게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을 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었어.
그런데 왜 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야?
말을 해.
거짓말이라도 좋으니까 말을 해보라고.
치욕스러움을 견디기 힘들었던 걸까.
입술을 악물고 있던 이안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상대하기 싫어?
자신을 외면하는 것같은 그 모습이 시야 속으로 박혀들어온 순간 겉잡을 수 없는 분노가 온몸으로 번져나갔다.
몸을 활활 불태우기 시작한 그것의 느낌이 너무 강렬해서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으면 그대로 잡아먹혀버릴 것만 같았다.
그래서였다.
그것을 앞에 있는 상대에게 풀어내려 했던 것은.
쉬지않고 쏟아지는 폭언이 견디기 힘들었던 것일까.
꾹 깨문 입술을 파르르 떨어대던 이안이 쥐어짜듯 한 마디를 내뱉었다.
"..할 거면 빨리 끝내요."
"하-"
그 말을 들은 순간 입술을 뚫고 헛웃음이 새어나왔다.
할 거면 빨리 끝내라고?
그렇게 말하면 누가 못 할줄 알고?
별 것도 아닌 감정이, 애정이 너무 소중해서, 그것에 매달리기 바빴던 머저리같은 년은 이미 땅에 파묻힌지 오래였다.
"그래? 어쩌지 난 싫은데."
누구 좋으라고 빨리 끝낸단 말인가?
그동안 그의 뒤를 따라다니면서 느꼈던 배신감을, 고통을 보상받기에는 '고작' 이정도으로는 부족했다.
그래서였다.
보란듯이 입매를 비뚜름하게 비틀면서 딱딱하게 변한 그의 물건을 슬며시 즈려밟은 것은.
"으윽.."
민감한 곳을 밟히니 고통스러웠던 걸까.
안 그래도 초췌해보이던 이안의 얼굴이 일그러져 위태위태한 모습이 되었다.
그 모습을 보고 직접 두 손으로 땅에 파묻은 것이 속삭였다.
하지마.
이안이 아파하잖아.
안 그래도 힘들 아이를 더 괴롭혀야겠어?
그래서 그것을 향해 대꾸했다.
닥치라고.
그리고는 그것을 더욱 깊숙하게 파묻었다.
다시는 그딴 소리를 지껄이지 못하도록.
"왜? 쌀 것 같아? 쌀 것 같냐고."
그리고는 그의 물건을 즈려밟고 있던 발을 앞뒤로 움직여 그의 물건을 슥슥 훑었다.
동시에 엄지발가락을 이용해 빵빵하게 부풀어오른 그의 물건 끄트머리를 거칠게 자극했다.
그랬더니..
"그, 그만.."
꽉 깨물어져 있던 입술이 벌어지며 아까보다 한결 약해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목소리가 귓가로 울려퍼진 순간, 즉시 발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물었다.
"왜?"
내가 왜 그만해야 하냐고.
그 물음이, 남자로서 더없이 소중한 곳을 발로 밟히면서 사정 직전까지 몰린 이 상황이 못내 치욕스러웠던 것일까.
간신히 벌어졌던 입술이 다시금 다물어졌다.
그래서 멈춰놓았던 발을 다시금 움직였다.
발바닥과 맞닿아있던 물건이 금방이라도 뭔가를 쏟아낼 것처럼 움찔움찔거리며 경련하는 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한 번 다물어진 이안의 입은 다시 열릴 줄 몰랐다.
그게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으윽..!"
"물었잖아. 그럼 대답을 해야지."
엄지와 검지발가락을 이용해 그의 물건을 살짝 꼬집었다.
고통으로 일그러지는 얼굴.
그 사이사이에 미약하게나마 열기가 섞여있어서 그 모습이 굉장히 못마땅하게 느껴졌다.
그래서였다.
"그만해줬으면 좋겠어?"
그를 농락하듯 말을 내뱉었던 것은.
전혀 웃을 기분이 아니었지만 살짝 입매를 비틀어 얼굴 위로 미소를 띄워올렸다.
"그럼 한 번 애원해봐. 그만해달라고. 바지 안에 싸기 싫다고."
발로 밟혀서, 바지 안에 그대로 싸지른다니.
남자로서 얼마나 수치스러울까.
그렇기에 금방 애원할 거라고 생각했다.
생각했는데..
꽉 다물어진 그의 입술은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든 참아보겠다는 걸까.
왠지 그리 말하는 것처럼 입술을 꽉 깨물고 있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짜증이 확 치밀었다.
다른 년들을 상대할 때는 아주 거리낌없이 싸질렀으면서.
나는 싫다는 거야?
그럼 어쩔 수 없지.
바라는대로 해주는 수밖에.
이제 대충 알 것도 같았으니까.
어떻게 하면 그가 더 쾌감을 느끼게 만들 수 있는 지를 말이다.
이안의 약점은 물건의 기둥을 따라 툭 불거져 나와있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엄지와 검지 발가락 사이에 끼워넣고 발을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윽- 스으윽-
제복 특유의 보드라운 천이 발가락 끝을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그 아래 깔린 딱딱한 물건이 움찔움찔거리며 부풀어오르는 게 느껴졌다.
"으윽.."
그에 맞춰 꽉 다물어져 있던 입술 사이를 뚫고 앓는 소리가 새어나온 순간, 갑자기 가학심이 확 치밀었다.
그래서 그의 물건을 발바닥으로 즈려밟고서 그것을 좌우로 움직였다.
꼭 바닥에 들러붙은 불씨를 눌러밟아 끄는 것처럼.
아마도 그 순간이었을 것이다.
"윽..!"
여태까지 울려퍼졌던 것들하고는 결이 다른 신음성이 입술을 뚫고 튀어나오더니 그의 허리가 움찔움찔하고 경련하는 것이 눈으로 들어왔다.
그와 함께 발 밑에 눌려있던 그의 물건이 크게 부풀어오르며 뭔가를 울컥울컥 토해내기 시작하는 것이 발바닥을 타고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발가락 끝과 맞닿아있던 바지 앞섬이 질척한 것으로 축축하게 젖어드는 게 느껴졌다.
정말 싸버린 걸까.
"하."
기가 차서 웃음이 나왔다.
그 소리가 지금 제 꼴만큼이나 못내 수치스러웠던 모양이다.
침대보를 꽉 움켜쥐고 있던 그의 두 손이 어느새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관계 후에 앨리스와 달콤하게 입맞춤을 나누던 모습이 떠올라서..
아팠다.
그리고 그딴 걸 떠올리며 아파하는 자신의 모습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짜증스럽게 느껴졌다.
"뭐야, 정말 싸버렸네? 응? 기분이 어때?"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했던 짜증이 다시금 확 치밀어올랐다.
그래서 살짝 떨어뜨렸던 발을 다시금 그의 물건 쪽에 붙였다.
사정 후에 조금씩 힘을 잃어가던 물건이 발 아래에 깔리며 제멋대로 움찔움찔거렸다.
방금 사정한 참이라 민감한 걸까.
"왜? 또 설 것 같아?"
그리 말하면서 움찔움찔대는 것을 발로 꾹꾹 즈려밟으니 이제 막 줄어들기 시작했던 그의 물건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금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발밑에 깔려 금세 힘을 되찾은 물건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나름 넉넉한 바지 위로도 확 도드라질 정도로 커다란 물건.
저걸 다른 년들은 이미 다 물고 빨고 핥고 다 했단 말이지..
그래서였다.
앞섬부분이 질척하게 젖은 이안의 바지를 그대로 벗겨냈던 것은.
어쩌면 하지말라고 저항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수치스러워서 저항할 기력마저 잃어버린 것일까.
이안이 내보인 반응이라고는 허리춤을 움켜쥔 순간 몸을 움찔거린 게 전부였다.
덕분에 어렵지 않게 그의 바지를 벗겨낼 수 있었다.
속옷도.
그렇게 드러난 물건의 모습을 확인한 순간..
반사적으로 침을 삼켰다.
동시에 뭐라 이루말할 수 없는 흥분이 몸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었다.
몇 번이나 상상했었던 풍경이었으니까.
그때 상상했던 것하고는 느낌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다른 게 한두 군데가 아니었지만 일단은 그랬다.
할 거면 알아서 해보라는 걸까.
여전히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이안에게서 협조를 얻는 건 무리일 것 같았다.
그래서 지가 싸지른 것으로 얼룩덜룩하게 변해잇는 그의 물건을 손으로 움켜쥐며 그의 허벅지 위로 올라탔다.
갑자기 허벅지 위로 실리는 무게감 때문에 놀란 것일까.
맞닿은 부분을 통해 나지막한 떨림이 전해져왔다.
그걸 느끼고 있자니 괜스레 초조해져서..
다급하게 몸에 걸치고 있던 것들을 벗어던졌다.
톡- 토독-
제복에 단추가 이렇게나 많이 붙어있었던가?
이미 많이 풀어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남은 게 한두 개가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초조함이라는 것이 가슴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그 느낌을 견딜 수가 없어서..
완전히 벗는 건 포기하기로 했다.
벗다가 만 셔츠를 대충 몸 위에 걸쳐놓은 채 살짝 흘러내린 치마를 허리까지 말아올렸다.
그리고는 치마 속으로 손을 밀어넣어 그 아래 숨겨져있던 팬티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에게 복수하면서 내심 흥분했던 걸까.
팬티와 맞닿은 손가락 끝에서 살짝이지만 축축함이 느껴졌다.
어이가 없었다.
어이가 없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썩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귀찮게 몸을 달굴 필요가 없어졌으니까.
살짝 젖은 팬티를 옆으로 젖히고 천장을 향해 꼿꼿하게 서 있던 그의 물건을 손으로 잡아 음부를 향해 이끌었다.
그에 맞춰 살짝 엉덩이를 내리니 뜨겁고 딱딱한 것이 음부를 꾹꾹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게 꼭 마치 얼른 들어가게 해달라고 애원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문득 웃음이 나왔다.
그래서였다.
"걸레같은 새끼.."
그리 중얼거리면서 그의 물건을 조심스레 안으로 받아들였던 것은.
"흐으.."
굵직한 것이 좁은 입구를 억지로 벌려가며 안으로 파고들어오는 느낌은 굉장히 기묘했다.
그렇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엉덩이를 내렸다.
그에 맞춰 안쪽으로 파고들던 물건이 뭔가에 턱하고 가로막힌 순간.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가볍게 숨을 내쉬다가..
"흐읍..!"
기합과 함께 엉덩이를 내려찍었다.
뭔가가 뜯어지는 느낌이 났다.
그와 함께 불에 덴 것같은 통증이 온몸을 내달렸다.
그것 때문에 얼굴이 제멋대로 일그러지려 했지만..
참았다.
참고 미소를 지었다.
꾸며낸 미소는 아니었다.
진심으로 만족스러웠으니까.
자신의 마음을, 자신의 진심을 배신했던 놈을 밑에 깔아뭉개고 있는 이 상황이 말이다.
그래서..
"후우..!"
아래쪽에서부터 올라오는 통증을 외면하며 허리를 튕기기 시작했다.
한시라도 빨리 이 복수를 완성하기 위해서.